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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봄방학의 대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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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275 회 작성일 24-01-19 12:3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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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방학의 대발견

 

 
 
 

 

 깨진 유리창에 덧댄 판이 덜컹덜컹 소리를 내고 있다.

 밖은 대단한 눈보라다. 태어났을 때부터 11년간 이 마을에 살고 있지만, 이런 대단한 눈은 처음. 분명 뉴스에서는 관측 사상 최대의 폭설이라든가 말하겠지.

 허들이나 사커 볼이나 공굴리기용 구슬이 뒤죽박죽으로 섞여있는 창고 안은 모래가 많고 땀내가 난다. 그리고, 끼잉 머리가 울릴 만큼 춥다.

 그렇지만 내 몸의 오른쪽만은, 따끈따끈 따뜻하다.

 사무라 카즈미(佐村一美)가, 기분나쁜 듯한 얼굴로 달라붙어 있으니까.

 사무라와 나, 사토 케이타(戸啓太)는 별로 친구도 뭣도 아니다. 같은 반이고 같은 분단이지만.

 그것이, 어째서 이런 식으로 사람 한명 없는 학교의 체육 창고 안에서 딱 몸을 서로 기대고 앉아 있느냐면――

 

 

 

「도망쳐버려 스나토! 그쪽 닫아!」

 

 나는 당황해서 사육 오두막의 끝으로 달려가서 철망으로 된 문을 눌렀다. 깡총깡총 뛰어온 집토끼가 칫, 하고 혀를 차는 듯한 느낌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닫아두라고 했잖아! 어째서 열어둔거야!」

 

 빗자루로 동그란 똥을 모으고 있던 사무라가 짜증난다는 얼굴로 외쳤다. 나는 지지 않고 말대꾸했다.

 

「사무라가 똥을 버리러 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잖아! 양손 다 차있으면 걸쇠 벗길 수가 없잖아?」

「그럼 그 때 열어주면 되잖니!」

「다음에 열 정도라면 그 전이라도 좋다고 생각했어」

「절대 열어두지 말라고 선생님 말했었잖아, 도망치면 스나토가 책임질 거야?」

「너 정말 시끄럽네, 언제나 책임 책임하고!」

「무책임한 스나토에게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 대체 오늘도 내가 전화할 때까지 잊고 있었던 주제에!」

 

 그 말이 나오면 대답을 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입을 다물었다.

 사무라는 반에서도 1, 2등 정도로 목소리가 큰 여자다. 성적도 좋고, 달리기도 나보다 빠르다. 싸움을 해도 남자 중에 제일 큰 스기모토 시게루를 2미터 날려버렸을 정도로 강하다. 목이 보일 정도의 쇼트 컷으로 치마는 절대로 입지 않고, 언제나 청바지에 스타디움 점퍼를 걸치고 있어서 조금도 여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비교적 인기는 있다. 나도 그렇게 싫지는 않다.

 싫지는 않지만, 단 둘이서 사육계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면 조금 주눅이 든다.

 게다가 사무라가 말하는 대로, 나는 오늘 아침에 늦잠을 자버렸다. 토끼 먹이를 주는 당번이었는데, 봄방학이니까 잊고 있었다. 생각하면 방학 중에도 토끼는 살고 있다. 먹이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사무라에게 이길 수 있는 것은 이과의 성적 정도인데, 그런 것도 잊었다는 것은 한심했다.

 

「자, 사료 줘!」

 

 이자식 하고 생각하면서, 나는 마지못해서 대두의 잎을 넣은 양동이를 내밀었다. 손이 미끄러져서 떨어뜨린다.

 

「뭘 하는 거야!」

「시끄러, 추워서 손이 곱은 거야」

 

 투덜투덜거리면서 나는 오두막 밖을 보았다. 그러자 어느샌가 흰 것이 팔랑팔랑 날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벌써 3월인데 이제와서 눈인가. 당연히 추운 것이다.

 

「앗, 얘!」

 

 곁눈질하고 있으니, 사무라가 큰 소리를 내며 빗자루를 휘둘렀다. 돌아보자 제일 큰 수컷인 「람보」가 작은 암컷인 「오드리」의 위에 올라타고 목덜미를 깨물고 있었다.

 

「괴롭히면 안된다고 말했잖아! 떨어져, 이 난폭자!」

 

 사무라는 빗자루를 휘둘러서 람보를 쫓아버린다. 당황해서 나는 말렸다.

 

「안돼, 그거 반드시, 교미하려고 하는거야」

「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약한걸 괴롭히는건 싫어!」

「화내지 말고, 빨리 먹이 주고 돌아가자구. 눈, 심해질 것 같으니까」

 

 사무라를 달래면서, 나는 람보에게 살짝 눈을 향했다. 이녀석은 분명히 난폭자지만, 암컷을 괴롭힐 만큼 근성이 삐뚤지는 않다. 혹시 연인 사이인지도 모르는데 사무라에게 쫓겨나다니 운이 나쁘다.

 이래저래 사무라와 불평을 주고받고 있자니 대단히 시간이 걸려 버렸다.

 

「이렇게 시간 걸린 거, 스나토가 하나하나 쓸데없는 말을 하기 때문이야, 알고 있어?」

「쓸데없는게 아니라니까. 사무라가 돌보고 싶은건 알겠지만, 생물이 하는 일에 너무 손을 댄다고」

「그치만 불쌍하잖아! 아아, 벌써 10시다!」

 

 휴대전화의 시계를 보면서 사무라는 화내고 있다. 싫은 녀석이다, 학교에는 가져오면 안된다는데.

 일부러 무시하고 나는 오두막을 나왔다. 그러자 밖은 터무니 없게 되어 있었다.

 

 울부짖는 눈보라. 그저 한시간 정도 사이에, 운동장이 새하얗게 되어 있었다. 오두막은 학교 건물의 그늘이라서 바람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했다. 조금 걸어서 학교 모퉁이에서 나오자 바로 그때 몸이 날려갈 듯한 바람이 불어왔다. 무리해서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보았지만 10미터 너머도 안보인다. 금새 얼굴에 차가운 것이 쌓였다.

 당황해서 건물 그늘로 돌아가자, 사무라가 나와 같이 놀란 얼굴로 서 있었다.

 

「사무라, 우산 가져왔어?」

「가지고 있을 리 없잖아, 집 나올 때는 맑았으니까. 어떻게든 돌아갈거야」

「그만둬, 얼어죽어버릴거야」

 

 우리들의 학교는 작은 산 위에 있다. 국도까지는 숲안의 길을 5백 미터 정도 걷지 않으면 안된다. 이 눈이면 체온을 빼앗기고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엄마 불러 볼게」

 

 사무라가 휴대전화를 걸었다. 잠시 이야기하고 나서, 분한 듯이 끊는다.

 

「집 앞도 대단하게 되어 있대. 차로 와 준다고 했지만, 체인이 없기 때문에 홈 센터 들렸다 오신대. 30분 정도 걸릴 것 같아」

「좀 더 걸려. 국도는 정체일 테고, 학교 밑의 비탈은 이제 위험할 거고」

「그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위험하지 않아?」

 

 사무라가 아주 조금 불안한 듯이 나를 응시한다. 키는 같은 정도다. 그렇지만, 지금 처음으로 눈치챘다.

 

「학교 안에 들어가자」

「열쇠 걸려 있어」

「그럼, 누군가 어른을 불러서……」

「있을 리 없잖아, 이 주위에 집은 한 채도 없으니까」

「……경찰이라든지」

「같아. 경찰이라도 하늘을 날 수 있는게 아닌걸」

「……있잖아, 그러면 우리들, 여기에 고립된 거야? 잠깐, 위험해!」

 

 놀라서 나는 사무라의 얼굴을 보았다. 눈꼬리가 내려가서 울 것 같다. 그런 사무라는 처음 보았다.

 

「나, 스타디움 점퍼 밑에 두벌밖에 입지 않았어. 이렇게 춥게 되어버린다고는 생각 안했으니까! 정말, 진짜로 위험해!」

「진정해」

 

 아우성치는 사무라의 패닉이 옮을 것 같았지만, 나는 꾹 참았다. 사무라는 어쩌면 좋을지 모르게 되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사무라만큼 성적은 좋지 않지만, 생물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 동물들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추위를 극복한다. 극지의 생물은 두꺼운 모피를 가지고 있고, 지방을 비축하는 것도 있다. 벌레는 낙엽 안에 서로 모여서 열을 유지한다.

 공통되는 것은, 맨살에 바람을 받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어딘가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 숨자」

「어딘가라니……」

 

 바로 그때 휘유웅! 하고 눈섞인 돌풍이 덮쳐 왔다. 풍향이 변하기 쉬워지고 있다. 학교 건물의 그늘에 있는 정도로는 안된다. 학교의 건물을 떠올린다.

 

「체육 창고, 창이 하나 깨졌었지. 거기로 들어가자」

「으, 응」

 

 사무라는, 어색하게 끄덕였다.

 

 

 

 그런 이유로, 우리들은 눈쌓인 운동장를 힘차게 달려서 창고에 들어가서, 별로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닌데 서로 달라붙어서 앉아 있다.

 사무라는 쭉 입다물고 있다. 패닉은 아무래도 수습된 것 같지만, 기분나쁜 것까지는 낫지 않았다. 아니, 보기 흉한 모습을 내게 보인 탓에 좀 더 기분이 나빠지고 있다.

 

「어째서 그렇게 당황한거야」

「시끄러워. ……어제, 텔레비젼에 했었잖아」

「텔레비젼……혹시, 핫코타산(八甲田山) 죽음의 행군이란 거?」

「스나토도 봤네. 눈에 갇히면 인간은 저체온증이라는 걸 걸려서, 환각을 보고, 보라색이 되어서 죽는거야」

 

 나는 웃을 뻔했다. 아무리 눈이 내렸다고 해도, 건물 안에서 동사할 만큼 이 근처의 기온이 떨어질 리가 없다. 내려가도 겨우 몇시간만 있으면 도움이 온다.

 그렇지만, 실컷 욕을 들은 원한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겁주기로 했다.

 

「알고 있어? 아이 쪽이 더 빨리 죽어」

「어, 어째서」

「몸이 작으니까 말야. 냄비의 스튜와 접시의 스튜는, 접시 쪽이 빨리 식잖아. 아이는 곧바로 몸이 차가워져버리는 거야」

「무서운 말 하지마!」

 

 갑자기 사무라는 일어섰다. 나가는가 싶더니 선반에 들어가있는 번호표(*ゼッケン, 천으로 된, 체육복에 붙이는 큼직한 이름표 같은 거라는데 확실치 않습니다) 상자를 가져와서 확 열었다. 그리고, 말려있는 체조용의 매트를 꺼내서 마루에 펼쳤다.

 

「여기 올라와. 콘크리트라면 엉덩이가 차가워지잖아」

 

 말하는 대로 매트 위에 앉자, 사무라는 곁에 앉아서 번호표를 모아 하반신에 덮었다. 그리고 잠시 꿈지럭꿈지럭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이쪽을 노려보았다.

 

「스나토, 추워?」

「그거야 춥지만」

「그럼, 따뜻하게 해줄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꾹 몸을 밀어붙여왔다. ――별 것 아니다, 자신이 춥지만 그렇게 말하는게 싫은 것이다. 스타디움 점퍼 너머로 사무라의 부드러운 팔을 느끼면서, 나는 능글능글 웃어 버렸다.

 사무라네 엄마가 오면 휴대폰으로 불러줄 것이다. 따로 보러갈 필요도 없다. 할 일도 없어서, 나와 사무라는 눈보라의 웅웅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처럼 가만히 입다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상한 걸 눈치챘다. 사무라의 다리가 매우 차갑다. 손을 뻗어 만져본 나는 깜짝 놀랐다.

 

「사무라……바지, 젖었잖아!」

「어쩔 수 없잖아, 운동장 달렸으니까」

「창으로 들어올 때 잘 털지 않았어?」

「1초라도 빨리 들어가고 싶었단 말야!」

 

 위험해, 라고 나는 생각했다. 젖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보다도 체온이 더 떨어진다.

 

「사무라, 바지 벗어」

「엑?」

「그대로라면 감기 걸려. 아니, 정말 동상 정도는 걸려버릴거야」

「그, 그런! 뭘 에로한 말 하고 있어!」

「에로하다든가 말할 때가 아니라고! 번호표 있기 때문에 어차피 안보여! 빨리!」

 

 사무라는 잠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입술이 작게 떨고 있다.

 

「봐, 떨고 있잖아! 벗지 않으면 내가 벗긴다?」

「싫어, 그런거」

 

 사무라는 눈을 돌리고는 번호표의 산 안에 손을 쑤셔넣고 바스락바스락 움직였다. 곧 벗은 청바지를 꺼내서 곁에 둔다.

 사무라의 다리가 내게 닿는다. 그 순간 사무라는 말했다.

 

「스나토, 너도 젖었잖아」

「조금이니까 괜찮아」

「네가 괜찮아도 내가 차가워! 너도 벗어!」

「자, 잠깐 기다려」

「벗지 않는거야?」

 

 갑자기 사무라는 영악한 웃음을 띄웠다.

 

「그럼, 모두에게 퍼뜨려줄거야. 나, 스나토에게 체육 창고에서 바지 벗겨졌다고」

「……비겁하잖아!」

「비겁하다든가 에로하다든가 할 때가 아니잖아. 빨리 해」

 

 또다시 당했다. 역시 이녀석은 머리가 좋다.

 마지못해 나는 바지를 벗었다. 알몸인 무릎과 무릎이 번호표 아래에서 닿는다. 그러자 사무라는 휙 다리를 떼어 버렸다. ――위세좋게 말했었는데, 역시 부끄러운 거구나.

 울컥 화가 나서, 나는 손으로 억지로 사무라의 무릎을 끌어당겼다.

 

「잠깐, 색골!」

「떼면 의미 없잖아?」

 

 사무라는 똥이라도 만지는 것 같이 싫은 듯한 얼굴을 하고, 대단히 천천히 무릎을 갖다댔다. 그러자 대부분 허벅지가 딱 달라붙고, 무릎 아래가 떨어지는 정도가 되었다.

 잠시 지나고 나서, 사무라가 살짝 말했다.

 

「……다리, 따뜻하게 되었어」

「그치」

「응……」

 

 끄덕였지만, 그다지 사무라는 기운이 없다.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2벌밖에 입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다운 점퍼 아래에 세벌을 입고 있다. 이녀석 쪽이 춥다.

 

「사무라 있잖아, 아직 춥지」

「추워」

「좀 더 달라붙으면 따뜻하게 돼」

「좀 더라니……」

 

 사무라는 더욱 더 싫은 듯한 얼굴을 했지만, 추위에는 이길 수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말하는 것보다 더 빨리 의미를 알아들었다.

 

「끌어안는다는 거?」

「긴급피난이란 거야. 에로한 기분이라든지, 그런거 전혀 없으니까」

「알았어……」

 

 몸을 비틀어서, 나와 사무라는 정면으로 서로의 몸을 껴안았다. 사무라의 턱이 내 어깨 위에 올라왔다. ――사무라의 머리칼에서 나는 샴푸 냄새가 화악 코에 들어왔다. 그 이후 쭉, 나는 계속 그 냄새를 맡게 되었다.

 상반신만 비틀고 있는 것은 힘들다. 그것은 사무라도 같은 듯했다. 둘이서 몇번을 꿈지럭꿈지럭 움직여서 안정되려고 했다. 그렇지만 다리를 아무렇게나 뻗은채로 끌어안고 있으면, 어떻게 해도 괴로운 자세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말하면 또 불평이 나온다. 나는 과감하게, 입다문 채로 사무라의 몸을 당겼다. 「꺄악?」하고 여자 아이같은 소리를 내며, 사무라의 몸이 휙 위로 올라온다.

 

「잠깐!」

「안본다니까!」

 

 대꾸하면서, 나는 한 손으로 흩어진 번호표를 다시 모았다. 싫어하며 떨어지나 싶었지만, 사무라는 가만히 있었다.

 사무라의 부드러운 맨허벅지와 장딴지가 완전히 나의 다리와 서로 얽혀 버렸다. 몹시 매끈매끈하고 따뜻하다.

 ――어쩐지 가슴이 웅성거리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사무라의 몸의 무게가 이불에 감싸여있는 것 같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사무라의 냄새――샴푸만이 아니라, 희미하게 달콤한 여자 아이의 땀이 섞여있는 그것 탓에, 쓸데없이 이상한 기분이 강해졌다. 게다가 사무라가 이런 말을 하니까.

 

「스나토……빼빼한 것 같은데, 근육 있잖아」

「집에서, 밭일 하고 있으니까……」

「흐응……이 다운 점퍼, 말렸어?」

「일단 매일. 지난달에 입기 시작했고」

「그러면, 더럽지 않구나」

 

 왠지 사무라는 폭 얼굴을 나의 어깨에 묻고, 색색 심호흡을 시작했다. 직감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았다. 나와 같다. 냄새가 마음에 든 거다.

 ――절대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생각했던 일이 일어나서, 나는 곤란했다. 저것이……자지가, 커졌다. 위험하다. 사무라의 허벅지가 바로 아래에 달라붙고 있다. 조금만 움직이면 들켜버린다.

 그렇지만 사무라는 움직이지 않는다. 조금 허리를 띄운 기색으로 가만히 있다. 역시 그런 곳에 닿는 것이 싫은 걸까――라고 생각했을 때, 느닷없이 깨달았다.

 사무라 자신의 그곳이, 내게 닿지 않도록 하고 있는 거다.

 즉 그것은, 사무라도……

 뺨을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이었다. 그때까지, 에로한 걸 생각하는 건 남자뿐이라고 생각했다. 반에서 남자들이 그런 이야기로 떠들고 있으면, 여자는 대부분 변태바-보, 색골 치한! 하고 외치며 얼굴을 찡그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니까, 여자는 그런 것에 전혀 흥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지금 사무라는, 마치 닿으면 내게 무언가가 들켜버린다는 듯이 주의 깊게 몸을 떼어놓고, 나의 약간 긴 머리칼에 뺨을 대고 땀내나는게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듯이 숨을 쉬고 있다. 그것은, 역시……

 나는 흠칫흠칫 사무라의 목덜미에 얼굴을 가까이 대었다. 그리고, 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킁킁 소리를 내며 콧김을 들이마셔 보았다.

 그러자――사무라는, 대답하듯이 킁킁 내 목께에서 코를 울렸다!

 머리에 화악 피가 올랐다. 여자 아이의 몸을 만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그것은 좀 더 어른이 되고 나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상대가 없다. 그렇지만 지금은 사무라가 있고, 사무라는 전혀 싫어하지 않고 좀 더 하자는 듯이 내게 뺨을 문지르고 있다.

 멈출 수 없었다. 나는 사무라의 날씬한 목덜미에 코를 누르고 가슴 가득히 여자 아이의 냄새를 빨아들였다. 목덜미의 뾰족뾰족 짧은 털에 뺨을 대어서 거꾸로 문지르며 즐겼다. 사무라도 똑같이 나의 머리카락에 코를 미끄러뜨리며 색색 호흡 소리를 냈다.

 사무라가 뜻밖의 말을 했다.

 

「스나토는……뭔가 뿌리고 있어?」

「……별로, 아무것도……」

「그래? 그럼 이거 땀? 이상해……남자인데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다니, 이상해……」

 

 그렇게 말했을 때 살짝 보인 사무라의 얼굴은, 마치 열이 있는 것같이 새빨갛게 되어 있었다. 귀의 안쪽이 끼-잉 울렸다. 사무라도 흥분하고 있어!

 강아지가 서로 장난치는 것같이, 우리들은 대단히 오랫동안 서로의 냄새를 맡고 있었다. 벌써 따뜻해지기 위해서라는 목적은 잊고 꾹 힘껏 몸을 껴안고 있었다. 스타디움 점퍼 너머로 사무라의 가슴이 느껴진다. 사무라는 이미 젖가슴이 부풀고 있다. (가슴!) 자지가 근질근질해서 참을 수 없다. 참으려고 힘을 넣으면 다리가 사무라의 허벅지 살에 더욱 더 달라붙어 버려서, 괜히 더 참을 수 없게 되었다.

 

「하……앙」

 

 뜨거운 한숨을 남기며 사무라의 입이 귀 쪽으로 미끄러져 왔다. 나는 무심코 그 쪽으로 얼굴을 향한다. 관자놀이 근처는 어느쪽 한사람 밖에 냄새맡을 수 없다. 거기가 제일 냄새가 강하고 기쁜데도. 뺨으로 밀어내기 놀이를 하는 것처럼, 우리들은 상대의 거기를 서로 빼앗았다.

 스륵 얼굴이 떨어져서, 지근거리에서 우리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사무라가 또렷하게 눈을 뜨고 나를 보고 있다. 입술이, 5센티 건너편에 있었다. 키스라는 말이 떠올랐다.

 갑자기 대단히 부끄러워졌다. 키스 같은건 도저히 할 수 없다. 그런거, 영화로밖에 본 적이 없다.

 굳어진 순간에 마법이 풀렸다.

 

「아……스나토……」

 

 사무라도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침착하지 못하게 눈을 여기저기 돌리며 휙 옆으로 향한다. 나는 안심한 듯한, 아까운 듯한 복잡한 기분이었다.

 

「아-아, 최악」

 

 사무라는, 얼버무리는 듯이 큰 소리로 말했다.

 

「어째서 이런 곳에서, 스나토같은 것에 달라붙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옷까지 벗고 말야. 완전 미녀와 야수잖아. 조금 전의 람보와 오드리같이 되어 버렸네」

「그러니까, 그건 싸움이 아니라니까」

「싸움이잖아, 어떻게 봐도. 아, 그러고 보니 교미라니 뭐야?」

 

 아주 간단하게 물어와서, 나는 대답이 막혔다. 그러자 코가 좋은 개가 고기의 냄새를 맡은 것같이 사무라는 내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뭐야, 교미라니. ……어차피 말밖에 모르는거지. 스나토는 어려운 말만 하지만, 아는척만 하는 거니까」

「알고 있어, 의미 정도」

「그러면 설명해. 아, 길게 되니까 그만둔다는 변명은 안돼. 시간은 썩을 만큼 있으니까」

 

 앞질러져서 나는 혀를 찼다. 정말 이자식은……학교 성적은 좋은 주제에, 수업에서 하지 않는 건 전혀 모른다. 분위기를 바꿀 생각으로 그런걸 물어온다니까. 알고 있다면 이럴 때 그런 걸 물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진절머리를 내면서 나는 말했다.

 

「저렇게 올라타서 목을 깨물거나 누르거나 하는게 교미야」

「헤네, 목을 깨물면 교미야? 그렇다면 람보가 평소에 하는 싸움도 교미?」

「아니라니까. 토끼의 수컷은 일주일에 한번 발정기라는게 와. 그 때 암컷이 있으면, 교미하는거야」

「그러니까, 그거 어떻게 하냐고」

「그건……」

「모르는구나」

「알고 있다니까……있잖아, 그런 말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하지 마!」

「뭐가?」

「교미는, 이 교미라구?」

 

 나는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글자를 썼다. 사귈 교, 꼬리 미.

 

 그렇게까지 해도 소용없었다. 사무라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멍해져 있다. 이제 어쩔 수 없다. 아무래도 좋아, 라고 생각해서 나는 재빨리 말했다.

 

「수컷이 페니스를 꺼내서 암컷에 넣는거야. 그래서 정자를 내. 그러면 암컷은 배란해서, 난자가 자궁 안에서 정자와 달라붙어서, 그래서 임신하는거야」

「페……」

 

 사무라는 일순간 입을 다물고 나서, 바로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 같이 소리를 낮추고 작게 말했다.

 

「그거 섹스잖아! 그러면 그거라고 말해!」

「……사무라도 섹스같은 말 알고 있구나」

 

 깜짝 놀라 사무라는 입을 눌렀다. 나도 놀라고 있었다. 성교육 수업이 있었기 때문에 알아도 이상하지는 않지만, 여자가 섹스같은 말을 하는 건 처음 들었다. 교실에서 그런 말을 하면 금새 주위가 큰소란이 된다. 남자는 섹스 섹스라고 외치고, 여자는 조용히 합시다 하고 아우성치고.

 그렇게 된다고 생각했는지, 사무라는 순간적으로 대꾸했다.

 

「스, 스나토도 지금 말했어! 절대로 말했다!」

「먼저 말한건 사무라겠지! 사무라가 먼-저, 먼저 한게 나빠!」

「머, 먼저라니……」

「사무라는 색골! 사무라는 치한! 여자 치한! 변태 바-보!」

「시끄러워, 시끄러워-!」

 

 외치고 있던 나는, 사무라의 얼굴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사무라는 울 것 같았다. 얼굴이 새빨갛다.

 그렇다, 사무라는 우등생이었다. 이런 식으로 실패하는 일은 좀처럼 없다. 저런걸 스스로 말해 버린 건 대단한 쇼크일 것이다. 어쩐지, 몹시 나쁜 일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까, 나는 말했다.

 

「사무라……잘 들어?」

「……에?」

「세……섹스」

 

 그 나쁜 한 마디를 분명히 말하는 것은, 역시 꽤 큰일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한번 더 말했다.

 

「섹스」

「……에, 엣?」

「봐, 나 세번이나 말했어. ……그러니까, 내 쪽이 치한」

「뭐야……그거」

 

 사무라는 눈을 깜박깜박하고 있었지만, 이윽고 푸웃 웃음을 터뜨렸다.

 

「그거……사과하는거야?」

「몰라. 그렇지만, 별거 아니라고. 세……섹스라고 말한 정도」

「목소리, 떨리고 있어. ……다시 한번 말해봐」

「시끄럽구만, 그렇게 몇번이나 말할 수 있겠냐」

「그래? 별거 아니잖아?」

 

 그렇게 말하더니, 사무라는 갑자기 나의 귀에 입을 갖다댔다. 그리고 불쑥 말했다.

 

「세·엑·스」

 

 이빨과 혀가 움직이는, 찌익찍 하는 소리가 섞이고 있었다. 대단히 야한 말로 들려서 나는 문어같이 새빨갛게 되었다. 주뼛주뼛 사무라의 얼굴을 본다. ――눈 주위를 아련하게 붉히고, 약간 입술을 떨고 있었다.

 

「사무라……잘도 말할 수 있네」

「말할 수 있어. 있잖아, 지금 뿐이니까 말야. 우리들 두 사람 모두 말했어. 그러니까 절대 비밀이야」

「알고 있어」

 

 서로 응시하고 있으니 두근두근거렸다. 당장 누군가에게 혼날 것 같은, 그렇지만 설레이는 두근두근거림이다. 단순한 말인데. 어째서일까?

 

「저기……좀 더 말하고 싶지 않아?」

 

 내가 묻자, 사무라는 또 입술을 조금 열었다. 핑크색의 매끈한 입술로부터, 작은 한마디가 나왔다.

 

「유……방」

「우와……사무라도, 즐거워?」

「응……심장이 파열할 것 같아. 저기, 스나토도 말해」

「……자지……」

「에로오……페팅」

「저……정자……」

「자위……」

「사정……」

「질……」

 

 우리들은, 성교육에서 배운 말을 잇달아 연발해 갔다. 입속이 바싹바싹 마르고 혀가 굳었다. 절대 남의 앞에서 사용하면 안되는 위험한 주문. 어째서 사용하면 안되는 건지 잘 알았다. 여자의 리더인 사무라가 망가져 버린 것같이 야해지고 있다. 이건, 머리를 녹이는 주문이야.

 

「……에로해. 스나토 너무 에로해」

「사무라도. 의미 알고 있는거야?」

「당연하잖아. 여자는 모두 알고 있어」

「그럼, 이것도……알고 있었어?」

 

 나는 말하면서, 훅 사무라의 귀에 입김을 내뿜었다. 움찔 눈을 감고 나서, 사무라는 작게 끄덕였다.

 

「페팅……이지」

「우리들, 쭉 그거 하고 있었어」

「……응」

「괜찮아? 사무라, 그런 일 해도」

「……모르겠어. 몹시 나쁜 일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지만, 그만둘 수 없어. 그만두고 싶지 않은거야. 스나토는?」

「나도……」

 

 우리들은, 또 얼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조금 전과 같지만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르다. 우리들은 알고 있다. 이것을 계속하면 변명할 수 없는 곳까지 가 버린다. 이제, 단순히 장난칠 작정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제 돌아갈 수 없었다.

 

「스나토……」 「사무라……」

 

 딱 같은 타이밍이었다. 다음의 한 마디도.

 

「섹스, 하지 않을래?」

 

 둘이서 얼굴을 마주보고 후훗 웃었다. 입술 끝이 치켜올라갔다.

 

「스나토는 색골……나, 스나토는 좀 더 착실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렇지만, 하고 싶어. 사무라도 그렇지?」

「응, 나도 해보고 싶어……」

 

 사무라가 얼굴을 들었다. 나는 가만히 응시한다. 볕에 그을린 밝은 다갈색 피부가 화악 붉어지고 있다. 선명하고 날카로운 눈썹이, 조금도 강한 듯이 보이지 않는다. 큰 눈이 아주 조금 느슨해져서 울 것처럼 젖어 있었다. ――아아, 여자 아이는 하고 싶어지면 이런 귀여운 얼굴이 되는구나, 하고 나는 감동했다.

 

「스나토……스나토는, 꽤나 얼굴 괜찮네」

「사무라도……저기, 귀여, 워……」

「괜찮은거지, 해버려도. 보건 선생님은 좋아하는 사람과 해주세요 라고 말했지만……스나토, 싫지 않고」

「응, 나도, 사무라라면……」

 

 그것이, 하고 싶기 때문에 나오는 변명이라고 알고 있었다. 어른밖에 하면 안되는 비밀의 놀이를 몰래 둘이서 하기 위한 변명. 선생님에게 들키면, 엄마에게 들키면 얼마나 혼날지 모른다.

 그렇지만, 상관없다. 우리는 지금 단 둘이고, 눈보라가 두꺼운 벽을 만들고 있어서 방해하는 어른이나 클래스메이트는 5백미터 사방에 한사람도 없다.

 우리들은, 얼굴을 가까이 했다.

 풀렸던 마법이 또 한번 시작되었다.

 

 입술이 닿았다. 사락사락, 사락사락 우리들은 계속 비볐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간단한 일이었다. 그런데 몹시 기분이 좋다. 등이 지잉 떨릴 만큼 기분이 좋다. 나는 입술을 움츠려서 쪽 소리를 내며 빨아들여 보았다. 사무라는 키득키득 웃고는 똑같이 쪽쪽 입술을 밀어붙여 왔다.

 가슴이 따뜻하게 된다. 대단히 행복한 기분이 된다. 입술만으론 부족해서, 나는 자기 입술을 사무라의 뺨이나 콧등이나 눈꺼풀이나 여러가지 곳에 눌렀다. 사무라도 그것이 마음에 든 것 같아서, 똑같이 부비부비 여러 곳에 키스를 해주었다.

 

「있잖아……좀 더 달라붙자」

 

 나는 그렇게 말하고 사무라의 스타디움 점퍼의 버튼을 풀었다. 사무라도 내 다운 점퍼의 지퍼를 내린다. 열린 윗도리 사이로 우리들은 몸을 서로 꾹 밀어붙였다.

 사무라의 울 스웨터 아래에서 작은 접시 정도의 젖가슴이 눌리고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딱딱하다. 그렇지만 고무같이 탄력이 있다. 조금 사무라를 되밀어내고 손바닥으로 만져보았다. 톡 튀어나온 것이 있어서 조금 놀랐다.

 

「사무라……이건, 유두?」

「응……그래」

「어째서 이렇게 튀어나온거야?」

「야한 기분일 때 그렇게 되는 것 같아. 그렇지만, 이렇게 딱딱해진 건 처음……」

「만져도 돼?」

「조금만이라면. 거기, 아프니까」

 

 가슴의 먼지를 터는 것같이 모은 손가락으로 만져 보았다. 떼굴떼굴 하는 작은 돌기의 감촉. 딱딱해진다는 건 자지같은 걸까? 그렇다면 기분이 좋을 것이다. 몇번인가 계속해 본다.

 

「……하……」

 

 사무라가 눈감고 작게 숨을 흘렸다. 그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좋은 것 같아. 찌릿찌릿해」

 

 몇번인가 계속하고 나서, 나는 셔츠 아래에 손을 넣으려고 했다. 그렇지만 손이 차갑다고 하며 사무라는 싫어했다. 유감이었지만 나는 포기했다.

 상반신으로 그런 일을 하는 동안, 하반신도 확실히 움직이고 있었다. 사무라는 이제 완전히 양 다리를 내 다리 사이에 파묻고, 나는 그것을 딱 끼우고 있었다. 신발이 방해였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바스락바스락 벗었다. 따뜻한 허벅지를 상대의 허벅지에 끼우는 것은 서로 정말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사무라의 배도 나의 배에 달라붙고 있었다. 나의, 팬티 안에서 완전히 딱딱해진 자지도, 사무라의 부드러운 배로 눌리고 있었다. 닿은 순간에는 분명히 말해서 무서웠다. 클래스의 여자가 서버린 남자를 실컷 놀리는 것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지만, 사무라는 내 서버린 자지를 조금도 비웃지 않고 다만 꾹 배를 밀어붙여왔다. 그것은 몹시 기분 좋았다.

 나는 스멀스멀 허리를 움직여서 좀 더 강하게 사무라의 배에 그것을 누르려고 했다. 사무라가 조금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잠깐……너무 움직이면 번호표 떨어져버려」

「그렇지만……만지고 싶어」

 

 말하고 나서 눈치챘다.

 

「사무라도, 만지고 싶어?」

「……응」

 

 작고 작게 사무라는 끄덕이고, 가슴을 내 몸에 실어왔다. 대신 허리를 조금 올린다.

 나는 최고로 두근두근하면서 번호표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여자 아이의 저기가 어떻게 되어 있을지는 전혀 모른다. 자지가 없는 것밖에 모른다. 거기를 만지다니――그것도 사무라같이 귀여운 아이의 거기를 만지다니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을 위해 자신의 배로 조금 손을 덥히고 나서 사무라의 배에 손을 대었다. 무명의 팬티 위에서 손가락을 스륵스륵 늘려가자 허벅지가 만나는 곳에 도착했다. 거기로부터 더 손가락을 뻗어서, 사무라의 그곳에 손가락을 밀고 들어간다.

 

「여, 여기?」

「응……있잖아, 스나토. 손톱 같은거 걸리지 않게, 손가락 끝으로 문질러 줄래?」

「알았어」

 

 사락사락 나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처음엔 포동포동한 허벅지에 끼여서 좁았지만, 사무라가 조금 다리를 벌렸기 때문에 만지기 쉬워졌다. 들은 대로 손가락 끝으로 주뼛주뼛 만진다.

 팬티 아래의 모습을 점점 알게 되었다. 한가운데에 한줄기 가는 균열이 있다. 양측 둔덕은 말랑말랑 부드럽다. 균열의 최고 위에 BB탄 정도 크기의, 조금 동글동글한 덩어리가 있다.

 거기는 전체가 따뜻하고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몹시 야한 구조였다. 내 자지가 욱신욱신거릴 만큼 흥분해서, 고양이의 턱을 어루만지는 것 같은 손놀림으로 거기를 비볐다.

 사무라는 작은 덩어리가 제일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거기를 만지면 부르르 떨면서 꾹 나의 팔을 잡는다. 즐거워져서 나는 거기를 빙글빙글 굴려보았다. 「스나토, 그거 대단해!」라고 짧게 외치며 사무라는 내 가슴에 마음껏 얼굴을 눌렀다. 꼭 껴안고 싶어질 만큼 귀엽다.

 그러던 중 사무라의 팬티의 가랑이 부분이 미끈미끈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오줌이 아니다. 나는 손가락으로 살짝 천을 제끼고 약간 갈라진 곳의 바깥쪽을 문질러 보았다. 집게 손가락과 엄지 사이를 문질러보자, 끈적한 액이 붙어 있었다.

 왠지 모르게 손을 당겨서, 나는 그것의 냄새를 맡아보려고 했다. 그러자 사무라가 깜짝 놀라며 눈치채서 그 손을 당겼다.

 

「그만둬! 냄새맡지 마!」

「어째서?」

 

「이상한걸! 야한 기분일 때는 이상한 물이 나와! 절대 좋은 냄새가 아니니까 그만둬!」

 

 그렇게까지 말하면 나도 무리하게 맡을 기분은 나지 않게 되었다. 오줌을 누는 곳의 물이니까, 그다지 얼굴에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만지는 것은 그만둘 수 없었다. 기가 센 사무라가 흐물흐물하게 되어버리는 스위치가 있는 곳이었으니까. 만질 때마다 사무라가 소리를 높이며 이윽고 눈물까지 띄우기 시작하니까, 나는 어쩐지 자신이 몹시 강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무라, 내 것도 만져봐」

「에……응」

 

 사무라가 손을 뻗어서 나의 팬티를 위로부터 눌렀다.

 

「우아……」

 

 반사적으로 나도 소리를 내버렸다. 대단히, 대단히 기분이 좋다. 자기 손이 아닌 것으로 만져진 것만으로 이렇게 기분이 좋다니, 믿을 수 없었다.

 나는 몹시 야한 기분이 되어 있었다. 사무라에게 묻지도 않고, 팬티의 윗쪽으로 손을 집어넣고 직접 사무라의 그곳으로 손가락을 보냈다. 도중에 조금 털이 나있는 것을 눈치챘지만, 여자에게 졌다는 것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사무라의 그곳은, 말랑말랑한 고기의 입술같았다. 귓불같이 부드러운 주름이 있고, 그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자 삼켜져 버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전체가 흠뻑 젖어 있었다.

 팬티 위로 만져졌던 덩어리는 정말 작고 매끌매끌한 돌기로, 만지려고 하면 빙글빙글 도망쳤다.

 

「히익! 싫어, 스나토 싫어! 앙, 아냐, 좋아!」 

 

 금새 나의 손은 미끈미끈하게 되었다. 팬티에 스며있던 액과 그곳에서 넘쳐나온 액이 내 손의 양쪽에 끈적끈적 달라붙었다. 사무라의 오줌이 손에 뿌려지는 듯한 생각이 들었지만, 심장이 머릿속에서 울고 있는 것처럼 두근두근거리고 있어서, 그 소리 탓에 오줌이라도 좋아, 라는 기분이 되었다. 정말 이상한 기분이었다.

 

「스나토……좀 더, 좀 더 만져줘」

 

 나는 사무라의, 여자가 제일 비밀로 하는 곳을 마음껏 만지고, 사무라는 남자에게 그런 일을 당하면서, 이상해진 것처럼 기뻐하며 움찔움찔 몸을 떨었다. 나는 변태였다. 사무라도 변태였다.

 

「사무라아, 좀 더 만져줘」

 

 사무라는 그럴 참이 아닌 것 같아서, 내 자지에 손을 대고 있을 뿐이다. 그것도 좋지만, 안타깝게 된다. 좀 더 기분 좋게 해줬으면 하게 된다.

 

「……좀 더, 끝 쪽을」

「그런 말을 해도……」

 

 사무라는 망설이는 듯이, 꾹꾹 나의 자지를 주무른다. 오줌을 누고 싶을 때와 같은, 그것보다 10배나 강한 느낌이 들어서, 거기에서 무언가를 싸고 싶어서 견딜 수 없게 되었다. 그게 정자를 싸고 싶다는 걸까.

 이제 참을 수 없었다.

 나는 자신의 팬티를 내리고 사무라의 팬티도 끌어내렸다. 사무라가 멍하니 나를 응시한다.

 

「……섹스하는 거야?」

「응」

「좋아, 해. ……어쩐지 말야, 나도 그곳의 안쪽이 찡찡 울려. 이건, 스나토의 그것을 넣기를 원한다는 거겠지」

 

 넣기를 원한다 같은 말을 들었기 때문에, 이제 나는 침착하게 있을 수 없게 되었다. 사무라의, 그 미끈미끈하고 부드러운 곳이, 나의 자지를 감싸주는 거다. 그것은 손보다 훨씬 기분이 좋을 것이 틀림없다.

 

「스나토……」

 

 팬티를 무릎까지 내린 사무라가, 천천히 그곳을 밀어붙여온다. 나는 손으로 자지를 눌러 내려서, 껍질을 벗기면서 사무라의 저기에 밀어붙였다. 찌걱 하고 뜨거운 감촉이 나서, 나는 무심코 허리를 내밀었다.

 

「아팟!」

 

 사무라가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신경쓰지 않고 나는 자지를 밀었다. 사무라가 팔을 당긴다.

 

「아파아파, 잠깐 기다려봐!」

「좀 참아, 나 이제……」

「아냐, 거기는 아마 틀려!」

 

 듣고 보면, 아무리 눌러도 조금도 들어가지 않는다. 구멍 같은 것은 느껴지는데.

 

「여기가 아닌거야?」

「몰라, 그 근처라고 생각하는데……」

「방향이 이상한 걸까?」

「그럴지도. 그렇지만, 방향이 맞아도, 지금 같은 거라면 너무 아파. 나, 조금 안될 것 같아」

「그러언……」

 

 나는 미련이 남아서 사무라의 거기에 자지를 밀어붙였다. 그러던 중 그것이 스륵 미끄러져서 엉덩이 쪽으로 빠졌다.

 

「앗……」

 

 사무라가 가볍게 소리를 내고, 그리고 무언가를 알아챈 것처럼 얇게 웃었다.

 

「스나토, 그대로 있어」

「이렇게?」

 

 내가 자지를 위를 향해 세우고 있으니, 사무라가 바스락바스락 팬티를 다리에서 빼더니 양 다리를 딱 모았다. 그러자 내 자지가 사무라의 허벅지에 꼭 끼었다.

 

「우아……좋아, 이거」

「이걸로 참아」

「응. ……그렇지만, 사무라는 괜찮아?」

「사실은 넣었으면 좋겠어. 뭔가 쑤셔서 참을 수 없으니까. 그렇지만, 그거 하면 죽을 만큼 아프다는 기분이 들어」

 

 사무라는 내 자지를 끼운 채로 두세번 상하로 움직였다. 금새 나의 등을 오싹오싹한 것이 달리고 쌀 것 같게 되었다.

 그러자, 사무라도 눈을 가늘게 뜨고 중얼거렸다.

 

「좋아……스나토의 그것, 뜨거워서 좋아. 이렇게 비비고 있을 뿐인데도 나 기분이 좋아」

「그래?」

 

 그렇다면 나도 불만은 없다.

 복근으로 사무라를 들어올리듯이 해서 나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무라도 내게 얼굴을 가까이 대면서 허리를 오르내린다. 사무라의 근육이 탄탄한 허벅지가 그곳의 액으로 미끈미끈하게 되어서 자지를 조인다. 그것은 충분히 기분 좋았다.

 

「사무라……최고. 사무라의 몸, 몹시 기분 좋아」

「나도, 스나토, 나도. 좀 더 문질러줘. 좀 더 강하게 눌러줘!」

 

 자지의 등에 닿는 사무라의 골짜기와 작은 덩어리를 누르면서, 나는 퍽퍽 허리를 움직였다. 번호표가 떨어져서 사무라의 엉덩이와 내 자지가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지만, 이제 신경쓸 수가 없다.

 

「사무라, 사무라!」

「스나토오!」

 

 가슴에 올라탄 사무라의 몸이 귀여워서, 마음껏 껴안아서 머리를 끌어당긴다. 강한 키스. 비비면서 놀고 있을 여유같은 건 없다. 이빨이 닿아서, 아팠으니까 치우고, 비스듬하게 얼굴과 얼굴을 겹치고, 우리들은 입을 서로 눌렀다. 입술을 움직이면, 사무라도 똑같이 입술을 우물우물하면서 내 입을 빨아들였다. 열린 틈새로부터 사무라의 뜨거운 숨결이 흘러들어왔다. 그것을 마음껏 빨아들이면 함께 군침도 들어왔다. 그렇지만 이제 상관없다. 확실하게 사무라의 머리를 안고, 군침도 숨결도 함께 삼킨다.

 얼굴을 떼고 하아 숨을 돌리자, 사무라는 흔들흔들 허리를 움직이면서 반쯤 눈을 감고 황홀하게 말했다.

 

「있잖아, 이거 굉장히 야하네!」

「응!」

「나 말야, 스나토의 걸 말야, 남자의 더러운 자지를 눌리고 있는데, 스나토의 침을 먹게 되었는데, 조금도 싫지 않아! 좀 더 더렵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상할까나아! 변태일까아!」

「변태야, 나도야, 사무라의 눅진눅진한거, 죽을만큼 좋아! 자지에서 뭔가 싸고 싶어서 어쩔 수 없어! 사무라에게 마음껏 뿌리고 싶어!」

「좋아 변태라도! 스나토의 자지가 좋아! 뜨겁고 딱딱해서, 찔러달라고 할 수 없는게 분해! 그러니까 좀 더, 좀 더 비벼줘어!」

 

 기분이 이상해진 것 같이 외치는 사무라를 좀 더 이상하게 하고 싶어서, 나는 자지가 꺾여버릴 만큼 강하게 눌렀다. 사무라가 짧은 외침을 연달아서 올렸다.

 

「스, 스나토, 앗, 앗, 나, 뭔가, 나와버려! 나와버려!」

「나도! 사무라나도나와나와나와아아앗!」

 

 사무라의 몸에서 화아악 달콤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그곳이 확 더 뜨거워지고, 허벅지가 꾸욱 졸렸다. 자지가 찌부러질 것 같이 되면서 끝이 튀었다. 주루룩! 하고 대단한 양의 정자가 나왔다.

 순간적으로 나는 사무라의 찰떡같은 엉덩이에 양손을 대고, 손가락에 힘을 줘서 그것을 움켜잡으면서, 자지를 바로 위를 향해 밀어 냈다.

 찌익! 찌익! 하고 분수처럼 날아나온 정자가, 번호표의 산더미와 사무라의 엉덩이와 스타디움 점퍼의 등을 가리지 않고 뿌려졌다.

 

「스……나……응……」

 

 나의 가슴에 독수리같이 양손의 손톱을 꽂고, 사무라는 가늘게 떨면서 움직임을 멈추고 있었다.

 

 

「이 근처?」

「으응……」

「여기?」

「아……거기일까」

「그러면, 이렇게……」

「아 아파아파! 아마 거기!」

「그러면, 새끼 손가락으로. ……어때?」

「우……응, 들어가있는 것 같아. 역시 거기야. 그렇지만, 스나토의 그건 무리일까아」

 

 나는, 사무라의 그곳을 탐색하던 손가락을 뽑았다. 지금은 이제 마주본 상태가 아니고, 뜀틀에 기댄 나에게 사무라가 등을 기대고 있다.

 나와 사무라는, 그런 자세로 사무라의 그곳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었다.

 

「처녀막이란 녀석은 없는거야?」

「있는게 당연하잖아. 그렇지만, 저건 처음부터 구멍이 열려있는 사람도 있다고, 보건 선생님이 말했어」

「그럼 역시, 각도가 너무 앞이었구나」

「바로 밑에서 넣는 것처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네」

 

 그렇게 말하고, 사무라는 내리고 있던 팬티를 다시 올렸다. 나는 벌써 입고 있다.

 몸은 따끈따끈 따뜻하다. 조금 전의 섹스(까지는 가지 않았지만)로 땀투성이가 될만큼 뜨거워졌으니까. 그 후 두 사람 모두 몸 전체가 저려서 5분 정도 축 늘어져서 끌어안고 있었다. 그 후 정자를 닦거나 사무라의 액을 닦거나 하고 있으니, 딱 좋을 정도로 따뜻해졌다.

 

「사무라, 이제 추워졌어?」

「응, 괜찮아. 스나토가 안아주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사무라는 내게 기댄다. 나는 사무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사무라가, 조금 수줍어하면서 말한다.

 

「나 말야, 스나토라서 다행이야」

「어째서?」

「스나토가 말야, 상냥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알았으니까. 그 때, 다른 남자라면 아마 하고 싶은 기분이 가득해서 억지로 내게 쑤셔넣었지 않을까나. 그렇지만 스나토는 참아 줬어」

 

 돌아보고는 생긋 웃는다.

 

「만지는 법도 멋졌고. 스나토, 능숙한거 아냐?」

「그럴까아. 완전 처음이었는데. 사무라, 그런거 아는 거야?」

「감이라니까. 나도 처음인걸. 그렇지만, 둘이서 하지 않았으면 그런거 몰랐겠네. 섹스는 신기해」

 

 뺨을 갖다대고 서로 부비부비한다. 나도 똑같이 생각한다.

 바로 조금 전까지 꺄아꺄아 서로 불평만 하던 우리들이, 지금은 이렇게 사이좋게 끌어안고 거기를 만지거나 하고 있다. 그것은 두 명이 함께 비밀을 만들어버린 탓도 있지만, 하고 있는 동안에 서로가 멋지다고 알았기 때문이다. 섹스는 참 신기하다.

 대발견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아, 아직 섹스가 아니구나, 지금 건」

 

 사무라가 그렇게 중얼거린다. 나는 장난기가 일어서 묻는다.

 

「그럼, 진짜로 해볼래?」

「에-? 싫어」

「그렇지만, 언젠가는 할 거잖아?」

「……으-응」

 

 사무라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는 팔을 돌려서 사무라의 가슴을 만져보았다.

 

「아……」

「또 기분좋게 되지 않아? 나, 아직 하고 싶고」

「……아……응……그것도, 좋을지도……으응……」

 

 또 사무라가 요염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내가 불끈불끈 그럴 기분이 들었을 때――

 띠리리리리리, 하고 소리가 났다. 흐물거리던 사무라가, 당황해서 스타디움 점퍼에서 휴대전화를 꺼낸다.

 

「네! 아, 엄마. 도착했어? 지금 교문 앞? 알았어, 곧 갈께. 친구도 함께니까 말야」

 

 전화를 끊더니 사무라는 나를 올려보았다.

 

「와 버렸대」

「응」

「……그런 얼굴 하지 말라니까!」

 

 웃고 사무라는 일어섰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잖아. 아직 기회는 있다니까」

「응. 그러네. ……괜찮은거야? 다음도」

 

 내가 그렇게 묻자, 사무라는 움찔해버릴 듯한 얼굴로, 속삭였던 것이었다.

 

「괜찮은게 당연하잖아. ――나, 절대로 스나토와 첫경험 할거야!」

 

 

――끝――

 

 
 
 ...저도 저런 순진한 시절이 있었더랬지요(먼산). 지금이라고 딱히 초 능숙 변강쇠는 아닙니다만^^;;
 
 여튼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아무래도 조금 주위를 신경써야 되는 번역이다 보니 휘릭휘릭 많이 할 수가 없네요ㅜ.ㅜ
 
 이렇게 불완전연소로 끝나진 않습니다, 당연하지만. 봄-여름-신학기-졸업식으로 이어지는 연작 단편입니다.
다음 편은 가능한 한 빨리 해보겠습니다만 너무 기대하지 않으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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