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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일/번]가디언 22화 -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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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849 회 작성일 24-01-18 08: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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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구치 마도카.

그림자를 다루는  능력자.

주로 첩보전에 장점을 지님.

현세에서는 가디언중에 3번째로 고령자이지만,  외모에 신경써 고교생 정도로 보일 정도.

주간지의 능력있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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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장 - 접촉


 


번화가의 변두리, 어슴푸레한 골목에 한남자가 세명의 여자와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남자는 40에 접어드려는 중년으로, 양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직장인인듯하다.


여자들은 전원 블레이져 코트의 제복으로 고교생처럼 보였다.


심야이므로 주변에 통행인은 보이지 않았다.



"돈은 충분히 줄테니까..."


"으응....어떻게 하지?"



남자가 매달리듯 말을 하자 여자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본다.


남자는 조금전부터 끈질기게 매춘의 협상하고 있지만, 여자들은 그다지 싫어하는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여자들은 즐기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봐, 한사람당 2만엔씩 주세요."


"응, 그정도면 적당하겠는데"


"그런데 괜찮아? 아저씨? 우리들 미성년이니깐 섹스하면 잡혀간다고."


"괜찮아, 괜찮아. 들키지 않으면 상관없잖아"



남자의 말에 세명의 여자는 활짝 웃는다.



"좋아, 그러면 호텔에 가자."


남자의 양팔에 두명이 안겨붙어 다시 번화가를 걷기 시작한다.


그뒤로 마지막 한사람도 따라온다.



"기다려라!"



갑자기 낭랑한 소리가 뒷골목에 울려 네명이 발을 멈춘다.


전원이 올려다보자, 가로등위에서 자신들을 내려다보는 사람이 있었다.



"돈을 미끼로 매춘을 하는 행위는 법에 위반된다!"



예술가의 조각과도 같은 아름다운 얼굴의 미인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네명을 내려다 본다.


빛이 찬란하게 반사되는 은발이 휘날리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하지만, 어린 아가씨의 모습으로 유혹해서 사람을 타락시키는 것도 죄! 그 악마의 소행, 용서할 수 없다!"


"아, 넌 누구냐!"


이상한 미녀에게 원조교제의 장면을 들켜버린 남자가 당황하며 가로등 위를 향해 외친다.



"너따위에게 알려줄 이름은 없다!"



팔짱을 끼고 있는 에리자베타의 얼굴에 검은 마스크가 덮여지며 입가를 가렸다.


그것과 동시에 여자들의 키가 커지며 분위기가 바뀌고, 옷이 찢어지며 거대한 박쥐같은 날개가 펼쳐진다.


그리고 손톱이 날카롭고 크게 자라나고, 머리카락의 색이 빨강이나 초록으로 변해간다.



"히, 히익!!"



자신이 안으려고 했던 여자들의 변신에 깜짝놀라 두려움에 떨며 남자는 지면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런 중년남은 보지도 않고, 여자들은 에리자베타를 찾아낸다.



"너 가디언! 어떻게 우리들을 찾아냈지?"


"너희 서큐버스의 악행은 하늘이 모두 알고 있다!"



쇠가 갉히는 소리로 외치는 서큐버스를 향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르키며 에리자베타가 크게 외친다.


 


"저기요...에리자베타. 뭐든 혼자서 다한 것처럼 말하는거 이제 멈춰줄래?"



골목의 모퉁이에서 사나에가 불만가득한 얼굴로 중얼거리며 나타난다.


 


"영역을 넓히는 여고생이 있다고 해서 조사한건 나라구."


"확실히 그건 그렇다"


"두사람 모두, 수다가 지나친걸"



사나에가 나온 모퉁이에서 이번엔 히나키쿠가 나타나 어딘가 긴장감이 없는 두명에게 경고한다.


일본도의 칼집을 왼손에 들고 있는 그녀의 표정은, 진검 그 자체이다.



"상대는 중급악마다. 하나도 놓치지 말아"


"헛소리! 죽어버려!"



도망갈지도 모른다는 히나키쿠의 말에 이성을 잃고, 서큐버스 세놈이 도약한다.


세놈이 뿔뿔이 흩어지며 히나키쿠, 하나에, 에리자베타에게 단번에 날라간다.


최초로 움직인 것은 히나키쿠였다.


저공비행하듯 날라오는 한 놈을 향해 단번에 달려간다.



"죽어랏!"


"진부한 대사군!"



악마가 내려치는 양손의 길어진 손톱을 히나키쿠는 칼집으로 막아낸다.


"가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칼집에 손톱자국이 생겼지만, 히나키쿠는 몸을 돌리며 그대로 악마의 옆으로 빠져나간다.


그리고, 서큐버스와 엇갈린 순간에 히나키쿠의 몸이 팽이와 같이 회전한다.



"야앗!"



히나키쿠의 손이 보통사람에게는 보이지도 않게 민첩하게 움직여 칼집에서 칼이 뽑혀진다.


일도에 적을 양단하는 발도술로 상대의 가느다란 허리를 잘라낸다.


한방에 허리가 잘려 두동강이 된 서큐버스의 몸이 균형을 잃으며 지면으로 쓰러진다.


 



"이 계집이!"



사나에에게 향한 한놈은 오른손을 앞으로 뻗어 손톱을 창처럼 만들어 돌격한다.


왼손은 수평으로 뻗어 사나에가 피한 순간에 옆에서 공격할 생각이다.


 


"계집이라니, 너보다 훨씬 오래 살았거든?"



킥킥 웃는 사나에는 서큐버스의 공격을 피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상당히 여유를 보이는 사나에지만, 그녀의 눈빛은 전투태세였다.



"뭐???"


서큐버스의 손톱이 사나에의 심장을 꿰뚫었다고 생각한 찰나, 손톱이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사나에의 전신이 투명한 광석, 다이아몬드로 덮여있었다.


아니 덮였다기보다는 피부가 다이아몬드로 변했다고 해야 할 것인가.


허리에 놓였던 사나에의 오른손에서 다이아몬드의 날카로운 스파이크가 몇개 뚫고 나온다.


달려온 가속에 몸을 멈추지 못한 서큐버스의 얼굴에 뻗어진 사나에의 주먹이 카운터로 먹혀든다.


남자를 유혹하던 아름다웠던 얼굴이 스파이크에 관통되어 일그러지며 서큐버스는 머리부터 먼지로 변해 바람에 날려갔다.


마지막으로 남은 서큐버스는 하늘로 도약해 가로등 위에 서있던 에리자베타에게 날라간다.


크게 양팔을 벌리며 날카로운 손톱을 서로 부딪히는 소리를 낸다.



"가속화"


옆으로 날라온 서큐버스가 좌우에서 찌르는 손톱이 허공을 가른다.


경악하며 놀라는 서큐버스의 얼굴을, 어느샌가 바닥에 내려간 에리자베타가 올려다본다.


초고속 이동으로 다른 시간축에 속한 그녀는 다시 아스팔트를 박차고 뛰어오른다.



"팟!"


고속으로 서큐버스를 발로 걷어찬 그녀는 그 속도 그대로 빌딩 벽면으로 날아간다.


몸을 한바퀴 돌리며 다시 빌딩 벽을 박찬 그녀는 그대로 서큐버스를 향해 날라가 다시한번 걷어찬다.


그리고 바닥에 내려가 다시 뛰어올라 이 상하좌우에서의 연속공격을 반복한다.


고속의 이동과 발차기에 서큐버스는 몸을 피하지도 못한다.


몸에 타격을 입어 좌우로 흔들리는 서큐버스를 누가 본다면, 공중에서 기묘한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디아크티베이트!"



보통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속도로 움직이던 에리자베타의 몸이 아스팔트위에 가볍게 착지한다.


가속화가 끝남과 동시에 서큐버스의 몸은 재가 되어 바닥으로 떨어진다.


상대를 괴멸한 에리자베타는 양손가락을 모으고 머리부터 가슴으로 천천히 내린다.


아마 특수촬영물에서 영향을 받은 승리의 포즈일 것이다.


삼체의 악마가 재로 바뀌고, 나락으로 돌려보낸 것을 확인하고 사나에가 손뼉을 친다.



"네네, 일인분 완료. 한사람이라면 몰라도 중급악마를 상대로 세명이 모였으니 대충 이런 결과지요."



다이아몬드의 피부를 원래대로 돌린 사나에의 말에 에리자베타도 동의한다.



"아, 그렇다. 아마도 팀웍의 승리라고 해야겠지."



서큐버스 3명을 쓰러뜨리는데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 사이에 여고생과 원조교제를 하려던 남자는 멀리 도망가고 없었다.


일이 끝났다고 생각한 히나키쿠는 칼을 몸안으로 숨긴 상태이지만, 문득 무언가를 깨달은 듯이 빌딩 한 구석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히나키쿠 등을 몰래 촬영하고 있던 검은 잠바의 남자가 비상계단에 서있었다.


히나키쿠는 가볍게 5미터를 뛰어넘어 골목안 사이의 빌딩 벽을 좌우로 박차며 남자에게 날라갔다.



"히잇!"


비상계단의 난간으로 착지한 히나키쿠를 보고 남자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선다.


"내각 특수 사안 대책실이겠지....쓸데없는 저항은 그만둬라"



당황해 잠바속으로 손을 집어넣는 남자에게 히나키쿠는 조용히 경고했다.


하지만 남자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고, 위협이 소용없다고 생각한 히나키쿠는 두손바닥에 나이프를 꺼내들었다.


권총을 남자가 꺼내든 순간, 히나키쿠의 몸이 질풍과도 같이 남자에게 날라갔다.



"하앗!"



남자의 옆을 히나키쿠가 스쳐지나며 계단을 넘어 아래쪽 계단참으로 착지한다.


남자의 손에 있는 권총은 양단되었고, 잠바가 X자로 찢어져 바지의 벨트까지 끊어졌다.


망연자실한 남자의 이마에 잘려진 머리카락이 후두둑 떨어진다.


상대와 엇갈리는 찰나에 히나키쿠는 5연발로 칼을 움직여 공격했던 것이다.


검술의 달인인 히나키쿠에게 있어 소회전이 가능한 나이프라면 쉬운 기술이었다.


 


"으아악!"



마치 감자의 껍질을 벗기듯 옷이 잘려 벗겨진 남자는 경악의 절규를 지른다.


히나키쿠는 나이프를 자신의 몸에 흡수하고 계단을 천천히 걸어올라 바닥에 떨어진 바지를 뒤진다.


주머니속 지갑을 꺼내 히나키쿠는 내용을 확인했다.


 


"한번 더 묻겠다. 내각 특수 사안 대책실의 사람이냐?"



히나키쿠는 낮음 목소리로 냉정하게 묻는다.


그것이 오히려 불안했던지, 남자는 무언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지급속에서 면허증이나 신분증을 찾아내 히나키쿠는 상대의 이름과 주소를 확인한다.


 


"말해라, 너희들의 목적은 뭐냐?"


"요,,,용서해줘. 난 그저 명령을 받은거 뿐이야"



남자는 한심한 목소리로 손을 앞으로 내밀며 필사적으로 흔들었다.


눈으로 보지도 못한 히나키쿠의 실력에 겁을 먹었는지, 주저앉은 남자가 오줌을 싸버렸다.


그런 상대를 보고 히나키쿠도 기가 막혀 추궁하는 걸 잊어먹을 정도였다.



"카메라와 휴대폰은 압수다. 상사에게 전해라. 머지않아 인사하러 간다고!"



히나키쿠는 남자를 흘낏 보고 뒤로 뛰어올라 난간위에 올라탄다.


그리고 그대로 뒤로 날라 수십미터아래 바닥으로 착지한다.


히나키쿠를 지켜보던 동료 두명이 다가온다.



"역시 저 애들?"


"아....우리는 감시당해도 알수가 없는데"



자신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히나키쿠를 보고 사나에의 얼굴이 찡그려진다.



"우린 악마의 기색에는 민감하지만 인간에게는 그만큼이 아니기 때문에, 히나키쿠나 쿄우는 그정도까진 아니겠지만."



검의 수행을 계속해오는 히나키쿠와 격투를 좋아하는 쿄우는 가디언 중에서도 인기척을 느끼는데 뛰어나다.


수행을 계속해온 사람만이 가능한 능력이다.



"감시당하고 있다고는......이젠 조심해야겠군"


에리자베타도 표정을 흐려 한숨을 쉬는 사나에에게 동조한다.


귀찮은 사건에 세명은 조금 우울한 기분에 빠졌다.


 


 


 


 


 



어떤 빌딩의 한 방, 창가에 선 남자가 밖의 경치를 보고 있다.


거대한 창이 설치된 넓은 방은 햇빛이 잘들고, 거대한 테이블과 마주보듯 놓여진 쇼파가 놓여져 있다.



"그래서, 가디언에 대한 건 어떻게 됐어?"



내각 특수 사안 대책실 실장, 아카이 유우타로가 밖을 보면서 뒤쪽의 부하에게 묻는다.


그 목소리는 냉정 그 자체이다.



"네....요전날의 일입니다만, 가디언을 감시하던 감시원이 들켜서 이름과 휴대폰, 수집한 데이터가 빼앗겼다고 합니다."



부하인 칸자키의 보고를 듣고 아카이는 가볍게 혀를 찬다.


그런 상사의 모습에 칸자키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감시원이 들킨게 벌써 3번째다. 그 중 2건의 그 악마짓이다. 무언가 대책이 없는건가?"



"유감스럽지만.....목격보고는 있어도 워낙 신출귀몰이라서"


두명이 이야기하고 있는 대상은 물론 자우라스다.


자우라스는 비밀리에 움직이는 조직에 대해 종종 방해 공작을 펴고 있다.


그때문에 대책실도 필사적으로 자우라스를 추적하고 있었다.


평상시는 고딕 로리타 풍 금발 미소녀라는 외관때문에 자우라스도 꽤 눈에 띤다.


그때문에 시부야나 하라주쿠, 이케부쿠로, 아키하바라 근처에서 종종 목격되고 있었지만, 악마의 움직임을 쉽게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만일 상대를 찾아낸다고 해도 처리반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어떨련지는...."


"정말, 귀찮은 일이군."



대책실이 자랑하던 전투부대를 별거 아니란 듯 괴멸시킨 것을 생각해내고 아카이의 눈에 분노가 치민다.


자우라스를 만나기전까지 처리반은 몇건의 악마를 능숙하게 이겨내왔던 것이다.


인간의 특수부대에 의한 악마의 퇴치라는 목적이 단 하나의 악마에 의해 산산이 부서진 것에 아카이는 내심 부아가 치밀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감시원은 어떻게 처리했지?"


"이제 쓸모가 없습니다. 일단은 내근으로 돌려놨습니다만..."


"완전히 바보가 되어버렸군. 적당하게 경찰쪽으로 원상복귀 시켜버려"



또다시 경시청이나 지방경찰청에 인원증강을 요청해야 하겠다고 아카이와 칸자키는 동시에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가디언과의 접촉은?"


"음, 그것도 원활하지 않습니다. 가네시로 메이에게 접근하려 미라쥬에 연락했습니다만, 승인을 받으려면 정식 공문을 보내라고 하고 있고, 그 외의 멤버들은 매스컴 관계자나 유명한 야구선구라서 접촉이 매우 어렵습니다."


"답답하군. 뭐가 불만이라는거냐"



당초 목적이었던 가디언을 지휘하에 넣는 것이 원활하지 않아 아카이는 꽤 초조해하고 있었다.


창밖을 쳐다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머리는 이후 진행에 대해 고민이 가득하다.



"말하기 어렵습니다만, 저번에 접촉했던 가디언의 연소자인 아사오 유이가 가디언중에서 중요인물이기에 고압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 반감을 가지게 된듯합니다."


"그 아이가?"


"....적어도 동료들 사이에서는 유이님으로 불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권유를 너무 성급히 했다는 건가..."



아카이는 한숨을 쉬며 책상의 의자를 당겨서 털썩 앉았다.


 


"계속해서 접촉을 시도해라. 그 아이가 중요 인물이라면, 그 놈이 수중에 들어오면 간단한거 아닌가"


"알았습니다, 그러면..."



"잠깐, 그 후에 연구소는 뭐라고 하던가?"



문을 향해 몸을 돌린 칸자키를 아카이가 제지한다.


이야기가 끝났다고 생각했던 칸자키는 다시 책상앞으로 돌아온다.


"대 상급악마용의 무기는 순조롭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가까운 시일내에 시제품이 제공될 예정입니다."


대 악마용의 탄환이나 방어용 기구들의 개발계획에 대해 아카이는 데이터 보고는 받고 있지만, 솔직이 말하면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악마라는 미지의 생물과 인간이 근대무기로 싸우려면 아직 전력에 큰 차이가 있음을 자우라스의 건으로 통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계획은 어떻게 되어있지?"


"네, 바로 조금전에 받은 보고에서는 곧 완성된다고 합니다. 그 외의 프로젝트도 병행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가....경우에 따라서는 곧바로 실전에 들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칸자키의 보고에 아카이는 겨우 안심이 되었다.


 


 


 



"좀 이상한데?"


수업 20분전의 교실.


가방속에서 교과서를 꺼내던 유이는 필기용품이 보이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그다지 크지 않은 가방을 뒤졌지만, 언제나 사용하는 볼펜이 보이지가 않는다.



"아소우 군, 왜?"


"아니, 볼펜이 보이질 않아서"


유이의 곤란한 소리에 코노에와 수다를 떨던 카나가 온다.


덧붙여 류타와 신고는 언제나 수업시작전 빠듯할때까지 등교하지 않기에 여기에는 없었다.



"연필 빌려줄까?"


"고마워, 겨우 살았네"


카나가 조금 떨어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 틈에 유이는 꺼낸 교과서를 책상위에 정리하고 있었다.



"유이님, 샤프펜슬로 괜찮다면 여기 있습니다."


"어, 고마워..."



책상안에서 가는 손이 나와 유이에게 샤프를 건네준다.


아무생각없이 그것을 받고서 유이는 뭔가 이상한걸 깨달았다.


책상안에서 손이 나와 유이에게 샤프를 건네준다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유이는 샤프를 책상에 던져버리고 당황해 교실의 출구로 뛰쳐나갔다.



"잠깐, 아소우군! 어디가는거야?"



뒤에서 카나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유이는 그거에 신경쓸 경황이 아니다.


정신없이 달려나간 유이를 보고 코노에와 카나는 서로 얼굴을 마주본다.


유이는 교실의 근처가 아니라 특활실에 붙어있는 화장실로 뛰어들었다.


평상시에는 학생들도 없고, 어딘가 어두운 화장실의 한 칸을 열고 당황하며 문을 닫는다.



"마도카씨!"


"네네, 무슨일이세요?"


바지를 벗지 않고 변기에 앉은 유이의 앞에 그림자속에서 배어나도듯이 마도카가 나타난다.


그녀는 오늘 아침 전송했을 때와 같은 슈트를 입고 있었다.



"왜 학교까지 따라온거죠?"


"실은, 메이에게 부탁받아서...전에 내각 특수사안 대책실이라던가 자우라스라던가 유이님을 유괴하려 했잖습니까?"



곤혹스러워하는 유이에 반해 마도카는 밝게 대답한다.


누군가 화장실에 들어오면 곤란하므로 어디까지나 속삭이듯 작은 소리였지만, 소리를 조종할 수 있는 유이는 문제없이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유이님의 안전을 위해 문자 그대로 그림자로부터 호위를 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마도카씨 일은 어떻게 하는거야?"


"하고 있어요. 원고도 쓰고 있습니다."


 


마도카가 그림자속으로 손을 뻗어 노트북을 꺼낸다.


펼쳐진 노트북의 화면은 새까맣지만, 둔한 소리가 들리고 있으므로 전원은 켜져있는 듯하다.



"아, 화면은 빛이 나면 그림자안의 공간 유지가 힘들어서 거의 안보이게 해놨습니다. 그러니, 염려마세요."


"그렇지만, 무언가 좀.....게다가 마도카씨는 신변보호를 해주는걸 왜 말하지 않았지?"



무언가 불만에 가득한 유이를 보고 마도카는 쓴웃음을 지었다.


 


"뭐, 오늘 꼭 해야할 원고가 있어서요. 알았어요. 비밀로 한건 메이가 될 수 있도록 유이님이 걱정하시지 않게 비밀로 해달라고 해서....금방 들키고 말았습니다만..."


"그랬구나, 차라리 미리 말해줬으면 좋았을 것을."


"말하면, 유이님이 거절하시잖아요?"


"....그냥..."



한집에 함께 살며 서로 속살을 맞대고 사랑을 속삭이는 사이다.


만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마도카와 유이도 서로의 하는 일은 알고 있다.


 


"화내실 것을 압니다만, 우선 당분간은 경호를 하게 해주세요."


"알았어. 무슨말을 해도 소용없겠지"


"게다가 경호만이 목적은 아니에요."



마도가카 무언가를 획책하듯 빙그레 웃는다..



하지만 유이는 그녀의 눈이 표정과는 반대로 웃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유이님, 아귀라는 생선을 알고 계십니까?"


"저 심해에 살고 있는 물고기지"


"그렇습니다. 아귀의 이마에 달려서 불이켜지는 작은 혹같은거는 작은 동물을 유인하기 위해서 달려있습니다."


"....나는 미끼인건가..."



마도카가 말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서 유이는 한숨을 쉰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자신이 조금 귀찮더라도 상대를 잡을 수 있다면 미끼로서의 역할도 유이는 대 찬성이다.



"그러면, 힘들겠지만 경호 부탁해요."


"네, 무슨 일이 있으면 가까이 있는 그림자에 속삭여주세요. 아무리 작은 그림자도 상관없어요."



유이의 눈앞에서 마도카가 스물거리며 그림자속으로 사라져간다.


마치 바닥이 없는 늪에 끌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유이는 가볍게 그림자를 만져봤지만, 이미 딱딱한 벽의 감촉뿐이다.


그림자를 자유자재로 조정한다는건 이상한 능력이다라고, 유이는 다시한번 생각했다.


 


처음엔 마도카의 등장에 놀란 유이였지만, 그녀가 그림자안에 잠복하고 있기에 수업에는 지장이 없었다.


평상시는 비교적 수다를 많이 떠는 마도카도 일이 바쁜건지, 아니면 유이를 방해하지 않으려는 것인지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


샤프펜을 건네주지 않았다면 유이도 그녀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마도카가 그림자속에 숨는 기술은 훌륭했다.


하지만 곤란한 점도 있었다.


 



"응...."



쉬는시간에 화장실에 들어갔지만, 아무래도 바지를 벗을 수가 없는 것이다.


잠시 주저하고서 유이는 그림자를 향해 속삭였다.



"마도카씨.."


"네, 무슨일이세요. 유이님?"



좁은 화장실안의 어두운 그림자속에서 마도카가 얼굴을 내민다.



"그, 미안하지만 화장실에선 좀 나와주겠어?"


"괜찮아요. 몰카로 촬영따윈 안할테니...."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보이는 마도카에 유이는 기가막힌 눈빛을 보낸다.


"농담이에요, 농담. 그러면 잠시 나가있을께요."



그림자속으로 다시 몸을 숙여 마도카의 모습이 사라진다.


유이는 만일을 위해 벽을 여기저기 두들겨보지만, 손가락에는 딱딱한 벽의 감촉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마도카의 능력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유이로서는 그녀가 실제로 멀리 떨어졌는지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몰래 지켜보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유이도 마도카를 신뢰하고는 있지만 화장실이라는 사적인 일에서는 곤란해할 수 밖에 없었다.


잠시후 유이는 화장실을 나왔다.


수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점심시간이 되었다.


벨이 울림과 동시에 유이는 도시락가방을 들고 허둥지둥 교실을 나갔다.


다행스럽게도 친구 네명은 유이가 말없이 사라진 것을 보지 못했다.


유이의 도시락은 평소 유카나 시즈카가 준비해줘서 평상시에 간편하게 준비하지 못하는 반찬들이 많다.


솜씨가 좋은 두명이므로 유이는 식사에 항상 만족하고 있었다.


문제는 두명이외의 다른 사람이 만든 도시락이 들어있을 때이다.


어떤 순서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가끔 다른 가디언의 음식이 들어가 있을 때가 있다.


토끼형으로 이쁘게 자른 사과와 낙지모양의 비엔나 소세지를 준비한 사나에의 도시락은 귀엽고, 다양한 모양의 주먹밥과 야채절임은 히나키쿠, 샌드위치만 넣은 마도카, 햄버거와 포테이토이 미셸 것 까지는 괜찮다.


문제는 다른 멤버이다.


메이는 함부로 고급식재료를 사용한다.


왕새우와 게만 들어가 있는 도시락을 유이는 난생처음 보았다.


카에데의 도시락은 밥이 하트모양으로 꾸며지거나, LOVE라고 김을 이용해 써놓기도 한다.


언젠가 유이는 같이 도시락을 먹는 멤버들 앞에서 무심코 카에데의 도시락을 열었다가 당황해서 젓가락으로 밥을 들쑤셔버린 적이 있었다.


쿄우가 만든 도시락에는 스테이크가 꼬박꼬박 들어가 있어, 유이도 경악했다.


나이프도 없이 한장의 스테이크를 통채로 먹어야 했던 것이다.


치즈와 프랑스 빵만 들어있는 에리자베타의 도시락은 어떤 의미에서 경쾌했지만, 너무너무 간소하다.


특수한 용기에 넣어졌다고 해도, 유리가 카레를 도시락에 넣는 것은 곤란했다.


강렬한 향신료가 교실전체에 퍼져, 반 친구들에게 야유를 받았던 것이다.


사과만 들어가 있는 레이의 도시락은 대체 무슨 의미인지 알수가 없어 물어봤더니, "너같은건 사과만으로도 충분해!"라는 대답을 들었지만, 시즈카가 말해준 바로는 무심코 요리를 다 태워버린거 같다고 했다.


어떤 의미에선 러시안 룰렛과도 같은 위험한 도시락이지만 유이는 즐기고 있었다.


가끔은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이것도 애인들의 애정이라고 생각하면 기쁜 것이다.


유이는 계단을 뛰어 올라 문을 열고 옥상으로 나온다.


초여름의 하늘은 구름하나 없었고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아직 한여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햇볕은 강하고 꽤 더웠다.


유이는 옥탑의 그늘에 들어가 앉았다.


 


"마도카씨!"


"네네, 무슨일이신가요"



유이의 부름에 응해 그림자속에서 마도카가 모습을 나타낸다.


 


"괜찮으면 도시락 같이 먹지 않을래요?"


"아, 괜찮겠습니까?"



유이의 권유에 마도카의 얼굴이 밝아졌다.


하지만 곧바로 곤란한 표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다른 학생이 오면....재빨리 숨도록 노력은 하겠습니다만,"


"이 더위에 아무도 안올거라 생각하지만....역시 좀 신경은 쓰이네"


"음....아, 잠시 기다려주세요"



마도카가 다시 그림자속으로 가라앉는다. 그녀는 곧바로 돌아왔지만....



"에에?"



"어때요? 어울립니까?"



다시 모습을 드러낸 마도카는 세라복을 입고 있었다.


물론 유이의 중학교 교복이다.


마도카는 나이보다 꽤 어리게 꾸미고 다니므로 살짝 보면 조금 어른스러운 중학생이라고 말해도 믿을 것이다.


그러나 위화감이 없다고는 해도 그 엉뚱한 모습에 유이는 깜짝 놀랐다.



"에...어울리긴 하지만, 어디서 그 세라복을 구했어?"



"그냥 근처에서 샀어요. 사용할 일이 있을거 같아서"


"사용한다고....?"


"아잉, 싫어요. 유이님. 사용하는건 물론....침대위에서요."



뺨에 가벼운 키스를 하는 마도카에 유이는 놀라버린다.


유이보다 키가 크다고는 해도 지금의 마도카는 동급생이나 마찬가지인거다.


또래 여자와는 연애 경험이 없는 유이는 가벼운 흥분에 빠졌다.



"뭐, 좋아. 우선 밥부터 먹을까?"


"네, 그렇게 할까요."



아직 심장의 두근거림이 가라앉지 않은 유이는 화제를 돌렸고 마도카는 나란히 앉아 그림자 속에서 비닐 봉투를 꺼낸다.


점심식사는 편의점에서 산 샌드위치인 듯하다.


유이도 도시락의 뚜껑을 열어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마도카씨 점심은 언제나 편의점?"


"그럴리가요. 패밀리레스토랑이라던지 분식집이라던지 제대로 먹고 있어요."



평일의 점심식사를 마도카와 함께 하는 것은 유이에게 있어 특별한 일이었다.


이따금 게으름을 핀다고 해도 마도카는 의외로 바쁜 몸이었다.


심야에 귀가하는 일도 있고, 집에 못들어오는 날도 가끔 있었다.


그런 마도카가 이렇게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은 평소와는 다른 시츄에이션이다.



"그렇게 말하면, 그때도 옥상이었지요."


"어?"


"유이님께 도움 받았던 때요"



마도카가 먼곳을 바라보며 회상한다.


그녀가 말하는 것은 자우라스에게 습격당했을 때의 이야기다.



"그때는 저의 실수로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만, 그때는 정말 기뻣습니다. 저를 필사적으로 도와주시고...."


"그렇지만, 지금 생각하면 좀더 능숙하게 도망갔어야 했다. 결국 자우라스에게도 져버렸구"


"....유이님을 자우라스와 싸우도록 내버려 둔 것은 지금도 크게 후회하고 있어요"



마도카는 고개를 숙였다.


가디언으로서 보통사람들보다 뛰어난 신체능력으로 치유가 빠른 자신은 제쳐두고라도, 일반인에 가까운 유이가 중상을 입었던 것은 지금도 마도카에게 있어 마음의 큰 짐이었다.



"그런데도, 도움 받은 것을 기뻐하다니....전 마스터를 모시는 것에 실격이군요."


"그럴리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의 몸을 감싸다가 마도카씨가 상처를 입은거지. 도움 받은 것은 피차일반이야"



얼굴을 돌려 자신을 응시하는 마도카의 뺨을 유이는 부드럽고 상냥하게 어루만진다.



"곤란에 처했을때 서로 돕는 관계는 소중하다고 생각해. 앞으로도 나는 폐를 끼칠거고 나도 마도카씨가 곤란할때는 도와주고 싶어. 그러면 안될까?"



"유이님...."



유이를 바라보던 마도카의 눈에 눈물이 고여 손을 들어 훔쳐낸다.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쭉...."


"응"



상냥하게 미소짓는 유이에게 이번엔 마도카의 심장이 빠르게 고동친다.


마도카에게는 아직 소년에 불과한 유이가 이렇게도 믿음직스러운 것에 이상하게도 가슴이 뛰어 견딜수가 없다.



"나는 유이님을 좋아하게 되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도카가 살아온 이천년이 결코 불행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과 같은 행복한 시간은 없었다.


처음엔 그림자로 태어나, 악마의 존재를 찾아 어둠속을 헤매고, 나중에는 사회에 숨어든 악을 찾아내 악마가 인간에게 깃드는 틈을 줄인다.


그러한 싸움의 나날을 마도카는 살아왔다.


인류의 수호자라고 하면 듣기엔 좋을지 몰라도 마도카로서는 그것이 사명이라 생각해 자랑할 생각은 없다.


임무를 충실히 해내는 것에 다소간의 만족감과 흥분은 있지만, 좋아하는 상대와 함께 사는 것에 비할 수가 없다.


마도카는 떠올리기도 힘든 긴 인생에서 지금과 같은 행복과 만족감을 가졌던 적이 없었다.


두명은 잠시 미소지며 서로를 바라보다, 이내 쑥스러워 다시 식사를 시작한다.


 


"그건, 어제 남은 거네요?"



"응 그래."



도시락 속의 햄버거를 가르켜 마도카가 말한다.


확실히 어제의 반찬이었던 햄버거가 있었다.



"먹을래?"


"괜찮습니까?"


"응, 좋아"



햄버거를 건네주려던 유이가 문득 깨달았다.


마도카는 샌드위치를 먹고 있어서 젓가락이 없다.


젓가락을 건네줄까 하다가 귀찮아서 유이는 그대로 먹이기로 했다.


 


"아~ 해봐"


"네, 아~~음"



햄버거를 조심스레 마도카의 입으로 넣어준다.


마도카는 아주 맛있게 받아먹었다.


실은 유이가 직접 먹여줄 것을 마도카는 기대하고 있었다.


자신이 젓가락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유이의 성격이라면 먹여줄 것에 틀림없었고, 얼굴을 붉히는 유이를 보며 마도카는 내심 기뻐했다.



"맛있어요"


"응, 역시 유카씨와 시즈카씨는 요리를 잘하죠."


"후후후, 그런 것이 아니고...."


"아~ 응"



애인의 손으로 직접 먹여주는 행위는 요리의 맛을 훨씬 북돋는다.


마도카는 그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몇번이나 속살을 마주대고 서로의 나체를 보는 사이인데도 요리를 입에 넣어주는 행위가 유이는 심히 부끄럽다.


유이는 먹여진 적은 있지만, 타인에게 먹여준다는 것은 또다른 것 같다.


수줍어하는 유이를 보면서 마도카는 즐거운 듯이 샌드위치를 먹는다.


이윽고 두명은 식사를 끝냈다.



"잘먹었습니다~!"


서로 마주보며 인사를 했지만, 식사가 끝난 후에도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


벽에 등을 붙여 조금 뜨거운 옥상에서 유이와 마도카는 붙어 앉은 형태로 쉬고 있었다.


마도카가 애교부리듯 유이의 가는 어깨에 고개를 걸친다.


 


"아, 이런 식으로 여유부리는게 좋네요. 평일 점심을 이렇게 보내는 것도 오랜만이고."


"마도카씨의 학생시절은 이런 느낌?"


"응......지루해서 항상 학교를 몰래 빠져나갔었죠"


"그렇구나..."



학생시절이 지루했단 마도카의 말에 유이는 위화감이 있었다.


자신에게 존대를 쓰고있지만, 실제로도 마도카는 꽤 상냥한 성격이었다.


그녀가 중학생때의 무렵이면 친구도 많았겠다고 유이는 생각했지만, 혹시 마도카는 인간관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유구의 세월을 살아온 가디언은 그다지 보통사람과의 관계를 만들지 않는 것 같다.


예외적으로 사나에는 친구가 많은 것 같지만, 그외의 사람은 그렇지도 않다.


메이와 유카는 인간관계를 비지니스적으로만 대하는 것 같고, 쿄우나 카에데는 교제가 거의 없다.


밝은 마도카의 성격은 매스컴 관련 일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반드시 친구를 만드는 데에 쓰이지는 않는듯하다.


유이로서는 좀더 친구를 만드는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무슨 생각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순간의 생각이 유이의 표정에 드러났던 듯하다.


유이의 미묘한 얼굴의 변화를 날카로운 관찰력의 마도카가 눈치챘다.


하지만 유이가 손을 흔들며 부정하자 마도카는 의심스러워하는 눈치이면서도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유이님, 덥지 않습니까?"


"아니, 이정도라면 괜찮아."



초여름의 한 낮.


두명은 조용한 시간을 함께 보낸다.


무엇인가를 이야기해도 좋겠지만, 유이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유이도, 마도카도 만족해버린다.


두명만이라는 기회는 드물고 귀중한 시간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2명의 애인이 있는 상대, 혹은 바쁜 주간지 기자를 독점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사치라고 할수 있는 것이다.


 


"응...."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마도카의 머리카락을 유이는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잠시후 두명은 어느쪽이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레 입맞춤을 주고받는다.


정열적으로 키스를 하면서 유이와 마도카는 서로의 몸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스킨쉽을 한다.


옷넘어로 유이는 마도카의 거대한 가슴을 만지작 거리며 애무를 시작했다.


 


"응.....아앙..."


 


유이의 손바닥에 마도카의 적당한 탄력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가슴의 감촉이 옷넘어로 전해져온다.


집게손가락으로 부드러운 가슴의 위를 헤쳐 천천히 유두를 향해 접근하자 마도카는 안타까운 한숨을 내뱉는다.



"유이님..."



조르는 듯한 마도카의 호소에 유이는 입술을 빼앗으며 응한다.


소년은 마도카의 가슴에 손을 대어 그저 비비는듯했지만, 이미 상대의 약점은 숙지하고 있다.



"응, 으응.....응, 으흑.....하악!"



마도카의 몸은 쾌감으로 벌벌 떨고 있었다.


유이는 입맞추면서도 떨리는 마도카의 몸을 눌러 놓치지 않는다.


연모하는 상대의 집요한 애무에 마도카의 머리는 뜨거워지고 닫은 눈에 희미하게 눈물이 고여버린다.


5분정도의 긴 고문을 하고서 겨우 소년은 젊은 미녀를 해방시켜줬다.


 


"유이님....누군가 오면 곤란해요..."



허벅지를 조이면서 마도카는 부끄러운 듯이 말한다.


유이의 손으로 가슴을 긴시간 만져졌기때문에 그녀의 팬티는 상당히 젖어버렸다.


야외에서 페팅을 한것만으로도 여기까지 느껴버리는 자신의 모습에 마도카는 부끄러워 몸둘바를 몰랐다.


 


"괜찮아, 누가 오면 바로 가르쳐줄께."


"그렇지만..."



마도카의 미세한 저항을 무시하고 유이는 그녀의 뺨에 키스한다.


그 키스에 단념했는지 마도카는 결심한듯 스스로 교복의 상의에 손을 대었다.


위로 끌어올린 교복아래에 흰 브래지어가 나타나고, 마도카는 뒤쪽의 훅을 풀어버린다.


유이가 손을 밀어넣자 브라가 헐거워지며 마도카의 거대하고 아름다운 가슴이 노출되었다.


 


"아앙...유이님..."


"오늘은 흰 속옷이네"


"아핫....이럴줄은 생각못했으니까..."



순간 부끄러워하는 마도카가 사랑스러워서 유이는 다시 뺨에 키스해준다.


조금 부끄럽지만 마도카도 나쁜 기분은 아니다.


여성에게 있어 연모하는 상대로부터의 키스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것이다.



"흰색이 잘 어울려"



언령의 힘을 담은 유이의 속삭임에 마도카의 전신에 달콤함이 퍼져나간다.


마스터가 가디언을 번농시켜 뜻대로 욕정에 빠지게 만드는 힘.


그것을 당한 마도카의 심장은 단번에 부풀어 혈액이 온몸에 빠르고 힘차게 퍼져나간다.


 


"유이님....힘을 사용하시면, 아앙...나는..."



자기 또래로 보이는 마도카에 유이도 흥분을 감출수 없었다.


블레이져 코트를 입은 사나에를 안은 적도 있지만,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교복을 입은 마도카에게 더욱 흥분해버리는 것이다.


욕망이 흐르는 대로 유이는 마도카의 가슴을 비비며 딱딱해진 음경을 그녀의 다리사이에 꽉 누른다.



"유이님...아, 아...그렇게 세게 누르지 마시고...안에 넣게 해줄테니까..."



팬티가 이미 흠뻑 젖어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고 마도카는 가볍게 유이를 밀어낸다.


마도카 자신도 이미 한계에 다달해 일초라도 빨리 유이가 자신을 꿰뚫어주었으면하고 바랬다.


스커트를 들어올려 끝을 살짝 물고 마도카는 팬티를 벗기 시작했다.



"마, 마도카!!!"



"꺄악!"



스스로 스커트를 들어올린 마도카의 행위에 유이는 이미 이성을 잃어버렷다.


그녀의 가는 발목을 잡아 팬티를 한쪽발에서 빼내자 유이는 마도카의 다리를 크게 벌리게 만들었다.


바지를 내릴 틈도 없이 지퍼만을 열고 유이는 마도카 속에 정상위로 페니스를 밀어넣는다.


질구를 벌어헤치며 페니스의 끝이 뜨거운 마도카의 몸속에 잠겨들어간다.


 


"아윽....!!!"



침입해온 유이의 귀두가 자궁구를 두드리자 마도카의 몸이 크게 떨렸다.


언제나 그렇지만, 유이에게 몸 깊숙한 곳을 관철되어지는 것은 마도카에게 있어서는 감동과도 같았다.


여자로서 사랑하는 남자를 맞아 받아들이는 기쁨이기 때문일까.


 


"아, 아,....자지가.....아, 유이님!!"



곧바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유이로 인해 마도카의 의식은 헤롱거리며 녹아버린다.


충분한 애무에, 평소와 다른 학교 옥상이라는 시츄에이션....마도카의 몸은 그녀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단번에 뜨겁게 달궈진다.


 


"아핫...유이님...조금만 천천히...아앙...이러면 전 바로......"


"괜찮아, 몇번이라도 해요."


"아, 아, 아!"



유이의 달콤한 언령에 묶여 마도카의 이성은 저항력을 상실한다.


그리고 쾌감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마도카는 그속에서 의식이 사라져가기 시작한다.



페니스가 질벽을 자극해 제일 안쪽 자궁입구를 노크하는 그 감각이 마도카를 쾌락의 중심으로 끌고 들어간다.


 



"아, 아, 이익, 가,가요! 가버려요! 아악!!!"



삽입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마도카의 마음이 엑스터시를 불러들였다.


몸을 경련하며 마도카는 벌벌 위아래로 움직인다.


 



"아, 아, 아...."



마도카가 절정에 이르렀는데 유이는 페니스의 피스톤 운동을 멈추려고 하질 않는다.


엑스터시에 도달한 질이 꽉꽉 간헐적으로 조여주는 괄약근의 느낌을 즐기며 유이는 질벽에 자신의 페니스를 문질러 쾌감을 얻으려고 한다.



"아앗, 안돼, 안돼, 아악! 아학! 히잇!!!!"


 


하지만 절정에 오른 마도카에게 유이의 계속된 움직임이 달콤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절정 직후의 민감한 점막을 문질러질때 눈앞에 불꽃이 튀는 듯한 자극을 마도카는 뇌속에서 느껴버린다.


유이의 교복을 잡아당기는 손에 마치 교복을 찢어버릴듯한 힘이 담겨버린다.


 


"마도카씨, 굉장해. 너무 좋아"


"유이님, 살살....잠깐만, 아학! 나....움직이지 마요!"


"아학.....이제 곧, 멈출수 없어"



엑스터시를 참는 마도카의 표정을 바라보며, 몸 깊이 조여주는 그 감각을 페니스가 탐내는 듯 유이의 흥분도 정점으로 달하고 있었다.


단번에 유이의 사정감이 높아져 그것을 해방하기 위해 부드러운 마도카의 몸을 안으면서 한층더 움직임을 빠르게 한다.


 



"으윽, 마도카씨도 해요....좋아해, 사랑해!"



"아, 아, 아하악....야아아악!!!!"



유이의 언령에 의해 준비가 되지도 않았는데 마도카는 다시 엑스터시의 폭풍에 의식이 날라간다.


 


푸슉! 푸슉! 푸슉!!!!!!!



마도카가 몸을 경직시킴과 동시에 유이도 사정했다.


더욱 세게 안아 마도카의 가슴을 움켜쥐면서 유이는 그녀의 가장 깊은 곳에 한방울도 흘리지 않고 정액을 쏟아내고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 질은 스스로 자궁구를 열어 백탁액을 가득 채워나간다.


 


"히잇!!! 열려버려.....크윽...아, 아!!!!"



전신의 신경을 마비시키는 지나친 자극에 마도카의 몸이 마치 간질이라도 걸린듯 벌벌 경련을 일으킨다.


전신으로 절정을 보여주는 애인의 모습에 유이는 가학심이 채워지는 듯한 흥분을 느껴 그녀의 몸을 사랑스럽게 꼭 껴안는다.


그것이 자신이 마도카를 채워주는 증거이다.


 


 



"아, 후악~~아하....."



너무나 강한 절정감에 마도카는 잠시지만 기절해버린다.


곧바로 의식이 돌아오긴 했지만, 머릿속은 뿌옇게 멍해져있다.


유이는 마도카의 질내의 따쓰함을 느끼면서 애인 위에서 몸이 연결된 그대로 기다리고 있다.


두사람 모두 20분가까이 말없이 연결된채 쭉 서로를 바라보았다.


 


"유이님, 오랜만에 격렬했지요....."


"응,..굉장했다. 조금 난폭해져버렸지만."



땀으로 흠뻑 젖은 이마에 붙은 앞머리를 쓸어올리고서 유이는 마도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댄다.


그 부드러운 애정표현에 간신히 마도카의 의식이 되돌아와 몸에 모인 쾌감이 빠져나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 뒤에 남은 것은 유이를 향한 따뜻한 애정과 뜨겁게 불타는 연정이었다.



두명은 조금더 얼싸안고 애정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멋없는 수업종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미안, 예비 종소리야. 좀더 있고 싶지만.."


"괜찮아요. 빨리 들어가세요."


 


유이의 코끝에 키스하며 마도카가 배웅한다.


유이가 질에서 자신의 분신을 뽑아내자, 주르륵 하고 안에서 정액이 빠져 흘러나왔다.


너무 흥분해 1분이상 사정한 탓인지 평소보다 정액의 양이 많다.


마도카의 엉덩이 틈새로 정액이 흘러내리지만 그녀는 웃는 얼굴인채 눈으로 "신경쓰지마"라고 전한다.


 


"그러면, 마도카씨, 좀있다.."


"아, 기다려요"



옷매무새를 정돈하려는 유이를 말리며 마도카는 몸을 일으켜 그의 페니스를 살짝 부드럽게 잡는다.



"깨끗이 하지 않으면 찝찝하지요. 잠깐 기다려요."



마도카는 유이의 기둥을 입에 넣고, 타액을 충분히 모아 정액과 애액을 청소한다.


충분히 깨끗해지자 입을 떼어놓고 혀로 위에서 아래, 음낭까지 날름날름 핥아 닦아냈다.


마지막으로 또 페니스를 입에 넣고 마도카는 입술을 움츠려 기둥을 훓어내듯 빨아들인다.


유이가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재빠른 솜씨였다.



"그러면, 열심히 공부하세요"


"응, 다시 또 봐요"



바지를 입으며 유이는 마도카의 이마에 가볍게 답례의 키스를 하고 허둥지둥 교실로 향한다.


그런 소년의 뒷모습을 보면서 마도카는 넋을 읽고 중얼거린다.


 


"정말.....유이님도 참, 너무 사랑스러워..."



헤롱헤롱거리는 눈을 한 채로 마도카의 모습은 그림자속으로 슬쩍 사라져간다.


 


 


 


 


 


"아사오, 함께 놀다가자"



방과끝의 벨의 울리자 기다리고 있던 토바와 류타가 유이에게 말한다.


 


"미안, 오늘은 집으로 바로 가야해"


"뭐 그런가,어쩔수 없지"



미안한듯 한손을 흔드는 유이를 보고 류타가 시원스레 물러간다.



류타도 유감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유이에게도 가정사가 있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유이는 타인의 집에 몸을 의탁하고 있으므로 무리하게 권할수는 없다고 류타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교 준비가 끝나 함께 어울리는 사인조에게 인사를 하고 유이는 복도로 나간다.



"유이님, 괜찮습니까? 잠시 들렸다가셔도 전 전혀 상관없습니다만,"



어슴푸레한 신발장에서 구두를 꺼내 신을때 유이의 귀에 마도카의 소리가 들려온다.



"아니, 오늘은 바로 돌아가. 계속 경호하느라 힘들었지요."


"전혀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하루종일 그림자안에 있으면 기분도 가라앉을거야."



그림자속으로 대답을 하고 유이는 건물 밖으로 나온다.


오후의 햇볕은 강하고 무심코 발밑을 확인한 유이는 그림자가 꽤 진한 것을 깨닫는다.



"그림자안은 어떤 느낌이야?"


"뜨겁지도, 춥지도 않고, 그저 깜깜해서 보통사람은 좀 시시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구나"


"저한테는 꽤 쾌적한 공간입니다만"



자산의 그림자에 말을 건네면서 유이는 귀가길을 서두른다.


능력을 사용해 대화하므로 유이가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마도카의 소리도 보통사람에게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저 평상시 대화하듯 편하게 얘기를 하고 있다.



"오늘 돌아가시면 무얼 하실건가요?"


"기말시험이 다가오니까 공부라도 할까. 마도카씨는?"


 


"음....편집부에 가야할거 같아요. 후배한테 시킨 일도 신경쓰이고"


"어? 후배가 있는거야?"


"그렇죠, 있어요.....뭐 유이님한테라면 신입사원으로 보여져도 상관없지만."



마도카와 잡담하는 사이에 유이의 옆에 검은차가 다가온다.


꽤 천천히 움직이는 차를 본 유이의 표정이 약간 험해진다.


차의 조수석에는 본 기억이 있는 남자가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어이. 아사오 유이. 다시 만났군."


"....별로 반갑지 않군요."



창문을 내려 인사하는 선글라스 모습의 칸자키를 향해 유이는 노골적으로 혐오감을 얼굴에 비친다.


차안에는 칸자키와 함께 선글라스에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운전하고 있다.


하지만, 복장은 같아도 운전석에 앉은 남자는 지난번과 다른 남자이다.


 


"전엔 좀 심한 꼴을 당해서 말야. 뭐 곧바로 풀려나오긴 했지만"


"그렇습니까?, 그래서 이번엔 정식으로 초대장이라도 가져오셨나요?"


"너무 그러지마, 어떻게든 이야기만이라도 할 수 없을까? 커피라도 한잔 살께"



칸자키의 제의에 유이는 잠시 입을 다문다.


하지만, 이윽고 입을 열어,



"회전초밥이라면 함께 가죠."


"그럼, 차에 타고 같이 가자고"


"아니요. 걸어가겠습니다."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되는데, 뭐 좋은 쪽으로 하지. 먼저 들어가면 따라갈께"



크게 불편하지 않게 대하는 칸자키를 무시하고 유이는 말없이 계속 걸어간다.


평상시의 귀갓길을 벗어난 큰길에 나오자 유이는 전에 갔던 회전초밥집으로 들어갔다.


칸자키도 차에서 내려 뒤따라온다.


그가 하차하자 칸자키가 탓던 차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평일 오후 3시라는 어중간한 시간인데도 가게에는 손님이 몇사람있었다.


점원에게 안내되어 카운터 근처에 두사람이 앉는다.



"그런데, 회전초밥이라니, 좀 고급이네. 최근 중학생 또래는 이게 당연한건가?"


"불쾌합니까?"



칸자키의 아무렇지도 않은 말을 유이는 차가운 목소리로 되받아친다.


평상시에는 온화하여 상냥한 유이도 경우에 따라서는 꽤 냉철한 태도를 취할 수도 있다.


혹, 신경을 건드렸는지 칸자키는 당황해 달래는 말을 한다.


 


"아니, 상관없어. 마음껏 먹어도 되니깐"


"그럼, 사양않고."


 


말대로 유이는 흐르는 접시를 3개 잡아 자신의 앞에 놓는다.


"그래서 용건은 뭐입니까?"



초밥을 먹고서 유이는 칸자키에게 묻는다.


목소리 톤은 그다지 친절하진 않지만 칸자키는 유이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한다.



"음....이미 짐작할지 모르지만...우리 조직을 가디언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그건 전에도 말한 거네요. 도와준다라는게 구체적으로 무슨 일입니까?"



어느새 3접시를 다 먹고서 유이는 흘러오는 접시를 눈으로 살핀다.



"그건 물론 악마 섬멸을 위해서다. 자네들의 힘은 정말 훌륭하다."


"그러시는건 자우라스에게 그쪽의...부대가 전멸해서 그런겁니까?"


"자우라스?"


"흰 악마에요. 그렇지 않으면 금발의 미소녀에게 당했던지?"



유이의 말에 칸자키의 얼굴이 뭉개진다.


그것을 눈치챈 유이는 자신이 찌른 곳이 아픈 곳임을 재차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이다로부터 나온 정보는 사실이었던 것 같다.


자우라스가 대책실의 부대를 물리쳤다는 보고가 이이다로부터 나왔다고 메이에게 들었던 것이다.



"이쪽의 부대는 재편성하고 있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자네들의 힘이 필요한거다."


"무슨일이죠? 악마퇴치는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만."


"역시 일반사람의 힘으로는 정보수집에도 한계가 있을것이다. 국가기관의 백업이 있다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우리 힘이 단지 악마를 퇴치하는 것만 이라고 생각하고 있나요?"



순식간에 바보취급하는 듯한 유이의 목소리 톤에 칸자키가 코를 찡긋거린다.


실제로, 정보수집은 이이다에게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는 있지만, 유이는 허세를 부렸다.


칸자키에게 정보제공정도로는 움직이지 않을 거란 어필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가, 국가기관의 서포트라면 상당한 메리트가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그럴까요? ...여기요, 장어 10접시 더 주세요"



유이의 주문에 카운터에 있던 종업원은 물론 칸자키도 곤혹스러워한다.



"10접시 입니까?"


"네, 척척 만들어주세요."


"알았습니다."



장어만으로 10접시라면 상당히 터무니없는 양이지만, 손님의 주문이 있으면 점원으로서는 입다물고 만들수 밖에 없다.


어안이 벙벙한 칸자키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유이는 빙글빙글 돌고있는 접시를 골라 잡는다.


자세히 보면 금빛 접시등 비싼 것들이 많다.



"악마퇴치뿐이라면, 지금도 충분히 하고 있기때문에 특별히 그 쪽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될것 같은데요."


"그러나, 거기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자원봉사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처리해주길 바라는건 잘못된 것 같은데요."


"하지만, 악마때문에 우리 인간사회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확실하게 모두 처리해야만..."


"거기까지는 솔직이 귀찮은 일이군요. 우리가 신경쓸바가 아닙니다."



물고 늘어지는 칸자키를 유이는 도저히 중학생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신랄한 말로 퇴짜 놓는다.



"우리는 악마퇴치를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의의 아군이라고 할 생각은 없어요. 동료의 생명이 위험하게 되는 일은 사양합니다."


"크으..."


"게다가 그쪽이 가지고 싶어하는 가디언의 힘이라는게 악마퇴치만의 힘입니까?"



살짝 얼굴을 뚫어지듯 바라보는 유이에 반해, 칸자키는 침묵을 지킨다.


그런 상대의 모습에 유이는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짓는다.


능력을 발동해 들은 칸자키의 심장뛰는 소리가 유이의 말에 의해 크게 박동쳤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뒤꿍꿍이가 있는게 분명했다.



"대다랑어와 성게 3접시씩 주세요."



어떻게든 말을 이어갈려는 칸자키를 무시하고 유이는 담담하게 식사를 계속한다.


무서운 것은 조금전 부탁한 장어 10접시중에 7접시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한숨을 쉬면서 칸자키가 작은 소리로 말한다.



"아무래도 협력은 안되는 것인가?"


"거절합니다. 메리트가 없습니다."


"이쪽으로부터 자금과 정보를 제공할텐데..."


"메리트가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유이의 되받아치기에 칸자키가 다시 침묵을 지킨다.


확실히 자금면에서는 유이에게 있어 이득이 없다.


동거하고 있는 가네시로 메이가 상당한 자산가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보제공이라는 측면에서도 유이는 자신들이 획득한 정보만으로 충분하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그 밖에 무언가 요구사항은 없는건가? 가능한 요구를 들어주고 싶은데..."


"우리를 어떻게든 엮으려고 하는 거군요."


 


어떻게든 매수를 하려는 칸자키를 유이는 계속 퇴짜놓는다.


예상보다 훨씬 더 고집센 상대에게 칸자키도 어찌해야 할지 고민중이었다.



"그렇게까지 고집을 부리면 이쪽도 어쩔수없이 강경수단을...."


"협박하는건가요? 우리가 가만히 당할거 같나요?"



유이의 눈이 검게 빛난다.


그 박력에 칸자키가 순간 압도당하고 말았다.


겨우 중학생인 상대인데 무언가 다른 사람을 상대하는 듯한 착각을 정부의 에이전트가 느끼고 있었다.


마스터로서 선택되어 애인이 하나, 둘 늘어나는 거 뿐만이 아니라 유이는 수개월만에 완전히 딴사람으로 변해있었다.


그것은 마스터로서 게다가 애인으로서의 책임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도 할 것이다.


게다가 악마들, 자우라스와의 싸움에 아수라장에도 끼어들어 큰일들을 겪었다.


보통 일반 성인이라도 유이와 같은 위압감을 가지지는 못할 것이다.



"교섭은 결렬이군요. 협력은 할 수 없습니다."



몇인분의 초밥을 먹어치우며, 유이는 단호하게 말했다.


 


".....좀더 생각해줄수는 없는가?"


"교섭상대를 위협하는 조직에 협력을 하라구요?"


"머지않아 협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올것이다."


"뭐,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럴 기분이 들면 연락해주기 바라네"



재차 명함을 꺼낸 칸자키로부터 유이는 말없이 건네받았다.


안받을 줄 알았는데 유이는 선선히 건네받은것이다.


칸자키는 이전에도 명함을 준 적이 있지만 만약을 위해서이다.


그리고 10분후, 회전초밥에 손을 뻗는게 간신히 멈췄다.


탑처럼 쌓인 접시에 칸자키는 벌려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소년의 작은 몸집안에 어디에 그게 다 들어갈만한 공간이 있는건지 칸자키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잘먹었습니다."


"아니, 괜찮아"



별로 감사하지 않는 말투로 유이가 인사했지만, 칸자키에 있어서 그런 일은 사소한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어떻게 이 초밥값을 지불하는지다.


"아, 죄송합니다만, 집에 가져갈 특상 초밥세트 6 set도 부탁합니다."


아주 당연한듯이 주문을 하는 유이에 칸자키도 깜짝 놀란다.



"집에는 동거인이 12명이나 있습니다. 잘먹었습니다."



능구렁이처럼 넘기는 유이의 대응에 칸자키는 신음소리도 못내고 있었다.


식사후 카운터에서 계산을 마치는 칸지키의 모습을 대기석에 앉은 유이가 바라보고 있었다.


특상초밥의 포장을 유이는 기다리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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