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가디언 26화 - 암흑수도의 사투(후편) Part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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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도의 지류가 모이는 합류지점, 다량의 오수가 흘러드는 그 장소는 크게 공간이 넓혀져 있고, 거기에 대량의 사우젼드가 떠올라 있었다.
파충류와 같이 생긴 이 생물은 가만히 물에 부유하고 있어, 마치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과도 같아 보인다.
하수가 흘러드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그곳에 돌연 공기를 뒤흔드는 듯한 소리가 메아리쳐온다.
사우젼드의 무리가 목을 내밀어 주위를 둘러보는 중에 한개의 수로에서 대량의 물이 밀어닥여왔다.
높은 파도와 같은 수벽이 밀집하고 있던 사우젼드들을 순식간에 집어 삼킨다.
눈사태와도 같이 쏟아져들어오는 물에는 인간의 머리정도 사이즈의 날카로운 얼음덩어리들이 뒤섞여있어 사우젼드 무리에 힘차게 부딪혀간다.
요마들은 쏟아지는 물과 얼음덩어리와 동료들의 몸에 부딪히며 비벼대져 벽에 부딪혀갔다.
인류보다 훨씬 강건한 생물이지만, 이것에는 당해낼수 없다.
몇마리의 사우젼드가 그대로 죽어갔다.
"이야앗!"
"타핫!"
최초의 물결이 어느정도 가라앉을 무렵 물속에서 동시에 쿄우와 히나키쿠가 뛰쳐나왔다.
물의 흐름에 의해 옮겨져온 그녀들은 가까이에 있는 사우젼드들을 닦치는대로 칼과 혈조로 베어나갔다.
이 홍수와 같은 공격은 두말할 것없이 레이의 능력에 의한 것이다.
마도카의 아이디어로 당초엔 물의 공격만이 계획되었지만, 유이에 의해 메이가 만든 얼음덩어리와 가디언들 자신들을 수류로 옮긴다는 계획이 더해졌다.
레이는 물을 조종하는 것이 까다로워졌다고 불평했지만, 막상 실행시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공격을 성공시켰다.
"끄아아아!"
상당한 피해를 입업다고는 해도 전투생물인 사우젼드들은 상처가 적은 순으로 곧바로 회복해 히나키쿠와 쿄우를 향하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이번엔 카에데, 에리자베타, 시즈카가 뛰쳐나왔다.
카에데는 천정근처까지 뛰쳐올라가 좁은 터널내에서 폭풍을 일으킨다.
바람에 날려 밸런스를 잃은 사우젼드들에게 진공칼날을 날려 차례차례로 사지를 찢어버린다.
"가속화!"
초고속 모드를 발동시킨 에리자베타는 폭풍사이를 꿰뚫고 높게 도약한다.
그대로 몸을 반전시켜 천정을 차고 기세를 붙여 그녀는 급강하하여 발로 내리 찍는다.
밟는 듯한 킥의 일격으로 은발의 전사는 사우젼드 몇마리를 쓰러뜨린다.
그리고는 바로 공중으로 뛰어올라 다시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에리자베타는 마치 분신이라도 된양 잔상을 남기면서 순식간에 몇마리의 적에게 발차기를 퍼붓는다.
"디아크티베이트"
수중에 뛰어든 에리자베타의 움직임이 멈춘다.
그것과 동시에 중력을 조종해 서서히 공중으로 떠오른 시즈카가 쓰윽하고 양손을 들어올린다.
시즈카의 움직임에 호응해 수면에 떠있더 얼음 덩어리가 중력에 거역하고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시즈카가 양팔을 회전시키자, 다수의 얼음덩어리가 공중을 날아 카에데가 일으키는 바람을 타고 사우젼드의 몸을 쳐낸다.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맞은 몇마리의 요마가 물위에 쓰러진다.
히나키쿠와 쿄우라는 접근전의 전문가가 각각의 무기로 사우전드를 잡고, 카에데, 에리자베타, 시즈카 세명이 전체를 랜덤으로 공격해 교란한다.
훌륭한 제휴공격이지만, 아직 수많은 사우젼드들이 살아남아 가디언들을 목표로 움직이려고 한다.
그 출발을 신호로 돌연 몇마리의 사우젼드가 잠긴 물의 주변에서 "피키피키"하는 기묘한 소리가 들렸다.
"꾸워어~"
사우젼드 몇마리가 잠겨있는 물이 희게 탁해지는 듯하더니 움직임을 봉하듯 허리 아래의 하수가 얼어붙었다.
얼음은 하반신으로부터 천천히 사우젼드의 몸을 타고 올라 이윽고 몇마리가 완전하게 얼음에 갖혀버렸다.
거기에 계속되어 수면이 흔들리는 듯하더니 물이 인간의 상반신과 같은 모양이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메이와 레이의 능력이었다.
거기에 사나에, 유이, 우에시마가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어 곧바로 사우젼드와 가디언,그리고 레이가 만들어낸 물인형 사이의 난투가 시작된다.
물인형은 공격능력이 없는 단순한 미끼로 사우젼드의 상당수는 인간과 같이 움직이는 물을 상대로 손톱을 휘둘러 쓸데없는 공격을 반복한다.
미끼가 유인한 만큼, 대립되는 상대가 줄어든 가디언들은 확실히 적을 쓰러트려간다.
카에데는 진공족제비를 몇마리에게 집중해서 발사하고, 시즈카는 주먹에 중력파를 실어 상대의 몸을 날려버리며 적을 정리해간다.
그런 와중에 통로에서 기다리던 다섯명쪽에도 몇마리의 사우젼드가 덤벼들어 지금까지 지켜보던 사나에가 한걸음앞으로 나와 요격하려고 한다.
"흐읍! 하앗!"
거기서 먼저 움직인 것은 의외로 유이였다.
소년의 양손이 수면에 닿는 것과 동시에 다가오던 사우젼드의 몸이 떠올라 몇미터 뒤로 날라가버린다.
돌연한 일에 유이의 주변에 있던 메이, 레이, 사나에와 소총을 들고있던 우에시마도 놀라서 유이를 바라보았다.
"물속은 음파의 전달이 좋으니깐 이런 것도 할 수 있어. 다만, 내능력은 몇번뿐이야"
유이는 물을 이용해서 소리에 의한 충격파를 쏘고 있엇다.
이전에 적의를 가진 레이가 덮쳐왔을때도 물을 이용한 음격을 사용했던 적이 있었으므로, 그 위력은 검증이 끝난 상태였다.
그 후에도 사우젼드가 접근해 올때마다 유이는 소리를 발사해 상대를 벽으로 날려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우젼드가 줄어들어간다.
몇마리인가가 도망가려 했지만 터널속으로 들어가는 시점에서 그림자속에서 검은 나이프가 나타나 목이나 머리에 꽂힌다.
말할 것도 없이 마도카의 뒷처리였다.
빛이 거의 없는 터널은 마도카에게 있어 절호의 장소인지라, 그림자속에서 한마리씩 그녀는 도망가는 상대를 확실히 처리해 간다.
마지막 몇마리가 카에데의 진공족제비로 목이 잘려나가 드디어 전투가 종결되었다.
가디언들은 안심하고 깊이 숨을 내쉬지만, 특별히 호흡이 가쁘거나 하진 않다.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어요. 다음은 어디야?"
"이 앞의 통로 여기저기에 퍼져 있어요."
쿄우의 질문에 유이는 터널을 손가락으로 직접 가리켜 보았다.
한 곳이 아니라 여러곳에 있다는 말에 쿄우는 지긋지긋한 듯 목을 비틀어 가볍게 돌린다.
"대부분 정리한거 같은데 앞으로 얼마나 남아있어?"
"...아직 지금의 10배정도 남아있는데..."
"어!"
유이의 말에 쿄우를 포함한 몇명이 놀라움의 소리를 지른다.
"거짓말이겠지"
"유감이지만, 그정도는 확실해"
망언자실한 듯한 레이의 말에 유이는 곤란한 듯한 표정으로 부정한다.
"음...이건 신중하게 상대해야 겠는데"
사나에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그녀의 의견에 전원이 무언으로 동의한다.
우선 작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마도카는 자신의 그림자에 손을 넣어 그 속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그녀는 프로그램을 구동시켜 유이의 초음파 탐사 능력을 이용해 갱내의 지도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다.
레이나 카에데등이 보초를 서는동안 조용하게 작전플랜이 가다듬어졌다.
각 터널의 설명을 하는 도중, 유이는 무언가를 깨달았는지 얼굴을 들어 터널 하나를 바라보았다.
"사우젼드입니까?"
"아닌데, 사람들이 지상에서 들어오고 있다."
메이의 질문에 유이가 대답한다.
소년의 말에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던 우에시마가 당황했다.
"으흠, 그거 하수도 관리원인가?"
"기다려보세요....이건 대책실의 부대같습니다."
마스터의 설명에 가디언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본다.
우에시마와 사카이의 이야기에서 내각 특수 사안 대책실이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다고 하며 두명은 유이에게 조사를 부탁했던 것이다.
어떤 사정에서 대책실이 부대를 보낸 것일까.
"조사대입니까?"
"아니, 전투부대인거 같아. 꽤 중장비로 와 있고, 무선으로 여기를 제압한다고도 하고"
마도카에게 유이는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알려준다.
전투능력은 아직 다른 가디언보다 낮지만, 이러한 정보수집이라면 유이는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 이제 사우젼드들은 맡겨놔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쉽게 처리할 수 있을까?"
낙관적인 사나에에 비해 의심스러운듯한 표정으로 시즈카가 갸우뚱거린다.
"유이님, 그쪽 부대는 지금 어디입니까?"
"대략 이정도에.."
마도카가 보여준 노트북의 화면을 유이가 손가락으로 지시한다.
"사우젼드 분포에 딱 반대쪽이군요. 어느쪽을 향하고 있습니까?"
"이쪽이다."
메이의 질문에 유이는 지도를 가는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사우젼드 무리로 직진하네요."
"의욕만 가지고 가능할까?"
메이의 지적에 에리자베타가 묻는다.
"어떻게 할까요, 유이님"
"대책실이 온거라면 이제 맡겨버려도 돼는거 아냐?"
지시를 요청하는 시즈카에 비해, 레이는 무책임하게 말을 꺼낸다.
확실히 악마 전문의 조직이 나서고 있다면 뒤를 맡기는 것도 하나의 선택사항이다.
이대로 가디언들이 사우젼드에 대항해 싸우면 도중에 서로 만나서 귀찮은 일이 생길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곧바로 손을 거두는 것에 유이는 약간의 저항이 있었다.
괴물의 무리를 앞에두고 싸우지 않고 철수하는 것은 능력자로서의 책임을 져버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 유이의 맘속을 헤아린 듯 히나키쿠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다독거린다.
"우선, 상태를 보지요. 대책실의 솜씨를 보고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을거에요"
"그래"
유이는 의식을 집중하며 전투부대의 소리를 체크한다.
유이는 그들의 호흡은 물론 혈류나 근육의 움직임조차 알수가 있었다.
"전투가 시작된 거 같다."
유이의 말대로 하수도의 터널속에서는 튀는 듯한 마른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단속적으로 들려오는 반향음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동안에 유이의 얼굴이 험해졌다.
"대원 여러명이 다친것 같다."
"뭐라고?"
"철수하기 시작하지만, 포위되고 있다. 이건 안될지도..."
유이의 말에 우에시마의 안색이 바뀐다.
전출된 경관이 많은 부서이다 보니 대원의 안부가 신경이 쓰이는 것일까?
그것과는 대조적으로 가디언들은 담담하게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여러모로 그녀들이나 유이를 귀찮게 하는 조직이므로, 동정같은건 느끼지 않겠지.
그리고 아마추어집단이 악마퇴치를 하려 했으니 이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는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유이로서는 아무리 관계가 안좋은 사이라고 해도, 말단 전투원들이 위기에 빠지는 것을 입다물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모두들!"
"네!"
"무슨일?"
"왜 그러십니까?"
"저 사람들을 돕고 싶다."
유이의 의지 가득한 말에 그의 애인들은 다소 놀랄수밖에 없었다.
"대체 왜...."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죽는 것을 입다물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쿄의 말을 차단하고 유이가 호소한다.
그 절실한 표정에 쿄우도 항의의 말을 멈출수 밖에 없었다.
"유이 도련님의 생각은 매우 용기있는 결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디언은 유이 도련님의 그런 숭고한 의지를 존중합니다."
"알았어. 아무도 반대하지 않아요"
에리자베타의 호들갑스런 칭찬에 쿄우도 시원스레 찬성한다.
"유이, 다만 우에시마쪽으로 돌아가 계셔요. 구출작전에는 방해가 될수 있으니깐"
"알았어. 쿄우씨도 조심해요"
쿄우가 얼굴을 붉히며 유이의 머리를 어루만지자, 소년은 저항없이 수긍한다.
남들 앞에서 드물게 스킨쉽이 이뤄져 쿄우는 부끄러움이 가득했다.
대원을 구출하는 것에 동의하고 쿄우, 마도카, 에리자베타, 카에데, 히나키쿠가 적진 돌파를 시도하게 되었고, 사나에, 시즈카, 메이, 레이 네명이 유이와 우에시마의 호위를 하게 되었다.
쿄우나 에리자베타등은 바로 이동을 개시해 뒤편에 남겨진 그룹은 그녀들을 전송하고 후퇴하기 시작했다.
사우젼드는 악마들에 의해 만들어진 전투생물이다.
원래는 수많은 이세계중 하나를 정복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번식력도 강하고, 높은 전투능력을 가진 이 생물은 침략을 계획하던 악마들에게 있어 훌륭한 병기였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창조자가 생각지도 못한 오산이 생겼다.
악마의 명령을 듣지 않게 된 것이다.
강하고 흉표하고 수많은 맹수들이 자신들에게 송곳니를 세우기 시작하자 악마들에게 있어 병기로서의 유효성은 거의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증식하는 속도로 인해 사우젼드라 불리게 된 이 생물은 악마에게조차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되어 버려졌다.
시공을 넘어 이 일본의 지하에서 하수로 흘러드는 영양분을 얻어 사우젼드들은 적막하게 번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상으로부터 소란스러운 침입자가 왔으므로 본능적으로 둥지를 지키려는 행동을 취했다.
침입자들을 들러싸 쫒아내려고 했다. 화려한 소리를 내는 무기로 상대는 자신들을 공격해 살상해왔지만 사우젼드는 끊임없이 공격해갔다.
이미, 무리 전체가 침입자의 정체를 깨닫고 차례차례로 모여온다.
하지만 상대를 향하는 도중에 사우젼드들은 다른 장소로부터 동료의 피냄새가 흘러드는 것을 감지했다.
그 수상한 낌새는 이미 상당 수의 동족이 당한 것임에 틀림없다.
새로운 위기에 무리의 반이 발을 멈추고 방향을 바꾸어 달리기 시작했다.
"아휴, 지독하다"
우에시마가 얼굴을 찡그리며 심한 욕을 해댔다.
그 얼굴에는 적외선 고글과 방독면이 장착되어 있다.
"뭐, 어쩔수 없어요. 하수도니깐요"
대답을 한 유이의 입에는 방독면이 걸려있었다.
카에에와 에리자베타가 일행과 헤어졌기에 공기의 정화와 빛의 조절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하수도는 심한 악취에 싸여 있었지만, 가디언들은 내성이 있는지 적외선 고글만을 쓰고 있었다.
반대로 음파의 반향을 이용한 유이는 고글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장애물의 위치가 파악되어 마스크만을 이용하고 있었다.
일행은 온 길을 비교적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돌연 유이가 발을 멈추고 뒤쪽을 급히 돌아보았다.
"사우젼드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
"뭐라고?"
"정말입니까?"
놀라움의 소리를 지르는 레이와 메이에 유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만, 갑자기 왜?"
"혹시 냄새일지도. 카에데가 없으니깐 공기가 정화되지 않게 되었겠죠. 우리들의 냄새를 맡고 쫒아오는거일지도 모른다."
시즈카의 의문에 사나에가 자신의 추측을 말한다.
실제로 사우젼드의 무리는 동료의 피냄새를 맡고 침입자를 감지했지만.
팀원이 줄어든 유이의 일행은 싸우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해서 빠른 걸음으로 이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미처 피하기도 전에 이미 한무리의 사우젼드가 뒤에서 모습을 나타낸다.
"쯔읏!"
레이는 혀를 차면서 손으로부터 초고압의 가는 물줄기를 날려 마귀의 목에 구멍을 뚫는다.
그 몇마리는 뒤로 고꾸라지며 쓰러지지만 그 뒤에서 또 몇마리의 사우젼드가 달려온다.
"메이, 막아버려!"
"오케이!"
레이의 요구에 따라 메이가 의식을 집중한다.
빠지직하는 소리가 들려오며 인간의 허리두께만한 굵은 고드름이 세로, 가로, 대각으로 터널내에 난립해 가디언과 사우젼드의 사이를 차단한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나타난 얼음의 장해에 사우젼드들은 당황한 듯한 절규를 지른다.
"지금!"
메이가 외치자 유이들은 달리며 거리를 벌리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사우젼드들은 메이가 만들어낸 고드름을 이미 몇개나 부셔버리고 가디언들을 쫒기 시작하고 있었다.
내각 특수 사안 대책실의 실행부대는 혼란의 극한에 있었다.
원래 이번 임무는 정찰이 목적이며 우에시마에게서 보고된 정보를 확인하려는 것 뿐이었다.
악마와의 만남도 예상되었으므로, 중화기나 적외선 고글, 헬멧, 방탄 조끼등의 방어용 기구와 장비는 충분하다.
하지만 설마 태고의 공룡과 같은 괴물, 그것도 무서울 만큼의 숫자와 조우한다고는 상상도 못했다.
처음엔 화기로 대응하고 있었지만 대량으로 밀어닥치는 적에게는 모두 대응할 수 없게 되었다.
퇴각을 결정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적들의 강력한 손톱에 부상자가 나오고 있었다.
상처를 입은 동료의 이동에 시간이 걸려, 같이 공격당하는 처지가 되었다.
"우어어! 죽어버려!"
"정신차려라!"
"이제 안된다!!!"
패닉상태의 절규와 비명, 소총의 발사음들이 섞여 전투의 전문가여야 할 특수부대는 광란의 양상을 나타냇다.
어둠에서부터 끝없이 나타나는 적의 모습에 이제 끝이라고 대원들은 각오를 다진다.
그런가운데 어딘가에서 낭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어리석은 인간들은 자기의 욕망에 빠져 서로를 이용해 다치게 된다."
터널의 안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대원들은 물론,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수 없는 사우젼드들도 곤혹스레 주변을 살펴본다.
"하지만 서로의 이익을 넘어 약자를 돕는 사람도 있다. 그 바른 행동을 할때 사람은...진정한 정의를 알게 된다!"
터널의 안쪽에서 질풍과도 같이 무엇인가의 그림자가 돌진해 온다.
그 그림자가 무리의 속을 앞질러가자 사우젼드 몇마리가 한번에 맞은 것 같은 타격을 입어 크게 날라떨어진다.
이윽고 질주해온 그림자는 수면위에서 물보라를 일으키며 멈추었다.
유이의 명령을 받은 에리자베타가 제일 먼저 대원들의 앞에 도착한 것이다.
물위를 달려왔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은발미녀의 모습에 대책실의 대원들은 깜짝 놀랐다.
"누구냐!"
"가디언의 일원, 미츠테루 기사단, 에리자베타 앤드류스 이바노프!"
팔짱을 끼고 대답한느 에리자베타에 위기를 넘긴 남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본다.
대책실의 실행부대인 그들은 대 가디언을 상정한 훈련을 몇번이나 받아왔다.
한번은 메이에게 싸움을 걸어 완벽하게 당해버린 적도 있었다.
그 가상의 적이 설마 절체절명의 위기에 도와주러 온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에리자베타의 화려한 행동에도 다만 놀랄 뿐이었다.
"잠깐 빌리지....가속화!"
에리자베타는 상처를 입은 대원으로부터 총을 빌려들고 다시 가속을 개시한다.
사우젼드 한마리의 뒤에서 방아쇠를 당기고, 계속해 몇마리인가의 머리로 총탄을 발사한다.
"디아크티베이트!"
에리자베타가 정지하는 것과 동시에 몇마리의 사우젼드 머리가 퍼억하며 날라가버렸다.
지근거리에서 총탄을 발사하면 사우젼드도 무사할수는 없었다.
에리자베타는 손에 들은 소총을 잠시 바라보더니 얼굴을 찡그린다.
"위력은 굉장하지만, 역시 소총을 좋아할 수는 없겠는데. 돌려주지"
에리자베타는 대원의 한사람에게 소총을 던져 돌려준다.
에리자베타가 소총을 싫어하는 것도 있지만, 총알을 다썼으니 더이상 그녀가 가지고 있을 이유도 없다.
"물러나세요"
에리자베타가 열어놓은 활로를 카에데, 쿄우, 히나키쿠가 카에데의 바람의 힘을 빌려 저공비행으로 터널내를 맹렬하게 돌파한다.
세명은 눈깜짝할 순간에 에리자베타와 대원들의 앞에 선다.
"히나키쿠, 뒤를 부탁해요. 카에데와 에리자베타로 돌파한다."
"오케이!"
쿄우와 카에데, 에리자베타가 대원들의 옆을 앞질러가 반대측으로 돌아가고, 히나키쿠는 최후미에서 허리를 낮추며 발도태세를 잡는다.
"책임자가 누구냐!"
"내, 내가 책임자이지만...."
쿄우의 위압적인 말에 대원중 한사람이 흠칫거리며 그녀의 앞으로 나온다.
"탈출을 도와주지, 따라와라"
"도와준다고? 가, 가디언이?"
대장같은 남자는 놀란 듯한 신음소릴 내고, 적외선 고글 넘어로 쿄우의 얼굴을 본다.
아직도 그는 가디언이 도와준다는 이 현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우리들의 마스터에게 감사해라. 이건 그의 명령이야"
"그런가....
대장의 눈에 쿄우의 별로 바라지 않았다는 표정이 보인다.
가디언은 그들에게 별로 호감이 없지만, 누군가가 구해줄것을 부탁한것 같다.
대원들은 대장이 지시를 내리기도 전에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가디언을 따라가려고 했다.
카에데는 좁은 터널내의 공기를 맹렬히 순환시켜 돌풍을 일으켜서 통로에서 나오는 사우젼드의 침입을 막으려고 한다.
운좋게 돌풍을 피해온 사우젼드들도 가속한 에리자베타의 공격을 찰나에 몇십발을 맞아 쓰러졌다.
쿄우도 두명에게 가세하려고 했지만, 부상자들이 많아 그쪽에 도움을 줄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부상자의 피를 컨트롤해서 지혈을 하고 출혈을 완전히 멈춘다.
상처도 막으려고 했지만, 워낙 상처가 깊어 완전히 치료할 수는 없었다.
부상자를 자신의 피로 만든 누에고치와 같은 형태로 감싸서 들어올린다.
"이동한다!"
쿄우의 호령아래 부대는 원래 진행방향과 반대로 움직인다.
전방을 막는 사우젼드는 카에데와 에리자베타가 상대를 한다.
"끈질긴 녀석들!"
히나키쿠는 뒷걸음질로 일행을 따라가며 접근해오는 사우젼드들을 베어 넘긴다.
그러나 적들은 잇달아서 터널의 어둠속에서 솟아나온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사우젼드의 그림자에서 손이 불쑥 나타나 작은 나이프를 터널의 벽에 던졌다.
나이프가 콘크리트에 꽂히자 여러마리의 사우젼드들이 조각이 된 듯 움직임이 멈추었다.
이것은 마도카가 자랑으로 여기는 기술중 하나인 "그림자 묶기"이다.
생물의 움직임을 나이프같은 칼날로 봉할수가 있었다.
"좋았어, 마도카"
"다치지 않게 조심해, 히나키쿠"
사무라이와 인자라는 막강조합의 콤비는 정면에서, 혹은 그림자속에서 암살로 요마들을 차례차례 쓰러뜨려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우젼드의 수는 줄어들기는 커녕 더욱더 증가해간다.
"끝이 없군..."
뒤로 점프해 이동하면서 사우젼드를 맞아 싸우고 있는 히나키쿠가 눈썹을 찡그린다.
그녀는 몇마리를 향해 가지고 있던 칼을 내던지며 재빠르게 크게 도약해 사우젼드와의 거리를 넓힌다.
"흐읍! 야아앗!"
히나키쿠가 기합과 함께 두손을 합친다.
그것과 동시에 하수도 터널의 벽에서 백개도 넘을 듯한 칼과 검이 튀어나온다.
사람 키 정도의 도검은 통로를 막아버리며 몇마리의 사우젼드도 같이 찔러 꽂아버린다.
갑자기 나타난 칼날의 벽에 요마들의 움직임이 잠시 멈추었다.
"잠깐, 그런 큰 기술을 사용해도 괜찮아?"
히나키쿠의 발밑에 그림자에서 검은모습이 삐져나와 마도카로 바뀐다.
"...조금 남겨뒀으니 괜찮아..."
마도카의 질문에 히나키쿠는 무릎에 손을 짚고 어깨로 크게 숨을 쉬었다.
접근전용으로 만들어진 히나키쿠는 원격공격에 자신이 없었다.
검을 다루는 가디언이라고 해도 조금 전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다른 가디언보다 체력을 크게 소모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별로 시간벌기도 안돼는군..."
히나키쿠는 일어서서 다시 양팔에 검을 뽑아내 든다.
바라보는 그쪽에는 검이나 칼을 무모하게 때려 부수려고 하는 사우젼드들의 모습이 보인다.
자신들이 다치는 것에 상관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우선, 이동한다. 따라잡히면 다시 요격하고....또 원호를 부탁한다."
"오케이, 맡겨줘"
하니키쿠가 오른쪽으로 돌아 나가자 그녀의 그림자에 마도카가 스르륵 가라앉는다.
앞서가는 쿄우를 쫒아 히나키쿠는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