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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가디언 32화 - 가디언 괴멸 파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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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245 회 작성일 24-01-20 01:4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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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네요.

 

꾸준히 조금씩 작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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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가디언 괴멸


 


"휴우......"



화장대 거울앞에서 유리가 깊은 한숨을 쉰다.


매일의 일과처럼 하고 있는 화장이 오늘은 웬지 잘 받질 않는다.


어젯밤, 유리가 최후에 안겼던 탓인지 본궤도에 올라 유이에게 몇번이나 조르듯 안겼던 것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동년배의 여성들에 비하면 피부의 매끄럼움등은 압도적으로 아름답지만, 유리는 그다지 즐겁지 않은 얼굴이었다.


왜 나이를 일찍 멈추지 않았는지 그녀는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이번의 마스터에게 이렇게까지 반할것을 알고 있었다면 유리도 20대에서 나이를 멈추고 고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자신과 상관없다고 마음대로 결정해서 시간의 흐름을 멈추지 않고 그냥 나이를 먹었다.


유이는 전혀 신경쓰는 기색이 없었고 유리의 나이에 대해서 언급한 적도 없다.


하지만 마도카 등이 나이에 비해 고교생의 용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모처럼 가디언이 나이를 먹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용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하는 것도 같았다.


유이를 만난 후, 유리를 포함해 가디언들은 가령(나이 먹는 것)을 멈추었지만, 놀랍게도 아직 어린 레이조차 가령을 멈춘 것 같았다.


유리는 자신의 나이가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유리는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화장대앞에 멍하니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


 


유이는 설마 이러한 형태로 가디언들이 괴멸하게 될 줄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은 너무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한 형태로 일어났다.


발단은 내각특수사안 대책실에서 흘러나온 작은 정보에서 시작되었다.



"특수부대가 전멸? 그 부대가?"


"바보, 소리가 커요."



경악하는 듯 소리지른 히나키쿠를 쿄우가 당황하며 주의를 줬다.


깜짝 놀란 히나키쿠는 뒤늦게 자신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거실에는 유이를 제외한 가디언들이 집결해 있었다.


유이는 저녁부터 온라인게임에서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고 자기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하지만, 음파 능력자인 유이가 대화를 우연히 들을 가능성이 있기에 최대한 소리를 낮춰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다.



"아무리 인간이라고는 해도, 훈련을 받은 특수부대가 전멸하다니....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네요."


마도카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복잡한 심정을 얼굴에 드러냈다.


가디언들이 얘기하고 있는 대상은 이전에 가디언들과 공동작전을 펼쳤던 내각특수사안 대책실 직속의 부대에 관한 얘기다.


 


"그게 뭐가 문제야?"


"문제야. 아가는 상당히 신경쓰고 있는거 같으니깐."



멍한 표정의 카에데에게 유리가 간단하게 설명한다.


가디언들과는 달리 같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적이라고는 해도 유이는 인간에게는 상당히 관대했다.


본래라면 특수부대는 사우젼드 토벌때나 혼다의 황혼회 사건때 모두 전멸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들이 지금껏 생명을 유지한 것은 유이가 부하에게 명령해 후퇴를 도와주고, 혼다와의 싸움에서는 유이 스스로가 몸을 바쳐 자신의 몸을 깍아먹는 기술로 그들을 막아냈기 때문이다.


유이로서는 사람이 이유없이 죽는 것을 보기 싫었던 것이다.


 


"유이에게는 아직 알리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쇼크를 받을지도 몰라..."



유카의 의견에 시즈카가 동의한다.



가디언으로서는 적이라고 여겨지는 대책실의 부대가 전멸한 것은 그다지 마음아프지도, 슬프지도 않다.


하지만 유이는 자신이 구해줬던 사람들이 모두 당했다는 것을 알면 상당히 슬퍼할 것이다.


그녀들의 마스터는 그런 사람이었다.



"전멸이라고는 해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당한건데?"


"어떻게 당했는지는 모른다. 다만, 상대의 정보는 약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에리자베타의 의문에 유카가 봉투에서 사진과 자료를 몇장 꺼낸다.


사진에는 20대 가량의 남자와 폐공장같은 장소가 찍혀있고, 자료에는 지도같은게 그려져있다.



"부대가 전멸했다고 하는 근거는?"


"일단....대원들의 가족들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에 의문을 품고, 거의 확증을 하고있어요."


 


미셸에게 직접 조사를 했던 마도카가 대답한다.


이미 특수부대원들에 대해 우에시마와 사카이로부터 정보를 받고 있었으므로, 그 신변을 조사하는 것은 마도카에게는 숙달된 일이었다.


대원들이 소식불통이 된 것은 확실한거 같다.



"너무 거창한 이야기라 함정일까 생각했지만 그런 것도 아닌거 같네."


"그래서 어떻게 할거야? 대책실이 요청하는 대로 퇴치해줄거야?"


 


팔짱을 끼고 골똘히 생각하는 메이에게 사나에가 질문을 던진다.



"원래라면 그쪽이 원하는대로 행동할 필요는 없겠죠."



"하지만, 보통 사람이라고 해도 전투부대를 괴멸시킬수 있는 강력한 상대를 그냥 내버려둘수는 없다."



메이의 말에 에리자베타가 대답한다.


 


지금은 유이가 중요하지만, 가디언에게 있어 악마퇴치는 소중한 사명중 하나이다.


얼마나 위험이 있을지, 정보가 어쩐지 수상할지라도 간과할 수 없었다.



"할 수밖에 없죠."


 



의심하는 듯한 쿄우의 표정이 일변해 결의한 듯한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뀐다.


 


 



가디언 괴멸은 그로부터 3시간 후였다.


 


 


 


 


*************************************************************************************



유이는 전원이 동시에 악마퇴치를 하러간 것을 의심스러워 하면서도 집을 지키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가디언 전원이 출격하는 것은 드문 일로, 목표인 악마가 어떤 상대인지 그녀들은 마스터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 유이는 말없이 애인들을 전송해주었다.


의문 가득한 마음으로 게임을 하던 유이였지만, 플레이중에 핸드폰이 울렸다.


착신음으로 보아 핸드폰 화면을 보지 않아도 유리의 전화임을 알수 있었다.


 



"여보세요"



"아.....아가, 침착하고 들어."



전화를 받은 유이는 순간 들려오는 어린아이의 목소리에 곤혹스러워했다.



통화중인 전화기너머 들려온 말투는 유리였지만, 유이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소리가 너무 어리게 들렸다.


 


"유리....씨?"



"그래요, 목소리가 틀릴지 모르겠는데, 실은 악마의 공격을 받아버렸어. 어떻게든 도망쳤지만 전원이 움직일수 없는 상황이야."



전화속 목소리가 전하는 내용에 유이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전화의 상대가 유리 본인이라는 것은 직감적으로 믿었지만, 왜 이렇게 소리가 변했는지는 알수가 없었다.



"빨리 와줬으면 좋겠는데, 우리들은 움직일 수가 없어."


".....알았어요. 어디로 가면 돼죠?"



함정의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평상시는 여유가 있는 유리가 어딘가 모르게 어린 목소리로 간절히 도움을 원하고 있으므로 그는 바로 결단을 내렸다.



장소를 들으며 휴대폰과 지갑을 찾아 현관에서 뛰쳐나갔다.


 


역앞에서 택시를 불러 빌딩을 철거하는 곳으로 도착한 유이는 눈앞의 광경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일이....이건...."


그의 앞에는 아직 어린 소녀들이 12명 늘어서 있었다.


어른들의 옷을 억지로 걸친듯한 그녀들은 대부분이 목소리를 낮추어 울고 있었지만, 유이의 모습을 보자마자 달려왔다.


 


"유이 구운~~!!!"


"네, 어어....유카씨?"



저녁식사때 보았던 유카의 옷을 입은 소녀가 유이의 허리에 안겨왔다.


그 소녀는 유카의 모습이 언뜻 비쳐보이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자신에게 차례차례로 안겨붙는 소녀들은 애인들이 집을 나갈 때 입고 있던 옷들을 입고 있었다.



"뭐...설마..."



"그래, 아가. 적의 공격으로 어려져 버렸어."



기모노를 질질 끌고오는 소녀는 울고있는 갓난 아이를 안고 있었다.


유이는 기모노를 걸친 소녀가 유리라는 것은 바로 알수 있었지만, 그녀가 달래고 있는 갓난 아기가 누군지는 미쳐 깨닫지 못했다.



" 그 아기는, 혹시 레이?"


"응, 생각대로야."



자신의 옷을 잡아 끌며 흐느껴우는 소녀들을 보며 유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해져 버린다.


아무래도 유리 이외에는 정신까지 어려진 것 같다. 지적이며 프라이드 강한 메이나 쿄우, 속세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에리자베타, 용맹한 히나키쿠까지 흐느껴 울고 있는 것을 보고는 곤혹스러울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이가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던 것은 일순간뿐이었다.



(이런때야말로 확실히 하지 않으면....)



언제나 유이는 애인들에게 의지를 하고, 생활의 하나하나까지 돌보아지며 도움을 받고 있다.


그녀들이 위험에 빠진 지금이야말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확실하게 도와줘야만 한다.


유이는 동요하는 마음을 억누르며 각오를 다졌다.



"유이---"



"괜찮아. 내가 왔으니깐 이제 걱정없어. 많이 무서웠죠?"



유아의 무릎에 매달려 얼굴을 비비며 울고 있던 메이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져준다.


언제나 자신을 상냥하게 리드해주고 있는 메이를 연하의 어린아이 취급하는 것은 이상한 기분이지만, 유이는 얼굴에 드러나지 않게 조심한다.



"모두 괜찮으니깐, 내가 왔으니 안심해"



"유이ㅡㅡㅡ"


"유이"



유이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자기보다 몸집이 작은 미소녀들을 가능한 많이 안아주려한다.


유이의 느긋하고 상냥한 태도에 안심했는지 가디언들은 점차 울음을 그쳐갔다.



"유이님, 미안해요...."



"너무 무서워서..."



"괜찮아, 괜찮아. 어쩔수 없잖아. 신경쓰지 말아줘."


 


히나키쿠와 마도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유이가 격려를 해주었다.


연상의 누나라고 말할 수 있는 두명이 무기력하게 되어있는 모습에 유이는 내심 가벼운 쇼크를 받는다.


하지만, 천성적인 정신력을 발휘해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두명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디언들의 동요가 적어진 것을 보고 유리가 유이에게 말한다.


"아가, 우선, 어떻게 해야하지?"


"여기에 있어도 어쩔수 없다.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자."


"그렇지만, 어떻게? 걸어서 갈수도 없고 택시도 부를 수 있을련지....능력은 나 밖에 사용할 수 없고."



유리는 유이에게 느슨해진 기모노를 보여주며 난감해한다.



사이즈가 맞지 않는 어른들의 옷을 입은 소녀들의 집단을 데리고 움직이면, 택시를 사용하건, 걸어가던 경찰이 따라올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신분을 밝힐 수 없는 가디언들뿐만이 아니라 중학생이 유이도 입장이 곤란해진다.



"이상황을 이이다씨에게 상담해야겠어. 아마 그 사람이라면 도와줄거야."


".....그 악마에게 부탁하는 거야?"



유이의 말에 유리의 얼굴이 굳는다.


오랜세월 악마를 대적해온 유리 입장에서 보면 아무리 호의적이라고는 해도 이이다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배신할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우선 이일은 맡겨줘 유리씨."



유이는 자신의 핸드폰을 조작하며 유리로부터 울고있는 레이를 넘겨받는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있으니깐 괜찮아."



"후에에엥.....에엥..에엥.....우응..."



유이에게 안기자 갓난아기인 레이는 바로 침착해져 얼굴 표정이 돌아온다.


유이는 바닥에 책상다리로 앉아 어린아이로 바뀌어버린 사나에와 카에데를 양쪽 무릎에 안는다.



"유이 구운...."


"유이..."



불안해 하는 사나에를 유이는 꼭 껴안아준다.


카에데는 유이의 무릎위에서 안심했는지 꼬옥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바로 차가 마중나올테니 집으로 돌아가자."


"으응..."



울어버릴듯한 시즈카에게 유이가 웃는 얼굴을 보이며 몇번이나 소녀들에게 괜찮다고 말을 해주었다.


상냥한 오빠역할을 하고 있는 유이로 인해 가디언들도 침착성을 되찾고 그의 곁에 붙어 위로를 받고 있었다.


유이는 불안함을 눌러 참고 가디언들을 격려하며 침착하게 기다렸다.


그리고 30분 정도 지나고,


 



"아소우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빨리 오셨네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이다가 뒤에서 말을 걸어와 유이가 뒤돌아보았다.


조금전부터 이이다가 이쪽으로 차를 끌고 오는 것을 소리로 감지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마주보자 유이는 어느정도 안심이 되었다.



"돌아갈 차를 준비했으니 이쪽으로."



"미안해요. 갑자기 이런일을 부탁하게 돼서. 모두들 이제 집에 가자."



지원을 해준다고는 해도, 악마인 이이다가 나타난 것에 가디언 소녀들은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하지만 유이가 일어서서 천천히 걷기 시작하자 소녀들도 조심스레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이이다가 안내하는 곳에는 승합차가 세워져 있고 본적없는 몇사람의 남자들이 차의 근처에서 주위를 지키고 있었다.


 


"아가야, 저건 악마야."



"이이다의 부하겠지. 이상황에서는 경계해도 어쩔수없어."



유리의 속삭임에 유이는 그녀의 귀로 직접 음파를 보내 대화한다.


유이에게는 상대가 인간으로 보였지만, 이이다가 데려왔으니 악마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가디안의 어린 소녀들은 끊임없이 경계를 하고 있었다.


 



"뒤를 부탁해요. 후지오카."



"맡겨주세요. 이이다님."



이이다의 말에 후지오카로 불린 날쌔고 용맹스러워보이는 남자는 차에서 멀어져 다른 사람도 뒤따른다.


가디언들은 유이에게 재촉받으며 승합차에 탑승하고, 이이다도 운전석으로 올라탔다.


유이가 소녀들의 안전벨트 착용을 확인하고 레이를 어린이용 카시트에 눕히자 차는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가디언들이 실제로 어려진 모습에 충격 받았습니다. 대체 무슨일이 있던 건가요?"



"유리씨, 자세하게 얘기해줘요."



"처음엔 그저 보통의 악마퇴치로 생각했어요."


 


이이다의 존재에 약간 거북스러웠지만, 유이에게 부탁받은 유리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각특수사안대책실의 정보를 바탕으로 폐빌딩으로 잠입한 가디언들은 목표인 악마를 포착했다.


양손에 검을 들은 악마는 가디언을 맞이하여 처음엔 반항했지만, 가디언들의 수가 많아 불리해지지자 몸안에서 50센치미터 정도의 거대한 모래시계를 꺼내 뒤집었다.


기묘하게도 모래시계의 모래가 반대로 위로 오르기 시작하며, 가디언들의 몸은 저항할 틈도 없이 어려지고 말았다.


그 직후에, 여력을 쥐어짜 일제히 공격을 실시해 악마를 금족하고, 전원이 탈출했지만, 도망치고 있는 중에도 몸은 점차 어려져 유리 이외 전원이 정신까지 어려져 버렸다.


그 이후는 도망쳐 나와 유이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숨어있던 것이다.


 


"모래시계입니까? 과연, 대충 상황은 알았습니다. 대책실의 특수부대가 전멸한 것도 무리가 아니군요."


"그 모래시계가 대체 뭐지?"


"이쪽 세계에서는 그다지 보이지 않습니다만, 매직 아이템, 즉 마법의 도구입니다."


"마법의 도구...."


 


이이다의 설명에도 유이는 어떤 물건인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늘을 나는 융단이나, 요술망치같은 거라고 설명드리면 이해하실수 있을까요? 저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만, 상대쪽 악마가 사용한 것은 압니다."


"그러면...."


"원래대로 돌리는 방법도 압니다. 대책을 생각해두겠습니다."



이이다의 한마디에 유이는 우선 안심이 된다.


유이는 어려져버린 애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동요를 숨기고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뭘 어찌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제게 시간을 좀 주셔야겠습니다. 아소우님."


 


"그래요. 잘 부탁드립니다."



무심코 유이는 시트에 몸을 기대었다.


약간은 압박에서 해방되는 듯하여 안심이 되었던 것이다.



"유이?"



"잘됐어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수 있을 것 같아."



걱정하듯 말을 건네오는 시즈카의 머리를 유이가 웃는 얼굴로 어루만져주었다.

 


****************************


 


"네, 미라쥬의 가네시로씨 사무실입니다."


"아, 미시마씨, 부탁이 있어."


"네, 사장님, 안녕하세요."


 


미라쥬의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은 미시마는 전화기 너머 들려온 메이의 목소리에 몸을 긴장시켰다.


아직 사장의 출근시간 전이지만 미시마는 언제나 메이보다 먼저 출근하고 있었다.



"어, 안녕. 좀 안좋은 일인데, 유카하고 같이 요즘 유행하는 독감에 걸린거 같아. 컨디션이 좋아질때까지 스케쥴을 좀 취소해줬으면 좋겠는데. 괜찮을까?"


 


"아, 네! 물론입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미시마는 조심조심 메이에게 묻는다.


미라쥬는 부사장을 비롯해 인재가 많이 있지만, 압도적인 경영수단을 발휘하는 것은 메이였다.


메이가 없다는 것은 미시마에게 있어 불안투성이였다.



"솔직이 말하면 그다지 좋지 않아요. 일단 진단서를 Fax로 보낼테니 적당히 파일링해두고, 뒷일은 맡겨둬요."



"네! 알겠습니다."



일방적으로 용건을 말하고 메이의 전화는 끊어졌다.


무심코 대답해버렸지만, 미시마는 어찌해야할 바를 몰랐다.


뒤를 맡긴다고는 해도 일개의 비서는 결정권이 없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그 뒤는 부사장이 인계받아 미라쥬는 지장없이 업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으로 괜찮아?"


"응"


"유이군, 메이랑 똑같다."



수화기를 내려놓는 유이에게 메이와 유카가 생긋 웃음을 보인다.


조금전의 전화는 유이가 한 것이었다.


소리를 조종할수 있는 유이 입장에서는 평소 함께 생활하는 메이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문제는 말투로, 유이의 앞에서는 메이가 아주 공손히 말을 하다보니 그녀의 고압적인 말투를 흉내낼 수 있을련지 유이는 불안했던 것이다.


가디언 각자의 독감 진단서는 이이다가 준비해주었다.


이런 때에 이이다의 알려지지 않은 인맥들은 유이에게 경계감을 안겨줌과 동시에 믿을만 한 안정감을 주었다.


이미 카에데와 마도카의 직장에는 전화로 결근보고를 하고 진단서를 팩스로 보내주었다.


카에데는 프로야구 선수이다 보니 지금쯤 구단에서는 큰 소란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유이~ 누구든지 흉내낼수 있는거야?"


"할수있어. -유이!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오란 말야!"



마도카의 말에 유이는 레이의 소리를 카피해서 들려준다.



다행스럽게도 흉내를 내는 상대는 갓난아이로 변해버렸으니 화를 낼 걱정은 없다.


가디언들 대부분은 유이의 흉내가 맘에 들었는지 마루바닥에서 뒹구르며 웃고 있었다.


 



가디언이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지 하루가 지나자, 유이는 잡다한 일에 분주해하고 있었다.


12인분의 아침식사를 만들고, 레이에게는 분유를 먹인다.


그것이 끝나면 레이의 옷장을 뒤져 전원의 옷을 준비한다.


사이즈가 맞지 않고 헐렁헐렁한 T셔츠에 모두들 불만투성이였지만, 입이 잔뜩 나온 소녀들을 달래서 어떻게든 옷을 입혔다.


처음해보는 경험에 당황하면서도 유이는 애인들을 돌본다는 책임감에 그 일들을 해내고 있었다.


 


"아소우님, 점심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만, 어떻게 할까요?"



"아, 바로 갑니다."



얘기를 건네온 메이드옷을 입은 금발의 여성에게 유이가 대답한다.


그녀의 이름은 이이다.


골동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이다가 데려온 여성으로 그와 성이 같았다.


골동상의 이이다와 친척인지 물어봤지만 그는,



"아닙니다. 저와 같은 존재라 생각해주세요."


라고 기묘한 대답을 남겨주었다.


어찌되었든 매이드 이이다가 가사를 대신해 주었으므로 유이는 겨우 살아났다.


독신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다고는 해도 유이는 요리가 능숙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러면, 우리 밥먹을까?"


"응....."


 


가디언들은 유이가 재촉했지만 쿄우나 미셸등 몇사람이 경계하듯 그의 바지에 매달렸다.



"왜?"


"......유이, 그 가정부도 악마니까."



히나키쿠의 말에 유이가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메이드 이이다도 악마라고 유이는 여러 가디언에게서 경고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 위기의 상황에서는 악마라고는 해도 이이다와 같은 아군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일종의 모험이었지만, 유이로서는 두명의 이이다를 신뢰할 수 밖에 없었다.


 


"괜찮아, 내가 옆에 있으니깐 안심해."



유이가 생긋 미소를 띄우자 소녀들은 마지못해 경계를 푼다.


본능적으로 악마는 적이라고 가디언들은 느껴지고 있으니 자연스러운 반응일 것이다.


유이들은 메이드의 뒤를 따라 점심식사 자리로 향했다.


식탁에는 다수의 샌드위치와 과일이 줄서있어 소녀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달려간다.


그 상태를 보면서 유이는 쓴웃음을 짓는다.


가디언의 경계심도 식욕에는 이길 수 없는 것같다.


거기에는 평소 어른스러운 침착성을 가지고 있는 가디언들의 모습은 한조각도 남아있지 않았다.


 


"유이 도련님~~ 쿄우가 햄샌드위치만 먹는다."


"뭐 어때서!"


"아, 쿄우씨. 다른 샌드위치도 먹어야 해요."



에리자베타의 말에 유이는 넌즈시 쿄우에게 경고를 준다.



"유이님. 사나에가 딸기만 먹어요."


"아, 점심밥이니깐 샌드위치도 먹으세요."


"네."



시즈카에게 말을 듣고 유이는 사나에에게 부드럽게 말해준다.


작은 소녀들의 식사는 떠들썩해서 한 눈을 팔 틈이 없고 유이가 식사를 할 틈도 없다.


끊임없이 주의를 주거나 입에 묻은 마요네즈를 닦아주고 유이는 멍하니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렸을때 자신도 이렇게 입주위를 닦아줬던 것이 기억난다.


 


"아가....좀 미안하네요. 모두들 어리광쟁이가 되어버려서..."



평상시는 본인들이 지켜야만 하는 마스터가 반대로 돌봐주고 있는 것에 유리가 사죄한다.


평상시의 지성이 흔적조차 남김없이 퇴행해버린 동료를 돌보지도 못하고, 뭐든지 다 유이에게 떠넘기는 것 같은 상태가 되어버렸다.


유리는 다행히 정신의 완전한 퇴행은 면했지만, 자신의 힘과 정신력이 약해진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유이가 옆에 있어주면서 괜찮다고 동료들을 돌봐주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 지금쯤 패닉에 빠져 떨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아무렇지도 않아. 유리씨도 쇼크였을거야. 평소에는 내가 보살핌을 받고 있으니 내가 보답할 기회가 있는 것도 괜찮아."



"...고마워요. 다행이네요."


 


밝게 웃어주는 유이에게 유리는 진심으로 감사한다.


의지하고 있던 어른들이 어려져버려, 유이가 혼란스러워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푸념 한마디 없이 확실하게 지탱해주고 있다.


유이는 유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정신연령이 높은 것일지도 모른다.


 


"아소우님, 죄송합니다. 후나코시님이 울음을 멈추지 않아서.....기저귀도 갈았습니다만."



"아, 알았어. 내가 돌볼께."



거실에서 온 메이드가 울어제끼는 레이를 옮겨온다.


유이는 갓난아이 상태의 레이를 받아 안으며 웃는 얼굴로 달랜다.


메이드 이이다가 얼러주는게 상당히 싫었었는지 레이는 유이에게 안기자 마자 바로 울음을 그치고 웃는 얼굴을 보인다.


 


"아~ 레이만 안아주고!"


"좋겠다~~"


"점심밥 다먹으면 얼마든지 안아줄테니 얼른 식사를 마저해요."


"네!"



쿄우와 마도카의 항의에 유이가 밝게 대답해준다.


그러자 두명은 바로 얌전히 식사를 계속한다.


유이는 형제가 없기때문에 어린아이와 같이 있던 적은 없었지만 가디언들은 그를 좋아하고 있기때문인지 상당히 얌전하다.


만약 자신에게 아이가 생기면 이렇게까지 쉽게 돌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유이는 무심코 쓴웃음을 지었다.



"여러분, 정말 착하고 사랑스러워요."


"유이군이 말하니깐 듣는 것뿐이야!"



사나에의 반론과 함께 가디언의 대부분이 예의바른 금발의 메이드에게 눈을 찡그리며 혀를 내민다.


악마라고는 해도 신세를 지고 있는 상대에게 취할 태도는 아니다.


하지만, 역시 아이는 이런 천진난만함이 없으면 아이답지 않다고 유이는 기묘한 안심이 되었다.


 


 


 


 



"아소우님. 그 악마의 거처를 찾아냈습니다."


"잘됐군요. 감사합니다."



하룻밤이 지나서 골동품상의 이이다가 맨션으로 찾아왔다.


생각이상으로 빠른 성과를 가져다 주었지만, 유이로서는 기다리는 시간이 하염없이 길게 느껴졌다.



"아소우님도 상당히 고생하고 계시겠군요."



"굳이 말하자면 그렇습니다만..."



자기도 모르게 안심을 하는 듯한 모습의 유이에게 이이다가 위로의 말을 건넨다.


어제는 꼬박 하루를 아이가 되어버린 가디언들과 놀아주는데 소비했다.


악마에 대한 조사와 대책은 믿고 있는 골동품상의 이이다에게 전면적으로 맡기고, 가정일은 메이드 이이다에게 의지했다고는 해도 불안함이 사라질리는 없었다.


그런데도 유이는 애인들이 불안스러워하지 않도록 그녀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데 소비했다.


젠가나 주사위놀이를 하고, 넓은 맨션에서 숨박꼭질을, 메이드 이이다가 사다준 그림책을 읽기도 했다.


그 사이사이에 갓난아기인 레이를 얼르거나 분유를 먹이거나 기저귀를 갈아주고 있었다.


익숙해지지 않는 아이들의 상대임에도, 가디언들은 유이의 말을 착하게 들어주었고, 레이도 유이에게 안기면 울음을 그치므로 유이에게 다행스럽게도 어느정도 같이 놀아줄수가 있었다.


이상한 것은, 유리도 가디언들에게 섞여 같이 놀았던 것이다.


유이는 그녀가 동료들을 걱정해 함께 있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속마음은 모르고 있었다.


유일한 오산은 전원이 소꿉놀이를 하려고 했을때로, 유이는 두번다시 그 일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대책은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아소우님 본인이 직접 싸우실겁니까?"



"최선을 다해..."


"알았습니다."



이이다의 마치 평가라도 하는 듯한 시선에 유이는 조용히 대답한다.


가디언이 모두 괴멸해버린 지금, 악마와 싸울수 있는 것은 유이와 능력이 반감되어버린 유리뿐이었다.


여기서 진다면 미래는 없는 것이다.


이이다는 유이의 각오를 짐작했는지 그 이상은 묻지 않았다.



"그러면, 이것을 가져가 주세요."


"손목시계?"



이이다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시계를 유이에게 건네준다.


언뜻보면 스톱워치등이 달린 일반적인 스포츠용 시계로 보이지만, 이이다가 가져온 이상, 보통 물건은 아닐 것이다.


유이는 이이다로부터 긴 설명을 듣고 기능을 확인하고 신중하게 왼팔에 시계를 찼다.


휴대전화를 가지게 된 다음, 손목시계를 차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그리고 잠시동안 유이는 상대 악마에 대한 정보를 이이다로부터 들었다.



"그런데, 부재중에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메이드는 여러분들의 시중을 들겁니다만, 보디가드도 필요할까요?"


"아! 그렇군요. 생각도 못했네요."



가디언들이 무방비가 되는 것에 대하여 깜빡 잊고 있던 유이는 얼굴을 찡그린다.


가질수 있는 전투력 모두를 써야만 하는 유이로서는 유리도 데려가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힘을 잃은 가디언들을 지켜줄 사람이 없다.



"어쩔수없지. 최후의 수단을 사용해볼까."


유이는 휴대전화를 열고 재빠르게 전화 2통을 걸었다.


 



******************************************************



"이봐, 이봐, 여긴 탁아소야 뭐야?"


 


유이에게 안내되어 거실에 발을 디딘 우에시마가 복도에서 기가 막힌 듯한 소리를 지른다.


함께온 사카이도 거실바닥에서 그림그리기를 하고 있는 집단을 보고 놀란 듯이 걸음을 멈춘다.


유이가 전화를 걸자, 골동품상의 이이다와 교대라도 하듯 우에시마와 사카이가 바로 와주었다.


악마에 대해서는 통용되지 않겠지만, 보통의 사람으로서는 상당히 강한 두명이 와준 것에 유이는 일단 안심했다.


경찰관 두명이라면, 어지간한 트러블은 웬만큼 해결해줄 것이다.


우에시마와 사카이도 폭력단이나 약물에 대한 정보 교환을 위해 쿄우나 마도카와 빈번하게 만나고 있고, 지하 하수도 사건에서 유이에게 신세진 것을 아직 갚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이의 전화를 받고, 특별히 급한 일도 없기에 바로 왔던 것이다.


유이는 그제 밤에 일어난 사건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회춘이라니....혹시 이건 쿠류인가?"


"혹시라고 하지 않아도 쿠류 코우라구."



우에시마가 아연실색하며 쿄우를 가르키자 그녀가 항의한다.


웨딩 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그리고 있는 소녀가, 심야에 주변을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만으로 폭주족 갱단을 몰락시킨 장본인과 동일인이란 사실은 믿기 힘들었다.


 


(역자 주 : ㅋㅋㅋ 깨알같은 과거 이야기 되새기기 군요. 쿄우의 미래희망은 유이의 신부가 되는 것이었죠. 19화 마지막부분 참조)



"웬간한 일엔 놀라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있었지만.....놀라버렸다."



"뭐, 그렇네요."



멍해져서 얼빠진 표정의 사카이를 보고 유이는 쓴웃음을 짓는다.


실제로 함께 사우젼드 퇴치 등을 함께 하지 않았다면 믿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뭘 해주면 되는거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련지 모르겠네?"


"여기에 있어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귀찮은 일들은 이이다가 해결할테니 만일을 위해서 좀 있어주셨으면 좋겟네요."



곤혹스런 얼굴의 사카이에게 유이가 설명한다.


소년은 은근히, 트러블이 생겨났을 때의 뒤처리를 형사들에게 부탁했다.



"이봐, 악마 같은건 우리가 해결해줄 수가 없다고."


"아, 그건 괜찮습니다. 한사람을 더 불렀으니깐요."


 


사우젼드에 대한 공포가 아직 사라지지 않은 우에시마에게 유이가 위로한다.



"한명으로 괜찮을까? 무슨 능력이라도 있는건가?"


"뭐, 일단은 괜찮을...."



의심스러워하는 우에시마를 유이는 어떻게든 설득하려 했다.


잠시 투덜거리던 우에시마 였지만 냉장고에 맥주가 산처럼 쌓여있다는 말에 마음이 풀린 듯했다.


우선 술이 없어질 때까지는 일단 눈앞에 문제에서 생각을 멈추기로 한 듯 하다.


사카이도 말없이 그 뒤를 따른다.



잠시후, 현관의 벨이 울리고 유이는 다시 현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두명의 소녀를 데리고 돌아온다.


 


"에에~~!!!!???"



그 모습을 본순간 가디언들은 일제히 놀람과 불만이 가득한 비명을 질렀다.


 


"보자마자 야유를 하는 건 별로 반갑지 않네요."


 


검은색 고딕 로리타 풍의 옷을 입은 자우라스가 생긋 미소짓는다.


설마 자우라스가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가디언들은 마치 쓰레기라도 보는 듯한 눈으로 인형처럼 예쁜 악마를 바라보았다.



"그 아가씨는 누구야?"



캔맥주를 이미 3개나 비운 우에시마는 새롭게 등장한 소녀를 보고 호기심을 드러낸다.



"그녀라고 해야 하나.....일단 이름은 자우라스. 꽤 강한 악마입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복잡한 표정으로 설명하는 유이의 뒤에서 자우라스는 일부러 스커트의 끝자락을 잡고 살짝 들어올리며 앙증맞은 인사를 한다.



악마라는 말에 우에시마와 사카이의 움직임이 멈춘다.


악마가 인간체일때 비록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라도, 그건 가면을 쓰고 있는 것뿐이라고 두명은 직접 체험했었으니 무리도 아니다.


 


"으음...악마에게 맡겨도 괜찮은거야?"


"뭐, 괜찮을겁니다."


 


사카이를 향해 유이는 애매한 대답을 했다.


무방비가 된 가디언을 지키기 위해 자우라스는 쉽게 보디가드를 수락해주었다.


물론 공짜는 없다.


그 댓가로, 자우라스가 바랄때 유이를 2번 호출해서 승부를 겨루는 것으로 조건을 걸었다.


자우라스와의 싸움은 반드시 결사적이 되어버리므로, 상당히 비싼 댓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쪽은 누구야?"



우에시마가 자우라스보다 키가 큰 붉은 빛의 머리카락을 묶은 소녀를 눈으로 가리켰다.


가디언들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면 그녀들도 모르는 것이 틀림없다.


 


"미야지마 유키라고 합니다. 일단 이녀석의 보호자입니다."


"에? 보호받은 기억은 없는데?"


"저기요. 누가 널 먹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유키는 나락에서도 무서워하는 상급악마의 머리를 "텅"하는 소리가 울릴 정도로 강하게 때렸다.



오싹할 정도로 아름답게 생긴 자우라스의 용모도 상관없는듯한 행동이다.



"요점은, 감시자 같은건가?"



"부정할 수 없겠지. 너의 좋은 평판."



"으윽, 알았으니깐 그만, 그만. 초크 쓰리파는 멈추라구!"



우에시마의 말에 의기소침한 유키가 자우라스의 목을 조른다.


곧바로 자우라스의 흰 피부가 산소결핍으로 다홍색으로 변해버린다.


 


"우에시마다. 잘부탁한다."


"사카이다. 일단 경찰관이니깐 안심해."


 


경찰관이라고 들은 유키가 표정을 바꾼다.


노타이의 슈트를 입은 사카이는 제쳐두고, 화려한 셔츠를 입은 우에시마는 어떻게 봐도 경찰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면, 미야지마씨, 자우라스. 죄송합니다만, 잘 부탁드립니다."



"아, 응 여기를 지키면 되는거구나."


"네, 이이다씨가 요리를 만들어줄테니 편하게 쉬고 계세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는 유이에게 유키가 고개를 끄덕인다.


유키는 초면이지만 자우라스가 그녀를 데려왔다는 것은 유이에게 있어 기쁜 오산이었다.


사정은 잘모르지만, 능력을 특별히 가지고 있지 않은 듯한 유키에게 자우라스는 꼼짝을 못하는 것 같다.


유이도 자우라스가 무저항 상태의 어린 소녀들에게 손을 대는 악마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존재는 일종의 보험과도 같다.



"그건 그렇고 정말 꼬맹이가 되어버렸군요."


"우쒸!"



머리를 어루만지는 자우라스 때문에 금발이 흐트러져버린 미셸이 불만 가득한 소리를 지른다.


천사와 같이 순진하게 미소짓는 자우라스에 비해 가디언들은 경계심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다.


 


"잠깐! 왜 괴롭히는거야!"



"워~워!!"



유키가 자우라스의 왼발을 자신의 왼발로 걸어 오른쪽 다리쪽으로 안으면서 쓰러뜨린다.


 


"롤링클레이 딜러는 제발! 아악!"



거실 마루위에서 비명을 지르면서 자우라스가 유키에 의해 굴려지고 있다.


과거 천년이상 적대하며 쓴맛을 봤었던 악마가 기절할 듯 비명을 지르는 모습에 가디언들은 흥분해서 성원을 보낸다.



"그러면, 유리씨. 이제 가자."



"알았어요."



가디언들의 주의가 다른 곳에 쏠려있는 동안에 유이와 유리는 살그머니 그 자리를 빠져나간다.


작아져버린 애인들에게 쓸데없는 걱정을 끼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 뒤로 메이드 이이다가 두명을 전송하러 나온다.


 


"뒷일은 맡겨 주세요."


"잘부탁드립니다."


"아무쪼록, 무운을."



고개를 숙이는 이이다에게 답례하며 유이는 유리와 함께 현관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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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응응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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