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영웅전,신조협려 빙의] 제자 윤지평이 인사드립니다. 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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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금 구양봉의 흔적을 쫒아쫒아 북으로 북으로 올라가고 있다.
응, 목염자는 어떻게 됬냐고?
곽정이 오자마자 그녀를 맡기고 양강의 시체또한 맡겼다. 그도 그럴 것이 곽정과 같이 구양봉을 쫒기에는 그의 경공실력이
달렸으며 내공 또한 부족했으니 나혼자가 더더욱 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 추종술을 어느정도 배운적이 있기에 망정이지 이것도 안배웠으면 진짜 망할뻔했다.(사실 원작 캐릭터를 따라다니기
(스토킹)위해 배운 것.)
똑똑한 황용이니까 어떻게든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 또한 원작의 이야기와…… 아니 이미 전혀 다른 세계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양강은 내 손에 죽었고 한소영도 살았고 담처단도 살았다. 비록 다른 육괴들은 살리지 못했지만 어느정도 사조영웅전 세계
관의 근간이 되는 큼직큼직한 사건들도 거의 내 손에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 이제는 구양봉만 처리하면 된다.
양과의 양아버지가 되지 않냐고? 나 또한 원래 구양봉이 그다지 싫지 않았다. 물론 만나기 전의 이야기지만.
아직도 도화도에서의 일만 생각하면 치가 떨리는데, 그를 용서할 수 있겠는가?
일단은 흔적을 쫒고, 주변을 탐문하여 알아낸 결과로는 귀운장으로 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일단 귀운장에 도착하긴 도착했는데…….
“타고있네.”
활활 잘도 탄다. 순간 당황했지만 도망쳐나오는 하인들의 말에 따르면 한 소녀와 한 남자가 저지른 일이라고 한다. 구양봉과
황용이구나! 그렇다면 이 주변에 있다는 말인데.
하인들에게 그 둘이 도망쳤다는 방향을 물어 얼른 그쪽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또 다시 추적이 시작되었다.
하루, 이틀.
북쪽으로, 북쪽으로 길을 서둘렀다.
“구양봉, 거기서라!”
“쫒아왔나!”
배고파 죽겠다. 매일 안심이 안되어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흔적을 쫒아오기만 했더니 끼니도 제대로 못 먹고 굶다보니 몸에
힘도 별로 없었다. 다만 어서 구양봉을 쫒아야한다는 생각 뿐.
“용아는, 용아는 어디다 뒀느냐!”
“흥, 그 계집의 장소는 네가 더 잘알지 않겠느냐.”
“……”
“내가 너에게 그것을 가르쳐 주겠느냐.”
구양봉이 나를 도발하는데? 이 뜻은 황용이 잘 도망쳤다는 소리군. 정말 대단한 아가씨다.
“하하, 용아는 도망친거로구나.”
“!! 아니, 내가 잘 데리고있다.”
“멍청하긴, 속이려면 사람을 골라서 속여야지. 내가 모를거 같아?”
“……”
“멍청한 놈. 하긴 그 아비에 그 아들이라고 다 그 나물에 그 밥이지.”
“네…… 놈!”
구양봉의 눈에 핏발이 선다.
“죽여주마!”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려는 듯, 앞으로 엎드려 합마공의 자세를 취하는 구양봉.
“나야말로!”
나 또한 선천공을 끌어올려 상대의 공격을 대비했다. 이젠 나 또한 그동안 많이 성장하고 구음진경상의 무학도 제법 익힌 터
라 오절의 무위에 비해 그다지 꿂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퍼엉!
포탄과 같이 튀어나오는 구양봉의 쌍장과 내 쌍장이 맡붙었다.
도저히 인간과 인간이 부딫친다고는 생각할 수도 없는 소리가 들렸다.
구양봉과 내 쌍장에 마치 아교를 붙인듯 딱 달라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일부러 내가 내공대결로 몰아간 것이다.
“크……으.”
“……”
내공대결이기 때문에 서로 입은 열지 못하지만 내가 훨씬 우세하다. 이대로, 이대로 단숨에 그를 죽이면 된다!
구양봉의 표정이 붉은 것을 넘어 푸르죽죽해지고 있다. 드디어 이 영감탱이를 죽이는 구나!
퍼어엉!
순간 우리 둘의 몸은 무언가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휩싸이듯 튕겨나갔다.
--우웩!
구양봉의 입에서 한움큼의 피가 토해졌다. 나는 괜찮은 것을 보니 내가 손해 본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아무래도 구양봉이
다소의 손해를 감수하고 물러난 듯 한데.
“이 놈, 두고보자!”
또 도망간다. 내상을 입었는데도 재빠르다 진짜.
“하하하하! 황용 그 계집애는 저 쪽으로 갔으니 어디 한번 찾아봐라!”
손으로 북쪽을 가리키며 서쪽으로 도망치는 구양봉.
“흥, 언젠가는 다시 죽일 날이 오겠지. 일단은 용아부터 찾아야지.”
일단 황용이 어디에 가있을지 짐작이 간다. 몽고쪽으로 간다면 곽정을 찾아 가지 않았을까, 사부님도 그 쪽으로 향했을테니
선발대로 왔다고 한다면 칭키즈칸도 환대해 주겠지.
사실 한번 쯤은 만나보고 싶었다. 일세의 대영웅 칭키즈칸, 위인전에서나 보던 그런 인물이 아닌가!
어렸을때는 고려로 들어가서 대체역사물을 찍을까도 생각했지만 그러기에는 나의 위치와 이곳 세계관 때문에 그냥 놔두기
로 했다. 고려로 가서 내가 노력해 봤자 내가 농업을 아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역사를 공부한 것도 아니라서 고려에 혁신을
일으키기도 무리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창 무신정권일 터인데 가서 내가 무슨 혁명을 일으키고 혁신을 일으키겠느냐 이말이다.
험험, 잡설이 길어진 것 같지만 일단 곽정을 찾아가기로 할까.
.
.
.
“형님! 여긴, 어인 일입니까.”
“하하하하! 곽아우 여기있었군.”
진짜 대단하다. 수십만명이 한 장소에서 막사를 짓고 생활한다는 것이 정말 어떤 것인지 이제야 깨달았다. 전생에서도 군생
활을 해본 적이있지만 연대급이라서 이정도로 많은 사람이 한군데에 모인 것은 처음본다.
“하하, 일대 장관이군.”
“저도 돌아와서 느낀 것이지만, 저도 몰라보게 바뀌었습니다.”
곽정의 파오안에 들어가 그 동안의 일들을 이리저리 이야기했다.
“정말 노독물 그 사람은 도망치는데는 도가 텄단 말이지.”
“하하, 전 그 노독물을 쫒아낸 형님이 더 대단합니다.”
“그래? 큭큭큭, 뭐 내가 한 대단하지.”
“네? 하하하하하하.”
나와 곽정이 그동안의 이야기를 하며 두런두런 이야기하고있는데 갑자기 파오의 입구가 걷히며 한 인물이 들어왔다.
“오빠, 누구를 만났기에 밖에까지 들리게 이야기 하고있……, 앗!”
안으로 들어온 것은 화쟁공주다.
“큭큭큭, 안녕하시렵니까 화쟁공주.”
“아, 네에. 오랜만입니다 윤도장님.”
밝던 화쟁의 얼굴이 한 순간에 어두워졌다. 나와의 일들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리라.
“아, 아우. 오랜만에 아우의 어머님께도 인사드리고 대칸께도 한번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요. 구도장님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먼저 선발로 왔다고 하면 대칸께서도 환대해 주실 겁니다.”
“그래, 그러도록 하자구.”
얼어있는 화쟁에게 눈을 찡긋하며 곽정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화쟁의 덜덜 떨고있는게 더 자극하다간 진짜 자살해버릴지도 모르겠다. 비록 내 육욕 때문에 덮쳤다고는 하지만 이제 얼마
안있으면 다시는 못만나게 될텐데 괴롭히고 싶지는 않다.
곽정을 따라 그의 어머니 이평을 만났다.
“안녕하셨습니까 어머님.”
“아, 윤도장 아닙니까. 자자,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에이구, 또 그렇게 어렵게 부르십니다. 그냥 지평아 하고 부르시면 된다니까요.”
“아, 그랬지. 들어와라 지평아.”
내가 또 아주머니 공략하는데는 도가 텄지 않는가. 내가 제일 처음 따먹은 손불이도 연배가 그녀 보다 어느 정도 더된다.
두런두런 그간의 이야기를 하는데 황용의 이야기가 나오자 곽정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곽아우, 걱정말게. 용아는 살아있어.”
“정말입니까!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이구나 정아. 이제는 안심하고 화쟁공주와 혼사를 올릴 수가 있겠어.”
순간 차를 마시던 내 입에서 차가 허공으로 분출했다.
“네, 겨,겨,겨, 아니지 혼사?!”
“아니 몰랐어? 우리 정이는 몇 일 뒤에 화쟁공주와 결혼하기로 했어. 그런데 황용이라는 아가씨의 생사를 알지 못하면 결혼
하지 않겠다고 하길래 그러마 했지. 정아, 이제 그 아가씨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혼약을 치르도록 해라.”
“저, 정말 다행입니다.”
곽정은 무릎을 꿇었다. 힘이 풀린듯 하다. 그나저나 혼약이라니…… 내가 또 말실수 한 것 맞지?
순간 또 비지땀이 흐른다.
“그, 그럼 정아우는 화쟁공주와 결혼할 것인가?”
“……아마도 그렇게 될 듯합니다.”
곽정은 자신의 마음을 자신이 추스르지 못한 듯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정아, 우리가 대칸께 입은 은혜를 잊으면 안된다. 처음에 약속하지 않았느냐.”
“어머니…….”
이평이 곽정의 어깨를 토닥였다. 확실히 어렸을때 테무친의 부족에게 구해져서 부족함 없이 자랐다고 했던가.
“거……참, 난감하게 됬구만. 아우, 이말이 사실인가?”
“네.”
“진심인가, 진정으로 화쟁공주와 결혼할 껀가?”
“……저는, 저 곽정은 신의를 모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바로 어제 그렇게 맹세했습니다. 용아의 생사를 알게된다면 화쟁과 결
혼하기로 말입니다.”
“…………”
이거 도대체 뭘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 지 모르겠네.
내가 곽정에게 한마디 하려는데 갑자기 파오안으로 사람이 들어왔다.
“곽나안님. 대칸께서 윤지평 도장과 함께 오시라고 합니다.”
“그래.”
나안이라는 직책이 만부장에 해당하는 듯한데 잘은 모르겠다. 몽고의 군편제따위 알바가 아니다.
“곽아우 나안이었어?”
“네.”
“밑에 부하가 얼마나 되기에?”
“대략 1만명정도 됩니다.”
“그, 그래.”
아니 미래로 치면 20세도 안되는 곽정이…… 거의 사단장, 투스타급의 직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그러고 보
면 이놈 황용과 결혼안했다면 화쟁이랑 결혼했을 터이고 칭기즈칸이 남송을 정복하면 그곳의 왕으로 앉힌다고 했지, 이 놈 성
격에 남송을 정복하러 가지는 않겠지만 결혼하면 칭기즈칸은 그의 장인이니 왕에 오를지도 모르고…… 알고보면 대단한 놈이
네.
병사의 안내에 따라 엄청나게 거대한 파오안으로 들어가자 화려한 의자에 앉은 범상치 않아보이는 늙은이 한명이 있었다.
으음, 저 남자가 칭키즈칸인가. 너무 기대하고 봤나, 그렇게 까진 대단해보이지 않는데?
“대칸께 인사올립니다.”
“대칸께 인사올립니다.”
칭기즈칸이 손을 올리자 나와 곽정은 다시 일어섰다.
“하하, 바로 어제 그대의 사부인 구도장을 모셔오라 했는데 이리빨리 오다니 어찌된 일인가?”
“몽고에 용무가 있어서 이렇게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늦게 인사드린점 사죄드립니다.”
“되었네! 이참에 그대의 사부가 오기전까지는 우리 군대와 함께하면서 나에게 그 기에 대한 것을 가르쳐 주지 않겠는가.”
“대칸께서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하하하하 여봐라, 구도장께 중앙 가까이에 파오하나를 비워드려라.”
칭키즈칸이 한번 소리치자 사람하나가 졸졸 걸어온다.
“네,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대칸.”
병사인데 참, 대단하다.
“그럼,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그래 이제 가봐도 좋네.”
포권한 후 곽정과 함께 자리를 떴다. 그와 할 이야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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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아, 곽아우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라서 용아를 버린다는 것인가.”
“저도 이것이 나쁜 일인 줄은 압니다. 하지만 화쟁과 먼저 혼약을 해놓았으니 저는 그에 따라야합니다.”
“에잉, 답답한 사람 같으니라구.”
곽정의 파오안에서 나와 그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마유주를 마셨다. 비릿하지만 그런대로 먹을만하다.
“정말 답답하네 곽아우, 이러면 우리 용아는 누구에게 시집가나?”
“……저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용아의 생사를 알면 화쟁과 혼례를 치르겠다고 약속했으니 그
에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
순간 한 대쳐버리려고 했다. 아오 이 답답한 놈. 내가 멍석을 깔아줘도 문제네 이놈은. 우직한 것도 좋지만 좀 그만하라고!
“그래, 그렇다면 우리 용아를 평생 독수공방 시키겠다 이거군.”
“……”
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나도 마음 한켠에 있던 짐을 내려놓겠네 아우.”
“네?”
“이번 전쟁이 끝나고 아우와 화쟁공주가 결혼하는 즉시 나는 환속하겠네.”
“혀, 형님, 갑자기 환속을 왜 하신다는 겁니까?”
“환속한 뒤 용아와 혼례를 치르도록 하겠네.”
“에에에에!”
나는 씨익 웃었다.
“아우가 알다시피 내가 용아를 얼마나 애지중지하는지 알지? 거기다 용아도 아우만 아니면 나를 좋아했을 꺼라구.”
“혀, 혀, 혀, 형님……!!”
“아쉬워 하지 말라구 아우, 아우는 화쟁공주와 결혼하니 어차피 용아와는 이어지지 못할 것 아닌가. 그녀를 첩으로라도 들이
려고? 웃기지 마시게, 황약사 어르신께서도 용납하지 못하겠지만 나도 용납하지 못해. 그거아나? 이미 나는 황약사 어르신에
게 환속해서 용아와 결혼하는게 어떠냐는 제의를 받았네.”
“형님…….”
말을 잇지 못하는 곽정. 마음이 무척 복잡해보인다.
“잘 생각해서 결정해. 아우가 어떤 선택을 하던 우리는 영원한 형제야. 너와 툴루이 왕자가 그렇듯이 나도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하겠다.”
나는 그렇게 이야기하고서는 파오 밖으로 나섰다.
곽정 곽아우, 나의 최후의 충고다. 네가 정 화쟁과 결혼하겠다면…….
어쩔 수 있나? 내가 용아랑 결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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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좀 늦었습니다. 스토리 구상도 더 해야하고...
하루한편쓰기에는 기력도 달리고 할일도 생겨서 어찌어찌 연재가 늦어버렸군요. 일일연재가 깨져버리다니...;ㅁ;
어쨌든, 곽정에대한 최후통첩을 날린 주인공입니다.
에? 이대로 화쟁과 곽정이 결혼하냐구요...?
으으으으음... 그것은 답해드릴 수 없는 부분입니다.(퍽)
어떻게 될지는 다음편을 기대해주세요!(은근 절단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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