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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내가 사랑한 아이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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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318 회 작성일 24-01-17 06: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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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애는 조용했다.
감기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말수가 적은건지 몰라도.
다같이 오락실 갔을때도. 술마실때도. 그다음에 노래방 갔을때도 말 자체를 하지를 않았다. 그래서 순진하게 보였고 나와 친구들은 은근히 걔를 점찍고 있었다.
남자들 속성이란게 대개 그렇다. 여자애들 넷이 있는데 세명이 수수한 차림이고 한명이 도발적이면 그애에게 눈이 먼저 간다. 거꾸로 세명이 요란한 차림을 하고 하나는 수수한 이미지면 아무래도 그쪽에 신경이 쏠리겠지만. 
[민수~ 오늘 대단한데~]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사정이 다르다. 조용한 민지라는 애 빼고, 나머지 세명이 무척 활달하고 적극적이었다. 여자애들은 내 친구들 세명에게 하나씩 앵겨 붙었고, 바로 옆에 말랑말랑한 몸이 달라붙자 내 친구들 얼굴도 헤벌쭉 벌어졌다. 자연히 좀 어려워 보이는 민지 보다는 각각 자기 짝이 된 애들에게 신경을 쏟았다.
[야야. 튄다. 건들지 마라!]
노래방 화장실에서 변기에 조준하고 사격중이던 나는 술로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느끼며 투덜거렸다.
[나도 놀랬다. 야. 여자애들이 먼저 대쉬해올줄은 몰랐는데]
[딱 보기에 좀 노는애들 같이 생겼데 머]
[놀려면 놀줄 아는 애들하고 노는게 정석이지. 저런애들이 뒤끝도 없고 좋다. 이쪽에서 부르면 금방 와주고]
[그러게]
히히덕 거리던 우리. 그리고 언뜻 당연한 수순으로 누군가가 말을 꺼냈다.
[근데. 우짤래?]
[멀 어째?]
[저녁 다됐는데]
창밖으로 어두워진 하늘을 보며 친구가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델구 갈까?]
[어데? 마트?]
[....괘안켔나?]
두놈이 눈에 불을 확 켜고, 나는 조금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글쎄. 괘안을껄? 눈치보니까 쟈들 순진한 아들은 아니다. 가방 하나씩 안 들고 있더나?]
[가방? 아. 머고. 그럼...]
가출한 애들이잖아?
내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래. 어째 아까부터 그게 찜찜하더라. 가방 하나 들고 가출한 애들이라면... 고삐리다. 화장으로 제법 커버하긴 했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야기다.
[그까지는 모르겠는데.]
[상관 없잖아. 그래봐야 기준이랑 동갑인데]
[이 씨발. 죽는다?]
친구 한놈의 말에 다른 놈이 발칵한다.
하기야. 상대가 미성년자라고 우리가 찜찜할 까닭은 없다. 기준이 같은 경우에는 생일이 빨라서 한살 어리게 학교를 들어 왔으니 쟤들하고 동갑이기도 한 거고. 
[머. 우리도 당장 엊그제 고등학교 졸업한 몸이니까.]
[어쨌든 가자그라믄 올걸?]
[...올라나]
내가 걱정스럽게 중얼거리고 친구는 씩 웃었다.
[안되면 그냥 전화번호 주고받고 다음에 보면 그만이지. 그래가 안되면 그거도 그만이고. 멀 그래 빼노? 그라니까 오늘도 재미없게 놀지]
[...그러게]
세수를 하면서 투덜거렸다.
아닌게 아니라 다른 세명은 각각 자기 짝에게 찰싹 달라 붙어서 술먹고 노래부르고 낄낄거리고 있었는데. 얘는 아파서 그런지 원래 성격이 그런지 별로 그런 태를 안내고 있다. 조금 예쁘긴 했지만 내 짝은 같이 노는 재미가 영 아니올씨다였다. 놀려고 왔는데 못놀다니 이게 말이냐.
[순진한 애 같기도 하고...]
[순진한 애가 그런 친구들하고 같이 움직이겠나. 내가 보기에는 다 작전이다 작전.]
[작전?]
[여자아들 진짜 마음에 드는 아 있으면 원래 그 앞에서 조신 분위기 되는거 모르나?]
짐짓 여자마음을 잘 아는 척 하는 친구.
[....아. 그거야 아는데. 지금 쟈가 꼭 그거라고 장담 못한다이가 혹시 또 아나. 그날이라서 그런지.]
그리고 지기 싫어서 허세를 부리는 나.
[맞을걸. 오늘 제일 퀸카가 가 같으니까 잘 땡겨 봐라]
[퀸카는 무슨퀸가. 무슨 돌부처도 아니고]
투덜투덜 하는 소리가 나오고 만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내 친구들 셋이 다 고개를 내저었다.
[퀸카 맞지. 갸가 젤 이쁘드만]
[그렇게 좋으면 네가 짝 붙든가]
[나는 마 됐다. 쟈도 내 좋은 눈친데.]
[니야말로 오늘 잘 해보라고. 아~ 오늘 내 똘똘이가 한건 할라나?]
낄낄거리며 친구가 허리를 불쑥불쑥 앞으로 내밀어 하는 시늉을 했다.
[치아라. 마]
나도 웃으며 세면대에 걸려있던 수건을 집어 던졌다.



우리방에 들어왔을때 마침 민지가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보기보다는 약간 낮은 음정이었는데, 그래서 더 잘 어울렸다. 노래가 패닉의 왼손잡이. 라는 남자노래였으니까.
목소리는 예뻣고. 노래도 잘 불렀다. 조금 의외인것은 이노래에 다른 세 여자애들도 같이 달라붙어서 그야말로 열창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스피커가 터져나가라고 지르는 소프라노와 알토의 소음에 우리는 살짝 귀를 막는 시늉을 했다.
[저노래 무지 부를라고 그라네. 뭔 한맺힜나?]
내가 중얼거리는 소리는 내 귀에도 잘 들어오지 않았다.


너라도~ 내 작은 모습을~ 그냥 모른척해 줄순 없겠니이이이~~
하지만 때론 세상이 뒤집어 진다고~
나같은 아이 한둘이~ 어지럽힌다~ 고~
모두가 똑같은 손을 ~ 들어야 한다고. 그런눈으로 욕하지마~
난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난 왼손잡이야~ 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노래방을 나왔을때는 어두워지다 못해 깜깜해져 있었다. 흘끔흘끔 눈치를 보던 친구녀석이 은근히 작업을 걸었다.
[집에 갈꺼가?]
[음... 오빠들 하는거 보고]
청치마가 애매하게 튕겼다.
[집에 안들어가도 되나?]
[좀 늦게 들어가도 된다.]
안들어가도 된다고 바로 즉답 나온건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승락한다고 봤는지 친구는 실실 웃었다.
[한잔 더 하까? 술 다 깨버렸는데]
[그럼 딱 한잔만]
여자는 살짝 튕기는게 매너고 남자는 일부러 한번 더 땡겨주는게 매너다. 그리고 거기에 넘어가는. 척. 해주는것도 여자의 매너다.
....라는 말을 책에서 보고 내가 떠든적이 있었다. 실천한건 친구들이지만.

 

 

[젠장....]
[잘자래이 민수야~]
[고맙대이 민수야~]
[수고해라 민수야~]
[치아라!]
다 피운 담배빈갑을 집어 던지며 버럭 고함을 질렀다.
여자애들은 살포시 자기 짝들한테 앵겨 있었다. 내짝이 된 민지라는 애도 나한테 엉겨 붙어 있었다.
그래. 엉겨 붙었다. 완전히 인사불성.
[재수졸라없네]
술을 많이 먹기는 많이 먹었다. 우리는 우리대로 한건해 볼려고 여자애들한테 계속 술을 먹였고 걔들도 별로 빼는 기색없이 주는 잔 다 받았다. 그래도 다른 세명은 정신 못차리는 척 하면서도 확실하게 자기 짝한테 착 달라 붙어 있는데 얘는. 진짜로. 레알 아주 골로 가버린 거다. 결국 우리는 여관방을 하나씩 잡고 각각 방으로 들어갔다. 탕탕탕.
[으....]
술때문인지 열때문인지 내 짝지는 완전히 시뻘겋게 되어 있었다.
투덜투덜 하면서 나는 걔를 침대에 눕히고 스웨터를 벗겨낸다음 이불을 덮었다. 열이 오르면 추워한다. 딱히 여자 챙기는 기사도 정신이고 뭐고 할것 없이, 몸 아파서 덜덜 떠는애한테 함 하자고 달려들면 그건 짐승이지.
뻑! 뻐억! 뻑!
담배를 한참 피다보니 뒤가 묵직하다. 나는 대충 티비를 틀어놓고 화장실로 가서 힘을 주기 시작했다. 변비가 좀 있어서 얼굴이 시뻘개지도록 힘을 주고 있는데. 
쾅쾅쾅쾅!
우리방문을 부서지라고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민수야! 나온나! 씨발 좆됐다!]
[어? 머가!]
[민수야! 민수야! 없나! 나갔나! 대답해라! 바로 튀어나온나!]
[내 여기 있다-!]
[민수야! 자나! 정신차리라 임마!]
[임마! 여 있다니까!]
화장실에서 소리를 질러봤지만, 친구들은 내 소리가 들리지 않은 모양이다. 화장실 문에. 여관방 문에. 문 두개를 거치는데다 틀어놓은 TV소리도 있으니까. 
[됐다. 먼저 갔는갑다. 우리도 나가자!]
[씨발. 좆되도 이래 좆되나!]
[오빠야! 잠깐만!]
[씨발새끼야! 꺼지라! 오빠야는 무슨 오빠야! 야 가자!]
쿵쿵쿵쿵... 복도를 뛰어가는 맹렬한 발소리.
"이 머고?"
나는 다소 황당한 기분이 되어서 똥간에 가만히 힘주고 앉아 있었다. 좀 이상하다. 내 친구들이 순진빠끔한 애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자애들에게 막 대놓고 욕을 하는 애들은 아닌데?
[니도 갔나?]
[응....]
[정이 니도?]
[내가 제일 먼저일걸.]
여자애들이 복도에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괜히 미안한 기분이 들어서 찍소리도 못하고 변기에 앉아있는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죄 지은거도 아닌데.
콩콩콩
아까하고 달리 좀 얌전한 노크소리가 방에 울렸다.
[민지야. 자나?]
[응...]
화장실 문 건너편에서 내짝지 목소리가 들렸다. 아까 일어난 소란때문에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달칵. 문열리는 소리가 나고 여자애들의 목소리가 조금더 크게 들린다.
[오빠야들 다 갔다. 니는?]
[응... 몰라. 나도 안보이네]
[아프다고 그냥 먼저 갔는갑다]
[안아파도 갔겠지 머.]
후우-
누군가가 크게 한숨을 쉬는 소리가 났다.
[됐다. 뭐 한두번 당하나]
[그래도....]
[민지야. 우리 속상해서 한잔 더 하러 갈긴데 니도 갈래?]
[아니. 나 그냥 잘란다]
[가시나. 이랄때 꼭 감기 걸리가지고]
[아--머리 만지지 마라 울려서 아프다]
[아. 미안]
여자애들은 뭔가 몇마디를 더 나누더니 목소리가 줄어 들었다. 아마도 말 처럼 자기들 끼리 한잔하러 가는 모양이었다. 내 짝이 한숨 쉬는 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방 안쪽에서 부스럭부스럭 대는 소리가 났다.
긴장되면 더 안나오는게 똥이다. 나는 한참동안 눈치를 살피다가. 그래서 조용해질때까지 기다리다가. 그러고도 좀 더 지나서야 완전히 밀어내기 한판을 끝낼수 있었고. 똥꼬에 말라붙은 것 때문에 휴지를 물에 적셔서 겨우겨우 닦아냈다.
[머고 씨발. 내가 죄 지었나....]
소리죽여 투덜대는 소리가 욕실안에 작게 울렸다.


끼익----
문을 여는 소리가 겁나게 크게 들려서 나는 질겁했다. 조용히 방 안쪽의 상황에 귀를 기울였지만 색색거리는 숨소리 말고 들리는 것은 없었다. 아마도 자는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감기약 먹었지)
술도 짬뽕으로 먹었지만 감기약이 들어간 상태에서 술 먹으면 많이 어지럽다.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저렇게 뻗은거에는 아무래도 몸 상태 탓도 있었던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잠든 애를 살폈다. 열이 올라서인지 얼굴이 새 빨갛다.
덜덜덜덜....
떨면서도 창문은 열어놨다. 아까 내가 네대를 줄담배로 핀 담배연기가 싫었던 모양이다. 환기 시킨 다음에 닫을려다가 잠이 들었나 보군.
그러고보니 환자 옆에 놔두고 줄담배라니. 나도 좀 잘못했군.
방안 공기는 완전히 싸늘했다. 나는 소리가 나지 않게 조용히 창문을 닫고 민지의 이불을 다시 고쳐줬다.
[으....]
이마를 짚어주니 아주 불덩이다. 내 손이 차가워서 기분이 좋았는지 가늘게 신음소리를 냈다. 혀를 차면서 목. 어깨 등을 만져 봤는데 이마는 뜨겁고 몸은 싸늘하다. 정말 큰 병 나는거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휴우.... 별짓 다해보네]
스웨터 안에는 체크남방을 입고 있었다. 목과 등 목언저리는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있어서 그대로 두면 진짜 큰 병 나지 싶었다. 조심조심 단추를 끄르고 남방을 벗겨내자 하얀 브래지어가 좀 작은 가슴을 예쁘게 감싸고 있었다.
[꿀꺽...]
나도 모르게 목으로 침이 넘어간다. 그래도 그렇지 아픈애 두고 머하냐. 그림의 떡이지. 나는 웃도리를 벗고 안에 입은 면티에 코를 대 본다.
"냄새 안 나지? 하긴 오후에 놀러갈려고 갈아입은거니."
티를 벗고 웃도리만 입었다. 그리고 민지에게는 면티를 입혔다. 땀에 젖은 민지의 남방은 벽에 걸어서 잘 마르게 해 뒀다. 이불을 다시 덮어주니 한결 숨소리가 편해졌다.
"젖은 옷을 갈아입히길 잘했군."
바람이 새들어가지 않게 목 언저리의 이불을 꾹꾹 눌러준다. 이제 대충 뭔가 다 정리가 된것 같은데... 그러니 갑자기 한숨이다시 터져 나왔다.
(대체 무슨일이야? 임마들... 갑자기 왜 그랬지?)
욕설과 함께 뛰쳐 나갔던 녀석들.
이상하다. 녀석들이 내 친구라서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보기에도 괜찮은 녀석들인데. 여자애들 한테 쌍시옷 들어가는 욕을 그렇게 퍼붓다니.
"아무래도 좀 답지 않은데?"
[응....]
내 생각은 덜덜 떠는 민지 때문에 다시 끊겼다. 한참 얼굴을 찌푸리고 있던 나는, 어쩔까. 하다가 조용히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휘이. 차가버라-]
내가 다 오싹해 질정도로 얼음덩이 같은 몸이다. 나는 그래도 꾹 참고 안아주었다.
몸이 많이 안좋을때는 사람의 체온이 좋다는 걸 들은적이 있었다. 그게 아니라 해도 아직은 초가을이라 여관은 난방도 틀어주지 않는다. 달리 방법이 없으니 이렇게 안아줄 수 밖에.
쿵쿵쿵쿵!
누가 문을 두드리나? 나는 갸웃 거리다가 헛기침을 했다. 젠장. 내 가슴에서 나는 소리잖아. 
난 부처님 가운데도막이 아니다. 예쁘장한 애를 침대 안에서 안고 있자니 이거 기쁘기도 하고. 뭔가 더 벌이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랬다가는 정말 내가 나쁜놈 될것 같아서 일부러 뒤에서 안았다. 문제는 봉긋한 가슴이 손에 닿아서 갑자기 내가 처한 상황이 심각하게 다가오는 게다.
허이구. 손만잡구 잔다고 그러더만. 내가 진짜 그꼴이냐. 이거 잠이 올수나 있을래나.
(예쁘긴 하네...)
민지. 어슴푸레한 달빛으로 보이는 얼굴은 예뻤다. 낮에 처음 봤을때는 얼굴이 좀 통통해 보였는데, 아마도 그건 감기 때문에 얼굴이 부석부석하게 부어있어서 그랬던 모양이다. 응응하고 앓느라고 가끔 신음까지 흘리니 자꾸만 온갖 생각이 다 떠올라서 나는 눈을 감아 버렸다.
[으응....오빠야...]
"헉...."
심장이 멎을뻔 했다.
등을 보이고 누워 있던 애가 갑자기 내쪽으로 몸을 돌리고 팔로 내 목을 껴 안는다.
허걱. 미치겠네. 좀전에만 해도 흥분되는 상황인데
야야. 가슴이 누르잖아. 야!
[어야.... 정신 드나? 정신 차리라. 야?]
[가지마라 오빠야... 현수 오빠야....]
[어....]
갑자기 가슴이 썰렁해 졌다.
내 가슴에 폭 안긴 여자애. 정신 못차리고 심하게 앓는 여자애.
조금전까지 심하게 뛰던 심장이 조금 조용해 졌다.
[내 잘못했다...가지마라...오빠야...내 잘하께...]
누군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부르는 여자애.
[후우...]
"씨발."
속으로 욕이 나왔다. 나는 목소리를 낮춰 나지막하게 귓가에 속삭였다.
[그래. 내 여기 있다. 그냥 자라. 내 여기 있다]
[응...]
민지가 잠잠해 졌다. 그러면서도 붙잡은 내 옷깃을 놓지 않는게.
왠지. 서글프다.
몇번 더 오빠야 오빠야 부르더니 다시 조용한 숨소리를 내며 그애는 잠든다.
색....색...
조용한 숨소리가 다시 방안에 울리고 나는 오늘 몇번짼지 모르는 한숨을 다시 쉬었다.
씨발....
[그래. 한번 기사도 발휘해 보자]
가슴에 딱 맞게 안겨드는 여자애의 살결에 약간 두근두근 하는 것을 느끼며 나는 질끈 눈을 감고 내 팔을 허리에 둘러 안아 주었다.
서늘하지만 부드럽다.
아까보다 싸늘한 기운이 훨씬 없어진것에 나는 그나마 좋은일 하는거라고 속으로 위안을 삼았다.
콧속으로 스며드는 샴푸냄새가 좋았다.
"미치겠네. 진짜."


잠자기가 참 힘들었다.
너무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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