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4부 <신들의 황혼> Part 5_23편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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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恐皇) 4부 <신들의 황혼> Part 5_2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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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479 회 작성일 24-01-17 20:1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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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을 꿰뚫려버려 오줌까지 싸고 기절해버린 미샤의 나체를 두르나가 물수건으로 닦아 주는 동안, 슈발츠는 두르나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그녀의 잘 여문 엉덩이의 감촉을 즐겼다.


" 아앙... "


두르나는 아양을 떨며 엉덩이를 천천히 흔들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달빛에 반사된 그녀의 완벽한 비율의 나체는 검은 아다만틴 조각상 처럼 빛나고 있었다. 미샤의 몸을 닦아주는 작업을 끝낸 두르나가 쓰러지듯 안겨 오자, 슈발츠는 그녀에게 팔베게를 해 주었다.


" 오늘은 잘 해주었다. "/슈발츠


" 에헤헤... 주인님께서 잘 훈련시켜주신 덕분이죠. "/두르나


다시 겨드랑이로 손을 집어넣어 팔을 등 뒤로 감아서 끌어당겨 안은 후, 슈발츠는 두르나의 이마에 키스해 주었다. 두르나가 벗기만 하면 거의 언제나 하드한 섹스로 발전하긴 하지만, 가끔 이렇게 가벼운 스킨십도 제법 흥취가 있었다.


" 그나저나, 알루데시아는 어떻게 하고 올라온게냐? "/슈발츠


" 플로라가 산책시키고 있어요. "/두르나


" 이 달밤에? "/슈발츠


" 저도 방해받기 싫으니까요. "/두르나


그 위트있는 대답에 슈발츠는 웃었다. 그가 유방을 주무르기 편하게 가슴을 내밀면서, 두르나는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 아아 주인님... "/두르나


" 왜? "/슈발츠


슈발츠의 내려다보는 시선이 두르나의 올려다보는 시선과 마주쳤다. 두르나는 다시 눈을 내리 깔고 슈발츠의 가슴에 얼굴을 부볐다.


" 그냥 태이인들과 아글라론드인들 끼리 투닥거리도록 내버려두면 안될까요? "/두르나


" 글쎄다... 내버려두면 스톰이 슬퍼하지 않겠느냐. "/슈발츠


" 주인님께서는 너무 샹냥하세요. "/두르나


" 누가 들으면 진짜인줄 알겠구만. "/슈발츠


" 데헷... "/두르나


그리고 얼마간 두르나를 만지작거리던 슈발츠는 기분이 동했다. 아직도 기절해 있는 미샤 옆에 그녀를 엎드리도록 시킨 후, 후배위로 항문에 삽입했다.


" 아앙!... 주인님... 조아용!...  "


슈발츠의 자지를 괄약근을 동원해 착실하게 조이는 두르나의 교성이 울리며, 방 안의 공기가 다시 농염한 향기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미샤가 다시 깨어났을 무렵엔, 슈발츠와 두르나는 이미 본 궤도에 올라서고 있었다 눈을 뜬 미샤의 눈앞에, 검고 아름다운 얼굴이 보였다. 두르나의 얼굴이었다. 그 얼굴은 보라색으로 물든 채 환희에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아아앙!.. 아응윽!!!... 히악!... "


갑자기 두르나의 입김이 얼굴을 덮는 따스한 감촉을 느끼며, 입가로 침을 흘려내며 히익거리는 두르나의 얼굴이 정신없이 상하로 흔들리는 것을 본 미샤는 처음에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라 눈을 깜박거렸다. 그러다 자신이 슈발츠에게 안겼다가 기절한 사실을 떠올리면서, 곧바로 사태가 이해 됨과 동시에 두르나의 농염한 육향이 코를 찔러 왔다.


" 하, 하으응!... 미, 미샤가... 깨어났어요 주인님... 응윽!...  "


정신없는 와중에도 두르나는 미샤가 깨어난 것을 알아보고 슈발츠에게 보고 했지만, 슈발츠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제 거의 절정의 문턱에 올라 있는 두르나에게 최후의 일격(?)을 선사하기 위해 그녀의 항문에 손가락을 끼워넣었다.


" 히아악!!!... "


프샤앗!...


두르나의 보지가 힘차게 조여짐과 동시에, 보지로부터 성대한 조수가 튀어 올라 절정을 알렸다. 두르나는 과도한 쾌감에 눈을 까 뒤집으면서 전신을 경직시켰고, 다시 크게 한번 진저리를 친 후, 그대로 비실거리며 모로 쓰러졌다.


" 아그그으으.... 으윽... 윽... "


입가로 혀를 내밀고 허덕이는 드로우 미인의 얼굴은 지독하게 농염했지만, 미샤는 공포에 질렸다. 슈발츠는 온데간데 없이, 온통 은색 비늘에 감싸인 반룡인 하나가 막 두르나의 보지에서부터 자지를 빼 내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 아아, 그러고보니 또 변장한다는걸 잊었군. "


슈발츠는 웃으며 엘프의 모습으로 잠깐 돌아 갔다가, 다시 반룡인의 모습으로 돌아 갔다. 그 굉장한 광경에 미샤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을 슈발츠는 재미있다는 듯이 내려다보았다.


" 이게 내 원래의 모습이다. 기억해 두도록. "


뭔가 물어볼 틈도 없이, 미샤는 슈발츠의 손에 허리를 붙잡혀 가슴을 바닥으로 향하도록 뒤집혀졌다. 익숙한 손길이었다. 아직 아까 그에게 범해 졋던 충격에서 몸이 회복되지 않아 손발조차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운신이 여의치 않은 미샤는 슈발츠의 손에 내맏겨진 인형처럼 다루어졌다.


" 아...아그극!... 히악!... "


슈발츠가 보지를 쓰다듬자, 아직 젖은 채로 민감해져 있는 그곳에서 아찔한 쾌감과 아픔이 달려 미샤는 저절로 허약한 비명을 질렀다. 그 아픔에 자신도 모르게 허리 아래를 한번 부르르 떨 정도였다. 슈발츠는 참을성 있게 미샤의 보지를 부드럽게 애무해 주고는 그녀를 등 뒤로부터 껴안아 품에 안았다.


" 히윽!.... 아... "


귀를 살짝 물리자 또 다시 아찔한 충격과 함께 정신이 몽롱진 미샤는 흐물거리며 슈발츠의 품에 체중을 기대었다.


" 그래, 좀 놀랐겠지만 다시 한번 물어보지. "/슈발츠


" 으... 으응?... "/미샤


슈발츠는 미샤의 귀에 못김을 불어넣으면서 그녀의 귀여운 반응을 재미있다는듯이 지켜본 후, 그녀의 귓전에 대고 속삭였다.


" 내 노예가 되겠느냐? "


마침 보지로부터의 아픔이 천천히 쾌감으로 변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방금 전에 범해졌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미칠것 같은 쾌감의 홍수... 성의 대상이 되는 즐거움. 그녀는 남자에게 범해지는 행위에서 초래되는 [쾌감]을 알아버렸다. 흐릿한 눈으로 올려다본 곳에서는 수은 덩어리가 타오르는 듯한 시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은 그의 먹잇감이다. 사로잡힌 상태로 벗어날 수 없다. 미샤는 체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노예... 됩니다. "/미샤


" 노력해서 겨우 자유민이 되었는데, 아깝지 않느냐? "/슈발츠


미샤는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감은 눈 사이로 눈물이 방울져 흘러내려 뺨을 적셨다.


" 상관하지... 않습니다. "


가슴을 덮어 오는 슈발츠의 손길을 느끼며, 미샤는 다시 한번 빠르게 쾌감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느꼈다.


.
.
.



슈발츠는 다섯 가문이 [에스갈란트 5인회]라고 명명된 의회를 구성해 공동으로 통치하도록 하고, 그 의회의 이름으로 슈발츠 상단과 우호통상조약을 맺었다. 상회 지부의 건립과 유지비 보조, 전용 선착장과 창고를 포함하는 편의 조항이 그대로 들어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남은 문제는 에스갈란트 앞바다에 떠 있는 유령선들 뿐이었다. 이 유령선들과는 결국 해전을 벌여 처리할 수 밖에 없는데, 아글라론드 해군으로는 어림도 없었고, 내해 최강의 해상세력이 된 슈발츠가 나서야 했다. 게다가 지금은 날씨가 궂은 우기였다. 당장은 할 수 없었다.


물론 마냥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았다. 슈발츠는 시간을 아끼는 타입이다. 에스갈란트에서 머무는 동안 그는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처리하고 있었다. 난민들을 성벽 안으로 받아들이도록 권고한 것도 그중 하나다. 물론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 따위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냉정하게 계산한 결과였다. 봄이 되면 전쟁이 벌어질 것이고, 수성시에는 손이 많이 필요할 것이었다. 성벽으로 둘러쳐진 에스갈란트 같은 도시를 지키기 위해서는 전투원만 많이 보유한다고 장땡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성을 지키는데 협력해줄 보조 전투원들의 양과 질이 수성전의 성패를 결정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부상자를 치료하고, 무너지는 성벽을 복구하며, 무기를 만들고 수리해 전투원들의 전력을 유지시켜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당연하지만 전투원의 부족을 메꾸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난민들을 위해 필요한 물자들을 나누기 위해 배급제와 공출이 행해졌기 때문에 불만이 높아졌지만, 슈발츠는 공짜로 빼앗지 않았다. 일일이 돈을 주고 사들였던 것이다. 플로라도 자신의 유니콘들과 함께 최대한 협력했다. 냉정하게 계산해서 자선을 베푸는 슈발츠와는 달리, 태이인은 싫어하지만 굶겨 죽일 수는 없다는 인도적인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그럭저럭 에스갈란트가 떨어져 나간 것을 스자스 탐이 알게 되었을 무렵에는 필요한 최소한의 방어 준비 정도는 그럭저럭 할 수 있었다. 태이 측에서는 가장 먼저 [해군]이 공격해 왔지만 몽니를 부리는 수준이었다. 바다로부터의 유령선들의 공격은 시내의 베인과 코수스 사원의 성직자들이 한덩어리가 되어 나서서 해결했다. 슈발츠와 베인 사원과는 전통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요청하지도 않았던 도움이었지만, 사실 사원들도 이제 태이의 언데드 군단의 공격 앞에선 공동 운명체가 된 셈인 것이다. 살기 위해선 뭉치는 수 밖에 없었다. 성직자들의 협조도 있고 해서, 유령선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고 다시 바다로 쫒겨 갔다.


슈발츠는 항복한 놀들도 처형하거나 추방하지 않고 다시 용병으로 고용했는데(에스갈란트에서의 자신의 사병으로), 죽거나 추방될줄 알고 있던 놀들은 이걸 고맙게 받아들였다. 단 이제 그들은 한데 모여 병영에 거주하지 않고 시내 곳곳에 조금씩 분산되었다. 물론 슈발츠가 사들이거나 점유한 태이 귀족들의 소유지를 개조해서 그들을 위한 막사를 만들었던 것이다. 소란을 일으키는 것을 엄벌하기도 했기 때문에, 곧 그들의 군기는 다시 잡힐 수 있었다.


그럭저럭 하는 동안 육로를 통해 세실루아가 이끌고 있는 수송대가 도착했다. 벤프린탈라에서 모집한 용병들, 수성에 필요한 무기와 식량 따위의 필수품들이었다. 알루데시아가 이끄는 전투 함대도 비슷한 시기에 벤프린탈라까지 도착해 있었다. 이 전투 함대를 만들기 위해 슈발츠는 아슬아슬한 도박 같은 짓을 단행했는데, 칼라디나에 대기하고 있던 다섯척의 예비함을 모조리 기존 함대에 분산해 배치하고, 기존의 1~4함대에서 각 두척씩의 전선을 빼서 여덟척으로 이뤄진 함대를 만들었던 것이다.


친위대도 이 여덟척에는 경험이 풍부한 노련한 병사들로만 채우고, 나머지 함대에는 정원에서 약간 미달한 상태가 되었다. 그나마 1함대와 2함대는 여전히 젠타림 해군을 봉쇄하는 임무 때문에 현 상태를 유지하도록 새 배들과 전투원을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모자라는 배들을 맞추고 예비함까지 찍어내기 위해 칼라디나와 펀칼라의 조선소는 풀 가동중이었다.


" 태이 내부는 거의 무주공산이더군요. "/세실루아


" 대신 태이 중앙에서부터 큰 일이 벌어지는 중이니 말이야. 봄부터는 볼만 할게다. "/슈발츠


세실루아는 곧바로 놀 병사들과 태이 난민 중의 지원자로 이뤄진 혼성군을 훈련시키는데 투입되었다. 스톰은 다시 첩자로써의 임무를 맏겨 내정이 수상한 낌새를 풍기고 있다는 테티르로 보냈고, 두르나는 알루데시아와 함께 슈발츠 옆에 남았다. 또한 알루시아의 부재로 1함대의 지휘권은 임시로 발레리아에게 맏겨졋는데, 그녀로써는 처음 맏는 중요한 임무라 잔뜩 기합이 들어진 것이 텔레파시로 전해질 정도였다.


그럭저럭 할 수 있는 대책들이 끝나기도 전에 슈발츠는 다음 문제에 직면했는데, 이번 문제는 에스갈란트에 새로 구성된 [정부]안에서의 알력 다툼이었다. 이것은 무력으로 해결하기만 할 수가 없는 문제였기 때문에, 슈발츠에겐 새로운 도전이 되었다.


베이스 가문의 임시 가주였던 아노라 베이스(Anora Vais 인간 여성 아리크라토스 4)는 스자스 탐의 [쿠데타]가 없었다면 지금쯤 태이 소환술 학회의 일원이 되어 있었을 것이었다. 선대 가주이던 부친이 그녀의 입학 문제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태이를 방문한 도중에 스자스 탐의 쿠데타가 일이 터져 행방불명 되어 버리고 나서 공식적인 유언장도 후계자도 남겨 두지 않았던 덕에 자식 중 가장 연장자인 그녀가 임시 가주가 되었지만, 그 자리가 그리 달가운건 아니었다.


부친의 행방불명 후 거의 1년 동안, 아노라는 새로이 가주로써의 격무에 시달려야 했다. 정치, 특히 뒷면의 정치란건 손대면 손댈수록 빠져드는 수렁과 같아서, 남는건 보람보다는 환멸 뿐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처음 손을 내민건 [그 분]이었다. 머릿속에서 울려오는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땐 자신이 미치고 있는걸로 착각했지만, 아무튼 [그 분]의 의향에 따라 5가문 통합에 참여하고 에스갈란트의 독립을 위해 활동하면서, 그녀는 생의 의미를 찾은 기분이었다.


헌데 [그 분]이 죽어버렸다. 슈발츠라는 내해 인근에서는 모험가라기보다는 군주이자 상인으로 더 잘 알려진 엘프 전사에 의해서다. 게다가 밝혀진 [그 분]의 정체는 언더다크의 물이나 심연에서나 서식한다는 아볼레스. 황당함과 절망감 속에서도 아노라는 살길을 찾아야 했다. 그녀에겐 가문의 가주라는 책임이 있고, 그녀만 죽는다고 다 끝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슈발츠는 상식인에 속했던 듯, 에스갈란트에 주둔해 있던 태이 세력을 일소하고 태이 계열의 두 가문(놀 부대의 지원을 받아 가며 에스갈란트를 지배하던)가지 제거한 후, 에스갈란트의 원래 지배자(라지만 이미 지배권에서 손놓은지가 100년이 넘어가는)이던 다섯 가문들에게 주권을 양도할 셈으로 5인회라는 것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분]이 없이 다섯 가문이 뭉칠 수 있을리가 없었다. 5인회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다른 가주들이 모두 저마다 상대 가문들에 대해 뒷공작을 개시하는 동안, 아노라는 슈발츠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다른 가문들의 지도자와는 달리, 그녀는 슈발츠가 어떤 인물인지 직접 보았다.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마다하지 않는 남자다. 그리고 아주 다행하게도, 지금 그녀는 젊고, 남보다 아름다운 용모를 가지고 있었다.


5대 가문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곤 해도 그들은 이미 패배자이고, 지금 실질적으로 에스갈란트를 지배하는 것은 슈발츠다. 아노라는 슈발츠를 유혹해 가문의 미래를 도모하기로 했다.


문제는 슈발츠에게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이미 그에게 그림자처럼 붙어 있는 두르나와 플로라를 본 적이 있는 아노라다. 그리고 소문에 듣자니 그녀들 못지 않은 미인인 에버미트의 공주까지 아내로 두고 있다고 했다. 그런 남자를 유혹해서 치마폭 속에 넣으려면, 단순히 미소를 지어 보이고 다리를 열어 주는 정도로는 안된다. 적어도 그녀들 못지 않은 자신만의 장점을 어필해야 한다. 어지간한 작전으론 씨알도 먹힐 리 만무하고, 단순히 가지고 놀다 버려지는 노리개가 될 뿐으로써는 몸을 던지는 의미가 없어진다.


" 어떡하면 좋을까... "


자신의 집무실에서 고민하고 있는 동안, 누군가 집무실의 문을 노크했다.


" 누군가? "/아노라


" 접니다, 아노라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집사


" 손님? "/아노라


찾아온 손님은 다름아닌 슈발츠였다. 보통 이럴 때 집주인은 조금 느긋하게 나가는 법이지만, 슈발츠에 대한 모략(?)을 획책 중이던 아노라는 제발 저린 것을 반증이라도 하듯이 한달음에 응접실에 도착했다. 아직 하녀가 차를 내 오기도 전의 일이었다.


" ... "


하녀가 차를 내 오기도 전에 나타난 여주인의 숨은 거의 눈에 뜨이지 않을 만큼 거칠어져 있었다. 슈발츠는 속으로 이 여자도 꽤나 귀엽지 않은가 하고 웃으면서 손님의 예의를 지켜 자리에서 일어났다.


슈발츠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아노라는 그의 등 뒤에 그림자마냥 서 있는 두르나에게 다시 한번 시선을 향했다. 드로우는 원래부터가 매혹적인 종족이다. 거기에 두르나는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본바탕을 가지고 있었고, 스스로를 꾸미는 데도 대단한 노력을 쏟고 있기 때문에 그 미모는 검은 보석마냥 두드러져 보였다.


이런 여자랑 경쟁해야 하는가 하고 아노라는 다시 한번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슈발츠에게 자리를 권하고 앉은 후, 아노라는 자신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고혹적인 웃음을 떠올리며 슈발츠에게 물었다.


" 슈발츠님, 어쩐 일로 이 누추한 곳에까지 발걸음을 하셨는지요? "


질문을 받은 슈발츠는 잠시 뜸을 들였다. 직접적으로 말을 할것인가, 아니면 은유를 쓸것인가를 고민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을 정했다.


" 여러분 다섯 가문이 사이가 좋지 않은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소. 그리고 그 골을 메꿀 방법도 없다는 사실도 지금 실감하는 중이고. "/슈발츠


" ?... "/아노라


아노라는 속으로 뜨끔했지만, 예의 서비스 스마일을 잃지는 않았다. 그녀가 뭐라고 대답할까 속으로 염두를 굴리는 동안, 슈발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 시내의 술집인 [머메이드 횟집]에서 당신네 가문에 속한 하수인 하나가 독살되었소. 아마도 기타 가문의 소행으로 짐작되지만, 물증은 없소. "


아노라는 차를 들고 들어오려는 하녀를 향해 손을 흔들어 물리쳤다. 그녀의 얼굴에선 미소가 사라져 있었다.


"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나는 태이와의 전쟁을 앞두고 이런 식의 내부 항쟁에 낭비할 자원이 없소. 에스갈란트와 태이의 전력 차이를 비교해본다면 도시 전체가 하나로 단결해도 모자란데, 지금 상태로는 절망적이라고 할 수 있지. 그리고 그렇게 되면, 나는 에스갈란트에서 발을 뺄거요. "/슈발츠


" ... "/아노라


"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하시오. "/슈발츠


" 나...아니 우리 베이스 가문이 항상 뒷북만 치고 있는 이유는 슈발츠공 께서 더 잘 아시리라고 봐요. "/아노라


슈발츠는 더 들어 보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감 때문에 아노라는 자신도 모르게 혀로 입술을 축였다. 슈발츠가 떠나버리면, 지금까지 계획해왔던 것들이 모조리 하얗게 백지로 돌아간다. 그리고 에스갈란트는 다시 태이의 땅이 될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한 최악의 경우로, 그녀를 포함한 에스갈란트 전체가 몰살되고 도시 전체가 유령도시가 될 수도 있었다.


" 나는... "


뭐라고 말할까 고민하다가 머릿속이 엉켜버린 아노라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원망스러운 눈길로 두르나를 잠깐 바라본 후, 다시 슈발츠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슈발츠가 눈짓으로 두르나를 내 보내자 마자 아노라는 울 것 같은 얼굴이 되어 다시 의자에 주저앉았다.


" 할수만 있다면, 지금 이자리에서 당신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사정이라고 하고 싶네요. 하지만... "/아노라


" 하지만? "/슈발츠


" 내가 몸을... 아니요, 됐어요. 차라리... "/아노라


슈발츠는 잠깐 혼란에 빠져 있는 아노라의 귀여운 모습을 감상했다. 에스갈란트인들 대부분이 태이와 같은 인종이라 좀 가무잡잡한 피부색에 검은 곱슬 머리를 가졌고 표정이 풍부했지만, 아노라는 북부인 혈통을 이어받은 듯 피부색이 희고 조금은 무뚝뚝해 보이는 구석이 있었다. 느슨하게 곱슬진 갈색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늘어뜨린 모습은 등 뒤의 벽난로에서부터 비치는 모닥불에 반사된 역광 덕분에 충분히 고혹적이기까지 했다.


미모는 충분하지만, 재능은 어떨까. 그녀에 대해 수집한 자료들을 정리해 보자면 아무래도 위저드학 공부를 하려고 했는 것 같았지만 가문의 가주가 된 이후로는 가주로써의 임무에 밀려 내팽개친 듯 했다. 그 동안의 활동 기록을 보자면 주도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사후 처리가 능숙한 타입으로, 야망도 그리 크지 않았다. 이를테면 관료적이다. 이런 수동적인 성격도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젊고, 미인이다. 노예로 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다른 가문의 가주들은 통치 능력 면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다들 한가닥씩은 하는 늙은 생강이라, 완전히 신용할 수가 없었던 슈발츠는 그녀를 자신의 하렘에 입적시켜 통치를 맏겨 보는게 어떤가, 하고 속을 떠보러 온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반응을 보고 결심을 굳혔다.


" 나는 다른 모든 가문을 방문하기에 앞서 여기로 왔소.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오? "/슈발츠


" 음?... 아... 아, 설마?! "/아노라


슈발츠는 아노라의 어리숙하기 그지 없는 반응에 웃을 수 밖에 없었다.


.

.

.

 

-후기-

 

노예는 늘어만 가는데, 시트 작업은 진척이 안되고 있고...

 

설정따위 때려 칠까... 하는 생각이 드는 파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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