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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티타노마키아 - 2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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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714 회 작성일 24-01-18 23: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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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한 여자가 공중에 몸을 띄운채 어우러진 숲사이에 모습을 숨기고 있는 한 건물을 응시하고 있었다. 흑빛의 윤기나는 머리결에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여자의 머릿결이 바람에 살랑거릴때마다 석양 빛을 머금고 있는 하늘마저도 여자의 머릿결과같은 흑빛으로 물들어가는듯 주위는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가디언... 』



건물을 바라보던 여자의 입에서 낮은 신음성과도 같은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리고 그와동시에 여자의 몸이 잠시 휘청이는듯하더니 무언가에 낚아채여지듯 땅을향해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쿠웅...

 


눈깜짝할 사이에 여자의 몸이 강하게 지면과 충돌하고 여자가 그 충격에서 정신을 채 수습하기도전에 무엇인가가 등뒤로부터 여자를 덮쳐들어왔다. 뱀이 먹이를 잡아 얽매이듯이 억세고 우악스럽기까지한 근육질의 팔이 여자의 가느다란 허리와 검은 옷과 대비되어 하얗게 빛나는 여자의 목을 휘어감았다. 그리고 곧이어 여자의 귀에 낮고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잡았다.. 별것도 아니잖아? 생각보다.. 훨씬... 』


 

 

 


빠악~!!!


 


『크흑..!! 』


 


남자에게 사로잡힌 여자가 남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머리를 크게 뒤쪽으로 꺾으며 남자의 안면을 몇번이나 강타했다. 안면을 강타당한 충격으로 남자의 팔이 느슨해지자 여자는 재빨리 속박당한 팔을 빼내어 팔꿈치로 연이어 남자를 가격했고 그로인해 남자는 여자에게서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제길.. 어쩐지 너무 쉽다 싶었...  』

 


여자에게서 떨어져 얼굴을 비벼대며 여자를 바라보던 남자의 얼굴에 잠시 당황한 빛이 어렸다.




『뭐야? 가디언이 아니잖아??!! 』



당황함도 잠시 남자의 얼굴에 떠오른 당황한 기색은 이내 의아함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너... 어떻게..? 어떻게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거지? 』

 


자신의 앞에 있는 여자.. 분명 조금 전 공중에 떠 있던것을 자신이 낚아챘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예상치 못한 여자의 공격으로 파워형 능력자인 자신이 여자에게서 물러나기까지 했다. 더구나 비록 예상치 못한 반격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분명 뒤에서 덮쳤을때 뭉클하게 전해져오는 여자의 부드러운 가슴의 느낌을 남자는 분명하게 느꼈었다.




여자다..
그리고 능력자다...

 

 

 


지금 남자의 앞에 서있는 여자는 분명한 능력자였다. 하지만 이 여자는 가디언즈의 멤버는 아니다. 그의 기억에 의하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여성 능력자는 가디언즈가 유일했다. 그런데 지금 가디언즈가 아닌 여자능력자가 자신의 앞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사실이 남자에게 혼란과 의문 그리고 긴장감까지 가져다주고 있었다.



『아.. 그래.. 』

 


순간 남자의 머리속에서 잊혀져가던 하나의 기억세포가 떠올랐다. 현존하는 여성 능력자중 가디언이 아닌 유일한 여성 능력자.. 그런 여자가 한 명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가 활동하던 지역은 분명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코리아라불리는 작은 나라였었다.




『아마도.. 미나.. 라는 이름이었었지? 』



의문과 긴장 그리고 당황함이 서려있던 남자의 표정이 일순간에 정리가 되면서 묘한 미소가 떠올랐다. 죽었을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던것 같았다. 그래서 잠시 기억에서 잊혀져 있었다. 능력자들끼리의 전투에서 상대의 전력이나 특수능력을 모른다는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었다. 그런 이유로 남자는 알지도 못하는 전혀 이외의 존재에 대한 당황스러움과 긴장감까지 느끼고 있었었다.



하지만...


 

 


이제 상대가 누군지는 명확해졌다. 지금까지 특별히 마주칠 일은 없었지만 여자 능력자라는 희귀성으로인해 미나라는 능력자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C랭크정도의 하급 능력자...
거기다 딱히 특별한 특수능력도 없다...



A랭크니 C랭크니 하며 능력자들을 그 능력의 강함에따라 구분한 것을 100%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분명히 각 랭크간의 차이는 현격하게 있었고 C랭크정도라면 거의 일반인과 다를바없는 F등급의 바로 윗단계로서  능력자가 아닌 일반인에게 힘자랑하는 정도의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비록 그녀가 능력자라면 최소한 이름한번정도는 들어봤을만한 존재이긴 하지만 그것은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라 여자 능력자라는 희귀성때문이었다.



A랭크에 속하는 자신과 지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여자의 능력차이...
그것은 그의 얼굴에 미소를 가져다 주기에 충분했다. 



남자의 시선이 미나를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170조금 넘을듯한 정도의 키의 여자였다. 목을 살짝 덮고있는 민소매의 검은 옷이 타이트하게 몸에 밀착되어 부풀어오른 가슴의 라인을 그리며 오목하게 들어간 허리로 이어져오다가 악세사리처럼 가늘게 살짝 늘어져 반짝이는 금색의 허리띠를 경계로 부분에서는 부채처럼 펼쳐져 불어오는 바람에 하늘거리며 검은 스타킹에 가려진 매끄러워보이는 허벅지를 살짝씩 내비춰보이고 있었다.



주위의 어두움을 다 빨아들여버린듯이 새까만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와 대조적으로 우유빛으로 뽀얗게 빛을 발하는 피부는 그에게서 절로 부드럽고 매끄러운 감촉을 불러일으키는 것만 같았다.



어느새 미나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눈에 미나는 자신이 싸워야할 적이 아닌 지금 조금씩 끓어오르기 시작한 자신의 욕정을 해소해줄 여자로 보이고 있었다. 비록 자신의 목표였던 가디언의 멤버는 아니었지만 이쪽도 나쁘지는 않을것 같았다.



『뭐.. 가디언은 아니지만 이쪽도 나쁘진 않을것 같군..흐흐흐 』



남자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에 음흉함이 드리워졌다.

그리고 마치 시식을 앞에 둔 음식을 바라보고 있는듯 입맛을 다시고는 미나를 향해 돌진해 나갔다.

 


 


 



 

 

 

 

 

 

 


02.


 


 


 



 

생각지도 못한 공격이었다. 정신을 차릴틈도 없이 자신을 덮쳐오는 남자에게서 간신히 벗어나긴 했지만 피해야할지 싸워야할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웠다. 지금껏 능력자들과의 싸움을 회피한적은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몇 년전 구교사에서 정찬과 그 일이 있고난 후 지희는 미나를 봉인했다. 3년전 구교사에서 미나가 정신을 차렸을때 그 자리에 정찬은 없었다. 최경희 선생님 역시 어찌된 일인지  그 날 일의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고 그 날이후 정찬은 마치 원래부터 그 존재가 없었던 인물이었던듯이 사라져버렸다.



아주 잠깐동안이라도 떠올리고 싶지 않을만큼 수치스럽고 죽고싶을만큼 절망적인 그런 밤을 보냈음에도 마치 하룻밤의 악몽을 꾸고난것처럼 세상은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평상시와 똑같은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날 밤 떠밀리듯이 그러면서도 그 상황을 원했던듯 즐기며 그녀의 몸을 농락했던 학생들.. 그들 역시 딱히 그 날밤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듯하지만 미나에게는 그녀를 짓누르며 지어보였던 남자들의 쾌락적이고 가학적인 그 얼굴표정 하나하나까지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있었고 비록 그들이 그 사실을 기억하고있지 못한다고는해도 미나로서는 그런 그들과 같이 등교하고 같이 수업하는 것이 불편했다.



아니.. 두려웠다.



그 날 무서울정도로 사악하고 가학적인 웃음을 지어내던 그들이 지금은 너무도 좋은 동급생, 잘 챙겨주고 친절한 선배의 얼굴을하고 아무렇지도 않은듯 지희(미나)를 대하고 있는 사실이 더욱 두렵고 무서웠다. 결국 지희(미나)는 전학을 선택함과 동시에 능력자로서의 자신인 미나를 봉인하기로 결정하고 경찰이나 정부쪽의 지원요청도 묵살하고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국내상황이 묘하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다른나라에서 활동하던 능력자들이 하나 둘씩 한국내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것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십수년간 거의 발발하지않던 NH(Non-Human)가 몇 개월사이에 그것도 한국에서만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불행중 다행으로 지금까지 발생한 NH들이 한국군과 경찰의 공격으로 죽어나갈만큼 강력한 녀석들이 아니었던지라 NH 그 자체로 인한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NH란 존재가 워낙 위험하기때문에 최우선 목표가 인명이 구조가 아닌 NH사살이 우선이었던 까닭에 NH를 사살하는 과정에서 훨씬 더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다. 더구나 NH의 발생때문인지 속속들이 한국으로 몰려드는 능력자들로 인해 한국사회는 극심한 혼란과 불안에 휩싸였고 급기야 정부는 계엄령까지 내리게 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 다다르자 그 전까지 미나를 하나의 가쉽거리정도로만 여기던 사람들조차도 미나를 찿기 시작했고 그럼에도 끝내 미나가 모습을 나타내지 않자 막상 위험해지니 숨어버렸다는 욕을 하는 사람부터 죽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지희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갈등과 번뇌에 휩싸여야만 했다. 미나가 나선다고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단 한 명이라도 더 살릴수 있을테고 어떤 형태로든 도움은 줄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것이 아마도 미나가 가진 힘에대한 책임일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체 평범한 일반인으로서 살자면 못할것도 아니었지만 그 모든 것을 외면하기에 지희는 너무 마음이 여렸다. 하지만.. 역시 그 때의 그 기억은 지희로 하여금 쉽게 미나의 봉인을 풀게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상급 능력자들이 한국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NH까지 나타나는 상황이 되자 결국 가디언즈까지 한국으로 왔다. 그리고 그들이 미나를 한번 만나보고 싶어한다는 소식을 접한 지희는 몇 년만에 미나의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동경하던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만나면 무엇인가 지금의 혼란스러움을 정리할만한 열쇠를 찿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여기까지 오고나니 망설여지는 마음이 들고있던 찰나에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비록 미나의 모습으로 변신하기는 했지만 딱히 그동안의 고민이나 혼란이 해결된 것도 아니고 이렇듯 누군가와 싸우기위해서 미나의 봉인을 풀은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지금은.. 피할 수 있다면...되도록이면 이런 일은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을 공격한 이 남자..

이 남자가 중얼거리는 말에 의하면 이 남자가 공격하려했던 것은 자신이 아닌 가디언이었다.


 


비록 그녀가 동경해오던.. 최강이라는 가디언이
이 남자에게 패할리는 없겠지만...



가디언을 공격하기위해 몸을 숨기고 있었던거라면....
이 싸움.. 피할 수 없다...



미나는 주먹을 움켜 쥐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남자가 미나를 향해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03.


 



 

"뭔가 잘못되었다..."




남자는 미나와 싸우면서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자신의 기억대로 미나라는 이 여능력자의 전투능력은 C랭크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전력을 다하고 있지도 않은 공격에도 미나는 아슬아슬하게 공격들을 간신히 피해내고 있었고 그 상황을 즐기듯 남자는 조금씩 자신의 속도를 높여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 조금씩 속도를 높여가고 있는데도 미나는 여전히 아슬아슬하게 자신의 공격을 피해가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던 공격에 공격속도를 높이면 피격당하는게 당연한데도 미나는 여전히 남자의 공격을 피해내고 있었다.



"뭐지? 내 움직임이 오히려 둔해지고 있는 것 같은....."



마치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몸이 둔해지는것같은 답답한 느낌이 조금씩 들어왔다. 그걸 확실히 느낄 수 있을만큼 되었을때는 공격을 피하는데 급급하던 미나가 오히려 남자를 공격하고 있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었다.



"아냐..!! 내 움직임이 둔해진게 아니야... 이 여자가 빨라지고 있어..!!"



남자가 느려진게 아니었다. 미나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슬아슬하게 피해나가고 있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지만 지금 미나가 아슬아슬하게 남자의 공격을 피하고 있는 것은 조금전처럼 피하기 어려워서가아니라 아슬아슬한 지경에까지 와서도 피할 수 있을만한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어째서 고작 C랭크의 능력자가 이런 속도를...!!"




비록 남자가 속도보다는 파워에 강점이 있는 능력자이긴 했지만 지금까지 경험으로 C랭크와 A랭크의 차이는 엄청났다.

C랭크중에서 속도에 의지하는 녀석들조차 자신의 속도는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순간 남자는 미나의 움직임을 놓치고 말았다. 가지고 놀 수 있을정도로 하찮은 능력자라고 생각하고 있던 미나의 빠른 속도에 놀라 잠시 집중력이 흩어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위다....!!!"



쿠웅...!!!!


 


남자는 미나의 위치를 잡았지만 그 공격까지 막아내지는 못했다.

위에서 빠르게 찍어내리는 미나의 공격을 맞은 남자는 엄청난 흙먼지와 함께 바닥으로 곤두박질쳐버렸다.



흙먼지속에서 남자는 머리를 흔들며 몸을 일으켰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놀랄만한 속도에 비해 파워만은 생각보다 약했다. 파워에 자신이 있는 남자로서는 어떻게든 한 방만 제대로 먹인다면 승산이 있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이 정도의 속도차이에서 과연 제대로 한 방을 먹이는 것이 가능할까..? 미나의 파워가 속도에 비해서 약한편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무시하고 맞아줄 만큼 만만한 데미지는 아니었다.



"제기랄...!!"



뿌옇게 떠있는 흙먼지가 조금씩 가라앉기시작할무렵 남자는 갑자기 하늘을 향해 한 손을 뻗어올렸다.


 


쿠웅..!!!


 

 


그 순간...

또다시 굉음과 함께 서서히 가라앉고있던 흙먼지가 공중으로 뿌옇게 떠오르며 시야를 가렸다.


 


『흐윽..!! 』



 

조금 전과 같은 소리와 같은 흙먼지가 흩날렸지만 흙먼지속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는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아닌 여리고 가는 여자의 목소리였다. 이번에는 미나쪽이 땅으로 곤두박질친 것이었다.


 

『빠른게 마음에 안들면 못 움직이게 만들면 되지 크크크.. 』




남자는 씨익 웃으며 쓰러져있는 미나에게로 다가갔다. 거리가 어느정도 좁아지자 미나는 순식간에 남자의 앞에서 모습을 감춰버렸다. 남자는 또다시 미나의 움직임을 놓쳐버렸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처음 미나의 움직임을 놓쳤을때와는 달리 놀라거나 당황한 표정이 아니라 웃고있었다.


 

남자는 한손으로는 주먹을 쥔채 최대한 힘을 모으고 아무것도 없는 다른 손을 무엇인가를 잡아당기듯 끌어당기는 모션을 취하자 자석에 끌려오기라도 하듯 갑자기 미나의 몸이 남자쪽을 향해 날아왔다. 남자는 힘을 모은 주먹으로 날아오는 미나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퍼억..!!



『아악..!! 』



갑자기 남자에게 딸려와 남자의 강한 타격을 맞은 미나가 남자의 바로 아래에 쓰러져내리자 남자는 미나의 허리를 거칠게 발로 차버렸다. 미나의 몸이 강한 먼지바람과 함께 땅에 끌리며 밀려났다.



무릎위까지오는 검은 스타킹에 감싸진 얇게 뻗은 미나의 다리가 꿈틀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자에의해 날아가버린탓에 허리까지 올라가버린 스커트아래로 도톰하게 솟아오른 둔부가 치마와 똑같은 색의 얇은 천에 가려져있었고 그 밑으로는 뽀얀 허벅지가 드러나보이고 있었다.



『흐흐흐.. 』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남자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는 음흉한 미소를 흘려냈다. 어차피 이 싸움은 이긴거나 마찬가지였다. 큰 공격이 두 번이나 성공했고 그 공격으로 미나가 쓰러져있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미나가 남자를 이길 수 없는 이유...
그것은 바로 조금 전 미나를 공격하기위해 발동되었던 특수능력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격투는 남자가 유리한 위치에 서게된다. 하지만 여자에게 총이라는 무기를 쥐어주면 유리한 쪽은 남자가 아닌 여자쪽으로 바뀌어버린다. 만약에 남자가 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설사 프로격투기선수와 어린아이와의 차이와같이 육체적인 능력차이가 심하다해도 이 격투는 여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밖에 없다.



지금 남자는 총을 가지고 있었고 남자를 상대하고 있는 미나는 남자가 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총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남자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있는 미나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남자가 여유를 부리는동안 정신을 차린 미나가 땅을 박차고 빠르게 남자의 범위밖으로 벗어났다.



『쓸데없는 짓을 하는군... 』



남자가 실소를며 흘리며 무엇인가를 잡아당기는 손짓을 해보이자 이번에도 여지없이 미나의 몸은 남자쪽을 향해 빨려들어가듯 끌어당겨져왔다.


 

 

 

 


"능력자다..."




허리에 끈이라도 묶여있는듯이 허리부터 남자쪽으로 강하게 끌려가는 순간 미나는 생각했다. 무엇인가 끌어당기는듯한 남자의 손모습... 그리고 몸 전체가 아닌 허리부터 끌려가는듯한 느낌... 확실하지는 않지만 무엇인가를 끌어당길 수 있는 특수능력을 가진 능력자가 아니라면 이런일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남자에게서 멀어지려하던 미나는 일단 남자에게서 멀어져야겠다는 생각을 바꾸어 남자를 향해 돌진했다. 너무 오랫만의 변신이라 처음에는 고전했지만 전투능력만 놓고보면 이긴다고 장담할 수는 없어도 싸워볼만한 상대였다.



문제는 상대의 특수능력인데 그 능력이 멀리있는 상대를 끌어당기는 능력이라면 끌어당길만한 거리를 주지않으면 그만이었다. 미나는 남자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남자는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주먹을 피할 생각도 하지않고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듯한 표정만 지어보이고 있었다.



순간 남자의 얼굴을 향해 뻗어나가던 미나의 팔이 공중에서 그대로 멈췄다. 당황하며 팔에 힘을 줘보지만 마치 누군가 잡고있는듯이 미나의 팔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미나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미나의 팔을 잡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 능력이 인력(끌어당기는힘)이라고 생각했나? 크크.. 하긴 누구나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을 하지... 하지만... 내 능력은... 』



남자는 여유롭게 손을 내뻗어 봉긋하게 솟아오른 미나의 한쪽 가슴을 움켜쥐었다.

서양인들보다는 작은 가슴이었지만 그 촉감만은 지금까지 안아온 어떤 여자들보다 부드러웠다.



남자의 행동에 미나의 한쪽 눈썹이 꿈틀거리며 자유로운 다른 손을 남자를 향해 힘껏 날렸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다른 손마저도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걸 미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느낀 순간 미나의 두 손은 등쪽으로 꺾어져 손목부분이 겹쳐졌다. 미나는 손을 움직여보려고 버둥거려보았지만 마치 양 손에 수갑이라도 채워진듯이 붙어버린 손목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 능력은... 스트링(string)이야 』


 

 


스트링...??



스트링이라면... 끈을 이야기하는 것...? 끈을 사용하는 능력이라면 지금 두 손이 구속당한 것도 조금 전 몸의 일부가 끈에 묶여있는듯 남자에게 끌려간것도 이해가 가는 일이었다. 하지만.... 끈같은 것은 미나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끈에 묶여있는 것같은 감촉은 더더욱 느껴지지 않았다.



『크크크.. 이해할 수 없다는듯한 표정이군... 』



남자는 한손으로 당황스러워하는 미나의 턱을 들어보였다.



『보이지않게할 수도 있지... 내가 원하면 느껴지지않게 할 수도 있지... 끊을 수도 있어... 』



남자는 미나의 가슴을 잡았던 손을 겨드랑이 쪽으로 천천히 옮기며 얇은 옷뒤에 숨겨진 미나의 부드러운 피부를 느끼고 있었다. 겨드랑이로 올라온 손이 다시 미나의 옆선을 따라 가슴을지나 오목하게 들어간 허리라인을따라 내려오더니 골반부분에 이르러서 뒤쪽으로 사라졌다.



『흐윽..!! 』



엉덩이에 이른 남자의 거친 손이 미나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엉덩이 한쪽이 찢겨져나갈듯한 고통이 느껴질정도로 엄청난 힘이었다. 수치심과 고통으로 미나의 몸은 뻣뻣하게 경직되었다.



『하지만 이런 가녀린 몸으로 그게 가능할까? 크크크 』

 

 

『으아아앗!!!! 』




미나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있는힘을 다해 구속되어 있는 손을 풀어보려했다.
그 순간 남자의 발이 미나의 복부를 강타했다.



『아악..!! 』



미나는 또다시 뒤쪽으로 크게 밀려나며 쓰러졌다.



『자~ 그럼... 어디부터 해볼까....? 』



맛있는 음식이 잔뜩 차려진 식탁앞에서 무엇을 먼저 먹어야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는 사람처럼 남자는 기대에 찬 눈빛을하고는 미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미나는 고개를 들어 남자를 바라보았다. 머리카락 하나없는 민머리에 키는 미나보다 30센치 이상은 컸고 그 거대한 몸은 울룩불룩한 근육으로 뒤덮여 있었고 검은 피부는 그런 근육들을 더욱 강해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눈을 번득이며 미나에게로 다가오고있는 남자... 피부가 검은 흑인이라 어둠속에서 다가오는 그의 모습은 야밤에 깊은 산속에서 만난 야생동물처럼 미나를 향해 번득이는 눈만이 두드러져 보였다.




남자의 그 눈빛....
그 눈빛을 보는 순간 미나의 깊은 곳에서 잠들어있던 기억세포 하나가 떠올랐다.

오래전 구교사에서 미나에게 다가왔던 학생들... 그들의 눈빛과 같은 눈빛이었다.



일어나보려했지만 여전히 두 손은 뒤쪽으로 구속되어 꿈쩍도 하지 않는다. 급한 마음에 미나는 남자에게서 조금이라도 멀어지려고 발로 땅을 밀며 조금씩 뒤쪽으로 물러났다.



"크크크크... 끝났군...."



남자는 그런 미나의 모습에 전투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미나는 능력자였다. 하지만 지금 남자의 눈에 들어오는 미나의 모습은 능력자가 아닌 여자의 모습이었다. 그것도 자신이 지금까지 강간한 수많은 여자들처럼 겁을 잔뜩 집어먹고 있는 여자의 모습... 손을 못쓰는 상태에서 일어나는것이 그리 쉬운일은 아니지만 그것은 일반인일 경우의 이야기이고 자유롭게 공중을 날 수 있는 능력자의 경우는 다르다. 그럼에도 저런 모습을 보이고있다는 것은 남자에게 겁을 먹고 있다는 이야기... 그것은 전투의 종료를 이야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남은건... 아직 맛보지못한 동양여자를 시식해보는 일만 남았을 뿐...



버둥거리며 뒤쪽으로 밀려나는 미나의 허벅지가 남자의 눈에 들어왔다. 검은색 스타킹과 치마에 가려져 살짝씩 보이는 하얀 허벅지 사이로 치마속이 보여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다가가면 보일듯이 어둠으로 가려져있는 여자의 비밀스러운 곳... 그 생각만으로도 남자는 아랫도리가 팽팽해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멋진 모습이야... 아주 섹시해... 내가 조금 도와지...더 섹시한 모습이 되도록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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