鬼椿 오니츠바키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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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자... 유카, 슬슬 시작해볼까?"
가죽 소파에 편히 기대앉은 류지가 연회의 시작을 알렸다. 아무렇게나 쩍 벌려진 류지의 다리 사이에 서서 류지를 마주보고 있는 유카의 아름다운 바디라인이 역광을 받아 실루엣으로 보인다. 아무것도 몸에 걸치지 않고 등을 돌린 눈부신 나신이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줍게 수긍하는 유카의 몸짓에 류지의 입술이 비뚤어지며 웃음을 지었다. 유카가 천천히 무릎을 꿇더니 희고 가는 손가락으로 류지의 바지를 끌어내리고 시커먼 자지를 밖으로 꺼냈다.
"아아... 하아앙.. 아아..."
괴로운 듯 뜨거운 한숨을 내쉬며 넋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자지를 손가락으로 살짝 쓰다듬는다. 한층 더 위용을 더해가는 자지를 눈 앞에 두고 매료된 것같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음? 왜 그래? 빨고 싶은거야?"
"네.. 하지만... 류지군의... 그.. 허락도 없이... 멋대로.. 할 수는 없으니까요..."
불과 몇 주전까지만 해도 명령에 순순히 따르기는커녕 말대꾸만 하던 유카의, 이제는 완전히 복종이 몸에 밴 말투였다. 류지가 붉은 리본으로 묶은 포니테일의 탐스런 흑발을 손에 쥐고 칭찬하듯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래? 아주 바람직한 마음가짐인걸. 좋았어... 그래, 허락해주지. 자, 유카가 제일 좋아하는 거잖아? 잔뜩 맛봐도 돼". 유카의 대답이 꽤나 흡족했는지 흔쾌히 허락한다.
"아아.. 감사합니다..."
류지를 올려다보며 감사해하는 유카의 얼굴에 기쁨에 겨운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단숨에 류지의 성난 자지를 입 안 가득 삼켰다. 아이스캔디를 먹는 것처럼, 뿌리부터 뒷쪽 줄기, 귀두, 요도구까지 자지 곳곳을 전부 쩝쩝거리는 음란한 소리를 내면서 혀로 핥아대기 시작했다. 자지 전체에 침을 충분히 발랐다고 생각하면, 이번에는 뺨을 움츠려 목구멍 끝까지 삼킨다. 츄르릅 츄르릅, 습기찬 소리를 내며 미친듯이 빨아댔다.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혀로, 입술로, 열심히 자지에 달라붙어 페라봉사에 몰두하고 있었다.
"잘하는데, 유카. 정말 페라가 능숙해졌어. 최고야. 어때? 내꺼 좋아? 맛있어?"
"조아... 마이써요.. 괴아히... 우웁.. 마이써요..."
유카.. 왜... 아마노의 눈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또 다시 펼쳐지고 있었다. 이딴거... 믿을 수 없어!...
"뭐 이렇게 됐네, 바보카즈야. 야, 잘 봐. 이녀석 페라하는 얼굴, 진짜 음란하지 않냐? 맛있어서 죽겠다는 것처럼 입 안 가득 삼키고는... 헤헤헤, 어때? 너도 받아보고 싶지?"
뼛속깊히 증오하는 남자의 연인을 다리사이에 묻고 기세등등한 류지가 우쭐거리는 표정으로 아마노를 바라보았다. 덕테이프로 입을 막고 의자에 로프로 꽁꽁 묶어놓은 아마노의 불쌍한 모습을 유쾌하게 바라본다.
"이런 이런, 말을 할 수가 없구나. 어쩔 수 없구만, ..유카가 빨아줬으면 좋겠지? 그럼 고개를 숙여 부탁해. 부탁하면 너한테도 잠깐 유카를 빌려줄수도 있어. 오늘은 특별히, 유카의 입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지"
류지의 커다란 웃음소리에 견딜 수가 없어진 아마노가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다. 바로 그 순간, "아악! 아,아파!", 유카가 짧은 비명을 질렀다. 류지의 지저분한 안전화 뒷굽이 새하얀 유카의 허벅지를 짓누르고 있었다. 이어 뒤꿈치를 비틀어대며 고통을 한층 더해갔다.
"우우웁! 웁웁!"
아마노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를 지르며 격분했다.
"야! 눈 돌리지 말라구! 니가 그러면, 이녀석이... 알았냐?"
류지! 썅! 제기랄! 빌어먹을!!!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손목에 단단히 파고든 로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유카는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류지에게 입술봉사를 재개하고 있었다. 흐릿한 신음소리 안에 봉사하는 기쁨이 가득 담긴 감정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유카, 그만해... 류지한테서 떨어져... 하지만 아마노의 마음은 전해지지 않는다.
"좋아, 이번엔 내가 유카를 느끼게 해주지. 일어나"
유카는 귀두에 젖은 입술을 대고 혀로 살살 간지럽히다가 입술을 오무려 마지막으로 힘껏 빨아들이더니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천천히 일어섰다. 매끄러운 피부가 옅은 주홍색으로 물들고 조금씩 땀이 배어나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만해... 여기를 봐...
어떻게든 마음을 전하려고 애타게 유카에게 시선을 보내지만, 유카는 조금도 뒤돌아보는 일이 없었다.
"바보카즈야... 이제부터 너한테 잔뜩 보여줄께, 이 여자의 진짜 모습을. 확실히 가르쳐줄께, 유카가 이미 누구의 여자가 되어버렸는지"
류지의 그런 말에도 유카는 얼굴 빛 하나 바꾸지 않았다. 마치 아마노가 이 방 안에 없기라도 한 것처럼, 연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그저 류지의 암팡진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카가... 그럴 리가... 없어... 아마노의 마음 속에 인정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조금씩 퍼져갔다.
"유카를 제일 느끼게 해주는 건, 바로 나란 말이지"
"아아... 류지군, 또 기분좋게 해주는 거에요? 기뻐요..."
류지가 유카의 입술을 혀로 핥기 시작하자 그것을 신호로 유카의 팔이 류지의 넓은 어깨를 살며시 감싸안는다. 류지 앞에 선 채로 풍만하고 보드라운 젖가슴을 류지에게 쑥 내민듯한 모습이었다. 허리를 젖혀 탐스런 유방을 류지의 얼굴 바로 앞에 들이민다. 싱그러운 젖가슴의 정점에 솟아오른 복숭아 색의 젖꼭지를 류지의 입술에 닿을 정도로 가깝게 가져간다.
"잘 보라구, 바보카즈야. 죽이지?"
제기랄... 로프를 풀 수가 없어... 소용없는 짓인걸 알면서도, 로프를 풀려고 몸부림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유카를, 나의 유카를 건드리지 마!...
"하으음.. 하응"
발버둥치는 아마노를 힐끗 바라보며 류지가 꼿꼿해진 유두를 입에 머금었다.
"아아... 아음, 좋아"
바로 그 순간, 유카가 애교섞인 염성을 토해냈다.
"아앙.. 안돼... 하으음... 그런.. 하아앙.. 좋아.. 느껴... 느껴버려.."
민감한 유두를 하나 입에 물고 혀로 이리저리 굴리는 것만으로도 유카는 신음소리를 허덕이며 몸을 간헐적으로 떨어대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주는 것도 좋아한다구, 유카는"
류지가 이빨을 세워 젖꼭지를 꼭 깨물었다.
"좋아해.. 아앙... 좋아, 좋아해요.. 좋아해.. 기분좋아!"
연인이 보란듯이 치태를 드러내며 눈앞에서 음란한 환성을 지르고 있다. 유카가... 원하고 있다... 저녀석을... 그리고 자신은 "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초조함이 극에 달하고, 이대로 유카가 떠나버릴 것같은 예감에 몸서리친다. 유,유카...!
과장되게 쩝쩝소리를 내며 유두를 빨아대고 있다. 유카는 "아.. 아앙.. 좋아.. 좋아.. 하음... 아앙.. 아.. 좋아", 끊임없이 뜨거운 신음소리를 흘리며 저리는 쾌감에 무릎이 무너지는 걸 간신히 견디고 있었다. 류지의 어깨에 올린 손으로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허벅지를 꼭 붙이고 애타게 비비기 시작한다.
"누구에게, 어디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제대로 말해. 저녀석한테 잘 들리게 큰 소리로"
"네.. 네..."
유카의 대답은 조금의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었다.
"류지군이.. 하으음.. 유,유카의... 아아.. 유카의 젖꼭지를.. 아앙.. 빨아줘서... 쮸웁쮸웁, 빨아줘서.. 하으윽.. 아앙.. 느껴요.. 느껴버려요... 젖꼭지가 기분좋아요.. 아아.. 아흐윽!"
"여기도 엄청난데? 질퍽질퍽 아주 홍수가 나버렸다구"
류지의 오른손이 유카의 허벅지 사이 옅은 수풀 틈으로 사라진다.
"거,거기.. 녹아버려.. 안돼! 너무.. 느껴버려!"
꿈틀, 크게 경련하는 신체로부터 땀방울이 튀어 날렸다. 뒤로 도망가는 유카의 가는 허리를 류지의 왼손이 우왁스럽게 저지했다. 유카는 붉은 리본을 흩날리며 류지의 손가락이 불러일으켜 작렬하는 쾌락의 예감에 몸부림쳤다.
"아앙.. 하아앙.. 아흐음... 안돼.. 하윽.. 조,좋아.."
류지의 손가락이 점점 빨리 움직이며 찔꺽찔꺽하는 물소리도 격렬하게 울려퍼진다. 민감한 육체 깊숙한 곳에 숨겨진 더욱 더 민감한 질벽을 찢을듯이 손가락으로 비벼댈 뿐만 아니라, 가장 민감한 클리토리스까지 섬세하게 손가락으로 굴린다. 류지의 손가락 몇 개로 조종당하는 유카가 유방을 흔들고 엉덩이를 꿈틀대며 음란하고 외설적인 댄스를 조금의 부끄럼도 없이 연인의 눈 앞에서 보여주고 있었다. 날씬하게 뻗은 다리 안 쪽으로 애액이 한 줄기 주르륵 흘러내려 바닥에 스며들어 자국을 만들고 있었다.
"싫어.. 가,간다... 가버려...!!"
천정을 바라보는 유카의 커다란 눈이 녹아내릴 것처럼 촉촉해진다. 절정을 알리는 말을 스스로 토해낸 입가에서는 군침이 흘러넘쳐 목덜미로 흘러내렸다.
"뭐야, 벌써 가고싶은거야? 유카, 너무 빠르잖아"
"가고싶어.. 가게 해줘.. 류지군.. 참을 수가 없어.. 못 참겠어.. 가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어"
"그래? 유카, 그럼, 이대로 손가락으로 가게 해줄까?"
"싫어! 손가락으론 싫어!"
이미... 유카는... 아마노의 마음을 서서히 잠식해가는 체념 비슷한 기분. 그런 기분을 억지로 뿌리치듯 로프를 마구 흔들었다. 싫다! 포기할까보냐! 절대... 포기 않는다!!...
류지가 힐끗 의자에 묶인 아마노를 쳐다보았다.
"그럼, 뭘로 가고 싶어? 확실하게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구"
"자지!!!"
"누구 자지? 저기 있는 한심한 남자의 자지를 말하는거야?"
"아냐 아냐, 류지군, 류지군의 자지가 좋아. 류지군의 자지를 갖고 싶어!"
유카에게 망설임은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 상스럽기 짝이 없는 말을 몇번이나 외치며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아마노의 눈에는 유카가 뭔가에 홀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시선은 아마노를 향한 채로 류지가 만족스러운듯 싱글싱글대며 말했다.
"스스로 넣어봐, 유카. 직접 넣으면, 맘껏 가게 해줄께"
"넣을께, 유카, 류지군의 자지 넣을께...!"
류지의 손이 유카의 보지에서 빠져나갔다. 곧바로 유카가 더이상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이 허겁지겁 오른손으로 류지의 자지를 잡아 고정시키고는 그 위로 곧장 단숨에 허리를 떨어트렸다. 쑤욱하고 단번에 뿌리 끝까지 집어삼켰다.
"하으윽!"
"유카, 넌 누구 여자냐? 말해봐!"
"나는, 유카는, 류지군의... 유카는 류지군의..."
크윽... 멈춰!!! 유카!!!
퍼뜩 잠에서 깬 아마노의 흐릿한 시야에 형광등 조명이 비추는 연구실 실내 모습이 들어왔다. DNA 복사기를 제어하는 컴퓨터의 가동음이 이명처럼 멀게 들려왔다.
"하아.. 하아.. 하아..."
해가 저문지 한참이 지나 아무도 없는 연구실, 아마노가 악몽에서 간신히 깨어났다. 어느틈에 그렇게 깊이 잠이 들었었는지, 엎어져있던 책상 위의 리포트 용지 다발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꿈... 이었구나...
그 날 이후로 거의 자지 못했다. 유카를 향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건 유카도 마찬가지일거라고 확신했다. 오랫동안 쭉 함께 해온 유카의 마음을 믿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오랜 정을 찢어발기려고 드는 악의에 시달려 밥은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고, 잠도 오질 않고 있었다.
한편, 연구 리포트가 저명한 학자의 눈에 들어 높은 평가를 받아, 연초에 시작되는 산학관 합동 프로젝트의 추진자중 한 명으로 뽑혀 들어갔다. 이례적인 발탁이었다. 최연소는 말할 것도 없고, 일개 학부생이 수많은 연구인력을 지휘하는 프로젝트 리더의 신분으로 마리에와 함께 기능 해석 부문의 중추역할을 담당키로 정해졌다. 개인적인 일로 프로젝트에서 하차해 관계자들에게, 무엇보다도 마리에에게 폐를 끼치는 짓은 아마노로선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괴로움에서 도망치듯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었다. 상처입은 유카의 곁에서 적어도 위로가 되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동시에, 유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되는건지... 류지에 대한 빚도 있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래서 연구에 몰두하는 것으로 괴로운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있었다.
고문과도 같은 참혹한 악몽을 뿌리치려고 자신의 양뺨을 여러 번 손바닥으로 쳤다. 그래도 여전히 둔탁하고 묵직한 침울함은 조금도 가시지 않았다. 비록 꿈이라고는 하지만, 지금의 아마노에겐 마음이 찢기는 듯한 고통은 똑같았다. 지금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혹시 유카는... 혹시 류지가... 바싹 마른 목에서 단순히 숨만 쉬는데도 고통스러운 위화감이 느껴졌다.
"...아마노군, 왜 그래?"
"아, 선생님..."
뒤돌아 보면, 백의를 입은 마리에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서 있었다.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고생이네... 괜찮아? 가위눌리는 것 같아서 놀랐어요. 아, 커피 한 잔 해요"
아마노의 책상에 커피를 내려 놓고, 마리에는 몸을 숙여 아마노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긴 머리칼이 어깨로부터 흘러내리며 부드러운 향기가 퍼진다. 가슴 위로 진주가 빛나고 있었다. 바라보는 시선을 피하듯 아마노는 고개를 돌렸다.
"뭔가, 고민이 있는거야? 아마노군, 최근에 좀 이상해요. 무척 힘든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별로,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기, 아마노군, 괜찮으면 나한테 이야기해 주지 않을래? 전에 말했잖아, 힘이 되어줄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아무것도 아니에요. 철야가 계속되서 좀 지친 것 뿐이에요"
멋대로 자라난 수염 투성이의 야윈 얼굴로 걱정하실거 없다는듯이 애써 웃어보이는 아마노의 모습이 마리에의 눈엔 안쓰러워 보였다.
"그.. 아마노군, 저기 말이죠..."
상냥하게 말을 잇는 마리에에게 "잠깐 세수 좀 하고 올께요", 아마노는 벌떡 일어나 도망치듯 연구실을 나가버린다. 후줄근한 백의차림의 뒷모습을 마리에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바라보았다.
한편 그 무렵...
"그런 식으론 몇시간이 지나도 끝이 안 난다니까"
무릎하고 팔꿈치,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콘크리트의 차가운 감촉과는 반대로, 쑤셔박혀있는 남근완구로부터 퍼져가는 욱씬거림에 신체는 달아오르기 시작하고 있었다. 나, 이런곳에서..까지... 이런짓.. 하는거야?... 사고는 흐릿해져가고, 시야도 희미해지는 것 같았다. 그래.. 생각해봐야 아무 소용없어... 이제 아무래도 좋아... 이제 어찌되든...
"어라? 여기야 여기"
"으윽..."
류지가 줄을 잡고있는 손에 힘을 주면, 개목걸이가 당겨져 유카의 가냘픈 목에 딱딱한 가죽이 파고든다. 하반신에서는 남근완구 끝에 달아놓은 주렁주렁한 털뭉치가 마치 짐승의 꼬리처럼 흔들렸다.
"아,아파..."
무심코 입에서 새어나온 말에 류지가 차갑게 내려다보며 "암캐주제에 무슨 말을 하는거야? 암캐면 암캐답게 짖어", 일갈한다.
"...머,멍"
힘없이 고개를 떨어트린 유카의 붉은 리본으로 묶은 긴 머리카락이 등에서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졌다.
인적이 끊긴 심야의 캠퍼스. 강의실이 줄지어있는 일반 교양동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두 사람은 이학부동으로 이어지는 긴 복도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고요한 정적 속에 뚜벅뚜벅, 안전화 발소리만 울려퍼지고 있었다. 류지가 오른손에 쥐고있는 줄은 네발로 엎드린 유카의 개목걸이에 연결되어 있었다. 느릿느릿한 움직임에 맞춰 탱탱한 엉덩이 골짜기에서 "꼬리"가 좌우로 흔들렸다. 물론 유카의 몸에 옷 같은건 아무것도 걸쳐있지 않았다. 가죽점퍼, 청바지 차림의 류지 발 옆으로, 누구나 뒤돌아 볼 만큼 아름다운 연상의 여대생이 전라로 기어가고 있었다.
"다,당신들, 뭐..하는거야!?"
갑자기 뒤에서 젊은 여자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쳇", 혀를 차며 뒤돌아선 류지가 재빨리 유카를 뒤에 숨기듯 가로막았다.
"...류지?"
"뭐야, 사츠키잖아? 깜짝 놀랐네"
사츠키는 지금 마리에를 만나러 가는 중이었다. 류지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보는 바와 같이, 내 애완동물, 암캐 유카의 산책이야", 태연스레 지껄였다. 긴장이 풀려 느긋해진 류지와는 반대로 사츠키의 몸이 뻣뻣하게 굳어져간다.
"산책이라니... 그런.. 류지군... 어째서"
눈에 띄게 당황해하는 사츠키의 눈 앞, 류지의 발밑에, 개목걸이로 연결된 유카가 한껏 몸을 작게 웅크리고 벌벌 떨고 있었다.
"이런.. 이런 짓... 하고.. 대체..."
"사츠키, 너, 유카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잖아. 봐, 이대로 실컷 장난감삼아 가지고 노는거야. 이제 이녀석, 내 말이라면 뭐든 복종하는 애완동물 신세라구, 애완동물. 완전히 음란하게 되버려서는 이렇게 노출플레이로도 느낀다니까. 이녀석, 이미 끝났다구. 사츠키, 변태라고 조롱해도 돼. 아, 그렇지, 모처럼이니까, 사츠키 너도 같이 산책할래? 헤헤헤... 같이 엉망진창으로 만들자구"
목줄을 사츠키에게 건냈다.
"마,말도 안돼"
사츠키가 입술을 깨물며 얼굴을 돌렸다. 도저히 바라볼 수가 없었다.
"뭐야, 사츠키, 재미없게. 왜 그래? 안 어울리게... 아, 맞다, 좋은 거 보여줄께. 야, 유카, 사츠키한테 인사해. 가르쳐줬던 재주도 보여주고"
류지가 악의로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목줄을 가볍게 잡아당겼다. 유카가 웅크린채로 멈칫멈칫 사츠키 앞으로 끌려나왔다. 쭈그리고 앉아 떨리는 손을 가슴 앞으로 가져가 자지를 움켜쥔 모양을 하고 "멍!...", 스러질 것처럼 개짖는 소리를 흉내냈다.
"...잔인해"
써클 남자부원들이 모두 동경하고 있던 화려하고 청초한 유카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사츠키가 알고 있던 야무지고 밝은 유카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전락해버렸다. 후배 발밑에 쭈그리고 앉아 올려다보고있는 유카는 진한 아이섀도우에 진한 주홍빛 루즈라는 지금까지 한번도 보인적 없는 화려한 메이크업 덕에 요염함을 한껏 풍기는 한편, 눈동자가 마치 인형의 그것처럼 초점을 잃고 흐려져 사츠키에게 오한마저 느끼게 했다. 자신이 가담한 계획의 너무나 처참한 결과에, 그런데도 아직 멈출줄 모르고 무자비하게 계속 치닫는 류지의 잔인함에, 새삼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잘못을 저질러 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좋아, 다음은 세 번 돌고 짖어"
명령대로 막 움직이려던 유카가 "그만!"이라고 외치는 사츠키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놀라 멈춘다.
"서,선배..."
사츠키는 도저히 희미하게 떨리는 유카의 웅크린 등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게다가 격심한 자기혐오로 토할 것만 같았다. 무릎을 꿇고 유카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안해요...", 조그만 목소리로 사과했지만, 마음을 닫고있는 유카는 생기라곤 하나도 없는 표정으로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류지, 이제 그만하자... 더 이상... 모리사키선배한테 잔인한 짓 하지마"
"웃기고 있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류지의 어조가 차가워졌다. 시퍼렇게 날이 선 목소리로 말했다.
"사츠키, 착한 아이 흉내는 됐거든... 이녀석을 바닥까지 끌어내려 남자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암캐로 만들어버리자구, ...이게 네가 바란 거 아니었어? 너도 공범이잖아? 이제와서 그런식으로 나오면 곤란하지. 이제와서 너만 쏙 빠지려구?"
"...그,그런.. 그런 짓 하면... 안돼.. 부탁할께... 망가져버려, 선배가... 망가져버려"
"아아, 뭐야"
조바심이 난 류지가 "야, 유카, 이제 됐다, 일어나". 명령을 받고 비틀거리며 일어난 유카의 어깨에 왼손으로 들고있었던 롱코트를 걸쳐주었다.
"사츠키... 너까지 날 배신하는거냐? 그럼 그렇지... 자~알 알았어. 역시 계집이란 것들은 늘 이런 식이지...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배신하는 동물이니까. 그러니까 여자같은 건 믿을 수가 없는거야. 잘 들어 사츠키, 이 이상 우리들 일에 나서지 마. 만약 누구한테든지 이 일을 발설했다가는 너도 이 계집이랑 똑같은 신세로 만들어버릴테니까... 알았냐?"
유카의 허리에 팔을 돌려 껴안고는 사츠키 옆을 지나 지금까지 지나 온 복도를 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제발, 이제... 그런 짓 그만해"
류지는 멈춰서지도 돌아보지도 않았다.
"싫어. 네가 괜히 설레발치는 바람에 빈정상해서, 지금부턴 장소를 바꿔 유카를 더 부끄럽게 만들어 줄거야. 그렇지, 알지도 못하는 놈들한테 따먹으라고 던져줄까나? 그것도 꽤 재밌겠는걸... 뭐하면 사츠키 네가 대신 할래? 하하핫"
두 명의 모습이 복도에서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사츠키는 우두커니 내내 서 있었다.
"우욱.. 우웨엑.."
갑자기 위가 끊어질 것처럼 아파오더니 뱃속에 든 게 모조리 넘어왔다. 토하면서 계속 울었다.
선배... 아마노선배... 내 잘못으로... 어쩌면, 어떻게 하면 좋아... 아마노선배...
뒷골목의 오래된 러브호텔에서 있었던 그 사건 이후로 벌써 2주가 지났다. 무슨 꿍꿍이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류지는 약속대로 이틀에 한 번씩만 유카를 호출하고 있었다.
"자, 오늘은 뭘 하고 놀까..."
류지와 지내는 하루.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유카를 농락하는 음란한 행위는 점점 에스컬레이트해나가는 한편, 물론 이제 더이상 저항같은 거 엄두도 내지 않는 유카는 그저 마음을 닫고 쾌락에 흠뻑 빠지면서 가만히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런 방법이 어느새 몸에 익어 있었다.
호출이 없는 날은 학교에 갈 기력조차 없기도 하고, 누군가와 얼굴을 맞댄다는 것도 꺼려져서 하루종일 아마노의 방에서 보내고 있었다. 새해가 가까워져서 휴강이 많아진 게 다행이었다. 청소를 하거나, 침대 커버를 꿰매 보거나, 아마노 책상에 앉아 책을 읽거나... 하지만 적어도 유카가 있는 날에는 아마노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 이후로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그렇게 잔인하게 상처를 준 유카로서는 그이의 얼굴을 마주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동시에 만나고 싶은 마음도 똑같이 늘어만 갔다. 딱 한번 용기를 쥐어짜내 연구실을 찾았지만 더벅머리 대학원생이 "카즈야말야, 매일같이 출장으로 일본 곳곳을 누비고 있어. 우리도 요새 전혀 얼굴을 못 봐"라고 전해줬다. 아마노도 진짜 바쁜것 같았다.
카즈야, 책임감이 강하니까...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적어도 카즈야의 꿈만큼은 방해하고 싶지 않아... 대체, 이제와서 뭘 생각하는거야, 나... 카즈야에게 그런 잔인한 짓, 그렇게 상처주는 짓만 해놓구선... 미움받는 게 당연한데, 아직도, 카즈야를...
유카에게 있어서 능욕과 정적을 반복하는 기묘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었다.
어제도 또 아마노의 방에서 혼자 보냈다. 하루종일 사전을 한손에 들고 영어원서를 읽었다. 돌아올 사람도 없는데 2인분의 저녁식사를 만들고, 수도 없이 사랑을 나누었던 침대에 혼자 누워 잠들었다. 이튿날 아침, 막 잠에서 깨어나려고 하는 순간, 그리운 온기가 느껴졌다.
"...에!?"
생각지도 못했다. 눈을 뜨자 연인이 옆에 쓰러져 있었다. 여윈 얼굴을 하고 바로 옆에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2주만의 재회. 아마노의 왼손이 유카의 잠옷 옷자락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카즈야...
기뻤다.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나 아직 버림받지 않은거야... 다시 한번, 바다보다도 더 깊은 연인의 상냥함을 느꼈다. 유카가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던 아마노의 상냥함을 느끼고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깨달았다.
난 카즈야를 사랑해...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자신의 마음과 육체가 이미, 연인을 생각하는 마음과 연인이 아닌 남자에게 빠져버린 육체로 찢기워져 버린것도 절실히 깨달았다. 진심으로 카즈야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류지군을 만나면 류지군 쪽이... 마음속 깊이 구겨넣은채로 도망치고 있었던 잔혹한 현실이 스멀스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렇게 더럽혀진 나, 카즈야하고... 어울릴 리..없지...
연인을 만지려고 뻗었다가 흠칫 놀라 거두었던 손을 또 조심조심 내밀었다. 죽은듯이 잠든 아마노의 뺨을, 머리카락을 살며시 어루만지며 잠자는 얼굴을 머리속에 새겼다. 목소리도 듣고 싶었지만 지금의 자신에게 여태까지처럼 감히 말을 주고받을 자격같은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냉장고에 사넣어 두었던 재료로 아침식사를 정성스럽게 만들어두고 조용히 집을 나섰다. 맛있게 먹어주길 감히 바라진 않았다. 손도 대지 않고 버려져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적어도 식사는 차려주고 싶었다... 최소한 뭔가를..카즈야에게...
그리고 연인 곁에서 악마의 곁으로... 지시받은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날, 류지의 집에서, 류지가 "유카, 다음부터 날 만날 때는 반드시 이걸 차고 와. 알았어?", 그렇게 차갑게 명령하며 검은 가죽으로 만든 개목걸이를 건냈다.
"뭐,뭐야? 이거? 싫... 이,이런거... 어떻게...?"
떨리는 목소리로 연약하게 저항하는 유카를 냉혹하게 바라보면서 류지는 가냘픈 목덜미에 목걸이를 채웠다.
"역시 암캐한테는 개목걸이가 잘 어울리지... 자, 거추장스런 옷은 다 벗어"
그렇게 밤이 되고, 유카는 그 날 캠퍼스 노출 조교에 끌려나간 것이었다.
하지만 기나긴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야, 짖어보라구, 암캐면 암캐답게, 좀더 구멍을 음란하게 흔들면서 짖으란말야"
근처 공원 후미진 장소에 있는 벤치에 상반신을 기대고 유카는 조그만 엉덩이를 뒤로 쑥 내민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아.. 닿았어... 깊숙한 곳까지... 굉장해 굉장해... 느껴버려... 죽을거 같애...
애액으로 흥건한 유카의 보지 깊숙히, 류지가 바이브레이터를 쉬지않고 계속 쑤셔댔다. 미친듯이 격렬하게, 뭔가에 쫒기는 것처럼 가차없이 집요하게 몰아세우고 있었다.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코트를 벗기고, 불과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사이에 이미 열번도 넘게 바이브로 절정을 느꼈지만, 류지는 잠시도 쉬려고 하지 않았다. 붉은 리본은 이미 제 역할을 잃어 긴 흑발이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었다. 유카의 몸이 끊임없이 뒤틀리고 경련했다. 하지만 흘러넘쳐나오는 교성은 사람의 말이 아니었다. 사람의 언어는 금지라고 명령받았다.
"머,멍멍! 왕왕!"
어둠 속에 유카의 새하얀 등이 떠올라 있었다.
"하으윽! 아앙.. 하아앙.. 머,멍멍! 왕! ...하읍"
쉴새없는 쾌락으로 제정신이 아닌 유카와 대조적으로, 류지의 눈은 어디까지나 냉정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바이브를 쥔 오른손은 손목까지 젖어있었고, 왼손은 끊임없이 민감한 음핵을 비비고 있었다. 쾌락이 어느덧 고통으로 변해가고, 온몸이 산산조각나 부서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들 지경이었다.
이,이런 곳에서.. 이런 부끄러운 짓을... 누가, 누가 보기라도 하면...
그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이미 완전히 개발된 신체는 더욱 더 달아올라 감도는 점점 높아져만 갈 뿐, 아직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열락의 세계로 "마음"까지 끌려가고 있었다.
더이상은 안돼..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어.. 죽을거 같애.. 정말 죽어버릴거 같애.. 가버려!!...
류지에 의해서 계속 조교당한 신체는 끊임없이 쾌락을 요구했다. 자기도 모르게 남근완구를 받아들이기 쉬운 자세로 저절로 엉덩이가 움직였다.
"머엉! 멍! 아앙, 하아앙! 멍멍! 아아아아..."
유카의 전신이 뻣뻣이 굳어지며 체중을 지탱하고 있던 팔꿈치도 무릎도 부들부들 떨린다. 등에서는 굵직한 땀방울이 비오듯 흘러내리고, 이마를 벤치 등받이에 한껏 밀착시킨채로 곧 밀어닥칠 쾌락의 해일을 받아들이기 위해 몸을 단단히 긴장시켰다. 그걸 눈치챈 류지가 "아직이야. 좀더 잔뜩 느끼게 해주지"라면서 바이브레이터를 자궁입구까지 깊숙히 쑤셔박아놓은채로 손을 떼었다.
"싫어! 싫어싫어! 멈추지 마! 해줘! 가게 해줘!"
한겨울의 공원, 가로등 아래에서 맨살을 모두 드러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위따위 조금도 느낄 여유없이 온몸을 꿈틀대며 암캐의 색향을 마구 풍겨대는 유카가 암컷의 본능을 드러내는 말로 "주인님"께 애원했다. 유카의 뇌리에서 아마노는 이미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닫힌 "마음"의 바닥 깊숙한 곳에 봉인되어 있었다. 이튿날 아침이 되면 절망적인 자기혐오에 빠지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러나 유카는 지금의 쾌락에 저항할 수가 없었다. 류지에 의해, "육체"에 가르쳐진, 피학의 기쁨이 이미 깊이 각인되어 있었다. 쾌락의 포로가 되어 있었다. 다른 아무것도, 지금 이순간에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가게 해줘요, 가게 해주세요! 제발 부탁해요! 유카를 가게 해줘요! 가게 해주시면 뭐든 다 할께요! 더이상은 못참겠어요!"
"이제 완전히 타락한건가..."
작게 중얼거린 류지가 갑자기, "야, 암캐면 암캐답게 애원해야지". 아이처럼 순진한 웃음을 짓는다.
기분좋게 될 수 있다면, 아무리 부끄러운 일이라도...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어... 어떻게 되도 좋아... 가고 싶어... 갔으면 좋겠어... 좀더.. 좀더.. 좀더... 아아... 빨리...
"머엉! 멍멍멍! 왕왕!!"
유카는 암캐처럼 짖으며 엉덩이를 이리저리 요염하게 흔들어 보였다.
"좋아좋아, 착하지"
연상의 유카에게 마치 아이를 어르듯 말하고, 류지가 지퍼를 내려 자지를 꺼냈다. 흉폭하게 발기한 자지를 엉덩이 사이에 대고 잠시 문지르다 항문을 목표로 삼는다. "야, 평소처럼 부탁해야지" 이죽거리며 물었다.
"엉덩이가 굉장히 기분 좋아요. 제발, 부탁해요, 유카의 항문에, 아아... 그걸 넣어.. 주세..하으윽!"
단숨에 끝까지 박아넣었다. 그날 이후로 만날 때마다 류지는 항문섹스를 요구해왔다. 어느새 익숙해진 유카의 항문이 순조롭게 커다란 자지를 끝까지 삼키고 있었다.
"으응... 하아.. 아아아... 아앙.. 조,좋아... 스,스치고.. 있어요... 하으윽..."
얇은 막을 사이에 두고 류지의 자지가 위에서, 남근완구가 아래에서 서로 스친다. 경험한 바 없는 미지의 쾌락이 온몸을 미친듯이 헤집어댔다.
"굉장... 아아아... 좋아.. 이,이런거... 아아.. 좋아요!"
류지의 자지가 유카의 뱃속에서 이리저리 각도를 바꿔 여기저기 쑤셔댈 때마다 눈앞에서 불꽃이 튀고 머리속이 새하얘진다. 손가락 끝까지 저려오고 순간순간 의식이 날아가 버렸다.
"조,좀더... 안돼... 하윽! 아아.. 하아아..."
유카는 신음소리조차도 온전히 낼 수 없을 지경이었다. 한 줌 남아있던 이성조차도 가루가 되어 부서져 갔다.
"유카의 똥구멍에 싸줄께. 기쁘지?"
"네.. 네에..."
뒤에서 유카를 끌어안고 아래로 늘어진 커다란 젖가슴을 주무르고 비비고 하면서, 목덜미나 귓볼을 빨아댄다. 거칠게 피스톤운동을 하며 탱탱한 엉덩이의 감촉을 만끽하던 류지가 갑자기 상체를 일으켰다. 땀에 젖은 허리를 움켜쥐고 자세를 잡더니 무지막지하게 스트로크의 피치를 높인다.
끝까지 힘껏 쑤셔박혔다가, 내장까지 딸려나갈것처럼 쑤욱 빠져나가는 감각에, 하반신이 뜨겁게 저려오는 감미로운 불길이 스스로도 어쩌지 못할 만큼 크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항문성교에 대한 혐오감은 어느덧 사라진지 오래, 배덕적인 항문섹스가 가져다주는 유열이 몸에 새겨져간다.
이런 걸.. 알아버렸어... 기억해버렸어... 벌써, 또... 하지만, 하지만, 이젠...
"싼다, 유카!"
"싸..줘요... 류..지... 군... 아아.. 조,좋아... 아아.. 아,안에..."
아... 뜨거워..., 류지군의 뜨거운 정액이... 안에... 뱃속에... 잔뜩, 잔뜩... 들어오고 있어... 굉장히, 굉장히 기분좋아... 믿을 수 없어... 이상해져버려... 이젠 돌이킬 수 없어...
뜨겁게 달구어진 쇠막대기같은 자지가 몇번이고 꿈틀대며 꿀럭꿀럭 뜨거운 정액을 깊숙히 쏟아내는걸 느끼면서 류지와 동시에 절정에 올랐다.
"굉..장해..."
등을 활처럼 크게 젖히고 밤하늘을 바라보는 유카의 눈동자는 안개가 낀 것처럼 잔뜩 흐려져 있었다. 그러나 표정은 황홀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유카의 몸이 벤치 위로 무너져 내렸다.
"...음... 앗!?"
의식이 돌아온 유카의 몸은 롱코트가 덮인채로 벤치에 눕혀져 있었다.
"흐흐... 이제서야 정신이 든 거야? 음란한 암캐 아가씨"
"엣? 류지군... 어? 앗!!"
눈 앞에 서있는 사람은 류지가 아니라 배불뚝이에 기름기 번질번질한 대머리의 중년남자였다.
"시,싫어!"
놀라 도망치려고 했지만 목줄이 벤치에 묶여있었다.
"꺄악! 시,싫엇! 아.. 싫어... 도와줘... 살려줘..."
어째서, 어째서 모르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멀리 떨어지려고 벤치 뒤로 돌아가 몸을 숨기는 유카를 향해 중년남자가 실실거리며 다가왔다.
"크흐흐흐... 오래 기다렸다구. 아주 재밌게 구경했어, 아가씨가 섹스하던 장면. 이야, 이렇게 예쁜 얼굴 해가지고.. 크크, 당신같은 여자를 두고 매저키스트라고 한다지?"
"아,아니에요.. 나... 그,그런게... 아니에요... 꺄아!"
중년남자는 유카 옆에 주저앉아 입맛을 다시며 무서워 벌벌 떨고있는 유카의 긴 머리카락을 손에 쥐었다.
"스타일도 죽이고, 이런 여자랑 할 수 있다니, 이거 이거, 참을 수가 없는걸"
"아니.. 아니에요... 그만해요... 누가 도와줘... 살려줘요... 싫어.. 싫어.."
"참내, 우물쭈물하지 말고, 언능 가랭이나 벌려. 가랭이, 냅다 벌리라구"
움켜쥔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가 그 반동으로 냅다 유카의 몸을 내동댕이쳐버린다. 목줄이 팽팽히 당겨지면서 개목걸이가 목에 콱 조여들었다.
"아파! 꺄아아! 아아..."
몸을 조금이라도 숨기려고 팔로 가슴을 감싸안은채 엉덩방아를 찧고 넘어진 유카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남자에게 범해질지도 모른다... 공포로 온몸이 돌처럼 굳어져 버렸다. 무,무서워...
"살려줘... 누가 좀 도와줘..."
"유감이네. 네 애인, 아가씨만 두고 어딘가 가버렸다구"
-알지도 못하는 놈들한테 따먹으라고 던져줄까나? 그것도 꽤 재밌겠는걸-
유카의 머리속에 류지가 했던 말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랬..구나...
그런거였어... 류지군이 날... 나를.. 이 사람에게...
아연실색, 눈앞이 깜깜해지고 몸에서 힘이 쫙 빠졌다. 싸하게 마음이 식어간다.
"이제 좀 순순해졌네. 얌전히 굴면 아프게 안 할거야"
"히이익! 싫..."
중년남자의 오른손이 뭉클, 유카의 풍만한 유방을 덥썩 움켜잡았다. 섬칫하고, 소름이 돋았다.
"우히히.. 엄청 커다란데다 무지 보들보들하네.. 아가씨 빨통, 최곤데? 가끔씩은 야근도 할 만 한걸? 이런 대박도 건지고말야, 흐흐흐"
유카에게서 저항의 기색이 사라지자 기분이 좋아진 중년남자가 맘껏 유방을 비비고 주무르며 그 감촉을 손바닥으로 만끽하기 시작했다.
"얼렐레? 벌써 이렇게 젖꼭지가 딴딴해졌네?"
중년남자가 검지로 유두를 쿡쿡 찔렀다.
이,이런 사람에게.. 나를... 어디까지 더러워지게 되는걸까, 나는... 이미, 난...
유카는 눈을 감고 중년남자가 마음대로 허벅지나 허리의 매끄러운 피부를 만지게 내버려 두었다.
그래, 아무 것도 생각할 필요 없어... 언제나처럼, 마음을 닫아버리면 돼... 그럼, 편해지니까... 그럼, 견딜 수 있으니까... 이 괴로운 시간이 전부 지나갈 때까지...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해 왔는데 뭘... 이미 더러워질대로 더러워져버렸는걸... 이제와서 뭘... 앞으로 얼마나 더 더러워질지 몰라도 어차피 더러워진건 마찬가지잖아...
"우헤헤헤.. 자, 그럼, 아가씨 윗쪽 입하고, 아래쪽 입, 어느쪽부터 시작할까나?"
쭈글쭈글하게 구겨진 수트 바지에서 중년남자가 자지를 꺼내 내밀었다. 눈 앞에 내민 중년남자의 자지로부터 비릿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이,이런 걸...
체격하고 똑같이 생긴 뭉툭한 자지의 검붉은 귀두로부터 투명한 액체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핥아봐, 어이, 그 귀여운 입으로, 낼름낼름 해봐"
긴 속눈썹을 질끈 감고 유카가 살짝 열린 입술 사이로 혀를 내밀었다.
"우읍..."
혀 끝이 귀두에 닿자 쓴 맛이 난다. 혐오감으로 온 몸의 솜털이 곤두서는게 느껴졌다. 안돼.. 싫어.. 그 순간 머리 위로 퍼억, 둔탁한 소리가 울리며 중년남자의 뚱뚱한 몸이 저 멀리 날아가는게 보였다.
"아,아파... 아야야..."
"잘도, 유카를..."
언제 돌아왔는지 류지가 무시무시한 얼굴을 하고 뒤에 서있었다. 단단하게 움켜쥔 주먹이 분노로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류지군!?"
류지군이.. 이 남자에게.. 날.. 넘긴게.. 아니었어...!?
"우우윽.."
뒤통수를 어루만지며 웅크리고 있던 중년남자의 배를 류지가 안전화발로 무지막지하게 걷어찼다. 몸이 마치 공중에 뜨는 것처럼 보였다.
"이 좆같은 새끼가!"
"으아악... 조,좀 봐줘요... 괜찮은 거 아니었어요? 쪼금정도는.. 나도 살짝 즐기려고..헉!"
류지의 용서없는 발길질이 또 한번 옆구리를 강타했다.
"으아아아악! ...쿠,쿨럭.. 쿨럭.. 우웨엑.."
길게 째진 눈이 시뻘겋게 충혈되어 매섭게 노려본다. 잔뜩 상기되어 분노로 가득찬 류지의 얼굴. 류지의 그런 모습을 유카는 처음 보았다. 아마노에게조차도 이렇게까지 격렬하게 감정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잘도 내 유카를... 용서못해... 감히 내 여자를... 죽여버리겠어!"
정신이 나가버린 것처럼 중년남자를 미친듯 두들겨패는 류지를 향해 "그만해! 류지군!". 목줄에 매여있는 탓에 꼼짝도 할 수 없는 유카가 힘껏 소리를 질러 류지를 말렸다. 남자 위에 올라탄 류지는 "잘도.. 감히.." 라고 중얼거리며 계속해서 주먹을 내리찍었다. "나.. 나의.."라고 하며 피로 범벅이 된 주먹을 마구 휘둘렀다. "소중한.." 이라고 하면서, 온 몸의 체중을 실어 후려갈겼다.
"류지군, 제발 그만해, 이제 됐으니까, 그 사람, 죽겠어..."
비틀비틀대며 도망가는 중년남자의 뒷모습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노려보는 류지의 발밑에 떨어져 있던 봉지에서 유카의 스웨터와 청바지 사이로 아직 따뜻한 캔커피 두 개가 데구르르 굴러나왔다. 류지가 뒤돌아 서더니 벤치에서 목줄을 풀고 유카의 어깨에 코트를 걸쳐주었다. 살며시, 꽁꽁 얼어붙어 덜덜 떠는 유카를 껴안으며 "미안했어... 내가 한 눈 판 사이에...". 그렇게 귓가에 속삭였다. 유카의 떨리는 왼손이 류지의 가죽점퍼 옷자락을 꼭 움켜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