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예속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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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는 늘씬한 장신의 미녀지만 태욱에게 있어선 귀여운 흰둥일뿐인 에크류아의 머리와
턱을 긁으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태욱은 벌써 두시간째 분장하고 있는 베르치카의 시간감각
과 자신의 시간감각은 매우 틀리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럼에도 재촉할 수는 없었다.
베르치카가 누구를 위해서 이렇게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이는지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태
욱 자신을 위해서 이렇게 시간을 들이고 있으니 비록 질하지만 행복한 기분이였다. 그리고 태욱의
발치에서 자신의 턱을 긁고 있는 손가락을 부드럽게 햝고 머리를 문지르는 에크류아는 기분좋은
표정이였다.
애초에 뛰어난 지성이라던가 빛나는 지혜같은 것은 원하지 않았던 에크류아였다. 태욱을 다시 만
나고 싶었고 그와 함께하고 싶은 것뿐이였다. 정말로 순수할 정도로 동물적인 감정과 반응으로 태
욱을 위해 살아갈 에크류아였기에 이렇게 태욱의 손가락이 자신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기뻣다.
[아르르르릉...]
넓고 긴 개혓바닥이 손가락을 훑을 때마다 아릿한 통증을 느꼇지만 그것은 기분좋은 통증이였다.
분명 화상처럼 몸 속 깊은 곳까지 도달하는 고통이였지만 태욱의 손가락에는 물집조차 잡히지 않
았다. 에크류아의 몸이 내뿜는 열기를 느낄 수는 있지만 통증은 전혀 없었는데 그것은 에크류아가
천사들의 동력원이자 무한의 마력을 만들어내는 천상로를 탑재함으로서 신위에 올랐기 때문이였다
.
본래 켈베로스였을 때에는 지옥로에서 뿜어져나오는 마력으로 인해 그녀가 원하지 않아도 주변을
불태우고 파괴했다면 천상로의 힘은 그녀가 원하는 만큼 확실하게 제어가능했다. 물론 그녀가 내
뿜는 열기는 그녀의 영역에서 흘러나오는 것이기에 그것까지는 제어할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태욱
에게 화상이라던가 불필요한 상처를 입히지 않았다.
인간은 몸에 해가 생기는 일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사소하든 고통으로 받아들이고 거부하려고 했지
만 그것이 몸에 전혀해가 없다면 그어떤 위험도 즐거움으로 받아들 일 수 있었다. 대표적인 번지
점프나 바이킹 같은 놀이기구가 대표적이였다. 만약 안전도구가 없다면 인간은 즉사할 위험한 놀
이지만 안전하다고 믿고 또한 안전하기 때문에 인간이 놀 수 있는 놀이기구인 것이다. 에크류아의
몸은 무척이나 뜨겁지만 전혀 화상이나 부상을 입지 않았기에 그 뜨거움도 태욱에게 하나의 놀이
로서 받아들여 질 수 있었다.
태욱은 그렇게 에크류아를 반바퀴 굴려 배를 손으로 마구주물렀지만 탄력넘치면서도 근력이 꽉차
있는 에크류아의 복근은 지방질이 잡히지 않아서 얇은 피부만이 태욱의 손가락에 잡혔다.
[음.... 에크류아의 식단을 좀 기름기 넘치는 것으로 바꾸어볼까......]
태욱은 자신의 손맛에 너무 달라붙는 에크류아의 복부를 만지며 중얼거렸다. 탱탱하고 탄력넘치는
것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착하고 달라붙는 지방기가 살짝도는 피부와 주무르는 감촉을 가장 좋아하
는 것이다.
[헤헤헤헥...]
에크류아는 복부를 전부 태욱앞에 보이는 것에 흥분한 것인지 연신 혀를 내밀고 헥헥거리며 즐거
워했다. 에크류아에게 있어서 태욱 앞에서의 복종은 결코 굴욕이 아니였다. 오히려 주인에게 굴복
했다는 즐거움이기도 했기에 개로서 최대의 굴복표시인 자신의 복부를 보여줄 수 있었다. 눈처럼 새하얀 머리카락과 몸은 오로지 태욱을 위한 것이였고 영롱하게 반짝이는 노란 눈동자는 태욱만을 쫒아다니고 고정되어있었다.
[아 그런데... 정말 오래걸린다....]
태욱은 누워있음에도 전혀처지지 않는 비인간적인 포탄형의 풍만한 젖가슴은 일부러 만지지 않고
칼로 찔러도 1mm도 들어가지 않을 만큼 탄탄한 복부만을 만지며 시간을 때웠다. 어디까지나 몸을
정갈하기 위해서 스스로 성욕이 폭발할 만한 일은 억제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디까지나 하나같이 다들 남자의 성적판타지를 100%를 넘어 1000%만족시켜줄만한 미녀이자 명기 아내들뿐이니 태욱 스스로가 조절못하면 또다시 난장판으로 바뀌는 것이다. 다만 태욱의 육봉에 길들여진 타락기사 레베카만이 벽 뒤에서 에크류아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뿐이였다.
[....]
오늘 아침 혜연과 요코의 조언으로 단련된 기상페라가 무산되어... 그뒤로도 기회를 찾지못하고 이렇게 구석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정신줄을 놓고 마음 편하게 가진다면 에크류아처럼 재롱을 부릴 수 있겟지만 아무리 자신이 악에 타협했다고 해도 저것까지는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화연의 방에서는 여러가지 옷들이 나열된채 고민하고 있었다. 화연은 베르치카를 만지는 재미에 푹 빠졋는데 그것은 베르치카의 옷걸이가 매우 뛰어났기 때문이였다. 다만 가슴이 자신보다는 작지만 매우 거유였기에 몇가진 선택이 줄어드는 것이 아깝긴 하지만 키도 늘씬한데다가 동양인과는 확연하게 다른 서양인 특유의 기럭지는 치마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지와 악세서리까지 전부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몇일전 쇼핑했던 옷은 물론 베르치카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옷까지 전부 꺼낸 상태지만 아직까지도 고르지 못한 상태였다. 애초에 가지고 있던 옷들은 노출도가 높은데다가 어딘가 팔한짝만 있다던가 사정없이 찢어진 어디까지나 어르신의 눈으로 볼때 무리가 있는 옷이였기에 애초부터 제외됬었고 나머지는 화연과의 쇼핑에서 산 옷에 전부 걸었던 것이다.
[음 그래도... 역시 이옷이 가장 좋을듯 하죠.]
네글리제를 벗고 특대형 브라와 사타구니만 간신히 가리는 브라와 일체형의 검은 팬티만을 입고 있던 베르치카는 화연이 내미는 옷을 받아들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역시... 이게 가장 좋을까...?]
[물론이죠. 어디까지나 오늘 컨셉은 청순함인데다가 태욱님과 동갑이거나 약간 많게만 보이게 만들 거니 이옷이 가장 좋을듯 해요.]
화연이 내민 것은 보라색의 겨울용원피스였는데 목과 손목 치마 끝단에 부드러운 털로 악센트를 준 것이였다. 그리고 그것와 한쌍인 보라색의 베레모까지 있었고 베르치카는 그 옷을 천천히 챙겨입었다.
한국인사이즈로는 베르치카에게 맞는 것이 없었기에 쇼핑한 날 옷을 고르고 사이즈를 재놓아 다시 재단한 맞춤복은 그야말로 그녀를 위한 것처럼 잘어울렸다. 가볍게 화장한 입술과 얼굴그리고 길게 늘어뜨린 적금발의 머리카락의 일부분만을 모아 리본이 달린 머리핀을 꽂아서 화연은 베르치카의 단장을 마무리했다.
그녀의 전남편인 김상극은 그야말로 김상극의 땅이 아닌곳에는 도로가 생기지 않는다고 일컬을 정도로 대한민국 최고의 땅부자였고 거기에 맞는 고급센스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두딸 세연과 혜연이 아주 어릴적에는 이렇게 자주 꾸미고 했었는데 어느새 나이들면서 엄마인 자신의 손길을 거부했던 것이다.
그런데 베르치카를 이렇게 꾸미다 보니 예전의 가락이 살아나면서 화연은 입히는 재미가 붙었다. 어디까지나 베르치카만큼 좋은 옷걸이는 없는 것이였다. 게다가 자신이 이것을 추천하면 일단 입어본다는 것이 중요했다.
물론 그녀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기에 두시간이 넘도록 옷을 입었다 벗었다 했지만 결국 비장의 수단으로 아껴두었던 옷은 마음에 들어한 것 같았다. 화연은 베르치카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재빠르게 말을 꺼내기 시작하였다.
[어때요 마음에 드나요? 일단 이렇게 단색인게 좋아요. 여러가지 색이 섞여 있으면 그만큼 화려하지만 내심 남자들은 또 그런 화려함을 싫어하는 경우도 제법되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이걸 걸으면... 어때요? 좋죠?]
화연은 베르치카의 가느다란 허리를 두르는 금테사슬을 장식처럼 달아놓았다.
[짜잔! 어떠세요?]
베르치카는 팔을 들어 여기저기 자신을 살펴보았지만 아직까지도 표정이 펴지질 않았다. 화연은 다시금 베르치카를 전신 거울 앞으로 이끌면서 말하였다.
[이렇게 양팔을 벌리고 웃어보세요.]
[음...?]
베르치카는 화연이 시킨대로 양팔을 벌리며 웃었는데 그제서야 자신의 모습이 약간 마음에 든듯 표정이 살짝 펴졌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 살펴보는 베르치카의 머리 위에 둥그런 베레모스타일의 모자를 씌웠다. 베레모를 눌러썼어도 풍성한 적금발은 그대로 흘러내리고 본래 옷이 두꺼운 편이라 적당히 몸매를 드러내는 원피스였지만 가슴은 커다랗고 허리는 워낙 얇다보니 눈에띄게 봉긋하게 솟아 있는 가슴이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게다가 170후반대의 커다란 키와 여성스러운 아담한 체구는 조화를 이루며 베르치카의 외모를 한층 빗나게 만들어주었다. 화연은 그런 베르치카의 이곳 저곳을 다시 손보면서 즐거워하였는데 화연은 이제 태욱의 하렘에 충분히 적응한 것 같았다. 역시 여자는 여자였다.
[후웃. 어때요?]
화연은 베레모에 왼손을 가져가서 슬며시 자세를 바로잡으며 거울의 자신을 바라보는 베르치카에게 물었고 베르치카는 나름 마음에 든듯 한결 표정이 밝게 변한 상태였다.
베르치카의 스타일이 워낙 좋다보니 일관된 코디를 하게 되면 어떤 스타일이라도 다 소화해 낼 수 있지만 이번 것은 화연이 확실하게 준비한 카드였던 것이다. 게다가 두딸들이 나름 자신스타일을 고수하면서 하지 못하게된 인형 옷 갈아입히는 재미가 살아났던 만큼 준비도 확실했다.
[좋아보여....?]
[물론이죠. 잘 어울려요. 정말.]
[진짜? 진짜지...?]
[그럼요.]
베르치카는 그녀답지 않게 화연에게 몇번씩 물어보면서 결국 이복장으로 정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사실 평범한 인간을 만나러 가는데 이만큼이나 고민하는 것은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였다. 미치광이 흡혈귀이자 피를 부르는 군주인 베르치카는 악의 마법사집단인 네크로폴리스에서도 난폭하고 전투적으로 유명했다. 네크로폴리스의 지배자이자 연합체 판데모니엄의 지도자인 사울에게조차 경어는 커녕 무시하고 반발하려하는 것이 베르치카인데 고작 인간 하나를 만나러 가는데 이렇게 고민하는 것은 정말 드문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만나러가는 사람은 어쩌면 사울보다도 베르치카에겐 무서울 수 있는 상대였다. 태욱의 아버지나 마찬가지인 사람이였기 때문이였다. 태욱의 기억은 고작 3년 밖에 없었고 2년을 어머니와 김유화랑 보냇다면 나머지 1년을 보낸 것은 최절연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태욱에게 소중한 사람이니 베르치카는 영속의 비법을 염두에 두면서도 내심 불안해앴다. 그렇기에 옷하나 고르는데도 이렇게 오래걸렸는지도 몰랐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처음 느껴보는 압박감이였다. 하지만 결코 싫지만은 않은 기분이였다. 베르치카는 이제서야 정한 복장이 마음에 드는지 거울을 보고 자세를 잡고 있었다.
[후훗, 흐흥. 으흠. 에헴...]
성숙한 외모로 그런 장난스러운 표정을 만들자 화연은 살짝 웃음이 나왔지만 꾹 눌러참았다. 어쨋거나 생각해보면 남자의 시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이것이다. 가끔식 무서운 분위기를 풍기지만 이런 점에서는 자신과 그렇게 다르지 않음을 느끼면서 어쩐시 베르치카와의 거리가 가까워진 느낌을 받았다.
[자아 잠시만 있어보세요 머리를 땋아드릴께요.]
화연은 자신 앞에 베르치카를 앉혀놓고서 머리를 땋아 주면서 연신 놀랐다. 그것은 베르치카의 머리결은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모발이 살아있는 풍성함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나름 자신의 삼단같은 머릿결에 자신이 있던 화연이였지만 베르치카의 머릿결은 그보다 더 좋았다.
[와...... 정말 예쁘네요.]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