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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내가 사랑한 아이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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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243 회 작성일 24-01-17 09:4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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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내리실 역은 ㅇㅇ . 종점인 ㅇㅇ입니다. 잊으신 물건 없이 안녕히...


[....?]


왕왕 울리는 실내 방송에 나는 눈을 떴다.


덜컹거리는 차 안. 버스다. 버스 안이다. 살풋 잠이 들었던 걸까.


내려야 할 역은 진작에 넘었다. 결국 종점까지 온 것이다.


[...후우]


저녁의 쌀쌀한 날씨에 입김이 하얗게 서린다.


버스는 마지막으로 나와 몇 남은 승객을 토해내고, 커다란 덩치를 어슬렁거리며 다시 몸을 돌려 달려간다.


음. 결국 종점에서 내려서 깨서 집까지 걸어가야 하는 군.


뭐. 하루 이틀 해본 일도 아니고 자주 있는 일이지만, 왠지 생경하다.


마치 처음 겪는 일 처럼.


-오빠야. 좋았나.


[어 춥다. 빨리 가야지.]


언듯 민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애써 생각 않으려 애쓰며 나는 아직 반 기브스를 한 팔을 휘적거리며 집을 향해 걸었다.


그래. 생경하다. 세상 전부가 다 생경하게 보인다. 색채도. 빛도. 그림자도. 지나가는 차들의 소리들 조차도.


부우웅. 부우우웅.


[...하아.]


주머니에서 전화기 진동음이 울린다.


한참 무시하고 걷다가, 나는 불편한 팔로 전화를 열었다. 원래는 몇 마디 대충하고 바로 꺼버릴 생각이었지만...


[여.... 민수가? 잘 지내나?]


날아온 전화는 전혀 엉뚱한 사람이었다. 민지를 생각했던 나는 이게 누구 목소리인지 잠시 헤메야 했다.


[...총대?]


속칭 총대. 매사에 총대 매고 다녀야 하는 총대. 우리과 oo학번들의 대표다. 학점과는 상관없이 제일 바쁜 녀석이기도 하다.


[그래 임마. 내다. 요새 죽었나? 와 이리 소식이 없노?]


[아. 좀 다칬다.]


[다칬다고? 아. 그렇다카데. 요즘 이리저리 일 많다매? 얼굴 함 보자.]


[...지금?]


나는 반사적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파랗다 못해 남빛으로 보이는 가을 하늘. 저녁해는 이미 저물었고 본격적으로 어둠이 내려 앉을 시간이다. 어지간한 샐러리맨들이라면 다들 집으로 돌아갈 시간.


뭐... 하지만 생각해 보니 대학생들이라면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간이지.


학생의 본분인 수업이 끝나면, 대학생의 본분을 이어간다. 술판. 춤판. 놀이판. 난장판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이판사판.


[그래. 지금. 걍 말 나온김에 바로 보자. 뭐 일 있나?]


[아니. 뭐 그건 아닌데...]


막 집으로 들어가려던 참인데 다시 나가려니 귀찮다. 나는 적당히 핑계를 내어 거절하려 했다.


[혼자 그래 방황할 거 없다]


그런데. 갑자기 총대의 목소리가 착 하고 낮게 깔렸다.


[...방황?]


[그래. 니 힘든거 다 아는데... 일단 얼굴이나 보자.]


[야. 나는 딱히 뭐 방황같은 거...]


[이유도 없이 학교도 쉬고. 사람도 안 만나고. 싸움 해가 팔이나 뿌라묵고. 이기 방황아이가? 어떻노? 그래 상처 입고 다니보이 좋드나?]


[....]


나는 숨을 몰아 쉬었다. 총대가 시시콜콜하게 따지는 말도 그럴 법 했지만. 그보다 더 철렁 하게 만드는 기억속의 말 때문에.


-좋았나. 오빠야.


[...니가...]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갈라진다.


[...뭐 안다고 떠들어 샀노.]


[안다. 그니까 나오란 말이다.]


[뭐라?]


[씨댕아. 와서 이야기를 하든지. 아니면 내하고 싸움을 붙든지. 그도저도 아니면 질질 짜든지. 일단 술이나 이빠이 묵고 생각해라. 계속 그래 골골하게 있으면 사람 빙신된다.]


전화기 저편에서 착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린다. 마치 철 없는 동생을 타이르는 것 같은 진중한 목소리. 막 화를 내려던 나는 한숨을 내 쉬었다.


사실. 같은 학번이라 말 트고 지내기는 하지만, 이 녀석 재수다. 나이가 한 살 많다는 건 사회 경험이 1년이 더 많다는 뜻이다.


[그거 경험담이가.]


[글치. 내가 노친네 아이가. 다~ 듣고 나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기라.]


[나이 마이 무가 자랑이다.]


[시끄럽고. 어여 오기나 해라. 오며는 세대까지는 맞아주께. 여기 ㅇㅇㅇ주점이다.]


[야. 누가 간다고...]


달칵!


확답도 받지도 않고 전화는 끊겼다. 나는 닫힌 전화기를 보고 얼이 빠져 멍하게 있었다.


[휴우...]


그리고 또 한숨을 쉬었다.


계속 그렇게 골골하게 있으면 병신 된다고? 틀린말이 아니다. 저녀석의 말이 맞다. 난 지금.


[분명히 방황중이지. 씨발]


잘 하지도 않는 욕을 내 뱉으며 나는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나는 가는 내내 애를 썼다. 내 머릿속에서는 아까의. 몇시간 전의 그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려 하고 있었으니까.

 

 

 

 



[미. 민지야아아앗!]


부르르르!


지독한 사정이었다. 머리끝에서 발 끝까지 전기가 강타한 거 같았다.


눈 앞을 새하얗게 물들이는 쾌감은 하얀 번개. 번개는 검은 밤 하늘을 하얗게 물들이고, 한줄의 번개는 수천 수백만의 섬광으로 흩어진다.


[헉! 허억! 허으으...]


번개가 멎고, 뇌성도 멎고, 마지막으로 비구름까지 물러가길 기다리며. 나는 신음하며 바들바들 떨었다. 그런데.


[으음... 오빠야...]


울꺽. 울꺽. 쯔읍. 울꺽.


[큭....!]


그런 나를 계속해서 쾌감의 하늘로 밀어 올린다. 민지는 집요하게 공략해 왔다. 내 체액을 마시고, 버섯머리를 깨물고, 기둥과 예민한 옆 머리를 혀로 뱅글뱅글 굴렸다.


[학. 흐악. 칵...!]


툭! 투툭! 부르르르!


그대로 연속으로 사정했다. 여전히 입으로 날 물고 있는 민지는 싫은 내색 한번 없이 계속해서 받아 삼켰다. 나온게 정액인지, 아니면 오줌인지 -아마 오줌일거다. 그대로 지려버렸다- 모르겠는데도. 더럽다거나 거북한 기색 하나도 없다.


[오빠야. 또 했나-?]


오히려 빙그레레 웃고 있었다. 마치 기쁘다는 듯. 혹은 행복하다는 듯. 뺨을 발갛게 물들이기 까지하고.


[어... 어...]


한참이 지나서 나는 간신히 대답했다. 숨만 몰아쉬며.


죽는 줄 알았다. 쾌감도 너무 지나치면 아예 고통스러울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만 내려오고 싶은데도 계속 밀어 올리는 민지 때문에 쾌감의 파도가 끝이 없었다.


우와. 야동에서 여자들이 나죽어. 나죽어 하고 비명 지르는 게 이런거 였나.


[좋았나 오빠야]


[어... 그래. 진짜 좋았다]


[헤헤헤헤...]


기진맥진한 나에게 민지가 웃으며 안겨온다. 1인용 매트리스는 우리 둘이 눕기에 조금 좁지만, 그래서 우리 둘의 몸이 더 꼬옥 밀착된다.


[헤헤. 에헤헤헤...]


[와 웃노.]


[그냥. 좋아서.]


[싱겁기는...]


피식 웃으며 나는 민지의 머리를 쓸어 주었다.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까드득 거리는 아이. 내가 사랑하는 아이. 뺨을 발갛게 붉히고 헤헤거리며 웃는 그 아이는...


[괘안나. 안 더럽나. 뱉지 그랬나.]


후련하기도, 미안하기도 어색하기도 한 기분에 나는 짐짓 책망했다. 그러자 민지는 고개를 살래 살래 내저었다.


[오빠꺼는 안 더럽다. 좋다. 냄새도. 맛도. 맛있다.]


[...머라하노. 내가 음식이가.]


얼굴이 확 달아 오른다. 나는 민지의 머리를 쿠욱 눌러주었고 숨이 막힌 그 아이는 꺄꺄 대며 바둥거린다. 이거 완전히 따끈한 연인사이 처럼 느껴지는데...


쿡.


그때 내 무릎에 뭔가가 닿았다. 닿아? 아니. 찔렀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발을 틀었고, 그리고.


[아!]


[어?]


민지가 후다닥 일어났다. 얼굴을 찡그리며 일어난 민지는, 다시 새빨개져서 푹 주저 앉았다. 그러더니 우물쭈물 몸을 비틀며 내 얼굴을 외면했다.


[아... 이거는... 그냥. 오빠 때문에...]


[응? 머가?]


[아. 아이다. 그냥...]


어물어물 중언부언 하면서 민지는 엉거주춤 일어났다. 그 얼굴에 서린 난처한 기색은 좀전에 있었던 달콤함과는 영 거리가 멀었다.


그건 어색함. 그리고 두려움.


[....!]


그리고 그건 곧 나에게도 찾아왔다. 민지의...


불룩하게 솟은 바지 앞섶 때문에.

 

 

 

 

 


-오빠야. 좋았나.


[하아.]


한숨이 터져 나왔다.


좋았지. 그거 보기 전 까지는. 그러니까.


덜컹덜컹! 덜컹덜컹!


빈 수레가 요란하다던가. 사람이 별로 안타서인지 버스는 유달리 시끄러웠다. 창 밖에 시선을 내 던진채. 나는 그저 멍하니. 버스를 타고 흘러가고 있었다.


(난... 뭘 생각했던 걸까.)


잠시지만. 정말로 잊고 있었다.


민지는 정말 여자 같지만.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럼 이제.... 게이나. 호모나. 이런건가.)


대상도 없이 투덜 거린다.


나를 향해. 혹은 민지를 향해. 내 속에서 생겨난 생각은 나를 찌르고, 민지를 찌르고. 콸콸 피를 터트려 죽어서 없어질 때 까지 찔러대기만 한다.


난 대체 무슨 짓을 한 건가. 아니.


민지는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


(남자가 남자 입에다 싸버렸다. 이거지. 큭큭큭....)


키들거려본다. 거의 소름이 오싹 돋을 만큼의 혐오감. 그리고 공포감이다.


구역질이 나고, 동시에 무섭다.


느껴진다. 난 뭔가 이상한 곳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그걸 멈출 수가 없다.


기분 같아서는 벽에다 머리를 쳐박고. 골통이 깨질때 까지 쳐박아서라도 멈추고 싶다. 그리고 나를 이렇게 몰아가는 민지도. 그 하얀 얼굴의 아이도...


[...씨발. 때릴 데도 없고.]


거기서 나는 푸념했다.


문제는 이거다. 나는... 이 상황이 정말 더럽다. 그런데 이 기분 더러운 와중에서도 걔를 때리겠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싸아하다.


민지는. 내가 좋아하는 여자다. 아니. 여자가 아니지. 어쨌든.


나는 그 아이를 사랑하고 있다.





 

 

 

 

ㅇㅇㅇ주점은 학사주점이다. 대로에서 골목길로 한참 접어들어간 길 안쪽에 자리잡은 허름한 술집.

안주는 후하고, 술은 싸다. 인테리어는 개판에 구식에 낡아 빠졌지만, 대신 주인집 아줌마 아저씨들의 인심이 후한 곳이다.


원래 대학가 주변은 이런 곳이 많다. 가난하고 술은 고픈 대학생. 근심고민은 많은데. 해결 방식을 아직 숙련되게 찾아내지 못한 젊음들이 찾는 곳이다.


[왔다. 노친네 따까리야.]


털썩!


가시를 잔뜩 내뱉으며 나는 마주 앉았다. 혼자서 자리를 잡고 벌써 두병째를 따 마시고 있는 총대. 슬쩍 풀린 눈이 날 보고 킬킬 웃는다.


[한잔 받아라]


[됐다. 부른 이유나 말해라.]


탁.


나는 보란 듯이 녀석 앞에서 잔을 엎어 버렸다.


술은 보통 기분을 좋게한다. 더러는 그냥 취하고 싶어서. 그냥 즐기고 싶어서 술을 마시는 놈들도 있다. 나도 상당수는 그렇다. 기분이 꿀꿀하면 술로 푸는 날도 있다.


[내 오늘은 술 안 마실라 하니까.]


그런데 어떤 날은 안 그렇다. 오늘은 술먹고 푸는 단계를 넘었다. 이런 때는 피한다. 먹었다간 진짜 폭음해서 개난장 부려버리니까.


[...졸 심각하네. 씹쌔끼]


총대는 내 안색을 보고 투덜거렸다.


콸콸콸! 그리고 소주를 물컵에다 부어 버렸다. 한 번에 반병 가량이 꼴닥꼴닥 비워진다.


[니 기분 알았으니까 일단 무라.]


[야. 귓구멍에 좇 박았나. 술 안 먹는다고...]


[무라 안카나. 니가 왜 그 지랄 하는지 안다. 민지 때문 아이가?]


우뚝!


막 발칵하려던 나는 얼어 붙었다. 총대의 말에. 아니 그 내용이 의미하는 것에.


[...짐 머라했노...]


스르륵.


등골에 싸늘한 것이 흘러 내린다. 여전히 취기 가득한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보며. 그러나 어딘가 냉랭한 눈으로 총대가 묻는다.


[인자 앉아 있을 생각 좀 드나?]


[대답부터 해라. 니가... 가를 어찌 아노.]


콸콸콸콸!


총대는 내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두잔. 세잔. 물컵에 차례차례 소주를 따를 뿐.


[들어라. 들고나면 말해주께]


[씹쌔야. 장난 치지 말고...]


[장난? 내 장난 안깐다. 한 입으로 두 말 안한다. 니 이거 다 묵어도 말 안하면 내가 개새끼다. 우리 아부지 개다. 됐나?]


히죽!


싸늘하게 웃는 총대. 나는 녀석의 말에, 그리고 그 박력에 입을 다물었다.


제. 제기랄. 대체 뭐가 뭐 어떻게 된거지?


민지가 어떤 아이인지. 그리고 나와 어떤 관계인지.


이 녀석이 어떻게 알아?



(혹시 다른 사람도 아나? 설마 이미 소문으로 도는 건 아니겠지?)


소름이 오싹하다. 대학가는 넓으면서도 좁다. 남의 이야기는 씹어도 씹어도 질리지 않는 안주거리다. 그 연애가 특이하고 해괴하다면 더더욱 쫄깃쫄깃한 맛이 되어 확대 재생산을 연속하며 퍼져 나간다.


어느 과에 누가 호모니 게이니 하는 소문은, 학교 전체로 다 퍼지는 데 며칠 걸리지도 않는다. 연애는 자유고. 취향은 개인의 것이고, 요즘 들어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역시 사람들의 인식은 인식이다.


일단 한번 퍼지고 나면, 난 다시는 학교에 얼굴 들고 다니지도 못할거다. 아니. 아예 학교를 그만 두게 그 이야기가. 우리 부모님 귀에 들어가게 되면...


(녀석들은 아닐거고...)


나는 일단 내 친구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곧 지워 버렸다. 내가 민지와 교제(?)하는 건 내 불알 친구들에게 조차 비밀이다. 단 한번도. 언급자체를 한 적이 없다.


만약 녀석들이 알았다면 일단 날 붙잡고 뜯어 말리려고 왔지 딴데 발설하진 않았을 거다.


(그런데. 이 녀석이 알고 있다...)


탁. 탁. 탁.


내가 복잡한 심사를 정리하는 동안 녀석이 테이블 위에 소주로 가득찬 물컵 셋을 놓았다.


[세잔이다. 삼배주. 무라.]


[...삼배주?]


[셋이라는 의미. 하나는 내를 위해. 또 하나는 니를 위해. 마지막 하나는 보통 여기에 없는 <우리의 무엇>를 위해인데...]


갸웃. 거기서 녀석은 고개를 기웃거리며 히죽 웃었다.


[뭐 민지를 위해서로 하까?]


드륵! 와자자작!


나는 거세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의자의 강철이 시멘트 바닥을 드득 긁는 소리에 주변의 시선이 몰린다.


[...진짜 죽고 싶나]


나는 이를 갈았다. 더럽다. 기분 더럽다. 일부러 날 가지고 노는 발언이라는 게 뻔히 보인다. 하지만 알면서도 말려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게 최악이다.


그때다. 총대가 킥킥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빨 보이지 마라. 씹쌔야. 꼴랑 고만한 거 갖고.]


(....!)


섬뜩한 느낌에 나는 물러섰다. 머리끝까지 치솟은 분노에 싸늘한 얼음물이 끼얹어지는 기분이다.


총대. 녀석의 취한 두 눈에는 이상한 빛이 서려 있었다.


[민수. 니랑 민지랑 일은 일도 아이다. 진짜 더러븐. 진짜 위험하고 아찔한 비밀... 그런거 갖고 사는 사람도 있다. 그니까... 오바하지 마라. 새끼야.]


그건... 허무. 그리고 광기. 사람을 몸서리치게 만드는 어떤 것.


이거... 대체 뭐야?


[앉아라. 사람들 다 쳐다본다.]


[으...]


털썩!


다리에 힘이 빠져 나는 앉았다. 와들 와들 떨면서 겨우 한마디를 꺼낼 수 있었다.


[니... 뭐고.]


내 목소리는 걸걸하게 갈라졌다.


방금 그건 뭐지? 무슨 영화나 만화에서 나오는 살기냐? 자칫했으면 이 자리에서 오줌 지리면서 주저 앉을 뻔 했다.


숨을 가다듬고 있는데 총대가 손가락을 까닥까닥 흔든다.


[질문이 틀맀다. 보통 이런 때는 <혹시 그 비밀 가진 놈이란게 니 말이가> 이래 되물어야제]


[허.]


나는 기가 차서 녀석을 다시 보았다.


말 장난하자는 거냐? 아니면 농담이냐? 그것도 아니면...


[글나? 그럼 다른 거. 묻지.]


후욱!


나는 얼굴을 굳히고 숨을 몰아 쉬었다.


침착. 침착이다. 상황이 갑자기 생경하게 튄다. 이 녀석은 처음부터 끝까지 날 가지고 놀려고 들고 있다. 그게 아니면...


[내. 왜 불렀노. 니가 나한테 필요한 게 머고.]


머리싸움이라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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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은 작가에게 창작의욕을 솟구치게 합니다.

댓글이 많이 달릴 수록. 그 내용이 알찰수록. 아하. 내 글이 읽을만 하구나. 하는 자신감으로 작가는 더더욱 글에 매진하게 되지요.

 

음. 무슨 말 하는지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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