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4부 <신들의 황혼> Part 5_21편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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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恐皇) 4부 <신들의 황혼> Part 5_2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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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596 회 작성일 24-01-17 20: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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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의 아침 식사가 끝나기 전에 두르나가 돌아왔다.


" 별다른 점은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뭔가 수상해요. "/두르나


" 어떤 점이? "/슈발츠


" 글쎄요... 뭐랄까 지나치게 아무것도 수상하지 않은 점이 수상하달까?... "/두르나


수상한 일을 꾸미고 있는 집단의 비밀기지에서 수상한 점이 전혀 없다는 사실도 무척 수상한 법이다. 슈발츠는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


용병 모집은 드문드문 계속되었기 때문에, 변신(슈발츠의 경우 변장이 아니라, 정말 변신)을 한 슈발츠가 다른 신분으로 [안전가옥]으로 잠입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 슈발츠가 드러내놓고 침투한 반면, 두르나는 스톰과 교대로 상황의 감시와 플로라와의 연락을 담당하러 숨어들어 슈발츠와 몰래 동행했다. 그리고 플로라는, 그녀의 드루이드적 능력(천개의 얼굴)을 통해 슈발츠의 대역을 담당했다.


기타 가에서 제공했다는 안전가옥은 말이 안전가옥이지, 하나의 큰 저택이었다. 그리고 대기중인 용병들을 위해 갖가지 향락(술, 여자, 도박)을 제공하고 있었다.


" 어르신, 오늘밤은 혼자 보내실 계획인가요? "/여급


조금은 싼티나는 진한 화장을 한 가슴이 큰 여급 하나가 은근히 추파를 던져오는 것을, 슈발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물리쳤다. 확실히 수상한 점이라곤 없었다. 음식과 음료수도 깨끗하고, 기꺼이 잠자리를 같이 해 줄 준비가 되어 있는 여급들은 풍만했으며, 심지어 도박판에서 흔한 속임수조차 없었다. 그리고 그런 [깨끗함]속에서 슈발츠는 두르나가 느꼈던 것과 정확히 똑 같은 수상함을 느꼈다.


뭔가 지나치게 딱딱 잘 맞아떨어져가 오히려 뒤통수가 가려운 느낌이랄까. 찜찜해 하는 슈발츠 앞으로 다시 한명의 여급이 지나갔다. 슈발츠는 그녀를 금방 알아보았는데, 이마에 눈을 가린 안대와 새겨진 붉은 문신 덕분에 기억해내지 못할 리가 없었다.


" 미샤?... "


그녀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는 슈발츠를 알아보지 못하는건 당연했지만, 성 밖에서 봤던 때와는 인상이 판이하게 달랐다. 여급의 차림을 하고 천박한 웃음을 흘리며 용병들과 어울리는 그녀를 보고 이 안전가옥에 대한 슈발츠의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 여어, 여기 있었군... 이쁜이. "/슈발츠


" 어머! "/미샤


슈발츠는 취한 흉내를 내며 미샤에게 다가가 그녀를 뒤에서부터 끌어안고 잡아당겼다. 용병들에게서 그녀를 떼어놓은 후, 슈발츠는 미샤를 데리고 자신에게 배정된 객실로 갔다. 이미 객실 안에 어떤 도청용 장치나 마법 감시도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해 두고 있었던 그는 여급 차림의 미샤를 데리고 방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뒤에서부터 문을 걸어 잠궜다.


" 호호호... 급하기도 하셔라... "


유혹적인 웃음을 흘리며 스스로 침대 옆에 가서 앉는 미샤를 보며 슈발츠는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하는 것을 다시 한번 철저하게 [검사]했다. 그 와중에 그녀가 술을 권했지만 슈발츠는 받지 않았다.


" 아~ 정말 재미없는 분이네. "/미샤


" 그보다 이봐, 당신 얼굴의 문신이 특이한데? "/슈발츠


" 오호호호... 태이 나이트의 문신이랍니다. 뭐 그것도 이제 예전의 일이 되었지만. 그보다... "/미샤


미샤는 무릎걸음으로 슈발츠에게 다가왔다.


" 더 궁금한게... 있지 않아요? "/미샤


미샤는 자신의 옷을 천천히 유혹적으로 벗어 내렸다. 마침내 그녀가 나체가 되었을 때, 슈발츠의 눈에 드러난 것은 군살하나 없이 잘 단련된 여체였다. 여급이라기 보다는 무인다운 그 몸은 뭐랄까 여성임에도 강인한 분위기를 풍겼다. 단련 광인 알루시아나 세실루아, 그리고 발레리아의 몸도 비슷했지만, 미샤의 경우는 농밀한 섹스를 겪은 적이 없는듯 색기는 부족했다.


" 당신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것 같은데... "/슈발츠


" 보긴 어디서 봤다고 그래요... 나는... "/미샤


바로 그때, 미샤의 얼굴이 잠깐 흐려지는 것을 슈발츠는 놓치지 않았다. 무언가가 그녀가 [기억]하는 일을 막고 있는 것이다. 넌즈시 떠 본 것 치고는 괜찮은 수확이었다. 슈발츠는 그제사 어떠한 마법적인 농간도 찾아낼 수 없었던 이유를 깨달았다.


미샤는 일종의 정신 능력으로 제압당해 있었던 것이다.


[두르나]/슈발츠


미샤의 팔을 잡고 그녀를 품에 끌어당기면서, 슈발츠는 텔레파시로 두르나를 불렀다.


[네 주인님]/두르나


[여급과 동침하는 용병 중 하나를 골라 잡아 감시해라. 그가 무슨 수상한 짓을 당한다고 해도 막지 말고, 어떻게 된 일인지 자초지종을 소상히 보고하도록]/슈발츠


[알겠습니다]/두르나


두르나에게 명령을 내린 후, 슈발츠는 끌어당긴 미샤를 침대 위로 내던지듯이 밀어 쓰러트렸다.


" 아!... "


미샤는 탄성에 가까운 작은 비명소리와 함께 침대 위로 두 팔을 머리 위로 한 자세로 쓰러졌다. 그리고 그대로 칩대맏의 쿠션을 붙잡아 당기면서 천천히 슈발츠 쪽을 향해 다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 아아, 어서... "


마침내 드러난 미샤의 보지는 분홍빛의 잘 익은 과육을 연상시켰다. 그리고 그것은 명백하게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 차려진 밥상을 외면하는 것은 사나이가 아니다. 그리고 슈발츠는 사나이다움에서는 랠름에서 둘째가라면 모자랄 인물이었다.


" 아아!... "


" 흠~ "


미샤 위로 체중을 실은 슈발츠는 천천히 자지 끝을 그녀의 보지에 비비면서 그녀의 보지가 점차 더 습기를 머금어 가는 것을 기다렸다. 안그래도 습기를 머금고 있던 그녀의 보지는 슈발츠가 자지를 비비자 그 쾌감으로 분명하게 음액을 분비해 내기 시작했다. 보지 언저리가 온통 흥건하게 젖을 정도로 그녀를 애태운 후, 슈발츠는 삽입했다.


" 아아!!... "


삽입의 순간, 미샤의 보지가 슈발츠의 자지를 끈적하게 조여 왔지만, 역시 성 기술에 단련된 슈발츠의 노예들에 비해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 내 자지를 한번 맛본 여자들은 벗어날 수가 없지... "/슈발츠


" 하악!! 하응!! 힉!... "/미샤


슈발츠가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허리를 천천히 그라인드 시키는 동안, 미샤는 격렬하게 전신을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의 말대로, 슈발츠의 자지에 찔린 부분부터 폭발적인 쾌감이 일어나 그녀의 정신을 송두리째 날려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슈발츠는 마치 작살에 찔린 물고기마냥 격렬하게 퍼덕이는 여자의 움직임을 봉하기 위해 한 손으로는 그녀의 배를 누르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유방을 붙잡았다.


" 아으으!... 하이힉!!!... "


배 위로 자궁이 압박받자 즉시로 작은 절정을 맞아버린 미샤는 보지로부터 조수를 분출했다. 거기에 유방을 붙잡은 슈발츠가 손가락으로 유두를 잡아 비틀자, 이번엔 한층 더 강렬한 절정을 맏은 미샤는 다시 한번 성대하게 조수를 분출해 슈발츠의 아랫배까지 음액으로 적셨다.


" 히아악!!... 하힉!... "


절정에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미샤의 얼굴은 음탕한 요부의 표정에서 혼란된 표정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슈발츠가 자궁 입구를 찔러주자, 그녀는 곧바로 다시 지극한 쾌감에 반응해 환희에 가득찬 표정을 지으며 슈발츠의 허리에 다리를 감아 왔다.


" 아아!.. 아으아!!... 너, 너무 좋아!... 좀더, 좀더어어!... "/미샤


" 아아, 천천히 즐기자고... 밤은 기니까. "/슈발츠


슈발츠는 천천히 조금씩 미샤의 보지 안을 점령해 들어갔다. 조금만 찔러도 격렬하게 반응하는 여전사의 몸은 개발시킬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점점 그의 자지가 깊숙히 찔러 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미샤는 감격과 환희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슈발츠는 벽 건너편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누군가 숨어 있는 것이다. 그대로 미샤를 끌어안고 희롱해 주면서, 그녀가 발광하듯이 자신의 몸에 감겨오는 것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슈발츠는 낌새의 정확한 위치를 특정지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야말로 순식간에 용수철이 퉁기듯이 튀어 올라 벽 안에 오른쪽 주먹을 찔러넣었다.


퍼억!!! 푸스스...


" 쥐새끼 치곤... 크고 하얗군. "


먼지가 가라앉은 후, 무너져 드러나버린 비밀통로 안에 서 있는 염탐꾼의 머리 바로 옆으로 슈발츠의 주먹이 스치고 있었다. 얼마나 슈발츠의 주먹이 빠르고 강했던지, 그 자리에 서서 꼼작도 못하고 있는 염탐꾼의 뺨에는 한줄기의 혈선이 그어져 있었다.


" 이런, 아깝게 되었군. 왼쪽으로 조금만 더 가까웠으면 머리를 아예 박살낼수 있었는데 말이지. "


벗겨져버린 후드 아래 드러난 것은 우윳빛 피부의 턱선이 낮익은 인간 여자, 일전에 그에게 일거리를 소개해 준 베이스 가문의 여자였다. 후드를 제거한 그 얼굴은 제법 미인으로, 약간은 밝은 톤의 갈색 눈동자와 풍성한 갈색 곱슬머리가 어께로부터 물결쳐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를 박살낼 수 있었는데 못해 아깝다]는 슈발츠의 비아냥거림을 들은 그 갈색의 눈동자에는 당연하게도 공포가 드리워져 있었다.


" 아윽!... "


여자가 공포에서 벗어날 시간을 주지 않고, 슈발츠는 그녀의 멱살을 잡고 벽에서 끌어냈다. 그리고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뜨려 제압했다. 그제사 여자는 반항하려 했지만, 슈발츠는 아무말 없이 예리한 단검을 꺼내어 여자의 얼굴 앞에서 한번 휘둘러 보여 주었다.


" 손가락 하나라도 움직이면 재미 적을게야. "


침대 위의 미샤는 슈발츠가 튀어오를 때 받은 충격에 의해 이미 기절해 있었다. 그 옆으로 던져진 여자는 다시 반항해 보기도 전에 찢어진 시트에 의해 입이 틀어 막혔다. 그리고 그녀의 눈 앞에 단도를 박아 넣은 슈발츠는 여자의 귀에 대고 나직히 속삭였다.


" 자 이제부터 진실 게임을 해 보지. 나는 질문하고, 넌 대답하는 거다. "


고개를 돌린 여자의 시선과 슈발츠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비록 엘프로 변신하고 있었지만, 어두운 곳에서 슈발츠의 눈동자가 이글거리는 수은 덩어리같은 안광을 발하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시선을 정면으로 받고 견딜 수 있는 자는 드물었다.


공포에 질려 시선을 돌린 여자의 귀에 대고, 슈발츠는 자신이 알고 싶은 바를 질문하기 시작했다.


" 그럼 첫번째 질문. 너희들, 인간이 아닌 것과 손을 잡고 있지? "


다시 여자는 놀라움이 섞인 눈으로 슈발츠쪽을 돌아보았다.


슈발츠는 간단히 [예]나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만 했다. 따라서 재갈을 풀 필요가 없었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로젓기만 하면 되었으니까. 그가 짧은 심문을 통해 얻은 정보는 다섯 가문이 모두 하나의 [존재(그녀도 그 정체는 몰랐다)]와 계약하고 도시 정권의 찬탈을 꾀하고 있다는 사실과, 감시용 비밀 통로를 따라가면 그 존재가 숨은 장소로 이어진다는 사실, 용병들에게 지불할 생각이 애시당초부터 없었다는 사실 정도였다.


" 착한 애군. "


필요한 만큼의 질문의 답을 얻고 난 후, 슈발츠는 여자의 경동맥을 눌러 의식을 잃게 만들었다. 옆에 기절해 있는 미샤처럼 그녀도 한동안은 푹 잘것이다. 그렇게 감시자를 처리하고 난후, 그는 두르나에게 텔레파시 호출을 했다.


[어찌 되 가느냐, 두르나?]/슈발츠


[에엑... 역시 남이 하는걸 보는건 별로네요. 남자도 별로고. 그나저나 별다른 낌새는 없네요. 아, 잠깐요. 저게 뭐지?...]/두르나


[응?]/슈발츠


[촉수 같은게 방금... 금새 사라졌지만 분명히.]/두르나


촉수라면 촉수 채찍을 휘두르는 두르나가 전문가(?)이니, 잘못 보았을리가 만무하다. 슈발츠는 일리시드를 떠올렸다. 그가 뭔가 말하려는 찰나에 두르나가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남자가 기절했어요. 사정한거 같지도 않고... 아 누군가 방에 들어오네요. 남자 둘이 들어와서 기절한 남자를 끌고 나가네요. 쫒아 볼께요.]/두르나


[조심하고]/슈발츠


[네 주인님]/두르나


슈발츠는 기절한 미샤의 몸을 뒤집어가며 그녀의 나체를 꼼꼼하게 조사했다. 별다른 수상한 점은 없었다. 적어도 정신을 지배한 쪽이 일리시드는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했다. 일리시드의 노예라면 어딘가에 주인이 누군지를 표시하는 표시가 있을 것이니. 슈발츠는 이 정체를 모를 [조종자]가 누굴지 염두를 굴리며 지붕 위로 훌쩍 뛰어올라 천정 안으로 은신해 들었다.


슈발츠는 [남녀상렬지사]가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는 방들을 지나고, 연회장의 지붕도 통과했다. 밤을 다 샐 기세로 연회는 여전히 한창이었다. 지붕으로 돌아 다니니 비밀통로를 찾기가 훨씬 쉬웠다. 슈발츠는 자연스럽게 두르나가 지나간 길을 따라 용병이 납치된 통로를 통해 지하로 통하는 긴 계단까지 도착했다. 아직도 텔레파시가 연결되어 있었던 두르나로부터 놀라움이 섞인 감정이 밀려왔다.


[주인님, 엄청나요! 이건 뭐랄까... 부화장 같아요.]


두르나가 숨어든 곳 까지 도착해 보니, 그것은 자연 동굴에 손을 대어 만든 것 같은 커다란 토굴이었다. 기분나쁜 탁한 녹색의 점액질에 싸여 지붕과 벽에 고정된, 거대한 알 처럼 보이는 타원형 물체가 곳곳에 널려 있었다. 그 가죽질 알 안에는 아마 붙잡혀 온 인간이 있을 것이다. 조명은 아예 없고, 물 냄새와 생선 비린내가 심하게 났다. 머잖은 곳에 지하수가 있음이 분명했다.


물과 알, 그리고 촉수와 정신 지배. 비로소 슈발츠는 자신이 쫒고 있는 것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일리시드보다 질이 나쁘군, 이건... ]/슈발츠


[아볼레스군요...]/두르나


슈발츠는 고개를 끄덕인 후, 필요한 물품을 건네 주고 텔레파시로 두르나에게 새로운 지령을 내렸다.


아볼레스는 일리시드의 물고기판이라고도 볼 수 있는 혐오스러운 지하 생명체다. 주로 심해나 언더다크의 물 속에 거주하며, 일리시드 처럼 뇌 만을 주식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뭐랄까 [비교 우위]인 감이 있지만 딱 거기 까지다. 잔인하고 이기적이며 정신 능력을 통해 지성이 있는 존재를 지배해 부리기 좋아한다는 점에서 일리시드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으며, 선대의 기억을 전승받으며 노화로 인해 죽는 법이 없기 때문에 개체로써는 오히려 그보다 훨씬 더 노련하고 위험한 적수다.


물론 슈발츠는 이미 아볼레스를 대면한 적이 있었다. 멘조베란잔에서의 모험 중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놈은 조금은 어린 개체였던데다 상황이 벌어진 장소가 멘조베란잔 한가운데였기 때문에 홈 어드벤티지(?)를 적용받았던 감이 없잖아 있었다. 지금은 반대로 그가 아볼레스의 소굴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것이다.


또한 아볼레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 어류도 양서류도 아닌 괴생명체는 물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재수없는 정신 조종 물고기가 주로 거처로 삼는 지하 수원지의 공통적인 특징은 [도망갈 구멍이 많다]는 점이다. 직접 파던지 개조를 하던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리고 무척 주의깊은 생물이며, 편집증적으로 자기 보신에 투철하다. 게다가 수명이란 개념이 없다시피 한 덕에, 복수를 위해 수십년이나 수백년 정도 걸릴 계획을 짜는 정도는 눈하나 깜박 않는다.


따라서 당연하지만, 적으로 상종할 생각이라면 절대로 한번에 잡아 죽여야 한다.


슈발츠는 부화장부터 파괴하려고 했지만, 짐 중에서 기름병을 찾아서 꺼내 보니 몆개 안되었다.


" 이걸론 좀 부족하겠는데...  "


찾아낸 기름병의 양으론 너른 부화장 전체를 불태우기엔 모자랐다. 마법으로 하나 하나 알을 태우는건 비효율적이다. 슈발츠는 숙소에 남아 있던 플로라와 알루데시아, 스톰을 불러들여 처리시키기로 했다. 물론 올 때 기름을 듬뿍 들고 오라는 명령을 곁들여.


그 와중에 막 인사불성이 된 여자 하나를 끌고 오던 두명의 [용병]이 누구 손에 죽는지도 모른 채 그 목이 하늘을 날았고, 당연하지만 용수를 날려서 목을 자른건 슈발츠였다. 그는 여자의 상태를 살폈지만, 죽은건 아니었다 어떤 약물에 취해 의식을 잃은 것일 뿐.


부화장을 지나 더 깊은 곳에 이르자, 본격적으로 축축하게 벽과 바닥이 젖어 있는 동굴 통로가 펼쳐졌다. 벽에는 신비한 마법적인 효과를 내는 조각들이 새겨져 있었지만(그것은 아볼레스들이 사용하는 룬이었다) 슈발츠에게는 발동하지 않았다. 슈발츠는 스스로에게 투명화 주문을 걸고, 되도록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하며 점점 더 깊은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내 그는 상당히 거대한 지하 호수에 도착했다. 물가에는 조잡하게 만든 제단 같은 것이 있었고, 검은 후드를 덮어 쓴 네명의 남녀가 그 제단 앞에서 뭐라고 중얼주얼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그들이야말로 아볼레스의 하수인일 것이라 짐작한 슈발츠는 소리없이 그 제단 근처까지 다가갔다. 호숫가엔 모래가 깔려 있었지만, 슈발츠는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았다.


좀 더 가까이에서 들어 보니, 그들의 중얼거림은 제각기 달랐다. 텔레파시 명령을 받는 중인듯, 그들은 저마다 혼잣말로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제단 바로 근처까지 접근한 슈발츠는 잠자코 기다렸다. 지금 그들을 죽여 본들 호수 안의 아볼레스에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당해낼 수 없다고 판단되면 그 물고기는 도망갈 뿐이다. 그에게는 [미끼]가 필요했다.


문득, 슈발츠는 두르나 쪽의 상황이 궁금해져 그녀에게 다시 텔레파시 연결을 했다.


[두르나]/슈발츠


[아 주인님, 이쪽은 준비가 끝났습니다]/두르나


두르나도 이미 호수 인근에 잠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지하 수로의 안까지 염탐할 수는 없었지만, 그럴 필요도 사실 없었다. 그저 아볼레스가 수면으로 떠오를 때만 기다리면 되었다. 퇴로를 차단하기 위해선 그것만으로 충분하니까.


슈발츠가 두르나에게 준 것은 [냉기의 원뿔]마법이 저장된 은제 롯드였다. 젤로나가 강화시킨 그것은 작은 시냇물 정도는 순식간에 얼어붙게 만들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아볼레스에게 사용할 것이 아니라 호수에 사용할 것이다. 호수가 얼어붙는다면 그 물고기는 꼼짝없이 갇히게 될테니. 다만 확실히 처리하려면 대상이 수면 근처에 있어야 했다.


그럼 아볼레스를 어떻게 꾀어 낼까...


문득, 슈발츠는 제단에 모여 있는 네명의 남녀의 정체에 생각이 미쳤다. 그가 몰래 그들 앞으로 돌아가 얼굴을 확인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용병 모집회를 주도했던 귀족들이었다.


마침 그중 하나는 슈발츠를 감시하다가 지금 잠깐 꿈나라에 가 있는 중이었다. 슈발츠는 이걸 써먹을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조용히 제단 앞에서 빠져나와 동굴로 돌아간 후, 자신의 형상을 자신이 기절시켰던 여자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표층 의식을 가장하기 위해 잠시 정신을 집중했다.


그가 여자로 변신한 채 제단 뒤로 천천히 다가가자, 검은 후드를 쓰고 있던 남자가 이쪽을 돌아보며 한마디 했다.


" 늦었군. "/후새드


" 아아, 흥미로운걸 봐서... 말이지. "/슈발츠


[종이여, 의식 준비는 어떻게 되어 가는가?]/아볼레스


머릿속으로 불쾌한 감정이 파고들었다. 아볼레스의 텔레파시는 머릿 속을 긁는것 처럼 표층 의식 전체를 훑고 있었다. 슈발츠가 미리 표층 의식을 따로 꾸미지 않았다면 정체를 들키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과연 아불레스라고 속으로 혀를 내두르면서, 슈발츠는 짐짓 겁먹은 목소리를 흉내내었다.


" 조금만 더 하면 끝납니다, 주인님. "


목적은 아볼레스가 스스로의 모습을 드러내게 만드는 것이다. 적당히 둘러대는 동안, 다시 다른 귀족들에게도 텔레파시가 전달되는것 처럼 그들도 혼잣말을 시작했다. 이 아볼레스는 다섯 귀족 각각에게 따로 텔레파시를 걸고 있었던 것이다. 슈발츠를 포함해 다섯명이 서로 자기가 할 말만 중얼거리는 광경은 무슨 미친 일인극을 보는 듯 했지만, 당사자들은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그 와중에 다시 촉수의 환상 같은 것이 허공에 떠올랐다. 이 편집증 물고기가 직속부하들에게도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슈발츠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하면서 이 물고기를 꾀어낼만한 꺼리가 없을까 하고 궁리를 짜냈다.


그러고 보니 아볼레스들은 마법을 수집하는데 상당히 열심이다. 슈발츠는 여기 걸어 보기로 했다.


" 주인님, 새로이 영입된 자들 중에 약에 취하지 않는 자가 있습니다. 강력한 마법사인듯 합니다. "/슈발츠


떠본 것일 뿐이었지만, 효과가 있었다. 가장하고 있는 표층 의식 위로 텔레파시 충격이 전해졌다. 그 혐오스러운 느낌을 참으며, 슈발츠는 고개를 더욱 깊숙히 숙였다.


[그자를 지하로 꾀어와라. 호수 앞까지.]


" ... 이 비천한 종은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


텔레파시는 거리 제한이 없지만, 직접 정신 충격을 가하려면 아무리 아볼레스라도 상대에게 접근해야 한다. 지하로 불러들이라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슈발츠는 제단 앞에서 물러나 지하로 돌아갔다. 마침 부화실에는 스톰이 도착해 있었다.


" 플로라와 알루데시아는 지하 입구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스톰


" 그래, 네가 날 좀 도와 줘야겠다. "/슈발츠


슈발츠의 설명을 들은 스톰은 고개를 끄덕였다. 곧 그녀는 슈발츠가 변장하고 있던 여인으로 가장하고, 슈발츠는 엘프로 변신했다.


" 텔레파시가 전달되어 올 때, 절대로 대항심을 일으키지 마라, 그것만 명심하면 된다. "/슈발츠


" 네 주인님. "/스톰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슈발츠의 방법은 통했다. 슈발츠와 비슷하게 능숙하게 스스로의 마음까지 가장할 수 있는 스톰이 아볼레스를 잘 속여 넘긴 덕이 컸다. 아볼레스가 슈발츠가 변장한 엘프에게 정신 충격을 쏘기 위해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 슈발츠의 텔레파시 신호를 받은 두르나가 마법봉을 사용했다.


파바바밧...


아볼레스의 껍데기에 살얼음이 씌워짐과 동시에, 그 괴물 물고기 주변의 물이 얼어붙었다. 또한 동시에 슈발츠의 손으로부터 푸른 광선이 발사되어 아볼레스의 신체를 감싸 에메랄드 빛의 역장으로 둘러쌌다. 순간이동이나 차원이동을 막는 [차원의 닻] 주문이었다. 물리적으로도 마법적으로도 탈출할 수 없게 된 아볼레스는 이제 슈발츠에겐 요리하기 쉬운 횟감일 뿐이었다.


" 차앗! "


슈발츠가 날려 보낸 용수가 용으로 변해 아볼레스를 물어뜯으며 함게 뒹구는 동안, 아볼레스에게 충성을 바치던 귀족들은 당황하다가 스톰과 두르나에 의해 제압되었다.


아볼레스는 마법으로 비행술을 시전헤 허공으로 떠올라 도주하려 했지만, 얼어붙은 호수의 얼음이 걸리적거렸던 데다 용수가 가만히 두고 볼 리 만무했다. 텔레파시의 비명소리가 지하 전체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용수가 그 대가리를 물어 뜯어서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자 자주색의 피가 사방으로 튀어 얼어붙은 호수 위로 튀어 번졌다. 슈발츠는 몸부림치는 아볼레스에게로 달려들어 두꺼운 촉수들을 차례로 잘라 내고, 마침내 그 등 위에 올라 타서 아크를 꺼내 그 시위에 활대까지 강철로 만들어진 [철갑]강전을 매겨 심장에 일격을 쏘아 마침내 그 거대한 물고기에게 최후의 일격을 선사했다.


푸르륵!... 퓨퓨퓩!...


아볼레스의 몸이 한차례 크게 부풀어오르듯이 튀어 오른 후 마침내 잠잠해졌다. 화살에 관통된 심장에선 붉은 피가 쏟아져 나오고, 용에게 물어 뜯긴 머리로부터는 보라색의 피가 흘러넘쳤다. 그 괴이한 광경은 슈발츠로써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플로라가 알루데시아의 호위를 받으며 주문으로 부화장에 갇힌 희생자들을 되도록 많이 구출하는 작업을 개시하는 동안, 지상에선 대혼란이 벌어졌다. 아볼레스에게 지배된 자들이 지배에서 풀려나고, 아볼레스에게 기꺼이 충성을 바쳤던 하수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순식간에 저택 내에서는 아비규환이 벌어졌다. 당연하지만 직접 지배를 당했던 쪽이 하수인들이었던 자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숫자가 많았다.


슈발츠는 스톰과 두르나와 함게 아볼레스와 계약했던 귀족 대표들을 포로로 잡았다. 그들을 어떻게 처분할까는 이제 슈발츠 마음이었다. 하지만 신속하게 결정할 필요는 있었다. 아직 도시 내엔 2천에 달하는 놀 병사들이 주둔 중이었고, 슈발츠의 본 목적은 아볼레스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에스갈란트를 태이의 수중에서 빼내는 것이었으니.


" 그럼 일단 변명을 들어 보지. "


저택의 자기 방으로 돌아온 슈발츠는 네명의 남녀를 눈앞에 꿇어앉히고 자신은 자리를 잡고 팔짱을 낀 채 의자에 앉았다. 그제사 그들은 침대 위에 기절해 있는 동료(?)와 나체 상태로 역시 인사불성인 미샤를 보았다.


" 우, 우리는... "/후새드


후새드 기타가 대표로 변명을 시작했다.
.

.

.


-후기-

 

나누어 끊기가 무척 어중간한 단원이 되겠습니다.  대충 즐겨 주시길. 어헛헛헛헛...(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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