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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일/번]가디언 21화 - 최강의 칭호 -Part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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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943 회 작성일 24-01-18 07: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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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도우 시즈카.......

사나에와는 이천년에 걸친 동성애인 관계,.....


중력의 조종자.

그러나, 너무나도 여성스럽게 그려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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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 최강의 칭호


"이거이거, 참 드문 일이군요."


이이다가 책상에서 얼굴을 올려 점내에 들어온 손님들의 면면을 확인한다.


가게에 온 것은 메이, 히나키구, 마도카, 유리였다.


이이다가 앉아 있는 다다미방에 메이와 마도카가 성큼 앉고 히나키쿠와 유리는 점내의 입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쪽도 여유는 없어. 유이님한테 상대가 참견을 해왔고"


"네, 그건 이쪽에서도 확인했습니다."



메이가 낙담한 듯 말하고 마도카도 벌레를 씹은 듯한 표정이다.


설마 생명보다 소중한 마스터를 유괴....이렇게 말하면 좀 과장이지만, 거기에 가까운 일을 국가기관이 하려고 했던 것이다.


상대가 어느 정도, 유이의 프라이버시를 알고 있는 것이 메이들에게 초조함을 주고 있었다.



"그래서 무언가 정보는 들어왔어?"


"뭐, 조금은요. 조직된지 3년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정보는 없습니다만."



이이다가 책상아래에서 은근슬쩍 봉투를 꺼내자 메이가 억지로 빼앗듯이 낚아챘다.


그녀가 봉투안을 가볍게 확인하고 마도카에게 "그걸" 이라고 말한다.


마도카는 가방에서 DVD DISK 를 꺼내 이이다에게 건네준다.



"이쪽의 정보야. 중복된것도 아마 있겠지만...여기 PC는 없는거야? 없으면 프린트한 것도 있는데"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이이다는 책상아래를 뒤져 노트북을 꺼낸다.


고물상에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이이다가 켠 노트북은 기계쪽에 밝은 마도카도 처음 보는 기종이다.



"그럼, 용무가 끝났으니 돌아가지요."



이이다가 DVD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을 보고 메이와 마도카는 몸을 돌렸다.



"네, 왕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악마의 손을 빌리는건 싫지만"



메이가 눈썹을 올리며 무성의하게 말하지만, 이이다는 마음 상한 표정도 없다.



"아사오님께는 안부를 전해주세요. 부디 신변 조심을."


"당신에게 듣고 싶지 않아"



히나키쿠가 미닫이를 열고, 메이와 마도카, 유리가 밖으로 나간다.


이어서 히나키쿠가 문을 닫자, 점내에는 PC를 조작하는 이이다만이 남겨졌다.


 


 


 


"유이님, 잠시 쇼핑하러 가지 않으실래요?"


"응?"



쇼파위에서 카에데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던 유이가 시즈카의 말에 뒤돌아본다.


휴일의 어쩐지 나른한 오후, 유이는 가디안들과 거실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었다.


점심은 조금전에 마쳤다.


거실에 메이, 마도카, 히나키쿠, 유리의 모습은 안보이지만, 유이는 무슨 용무로 외출했는지, 아니면 방에 있는지 생각하고 있었다.


유이에게 항상 찰싹 붙어있는 애인들이지만, 각각 프라이버시가 있으므로 휴일이라도 항상 전원이 모여있는 것은 아니다.


덧붙여서 유이가 카에데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것은 그녀에게 부탁받았기 때문이다.


돌연 [머리를 쓰다듬어 주세요] 라고 말해졌지만, 따로 거부할 이유도 없기에 이미 20분 이상을 그러고 있다.


카에데의 엉뚱한 부탁은 평상시 흔히 있으므로 레이나 미셸등도 지금은 지적할 생각도 없어진 것 같다.



그렇게 텔레비젼을 보면서 카에데의 머리를 어루만지고 있는데 시즈카가 부른 것이다.


 


"그러지 뭐, 슈퍼에?"


"예, 나간 김에 옷도 좀 보고 싶은데요..."


"상관없어"


"감사합니다."



기분 좋게 승낙한 유이에게 시즈카가 생긋 미소지어 화답한다.


카에데의 머리를 살짝 두드려주고 유이가 일어서자, 카에데는 희미하지만 표정이 풀어졌다. 아무래도 만족한 것 같다.


 



"그러면, 나도 지갑을 가져올테니 기다리고 있어"


"네...유이님과 데이트...기뻐요."


"응? 데이트?"



기쁜듯이 말하는 시즈카에 유이는 당황해서 거실을 둘러본다.


평상시라면 데이트라는 단어가 나온 시점에서 다수의 가디안들이 달려든다.


어디에 갈건지, 자신도 나간다고 끼어들어 결국 많은 사람이 나가게 될 때가 많은 것이다.


요전날에도 근처를 산책할 뿐인데, 여섯명이 우르르 나갔던 적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아무도 흥미를 보이지 않고, 에리자베타나 사나에 들도 눈으로 유이를 바라보며 사양하고 있던 것이다.


 


"그렇군, 자, 데이트 가볼까. 옷좀 갈아입을께"


"아, 네. 현관에서 기다릴께요"



아무도 아무말을 않기 때문에 유이는 데이트 준비를 위해 방으로 향했고, 시즈카도 곧바로 거실 밖으로 나갔다.


영화관이나 공원에 간다면 모를까, 어쨋든 슈퍼에 가는 것은 그만큼 다른 애인들에게 흥미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유이는 멋대로 납득해버린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단순한 일은 아니었다.


 



".........데이트, 부럽다"


"어쩔수없잖아, 제비뽑기에 졌으니깐."



조용히 중얼거리는 카에데에게 에리자베타가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카에데는 아직 미련이 남은 듯하다.



"따라가고 싶다."


"안돼요!"


"어째서?"



제지하는 미셸에게 카에데는 아이와 같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 행동에 에리자베타에 이어 미셸도 한숨을 쉰다.


 


"기억하고 있겠지? 우선 가디안 만으로 조직에 대한 대응을 협의해 두지 않으면 안되기때문에, 유이님이 눈치채지 못하게 자리를 만들자고."


"그렇다면, 당신들 마음대로 결정해, 나는 데이트에 따라갈테니"



아이와 같은 카에데의 말투에 유카가 화를 냈다.


"안된다고 말했잖아!"


"좀 참아주세요"


 


보기 드물게 화가난 소리다.


오늘은 유이와의 데이트에 따라갈 수 없기때문에 두사람 모두 초조해 하고 있는 것 같고, 분노의 한계선이 평상시보다 낮다.


평상시와 다른 동료들의 모습에 사나에가 쓴웃음을 짓는다.



"유이는 모두한테 잘해주니깐, 그렇게 초조해하지 않아도 될텐데"


"그럼 사나에는 아무렇지도 않아?"



평상시대로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는 사나에의 모습이 비위에 거슬렸는지, 레이가 사나에에게 따져 묻는다.


조금전까지 아무말도 안했던 레이지만 그녀도 상당히 불만인 듯하다.


"나?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유이가 돌아오면 안겨붙을거니깐"



"....물어본 내가 바보지."


 


사나에의 심플한 대답에 레이는 어깨의 힘을 빼고 분노의 창을 거둔다.


생각해보면 유이가 집에 없는건 단지 몇시간 뿐이다.


돌아오면 또 여러가지로 안기면 그만일 뿐이다.


만약 그래도 불만이면, 저녁에 권해서 밖에 다시 나가는 방법도 있다.


 


"....모두 유이에게 반해있는건 좋지만, 너무 유이에게 매달리고만 있으면 미움받을지도 모른다."


"!!!"



사나에의 핵심을 찌른 지적에 그녀를 제외한 전원이 굳어진다.



"모처럼, 유이가 시간을 비워줬으니, 그 호의를 망가뜨릴순 없지"



사나에의 정론에 아무도 반론할 수 없다.


생각해보면, 휴일인데 밖으로 놀러나가지도 않고, 거실에 유이가 언제나 있어야만 하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다.


혹시 자신들이 부지불식간에 유이를 묶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원이 마음속에서 자문한다.


 


"그러면, 다녀올께"



메이와 유카가 사준 브랜드의 옷으로 꾸민 유이가 나가기전에 갑자기 거실에 얼굴을 내민다.


유이의 일을 말하고 있던 것을 알리고 싶지 않기때문에 당황해서 전원이 [다녀오세요]라며 미소짓는다.


카에데까지 웃고 있던 것을 유이는 순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웃으며 답해준다.



"오는 길에 선물로 케이크라도 사올께. 집지키는걸 부탁해"



상쾌하게 나가는 유이를 보고 전원이 한숨과도 같은 달콤한 한숨을 토한다.


약간의 행동인데 멋지다고 생각해버린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레이가 씁쓸하게 말한다.



"우리들은 평생 유이한테서 떨어지지 못할지도..."


"사실, 좀 그렇군요. 조심해, 유이한테 무리를 시키면 안돼"



유카는 두근두근하는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심호흡을 반복했다.


 


 


 


 


"그런데, 시즈카씨가 이렇게 먼저 말해주는건 드문일이네요"



엘리베이터 안에 올라탄 유이가 버튼을 누르면서 시즈카에게 얘기한다.



"그렇네요. 가끔은 내가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하고 싶었어요"


"전에 함께 놀러가자는 약속을 지킬수 있어 다행이에요"


"기억해주고 계셨어요?"



유이의 말에 진심으로 기쁜듯이 시즈카는 미소짓는다.


그가 말하는 것은 요전날 수영장에 가기전에 수영복을 사러 갔을 때의 약속이다.


유이를 권한 것은 밖에 데리고 나가기 위한 단순한 구실이었지만, 지금에서야 시즈카는 진짜 두명만의 데이트라는 것이 실감났다.


잠시 근처에 쇼핑을 하기 위해 나갈 뿐인데, 심장의 고동이 빨라진다.



"좀처럼 두명만 있을 기회도 없었고, 늦어졌지만 약속을 지킬수 있어 정말 좋아요."


"아니요, 기억해주신 것만 해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자 시즈카를 먼저 나가게 하고 유이가 뒤따른다.


맨션의 자동문을 빠져나가 밖으로 나간다.



"그러면, 어디에 갈까?"


"우선은 백화점 괜찮습니까? 이제 가을 옷을 사둬야 할때라서"


"그걸 벌써?"



아직 8월도 되지 않았는데, 가을철 옷을 산다니 유이는 당황스러웠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늦어요"


여성의 패션은 어느정도 빨리 준비해두지 않으면 유행에 뒤쳐진다라고 시즈카가 설명한다.


그녀의 이야기에 납득하면서도, 유이는 여자로 사는게 참 힘들다고 재차 생각한다.


가디안은 누구하나 빠짐없이 세련되게 신경쓰고 있다.


일견 세련됨하고는 거리가 멀 것같은 쿄우, 히나키쿠, 에리자베타조차 각자에 어울릴 옷을 입는 걸 신경쓰고 있는건 한눈에 보인다.


쿄우는 빨강이나 초록의 바지를 좋아하고, 히나키쿠는 움직이기 편할 듯한 와이셔츠와 청바지.


에리자베타는 은발에 맞추어 청결한 티셔츠에 짧은 바지등이다.



"여자는 패션에 신경써야 하니깐 여러가지로 힘들겠다."


"응, 그렇기도 합니다만, 기다리는 것도 있습니다."



솔직한 생각을 말하는 유이에게 시즈카는 살며시 웃어보인다.



"과연,....그럴지도"


"유이님은 패션에 그다지 흥미가 없는 것 같네요."


"아? 알고 있었어?"


"메이와 유카와 옷을 사러 갈때는 언제나 미묘한 얼굴표정을 하고 계시니깐"


"아니, 싫은건 아니지만..."



유이는 쓴웃음을 짓는다.


메이나 유카는 유이를 위해서 일류 패션 브랜드로 코디를 해준다.


그야말로 캐주얼에서 정장까지다.


브랜드니깐 평상복이라도 좋긴 하지만, 정장 같은 걸 선택하는데는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옷을 하나하나 탈의실에서 갈아입어보게 하고, 꽤 중노동이다.


그것을 시즈카에게 말하자 그녀는 킥킥 웃는다.



"미안해요. 여자라는 건 그런걸 좋아하는법이에요"


"모르지는 않아"


"역시 자신의 남편에게는 최고의 옷을 골라주고 싶은거에요"


"남편?"



당황한 표정으로 되묻는 유이에게 시즈카는 자신의 실언을 알아채고 얼굴이 새빨게 진다.



"....죄송합니다. 무심코 입에 나와버려서..."


"아니, 신경쓰지마..."



송구스러워하는 시즈카와 마찬가지로 유이도 얼굴이 붉어진다.


소년도 설마 중학생인 자신이 훨씬 연상의 미인에게 남편이라고 불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매일 저녁 맨살을 부대끼고 있어도 이런 아무렇지도 않은 것에는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것이다.


아직 만난지 수개월 뿐이므로 어쩔 수 없지만, 그 어색함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


역앞으로 이어지는 길을 당분간 두사람은 아무 말 없이 걷는다.


유이도 시즈카도 원래는 조용한 성격이니깐, 뭐라 말해야 좋을지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유이가 살그머니 시즈카의 손을 잡아 손가락을 서로 겹친다.



"아!"


"모처럼 데이트니까"



부드럽게 웃는 유이의 시선에 시즈카는 고개를 숙인다.


심장이 이상하리만큼 크게 뛰어 아플 정도이다.


사나에와 커플을 이뤄 수천년, 설마 자신이 이렇게까지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다는걸 시즈카는 믿을 수가 없었다.


 



"다녀왔습니다"


"어서와"


집에 돌아온 메이 들을 거실에 있던 몇명이 성의없이 맞이한다.


유이에 대해서는 따뜻하게 반기는 가디안들이지만, 2천년 가깝게 함께한 동료들에게는 간단한 인사뿐이다.


서로가 다 알고 있는 사이이므로 마중나간다는 것 조차 없다.



"잠깐 쉬고 있어. 정보 조사가 다 마무리 되면 회의를 시작합시다."


"알았어"



메이의 말에 쿄우가 대답한다.


다른 사람도 알았다고 눈으로 대답한다.


거실의 쇼파에 앉으며 메이가 서류를 넘기며 마도카의 노트북을 연다.


다른 사람은 방해되지 않게 조용하게 기다린다.


 


"커피 줄까?"


"땡큐, 그런데 이이다도 상당히 조사했는걸"


모니터의 앞에 앉은 마도카가 유카의 말에 대답한다.


서류를 읽으면서 마도카는 노트북의 키보드를 두드린다.



"많이 기다렸지, 자 회의를 시작하자"


충분히 정보를 파악했는지 30분 후에 메이가 전원을 소집한다.


메이의 리더쉽을 인정하는 건지 전원이 불평없이 그녀의 말에 따라 자리에 앉는다.



"그러면, 이번일의 조직을 설명해줄께. 조직의 정식명칭은 내각 특수 사안 대책실, 이건 유이님이 말씀하신 대로야. 내각은 명칭에는 있지만 실제로는 국가 공안 위원회의 하부조직으로, 일단은 비밀조직이고 3년전에 설립.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반년전부터야."



메이가 프린트된 서류를 보지 않고 바로 설명한다.


이미 웬간한 건 다 외운 듯하다.


유능한 회사의 사장다운 모습이다.


메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히나키쿠는 노트에 메모를 하고, 쿄우는 PDA를 만지작거려 저장을 하고 있다.



"탑은 아카이 유우타로. 경시청을 거쳐 공안으로 왔고, 마도카가 조사했는데 유능하지만 출세지향적이야. 동경대 출신이라는 걸 보면 머리도 좋은거 같아"


잠시 메이는 말을 끊었지만, 질문이 없자 바로 이야기를 계속한다.



"다음은 조직구성. 마도카가 꽤 위험하게 조사해줬어요. 특수 사안대책실의 조직은 3개로 나뉘어서 첩보부, 연구부, 그리고 집행부대. 첩보부는 관동의 공안 출신이 많아서 주로 악마의 정보수집이 역할인거 같아. 전에 유이님하고 접촉했던 놈들도 여기 소속이야."



유이님이라는 단어에 여러명이 얼굴을 찡그린다.


자신의 마스터이며 가족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애인이 납치 될 뻔 했으니 좋은 감정일리가 만무하다.


 


"계속해서 연구부. 이거는 유감이지만 거의 아무것도 알수가 없었어. 다만 유리에 의하면 대책실을 만들기 전부터 연구는 계속 되었던 거 같아. 그리고 집행부대, 이쪽도 수수께끼는 많지만 대악마 전투용 부대군요. 자위대 출신이 많은게 아닐까 추측되고 있어. 이거에 관해서는 이이다의 조사에 흥미로운 일이 있어. 이 부대가 최근 어떤 맨션에서의 악마 섬멸에 싪패를 했어요"


"섬멸에 실패? 큰일은 아니겠지?"



히나키쿠의 질문에 메이는 잠시 뜸을 들이고 대답한다.



"상대는 그 자우라스 인거 같아요."



메이의 말에 모두 쥐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가장 위험한 단어가 나왔던 것이다.


마스터를 노리는 자우라스는 가디안에게 있어서는 불구대천의 적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집착하는 자우라스에 대해서 유이도 숙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본래는 당장이라도 싸우고 싶은 상대지만, 유이가 싸움을 바라기도 해서 마지못해 가디안들은 지켜보고만 있는 것이다.



"자우라스가 유이님께 충고하러 온 것은 이 직후인거 같아요. 부대에 사망자가 없기는 하지만, 거의 전원이 병원에 입원. 따라서 일단은 이부대가 괴멸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유이에게 접촉해온 이유는?"



중요한 부분이 좀처럼 나오지 않자 초조해졌는지 유카가 메이의 말을 끊고 물어본다.


 


"그건 유이님의 이야기와 조직의 형태에서 추측해봐야 하지만, 우선 말할 수 있는건 우리들의 힘이 목적이라는 것. 그것이 순수하게 악마퇴치를 위한 협력인지 다른 목적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메이는 컵을 들어 유카가 가져온 커피를 목구멍에 흘려넣는다.


몇분기다려도 질문이 없자 메이는 컵을 테이블에 놓는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요? 일단 모두의 의견을 듣고 싶어"


 


 


 



"여러가지로 수고를 끼쳐 죄송해요"


"전혀, 상관없어"


슈퍼의 로고가 들어간 비닐 봉투를 들은 시즈카와, 봉투를 양손에 들은 유이가 나란히 걷는다.


저녁식사와 쇼핑을 슈퍼에서 끝내고 귀가하는 도중이다.


약속대로 집을 지키는 여성들에게 줄 선물도 사왔다.


가끔은 양과자보다 일본과자가 좋을지도 모른다고 백화점에서 만두를 샀던 것이다.


일본식 과자는 히나키쿠가 제일 좋아한다.



"그렇지만 괜찮아? 별로 옷을 보지 않았는데"


"네, 예....아직 좀 이른가봐요"



유이의 걱정에 시즈카는 간단히 말한다.


가을철 양장은 이미 매장에 진열되어 있어 고르려고 했지만, 그녀는 한번만 입어두고 그만둬버렸다.


한번 입어본 옷을 유이앞에서 보였을때 "잘 어울린다"라는 말한마디 밖에 안했는데도, 단번에 부끄러워져서 옷고르기를 포기했던 것이다.


유이의 자연스럽고 상쾌한 얼굴의 칭찬에 시즈카는 심장이 당장이라도 입밖으로 튀어나올듯한 두근거림이 생겼던 것이다.


다른 동료와 쇼핑하러 가면 모를까, 유이와 두명이서만 옷을 고른다는 것은 장애물이 너무 높았는지도 모른다.



"어? 잠시만요"


가방속의 휴대폰이 진동을 울리자 시즈카는 유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꺼낸다.


재빠르게 메일을 확인하자 시즈카가 좀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왜?"


"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시즈카는 웃어넘기지만 유이는 그녀의 부자연 스러운 표정에 얼굴을 살펴본다.


휴대폰의 메일은 메이로부터였다.


회의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어 조금더 시간을 벌어달라고 일방적으로 연락했던 것이다.


예정 시각을 훨씬 넘겼으므로 임무를 완수했다고 방심하던 시즈카에게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이었다.


이제와서 시간을 벌라고 말해져도, 생선같은 음식까지 다 사버린 후다.


 



"저, 유이님"


"응?"


"저...조금만 더 있다 들어가지 않으실래요?"



시즈카의 돌변한 모습에 유이는 눈을 껌벅거린다.


어떻게 생각해도 이것은 메일에 뭐가 써있었기 때문이겠지만, 유이로서는 무슨일인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별로, 나는 상관없지만, 저녁반찬이...."


"조금 돌아가면 됩니다만, 가까이의 백화점에 냉장 로커가 있습니다."


"아, 그렇구나, 그럼 이용해볼까?"


 


시즈카의 제안에 시원하게 대답해 유이는 본인이 먼저 방향을 전환한다.


그녀의 갑작스런 권유는 이해안돼지만, 유이는 시즈카를 신뢰하고 있으므로 뒷사정이 있다해도 신경쓰이지 않았다.


백화점내의 냉장로커에 생물을 넣고, 그외의 물건은 일반 로커에 넣는다.


이것은 곧바로 끝났지만, 시즈카는 다음엔 뭘 어찌할지 생각해두질 않았다.



"그래서, 이제는 뭘해?"


"네? 어...어.....그......"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어떻게든 갈 곳을 생각하는 시즈카를 유이가 도와주기로 한다.



"잠시 쉬러 찻집에라도 들어갈까? 그렇지 않으면 쇼핑?"


"그러면 찻집에"


"그래, 밖에서는 별로 기회가 없으니깐. 이번 기회에 마셔보자고"



시즈카의 팔을 유이가 잡는다.


키 차이가 있으므로 유감스럽지만 유이가 안기는 자세가 되버리지만, 그런데도 기쁜 것은 변함없다.


혈압이 단번에 오르는 것이 스스로도 느껴진다.



"제가 오늘 호강하네요"


"자, 신경쓰지 말라구"



바짝 긴장한 몸을 어떻게든 움직여 시즈카는 백화점에서 유이와 함께 나온다.


여자끼리이므로 사나에와는 애인처럼 팔짱을 끼는 것에 부담이 없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당당히 커플처럼 행동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지를 못한다.


2천년을 살았어도 이런 일에는 아직 초등학생만도 못한 것이다.



"유이님.....일부러 이러지 않으셔도..."


"응, 데이트때의 의무같은거라고 생각하지만,...확실히 시즈카씨의 반응은 재미있다."


"미안해요. 익숙해지지 않아서...."


"아니, 사과할 필요는 없어"



얼굴을 붉히는 시즈카를 보며 유이는 뺨을 긁적거린다.


유카나 미셸이 적극적이라 유이는 팔짱을 끼는데에 익숙해 있지만, 시즈카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연상의 여성이 보이는 수줍음에 유이도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모른다.


행선지인 찻집을 결정하고서도 두명은 말없이 계속 걸었다.


시즈카가 빳빳히 굳어 있기 때문에 유이라고 해도 말을 꺼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시즈카가 팔을 빼달라고 말하지 않기때문에 팔장을 계속 끼고 있다.


 


"우워....거기의 두명...."



밀착하고 있는 유이에게 정신을 빼앗겨, 시즈카는 다섯명의 남자에게 전방을 차단되었는데도 깨닫지 못했다.


무서운 얼굴표정의 남자들은 꽤 눈에 띄는데도, 근처에 올때까지 전혀 몰랐던 것이다.


남자들의 얼굴을 보고 시즈카의 얼굴이 긴장된다.


 


"악마...."



눈앞의 남자들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시즈카는 되려 긴장이 풀렸다.


꽤 나이차이 나는 누나와 남동생같은 모습으로 팔짱을 끼고 있었으므로, 조금전부터 주위로부터의 시선이 신경쓰였던 것이다.


적과 대립돼자 오히려 어깨의 힘이 빠졌다.


첫데이트의 긴장에 비하면 오랜 세월 악연으로 엮인 악마가 상대로서는 훨씬 편하다.



"이렇게 근처에 있는데도 눈치채지 못하다니....죄송합니다. 유이님."


"아니, 어쩔수 없지..."



조금전까지의 두근거림은 다스려졌지만, 적을 눈앞에 두고 시즈카는 바늘과 같이 날카로워진 신경을 집중한다.


자신이 데이트로 설레였다고는 해도 악마가 근처에 있는데도 깨닫지 못한 것은 큰 실수였다.



"우리와 함께 가줄까? 너희들도 이런장소에서 소란을 피우고 싶진 않지?"



넥타이없는 슈트모습의 화려한 색 와이셔츠, 남들이 어떻게 봐도 건실해보이진 않는다.


언제나처럼 폭력조직의 일원으로 위장하고 있는 것일까.


얌전해보이는 남녀가 야쿠자들과 엉켜있는 것은 시즈카들도, 악마들도 바라는 바가 아니다.


유이들은 걷기 시작한 다섯명을 따라가기로 했다.


악마들이 두명을 데려간 것은 어떤 공터였다.


주위에 빌딩이 나란히 서있고, 도로쪽으로는 흰색 간이벽이 만들어져 공사가 곧 시작될 것 같았다.



"이제와서 나와바리를 관리하는건 우습지만, 여기는 우리 관할로 이렇게 방해도 없이 일을 볼수 있지"


(역자주: 웬간하면 일본식 표현을 안쓰려 하는데, 웬지 잘 어울리는 표현같아 제가 집어넣습니다.)



말과 동시에 두명을 둘러싸는 악마들.


유이는 무심코 시즈카를 감싸듯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렇게 싸울수도 있다"



본래의 모습을 나타낸 악마들은 이상하게 야윈 모습을 하고 있었다.


보라색의 몸은 두발로 서있지만, 도저히 인간의 몸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곤충과도 같은 붉은 눈과 허리가 긴 것이 특징이다.


시즈카는 상대를 본 기억이 있었다.



"상급 악마....."



"그렇다. 너희들이 따로 움직이는 걸 감시하고 있었지. 아무리 능력자라도 상급악마 5체와 싸워 승산은 없을 것이다!"



악마는 인간과는 다른 호흡기관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 인간이 낼 수 없는 음울한 소리로 말했다.


지극히 이질적인 그 소리는 듣는 것만으로도 인간을 전율시키고도 남는다.



"너희들은 너무 오래 설쳤어. 여기서 죽어랏!"



악마의 선고에 유이는 힘을 집중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소년의 어깨에 손을 얹은 시즈카가 만류하듯이 자신이 앞으로 나섰다.


 


"유이님께 수고를 끼치진 않겠습니다. 저혼자 충분합니다."


"시즈카씨...."



침착해보이는 시즈카이지만, 유이는 불안해진다.


원래 시즈카는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유이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는 것이다.



"걱정마세요, 유이님. 천년만에 제 실력으로 보여드립니다."



얌전해보이는 시즈카의 표정이 긴장되어 보인다.


그 표정을 보고 유이는 우선 뒤쪽 벽까지 후퇴한다.


그녀의 얼굴에 결의와 함께 희미한 자신감까지도 보였기 때문이다.


시즈카는 비닐봉투를 유이에게 맡기며 몇발작 앞으로 나왔다.


 


"상급악마 다섯을 혼자 상대하겠다고....죽....!!"



악마의 대사가 도중에 멈춘다.


퍽하는 둔한 소리와 함께 악마의 몸이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머리부분과 몸의 반이 날라간 악마는 픽하고 뒤로 쓰러지고, 그대로 먼지가 되어 흩날렸다.


 


"......"


아무런 조짐도 없이 동료가 당하는 것을 본 악마들이 동요한다.


시즈카가 악마를 향해 한쪽 손바닥을 들여보였으므로 무언가를 한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배의 바닥이 울리는 듯한 낮은 소리가 들린 것 외에는 그녀가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유이도 마찬가지였다.



시즈카가 손을 움직이며 다시 다른 악마를 향한다.


다시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악마의 상반신이 무언가에 먹힌것처럼 소멸했다.


남은 하반신이 선채로 먼지가 되어 무너졌다.


시즈카는 극소의 웜홀을 발생시켜 그 반동으로 일어나는 강력한 중압포를 상대에게 주입하고 있었다.


총알조차 튕겨내는 단단한 악마의 몸도 이것에는 견딜수가 없다.


 


"무슨 짓이냐!!!"



일체의 놀란 소리와 함께 삼체의 악마는 각각 따로 움직여 거리를 벌릴려고 한다.


재빨리 땅을 박찬 시즈카가 그 뒤를 쫒는다.


강력한 발힘으로 점프하는 악마를 보고, 유이는 가디언은 따라 잡을 수 없는 속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허리를 펴고 오른 팔을 내민 모습인채의 시즈카의 신체가 공중에서 있을 수 없는 속도로 가속했다.


 


"!!!"


급가속하는 시즈카의 모습을 확인하고, 악마는 당황해 양팔을 앞으로 복서의 방어자세와 같이 만들어 가드 하려고 한다.


목표로한 악마의 몸 가드 넘어로 시즈카는 펀치를 내뻗는다.


그 찰나, 악마의 몸이 강렬한 충격을 받아 팍!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나버린다.


지나친 힘에 고깃조각 하나 남김없이 액체처럼 퍼진다.


마치, 고속으로 달리는 차의 유리창에 부딪힌 벌레와도 같다.



"이, 이 놈!!"



시즈카가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출력의 중력이 담긴 주먹의 위력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하나의 악마가 자포자기한 듯이 인접한 빌딩의 벽을 차고 그녀에게 돌진한다.


중력을 조종해 가속하는 것이 가능한 그녀에게는 스피드로 거리를 벌리는 것이 아무 소용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착지한 시즈카는 재빨리 뒤를 돌아보며 접근하는 악마를 정면에서 맞아 싸운다.


고속으로 뻗어오는 악마의 손톱을 시즈카는 상반신을 회전해 회피한다.


그대로 지면에 손을 대는가 싶더니 그녀는 깨끗한 폼으로 발차기를 날린다.


크게 젖혀진 다리가 악마의 호리호리한 몸에 닿자 그대로 차버린다.


양다리의 킥을 받은 악마의 몸이 잠시 떠오르는가 싶더니 하늘을 향해 맹렬하게 튕겨나간다.


올려본 유이의 눈에 순식간에 콩알과 같이 작아진 악마의 모습이 보였다.


 



"괴물같은......"


 


움직임을 멈추고 시즈카와 대치한 마지막 악마가 사람같지 않은 저음으로 신음한다.


차는 것이 들어간 순간 중력을 반전시켜 시즈카는 상대를 상공 수천미터까지 날렸던 것이다.


온갖 능력을 가진 악마가 득실거리는 나락에서도 이러한 힘을 가진 존재는 없다.


압도적인 가디언의 힘에 악마는 태어나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다.


시즈카는 눈썹에 힘을 주는가 싶더니 악마의 말을 그대로 무시하고, 말없이 상대를 향해 지면을 가볍게 차며 공중으로 도약했다.


2미터 정도의 높이로 날아 전방 공중 회전한 그녀의 몸이 어떤 시점에 어떤 예고도 없이 악마를 향해 급가속을 한다.


맞아 싸우려 하던 악마의 펀치가 카운터 기회를 놓치고 헛방질을 한다.


시즈카는 위를 보는 악마의 머리를 오른쪽 발로 밟고, 왼발은 오른 쪽어깨를 밟아 착지한다.


 


"아악!"


시즈카가 올려탄 악마의 육체가 부숴지는 소리와 함께 단번에 내려앉는다.


골격이 순식간에 파괴되는 소리가 나면서, 언뜻보기에 보통 여성인 시즈카에게 악마는 밟혀 눌려진다.


마치 수톤의 물체를 머리위에 올린 것과 같다.


먼지가 흩날리며 악마의 몸이 붕괴되어간다.


시즈카의 힘을 알고 있던 유이지만, 다섯의 악마가 사라지는 순간까지 마치 한편의 고속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있었다.


유이는 시즈카가 왜 가디언 최강이라 불리는지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 강대한 힘도 그렇지만, 그녀가 날리는 공격은 기본적으로 방어하기가 힘들었다.


유이도 시즈카가 마이크로 웜홀을 만들어 공격한 것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중력을 조작해 상대를 차서 날린 것과 자기의 체중을 조절하여 상대를 밟아 누른 것은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힘에 상대할만한 존재는 없을 것이다.



"끝났습니다. 유이님."



싸움이 끝났다고 본 시즈카는 천천히 유이의 앞으로 걷기 시작한다.


그 표정에 승리의 기쁨은 없고, 안도 만이 느껴졌다.


걸어오는 그녀의 뒤에 공중으로 차올려진 악마가 낙하해 그대로 지면에 떨어졌다.


떨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걸 보면 상당한 공중으로 차여진 것 같다.


꿈쩍도 못하는 악마는 그대로 티끝이 되어 사라졌다.



"유이님?"



망연자실한 유이의 모습에 시즈카가 고개를 갸웃한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시즈카의 힘은 가디언중에서도 굉장하고, 게다가 이질적이다.


같은 능력자라고 해도 혹시 유이에게 두려움을 줬을지도 모른다.


시즈카의 머리에 악마가 마지막으로 중얼거린 괴물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걱정은 기우로 끝나버렸다.


 


"굉장해! 시즈카씨!!!"



유이는 달려오며 자기보다 키가 큰 시즈카를 향해 부딪히듯 안겨왔다.



"유이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꼬옥 껴안아오는 유이에게 시즈카는 당황해 버린다.


설마 이러한 반응이 되돌아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굉장하다! 시즈카씨가 이렇게 강하리라고는!!! 워~ 존경스러워!"



"존경이라니, 그런...."



유이의 과장과도 같은 칭찬에 시즈카는 곤혹스럽다.


올려보는 유이의 눈은 확실히 존경의 눈빛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래, 예를 들자면, 히어로를 쳐다보는 소년에 가깝다.


완전히 잊고 있었지만, 유이는 히어로를 동경하는 구석이 있다.


에리자베타를 처음으로 보았을 때도 그는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굉장해, 굉장해!!!"



"유이님?"



유이는 시즈카의 목을 잡아 안으며 끌어당겨 입을 맞추었다.


그저 꽉 눌릴 뿐인 키스지만, 그정도로도 벌써 시즈카의 체온이 뜨거워져 간다.


게다가 입술을 떼어놓아도 유이는 시즈카의 얼굴 곳곳에 키스를 해대고 있다.


유이는 시즈카의 싸우는 모습에 상당히 흥분해버린 듯했다.


눈썹 사이를 입맞춰지며, 시즈카는 처음의 기세는 죽어버리고 어느새 몸이 휘청거린다.


 


"유이님....."


"시즈카가 이렇게 굉장하다니 몰랐어, 응, 너무 기쁘다"



유이의 칭찬이 시즈카의 머리에 바로 전달된다.


마치 안겨서 사랑받을 때와 같은 감각이 시즈카의 몸에서 솟구쳐 버린다.



"유이님...가지요. 여기 오래 머무르는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렇지"



시즈카가 말한대로 유이는 팔짱을 끼고 공터에서 빠져나간다.


그 모습을 멀리서 관찰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두명을 보고 있던 남자는 아직 30대 전반으로 검은 점퍼에 청바지를 입고 있다.


가까이의 빌딩에 설치된 비상계단에서 디지탈 카메라의 파인더를 보며 활발히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타인의 데이트를 훔쳐보다니, 나쁜 취미 아냐?"



갑자기 귓전에 소리가 들려 남자는 곤혹스러워하며 뒤를 돌아본다.



그 앞에는 고딕 로리타풍의 옷을 입은 소녀가 서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여장한 소년이다. 말할필요없이 자우라스이다.


 


"다, 당신은...."


"어머나? 내가 누군지 아나보네? 뭐, 그렇겠지요. 네 부하들이 보고했을테니깐"



자우라스의 오른팔이 고무처럼 늘어나 남자의 얼굴에 붙는다.


마치 낙지와 같이 퍼진 흰 촉수가 얼굴에 달라붙어 굉장한 힘으로 얼굴을 압박한다.


 


"으흑...."


"저녀석은 내 사냥감이다, 두번다시 손대지 말아라"



낮은 남자의 목소리로 자우라스가 통보하자 남자의 몸이 지면으로 쓰러졌다.


산소결핍으로 상대를 기절시킨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 자우라스는 손을 거둬들였다.


그리고 남자로부터 떨어져 바닥에 뒹구는 카메라를 밟아서 가루로 만들어버린다.



"이번엔 유이 차례가 없었지만, 뭐 좋겠지....하하하하"



흰 악마는 아주 즐거운 듯이 웃는다.


그 웃음이 다시 싸울 날을 기다리는 건지, 그렇지 않으면 내각 특수 사안 대책실에 한 방 먹여주었기때문인지는 모른다.


한바탕 웃고, 자우라스는 문득 뭔가 놓친듯한 표정을 짓는다.


 



"디지털 카메라인가.....너무 심했군. 모처럼인데 부수지 말것을"



마법이 아닌 이 세계의 비싼 과학력과 기술에 흥미를 가진 자우라스는 자신의 행위를 후회했다.


하지만 후회도 잠깐, "호호호" 하며 사랑스러운 소리를 내고 자우라스는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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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찌는 다음 파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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