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조련사 로크란 10 (환관 카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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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宦官) 카이만
#02-10 : 개조련사 로크란
깊은 어둠속, 마치 끈적거리며 뭍어날 것만 같은 그 어둠의 그림자속에서 자수정등의 불빛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흐릿한 보라색 빛의 여울속에서 무언가가 한 번은 부드럽게, 또 한 번은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악, 하아. 아아아... 아앙. 하아악!"
그 리드미컬한 움직임속에서 들려오는 끈적한 교성은 어둠속에 잠겨있는 커다란 원형의 방속에서 아련히 메아리쳤고, 마치 그것이 호응하듯 자수정등의 불빛 또한 흔들려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아아. 아앙. 아아앙!"
기다랗게 드리워진 어두움의 그림자와 자수정등의 흐릿하게 일렁이는 보라빛의 흐름이 한데 어우러져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여인의 신음소리는 타오르는 불꽃처럼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었다.
"흐아아앙! 아아앙. 아핫 하악!"
그것은 두 말할 것도 없이 피어오르는 열락의 정염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여인의 것임이 분명하였다. 허나 여기에는 기묘한 소리, 잡음이 섞여 있었으니, 이 잡음은 어떤 쇠붙이가 부ㅤㄷㅣㅊ혀 진동하거나 서로 긁는듯한 것이기도 했고, 매미나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를 섞어 비틀어 놓은듯 하기도 했다.
"우우음, 하앙, 하아악!"
그녀가 내고 있는 기묘한 잡음은 바로 "아라크니드"가 대화를 할 때 사용하는 목소리로, 그 음성의 주파수가 인간들의 것과는 크게 다른 것이었다. 수천년전 고대인류의 마도제국과 세계의 패권을 놓고 다퉜던 위대한 고대종족들중 하나였던 아라크니드 선조들이 어떻게 생각할진 몰라도, 사실 그녀의 "아라크니드로서의 목소리"는 이제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는 열락의 신음소리를 내게 될 때나 사용되는 정도가 전부였다. 결국 그녀의 언어가 목구멍속의 성대를 사용해야 하는 대륙공용어가 된지는 꽤 오래전의 일이었다.
"하아아악. 조. 조금 더 깊게, 아아앙!"
그녀의 상체를 당장 으스러뜨려 버릴것처럼 끌어안은체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반복하던 사내는, 그녀의 목소리에 응하듯 움직임을 잠시 멈췄다가 허리를 뒤로 쭈욱 빼며 건장한 사나이의 팔뚝만큼이나 거대하고 두꺼운 성기를 귀두가 살짝 보일 정도로 빼더니, 거칠게 단 한 번에 다시 뿌리끝까지 쑤셔넣어버렸다.
"하흑!!"
사내의 탄탄한, 그러나 군더더기 없이 늘씬한 등에는 그녀의 거미형태를 한 하체의 가슴부위에서 뽑아낸 하얀 실이 몇가닥씩 꽂혀 있었다. 아라크니드의 배쪽에는 신경과 연결된 특수한 실을 뽑아낼 수 있는 기관이 붙어있었는데, 그들은 여기에서 뽑아낸 실을 사용해서 다른 생명체의 신경기관에 연결해, 감각을 포함한 신경정보를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 키에리아가 이 능력을 사용하는 방식은 본래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것이었다.
"아아. 느. 느껴집니다. 내 안이... 아아아..."
사내의 거친 허리놀림으로 그의 거대하고 단단한 육봉이 이미 자신의 자궁구를 꿰뚫어버린체 자궁마저 찢어버릴것처럼 거칠게 쑤셔대고 있는 감각과, 자신의 자궁구와 질벽을 거칠게 비벼대고있는 성기 표면의 올록볼록한 핏줄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당연히 보통의 여인들도 느낄 수 있는 감각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을 범하고 있는 사내의 감각까지도 느낄 수 있는 존재였다.
사내의 척수에 신경을 연결하고 있는 그녀는 그가 자신을 범하면서 만끽하고 있는 성기의 감각, 즉 쉴세없이 꿈뜰거리며 성기를 자극하고 있는 질벽의 복잡한 주름과, 육봉을 리드미컬하게 쥐어짜는 질입구, 질벽, 자궁구의 3단계 조임까지 모두 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아아앙! 아하아악! 아아아..."
범해지는 암컷과 범하는 숫컷의 감각을 동시에 느끼며 그녀는 참을 수 없는 쾌락의 소용돌이 속에서 색스럽고도 기묘한 신음성을 쏟아내고 있었다.
"키에리아! 아이, 정말! 내가 "이런 도둑고양이년!"이란 소리라도 해줘야겠어?"
그 때 갑자기 어두운 방의 저편에서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팔짱을 낀체 천천히 걸어오는 그녀의 주위에는 마법으로 만들어낸 광구 3개가 "우웅"하는 진동음을 내며 빙빙 돌고 있었다.
"엘베라. 네가 제일 먼저 해놓고선, 무슨 소릴하고 있는 것이냐."
키에리아는 보석을 깎아넣은 것같은 보라빛 눈동자로 곁눈질을 하듯 슬쩍 쳐다보며 나직하게 대꾸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모처럼인데, 다른 아이들도 생각해줘야 할꺼아냐! 벌써 다섯 시간째라고!"
키에리아가 대꾸 하자 마자, 그녀는 마치 덤벼들기라도 할듯한 기세로 다시 소리쳤다. 하지만 키에리아는 인형같은 보라색 얼굴에 기묘한 미소를 띄운체 짧게 "그래?"하며 대답하곤 다시 사내의 품속으로 얼굴을 파뭍었다.
"키에리아. 너 혼자서 "아버님"을 독차지 할 생각이야?"
키에리아의 행동에 그녀는 성큼성큼 다가오면서 다시 한번 언성을 높여 말했다. 그녀가 키에리아와 사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오자 어둠속에 반쯤 뭍혀있던 그녀의 모습이 완전히 드러났다.
걸음을 걸을 때마다 도발적으로 흔들리는 커다란 유방과 육감적인 엉덩이와는 달리, 찰랑거리는 보라색 단발머리와 암사슴처럼 동그랗고 커다란 눈망울은 청순한 소녀의 그것과같았다. 그녀는 쓰고있던 커다란 뿔태안경을 살짝 고쳐잡고선 사내의 품에 안긴 키에리아를 노려보았고, 다시 살짝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던 키에리아는 살짝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그녀에게 말을 건냈다.
"아니?... 엘베라, 그래... 그 사이에 또 "폴리모프"를 한 거로구나."
"폴리모프"란 다른 사람의 모습이나 데미휴먼 혹은 동물의 모습으로도 변할 수 있는 변신의 마법으로, 환영마법이나 피부에 껍질을 뒤집어 쓰는 정도의 변장마법과는 달리, 완전히 자신의 육체를 재구성해버릴 수 있는 고위의 마법이었다. 그리고 이 마법의 진수는 상대를 기만하기 위한 속임수 변장따위가 아니라, 신체를 보다 효율적으로 재구성하는 데에 있었다. 검사들이 마나-블레이드(mana-blade)의 극의(極義)에 도달해 환골탈태함으로서 보다 강력한 검술을 사용할 수 있는 신체로 다시 태어난다면, 마법사들은 폴리모프를 통해 보다 고위의 마법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신체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었다.
"7서클 마스터의 폴리모프를 이런데에 쓰다니, 힘들지도 않느냐?"
키에리아가 짓궂은 소녀와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하자, 엘베라도 조금 부끄러운듯 살짝 붉어진 얼굴로 두 볼을 팽팽하게 부풀리며 대꾸했다.
"시, 시끄러워!"
7서클을 마스터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 폴리모프는, 설사 7서클 마스터의 마법사가 아니라 그 이상이라 할지라도, 엘비가 하는 것처럼 잠자리의 장난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아니었다. 문자 그대로, 기나긴 인고의 끝에 7서클 마스터에 달한 마법사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새로운 신체를 얻어 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라고 표현할만한 것이었다.
사실 폴리모프는 신체를 완전히 재구성하는 마법인만큼, 많은 준비와 시간이 요구되었고, 동시에 대단히 어렵고 위험하며 또한 커다란 에너지가 소모되는 마법이었다. 그리고 단순히 신체적 기능을 향상시키거나, 신체의 마나구조를 효율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보다는 외모의 변용, 특히 자신의 기본적인 외모를 바탕으로 가볍게 변용을 주는 정도가 아닌, 참고할만한 마나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완전히 새로운 외모로 변하는 것이 휠씬 어려운 것이었으며, 이것은 초고위의 마법사들로서도 쉽사리 여길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 때 키에리아의 상체를 끌어안고 있던 한 팔을 풀어 엘베라, 곧 엘비에게 뻗으며 사내가 말했다.
"엘비. 이리오거라."
사내의 말이 떨어지자 엘비는 만면에 마치 생일선물을 눈앞에 둔 어린아이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깡총깡총 뛰어 두 사람이 함께 누어있던 거미줄로 짜여진 그물침대로 달려들며 외쳤다.
"네에 아버님~"
"키에리아, 엘비와 함께 해도 괜찮겠지?"
자신의 한 쪽팔에 안긴 엘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사내는 살짝 고개를 돌려 키에리아에게 말했고, 다른 한 팔에 안겨 있던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그에 답했다.
"우문(愚問)이옵니다. 당신께서 말씀하시는 일이라면 그 어떤것, 그 무엇이라도..."
* * *
뜨거운 불길과 같은, 휘몰아치는 폭풍과 같은 열락의 시간이 끝났지만, 그 여운은 아직도 몸의 곳곳에 남아 있었다.
온몸에 흐르는 땀과 점액은 미끌미끌하고 끈적거렸으나 아직도 식지 않은 서로의 체온을 더욱 가깝게 전달해 주었기에 싫지 않았고, 숨을 쉴 때마다 폐속 깊숙히 스며드는 시큼한 땀냄새와 정액의 향기는 너무도 사랑하는 그의 것이기에 달콤한 향수와도 같았다. 허벅지를 온통 적시고 있는 애액과 처녀혈은 그에게 바치는 사랑과 헌신의 증거였기에, 파과의 쓰라린 고통마져도 오히려 짜릿한 쾌감이라 할 수 있었다.
엘비는 사내의 탄탄한 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사실 아침에는 실패, 그것도 대실패를 했었던 것이었다. 오랜만에 수도 그레이트 레오니아에서 짬을 내어 "학교"에 들린 "아버님"을 가장 먼저 차지할 수 있었던 것까지는 정말 좋았었다.
애초에 이전의 신체를 설계할 때 그녀는 아버님의 거대한 성기를 앞구멍으로 완벽하게 받아들이기 위하여, 하반신의 골격에서부터 시작하여 질은 물론 자궁구와 그 내부까지도 섬세하게 재설계했다. 물론 골격이나 질구가 지나치게 넓고 크면 미적인 기준에서 떨어지기에, 무조건 크게 만들기 보다는 질구를 조금 더 길고 깊게 만들었으며, 그 강도와 신축성에 중점을 두어 설계했다. 하지만 문제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 발생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처녀막주변으로 몰린 모세혈관이었다.
그가 엘비에게 삽입을 하자, 펼쳐진 것은 끝없는 피바다였다. 물론 힐링마법이나, 신체수복마법을 이용해서 지혈을 하거나, 기타 마법들을 응용을 하여 혈류를 조절하는 방법도 있었으나, 그래서야 무슨 흥이 나겠는가? 결국 그녀의 순서는 뒤로 미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육체의 욕구따위야 접어두고,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것도 어떻게 참아낸다 쳐도, "아버님"을 실망시켰다는 것, 그 하나만은 도저히 넘어갈 수가 없었다. 결국 엘비는 부랴부랴 위험을 감수하고 다시 폴리모프에 들어갔다.
물론 시간이 없었기에 이번에는 조금 더 안전을 기해서 5.5크린(약 181cm)정도 키의 큰 몸을 선택했다. 여자치고는 귀염성이 부족한 키라서 평소같았으면 선택하지 않았을만한 메뉴였긴 하지만, 아버님의 키는 6.5크린(약 214cm)을 훌쩍 넘으니 사실 별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었다.
어쨌든 결국 폴리모프를 끝낸 엘비는 황급히 아버님을 찾았지만, 아버님은 "묘우"와의 만남뒤에 키에리아를 보기위하여 이미 지하연구실로 내려가버렸다는 소릴 듣게 되었다. "묘우"야 그 깔끔하고 담백한 성격만큼이나 그짓도 그렇게까지 오래 하지 않는 타입이었지만, 키에리아는 누가 거미여자, 아라크니드 아니랄까봐 한 번 "붙었다" 하면 몇 일 밤낮을 보내기도 하는 타입이었다.
이곳 "학교"에 있는 아이들중 키에리아를 상대할 수 있을만한 수준은 묘우와 엘베라 둘 뿐이었데, 묘우는 워낙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기에, 평소에도 키에리아가 아버님을 독차지하고 놔주질 않을 경우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항상 엘베라, 즉 엘비였다.
키에리아는 아버님을 따르는 자들 중 가장 오래 된 아이로, 이곳에 있는 사람들중 그 누구도 그녀가 언제부터 아버님의 곁에 있기 시작했었는지를 알지 못했다. 게다가 그녀는 아라크니드라는 종족의 특성때문에인지, 아니면 원래 성격이 그런것인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나 생각따위는 물론 최소한의 안전조차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녀이상의 고위 마법사에, 연공서열이나 지위고하를 완전히 무시하고 의사소통을 하는 엘비와같은 괴짜에겐 오히려 더 편하고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상대이기도 했다.
엘비는 한 손으로 키에리아의 다리 한개를 붙잡은체 관절을 접었다 폈다하는 장난을 치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이 그녀에게 물었다.
"아! 그러고 보니까 로크란씨는 어떻게 됐어?"
"로크란씨라니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
키에리아가 귀찮다는 듯이 가볍게 촉각을 흔들며 대꾸하자 엘비는 검지손가락으로 머리를 살짝 긁으며 다시 말했다.
"아아... 그러니까 시커먼 남자 말이야."
"시커먼 남자라? 타르바인(흑인)을 말하는 것이냐?"
"아우... 너랑 대화를 하다보면 골치가 아파져. 눈치없는 녀석같으니라고."
다시 한번 머리를 긁적이던 엘비가 생각났다는 듯이 손가락을 "탁"튀기며 말했다.
"그 있잖아, 벨라가 수도에서 데리고 온 정력좋다는 비스트마스터 남자 말이야."
"그 남자라면 성적기능이 우수하긴 하지만 그것은 장난감으로나 적합한 것. 키메라(chimera)로 개조하기에도 아까운 C급 소체에 불과일뿐이지."
"헤에~ 그래? 그럼 벌써 죽여버린거야? 우웅... 나름데로 웃기고 재밌는 남자였는데"
벨라는 키에리아의 다리 한개를 잡아들어 다시 접었다 폈다 장난을 치기 시작하며 뭔가 아깝다는 듯이 말하자, 이에 키에리아는 별것 아니라는 듯이 무덤덤하게 대꾸했다.
"아니, 아직 가사상태로 캡슐에 보관해놓았지. 그래, 네 말대로 그 성적기능이 꽤 재미있는지라 추후에 조금 더 자세히 해부해 볼 생각이니라."
그 때 양팔에 한 명씩 두 미녀를 낀체 그물침대에 누워 있던 거구의 사내가 입을 열었다.
"흐음? 정력 좋다는 비스트마스터?"
사내의 말에 엘비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예. 나름 재미있는 남자던데요? 하지만 그냥 벨라가 가져온 장난감이랄까요? 아버님께서 신경쓰실만한 자는 아니랍니다."
엘비의 말에 사내는 살짝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글쌔다, 이거 공교롭게도 비스트마스터가 한 명 필요했었는 데 말이지."
"예?"
"가우프디치의 밑으로 라인을 한 개 만들어 보려고 생각하던 참이었단다. 정력좋고 나름 재미있는 남자라..."
"토예프 가우프디치"는 제국내에서도 꽤 이름 높은 비스트마스터이자, 황궁의 애완동물관리자의 위치에 올라있는 남자였다.
"으웅, 아버님, 비스트 마스터라면 "실크"가 있잖아요."
사내는 엘비의 머리에 살짝 손을 올려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남자가 필요한거란다. 남자가 말이지."
주인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강아지같은 모양으로 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엘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키에리아가 느릿하게 사내의 가슴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께서 필요하신 데로 당장 그자를 키메라로 개조하겠사옵니다."
키에리아의 말에 사내는 손가락을 들어 그녀의 보라빛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은후, 그녀의 오똑한 콧대를 중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내가 필요한 것은 꼭두각시 인형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창의력을 가진 자란다."
"우웅 그렇다면 벨라의 주술도 안될테고, "바이올렛"이 최면술로 세뇌를 걸거나 그게 안되면 암시라도 걸어놓는 정도면 괜찮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그냥 "요그라트"의 떨거지들에게 훈련받도록 만들면 될까요?"
"후훗. 글쌔... 생각을 해봐야겠지. 하지만 창의력이란 것에는 자신의 욕망이 그 무엇보다도 가장 필요한 것이란다. 욕망이란 것이야말로 훈련이나 연습따위의 것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이지."
"하지만 아버님, 뭔가 금제를 걸어두지 않으면 미약하다 해도 위험요소가 될수 있습니다."
사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엘비의 이마에 부드럽게 키스를 해주며 말했다.
"자신의 의지와 뜻을 품고 있는자가, 욕망을 품은자가, 그것을 그대로 품고 있는체 복종을 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란다."
"헤에..."
사내는 천천히 침대에 몸을 뉘이곤, 방의 저편 끝에서 아련히 빛나는 자수정등의 빛을 바라보며 말을 마쳤다.
환관(宦官) 카이만
#02-10 : 개조련사 로크란
깊은 어둠속, 마치 끈적거리며 뭍어날 것만 같은 그 어둠의 그림자속에서 자수정등의 불빛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흐릿한 보라색 빛의 여울속에서 무언가가 한 번은 부드럽게, 또 한 번은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악, 하아. 아아아... 아앙. 하아악!"
그 리드미컬한 움직임속에서 들려오는 끈적한 교성은 어둠속에 잠겨있는 커다란 원형의 방속에서 아련히 메아리쳤고, 마치 그것이 호응하듯 자수정등의 불빛 또한 흔들려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아아. 아앙. 아아앙!"
기다랗게 드리워진 어두움의 그림자와 자수정등의 흐릿하게 일렁이는 보라빛의 흐름이 한데 어우러져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여인의 신음소리는 타오르는 불꽃처럼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었다.
"흐아아앙! 아아앙. 아핫 하악!"
그것은 두 말할 것도 없이 피어오르는 열락의 정염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여인의 것임이 분명하였다. 허나 여기에는 기묘한 소리, 잡음이 섞여 있었으니, 이 잡음은 어떤 쇠붙이가 부ㅤㄷㅣㅊ혀 진동하거나 서로 긁는듯한 것이기도 했고, 매미나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를 섞어 비틀어 놓은듯 하기도 했다.
"우우음, 하앙, 하아악!"
그녀가 내고 있는 기묘한 잡음은 바로 "아라크니드"가 대화를 할 때 사용하는 목소리로, 그 음성의 주파수가 인간들의 것과는 크게 다른 것이었다. 수천년전 고대인류의 마도제국과 세계의 패권을 놓고 다퉜던 위대한 고대종족들중 하나였던 아라크니드 선조들이 어떻게 생각할진 몰라도, 사실 그녀의 "아라크니드로서의 목소리"는 이제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는 열락의 신음소리를 내게 될 때나 사용되는 정도가 전부였다. 결국 그녀의 언어가 목구멍속의 성대를 사용해야 하는 대륙공용어가 된지는 꽤 오래전의 일이었다.
"하아아악. 조. 조금 더 깊게, 아아앙!"
그녀의 상체를 당장 으스러뜨려 버릴것처럼 끌어안은체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반복하던 사내는, 그녀의 목소리에 응하듯 움직임을 잠시 멈췄다가 허리를 뒤로 쭈욱 빼며 건장한 사나이의 팔뚝만큼이나 거대하고 두꺼운 성기를 귀두가 살짝 보일 정도로 빼더니, 거칠게 단 한 번에 다시 뿌리끝까지 쑤셔넣어버렸다.
"하흑!!"
사내의 탄탄한, 그러나 군더더기 없이 늘씬한 등에는 그녀의 거미형태를 한 하체의 가슴부위에서 뽑아낸 하얀 실이 몇가닥씩 꽂혀 있었다. 아라크니드의 배쪽에는 신경과 연결된 특수한 실을 뽑아낼 수 있는 기관이 붙어있었는데, 그들은 여기에서 뽑아낸 실을 사용해서 다른 생명체의 신경기관에 연결해, 감각을 포함한 신경정보를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 키에리아가 이 능력을 사용하는 방식은 본래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것이었다.
"아아. 느. 느껴집니다. 내 안이... 아아아..."
사내의 거친 허리놀림으로 그의 거대하고 단단한 육봉이 이미 자신의 자궁구를 꿰뚫어버린체 자궁마저 찢어버릴것처럼 거칠게 쑤셔대고 있는 감각과, 자신의 자궁구와 질벽을 거칠게 비벼대고있는 성기 표면의 올록볼록한 핏줄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당연히 보통의 여인들도 느낄 수 있는 감각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을 범하고 있는 사내의 감각까지도 느낄 수 있는 존재였다.
사내의 척수에 신경을 연결하고 있는 그녀는 그가 자신을 범하면서 만끽하고 있는 성기의 감각, 즉 쉴세없이 꿈뜰거리며 성기를 자극하고 있는 질벽의 복잡한 주름과, 육봉을 리드미컬하게 쥐어짜는 질입구, 질벽, 자궁구의 3단계 조임까지 모두 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아아앙! 아하아악! 아아아..."
범해지는 암컷과 범하는 숫컷의 감각을 동시에 느끼며 그녀는 참을 수 없는 쾌락의 소용돌이 속에서 색스럽고도 기묘한 신음성을 쏟아내고 있었다.
"키에리아! 아이, 정말! 내가 "이런 도둑고양이년!"이란 소리라도 해줘야겠어?"
그 때 갑자기 어두운 방의 저편에서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팔짱을 낀체 천천히 걸어오는 그녀의 주위에는 마법으로 만들어낸 광구 3개가 "우웅"하는 진동음을 내며 빙빙 돌고 있었다.
"엘베라. 네가 제일 먼저 해놓고선, 무슨 소릴하고 있는 것이냐."
키에리아는 보석을 깎아넣은 것같은 보라빛 눈동자로 곁눈질을 하듯 슬쩍 쳐다보며 나직하게 대꾸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모처럼인데, 다른 아이들도 생각해줘야 할꺼아냐! 벌써 다섯 시간째라고!"
키에리아가 대꾸 하자 마자, 그녀는 마치 덤벼들기라도 할듯한 기세로 다시 소리쳤다. 하지만 키에리아는 인형같은 보라색 얼굴에 기묘한 미소를 띄운체 짧게 "그래?"하며 대답하곤 다시 사내의 품속으로 얼굴을 파뭍었다.
"키에리아. 너 혼자서 "아버님"을 독차지 할 생각이야?"
키에리아의 행동에 그녀는 성큼성큼 다가오면서 다시 한번 언성을 높여 말했다. 그녀가 키에리아와 사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오자 어둠속에 반쯤 뭍혀있던 그녀의 모습이 완전히 드러났다.
걸음을 걸을 때마다 도발적으로 흔들리는 커다란 유방과 육감적인 엉덩이와는 달리, 찰랑거리는 보라색 단발머리와 암사슴처럼 동그랗고 커다란 눈망울은 청순한 소녀의 그것과같았다. 그녀는 쓰고있던 커다란 뿔태안경을 살짝 고쳐잡고선 사내의 품에 안긴 키에리아를 노려보았고, 다시 살짝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던 키에리아는 살짝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그녀에게 말을 건냈다.
"아니?... 엘베라, 그래... 그 사이에 또 "폴리모프"를 한 거로구나."
"폴리모프"란 다른 사람의 모습이나 데미휴먼 혹은 동물의 모습으로도 변할 수 있는 변신의 마법으로, 환영마법이나 피부에 껍질을 뒤집어 쓰는 정도의 변장마법과는 달리, 완전히 자신의 육체를 재구성해버릴 수 있는 고위의 마법이었다. 그리고 이 마법의 진수는 상대를 기만하기 위한 속임수 변장따위가 아니라, 신체를 보다 효율적으로 재구성하는 데에 있었다. 검사들이 마나-블레이드(mana-blade)의 극의(極義)에 도달해 환골탈태함으로서 보다 강력한 검술을 사용할 수 있는 신체로 다시 태어난다면, 마법사들은 폴리모프를 통해 보다 고위의 마법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신체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었다.
"7서클 마스터의 폴리모프를 이런데에 쓰다니, 힘들지도 않느냐?"
키에리아가 짓궂은 소녀와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하자, 엘베라도 조금 부끄러운듯 살짝 붉어진 얼굴로 두 볼을 팽팽하게 부풀리며 대꾸했다.
"시, 시끄러워!"
7서클을 마스터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 폴리모프는, 설사 7서클 마스터의 마법사가 아니라 그 이상이라 할지라도, 엘비가 하는 것처럼 잠자리의 장난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아니었다. 문자 그대로, 기나긴 인고의 끝에 7서클 마스터에 달한 마법사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새로운 신체를 얻어 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라고 표현할만한 것이었다.
사실 폴리모프는 신체를 완전히 재구성하는 마법인만큼, 많은 준비와 시간이 요구되었고, 동시에 대단히 어렵고 위험하며 또한 커다란 에너지가 소모되는 마법이었다. 그리고 단순히 신체적 기능을 향상시키거나, 신체의 마나구조를 효율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보다는 외모의 변용, 특히 자신의 기본적인 외모를 바탕으로 가볍게 변용을 주는 정도가 아닌, 참고할만한 마나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완전히 새로운 외모로 변하는 것이 휠씬 어려운 것이었으며, 이것은 초고위의 마법사들로서도 쉽사리 여길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 때 키에리아의 상체를 끌어안고 있던 한 팔을 풀어 엘베라, 곧 엘비에게 뻗으며 사내가 말했다.
"엘비. 이리오거라."
사내의 말이 떨어지자 엘비는 만면에 마치 생일선물을 눈앞에 둔 어린아이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깡총깡총 뛰어 두 사람이 함께 누어있던 거미줄로 짜여진 그물침대로 달려들며 외쳤다.
"네에 아버님~"
"키에리아, 엘비와 함께 해도 괜찮겠지?"
자신의 한 쪽팔에 안긴 엘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사내는 살짝 고개를 돌려 키에리아에게 말했고, 다른 한 팔에 안겨 있던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그에 답했다.
"우문(愚問)이옵니다. 당신께서 말씀하시는 일이라면 그 어떤것, 그 무엇이라도..."
* * *
뜨거운 불길과 같은, 휘몰아치는 폭풍과 같은 열락의 시간이 끝났지만, 그 여운은 아직도 몸의 곳곳에 남아 있었다.
온몸에 흐르는 땀과 점액은 미끌미끌하고 끈적거렸으나 아직도 식지 않은 서로의 체온을 더욱 가깝게 전달해 주었기에 싫지 않았고, 숨을 쉴 때마다 폐속 깊숙히 스며드는 시큼한 땀냄새와 정액의 향기는 너무도 사랑하는 그의 것이기에 달콤한 향수와도 같았다. 허벅지를 온통 적시고 있는 애액과 처녀혈은 그에게 바치는 사랑과 헌신의 증거였기에, 파과의 쓰라린 고통마져도 오히려 짜릿한 쾌감이라 할 수 있었다.
엘비는 사내의 탄탄한 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사실 아침에는 실패, 그것도 대실패를 했었던 것이었다. 오랜만에 수도 그레이트 레오니아에서 짬을 내어 "학교"에 들린 "아버님"을 가장 먼저 차지할 수 있었던 것까지는 정말 좋았었다.
애초에 이전의 신체를 설계할 때 그녀는 아버님의 거대한 성기를 앞구멍으로 완벽하게 받아들이기 위하여, 하반신의 골격에서부터 시작하여 질은 물론 자궁구와 그 내부까지도 섬세하게 재설계했다. 물론 골격이나 질구가 지나치게 넓고 크면 미적인 기준에서 떨어지기에, 무조건 크게 만들기 보다는 질구를 조금 더 길고 깊게 만들었으며, 그 강도와 신축성에 중점을 두어 설계했다. 하지만 문제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 발생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처녀막주변으로 몰린 모세혈관이었다.
그가 엘비에게 삽입을 하자, 펼쳐진 것은 끝없는 피바다였다. 물론 힐링마법이나, 신체수복마법을 이용해서 지혈을 하거나, 기타 마법들을 응용을 하여 혈류를 조절하는 방법도 있었으나, 그래서야 무슨 흥이 나겠는가? 결국 그녀의 순서는 뒤로 미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육체의 욕구따위야 접어두고,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것도 어떻게 참아낸다 쳐도, "아버님"을 실망시켰다는 것, 그 하나만은 도저히 넘어갈 수가 없었다. 결국 엘비는 부랴부랴 위험을 감수하고 다시 폴리모프에 들어갔다.
물론 시간이 없었기에 이번에는 조금 더 안전을 기해서 5.5크린(약 181cm)정도 키의 큰 몸을 선택했다. 여자치고는 귀염성이 부족한 키라서 평소같았으면 선택하지 않았을만한 메뉴였긴 하지만, 아버님의 키는 6.5크린(약 214cm)을 훌쩍 넘으니 사실 별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었다.
어쨌든 결국 폴리모프를 끝낸 엘비는 황급히 아버님을 찾았지만, 아버님은 "묘우"와의 만남뒤에 키에리아를 보기위하여 이미 지하연구실로 내려가버렸다는 소릴 듣게 되었다. "묘우"야 그 깔끔하고 담백한 성격만큼이나 그짓도 그렇게까지 오래 하지 않는 타입이었지만, 키에리아는 누가 거미여자, 아라크니드 아니랄까봐 한 번 "붙었다" 하면 몇 일 밤낮을 보내기도 하는 타입이었다.
이곳 "학교"에 있는 아이들중 키에리아를 상대할 수 있을만한 수준은 묘우와 엘베라 둘 뿐이었데, 묘우는 워낙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기에, 평소에도 키에리아가 아버님을 독차지하고 놔주질 않을 경우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항상 엘베라, 즉 엘비였다.
키에리아는 아버님을 따르는 자들 중 가장 오래 된 아이로, 이곳에 있는 사람들중 그 누구도 그녀가 언제부터 아버님의 곁에 있기 시작했었는지를 알지 못했다. 게다가 그녀는 아라크니드라는 종족의 특성때문에인지, 아니면 원래 성격이 그런것인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나 생각따위는 물론 최소한의 안전조차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녀이상의 고위 마법사에, 연공서열이나 지위고하를 완전히 무시하고 의사소통을 하는 엘비와같은 괴짜에겐 오히려 더 편하고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상대이기도 했다.
엘비는 한 손으로 키에리아의 다리 한개를 붙잡은체 관절을 접었다 폈다하는 장난을 치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이 그녀에게 물었다.
"아! 그러고 보니까 로크란씨는 어떻게 됐어?"
"로크란씨라니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
키에리아가 귀찮다는 듯이 가볍게 촉각을 흔들며 대꾸하자 엘비는 검지손가락으로 머리를 살짝 긁으며 다시 말했다.
"아아... 그러니까 시커먼 남자 말이야."
"시커먼 남자라? 타르바인(흑인)을 말하는 것이냐?"
"아우... 너랑 대화를 하다보면 골치가 아파져. 눈치없는 녀석같으니라고."
다시 한번 머리를 긁적이던 엘비가 생각났다는 듯이 손가락을 "탁"튀기며 말했다.
"그 있잖아, 벨라가 수도에서 데리고 온 정력좋다는 비스트마스터 남자 말이야."
"그 남자라면 성적기능이 우수하긴 하지만 그것은 장난감으로나 적합한 것. 키메라(chimera)로 개조하기에도 아까운 C급 소체에 불과일뿐이지."
"헤에~ 그래? 그럼 벌써 죽여버린거야? 우웅... 나름데로 웃기고 재밌는 남자였는데"
벨라는 키에리아의 다리 한개를 잡아들어 다시 접었다 폈다 장난을 치기 시작하며 뭔가 아깝다는 듯이 말하자, 이에 키에리아는 별것 아니라는 듯이 무덤덤하게 대꾸했다.
"아니, 아직 가사상태로 캡슐에 보관해놓았지. 그래, 네 말대로 그 성적기능이 꽤 재미있는지라 추후에 조금 더 자세히 해부해 볼 생각이니라."
그 때 양팔에 한 명씩 두 미녀를 낀체 그물침대에 누워 있던 거구의 사내가 입을 열었다.
"흐음? 정력 좋다는 비스트마스터?"
사내의 말에 엘비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예. 나름 재미있는 남자던데요? 하지만 그냥 벨라가 가져온 장난감이랄까요? 아버님께서 신경쓰실만한 자는 아니랍니다."
엘비의 말에 사내는 살짝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글쌔다, 이거 공교롭게도 비스트마스터가 한 명 필요했었는 데 말이지."
"예?"
"가우프디치의 밑으로 라인을 한 개 만들어 보려고 생각하던 참이었단다. 정력좋고 나름 재미있는 남자라..."
"토예프 가우프디치"는 제국내에서도 꽤 이름 높은 비스트마스터이자, 황궁의 애완동물관리자의 위치에 올라있는 남자였다.
"으웅, 아버님, 비스트 마스터라면 "실크"가 있잖아요."
사내는 엘비의 머리에 살짝 손을 올려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남자가 필요한거란다. 남자가 말이지."
주인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강아지같은 모양으로 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엘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키에리아가 느릿하게 사내의 가슴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께서 필요하신 데로 당장 그자를 키메라로 개조하겠사옵니다."
키에리아의 말에 사내는 손가락을 들어 그녀의 보라빛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은후, 그녀의 오똑한 콧대를 중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내가 필요한 것은 꼭두각시 인형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창의력을 가진 자란다."
"우웅 그렇다면 벨라의 주술도 안될테고, "바이올렛"이 최면술로 세뇌를 걸거나 그게 안되면 암시라도 걸어놓는 정도면 괜찮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그냥 "요그라트"의 떨거지들에게 훈련받도록 만들면 될까요?"
"후훗. 글쌔... 생각을 해봐야겠지. 하지만 창의력이란 것에는 자신의 욕망이 그 무엇보다도 가장 필요한 것이란다. 욕망이란 것이야말로 훈련이나 연습따위의 것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이지."
"하지만 아버님, 뭔가 금제를 걸어두지 않으면 미약하다 해도 위험요소가 될수 있습니다."
사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엘비의 이마에 부드럽게 키스를 해주며 말했다.
"자신의 의지와 뜻을 품고 있는자가, 욕망을 품은자가, 그것을 그대로 품고 있는체 복종을 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란다."
"헤에..."
사내는 천천히 침대에 몸을 뉘이곤, 방의 저편 끝에서 아련히 빛나는 자수정등의 빛을 바라보며 말을 마쳤다.
"...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가장 재미있고 가치있는 일이지..."
* * *
소라쪽에서는 처참한 덧글수와 추천수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앙에 가까운 조회수를 자랑하는
이글이 얼마나 더 버틸수 있을런지는...
에이고 나도 모르겠다. 도대체 내가 뭐하러 이걸 쓰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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