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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물 . 평범한 나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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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82 회 작성일 24-01-18 11: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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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7살의 지극히 평범한 고등학생입니다.



너무나도 평범해서 지극히라는 형용사로도 표현이 안될정도입니다.


외모와 성격뿐만이 아니라 하루하루 일상생활도 너무나도 평범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학교에 등교합니다.


학교도 너무나도 평범해 그냥 보통의 사람들이 상상하기 제일 쉬운 모습의 학교입니다.


그런 학교이기에 수업도 친구들도 선생님도 너무나도 평범합니다.


학교수업이 끝나면 여타 다른 평범한 학생들처럼 학원에 갑니다.


그나마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그저 평범한 순간만큼은 저녁밥을 먹는 순간입니다.


저의 저녁은 학원 근처에서 대충 끼니를 때웁니다.


대충 끼니를 어떤걸로 선택할지 -주로 제육덮밥을 먹기는 하지만- 라는 소박한 선택권이 이 순간만큼을 그저 평범한 시간으로 만

들어주었습니다.


이후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한뒤 집에가서 취침


이러한 일상생활이 매일 반복됩니다.


그런 저에게 아주 특별한 능력이 생겼습니다.


어느날 꿈속에서 너무나도 평범하게 생긴 소나무 한그루가 서있었습니다.


그리고 말을 걸어왔습니다.


"안녕 꼬맹아"


목소리마저 너무 평범했지요.


"안녕 나무야 넌 누구야?"


나무가 말을 한다는거보다는 누구인지 궁굼했습니다.


"신"


"신? 신이 어째서 나무인거야?"


"너의 인간들이 날 너무나도 특별하게 상상해놨기 때문에. 난 평범한게 좋거든 그래서 생각해낸게 소나무가 가장 평범하다고 생각

했는데 아니야?"


"난 소나무보다는 돌맹이가 더 평범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자 자칭 신이라고 자처한 소나무가 조그마한 돌맹이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고개를 숙여야만 되었지만.


"어때? 이제 좀더 평범해보여?"


"응 무척"


"난 하늘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봐왔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강조하고 특별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데 넌 아니더군"


"어쩔 수 없는걸. 그게 내 운명인데"


"하지만 난 평범한걸 좋아하고 너같이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은 더더욱 좋아하지"


"난 이제 평범하게 살고싶지 않아. 빨리 어른이 되서 나도 특별한 삶을 살고 싶을뿐이라고"


"그래서 내가 너 꿈속에 방문한거잖아"


"날 도울 수 있어?"


"그럼 신인데"


"돌맹이도 신이 될 수 있구나"


"바보야 신인 내가 변신한거 뿐이야 돌맹이가 지극히 평범하다는 너의 의견을 듣고"


"알았어. 그건 그렇다치고 날 위해 뭘 해줄 수 있는데?"


"너가 평범하다고 말을 하고 생각하는 모든것이 이 세계에서 용인되도록 해줄게. 그것이 아무리 허무맹랑하고 비정상적인거라고 하더라도"

 

 

 

아침햇살이 저를 깨웁니다.

 

오늘도 평범한 일상을 보내라고 재촉하듯이.

 

하지만 오늘은 왠지 기분좋게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거 같다고 아침햇살에게 들뜬 목소리로 말하고는 일어납니다.

 

"엄마 오늘은 평범하게 아침밥 안먹고 등교할게요"

 

라고 외치고는 현관문 밖을 나갑니다.

 

산뜻하고 왠지 나에게는 특별한 시작이라고 자부합니다.

 

집을 나와 예전처럼 평범한 학교 평범한 친구들 평범한 선생님이 있는 곳으로 등교하고 싶은 마음은 이제 없습니다.

 

나도 이제 특별한 학교로 등교하고싶습니다.

 

특별한 학교는 어디고 평범한 학교는 어딜까 생각합니다.

 

결국은 특별한 학교로 대학교를 선택했습니다.

 

17살에 대학교를 다니는건 무척이나 특별한거야 라고 흥얼거립니다.

 

집 근처 명문대학교 캠퍼스로 갑니다.

 

정문에는 수없이 많은 대학생들이 캠퍼스라이프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 중 나만이 17살이고 미성년자라고 생각하자 흥분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정문에서 그리 멀지 않은 철학관이라는 건물에 들어갔습니다.

 

교수님이 한참 열띤 수업을 하고 있는 교실에 들어갑니다.

 

교수님이 힐끗 나를 이상하게 쳐다볼때 내가 이 수업을 듣는것은 지극히 평범한거야 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립니다.

 

그러자 나를 무시하고는 서양 근대 철학에 대해 논하기 시작했습니다.

 

라이프니치 칸트 스펜서 등 내가 모를 소리들만 주절주절 재미없는 톤으로 수업을 합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아주 특별합니다.

 

2시간정도 후에 수업이 끝나고 점심밥을 먹으러 갑니다.

 

어디서 먹을까 두리번거리는 와중에 갸름한 얼굴에 날카롭지만 이쁜 눈을 가진 누나가 보입니다.

 

이 학교 학생인거 같습니다.

 

그녀는 특히 눈썹이 짙고 이뻤는데 긴 흑발을 늘어뜨리고는 주번을 두리번두리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누나 평범하게 제 손좀 잡아 주실 수 있나요?"

 

다가가서 물어봅니다.

 

"...그래요"

 

당황한듯 어쩔 수 없이 말합니다.

 

싫어도 거절을 못하는거겠지요.

 

저의 오무린 두 손 위에 가지런히 양손을 얹습니다.

 

서늘한 손입니다.

 

손의 감촉을 느끼고는 제 손을 은근슬쩍 그녀의 허리에 두릅니다.

 

"평범한거에요 그쵸?"

 

그녀는 언짢은듯하지만 마지못해 수긍합니다.

 

인간이란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고 했다던가요.

 

그녀의 허리에 있던 손이 슬금슬금 그녀의 가슴쪽으로 기어들어갑니다.

 

"이것도 평범한거에요"

 

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에 그녀에게 뺨을 맞습니다.

 

"성희롱...성희롱이에요!!!"

 

라고 다급하게 그녀가 외칩니다.

 

 

 

 

이것이 지극히 평범했던 저의 삶의 유일한 이탈이자 특별한 하루였습니다.

 

경찰서에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에게는 아무런 능력도 없었습니다.

 

그저 특별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에 이끌린 저의 착각과 오해였습니다.

 

아침밥을 안먹은건 그냥 집밖을 뛰쳐나왔을 뿐이고

 

교수님이 날 무시한건 이런 명문대에는 수없이 많은 도강이라는게 존재하고있다고 합니다.

 

저도 그 도강을 하는 수 없이 많은 사람들 중 평범한 사람이였던겁니다.

 

그리고 문제의 그녀는 캠퍼스 내에서 프리허그 이벤트를 하는 여성이였습니다.

 

프리허그인데 손을 잡아달라니... 이상하게 여겼지만 잡아주었고

 

허리를 감싸주게까지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일정선을 넘어버렸고 그 뒤 경찰서행이였지요.

 

 

 

하긴 어떤 신이 소나무 형상으로 돌맹이 형상으로 있을 수 있겠어

 

하지만 이 특별한 하루를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저에게는 좋은 추억거리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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