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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주박 제9장 타락천사의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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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719 회 작성일 24-01-19 23: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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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타락천사의 결의









제41화





"미키..., 왜, 어째서, 이런 짓을..."

화면 안에서는 유리 테이블 위에 네 발로 엎드린 마리에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어젯밤 자신과 통화할 때 바로 그 모습. 끝없는 능욕이 계속되고 있었다. 아무리 눈을 감고 있어도, 애잔한 빛을 띤 달콤한 신음소리가 끊임없이 귀를 파고 들어온다.

"어째서긴, 료지가 날 버렸으니까, 날 배신했으니까, 당연한 댓가를 치르고 있는 것 뿐이야. 무슨 그런 바보같은 질문이 다 있어"

그렇게 대답하며 미키가 소파에, 꽁꽁 묶인 타카쿠라 옆에 앉았다.

"댓가? 그렇다면 날, 나한테 해... 마리에까지 말려들게 하지 말고"

"그건 좀 곤란한데"

간신히 비디오 재생이 끝났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던 지옥같은 순간을 간신히 벗어난 타카쿠라가 그제서야 눈을 질끈 감고 어깨를 떨구었다. 수십명도 넘는 여자를 능욕하고 가지고 놀아왔던 타카쿠라였지만, 태어나 처음으로 손에 넣은, 자기 이외의 남자는 손가락 하나도 건드리지 못 하게 하겠노라고 맹세한 그런 여자가 유린당하는 걸 지켜보는 고통은, 상상을 아득히 초월하는 그야말로 지옥의 그것과도 같았다. 평소 감정을 일절 드러내지 않던 얼굴이 귀신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분노, 슬픔, 깊은 후회, 그리고 사랑하는 마리에를 향한 애틋한 마음. 그런 감정들이, 엄청난 무게에 짓눌려 바스러질 것 같은 아픔과 고통 사이사이로 흐르고 있었다.

"...왜, 마리에를..."

"료지가, 네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니까"

"미키... 너를 져버리고, 마리에를 선택한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사과할께.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 나는, 난 어떻게 돼도 좋아. 하지만 마리에는, 마리에는 그만 놔줘. 제발. 이제 그만, 마리에를... 이렇게 빈다"

그나마 조금 자유로운 상반신을 억지로 움직여 미키에게 고개를 숙인다. 미키가 바로 타카쿠라의 턱을 잡아 들어 올렸다. 타카쿠라의 조각같은 얼굴이 몰라볼 정도로 초췌해지고, 일그러져 있었다.

"료지의 입에서 그런 한심한 대사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어머나, 지금 울려고 하는거야? 너답지 않게. 그렇게 그 애가 걱정돼? 응? 내가 지금 장난하는 걸로 보여? 이 정도론, 내가 맛본 괴로움은 조금도 풀리지 않아. 그 애한테는, 더, 더욱 더 많이, 죽고 싶을 정도로 고통을 맛보게 해줄거야. 아니, 차라리 죽여버려야겠다. 저런 년은"

"네가 말하는 괴로움이란게, 대체 뭐야? 어제 전화로 말했던, 예전 일이라는 게 대체 뭐야? 그 사건 말이야? 그렇다면 더더욱 마리에하고는 아무 상관이..."

"료지, 그만 닥쳐"

냉혹한 눈빛. 미키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타카쿠라의 입을 가렸다.

"듣고 싶어? 내가 료지 덕분에, 어떤 짓을 당했는지? 지금까지 어떤 마음으로 료지의 옆에 있었는지?"

그 때, 갑자기 문이 열렸다. "사토루 아저씨"가 문틈으로 삐쭉 얼굴을 내밀었다. 타카쿠라의 시선이 무척 부담스러운 듯,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는다.

"저기, 미키씨. 저 년, 이제 막 깼는데. 준비는 다 해놨고"

"그래요? 그럼, 시작해 볼까요?"

문이 닫히는 것을 기다렸다가, 미키가 벽에 있는 스위치를 눌렀다. 촤르륵, 벽에 드리워져 있던 커튼이 열렸다. 한쪽 벽면이 통째로 유리로 돼 있었다. 물론, 저쪽 편은 거울로 되어 있어 미키가 있는 방은 보이지 않았다. 한쪽에서만 일방적으로 반대편을 훔쳐볼 수 있는 장치. 지위나 명예가 높은 힘있는 인간들의 관음증을 만족시켜 주기 위한 뒷세계의 엔터테인먼트 쇼 무대장치. 이 집 자체가, 원래부터 그런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었다.

"실로 감동적인 대면이네, 료지. 약속대로, 정말 대면시켜 줬지? 네 소중한 마리에쨩을 말이야"

미키가 타카쿠라를 소파에서 바닥으로 밀어 넘어트렸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타카쿠라의 얼굴을 유리벽 쪽으로 향하게 했다.

"마리에..."

"너무 공부를 열심히 하는 바람에, 좀 망가져버린 것 같아, 저 년. 어이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렸어. 좀 더 오래 버틸 줄 알았는데, 벌써 맛이 가버린 것 같애"

유리 저쪽 편에, 마리에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외박할 작정으로 집을 나섰기 때문에 챙겨가지고 온 안경을 쓰고 있었다. 정액으로 흠뻑 젖은 주름투성이의 교복을 입고. 양 옆에는 "사토루 아저씨"와 펀치 파마를 한 남자가 트렁크스 한 장만 걸치고 앉아 있었다.

"아까 가르쳐 준 거 기억하고 있지? 똑바로 해"

스피커 너머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리에가 꾸벅,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저쪽 건너편에 아주 중요한 손님이 와 계셔. 실수하면 큰일 날 줄 알아"

다시 또 꾸벅, 마리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인사 먼저 해야지"

벌떡 일어선다. 텅 빈, 빛이 사리진, 전혀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 눈동자. 유리를 사이에 두고 타카쿠라의 바로 앞에 선다. 홀쭉하게 야윈 뺨이, 밤새도록 얼마나 처참한 능욕을 당했는지, 마리에의 마음이 산산조각날 정도로 혹독했던 고문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아... 손님, 반갑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꾸벅, 인사를 하고 들어올린 얼굴 위로 요염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단지, 미소짓는 얼굴하곤 어울리지 않게 텅 빈 눈동자를 하고 있었지만.

"아, 저는, 마리에라고 합니다. 아직 열 입곱 살이고요, 고등학교 3학년입니다. 손님을 받는 건 오늘이 처음이니까, 아직 익숙치 못한 점이 많더라도, 부디 마리에를 귀엽게 봐 주세요"

인사를 하면서 천천히 블라우스 단추를 풀어내려간다. 새하얀 유방이 드러났다. 젖가슴을 쥐어짜듯 상하좌우로 밧줄이 칭칭 감겨 있었다. 꼿꼿이 일어서 있는 젖꼭지. 연지색 리본이 스르르 아래로 흘러 내렸다.

"앗, 벌써, 마리에의 젖꼭지, 이렇게 돼 버렸네요... 부끄럽지만, 마리에는, 음란한 짓, 정말 좋아합니다. 있다가 손님 자지, 마음껏 빨게 해 주세요. 보지에도, 항문에도, 마음껏, 자지를 넣어 주세요. 만족하실 때까지, 마리에가 열심히 봉사해 드릴께요"

뺨을 붉게 물들이며 교복 스커트를 허리까지 걷어 올렸다. 수풀이 사라지고 없었다. 보지에는 시커먼 바이브가 뿌리 끝까지 파묻혀 있었다. 천천히 끄집어 낸다. 끈적끈적한 실을 당기며 보지 밖으로 뽑혀져 나온 바이브를 입으로 가져와 낼름 핥더니 바닥에 떨어트렸다.

"봐 주세요. 마리에의 보지. 벌써 이렇게 돼 버렸어요"

양 다리를 벌리고 허리를 앞으로 쑥 내밀며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보지를 벌려 거울 건너편에 있는 타카쿠라에게 보여준다.

"지금 당장 박히고 싶어서 벌써부터 이렇게 젖어 버렸어요. 빨리 손님의 자지를 받고 싶어서,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요. 헤헤, 마리에, 무지 야하죠? 지금부터, 마리에가 얼마나 음란한 년인지, 지켜봐 주세요"

조금씩 마리에의 목소리가 달착지근해진다. 스스로 하는 말에 흥분하고 있었다. 스커트를 바닥에 툭 떨어트린다. 교복을 전부 벗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알몸이 되어서도, 조금도 몸을 가리려고 하지 않는다. 양팔을 머리 뒤로 들어 올렸다. 상반신이 줄로 칭칭 감겨 있었다.

"그럼, 오늘은, 마리에의 몸, 잔뜩 즐겨주세요. 그 어떤 음란한 명령이라도, 다 들을테니까. 후후, 손님, 마리에에게, 음란한 명령, 잔뜩 내려 주세요"

타카쿠라를 향해 처음으로 시선을 보내는 마리에.

침대 위에는, 야쿠자 두 명이 무릎을 꿇고 일어서 불끈거리는 자지를 서로 마주보고 기다리고 있었다.

"아아아아아아, 정말 커요, 세상에 이렇게 클 수가"

마리에가 양 손으로 자지 하나씩을 잡고 훑기 시작했다. 조그맣고 귀여운 혀를 쭉 내밀어 두 개의 자지를 한꺼번에 핥기 시작했다. 사랑스러운 입술로 번갈아가면서 열심히 쪽쪽 소리를 내 빨아 먹는다.

"어때? 맛있어?"

"하아아. 마시써, 으읍, 앗, 맛있어요, 자지, 아, 정말 맛있어요. 아아아아, 마시써, 자지, 읍읍"

빠는 걸 멈추지 않고 즉시 대답하는 마리에. 입가로 침이 주르륵 새어 나온다.

"아아, 아읍, 읍, 읍, 읍"

츄웁츄웁, 마치 아이스 캔디를 핥듯 꼭 달라붙어 놓지 않는다.

"후아아아아"

한참을 두 개 동시에 사까시하다가, 비로소 입에서 떼어 놓는다.

"아아아아, 아저씨, 이제 못 참겠어요. 넣어 주세요, 제발, 마리에 보지에, 박아줘요, 아저씨 자지, 넣어 주세요---, 부탁이에요, 넣어주세요"

손은 잠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자지를 훑으면서, 촉촉히 젖은 눈빛으로 올려다 보며 애원한다.

"너무 이르잖아, 벌써 쑤셔박히고 싶은거야? 더이상 못 참겠어? 여고생 주제에 무지 음란하구나, 너"

"아아아아아, 네, 마리에, 음란한 여고생 맞아요, 자지, 너무 좋아하는 여고생이에요, 넣어줘요, 박아줘요---"

"별 수 없구만"

"사토루 아저씨"가 양반다리를 하고 앉자, 마리에는 허겁지겁 무릎 위로 올라가 스스로 허리를 내려 버린다.

"아으응---, 아아아아아아아, 굉장해, 아아아아"

꼭 달라붙어 미친듯이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무슨 느낌인지 말해봐, 어서"

남자도 밑에서 허리를 위로 콱콱 쳐 올린다.

"아음, 아으으으, 아, 굉장해, 마리에의 보지 안에, 아저씨의, 아앙, 굵고 단단한 자지가, 아아아아앙, 자궁 입구까지, 깊숙히, 아저씨의 커다란 자지가---, 닿고 있어요---, 더, 더 깊숙히 찔러줘요"

또 한 명의 남자가 뒤에서 유방을 꽉 움켜쥔다.

"아음, 하아아아, 거기, 안돼 안돼, 느껴져요, 아아앙, 거긴, 안돼"

"뭐야, 거기라고 하면 어딘지 어케 알아. 제대로 손님이 알아 듣도록 말해봐"

"저,젖꼭지는 안돼요, 마리에, 젖꼭지 너무 민감해서, 너무 느껴버려요"

이미 마음이 산산조각나버린 마리에는 그저 열심히 열락을 탐하는 데만 열중하고 있었다. 지금 마리에와 섹스하고 있는 두 남자도, 마리에의 예상 밖의 음란함에 완전히 정신을 빼앗겨, 동료인 타카쿠라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다.

"젖꼭지, 어떻게 하면 기분좋아지지? 음란한 마리에는"

"손가락으로, 그렇게 손가락으로, 아!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해서, 꼭 집어서 데굴데굴, 아, 아아아아아, 마리에 젖꼭지 꽉 꼬집어서 굴려요, 더 세게 굴려요, 아아아아 안돼, 너무 느껴버려---"

"야, 고개 좀 돌려봐, 여기"

펀치 파마를 한 남자가 삐쭉 내민 혀에, 상반신을 힘겹게 뒤로 비튼 마리에가 입술을 오무리고 정신없이 달라 붙는다.

"읍읍, 쮸우웁, 읍, 읍읍---"

마치 자지를 빠는 것처럼, 남자의 혀를 스트로크한다. 주르륵 흘러내리는 침이 시트를 적시고 있는 것 따위 신경도 쓰지 않고 격렬하게 혀를 페라치오한다.

"이번엔 나한테도 뽀뽀해 줘야지, 어제는 마리에, 나한텐 한번도 안 해줬잖아"

마리에의 조그만 엉덩이를 꽉 움켜잡고 있던 손을 떼며, "사토루 아저씨"가 피스톤을 멈춰 버린다.

"앗, 어제, 어제는, 죄송했습니다. 해드릴께요, 마리에, 아저씨 말이라면, 뭐든지 다 할테니까, 그니까, 싫어요, 멈추지 말아요---"

황급히 매달리면서 마리에는 혀를 내밀어 남자의 입술을 열심히 핥아 주었다. 침을 흠뻑 묻혀가면서.

"읍읍"

어떻게든 깊숙히 혀를 집어 넣으려고 얼굴을 옆으로 기울여가며 남자의 입술에 달라 붙는다.

"아, 으읍, 아음, 아앙, 하읍, 아, 아앙"

혀를 격렬하게 뒤얽는다. 그러다 때때로 혀를 떼고 입술을 오무려 남자의 입술을 새끼 새가 모이를 받아 먹듯 쪽쪽 빨아 먹기도 하면서. 그렇게 미친듯이 키스에 열중해 갔다.

"손이 놀고 있잖아"

"으읍, 하아, 아, 죄,죄송합니다"

뒤쪽 남자의 자지를 오른손으로 잡아 훑어준다. 그러면서도 앞의 남자와 키스하는 건 멈추지 않는다. 그러고 있는 내내, 아래쪽에서는 격렬한 피스톤이 이어지고 있었다. 마리에의 조그만 몸이 마구 흔들린다.

"아아아, 못 참겠다, 오야붕, 저, 먼저 싸요"

"그래? 그럼 일단, 둘이서 동시에 먹여 줄까? 야, 마리에"

"아앙, 하앙, 먹을께요, 아앙, 두 분 정액, 아앙, 먹어드릴께요---"

남자들이 마리에의 몸에서 떨어져 나와, 무릎을 꿇고 손을 뒤로 돌리고 있는 마리에의 조막만한 얼굴을 겨냥해 자지를 훑어내기 시작했다. 눈을 질끈 감고, 마리에는 입을 크게 벌린 채 혀를 내밀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봐, 받아 먹기 전에 해야 할 말, 벌써 까먹은 거야?"

"앗, 네. 마리에는, 정액을 먹을 때가 이 세상에서 제일로 기쁩니다. 지금부터 아저씨들 정액, 전부, 마리에한테 먹여 주세요. 아아,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기쁘게 받아 먹을테니까. 마리에의 입 안에, 정액, 싸 주세요. 잔뜩 잔뜩, 먹여 주세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음란한 대사를 토해내고 있는 마리에가 겨우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타카쿠라의, 연인의 바로 앞에 있었다.

"잘 했어, 참 착한 아이구나. 자, 마리에, 싼다. 감사해하며 마셔라"

"가,감사합니다, 우우우웁"

둘이 동시에 정액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흘리지 마"

"우읍, 하읍, 읍, 꾸,꿀꺽, 꿀꺽, 아, 아으음---"

스스로 남자의 자지를 붙잡고 쾌락과 환희로 가득 찬 얼굴로, 쏟아지는 정액을 정신없이 삼켜간다.

"자 그럼, 슬슬 실전으로 들어가 볼까. 야, 마리에, 너, 아직 만족 못 했지? 더 가고 싶지?"

텅 빈 눈동자로, 입가에 묻은 정액을 손등으로 훔쳐 혀로 찍어먹고 있던 마리에가 주억주억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서 오직 단 한 사람,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해줬던 사람을 향한 마음을, 소중히 여긴다며 꼭 껴안아줬던 사람의 온기를, 마음의 버팀목을, 그 모든 것을 잃고 산산히 무너져내린 마리에에게, 이미, 타카쿠라의 얼굴은 떠오르지 않았다.









제42화





"네? 아저씨, 마리에의 여기, 여기에다, 아저씨의 자지, 넣어 주세요..."

유리 한 장으로 가로막혀 있는 저쪽 방에서, 침대 위에 네 발로 엎드려 있는 마리에가 손가락으로 보지를 벌리고 남자를 요염하게 유혹하고 있었다. 타카쿠라에게조차도 한번도 해 본 적 없는 유혹의 대사를 쏟아내며 스스로 조르고 있었다.

"좋아 좋아, 아주 잘하는구나"

"사토루 아저씨"가 마리에의 엉덩이를 꽉 움켜 쥐고는 벌써 허벅지까지 흥건히 젖었을 정도로 애액으로 홍수가 난 보지에 분기탱천한 자지를 갖다 댔다.

"아아아아아아..."

조금씩 안으로 파고 들어오는 자지를 넋을 잃고 받아 들이는 마리에. 남자의 손이 잘록한 허리를 꽉 움켜잡고 뿌리 끝까지 자지를 쑤셔 넣는다. 아래로 쳐진 유방이 묵직하게 흔들리고, 살짝 열린 마리에의 입술 사이로 환희로 가득 찬 신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어때? 마리에, 말해봐"

"아아, 앗, 네. 아저씨의, 굵고 딱딱한 자지가, 마리에 보지 속으로 가득 들어와, 아, 가득 찼...습니다"

"어떻게 해줄까?"

그렇게 물으며 유방을 주물러댄다.

"아아앙, 안돼"

"안돼? 그럼 그만 둘까?"

마리에가 격렬하게 고개를 저었다. 묶은 머리가 흔들렸다.

"아냐, 아저씨 심술쟁이. 심술부리지 마요"

애교가 잔뜩 배인 목소리. 몸이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똑바로 말해봐"

"네... 아저씨 자지로, 마리에 보지를, 콱콱 찔러 주세요. 마리에 보지가 망가져버릴 정도로, 세게 쑤셔 주세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열 일곱 살 여고생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음란한 말을 토해내는 마리에를 보고 만족스런 웃음을 띄우는 남자들. 옆 방에서 미키가 소리 높여 깔깔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거 봐, 들었어? 료지. 너도 저런 말은 들어본 적 없지? 야아, 반에서 제일 얌전하고 성실하던 마리에가, 저---렇게 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다니. 아, 싫다 싫어, 남-자-친-구-가 보고 있는데도, 자기 스스로 저렇게 조르다니 직접 보고도 못 믿겠네"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타카쿠라의 머리를 발로 툭툭 차며, 미키가 일부러 약을 올린다. 뺨을 붉게 물들이고 아직도 여전히 수줍어하고 있는 마리에를 보고, 남자들이 계속해서 말 고문을 이어갔다.

"야, 그럼 나는 어떻게 해줄까?"라고, 펀치 파마가 능글능글 웃으며 물었다.

"아, 미안해요. 저기, 입으로, 마리에가, 사까시 해드릴테니까. 열심히 사까시 할테니까, 제 입으로 즐겨주세요. 저기, 그런 다음에, 넣어 주세요"

유방이며 새하얀 등을 더듬어대는 손이, 뭐라 표현할 길 없는 관능을 높여만 간다.

"별 수 없나, 그걸로 만족하는 수 밖에"

"고,고맙습니... 앗, 아앙, 아아아아앙"

찌걱거리는 물소리와 함께 피스톤이 시작되었다. 마리에의 헐떡이는 신음소리가 높아져 간다.

"아앙, 아앙, 아아, 굉장해, 아앙, 아앙"

"어때? 기분 좋아? 응?"

"좋아, 좋아요, 아아아아 너무 좋아---, 굉장해, 아앙, 아저씨 자지, 너무 좋아---"

"헷헷헷, 그래? 그렇게 이게 좋아?"

"좋아요, 정말 좋아요, 자지 너무너무 좋아, 더, 더 주세요"

짜릿한 유열, 오직 처참한 능욕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어두컴컴한 열락, 육체를 잠식하는 피학의 불길로 타오른다. 이성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이미 음미한 행위에 사로잡힌 암캐에 지나지 않았다.

"아아아아, 안돼, 아앙, 굉장해---"

"정말, 음란하구나, 너. 이제 우리들 없인 못 살겠지? 응?"

"아아 네, 맞아요, 흐윽, 좋아, 너무 좋아, 아, 아, 아"

"그럼 물어볼께, 마리에, 너, 우리 여자가 될래?"

"될께요, 되겠습니다, 더 세게 박아줘요---"

"되겠다고? 우리 노예가 되겠다고 맹세하는거냐? 뭐든 시키는대로 다 할거냐?"

"네, 할께요, 아앙, 다 할께요. 뭐든, 아앙, 뭐든지, 아앙"

"똑바로 맹세해 봐"

"아아아아, 마리에는, 아앙, 아저씨의, 여러분의, 아흐윽, 여러분의 노예가 되겠습니다, 노예입니다, 아앙, 마리에는 노예입니다--- 아아아아아아"

"예속의 맹세"를 읖조리며 마리에가 끝없이 타락하고 있는 모습이 남김없이, 마이크를 통해 유리 저 편으로, 타카쿠라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격렬한 피스톤을 먹으며 등을 뒤로 크게 젖히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쾌락의 늪에 가라앉아 가는 마리에가 텅 빈 눈동자로 맹세의 말을 토해냈다.

"다시 한번 더 묻지. 마리에는 우리의 뭐라고?"

"노예입니다..."

"마리에의 몸은 누구 거라고?"

"여러분... 것입니다"

"마음은?"

"...제,제발... 부탁이에요... 잊게...해...주세요..."

"뭐야,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못 알아 듣겠잖아, 앙?!"

얕게 뽑아냈던 자지를, 한 박자 쉬었다가, 단숨에 깊숙히 쑤셔 박는다.

"하악, 좋아요---, 아윽, 흐으으으윽"

"네 년은, 우리한테 쑤셔 박히는 것만 생각하면 돼"

허리를 움켜쥐고 있는 손에 힘을 주고 더욱 더 세게 피스톤을 가해 질퍽한 물소리를 연주해 낸다.

"네, 아아앙, 아앙, 하앙, 알겠,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좀 더 좀 더, 박아 줘요, 마구 쑤셔 박아서 마리에를, 망가트려, 엉망진창으로, 엉망진창으로 망가트려 줘요, 그, 그 사람을, 그 사람을, 아아아, 잊게 해줘요... 아흐으으으윽"

"이 봐, 사까시는 왜 멈춰. 수다는 나중에 떨어"

펀치 파마가 마리에의 머리를 꽉 움켜쥐고 입 안에 자지를 쑤셔 박는다. 앞 뒤로 남자들 사이에 낀 조그만 몸이 애처롭게 흔들린다. 시트를 꽉 움켜 쥔 손이 시트에 주름을 만든다. 묶은 머리가 풀어 헤쳐지며 땀방울이 흩날린다.

"아윽, 윽, 하악, 아, 하으으, 아, 으읍, 읍읍---"

남자의 허리를 양팔로 안아 무릎으로만 몸을 지탱하면서 적극적으로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이따금씩 자지에서 입을 떼고 혀로 귀두를 핥다가 다시 목구멍 깊숙히 삼켜 버린다. 보지에서 줄줄 흘러 넘쳐 나오는 꿀물이 끊임없이 시트에 스며들어 번져가고 있었다.

"어때? 료지? 마리에쨩하고 대면한 감상이?"

갈색 머리를 잡아 들어 올렸다. 미키가 잔혹한 미소를 띄우고 타카쿠라를 약올린다.

"뭐라고 말 좀 해봐, 료지. 입 다물고 있으니까 모르겠잖아. 어라? 마리에쨩의 음란한 치태가 하도 기가 막혀 말문이 막혀 버리기라도 한거야?"

타카쿠라의 입가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앙다문 입술로 이빨이 깊히 박혀들고 있었다.

"있잖아, 료지. 이제 저런 여자는 잊는 게 어때. 저 봐, 남친도 있는 년이 딴 남자하고 붙어먹으면서 헥헥대고 있는 꼴이라니. 료지가 너무 아깝다니까"

"...웃기지 마"

"어머나. 무슨 말을 그렇게 한대, 어이없긴, 저 계집애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둘 다 바보 아냐?"

"난, 마리에를 사랑해. 네가 무슨 짓을 해도, 그건 변하지 않아. 마리에도, 분명..."

"또 그 소리네. 네가 저 애를 마음에 들어하는 이유는, 단지 어머니를 닮아서 그런 거 뿐이잖아. 사실 저 애를 손톱만큼도 사랑하지 않는 주제에. 마리에도 벌써 다 알고 있거든. 네 진짜 속 마음을"

"서,설마... 너... 마리에한테 얘기한거야?..."

"전---부, 다 말해줬지. 하하하, 정말이지, 그 때 저 애 표정, 료지도 꼭 봤어야 했는데"

"미키! 이이익"

몸부림치며 일어나려고 하는 타카쿠라의 배를 세게 걷어차 버리는 미키.

"아윽 아앙, 하앙, 아, 가, 가, 가요, 아앙, 안돼, 또, 또 가버려"

"먼저, 삼켜 주실까?"

자지를 입 안에 머금은 채로 고개를 끄덕이는 마리에를 향해, 먼저 먼치 파마가 목구멍 깊숙히 정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읍, 으으읍, 웁웁웁, 하읍, 하아, 웁웁--- 으그윽"

계속해서 정액을 뿜어내고 있는 자지를 뿌리 끝까지 삼키며 열심히 빨아댄다.

"후아아아아아"

입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정액을 전부 삼켜 버린 마리에가 남자의 허리에 감고 있던 손을 풀고, 침대 위로 풀썩 쓰러지며 거친 숨을 토해냈다. 이미 한계에 다달아 있었다.

"가버려 가버려---, 아아아앙, 마리에, 가버려, 아, 싫어---, 멈추지 말아요---"

"가는 건, 손님 앞에서...다. 조금만, 참아라"

절정 바로 직전에 뽑아내 버린 자지에 애액이 흠뻑 묻어 나온다. "사토루 아저씨"는, 안타깝게 조르는 시선으로 올려다 보는 마리에의 줄을 풀고 안경을 벗긴 다음, 침대 맡에 준비해둔 아이마스크를 씌웠다.









제43화





남자들의 부축을 받고 미키와 타카쿠라가 있는 거실로 옮겨진 마리에. 다시 소파에 앉혀 꽁꽁 묶고 입을 덕 테이프로 막아버린 타카쿠라 바로 앞으로 끌려갔다. 미키가 유리 테이블을 치워 버리고 맞은 편 소파 등받이를 젖혀 침대로 만든다. 바로 눈앞에서 타카쿠라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를 범하는, 최후의 능욕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고 있었다.

"앞으로 네가 접대해 드릴 첫 손님에게, 가는 모습을 보여 드려라"

아무 것도 모른 채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연다.

"네... 손님, 마리에가 부끄러운 짓을 하면서 느끼는 모습을, 기분이 너무 좋아 가버리는 모습을, 잘 보시고, 즐겨 주십시오. 그리고, 마리에에게 잔뜩 박아 주세요. 오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그 말이, 그 모습이, 타카쿠라의 마음을 도려내는 것만 같았다.

"자, 시작해 볼까? 아주 실컷, 죽을 만큼, 쾌락을 맛보여 주지"

아직도 하늘을 찌를 듯이 뻣뻣이 서 있는 자지를 자랑스럽게 과시하며 위를 보고 벌렁 누워버린 "사토루 아저씨"가 마리에에게 말했다. 펀치 파마의 부축을 받고 비틀비틀 침대 위로 올라가는 마리에. 허리를 꼿꼿이 세워 자지를 입구에 맞추고 스스로 손가락으로 보지를 벌려 천천히 받아 들인다.

"앗, 아응---, 아 좋아, 아흐으윽"

타다 만 불길이 단숨에 타오른다. 연인 바로 앞이라는 걸 알 턱도 없고, 감히 상상조차도 하지 못 하고, 양손으로 자신의 아래에 있는 남자의 가슴을 짚고 스스로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분 좋지?"

"네, 아아아아, 엄청나게..."

넋을 잃은 표정으로 헐떡이면서, 오로지 보지에서 느껴지는 유열만을 집요하게 탐하고 있었다.

"니 년 남친하고, 어느 쪽이 더 좋냐?"

잠깐 멈칫했다가 대답한다.

"아앙, 아저씨요... 아음, 하앙"

미키가 어깨를 쿡쿡 들썩이며 웃음을 억지로 참는다. 연인이 다른 남자 위에 올라타 미친듯이 허리를 털고 있는 치태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타카쿠라의 머리를 팔꿈치로 쿡쿡 찌른다.

"들었어? 료지보다 더 좋대. 큭큭, 지금 여기에 료지가 있다는 걸 알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라나?"

조그만 목소리로 야금야금 타카쿠라의 정신을 갉아먹어 간다.

"그래, 마리에는 이미 우리들의 노예니까 말이지"

"아앙, 마,맞아요, 아앙, 마리에는, 아앙, 여러분의, 하으으윽---, 노예입니다, 아앙, 하아앙"

"진짜 음란한 년이구나, 그렇게도 자지가 좋은거냐?"

"좋아요, 아앙아앙, 좋아해요, 아아, 이,이제, 아앙, 안돼, 이제, 아, 하아, 아앙"

"너, 벌써 가는거냐?"

"아, 아저씨---, 더는, 안돼, 아앙, 가요---"

묶은 머리를 요란하게 휘날리며, 남자의 몸 위에서 새하얀 여체가 꿈틀꿈틀 경련했다.

"이런, 기다려. 곧, 죽어버릴 정도로 느끼게 해줄테니"

"하으으으윽, 제발, 더 느끼게 해주세요---, 아앙, 마리,마리에를, 아저씨, 가게 해주세요--- 하으윽"

"사토루 아저씨"가 마리에의 머리를 두꺼운 팔로 꽉 껴안으며 입술을 덮쳐왔다.

"아으읍, 하아, 아앙, 읍, 읍, 쮸웁, 읍읍---, 읍"

저항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혀를 뒤얽는다. 뒤쪽에서 펀치 파마가 다가와 마리에의 몸을 덮쳤다. 귀엽게 꼬물거리고 있는 뒷쪽 구멍에, 발갛게 달아오른 항문에 자지를 갖다댄다.

"읍?! 아흐으으윽"

"마리에쨩은, 이쪽 구멍도 좋아하는구나"

힘차게, 거침없이 쑤셔 박는다.

"아흐으으윽, 아, 아아아아앙"

머리를 꼭 껴안고 있던 남자의 팔이 풀릴 정도로 펄떡, 세차게 마리에의 상반신이 튀어 올랐다.

"하으윽, 좋아, 하아, 아앙, 죽을 거 같애, 죽을 거 같애요---"

"못 견디겠지? 양쪽 구멍에 동시에 박히니까?"

"하으, 으으, 아, 아, 아, 으윽"

항문 안에서 자지가 움직이는 순간, 장벽이 쓸리며 보지에 박혀 있는 자지와 얇은 막을 사이에 두고 서로 스쳐, 경험해 본 적 없는 무서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자극이, 그 충격이, 온몸을 꿰뚫고 지나갔다.

"이얍 이얍, 갈 거 같지? 죽어버릴 것 같지?"

"몰라---, 굉장해---, 으으, 이런 거---, 아, 아, 아, 안돼---"

유두를 꼬집히고, 유방을 주물리고, 항문을 꿰뚫리고, 보지로 엄청난 쾌락을 느끼면서, 마리에의 절규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물론, 피할 수도 없는 타카쿠라의 귀로도 그 소리는 가차없이 꽂혀 들어왔다.

"어떤 느낌인지, 손님에게 설명해 봐"

"아으으윽, 아, 뱃속에, 자,자지가---, 아아아아, 아으으으"

"똑바로 말 안 해?"

등으로 사정없이 손바닥이 날아왔다.

"자---, 자지가 스치고 있어요---"

육중한 남자 둘 사이에 끼어, 조그만 마리에의 몸이 짓뭉개져 버리지는 않을까 안쓰러울 정도였다.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헐떡이고 있었다.

"스쳐요, 자지가---, 스치고 있어요---"

"우리도 간다. 안에 싸도 되지?"

"싸세요, 마리에 뱃속에, 잔뜩, 아아아아아, 마리에의 뱃속에다 싸주세요, 잔뜩 정액을 싸주세요---"

타카쿠라가 눈을 떨구고 만다.

"좋아, 이제 맘껏 가도 돼"

"아, 안돼------"

부들부들 온몸을 경련하며, 온몸이 뿔뿔이 흩어져 버릴 것만 같은 절정을 맞는다. 자지를 뽑아낸 두 개의 구멍으로부터 정액이 주르륵 흘러 나왔다.

"어머, 마리에쨩---, 자기 혼자만 좋아 죽으면 다야? 손님 기다리시는 거 안 보여?"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고, 미키가 밝은 목소리로 마리에에게 명령한다.

"...제발, 미키...씨, 조금만, 조금만, 쉬게 해..."

고통과 굴욕으로 마리에를 짓밟는 것이 목적인 미키가 소파 위에 널부러져 있는 마리에의 소원 따위에 귀를 기울일 턱이 없었다.

"아직도 자기 입장을 모르고 있는거야? 흐---음, 오늘 밤도 철야로 공부하고 싶은 모양이네. 그럼 이번엔, 한꺼번에 여섯 명을 상대하게 만들어 줄까?"

어젯밤의 그 끔찍했던, 끝이 보이지 않던 능욕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공포로 바들바들 떨며 마리에가 비틀비틀 몸을 일으켰다. 온몸이 땀투성이인 채로, 아이 마스크를 하고, 상반신을 일으켰다.

"이쪽이야, 마리에쨩"

타카쿠라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손뼉을 치는 미키. 시야가 막힌 마리에는 손으로 앞을 더듬으며 네 발로 기어, 구속된 채로 소파에 앉아 있는 연인에게로 향한다. 마룻바닥에 뚝뚝, 희뿌연 액체로 자취를 남기면서.

"자, 일단은 손님을 마리에쨩의 입으로 즐겁게 해드려봐"

비뚤어진 미소를 지으며 바지 지퍼를 내린다. 타카쿠라의 자지가 발기하지 않은 걸 보고, 미키가 얼굴을 찡그렸다.

"어머나, 전혀, 마리에쨩한테 만족하지 못 하셨나 보네. 제대로, 마음을 담아 봉사해야 되겠는걸? 알았지?"

"...네"

작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타카쿠라인 줄은 꿈에도 모르고 남자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조금 더 오른쪽으로"

"...네"

혀를 내밀어 귀두 끝을 살살 간지럽히다가, 단숨에 목구멍까지 집어 삼킨다.

"읍, 읍, 으웁, 읍, 읍, 하아아, 읍, 읍"

한참동안, 입 안에서 혀로 휘감아 핥고 간지럽히던 마리에의 움직임이 점점 어색해지기 시작했다. 구경하고 있던 세 사람이 의아한 표정으로 서로 마주 본다.

"후아아아아"

입에 넣고 빠는 것만으로도, 그게 누구 것인지, 마리에는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자지를 토해내고는 아이마스크를 한 채로 천천히 얼굴을 들어 올려다 보았다.

"설...마..."

손가락 끝이 다리, 허리, 가슴, 그리고 턱으로 더듬어 올라간다. 마리에의 몸이 꽁꽁 얼어 붙었다.

"료지씨..."

땀으로 흠뻑 젖은 아이마스크를 벗어 내던졌다. 근시가 있는 마리에가 희미하게 보이는 료지의 얼굴 바로 앞까지 다가간다.

"어째서?!"

잘못 봤을 리가 없다. 커다란 눈이 한층 더 커다래졌다.

"안돼------"

미키와 남자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일그러져 갔다.

"료지씨, 미안해요, 미안해요, 료지씨 앞에서, 아아아아아, 제발--- 용서해 주세요---, 마리에, 마리에, 료지씨에게, 료지씨한테, 너무 미안해요, 용서해 주세요, 료지씨, 료지씨... 우와아아앙"

주룩주룩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매달린다. 차갑게 식은 입가의 핏자국을 보고, 타카쿠라도 심한 꼴을 당했다는 사실을 금새 알아차린다.

"미안해요, 료지씨도 심한 꼴을 당했군요, 마리에, 심한 짓을, 료지씨한테 해버렸군요..."

계속해서 사과하며, 입에 붙은 덕테이프를 떼어내 버린다. 타카쿠라는 숨을 한 차례 크게 몰아 쉬더니, 오열하며 덜덜 떨고있는 마리에를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조금 전까지 눈앞에서 벌어졌던 치태 따위 아예 벌어진 적도 없었던 것처럼, 늘 가까이 달라붙어 서로 속삭일 때처럼, 자애로 가득 찬 말투였다.

"마리에, 사랑해"

료지씨...

그, 단 한마디의 말이, 마리에의 눈동자에 꺼져가던 빛을 되살아나게 했다. 온몸으로, 그립고 따뜻한, 몸 속 깊은 곳까지 감싸 안아주는 온기를 전해준다.

어째서 료지씨를, 믿지 못 했던 걸까...

모든 걸 포용하고 받아들여 준 타카쿠라의 한마디가, 서슬 퍼런 함정에 사로잡혀 있던 육체에 빛을 비추었다. 마치 마법 주문처럼, 부서졌던 마음의 파편을 찾아 이어붙여 갔다.

"료지씨"

양팔을 크게 벌려 커다란 등을 꼭 껴안았다.

"당신들, 뭐하는거야. 어떻게 좀 해봐, 어서. 저 년 아예 죽어버릴 정도로, 한번 더 돌려버려"

미키의 째지는 듯한 목소리. "사토루 아저씨"가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마리에가 얼른 뒤로 돌아, 타카쿠라를 막아서며 양손을 활짝 펼치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매섭게 째려본다.

이제, 절대로 흔들리지 않아...

"해 보세요. 하세요. 몇 번이든, 그 어떤 심한 짓이든, 마음대로 하세요. 절대로, 당신들 뜻대론, 안 될테니까. 더 이상은 당신들 생각대로, 말하는대로, 절대 안 할테니까. 자 어디 한번, 내키는 만큼 얼마든지 해봐요"

강한 의지를 담은 눈으로, 늘 벌벌 떨던 예전의 마리에가 아닌, 소중한 사람을 향한 마음을 가득 담은 결의에 찬 목소리로, 진짜 마리에가, 고함을 쳤다.

"무,무슨 말을 하는거야"

미키가 노려본다.

"료지는 말야, 너같은 년, 사랑하지 않아. 말했잖아. 료지는 너 같은 거 사랑하지 않는다고"

"미키"

타카쿠라의 말을 마리에가 자른다.

"어머니 대역이든 뭐든, 난 상관없어요. 료지씨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이건, 난 료지씨를 사랑해요. 나한테 "사랑해"라고 말해 준, 그것만으로도, 난 이미 충분해요"

"뭐라는 거야. 너, 건방지게, 료지 앞에서... 다른 남자들하고 그렇게 즐겨 놓구선, 뻔뻔하게 잘도 그런 말을"

순간 말문이 막혀버린 마리에의 귓가에, 타카쿠라가 다시 "마리에, 난 마리에를 사랑해"라고 속삭였다.

"당신들, 빨리 저 년, 돌리라니까"

"사토루 아저씨"가 아수라장을 누비고 다니는 살벌하기 짝이 없는 야쿠자의 얼굴로 두 사람 앞에 섰다.









제44화





"뭐하는거야? 응? 당장 해치우... 어?..."

야쿠자를 상대로 당당히 맞서고 있는 마리에의 옆을 그대로 지나쳐, "사토루 아저씨"는 타카쿠라의 뒤쪽으로 돌아가 구속을 풀기 시작했다.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지만, 못 할 짓을 저지르고 말았구만. 미안해. 료지씨의 소중한 여자에게 심한 짓을 해버렸군. 우리가 저지른 잘못은, 이후에 호되게 벌을 받도록 하지. 손가락 두어 개 정도로는 어림도 없겠지만, 그렇게라도 꼭 보상하도록 함세. 그러니 일단 지금은, 저 아이, 꼭 안아 달래주게나"

"무,무슨, 내 명령을 거스를 작정!?"

타카쿠라는 아무 말 없이 입고 있던 자켓을 마리에의 어깨에 걸쳐 주었다. 살며시 껴안아 주는 팔을 마리에가 꼬옥 움켜 쥐었다. 주먹을 바르르 떨며 격분하고 있는 미키를 향해 "사토루 아저씨"가 고개를 숙였다.

"미키씨, 우리들의 완벽한 패배예요. 어떤 방법으로도, 절대 이 사람들의 관계는 부술 수가 없어요. 아니, 설사 부순다 해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서슬 퍼런 목소리로 능욕을 자행할 때와는 180도 달라진 온화한 어조였다.

"너희들,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애? 나중에 할아버님께 말씀드려서..."

"이놈들한테도, 보잘것 없지만, 최소한의 프라이드라는 게 있습니다. 미키씨, 아무튼 이 문제는, 이걸로 손을 떼기로 하지요. 어이, 가자"

펀치 파마에게 명령을 내리고 문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등을 돌려 마리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미안하게 됐다. 이제 와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해도 소용없겠지만, 정말로 미안했다. 너, 아니 마리에씨라고 했지, 그 료지씨가 진심으로 반한 이유도 이제 이해가 가는구만. 분명, 멋진 여자가 될거요. 하긴, 그런 말 나한테 들어도, 그닥 기쁘진 않겠지만. 료지씨하고는 죽을 때까지 꼭 사이좋게 지내요. 그리고, 이 빚은 꼭 갚도록 하지. 둘 다, 어제 오늘 있었던 안 좋은 기억, 어서 털어버리길 바라겠소. 정말로 미안하오"

큰 소리로 문을 닫고 맨션 복도로 나온 "사토루 아저씨"에게, "괜찮겠습니까?"라고 물으며 아우들이 뒤쫒아 나왔다.

"아, 나머지는 료지씨한테 맡겨둬. 그렇다곤 해도, 저 정도로 심지가 강한 여자일 줄은 상상도 못 했군"

"오야붕, 어떻게 된 겁니까. 오늘 좀 이상하십니다"

"그러게. 나이값도 못하고, 저 아이한테 단단히 홀렸나 보다"

그렇게 말하고는 푸하하,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미안, 마리에. 내 탓으로, 이런 일까지 겪게 하고"

마리에의, 연인의, 뺨 눈꺼풀 콧날을 손가락으로 쓰다듬는다. 꼭 껴안는다. 팔에 안긴 마리에의 묶은 머리가 세게 좌우로 흔들렸다. 이마를 연인의 어깨에 묻고 셔츠 뒤를 꽉 움켜쥐며 크게 숨을 들이마셔, 몸 깊숙한 곳까지 타카쿠라의 냄새로 가득 채운다.

"미안해요, 료지씨..."

"됐어, 아무 말도 하지 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있는 두 사람 앞에서, 미키가 "용서 못해... 절대로... 용서 못해..."라고 끊임없이 중얼거리고 있었다. 금발 머리를 앞으로 쏟은 채로, 그 자리에 못 박힌듯 서 있었다.

"미키, 대체, 왜. 어째서, 마리에를 이렇게까지. 대체 이유가 뭐야? 아무리 나하고 마리에를 미워해도 그렇지, 미키 너, 이런 심한 짓까지 하는 애는 아니잖아"

탈진이라도 한 것처럼 소파에 무너져 앉아, 고개를 푹 숙인 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황혼의 긴 그림자가 사라지고 집 안에 밤의 장막이 드리워진다.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타카쿠라의 체온이 마리에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고 있었다.

"그 사건 이후로, 료지, 웃지 않게 되었지"

허약하기 짝이 없는,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였다.

"나 말이지, 료지의 웃는 얼굴, 참 좋아했었다..."

간신히 바닥을 향해 입을 열었다. 꼭 누구한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혼잣말처럼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때부터, 료지, 학교도 자주 빠지고, 웃지도 않고, 언제나 언제나, 슬픈 얼굴만 하고 있었어. 그래서, 그럴 때마다 늘, 나, 료지 옆에, 있어줬어. 료지의 손을 잡고, 무슨 얘기를 해도 대답이 없으니까, 그저 손만 잡아주고 있었어. 지금도 기억하고 있을라나. 아니다, 잊었을거야"

"기억나"

마리에를 껴안은 채로, 조용히 대답했다.

"그러고 있으면, 아니 그것 밖에 할 수 없었으니까, 언젠가는, 또, 반드시 나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주지는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어. 아니 그렇게 믿었어. 학교 가서, 료지가 오늘 안 나왔다고 하면, 학교 끝나고 항상, 료지네 집에 갔어. 그렇게 조금씩, 말문이, 트이기 시작했지. 슬픈 얼굴은 끝까지 그대로였지만, 점점, 말도 받아주게 되고, 그래서, 너무너무 기뻤어"





방에 들어오자마자, 빨간색 가방을 내던지고, 어두운 방구석에 혼자 무릎을 감싸안고 앉아있는 타카쿠라의 옆으로 달려오는, 초등학생 미키. 녹색의 사랑스러운 눈동자에, 마리에하고 똑같은 묶은 머리를 하고, 옆에 앉아, 텅 빈 눈으로 허공만 바라보는 타카쿠라를 보고 웃어준다.

"있잖아--- 있잖아---, 료---지군, 오늘은---, 학교에서 말이지, 미키가 말이지..."

열심히, 수업중에 있었던 이야기며 반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TV프로를, 손을 꼭 잡고, 하나하나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그렇게.

"그리고 말야, 어..., 그밖에도 말이지, 이런저런 여러가지 일이, 있었는데..."

그 날 있었던 일, 본 것, 느낀 것, 미키 주변에서 벌어진 모든 일들을 시시콜콜 다 얘기하기 시작했다. 타카쿠라의 머리 속 깊은 곳에 잠자고 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그 기억이 선명한 영상이 되어 눈 앞에 펼쳐진다.

그 날의, 일이...





"참 많은 얘기들을 했어. 그래, 나에 대한 건, 전부 다. 그 무렵엔, 료지하고 함께 있던, 그 시간만이 내 전부였어.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수업 시간에도, 밤에 잘 때도, 언제나 료지만 생각했어. 어떻게 하면, 웃어줄까. 어떻게 하면, 한번만 더, 나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줄까. 내일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할까, 언제나 늘 그 생각 뿐. 정말이지,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바보 같지, 나. 정말 바보 맞네..."

셔츠를 움켜쥐고 있던 손에 힘이 가득 들어간다. 미키씨... 타카쿠라를 향한 어린 미키의 애정, 그 깊이가, 어린 미키의 괴로움이, 능욕보다도 더 격렬한 아픔이 되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날카로운 비수처럼 마리에의 마음을 찌른다.

"그런데도, 료지는... 나를..."

미키의 가녀린 어깨가 떨리고 있었다.

"미키, 네가 그 무렵에, 나에게 해준 모든 것들, 하나도 잊지 않고 있어. 수도 없이, 너에게,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내 마음을 전했잖아. 그런데 왜 지금 와서..."

"응. 그건 알고 있어, 잘 알고 있지"

"그럼, 왜? 진짜 이유를 말해봐. 나한테 대체 뭘 숨기고 있는거야?"

얼굴을 들어 타카쿠라를 바라보는 그 눈동자가 눈물로 그렁그렁했다.

"나 있잖아, 료지, 나, 료지 아버지한테, 그 남자한테 강간당했어..."

"...뭐...라고?..."

"하루는, 날 불렀어, 그 남자가. "료지가 좀 이상한 것 같으니, 잠시 집에 좀 와 주지 않겠니"라며. 물론, 당장에 달려갔지. 역시 료지한테는, 내가 꼭 필요하다니까, 역시 날 필요로 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지만, 료지는 집에 없었어. 하하하... 겨우 3학년짜리 꼬마였으니까, 삽입까지 하지는 못했지만"

그런, 심한 짓을...

타카쿠라가 받은 충격이, 그 심장소리가 마리에에게도 전해졌다. 기억난다. 타카쿠라네 집 앞에서, 그가 집에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찾아갔을 때, 미키가 미간을 찌푸리며 어두운 얼굴로 마리에한테 "설마, 아버님께서 부르신, 거야?". 그렇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던 것이. 이제서야 마리에는 그 말이 어떤 의미였는지 분명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뒤로 계속, 료지네 집에 갈 때마다, 당했어. 이런저런 것들을. 그래, 그 지하실에서. 누구에게도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어. 사람들이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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