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MC] 검은 욕망 - 타츠미 이쿠타의 소실 Ⅰ-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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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젠장, 터무니 없는 걸 떠맡아 버렸다……)
교실로 돌아가는 길, 나는 투덜투덜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미야코에게 그대로 휘둘리다 돌아온 자신의 한심스러움과 자신이 미리 준비한 그대로 깔끔하게 일을 마무리 지어
버린 그녀에 대한 분노로 인해 주변 풍경도 눈에 들어 오지 않는다.
그 미야코가 하는 일이다.
나를 생도회 측에 끌어 들일때는 무엇인가 딴 생각이 있었던게 당연하다.
그러나 비교적 가벼운 용무를 승낙 하게 해서 나중에 「그 다음에」하는 식으로 다른 일까지 모두 떠맡겨 버리다니.
덕분에 무료하게 지내는 것 조차 바쁘게 느껴지는 내가 이제는 수많은 이벤트들의 잠다한 결산까지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복도의 한가운데 발을 멈추어 주머니에 쑤셔 넣었던 오렌지 색의 완장을 꺼내며 한숨을 쉰다. 이런
권위의 상징따위 없어도 나는 이미 충분히 제멋대로인데..
물론 행사의 운영은 나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미야코로부터도 아마 여러명의 서포트가 보내어 질것 같고
자유롭게 운영 위원을 증원해서 부려도 상관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생도회 경험자인 시즈카에게 서포트를
부탁하는 것이 좋을 지도 모른다.
(……기다려? )
거기서 문득 생각났다. 운영 위원에게 임명된다 라고 하는 일은 적어도 이벤트 기간만큼은 그만큼 권위가 늘어
난다는 의미이다. 그때 만약 나와 계약한 인간을 그 자리에 임명하면 어떻게 될까?
권위를 가진다는 말은 곧 주변의 인간들에게의 영향력이 늘어난다는 것을 말하는 거겠지?
그때 도미넌스는 과연 어떻게 될까?
하루나 미구리는 위원회에 소속되지 않은.. 말하자만「일반」학생이다.
그녀들을 임원으로 지명하면, 그 만큼 지배력은 늘어날 것인가?
(……지금 계약중인 3명중에서 선택한다고 한다면……)
우선, 하루는 안된다. 하루는 세세한 조정이 필요한 일에 전혀 적합하지 않다.
목표를 향해 힘차게 달리는 에너지는 높게 살만 하지만 서포트에는 완전히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무소용이다. 미구리라면 그럭저럭 능숙하게 할 수 있겠지만... 결산도중에 무턱대고 튀어나오는
소위 "취미"가 어떤식으로 영향을 끼치게 될지 알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역시, 서포트를 부탁한다면 나나미일까)
나나미의 세부까지 미치는 꼼꼼함은 분명 도움이 될테고, 기분파로 화도 잘 내지만 그럴때라도
대체로 내가 부탁한 일은 분명히 해 준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참을성 있게 들어줄줄 알고
역시 서포트역에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그러고 보면 나나미와는 이전의 여행 이래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아무래도 피하고 있는 것 같아 미구리에게
물어봐도 자신의 가슴에 물어봐 하는 대답 하나만 반복할 뿐이다.
전화도 몇건이나 해서 자동 응답기에 메세지도 남겼지만,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던지 묵묵부답이다.
뭐, 이전의 여행의 마지막 날쯤에는 나도 상당히 본궤도에 올라 엉뚱한 일을 마구 벌여 버렸으니, 그런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하루가 있다고 해도 카나가와 자매의 지원을 얻을 수 없게 되는 것은 상당한 타격이다.
아무래도 나나미를 직접 찾아가 사과를 해 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그런 일을 생각하면서 걷고 있자 3년 봄반까지 순식간으로 돌아와 버렸다.
그대로 무심코 문을열었다 안쪽에서 튀어나오던 인물과 부딪힐뻔 했다.
「엇차」
뒤로 한 걸음 피해 상대방에게 길을 연다. 몸집이 작은 사람의 그림자는 숙인채로 나에게는 전혀
관심을 주지 않고 무엇인가를 팔에 움켜 쥔 채로 급히 걸어 사라져 간다.
그 무례한 행동에 분노를 느끼는 것보다 먼저 나는 그 사람의 기묘한 실루엣에 흥미가 끌리고 있었다.
(연극같은 건가?)
그 인물은 마치 환타지풍의 마녀와 같이 검은 망토를 몸에 두르고 검고 뾰족한 모자를 하고 있었다.
모자아래로부터 흘러넘친 긴 금발이 망토의 등부분에서 길게 뻗고있다.
외국인인가, 최소한 그 피가 섞인 것 만은 분명하다.
(저런 학생이 있었던가? )
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열려 있는 문으로 다시 향했다.
이미 다른 클래스메이트들은 집으로 돌아갔는지 동아리로 향했는지, 아무도 없다.
아무렇지도 않게 한 걸음을 더 디딘 그 때, 갑자기 시야가 비뚤어졌다.
어안 렌즈로 세계를 보았을때 처럼 시야의 구석이 비뚤어져, 교실의 넓이를 인식할 수 없게 된다.
「!」
심한 현기증에 순간 나는 무릎을 꿇을 것 같이 되엇따.
언제나 보아서 익숙한 교실이 낯선 모습으로 변해 교실 구석의 자신의 책상이
매우 멀게 느껴진다…….
(뭐지, 또 그 때처럼 우안과 좌안으로 어긋나는 광경을 보고 있는건가……? )
나는 손바닥으로 시야를 가렸다. 한 손을 문의 테두리에 대고 손으로 더듬어 교실의 밖을 향해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조심조심 한쪽 눈씩 눈을 열어 보았다.
(어라……별 일 없어? )
두 눈으로 다시 봐도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시험삼아 교실내에 한 걸음다리를 내려 보았지만,
그 요동은 재발하지 않았다. 단순한 현기증이었던 것일까?
의문을 느끼면서도, 교실의 뒤편에 있는 나의 책상에 서둘러 향한다.
정체 모를 무엇인가의 징조에 불안을 느껴 이 장소를 어서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상 위에 남아 있던 자신의 가방을 들어 올리려 했을때 오싹한 기분을 느꼈다.
(……가볍다! )
가방을 상하로 털어 본다. 내용은 텅 비어있다.
아니, 비어있는 것은 원래 부터 그랬다. 오늘은 수업이 없는 날이니깐 교재는 아무것도
넣어오지 않았따. 문제는 그 가벼움이다.
나는 서둘러 가방의 후크를 열고 안을 열어 손을 넣어 닿는 물건을 모두 끄집어 낸다.
그리고 그 바닥에 숨겨져 있는 하나의 패스너를 찾아내곤 그 뒤에 손을 넣어 가방의
가죽 뒤편을 샅샅이 뒤진다.
(없다! )
없었다. 거기에 숨겨 둔 검은·욕망이, 그 검은 책이 통째로 없어져있었다.
사아악 나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져 나간다.
(도대체 왜……아! )
그 순간, 조금 전 교실의 입구에서 검은 사람의 그림자와 엇갈렸을 때의 광경이 슬로 모션으로 생각난다.
(검은 망토에 검은 뾰족 모자……검은 그림자……흰 제복……입가에……이것은 웃음?
……그리고, 팔에 낀 봉투……두꺼운……책인가?! )
「조금 전의 놈인가!」
그 순간, 나는 가방을 내던지고 교실의 문으로 박차고 나갔다.
어떻게 이 가방으로부터 그 책을 찾아냈는지 모르지만, 그 책을 빼앗으려고 하는 사람을 절대로
그냥 둘 수는 없다. 복도에 뛰쳐나와, 망토의 여자가 향한 쪽으로 질주 한다.
그러자, 전방의 계단으로 사라져 가는 망토의 끝자락이 살짝 엿보였다.
「기다려!」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리는 놈이 과연 있을까! 그러나 마침 이런 일이 있을까봐 등교전에 전교생의 얼굴
사진 리스트를 복슴해 두었다! 비록 도둑맞았지만 지금도 나와 검은 욕망은 연결되어 있다.
이름마저 알 수 있으면 제2계약의 강제 명령으로 움직임을 멈출 수 있을텐데
계단에 뛰어 든다. 위 아래 어디도 검은 망토 모습이나 발소리는 없다. 위인가, 아래인가.
도망친다면 1층에 내려가는 것이 좋겠지만, 숨는다면 교실이 많은 3층으로 향하는 것이 유리할 지도
모른다 어느쪽이냐!
우선은 느낌대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향했을때 반대측에서 계단을 밟아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다행이다 아래에서 이상한 모습의 녀석이 없었는지 확인할 수 있겠어.
내가 내리막 계단을 내려다 보자 거기에는 낯선 여학생이 계단을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다.
갑작스런 나의 등장에 몹시 놀란듯 했다.
「너, 물어보고 싶은게……!」
「아, 타츠미선배! 찾고 있었습니다!」
네, 선배? 하급생인가. 어라 이름은 무엇이었지……?
내가 일순간 주저 하는 사이, 그 소녀는 나를 향해 웃어 보인다.
「「특별 임원」 타츠미 선배를, 찾아 오라고 보건 선생님이 말씀 하셔서……」
「……에? 나를?」
일순간, 무엇일까? 그 학생의 말에 몹시 달콤한 향기 같은 것이 섞여 나의 머리를 혼란 스럽게 한다.
그렇게 말하면... 나는 조금 전 미야코에게 임원으로 임명되었다. ……그리고, 뭐였지? 무언가 중요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네. 저 「특별 임원」인 학생에게 심부름을 해 주었으면 한다는 말을 선생님이 하셔서, 선배를 찾고 있었습니다.」
「아, 그런가. 그렇지, 임원은 선생님의 심부름을 하지 않으면 안되지」
완전히 잊고 있었다. 나는「미안 미안」하고 머리를 긁으면서 그 학생이 있는 쪽의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럼,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양호실이에요.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셔요. 같이 가요/」
그런가, 선생님을 기다리게 하고 있었기 다니.. 서둘러야 겠다.
나는 혼자서 납득해, 소녀에게 이끌리는 대로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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