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MC] 검은 욕망 - 타츠미 이쿠타의 소실 Ⅰ-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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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다음날, 카나가와 나나미는 등교해서 교실에 언니를 데려다 둔 후 천천히 3년 봄반으로 향하고 있었다.
(조금 상태를 볼 뿐……그냥 아무일도 없다는 것만 확인하면 돼..)
어제 미구리가 전화를 받았을 , 나나미도 바로 근처에 있었지만
결국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다음에 미구리에 물어 봐도 「무슨 일? 전혀 모르겠는데??」라고
시치미를 떼는 지라 결국 전화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못하고 말았따.
결과적으로 언니에게도 버림받은 상황이 되어 나나미는 이쿠타의 상황이 신경이 쓰여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전화라도 한통 해보면 좋겠지만 나나미 본인쪽에서 먼저 접근하는 형태가 되는 것은
죽어도 싫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언니에게도 행선지를 속인채 이쿠타가 있는 3년 봄반으로 향했찌만…….
(어차피 평소 처럼 미나가와 하루씨와 떠들썩하게 등교하고 있는 거겠지만……만일을 위해서일 뿐이에요)
그저 아무일 없는지만 확인하면 되니깐, 꼭 그것만 확인하고 돌아가는거야.
하고 마음속으로 벌써 몇번이나 중얼거리면서 나나미는 교실 뒤편의 창문으로 살짝 교실안을 훑어 보았다.
과연, 문제의 인물은 아직 학교에 와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책상의 옆에 아직 가방이 없다.
그러나 옆자리의 미나가와 하루은 벌써 먼저 와서 자신의 자리에서 클래스메이트와 무엇인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도 특별히 바뀐 곳은 없다.
하루의 평상시 그대로의 모습에 조금 안심했지만
오늘은 왠일로 미나가와 하루와 따로 따로 등교하고 있는지가 신경이 쓰였다.
그 남자아이라면 또 무엇인가 저질러 버린걸지도 모른다.
주위를 얼른 둘러보며 좌우의 복도쪽을 확인했지만 아직 소년의 모습은 안보인다.
조금 주저했지만, 나나미는「조금 확인할 뿐이야」하고 마음 속에서 중얼거리며 봄반의 교실로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 나나미!」
하루은 클래스메이트와 단지 인사를 하고 있었던것 뿐인듯 하다. 나나미가 말을 걸자 대화를 멈추고
이쪽을 향해 얼굴 가득 웃는 얼굴을 띄워 대답했다.
「응? 무슨 일이야?」
「아, 아뇨……」
전혀 평상시와 다를바 없다. 이쿠타의 일이 되면 과잉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반응을 보이는 이 소녀가 평상시 대로다.
아마 전혀 아무일 없는 것일 꺼다. 나나미의 마음속에서 어느새 불안의 구름이 싹 개여 기분이 가벼워져
잠시 얘기하다가 소년이 오기전에 재빨리 교실로 돌아가야지 하고 생각했다.
「오늘은, 함께 오지 않았나요」
「응? 누구와?」
「타츠미군입니다」
언제나 이 2명이 함께 있는 것은 벌써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니까, 이 화제도 예를 들면 이쿠타가 늦잠잤다든가
이쿠타가 하루을 화나게 해 따로 따로 왔다든가, 그렇게 사소한 만담으로 끝날 것이라고 나나미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엣?」
하고 불가사의 하다는 듯 하루가 그렇게 말했을 때
나나미는 그야말로 오움진리교가 하듯이 「엣?」하고 질문에 질문으로 받아 칠 수 밖에 없었다.
「미안, 에..그게 누구라고 말했었지」
「에……타츠미군이에요..」
「응응응? 미안 조금 깜박 잊어 버려서……에 누구였지, 그게?」
이번에는 나나미가 아연해질 차례였다.
하루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반쯤 농담으로 혹은 조롱의 의미를 담아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타츠미 군이란 누구인가」하고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으응... 타츠미군이 누구였더라?」
하루는 조금 전까지 대화하고 있던 클래스메이트에게도 물어 보았지만, 그 학생도 「그게……」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까지 보고나자 나나미의 등줄기로 무언가 차가운것이 달리는 것 같았따.
무심코 생각하기 전에 말해버린다.
「장난치지 말아 주세요! 타츠미군입니다! 당신의 옆자리의, 이 자리의 타츠미 이쿠타군입니다!」
나나미가 하루의 근처, 창가 맨끝 자리를 가리킨다.
그러나, 하루와 옆의 클래스메이트는 딱한 얼굴로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그……나나미, 무엇인가 착각 하지 않을까?」
「착각?」
「응. 착각이라고 생각해」
하루는 나나미를 부드럽게 그리고 타이르듯이 천천히 말을 계속한다.
「그게, 봄반은 4월부터 한번도 교실에서 좌석를 바꾸거나 하지 않았잖아... 그러니깐 내 옆자리는 1학기 부터
한번도 바뀌지 않고 그 사람이 앉아있잖아?」
BLACK DESIRE
#13 타츠미 이쿠타의 소실 I
나나미는 일순간 하루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교실에서 좌석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은 나나미도 알고있다, 그러니까 그 자리에는
5월에 그 소년이 전학온 이래, 앉아 있는 학생이 변함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딘가 이상하다. 자신과 하루들의 사이에, 터무니없이 큰 인식의 도랑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교실에서 좌석을 바꾸지 않더라도 거기에 앉는 학생이 바뀌는 일은 있지 않은가
그 때 문득 나나미는 하루의 말에 숨어 있는 위화감을 느꼈다.
(……4월부터……쭉……? )
그 말이, 나나미의 안에서 공전한다.
천천히, 천천히 무엇인가, 무서운 것이 아래쪽으로부터 끓어올라온다.
그것은, 실체를 가지지 않는 강렬한 위화감.
하루들과 나나미의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스크린이 있어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보고 있을때 느낄만한 거리감을 느낀다.
갑자기, 구토와도 같은 매서운 오한이 나나미의 신체를 덮쳤다.
머리 부분으로부터 핏기가 몰려 흔들흔들 세계가 돌고 있는 것처럼 평형감각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일찌기, 5월에 그 소년이 전학 왔을 때에도 느낀 것이다.
이 성련에 남학생이 존재한다고 하는 이상을 아무도 깨닫지 못하고 보통 광경으로서 이해하고 있을 때.
그것을 자신만이 깨닫고 있다고 하는 인식의 차이가 가져오는 현기증과 압박감. 그것과 동등, 아니,
그 이상의 위화감이 나나미의 의식을 소실 시키려고 한다.
……누군가가, 이 교실에 가까워져 온다.
위화감의 추가,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한바퀴 반전해 이 학원에 침입해 온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의 이면에 숨겨진 모순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아침 인사를 주고 받으며 「그것」을 맞아들인다.
「안녕, ―씨」
눈앞의 하루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깜짝 놀라 나나미는 정면으로 가까워지는 인물에게 초점을 맞춘다.
「응. 안녕, 하루」
거기에 서있는 것은. 검정.
성련의 검은 동복.
이 교실에 존재하는 어느 학생과도 다른 모습.
긴 흑발. 수미(愁眉). 우아하게 뻗은 눈꼬리. 동공의 존재조차 보이지 않는 진정한 검정색의 눈동자.
오똑한 코의 형태. 조용하게 미소를 띄우는 입술.
손발은 길고 한 장의 그림과 같이 서 있는 모양.
검은 스타킹의 끝에는 같은 검은 구두.
손에 가지는 것은 역시 검은 가방.
그림자보다 검은 검정.
흰, 청순을 묘사하는 것 같은 성련의 하복뿐인 이 교실에서 분명하게 이질적인 모습.
하지만 동시에 마치 이 성련의 일부, 아니 성련 그 자체와도 같이 느껴지는 압도적인
존재감.
모순된 그 존재가 창가 맨끝자리로 다가와 나나미에게 시선을 향한다.
「……확실히, 유자반의 카나가와씨. 제 자리에 무슨 일이라도?」
자신으로 향해진 그 소리에 나나미의 가슴 안쪽에서 두근 하는 큰 고동이 울린다.
이성은 그 존재를 부정 하려 하지만 감정이 그 소리의 소유자를 받아들이고자 한다.
열심히 스스로의 의지를 가두어
나나미는 해낸 것은 눌러 참는 듯한 목소리를 흘리는것 뿐이었다.
「당신은……」
그 인물의 칠흑의 눈동자가 나나미를 응시한다. 약간의 침묵의 뒤,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나는 이 클래스의 타카하라 나유미입니다」
나나미의 무릎으로부터 사악하고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대로 정신을 잃고, 그리고 눈을 뜨면 모두가 꿈이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야 말로 이루어질리 없는 꿈이다.
악몽의 끝에 계속되는것은 또다른 악몽이라고 하는 이름의 거짓의 세계.
어제까지 있던 존재가 명백히 다른 무언가로 바뀌어 있음에도
그것을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파괴된 인식의 세계
그래. 거기에는 그 소년이 가장 바라고 있던
그리고 모든이가 잃어 버렸던 성련의 모습.
사라져 버린 가능석이 죽음의 세계로 부터 되돌려진 후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