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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일/번]나의 주부일기 5,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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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434 회 작성일 24-01-16 19:4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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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보니....

 

 

저스스로가 궁금해져서....오늘 하루 꼬박 이것만 붙잡고 있었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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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리운 나의 집

 


에미의 가족은 쇼크를 받았던 에미에게 매우 상냥하게 대해주었다.


외출하려고 하지 않는 에미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내버려두었던 것이다.


나는 기억상실을 핑계삼아 별다른 일을 하지 않고 보냈다.


내 사정을 알고 있는 어머니는 23세의 유부녀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일을 모르고 있어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그 나름대로 대해 주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거기에 기대고 있을 수는 없다.


한사람몫을 다하진 못해도, 최소한의 자기 앞가림은 할 수 있어야 했다.


또, 카츠유키의 부모님이 걱정스럽기도 했다.


외아들이었던 카츠유키를 잃고 어떻게 지내는지 걱정이었다.


여러가지를 고려해, 평일에 카츠유키의 집에 가보기로 했다.


어떤 변명을 할까 여러가지로 고민했지만, 의외로 시원시원하게 외출을 허락해주었다.


어느편이냐면, 틀어박혀 은둔하는 것보다 외출할 마음이 생긴것을 기뻐하고 있는 것 같다.


 


카츠유키의 친가와 에미의 친가는 다행히도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았다.


에미의 친가를 중심으로 각각이 서로 붙어있는 시에 있었다.


근처의 도시이므로 자주는 아니지만, 몇번인가 가본 적이 있어 에미 친가 주변 지리는 대충 알고 있었다.


그 근처는 에미의 부모님도 알고 있는 곳이라 그다지 걱정하진 않았다.


 


곤란한 것은 사토의 집 주변이다.


옆의 옆 도시 지리까지는 알지 못한다.


뭐, 기억상실이니 그다지 신경쓰지는 않겠지만.


 



시기적으로 2.7일(역자 주 : 일본식 추모는 울나라하고 틀린가보죠.....14일후 지내는 기일입니다)이 끝났을 무렵이므로 어느정도 노멀한 옷을 골랐다.


표면적으로는 카츠유키의 친구가 좀 늦게 조문하러 방문했다고 하기로 했다.


항상 다니던 익숙한 역에서 내려 익숙한 길을 걸었다.


1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왜이리 오랜만인것 처럼 느껴지는지.


익숙한 가로수, 때때로 들리던 구멍가게.


그것들 모든 것이 그리웠다.


에미로서 가면 안될것 없는 장소지만, 다시 간다고 해도 그건 에미가 가는 것이다.


이제 두번다시 카츠유키로서 갈 일이 없다고 생각하면 가슴에 뜨거운 것이 울컥했다.


 


예전의 집에 도착하자, 헤매지 않고 바로 벨을 눌렀다.


전업주부인 어머니는 집에 있을테니 연락도 없이 갑자기 방문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가 바로 나왔다.


 


놀랐다.


잠깐사이에 무지 야위어 몸 자체가 작아진 듯한 느낌이었다.


무심코 "엄마"라고 말할 뻔했지만 어떻게든 참았다.


 


"네, 누구시죠?"


나는 현관에 들어가 가볍게 인사를 했다.


"전 이전에 카츠유키 씨와 사이좋게 지내던 사람입니다. 일로 해외에 나갔었는데, 사고를 몰라 실례했습니다. 최근에 알게 되서, 어쨋든 분향이라도 해야 해서 이렇게 찾아뵈었습니


다."


"그렇군요. 그건 카츠유키도 기뻐할겁니다. 어서 들어오세요"


라며 어머니가 반겨주었다.


나는 진짜의 어머니가 권하는대로 구두를 벗고


"실례합니다"


라고 서먹서먹한 태도로 현관에 올랐다.


 


간단한 제단이 일본식 방에 놓여져 있었다.


뭐, 좁은 집이므로 장소는 여기밖에 없었을 것이다.


제단에 앉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때때로 티비쇼같은데서 자고있는 자신의 몸을 공중에 뜬 자신이 바라보던 이야기등이 생각났다.


지금은 그것과는 좀 다르다.


죽어 뼛가루가 되어 버린 자신의 유골함과 위패를 이렇게 살아있는 자신이 바라보며 손을 합장하고 있다.


 



이제 나는 죽어 버렸던 것이다.



그 사실이 간신히 내게 실감되어 느껴져왔다.


눈물이 흐를 것같은 것을 필사적으로 참고 오로지 자기 자신의 유골함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가, 지금은 여자야.


참지 않아도 괜찮다.


 


문득 그 사실을 깨닫고 핸드백으로부터 손수건을 꺼내 꺼리낌없이 눈물을 흘렸다.


카츠유키가 카츠유키에게 분향을 끝마치고, 어머니를 다시 마주보며 정중히 인사를 했다.


 


어느새인가 어머니는 차를 준비하고, 조용하게 권하고 있었다.


나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억누르며 가볍게 인사를 했다.


 


"카츠유키와는 어떤 사이였지요? 괜찮다면 가르쳐 주시겠어요?"


 


본적도 없는 젊은 미녀가 분향을 위해 방문해서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으면 묻고 싶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또, 전업주부이므로 딱히 할일도 없고, 죽어버린 아들의 추억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느정도는 꾸며낸 거짓 이야기를 준비해왔지만,


쇠약해진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그럴 마음은 없어져 버렸다.


돌발적으로 갑자기 커밍아웃이 하고 싶어졌다.



"갑자기 무리한 말씀이겠지만, 카츠유키의 방을 안내해 주실수 없을까요?"


"네?"



무리도 아니다.


너무 놀라 뭐라 대답도 안나오시겠지.


"놀라시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상하다 생각되시겠지만, 잠시후 이유를 말씀드릴테니 방에 들어가도 될까요?"


"후우..."



어머니는 변함없이 어안이 벙벙한 얼굴을 하고 계셨지만, 어쩐지 이유가 있어보이므로 방에 안내하기로 한 것 같다.


만약 남자였다면 절대 안내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젊고 가녀린 여자이므로 이상한 일은 없을거라 안심한듯하다.


아니, 의외로 아들의 옛여자라고 오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쨋든, 여하튼, 안내해 주었다.


어머니는 앞장서서 카츠유키의 방으로 데려가 주었다.



안내될 것도 없다.


2층의 그 방이다.


 



독자이므로 2층은 혼자서 사용하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 왼쪽의 방이 침실이 되어 있다.


오른쪽의 방은 티비나 책등이 놓여있는 거실의 역할이다.


어머니는 거실에 안내하려고 했지만 내가 왼쪽으로 가자고 했다.



어머니는 뭔가 의아해했지만, 가자는대로 침실에 들어갔다.


침실에 들어서자 그날 내가 출근했던 그대로 남아 있엇다.


벗어던진 잠옷대신의 츄리닝.


서둘러 머리를 만지느라 바닥에 널려져 있는 젤 통.


모두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마치 그대로 봉인하려던 듯 손하나 대지 않았다.



이제 두번다시 카츠유키로서 들어갈 수 없는 나의 방.


나는 잠깐 서서 자신의 침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니는 그런 나를 지켜보고 있었지만, 이윽고 입을 열었다.


"여기가 침실입니다."



나는 어머니를 향해 말했다.


"그 책장 위에서 둘째 단, 그래요, 그선반. 거기에 있는 일본 명작 전집의 3권을 꺼내주세요"


어머니는 의심스러운 얼굴이었지만 말대로 그 책을 꺼냈다.


"중간 즈음에 사진이 있습니다. 예, 그거요. 그사진을 버려주세요."



어머니는 내가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멍하니 나를 보았다.


 


"주세요"라고 한다면 아직 의심 받을 것이다.


"버려요" 라고 말한다.


게다가 자신의 사진도 아니고 카츠유키의 사진도 아니다.


어머니도 몇번 본적이 있는 옛날 교제하던 그녀의 사진이다.



"왜 이것을 당신이?"


"이상하게 생각하실 줄은 압니다. 우선 그 사진을 그 탁자위에 놔주세요"



침실은 그리 넓지 않았지만 일단 테이블이 있었다.


어머니는 내심 망설였는지 천천히 사진을 테이블에 두었다.


 


"다음은 그 노트북을 켜주세요."


"네?"


어머니는 너무 뜻밖의 요구에 놀라 이쪽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행동을 하진 않았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이유는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부디 부탁드립니다."


 


거듭 말하자 의심이 가득하면서도 내 말대로 어머니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노트북을 켤줄 모른다.


그냥 서 있을 뿐이다.


당황하는 어머니를 보고 겨우 깨달았다.



"뚜껑을 열어 스윗치를 눌러주세요. 예, 그 버튼을 누르면서 뚜껑을 엽니다. 스위치는 거기 그거입니다."


간신히 어머니는 노트북을 켤수 있었다.


잠시후에 비밀번호를 넣는 화면이 나왔다.



"이제 어떻게?"


라며 어머니가 이쪽을 보았다.


유저명은 자동으로 입력이 되어 있다. 비밀번호만 넣으면 된다.



"거기서 패스워드를 넣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말하며 동시에 어쩔줄 모르는 어머니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나는 자신의 노트북에 패스워드를 넣어 가동시켰다.


아무래도 처분해두지 않으면 안되는 폴더가 있다.


한가할때 질리도록 모아놓은 노모의 사진, 동영상 등이다.


남자라면 늙으나 어리나 다 마찬가지이지만, 이제와서 누군가에게 알려지고 싶지 않다.


변명의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손에 익숙해진 노트북을 조작해 그것들이 있는 폴더를 삭제하려고 했다.


그러자 놀란 어머니가 나를 멈추었다.



"뭐하는거에요. 마음대로 만지지 마세요!"


라며 나를 밀치려 했다.



할수 없이 나는 그중의 파일 몇개를 열었다.


몇장의 에로사진이 뜨자 어머니는 망연자실한듯 그것을 보았다.



"이런게 누군가에게 보여지면 일생의 수치입니다. 혼마 카츠유키는 변태였다는 낙인이 찍히기 전에 지울 필요가 있습니다."


어머니는 대답도 없이 다만 수긍하는 고갯짓을 했다.


어머니가 제지하지 않았기에 나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완전삭제를 실행했다.


사실 완전 포맷을 하고 싶지만 최소한 이정도만 해도 된다.


본래라면 아까운 생각이 들겠지만, 지금은 전혀 아깝지 않다.


왜냐하면, 그러한 2차원의 그림, 동영상보다 훨씬 아득하게 매력적인 몸을 언제라도 마음껏 보고 만질수 있기때문이다.


워낙 대량이라 삭제하는 것도 꽤 시간이 걸렸다.


어떻게든 하고 싶은 것은 끝마쳤다.


나를 버린 여자인데도 버릴수 없었던 그녀의 사진은 지금 버린다.


창피당할게 당연한 에로 데이터는 사라지고 없다.


혼마 카츠유키의 수치는 이제 별로 남은게 없다.


만약 있다고 해도 이 두가지에 비하면 별게 아니다.


일단 나의 수치는 어떻게든 처분했고 뒤는 어머니에게 알아내야만 한다.



나는 진실을 말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어떤 말을 해도 엉뚱한 이야기고, 설득이 가능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일단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 하기로 했다.


나는 어머니에게 다가가 최대한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의심스러울거라 생각합니다만, 이제 말씀드릴께요"


어머니는 대답도 하지 않고 이쪽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우선 여러가지 보여드린 것은 제가 혼마 카츠유키 본인만이 알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입을 다문채 수긍했다.



"왜 내가 엄마조차 모르는걸 알고 있냐 하면............"


나는 잠시 숨을 들이마시고 단번에 말해버렸다.


 


"그건 내가 카츠유키이기 때문이야. 엄마"



도중부터는 무심코 예전의 말투가 나와버렸다.


어머니는 예상대로 딱 입을 벌린채 멈춰있었다.


 



뭐, 예상대로이다.


갑자기 이런 말을 듣고서, "네, 그렇군요"라고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나는 어머니가 반론을 하기전에 이야기를 계속했다.


"믿을수 없는 것도 무리는 아닌데, 나도 아직 반신반의하고 있어, 그렇지만, 이 여자의 몸에 있는 것은 내가 맞아"



한호흡에 나는 계속했다.


"그날 전철에 쳐지기 직전에 의식을 잃었고, 정신이 드니깐 병원에 있었어, 그리고 이렇게 되버린거지. 이유는 전혀 모르지만, 나는 혼마 카츠유키야, 믿어줘, 엄마."



나는 어머니를 가만히 보았다.


어머니는 잠깐 멍해졌지만 겨우 입을 열었다.


"카짱.......카짱이라고?"


"그래 나야, 엄마"



어머니는 당분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얼굴표정이었지만, 순간 얼굴을 조이며 단언했다.


 


"어디의 어느분인지는 모르지만, 너무하지 않습니까? 아직 아들을 잃어버린지 한달도 안됐어요. 아니 몇년이 지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돌아가주세요!!!"



어머니는 문을 가리키며 일어서 화를 냈다.


 



뭐, 예상했던 대로이다.


그것이 보통 사람인걸.



오늘은 이정도로 해두자.


나는 일단 돌아가기로 했다.


앗! 하나 잊어먹었다.



"하나 잊고 있었네, 책상 서랍 맨 윗칸의 만년필 아버지에게 돌려줘, 대학 리포트 쓴다고 빌렸었는데 결국은 그냥 볼펜으로 썼네. 아버지께 미안하다고 전해줘요"



나는 어머니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방을 나왔다.


뒤쪽에서는 서랍을 열어 뭔가 찾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나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가장 안쪽에 있을거에요"


라고 외쳤다.


계단을 다 내려가자 위에서


"카짱!"


하고 외치는 소리가 났다.


나는 무심코 평소대로


"아? 뭐?"


라고 대답했다.


어머니는 분노와 슬픔이 섞인듯한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스스로 돌려줘. 귀찮은 일만 나한테 시키지마!"


나는 계단위의 어머니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에이, 또 잔소리야, "작은일도 제대로 못한다"는 말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야"



"응, 또 올께요"


하며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자 또 어머니의 소리가 들렸다.


"풍월당의 쇼트케익을 사다 놨어, 먹지 않을래?"


나는 딱 다리가 멈췄다.


내가 무엇보다 좋아하는 음식이다.


나는 여느때처럼 되물었다.


"몇개?"


어머니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후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10개로 정해져 있잖아, 너 3개는 한번에 먹잖아"


풍월당의 케익에 대해 듣고 입다물고 돌아갈수는 없다.


나는 속공으로 냉장고에 가서 케이크 상자를 맘대로 탁자에 꺼내 마음대로 먹기 시작했다.


2개째에 들어서는


"차!!!"



라고 외쳤다.


그러자 재빠르게 컵에 보리차를 따라주었다.


우리집에서는 일년내내 주전자 가득히 보리차가 담겨져 있다.


그 유래는 잘 모르지만 항상 그랬기때문에 나로서는 차라고 말하면 보리차로 실온에 식혀져 있는 것을 말한다.


물론 조금전과 같이 녹차를 마실때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보리차를 마시는 일이 많다.



나는 답례도 없이 단번에 마셨다.


그리고 3개째에 손을 뻗다가 멈췄다.



미심쩍은듯 어머니가 나에게 물었다.


"왜? 먹지 않는거야?"


나는 마음대로 2잔째의 보리차를 마시면서 대답했다.


"들어가지 않아, 이몸은 벌써 배가 불러버리거든"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는 내 온몸을 살펴보았다.


"그렇구나, 대단히 작아졌네"


"그런가?"


나는 일어서서 자신의 몸을 둘러보았다.


순간 돌연히 어머니가 나를 꼭 껴안았다.



"....카짱...카짱...정말로 카짱....."



나는 어머니와 얼싸안으며


"아, 걱정시켜서 미안해"


이렇게 말했다.


 


한참을 그렇게 서있었다.


어머니는 언제까지라도 나를 꼭 껴안고 작은 소리로 무엇인가 말했다.


그리고 또 강하게 나를 꼭 껴안는다.


정신을 차리자 어머니는 나의 손을 양손으로 잡은채 이쪽을 보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사고난 직후부터 지금까지를 가능한 상세하게 이야기 했다.


대충 이야기가 끝나자 어머니는


"그런 일이....카짱도 큰일을 당했구나"


라고만 말하고 또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렇다,나 엄마한테 부탁이 있어"


"부탁? 뭐?"


"그게 말이야....생리는 어떻게 처리하지? 화장은?"


"........하아?"


어머니는 다시 어이없는 표정이 되었다.


사정을 설명하자 어머니는 자지러지게 웃은 후 정중히 가르쳐주었다.



"그래서 생리는 언제 시작되는거야?"


"모르겠는데."


"안되겠구나, 그래도 여자야?"


"이상한 얘기긴 하지만, 여자가 된지 겨우 반달인걸"


"그렇다면 그렇지만, 지금까진 생리가 안나와 다행이군요"


"정말 다행...하지만 계속 불안했다구"


 


어머니는 달력을 보며 말했다.


"그 자살 직전에 생리가 끝났다고 하면, 앞으로 일주일이내인가"


"그 패드는 언제부터 사용하는거야?"


"어, 아 저거, 사실은 대개 너정도 되면 대충 상상이 될텐데"


"에엣!"


"쇼크를 받거나 피곤하거나 하면 날짜가 틀려지니깐 뭐라 말할순없지만 다음주쯤이면 시작할거 같은데"


"그러니깐 어떻게?"



어머니는 일순간 멍한 얼굴이 되어 말했다.


"그런가, 처음이구나"


"그러니깐 아까부터 말했잖아"


"미안,미안, 그모습을 보고 있으면 무심코"


어머니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잠깐 이쪽으로 와"


라고 엄마의 침실로 이끌었다.



방에 들어가자 나는 어머니에게 물었다.


"뭐?"


"바보같구나, 넌"


"뭐가?"


"사람의 눈이 어디서 보고 있을지 몰라, 하물며 너같이 젊고 예쁜 아가씨는 아무리 주의해도 지나치지 않아, 보통 남자의 음란함은 네가 잘알고 있지?"


"네, 네"


"네는 한번만"



나는 예전부터 실컷 듣던 잔소리를 다시 듣게돼


"네네" 대답하며 웃었다.


어머니는 그런 일 상관하지 않고


"팬티를 벗어"


"응?"


"빨리 벗지 않으면 붙일수 없잖아"


"아, 그런가"



패드를 붙이는 방법을 실습시켜줄 생각이다.


나는 스커트를 풀고 팬티를 단번에 내려 발을 꺼내려 했다.


당황하며 어머니가 말했다.


"바보야. 전부 벗지 않아도 괜찮아, 무릎 위까지만 내려"


"그런데 벗으라고 했잖아"


나는 대답하면서 다시 팬티를 무릎위까지 끌어올렸다.



꽤나 매력적인 광경일테지만 상대는 어머니이고 나도 이미 많이 보아 익숙해졌으므로 별 일은 없다.


어머니는 그런 나의 불평에도 관여하지 않고 지도를 시작했다.


"좋아, 여기가 안쪽, 그리고 여기가 앞이야, 그래 이렇게 붙여"


라고 실제로 여성기에 맞추어 가르쳐 주었다.


내가 그대로 팬티를 올리려 하자


"뭐하는거야"


"뭐가?"


"매번 누구한테 도와달라고 할꺼야?"


"아? 그건 그렇지만, 자, 이젠 어떻게 하지?"


어머니는 질린듯한 얼굴로 말했다.


"여기와 여기에 씰이 있지? 이것을 벗겨서 붙여. 그러면 여기하고 팬티하고 붙으니깐"


"에, 그렇구나, 몰랐어"



어머니는 다시 말했다.


"당연히 알고 있겠지만 떼어낼때는 반대순서로"


"응응, 해볼께"



나는 어머니에게 배운대로 실행해 무사히 장착(? ㅋㅋ) 할 수 있었다.


무사히 마무리 하고 다시 스커트를 입으려 하자 또다시 꾸중을 들었다.


"뭐하는거야, 떼어내는 것도 해봐야지. 당연한거 아냐"


"알았어요"


나는 순순히 다시 팬티를 내렸다.


힘차게 내렸으므로 여성기로부터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내며 패드가 벗겨져 나는 무심코


"이크"하고 비명을 질렀다.


재빠르게 어머니가 쿠사리를 주었다.



"바보구나. 여자의 저기는 남자와 달리 민감해.계속해봐"


"아...윽"


"뭐, 난폭하게 하면 네가 아픈 거지만"


"."



내 항의에는 상관없이 어머니는 계속 진행했다.


"떼어내면 여기를 이렇게 해, 그렇게 이 테이프로 말아, 해봐"


"에, 으음"


나는 들은대로 패드를 전용 테이프로 감았다.


그것을 보는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건 화장실의 쓰레기통에 넣어, 아무데나 버리면 안돼"


라고 말해줬다.


뭐, 그정도는 알고 있다.


"알고 있어, 그정도는"


"어떻게 알아!"


나는 질린 표정을 했다.


"남녀공용 화장실이 있잖아"


"아, 그런가, 틀림없이 네가 여자화장실이라도 훔쳐본줄 알았어"


"하아..."


 


뭐 들어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지는 않지만.



대충 가르치는게 끝난 어머니는 한숨을 쉬었다.


"아휴, 몇살이 되어도 손이가는 아이구나"


그것을 들은 나는 싱글벙글하면서 말했다.


"에,,,수고하는 김에 한가지만 더"


"하나더? "


"응, 화장을 가르쳐줘"


"화장?"


"응, 해본적도 없고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그렇다면 그렇지만..."


어머니는 크게 한숨을 쉬면서 나에게 메이크업의 지도를 시작했다.



"최근 방식은 몰라"


라면서 하나하나 자세하게 가르쳐주었다.


좀처럼 기억하지 못하는 나에게 꾸중하면서, 그런데도 자상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끝나고서는


"이제 없는거지?"


라며 지친얼굴로 나에게 물었다.


 



"응,....일단은 여기까지"


강습회가 끝나고는 차를 마시자고 하여 부엌으로 돌아갔다.


아무생각없이 식탁에 앉으려 했더니 윗도리의 옷깃을 잡혔다.


그리고 어머니는 선생님처럼 말했다.


"왜 앉으려고해? 네가 준비를 해야겠죠?"


"왜 내가?"



어머니는 어디선가 본것같은 행동으로 집게손가락을 흔들며


"여염집의 아가씨겠지? 게다가 주부. 빨리 해보세요"


"에엣!"


불평을 하면서 차를 마실수 있게 더운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적당히 이제 부어도 되겠다 싶었을때 지도가 시작되었다.


그것도 주전자로 물을 따를때 부터였다.


무사히 차를 넣고 끝날때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뭐, 덕분에 하나 더 배웠지만.



겨우 끝났을 무렵 벌써 점심시간이었다.


나는 일부러 벽시계를 보고선



"아,. 벌써 시간이 됐네"


라고 아우성 쳤다.


잘하면 초밥이라도 시켜먹을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을 들은 어머니는 목을 갸우뚱하며 매우 귀엽게 단언했다.


"그렇구나, 자, 만들어볼까?"


"에? 만들어? 설마........나?"


라고 자신을 가리켰다.


어머니는 당연한듯이 품위있게 수긍했다.


 


 


.................이제 다 내차지다.


또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불평을 하다가 겨우 식사를 할 수 있게 된건 1시가 넘어서였다.


늦은 점심식사를 둘이서 먹으면서 혼자말처럼 어머니가 말했다.


"갑자기 딸이 생긴 기분이야"


"응? 딸? 그렇다면 그런거지만"


"너 이제 유부녀니깐 그 말투좀 어떻게 해봐요. 책상다리로 앉지 말고"



탁자 아래까지 체크하는 중 이었나.


확실히 스커트를 위로 치켜 올리고 책상다리로 의자에 앉아있긴 했지만.


 


확실히 팬티가 훤히 들여다 보인다.


정말 여자는 귀찮다.


그 후 아니나 다를까.


설겆이까지 배우게 되어 대충 끝난 것은 오후 3시가 될 무렵이었다.


이대로 여기에 있다가 3시의 간식까지 준비하게 되면 큰일이다.


나는 서서히 배우기로 했다.



"진짜, 이젠 돌아가야해, 저쪽의 엄마도 걱정할거구"


그것을 들은 어머니가 일순간 깜짝 놀랐지만, 곧바로 웃으며 말했다.


"그렇겠네.이제 돌아가야지"


"또 올께"


내가 다시 어머니의 지도로 메이크업을 고치고 현관으로 향하자 어머니가 불러세웠다.


나는 "뭐?"라고 되물었다.



"넌 이제 어떻게 할꺼니?"


"어떻게는 아직 자세히 결정하지 않았지만"


"이대로 에미라는 아이로 사는거야?"


"우선은 그럴 생각, 그 앞은 모르겠는데....왜냐면 유부녀이고, 여자는 마음의 준비가 됐지만, 유부녀 역할은 할수 없어"


"그래요"


밤의 일, 즉 섹스에 관한 얘기란건 암묵적으로 알았다.



"저쪽 부모한테는 사실을 이야기 할거야?"


"저쪽이란건 에미의 친부모님?"


"그렇지"


"일단 얘기하지 않을 생각이야"


"어째서?"



나는 한숨을 내쉬고 어머니에게 설명했다.


"내가 카츠유키라는 증명은 가능하지만 에미가 아니라는 증명은 어려워"


"왜?"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의 증명이 곤란하고 최악의 경우 이중인격으로 몰려 정신병원행이 될거란 설명을 했다.


간신히 납득한 듯이


"따져보면 그렇네요"


라고 어머니가 대답했다.


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렇지만, 때를 봐서 남편한테는 얘기하려고 해. 왜냐하면, 아내 역할은 할 수 없고, 최소 별거나, 할수있다면 이혼할 생각이야"



그것을 들은 어머니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래요, 그럴 수 밖에 없을지도"


라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구두를 신고 있는데


"말투는 조심해"


라고 좀전의 주의를 반복했다.


나는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오늘은 완전히 실례가 되어 죄송합니다. 어머니께는 여러가지 배움을 받아서 매우 공부가 되었어요. 또 근처까지 왔을때에 다시 들리겠습니다. 실례합니다."


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것을 본 어머니는 웃으며


"하면 할수 있군요"


라고 즐거운 듯이 말했다.


"아니에요. 어머님도 참. 농담이에요"


하며 나는 손등으로 입을 가리며 예의바른 숙녀처럼 호호 웃었다.


그것을 본 어머니는 무심코 진저리를 치며


"아...춥다" 라며 떨었다.


"내가 말할때는 몰랐는데"


"이봐요, 또!"



결국 한손을 올려


"응, 또올께요"


라며 현관을 나왔다.



집아 나와 역으로 가면서 에미의 친가에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걱정하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누구의 휴대폰인지는 잘 모른다.


그냥 나한테 주어졌기에 그대로 가져왔다.


뭐, 요즘 휴대폰이야 흔한 거지만.



아니나 다를까, 벨이 울리자 마자 어머니가 받았다.


귀가 따가운 하이톤의 꾸중을 대충 듣고서 현재 위치와 귀가 예정 시간을 보고하고 전화를 끊었다.


내가 살던 집은 역과 가깝고 전철도 한정거장이므로 금방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역까지의 길에서 다양한 사람과 스쳐지났다.


쇼핑다녀오는 주부.


학교에서 돌아오는 학생.


업무중의 샐러리맨.



올때와 틀린 점은 그 사람들 모두 한결같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지나친 후에도 모두 되돌아보고 있는 것이다.


처음은.


"뭐야? 무슨일인거지?" 라고 생각했지만


모두 내가 너무 미인이라 정신없이 보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올때는 노 메이크업이었고 웬지 모르게 기운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르다.


확실히 화장을 하고 있고 무엇보다 어머니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심신이 모두 충실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외관은 둘째치고 내용물은 남자 그대로이다 보니 아무래도 걷는 방법이 성큼성큼 걷게 되어 약간의 캐리어 우먼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때문인지 다행히도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


 



바람에 휘날리는 내츄럴한 웨이브 헤어스타일. (파마가 풀린거지만.)



눈에 띠는 미모 (어머니가 지도한 아줌마 화장 스타일)


희미하게 풍기는 향수 (비싼 녀석으로 어머니가 무지 아끼던거)


수수한 색상의 노멀한 슈트가 에미의 미모를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  (단순히 분향을 하러 갔기때문이지만)



에미는 한가로운 봄의 오후에 춤추듯 내려간 엘프와도 같은 인상을 지나치는 사람에게 남겨 바람과 같이 사라져갔다. (에미의 엄마가 화를 내므로, 서둘러 간거지만)


전철안에서도 주위의 주목을 온몸에 받고 있었다.


내용물이 이렇다보니 별로 무서운 것도 아니고, 그 군중의 기분도 모르지 않기때문에 그대로 방치했다.


나를 보며 꺼림칙한 일을 생각하는 놈들만 있는 것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무리는 그저 "눈요기"로 즐기고 있을 뿐이니깐.


에미의 친가에 들어가자 에미의 어머니는 현관의 앞에 서서 화를 내며 기다리고 있었다.


현관에 들어가서도 실컷 혼났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6. 드디어 남편과의 결전!!!


 


그 후 며칠은 아무일도 없이 지나갔다.


은근히 가사를 돕거나 하면서 여자로서의 스킬을 올릴수 있도록 도전의 나날이었다.



기억상실이라는걸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적당히 해석하고 있는 것 같고, 여자로서 당연한 일을 잘 몰라도 끈기있게 잘 가르쳐주었다.


또, 최근에는 제대로 주부역할을 할 수 없는 젊은 여자가 늘어난 탓인지 주부의 지도를 위한 책이 상당히 많으므로 그것을 사다가 공부하거나 하고 있다.


여자들이 자주 보는 잡지등도 사서 최근의 유행을 뒤늦게나마 배우려 노력하고 있었다.


 



응. 나는 상당히 좋은 주부가 될 수 있을지도.



그런 평온한 날에 마지막이 된 것은 내가 에미의 친가에 온지 두번째의 주말, 금요일 밤의 일이었다.


그놈이 온 것이다.


남편이다. 남편.



지금까지 몇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퇴원하고 나서 오래되지도 않아 에미의 부모님도 보내려 하진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 내 상태를 보고 이런 상태면 돌려보내도 괜찮겠다 생각한거 같다.


정작 내 의견은 중요하지 않았다.


나로서는 앞으로 함께 살 생각은 없고 일단 싸워서 되돌아올 생각뿐이므로 어떻게 할거냐고 물을 때는 오히려



"네" 라고 대답을 했다.


그것을 본 부모님은 안심해 가슴을 쓰러내린 것 같다.


그것과 동시에 다소 의외의 대답이었나 보다.



응? 너무 쉽게 승낙한건가?



아직 남편에 대한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것이니까 부모님으로서는 자신의 딸을 다른 사람에게 갑자기 신부로 보내는 것과 같다.


그래서 에미가 거부하면 부모로서는 강요는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내가 쉽게 승낙하니 안심한 것 같다.


 


놈은 부모님을 향해


"지금부터 둘이 처음이라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서로 아무것도 모르는 채 만났고, 그리고 서로 사랑하게 되어 결혼했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맘으로, 서로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착실하게 말했다


 


저 쓰레기도 가끔은 착실한 말을 하는 것 같다.


나는 활동이 편하도록 청바지를 입고 윗도리도 거칠게 정리했다.


나에게 있어서는 이것이 전투복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난폭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나는 준비를 마치고 놈의 차를 타고 에미의 친가에서 멀어져갔다.


일단 조수석에 앉아 주었다.


되돌아보자 부모님이 끝까지 우리의 차를 배웅하고 있었다.



그래, 일전의 카츠유키의 어머니와 같이.


 


자, 이제 시작인가요


나에게 있어서는 에미의 친가도, 놈의 맨션도 남의 집이라는건 별차이가 없다.


만약의 경우가 되면 "나의 집"에 돌아가도 좋다.


듣고서 놀라지 마. OO의 엘리트군.


 


 


 


7. 에? 상당히 좋은 집이야.


 


에미의 친가에서 두명이 살고있는 맨션까지는 차로 30분 정도였다.


다소 정체되었던 적도 있고 사토가 천천히 달린 것도 있다.


이런 면은 상당히 신중한 편인거 같다.


도중에 놈은 전혀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내가 놀랄 정도로 얌전히 있었다.


자신이 있는 곳에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화가 나있는지도 몰랐다.


자살의 원인이 아직 계속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 이상은 그 놈이 말하지 않는 이상 알 방법이 없다.


뭐, 나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진 않아 다행으로 여기고 입다물고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며 유일한 말을 했다.



"도착했어"


 


맨션의 주차장에 들어갔으니 당연히 도착한거지요.


어디로 봐도 러브호텔로 보이진 않습니다. 남편.



방은 5층이었다.


식당겸 거실에 안내되어 나는 점잖게 따라갔다.


그 방은 홀아비의 방으로서는 생각보다 깔끔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난잡한 인상을 받았다.


에미가 없어진 다음부터는 청소도 하지 않았겠지.


여자의 손이 안 닿는 집은 이렇게 어딘가 먼지가 많고, 난잡한 기분이 될지도 모른다.


사토는 방의 중앙에 서서 나에게 등돌린채 입다물고 서있었다.


나는 방의 입구에서 다만 사토를 보고 있었다.


놈이 자르지 않으면 이쪽에서 도화선을 잘라야...



그렇게 생각했을때 저편을 바라본채로 사토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너는 나를 아직도 기억하지 못하는거야?"


나는 사토의 등을 향해 대답했다.


"예"



"그런가."


라고 사토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리고 이쪽을 향해 다시 말했다.



"그렇지만, 이것만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너는 누구보다 나를 사랑해주었다.


나도 온세상의 어느 여자보다도 너를 좋아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응?


꽤 감동적인 대사이지만 미묘하게 표현방법이 다르다?


단순하게 "사랑하고 있다"라고는 말하지 않네?



사토는 무엇인가 터뜨리려 하지만 망설이는 것같고 좀처럼 이야기가 진전되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내가 먼저 하기로 했다.


여기의 사정을 이야기해주면 놈이 말하기 시작한 것은 의미가 없어질테고,


그게 이야기가 빠르다.


 


"뭔가 말하고 싶은 것 같지만 나부터 먼저 이야기할께요"


사토는 입다물고 수긍했다.



"실은 나 옛일 아무것도 기억안나는게 아니라 원래 몰라"


"....???"



사토는 내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나는 상관없이 계속했다.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일은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사실이야.


놀라지 말고 끝까지 들어.


실은 난 혼마 카츠유키라는 남자야"



사토는 따악 하고 입을 열어 멍하니 이쪽을 보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뭐, 무리도 아니다.


당연한 반응이기 때문이다.


시원스럽게 받아들이면 되려 여기가 놀란다.


이해 할때까지 기다릴순 없고 상관없이 이야기를 계속하기로 했다.


 



나는 전철에 치인 일.


병원에서의 일을 요약해 대충 이야기 했다.


원래 이놈하고는 헤어질 생각이었으니 숨길 필요도 없다.


사토는 나의 엉뚱한 이야기를 반박하지도 않고 다만 입다물고 듣고 있었다.


이야기가 계속됨에 따라 최초의 멍한 표정은 없어지고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토는 내가 다 이야기하는 것을 기다려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몇가지 확인하고 싶은게 있다."


나는 입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너의 몸은 에미의 것이지만, 정신은 혼마 카츠유키라는 진짜 남자라는 거지?"


"그렇다"



나는 남자 말투로 바뀌고 있었다.


이제 더이상 숨길 필요는 없으니깐.



그리고 사토는 계속했다.


"카츠유키 군은 여장취미나 호모같은 기질이 없는 정상적인 남자야?"


"당연....?"


 


응?


미묘하게 내용이 이상하지 않은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알았다.


요컨데 정상적인 남성인 카츠유키 군은 여성인 에미의 몸에 들어왔지만 마음은 남자다.


고로 남자인 나와의 결혼 생활은 더이상 계속해 갈수 없다는 건가?"



나는 입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상당히 날카롭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 일어난 일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과연 엘리트군. 머리는 좋은 것 같다.


 


"너의 이야기는 이제 끝난건가?"


나는 또 입다물고 수긍했다.


사토가 정확히 이해해 줬으므로 보충할 것이 없는 것이다.



"네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알았다.


자. 이젠 내차례구나"



사토는 코트의 윗도리를 벗어 쇼파에 던졌다.


보통의 주부라면 한마디 할 상황이지만, 남자인 나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았다.


 


사토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선 카츠유키군, 에미의 자살의 이야기를 하자.


그건 에미가 나의 비밀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비밀?"


"이런...비밀이다. 나는 남자밖에 사랑할 수 없는 몸이야"


"엑! 호모?"


나는 놀라 뒤로 물러나 버렸다.


거기에 맞추어 사토가 한 걸음 다가왔다.



"동성애자라고 말해줬음 좋겠는데, 뭐 그건 좋다.


착각하지 말아 줬으면 하는데, 난 여성이 싫은 것이 아니다.


성별을 빼고 여성은 좋아할 수 있다.


에미도 그렇다. 나는 에미를 인간적으로 좋아한다. 그러니깐 결혼했다."


 


호모놈이 이렇게 귀여운 처녀인 에미를 농락하고 결혼했다는 말처럼 들려 나는 머리에 피가 몰렸다.


"이놈! 할수 있지도 않은데 어째서 결혼 같은 걸 했어!


에미가 불쌍하지도 않았어?"


나는 다가섰다.


 


사토는 얼굴을 들며 단언했다.


"여성은 좋아하지 않지만, 사랑에 빠진 여성과 섹스하는 것은 가능해. 에미와도 몇번이나 했었다."



나는 완전하게 머리에 피가 올랐다.


절대로 날려버릴거다.



"하지만 에미는 납득하지 않았다.


여성의 감이라는 걸 너무 얕잡아 봤던 것 같아. 에미는 직감으로 그걸 간파해버렸다."


사토는 나로부터 눈을 돌리지 않고 계속했다.



"어쩔수 없이 난 모두를 이야기 했다. 에미를 좋아하는 일. 남자의 몸만 사랑하는 일. 가능하다면 이대로 계속 살고 싶은 것 들"



한호흡 쉬고서 사토는 계속했다.


"에미도 이해해 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다음날 에미는 수면제를 마셨다."



그렇게 말하고 당분간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렇게 네가 말하는게 틀린건 아니다.


나도 여성의 몸은 싫지 않다. 여성과 섹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역시 남자보다 여자의 몸이 기분 좋다.


그렇지만 안돼.


나는 남자의 마음만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사토는 나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너에게 듣고서 간신히 알았어.


....그래 나는 세상에 없는 것을 계속 찾고 있었다.


너에게 듣고 처음으로 알았다.


나는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남자의 마음을 사랑하고 있다.


남자의 몸이 아니었다.


혹시 몸은 여자를 좋아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여자의 마음은 어떻게 해도 사랑할 수 없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니깐 지금까지 여자와 잤을 때는 가능한한 사람이 아닌 물체라고 필사적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것은 에미와 할때도 마찬가지였다.


마음과 몸, 어느 쪽이 중요한가?


그래, 네가 말하는 대로다.


사람은 마음이 맞아야 사람이다.


그렇지만 없는 걸 찾아 헤매는 것도 이게 마지막이다."


 


사토는 조금씩 나에게 다가왔다.


얼굴이 진지하게 되어 눈에 빛이 났다.


 



으응? 이놈 무엇인가 하려 하고 있다.


나는 직감으로 그렇게 느꼈다.



하지만 사토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래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있을 리는 없었다.


왜냐하면, 있을 수 없으니깐......여자의 몸과 남자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란건"



"!!!!!"


 


나의 전신에 혐오감이 엄습했다.


무슨말을 하는 거야 이놈!!!



뒷걸음치는 나를 보고 사토가 말했다.



"왜 도망치는 거야? 나는 너의 남편이다.


그리고 너는 나의 아내다. 게다가 너는 누구보다 나를 사랑해주었다.


두명이 다시 서로 사랑하는데 무슨 장해가 있어?


........자 와"


라며 양손을 벌려 나를 안으려고 했다.


 


으윽......진심이다.


눈은 반짝이고 호흡도 난폭하다.


전신에 힘이 가득차 그걸 풀어내려 하고 있었다.



안된다.


도망가지 않는다.


나는 각오를 다졌다.


나는 총천류 차기 후계자를 다툴 정도의 솜씨다.


이런 사토와 같은 놈을 비틀어 버리는것 쉬운 일이다.


문자 그대로 죽이거나 몸을 못움직이게 하는건 자유자재다.


하지만 지금은 여자의 몸이다.


게다가 몸을 단련하거나 하진 않은거 같다.


그렇지만, 인간의 몸에는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큰 힘이 있다.


그것은  여자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어떻게 유효하게 발휘하는게 기술이다.


그리고 그 숨긴 힘을 풀로 발휘하는 방법을 "오의"라고 한다.


그는 그 오의 몇개를 전수받았다.


사토를 격퇴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나는 사토의 "공격"에 대비해 오른쪽 다리를 가볍게 당겨 왼쪽으로 기울인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사토의 "공격"을 기다렸다.


 


사토가 점점 다가온다.



지금이닷!!!



라고 생각한 순간 나는 모든 콘트롤을 잃었다.


지금까지 내몸과 같이 움직일 수 있었던 몸이 마치 다른 물체와 같이 되었다.



"에엣!"


소리는 간신히 나온다.


몸의 감각도 있다.


다만 운동 기능만이 전혀 말을 듣지 않게 되었다.


 


사토는 내가 저항하지 않자 드디어 눈앞에 와버렸다.



지금부터 무슨 일이 생길지는 분명히 안다.


 



상기된 얼굴.


충혈된 눈.


난폭한 숨.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서운 것은 바지위로도 분명히 확인 되는 발기한 사토의 자지였다.


 



움직여라!


움직이지 않으면 범해진다.


이런 놈에게.



그것도 남자에게!


 

 

 

 

 

============================================================================================

 

에엑!!

 

짐작은 했지만 저런 말도 안돼는 설정으로?

 

이렇게 간단히?

 

그냥 갑자기 몸이 안움직인다는 황당 무계한 시츄에이션?

 

ㅋㅋㅋ

 

 

 

자, 1화부터 7화까지가 한편입니다.

 

이게 4편까지 있어요...ㅠ.ㅠ

 

무쟈게 기네요.

 

아...벌써부터 질려버릴거 같앙.

 

 

이런거 번역하다가 나도 임포옹처럼 되는거 아냐?  --;;;;;

 

태클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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