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점 1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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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점
<프롤로그>
노트 PC의 화면에서는 붉은 공이 검은 배경 안을 랜덤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중심부에 그려진 목표인 작은 원을 때때로 통과한다.
그것에 때맞춰 미인 OL 누나가 키를 두드린다.
움직이는 공이 원안에 들어온 순간에 키를 누르는 게임이지만, 이게 꽤 어렵다.
공은 방향과 속도를 랜덤으로 바꾸므로, 딱 맞다고 생각한 순간에 키를 눌러도 아무래도 조금 어긋나 버린다.
누나는 대답도 하지 않고 화면을 계속 응시하고 있다. 상당한 집중력이다. 머리도 좋을 것이 틀림없다.
이런 미인에다 머리도 좋은 누나를 지금부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나는 얼굴이 히죽거리는 것을 숨기기가 어렵다.
이 붉고 탱탱한 입술에 나의 자지를 물게 한다고 생각하니 발기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들키지 않을까 조마조마해져 버린다.
그렇다 치더라도, 첫 사람부터 여기까지 잘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원래 나는 점 같은건 믿지 않았다.
분명히 생일이나 혈액형은 성격이나 운명에 아주 조금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과학적 사실로 1월부터 3월의 빠른 생일인 아이는 다른 아이보다 발육이 늦기 때문에 통계학적으로 어떤 차이가 보일 것이다.
반대로 4월생인 아이는 발육이 빠를 터다. 거기에 새로운 환경에서 아직 친구가 생기기 전에 생일이 오므로, 무언가 영향이 있을지도 모른다.
똑같이 여름 방학이나 공휴일이 생일인 아이도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
혈액형도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어릴 적부터 당신은 B형이니까 운운하는 말을 듣기를 계속하고 있으면, 조금은 성격에 영향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모두 확률적인 문제이며, 몇월생이니까 어떻다, 무슨 형이니까 어떻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점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그 정도다.
그 날도 나는 다변량해석의 수업을 받으면서, 아침에 본 별자리 점을 떠올리고 있었다.
믿지는 않지만, 자기 별자리의 운세가 좋다면 웬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그 점의 문장을 생각하는 사람도 매일 큰일이구나 생각한다. 역시 PC를 써서 랜덤으로 말을 만들고 있는 걸까. 게다가, 별자리에 따라 치우치게 나오지 않게 관리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 운세를 수치화해서 그래프로 하면, 옛날에 있었던 바이오 리듬같이 싸인 커브를 그리고 있는 걸까.
겉보기로는 완전히 무관계, 라기보다 비과학과 과학, 양극에 위치하는 듯이 생각된다. 만약 이것을 잘 융합할 수가 있으면, 무언가 굉장한 일이 일어나는게 아닐까.
때마침 지금 받고 있는 수업은 다변량해석. 분명히 다변량해석 안에는 수량화 이론인가 하는 것이 있었다. 많다든가 적다든가 하는 막연한 정도를 수치화하는 이론이다.
그것도 점의 수학화에 쓸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굉장한 발견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하고 있다. 혹시 나는 대발견을 했나.
이런 일을 하고 있을 때가 아냐, 일각이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이 날부터 나는 뭔가 씌인 것처럼 점의 연구에 파고들었다.
조사해 보면 점이라고 해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나의 분류로는, 타로 카드, 수정구슬 같은 것이 나오는 것으로 점치는 우연계. 생년월일, 이름, 혈액형등으로 점치는 데이터계. 인상, 손금등으로 점치는 외모계 등등.
이 중에 우연계는 수치화할 수가 없기 때문에 방치. 외모계도 수량화 이론을 사용하면 집어넣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우선 나중에.
우선은 데이터계부터 착수한다.
가설을 세워서 그것을 수치화, 수식화해 간다.
예를 들어 생일이라면, 4월 2일을 기준일로서 기준일부터의 날짜를 변수로 한다.
정월,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섣달 그믐날 등 특수한 날이 생일인 경우에는 플래그를 세트.
똑같이 여름 방학, 겨울 방학, 봄 방학 중에 생일이 오는 경우도 플래그를 세트.
이것은 생일 파티를 친구에게 축하받을 수 없는 아이는 정확하게 어떤 영향이 나올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이름은 성씨의 전국 순위를 변수로 한다. 이상한 성인 사람은 뭐든 성격에 영향을 받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이름도 전국 순위를 변수로 하고 싶었지만, 이것은 적당한 데이터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서 인명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 중에서 일반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한자(악悪이라든지 범犯이라든지)가 포함되는 경우나, 나의 주관으로 이상한 이름의 경우에는 플래그를 세트.
그 밖에 이니셜이 W.C. 라든지 S.M. 이라든지 이상한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경우는 특별 변수로 세트. 틀림없이 어릴 적에 놀림받았을 것이다.
신장이나 체중은 평균에서의 편차를 변수로 한다.
이런 식으로 조금이라도 성격에 영향을 줄 것 같은 것을, 자꾸자꾸 수치화해서 계산식에 던져넣어 간다.
생년월일, 이름, 신장, 체중, 혈액형이라고 하면 건강진단같다.
병행해서 점의 이론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대학이나 공립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마구 읽었다. 그 밖에도 책방에서 서서 읽고, 넷에서 검색한다.
점의 목적, 수단, 기술 등부터 역사, 배경까지 지식을 찾아다녔다. 덕분에 음력이나 십간십이지 같은 것에도 자세하게 되어 버렸다.
그 밖에도 점의 주변 분야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특히 사기 점에 대해서는 영어의 문헌까지 뒤져서 자세하게 조사했다.
핫·리딩, 콜드·리딩, 바넘 효과(Barnum effect)……. 나는 사기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조사했다.
그런 사기 점에 대해 조사해 가자, 영능사, 신흥 종교, 세뇌로 키워드가 연결되어 간다.
열중하는 성질인 나는 그런 것에 대해서도 깊게 조사해 갔다.
세뇌, 마인드 컨트롤, 최면, 심리학으로 연구의 대상은 넓어져갔다.
거기에 따라서 나의 목적이 조금씩 바뀌어 갔다.
처음엔 점과 수학이라는 상반되는 것을 조합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그것이 새로운 점을 만드는 것으로 바뀌고, 심리학도 집어넣게 되어서, 최종적으로 점을 통한 인간의 마인드 컨트롤로 바뀌는데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럭키하게도 여성은 점을 좋아한다. 아침 TV프로에서는 반드시 점이 나오고, 잡지에는 반드시 점 코너가 있다. 책방에는 점 책이 흘러넘치고 회화에서도 일상적으로 점의 이야기를 한다.
점을 입구로 하면, MC가 잘될 터다.
나의 생각은 확신으로 바뀌어서 연구에 몰두했다.
대학 3학년의 봄에 번뜩여서 연구를 시작한 이래, 4학년이 되어도 연구는 끝나지 않는다.
졸업 논문의 테마도 『점에 있어서의 통계학적 관계와 고찰』로 나의 연구에 맞추었다.
식사, 입욕, 대학의 강의 이외에는 모두 연구에 몰두했다
졸업 논문에서는 같은 세미나생이나 그 친구를 샘플로 데이터를 마구 모았다.
졸업 논문 때문에라는 명목이 있으면 상대도 거절하기 어렵다.
졸업 논문을 진행해도 본래의 연구는 끝나지 않고, 나는 대학원에 진학해서 연구를 계속했다.
대학원에 들어가고 나서는 세미나 후배를 피험자로 데이터 얻기와 실험을 반복한다.
주위에서 보는 나는 공부에 몰두하는 성실하고 어두운 놈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목적은 불순하고 새까맣다. 당연하지만 다른 인간에게 연구의 진정한 목적은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햇수로 4년, 대학원 2년째 초여름, 나의 이론 『MC 점』은 거의 완성되었다.
이 이론은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제일 먼저 점을 MC도입의 입구로 한다.
MC의 최초의 문제가, 대상자와 적절한 장소에서 단 둘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우선 어렵다.
신뢰받고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모르는 인간, 친하지 않은 인간과 단 둘이 되고 싶은 인간은 없을 것이다.
내가 타겟으로 하고 있는 것은 젊고 예쁜 여자 아이다. 남자 따위를 조종해도 전혀 재미없다. 돈 많은 놈에게서 돈을 빼내는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 점에서, 여자 아이라면 이런저런 일을 마음껏 할 수가 있다.
여자 아이가 상대라면, 더욱더 단 둘이 되는 것은 어렵다.
게다가, 나는 초대면인 사람을 상대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아는 사람을 상대로 해서 만일 무슨 일이 있으면, 되돌릴 수가 없게 되어 버린다. 이상한 소문이 나서 대학을 내쫓기기라도 하면 눈 뜨고 볼 수가 없다.
초대면의 여자 아이와 단 둘이 된다. 이 어려운 문제를 점이라면 클리어할 수 있다. 점은 둘이서 하는 것이 보통이다. 친구도 함께 있거나 하는 일도 있을 테지만. 그 경우엔 보통으로 점만 보고 끝내면 된다.
그리고, 우선은 점을 빈틈없이 맞힌다. 이것이 중요. 점을 맞히기 위해서 나는 여러가지 기술을 배우고 닦아 왔다.
뭐100%라고는 안되지만, 상당한 확률로 점은 맞는다.
점이 맞는 것으로 상대와의 심리적 거리가 좁아져서, 신뢰 관계가 생긴다.
여기까지가 제1 단계.
이론의 두번째는 점치는 중의 MC다.
내가 쓰는 방법에서는 점치는 중에 상대를 최면 상태로 이끄는 장치가 들어가 있다.
점이 맞는다→신뢰→최면에 걸리기 쉬워진다→한층 더 점이 맞는다→신뢰가 깊어진다→한층 더 최면에 걸리기 쉬워진다.
이 스파이럴을 반복하는 것으로, 점치는 중에 상대를 최면 상태로 떨어뜨린다.
이론의 3번째, 마지막은 확대 재생산.
MC에 성공한다→나를 점의 명인이라 믿는다→내 취향의 타겟을 소개시킨다→그 타겟은 나를 점의 명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처음부터 어느 정도 신뢰 관계가 되어 있다→최면에 걸리기 쉽다.
그리고 MC에 성공하면, 또 친구를 소개시킨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로 더듬어 가면, 타겟의 확보가 곤란하지 않다.
내가 만들었지만 완벽한 이론이다.
이론이 완성하면 써보고 싶은 것이 남자의 심정.
지금까지는 후배 세미나생을 선배의 강권으로 실험 상대로 하고 있었지만, 아는 사람이라는 것도 있어서 깊은 실험이 되어 있지 않다. 마지막 MC까지는 발을 디딜 수가 없었다. 거기에 같은 인간을 여러 차례 실험해도 데이터의 폭이 넓어지지 않는다.
아는 사람이니까 최저한의 신뢰 관계는 있다. 그러니까 잘되고 있다는 면도 있을지도 모른다.
이 이론은 초대면의 상대에게 통하지 않으면 사용 범위가 한정되어 버린다.
게다가, 우리 세미나는 수학계라는 것도 있어서 여자 아이가 적고, 그 여자 아이도 어울리고 싶다고 생각되는 아이가 아니라는 것도 있다.
그래서 나는 타겟을 찾아 거리에 나왔다.
*핫 리딩 ;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상대방에게 특수한 능력을 통해 리딩을 했다고 믿게 만드는 것. 이때 상대방은 점치는 사람이 자신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온 것이 아니라고 믿고 있어야 한다.
*콜드 리딩 ; 완성되지 않은 문장을 통해 물음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성격이나 상황을 이야기하도록 만드는 것. 상대의 표정이나 몸짓, 말투, 호흡을 살펴본 다음에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져서 답을 유도해서, 마치 상대가 날 잘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기법.
*바넘 효과(Barnum effect) ; 사람들은 보통 막연하고 일반적인 특성을 자신의 성격으로 묘사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러한 특성이 있는지의 여부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으로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좋은 것일수록 강해지는데, 이처럼 착각에 의해 주관적으로 끌어다 붙이거나 정당화하는 경향.
격조했습니다... 이것저것 일이 많아서 한동안 거의 들리질 못했더니만 어느새 막혀 있지를 않나^^;
번역할 거리를 추천해주신 분도 계셨는데 그거 번역도 거의 손을 놓고 있다가 한달을 훌쩍 넘기고서야 겨우 한편을 번역할 수 있었네요^^; 일단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