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역]여름이야기 27(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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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욕실에서 나오지 않는 두 사람을, 카즈오는 기다리고 있었다.
욕실 문을 열고 확인하고 싶은 것을 참고,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은 그나마 마지막 자존심이다.
하반신만 알몸이라는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후회, 굴욕 등의 다양한 감정에 가슴속은 일렁이고 있었다.
하나 분명한 것은,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욕실문이 열리고, 간신히 마사요가 모습을 보인다.
흰 수건을 전신에 휘감고 있었지만, 젖은 머리카락과 상기된 뺨에서 염기가 발산되자 카즈오는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어서 나온 미카미는, 타올을 목에 걸쳤을 뿐 전라의 모습이다.
흔들리는 거만한 대물이 눈에 들어오자 카즈오는 씁쓸한 기분이 되었다.
마사요는 냉장고에 열고 「맥주로 좋아?」라고 미카미에 확인하고, 캔맥주를 2개 꺼냈다.
미카미는 받은 맥주를 그 자리에서 열어 단번에 마셨다.
그것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보면서, 마사요도 흰 손가락으로 캔을 따고 입을 댄다.
선 채로 마주보고 맥주를 마시는 두 사람은 그야말로 연인이었다.
아무래도, 욕실에서 한바탕 정사를 치룬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다른 행위를 한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되었다.
「……사이가 좋은데」
완전히 카즈오의 존재를 무시하는 마사요에게 이쪽에서 시비를 건다는 심리로.
「어디에서 봐도,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부모와 자식만큼 나이차이가 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카즈오의 짓궂은 말은 완전하게 무시된다.
마사요는 시선도 보내지 않고 표정도 변하지 않은 채 미카미를 재촉해 침실로 걷기 시작한다
지나치려는 마사요를 향해 카즈오는 소리를 질렀다.
「나와 관계를 끊기 위해서, 타카시에 폭로한거야?」
마사요가 발을 멈추었다. 간신히 카즈오를 돌아보는 얼굴은 표정이 변했다.
「아니야」
낮고, 분명히 마사요는 말했다. 기가 막힌 감정이 가득차 있었다.
그렇다면, 그런가」
카즈오는 납득했다. 스스로도 바보같은 말을 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마사요가 자신을 싫어해도 그 때문에 타카시에게의 폭로할 리가 없다.
패배감으로 카즈오는 마사요와 그 옆의 미카미를 바라보았다.
미카미는 무신경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장신의 날쌔고 용맹스러운 육체와 거대한 페니스.
「결국, 자지가 크고 섹스가 능숙한 녀석에게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인가. 나 같은 것은, 욕구 불만의 미망인의 몸을 만족 시킬 수 없으니까」
같게 탄식하면서, 카즈오는 말했다. 결국, 그렇게 유치한 대사 밖에 할 수 없는 자신을 자각하면서.
「만약 내가 거절하지 않으면 지금까지와 같은 같은 일이 계속된다는 건가? 타카시가 알아 버렸는데」
「……네…?」
카즈오는 허를 찔린 표정이 되었다.
마사요의 변함 없이 차갑고 매정한 어조였지만 희미하게 타이르는 것 같기도 하다.
타카시가 사실을 알아 버린 상황에서 마사요와 관계를 계속하는 일이 가능한가.
이후에, 타카시가 어떤 행동을 취할까는 아직 모른다.
타카시가 사태를 방치한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하지만, 타카시가 깊이 절망해 모든 것을 방기해 버린는 상황이 된다면,
그 때에 자신은, 마사요의 육체에 집착하고 그것을 맛보려고 행동할 것인가
타카시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인가.
얼어붙은 카즈오에게서 시선을 옮기고, 마사요는 미카미의 팔을 잡고 침실로 향한다.
엉겨붙어 침실로 향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카즈오는 망연히 바라보았다.
「……뭐, 앞으로 나나 미카미도 타카시에게 죽을지도 모르는데」
침실의 도어가 닫히고 카즈오는 허탈한 숨을 내쉬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닫힌 도어 넘어로, 괴로운 소리가 새어 나온다.
카즈오는 소파에 누워 그 소리를 듣고 있었다.
도어의 저 편은, 극단적으로 격렬한 일은 없는 것 같았다.
전해져 오는 분위기에서 그런 느낌을 엿볼 수 있었다.
차분히, 촉촉하게 진행되는 정사인것 같은데 마사요의 울음은 그치지 않고 물결처럼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물결의 높은 곳에서는 날카로운 절규가 새어나왔고 물결이 낮은 곳에서는 열정적으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허니문 기분인가)
입속에서 중얼거린 카즈오의 말에는, 조롱하는 기색도 없었다.
카즈오는 초점없는 눈으로 어슴푸레한 실내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심신에 피로를 느끼지만, 졸리지는 않았다.
침실을 들여다 볼 생각은 없었지만, 새어 나오는 추잡한 소리에 욕정이 자극되고 있었다.
짧은 팬츠와 속옷아래에서 페니스는 진정되려고 하지 않는다.
카즈오가 자고 있는 소파는, 방금전 마사요와 미카미가 결합한 장소다. 희미하게 악취가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좋아해요」
마사요가 절규를 발하며, 절정에 이른 소리가 분명히 카즈오의 귀에 들렸다.
탄식과 함께 카즈오는 원래 마사요는 미카미같은 타입이 기호였는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큐피드였던가.
작은 날개를 달고, 하트형의 활과 화살을 손에 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카즈오는 실소했다.
공중을 날면서 사랑의 화살을 향한 곳은 알몸으로 얼싸안는 남녀.
함부로 육봉을 내어놓고 다니는 무뚝뚝한 젊은 남자와 그 모친 정도 나이의 풍만한 여자로, 이것도 이상한 그림이다.
사실은 알고 있다. 자신에게는큐피드보다 훨씬 적당한 별칭이 있는 것을.
삐에로──익살꾼이다.
소파에 앉아 복수의 방법을 이리저리 생각해 보았다. 마사요의 화상을 인터넷에 뿌리는 방법을등 생각해 보다가 곧바로 그만두어 버린 것은, 소심한 탓도 있었지만 이제 와서 그런 일을 해도 아무 소용없다는 허무감이 강했다.
그 후는, 두서없이 아무래도 좋은 것을 생각하고 시간을 보냈다.
그런 공상을 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침실의 도어를 보았다.
요염한 교성은 그쳐 있지만, 소근소근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이 섹스 후의 대화인가, 아니면 잠시 쉬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카즈오는 그 자리에서 옷을 벗고, 욕실로 향했다.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고 천천히 몸을 잠근다.
다리를 펴고 편히 쉴 수 있는 욕조는 기분 좋았다.
가볍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다가 눈을 돌리니 벽 옆에 마사요의 수영복이 걸려 있다.
빨래를 한 것인지 비품의 행거에 널려 있었다.
내일도 입을 생각일까? 또, 이 대담한 수영복을 입고, 미카미와 둘이서 해변에 나가는 것일까.
미카미가 그렇게 하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다.
카즈오는, 낮의 마사요의 모습을 생각했다.
과격한 수영복에 수치심을 느끼는 모습을 보이며 몸을 움츠리고 있던 시점의 마사요를.
자연히 손이 다리 사이로 향했다.
뜨거운 물 안에서 페니스를 잡아당기면서 마사요와의 섹스의 기억을 떠올렸다.
무르익은 여체의 감촉, 터질듯한 엉덩이를 상상하다가 보다 선명하고 강렬한 광경──미카미에 안겨 허덕이는 마사요의 모습──으로 기억의 영상이 바뀌었다.
두 개의 혼재된 욕망이 끓어오른 중에 사정의 기운이 올라 왔다.
그 순간, 카즈오는 욕조에서 일어섰다.
벌벌 떠는 페니스에서 발해지는 정액을 손바닥에 받았다.
숨을 가쁘게 쉬면서, 욕조를 나와 걸려있는 마사요의 수영복에 손에 받은 정액을 문질렀다.
가슴이나 사타구니 부분에 바르고 잘 스며들도록 잡아늘였다.
「에익 이것으로, 무승부다」
유치한 보복이지만, 카즈오는 만족했다. 마르면 들켜 버릴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또 재미있다.
작은 복수에 기분을 전환하고, 카즈오는 샤워를 마치고 욕실을 나왔다.
시원한 기분으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거실로 와 냉장고를 열어 스파클링와인을 꺼내 소파에 앉았다.
침실에서는, 또 목이 메어 우는 목소리가 들렸다.
「 아직, 하고 있군」
욕망을 토해내 홀가분한 기분으로, 방쪽을 바라다본다
「타카시의 마마가, 이런 여자일 줄이야」
호들갑스럽게 탄식하면서, 와인을 열어 병째 마시다가 밀려든 졸음에, 카즈오는 소파 위에 넘어져 잠들었다.
──눈을 뜨자, 창 밖의 했살이 얼굴을 비춘다.
잠에서 깬 카즈오는 눈을 비볐다. 몽롱한 눈으로 실내를 둘러 본다.
3시간 정도 잣을까.
침실에서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제는 자고 있을 것이다.
그대로 잠깐 카즈오는 앉아 창 밖의 경치를 물끄러미 보았다.
이윽고, 결심을 굳히고 옷을 갈아 입고 짐을 정리한다.
그리고 마사요의 가방에서 지갑을 꺼냈다.
현금은 5만엔 정도 있었다. 그 중 2만엔을 빼내고 다시 집어넣었다.
「위자료치고는 싼 편이지」
그렇게 중얼거리고, 혼자 웃었다.
해변에는 인적은 전혀 없고 매점도 아직 닫힌 채로다.
멀리 청소를 하는 사람의 그림자가 보일 뿐이었다.
카즈오는 모래 사장에 앉아 아침바다를 바라보았다.
공기도 시원하고 바닷바람이 기분 좋았다.
또 졸음이 덮쳐 오고, 카즈오는 짐가방을 베개 삼아 누웠다.
──다시 깨어난 것은 더위 때문이었다.
주위의 상황이 일변해 카즈오는 조금 놀랐다.
시계는 10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해변은 이제 활기찬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시트도 깔지 않고 모래 위에서 자고 있던 카즈오는, 주위의 시선을 모으고 있었다.
카즈오는 일어나 모래를 털고 못하고 걷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식사를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요리를 추가로 주문했다.
혼자 브랜치를 마시며 해변의 경치를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았다.
마사요와 미카미는 어떻게 할까? 오늘도 비치에 나와 노는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하루종일 방에 틀어박혀 보낼 생각인가.
어쨌건 간에 2박으로 예약되어 있다.
준비한 것은, 카즈오 자신이었지만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계획이었다.
터무니없는 계획의 결과는 마사요가 더이상 남의 눈을 신경쓰지 않는 것으로 귀착되었다.
천천히 카즈오는 식사를 했다. 어제 과음한 탓일까, 시장기에 비해서 식욕이 일어나지 않았다.
요리를 남기고 카즈오는 레스토랑을 나왔다.
비치는, 더욱 더 인파가 증가하고 있었다.
카즈오가 해변을 주의깊게 보았지만 그 중에 마사요와 미카미의 모습은 없었다.
혼잡한 해변에 등을 돌리고 카즈오는 걷기 시작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30분 정도 버스를 기다렸다.
차에 탑승해, 버스가 달리기 시작하자 곧바로 또 자 버렸다.
그리고, 깨어났을 때에는 벌써 익숙한 경치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번 여행은 집에는 알리지 않았다. 재수생이 바다에 놀러간다고 말할 수 없어 무단외박을 했다.
집에 돌아가면, 질책과 잔소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자택과 예비학교 이외에는, 미카미의 방이나 마사요의 집 밖에 행선지가 없었던 것이 이번 봄부터의 자신이었다.
그리고, 후자의 둘은 이제 선택사항에서 사라졌다.
「……아니. 아직이다」
아직 완전하게는 사라지지 않았다. 마사요의 집──토노가는.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타카시는.
「그래서……오늘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반드시, 그렇게 되겠지만.
──결국 카즈오가 토노가를 방문한 것은, 저녁 무렵이었다.
지금은 거기 밖에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타카시의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시내를 배회하다가 겨우 결심을 굳히고 발길을 돌렸다.
그래도 용기가 나지 않아 마심가게에서 일본술을 한 홉 마셨다.
타카시는, 초췌한 모습이었다.
「오랜만.........」
갑자기 멱살을 잡혀 말을 끝낼 수가 없었다.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었으므로 카즈오는 타카시의 굳어진 얼굴을 보았다.
이윽고 타카시가 손을 놓자 카즈오는 거실로 들어가 테이블 위의 물을 마시고 한숨 돌리자 몇 걸음 앞에 선 타카시가 무언으로 카즈오를 재촉한다.
그리고,
카즈오는 지난 여름의 이야기를 말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