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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변화의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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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694 회 작성일 24-01-15 23: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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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녀가 나를 만나 주었다.

 

그녀 말로는 .  이건 대단히 드문...꽤 이례적인 일에  속한다고 한다.

 

그녀는 나를 <재미있는 사람>으로 칭했지만, 내 입장에선 그녀의 이름이 더 재미있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을 그녀 면전에 대놓고 키득거릴 자신은 없다. 그랬다간 결코 좋은 꼴은 못볼 듯하다.

 

아. 물론 싱거운 웃음 정도의 느낌이라면 늘 터프해 보이는 그녀 성격으로 추론해볼때. 괜찮겠지만...

 

가령 예를 들어 <이름 가지고 놀리기> 라던가.  이런걸 했다간...바로 주먹 날라올..그런 느낌?...

 

한번도 맞아본 적 없지만. 그녀라는 여성을 대할 때 나는 뭔가 (본능적으로) 위축된다....

 

 

 

 

==============================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왕따를 많이 당해봤고 경력도 풍부하다. 유치원생때부터 시작된 내성적인 성격.

 

이걸 고쳐야 한다며 아버지께선 적극적으로 내게 운동을 할 것을 거의 종용 수준으로 권고해주셨지만...

 

난 그 <도장에 간다는> 행위 자체를 이미 두려워하고 있었다. 나의 두려움은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라...

 

나의 이 두터운 벽을 아무도 깨질 못했던 것이다. 내가 만들어낸 껍질은 너무나도 두텁고도 또한 견고해져서.

 

 

나중 가선 누구도 나를 도와줄수 없게 되었고, 당연히 나 또한 내가 만들어낸 창조물 앞에서 어찌할 바 모르고 우왕좌왕해가며 성장하게 된 결과가 이 꼴이다.  초등학교- 중학생은 물론이고...고등학생도 그렇게 끝마쳐버리고 만 나의 가장 소중했을 때의 시간들.. 그걸 다 날려먹었다..

 

나는 정말로 우스운 놈이다.  운동이 하기 싫으면 공부라도 열심히 하지. 그것도 열심히 안했다.

 

아아. 대체 왜사니 나란 놈...

 

 

나의 기나길었던 왕따 생활.  삥뜯기는건 기본 옵션에, 전반적인 노동일부터, 학교에서 논다 하는 애들이란 애들 모두의 잔 심부름까지...내가 안한건, 아니 못 겪어본 일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 여자애들에게까지 놀림감의 대상이었으니까.  얌전히 내놓으라고 팬티를 끌러내려 보여줘본적도 있다...

 

침을 핥으라 해서 핥아본적도 있다. 정말 내가 안해본게 무엇일까....

 

 

두려움이 늘상 나를 잠식했지만.  그 영원할 것만 같은 반복감이라는걸 깨부시고 싶다는 열망보다는.

 

내가 만들어낸 공포의 부산물이 더 컸다.  이걸 못 헤쳐나가면 난 영원히 소극적인 놈이 될 거라는 예상에 충분히 다다를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조마의 신인 나는 아직도 어영부영 안절부절 시스템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 이런 찌질의 극치가.....

 

허송세월했다 생각하며...더구나 공부도 안 한 덕택에... 요새의 나는 정말로 붕 뜬 상태이다.

 

재수를 할지 말지도 결론이 안 내려진다. 모든 것이 불투명한 이 때....

 

나는 내 스스로 또 한번의 죄악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그것을 갈구한다.

 

 

여욕을 갈구한다....

 

음욕을 말이다...

 

 

이 패배감에 젖은 침체적 인생. 나란 놈도 여체에 대한 애착이 있는가...

 

한번도 여자란 동물을 경험해보지 못한채 스물이 다 닥친 나한테 어찌 애착이 있을 수가 있었는지는 진정 모르겠다.

 

그냥 막연한 감정으로 <죽기 직전에 한번쯤은 해보자...> 라는 생각이 시초된 발상일지도....

 

 

요새의 나는 정말 진지하게 자살을 고려 하는 중이었다.

 

 

아직도 부모님 용돈을 타서 생활하는 나인데. 그 용돈이나마 고등학교 시절 때 꾸준히 내 돈을 뜯어갔던 녀석들이 무서워 여전히 빌려준다(고 하고 가져갔다고 받아들인다).

 

정말이지 그 녀석들. 어떻게든 하고 싶지만 언감생심 감히 대들어보겠단 생각 자체를 못하겠다.

 

내 팔다리는 이리도 가는걸. 이리도 약한 걸. 나는 태어나 운동이란 운동은 한번도 안해보았는걸.

 

여자한테도 질...아니 이미 여자애들 심부름까지 해본 나인걸...

 

그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

 

 

스스로의 한심함의 몸둘 바를 몰라 정신은 황폐화되어 매일매일...매일매일을 어두운 감정으로 채워, 또한 그걸 차곡차곡 쌓아가며 살았다.

 

내겐 불필요한 지방 대신 의미없는 공포감만이 한없이 조성되어 있었고. 그래서 요새의 나는 진지하게 자살을 고려중이었던 것이다.

 

공부를 못해 점수는 꽝이었으니 부모님한테 면목은 없지.

 

그러면서도 여전히 공부하기 싫어하지 운동하기 싫어하지.

 

겁은 끝도 없이 많지. 모든 것에 소극적이지. 다 무서워하지.

 

내 그러한 단점들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고치려 안하지...

 

알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는다는 나의 비적극성에는 화가 나지만 여전히 움직이는건 싫어...무서워...한없이 무서워...끝없이 무서워...

 

그냥 죽고 싶어...죽고 싶을 뿐이야. 스스로의 한심함과 자기자신의 짜증감이 사그라들 길이 없다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해.

 

그걸 모조리 다 뜯어바꾸고, 깨부수고 나아갈 결심을 가진 뒤 최직진의 방법을 모색하든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손목을 긋던 뛰어내리던...방법은 많겠지. 아직도 나를 포기 못하시는 부모님의 기대를 무시한채 나만 죽어버린 땡일 문제...(라고 진심으로 생각하진 않아..)

 

 

하지만...하지만...

 

난 아직....해보고 싶단 말이다...

 

이유는 모르겠어. 근데...해보고 싶어..

 

여자랑...하고 싶어...

 

 

죽기 전에..

 

 

 

======================================

 

 

평소엔 안하던 짓을 해봤다. 술과 종이컵을 사가지고 놀이터로 간 것이다.

 

처음엔 질 나쁜 친구들이 곧잘 하던 행동인 병나발불기를 할 작정이었다 애초에는...

 

하지만... 사러 가기 전엔 그럴 결심으로 갔었는데, 편의점에 거의 도착할 때쯤엔,  그 와중에 이런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이거 마시고 여자랑 하러 갈건데, 나 술 약한데 병나발 불었다 죽으면 어떻게 하지? 그럼 여자랑 못해보고 죽을텐데...)

 

라는 황당한 생각을.

 

정말 그렇게 죽으면 억울해서라도 다시 살아나 여자랑 1번...딱 1번 정도만큼이라도 반드시 해보고 죽더라도 다시 죽을것이다. 해보고 나서 기분 좋으면 더 많이 해본 뒤에 죽고 싶다.

 

 

그래서 종이컵이랑 소주 한병 사들고 인근 놀이터로 바리바리 싸게 가다가..

 

삥듣긴 것도 아니고, 내돈 주고 산 술 내가 내걱정 내눈치 보면서 마셔야되냐 싶어서 밑도 끝도 없이 병투껑 따 즉흥적으로 꿀꺽 꿀꺽 들이키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꽤 잘 들어갔다. 거의 3분의 2가 조금 안되게끔 마실 수 있었다. 평소의 내가 내 자신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면 아마도 놀라 자빠질 일이었다.

 

그래도 갑자기 잘 빨은 것과 후유증은 별개의 문제였는지, 축축해진 입술에서 병머리를 빼내곤 후-와~ 한 뒤에 나를 덮치는 느낌은 극도의 화끈거림....

 

 

"우욱...!!"

 

하마터면 그대로 그자리에서 올라올 뻔했다. 나는 한손으론 병몸통을 꽉 쥐곤 다른 손으론 입주변이 찌그러져라고 꽈악 눌러 간신히, 울렁거림을 억누를수 있었다. 길을 가던 사람들이 인상을 살풋 쓰면서 혹은 찡그리면서, 나를 역겹다는 듯이 바라보며 스쳐가는 것이 보였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은 있지만,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번을 보더라도.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 싶다던지 기억해주고 싶은 사람은 결코 절대 없겠지.  새삼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이정도의 치기를 끌어올리지 않는 이상.

 

난 여자랑 할 용기를 결코 못 얻을 거 같거든.  술의 힘을 빌려서라도 요새의 난 하고 싶어. 난 근래 와선 그정도로 몰려 있고, 또한 그정도로 절박하거든... 타인에 대한 그러한 것까진 배려 할 수 없단 말이야. 난 지나치게 약해져 있으니까...

 

 

어쨌든 극히 짧은 시간 내에 상당히 거하게 술기운을 빨아들인 나는, 눈이 좀 간 상태에서, 놀이터에 도착할수 있었다.

 

거기서 내가 본 것은, 휑한 놀이터의 한 벤치에서,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채, 실로 불안정하지만, 자세 자체는 M자 개각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한쪽 다리를 벤치 위, 다른 쪽 다리는 벤치등받이 바깥방향으로 다리를 걸쳐놓고선 등을 뉘인 채 잠들어 있는 젊은 여성의 모습이었다.

 

그녀가 입은 옷차림이란, 패션이란 것에 꽝인 모르는 나로서는 잘 모르는 것들이었지만 아무튼 대단히 얇고 또 굉장히 짧았다..그렇게밖엔 설명 못하겠다. 예를 들어 나는 가디건이란 것의 명칭은 머리속에 들어 있어도 그것의 구체적인 모양을 설명해보라 하면 대답할수 없을정도로 패션 감각이랄까 관심사 부문에서는 꽝이니깐...어쨌든 왠만치 취해 있던 나로서는 극히도 아찔한 감을 순식간에 가져다 줄 정도로...

 

그녀의 옷차림은 적나라했고...

 

요동치는 심장소릴 다스리려 애써가면서 가까이 다가가보니...정말...정말 지극히도...

 

고혹스러워 보이는 여자였다.

 

 

여자의 정체는 둘째치고 나이가 모호해 보였다.  일정한 호흡과 안정된 표정으로 잠든 얼굴엔 특별한 변화가 없이 온화해 보였는데.

 

소녀같기도 하고. 젊은 여자같기도 하고. 또 어쩔 때는 실로 아이의 어머니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굉장히 신기한 느낌의 여자였다. 술기운이 찌르르 하고 물러나게 하는 듯한 힘을 지닌 사람이었다.

 

<와....예쁘다....>

 

솔직히 술마시러 놀이터 왔다가, 이런 횡재(?)를 할줄은 몰랐다. 여자의 종아리도 종아리지만, 스타킹은 물론이고 발목양말같은것조차 신지 않은 맨발이라 하부 일대가 발가락 끝까지 거의 다 드러 휑하게 드러나 있었다. 발이 너무 예뻐서 자꾸 쳐다보게 만들었다...

 

아무튼 자세가 자세라 너무나 선정적이었고, 치렁치렁 아무렇게나 늘어진 흑발이 상신의 가슴과 어깨 일대를 수놓듯 가렸는데, 왠지 모르게 계속 바라보고 있으니 가슴이 풍만해 보이고 또한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듯했다.

 

갑자기 펑 하고 터지면서 속살이 나올 것 같은 말도 안되는 판타지즘적 공상이 내 머릿속을 메웠다.

 

아직 그정도로 취하진 않았는데....

 

난 스스로의 망상에 놀라 머리를 거칠게 도리질 치고 있었다. 그렇게 해주자 술이 좀 깨는 듯 했는데,

 

그녀의 머리칼 위를 보니,  몇 종류의 과자 봉지랑 맥주캔들이 여럿 놓여 있었는데, 캔수가 상당했다. 근데 더 놀라운 건, 이 여자가 이걸 다 마셨는지 거의 다 마셨는진 몰라도 상당히 많이 마셨단걸 알수 있었다. 원통형 캔이 누운채로 놓인것들이 과반수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똑바로 놓여 있는것들도 이미 마신것들인지 아닌지의 문제를 떠나서라도.

 

이미 그만큼이나 마셨다는것 자체가, 그녀가 꽤 과음했다는 증거였다.

 

난 놀라서 여자의 얼굴을 살폈는데,  이상하게 꽤나 붉어보였다. 처음엔 얼굴의 아름다움때문에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다시 보니 얼굴색이 전체적으로 상당한 홍조였다. 술을 많이 마셨다곤 하지만 이상하게 그런 얼굴빛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의 여자였다.

 

낯빛이야 어쨌건, 놀랄만큼 아름답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었기에 침을 꿀떡꿀떡 삼키며 계속 쳐다보게 만드는 힘은 변함없었다.  살면서 이렇게 예쁜 여잔 진짜 못봤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으~~응!!" 하고 여자가 누운채로 기지개를 키더니, 반짝 하고 빛나는 눈동자를 틔웠다. 그야말로 순식간의 일이어서.

 

그녀가 그렇게 눈을 뜨고 나에게 시선을 주고 난 뒤 일별하게 된 채 실로 10초 이상이 지나서야 나는

 

"아-앗!!" 하고 기함을 지르면서 그녀에게서 거리를 이격하며 나의 실태를 다스릴수 있었다.

 

솔직히 내 행동을 판가름하자면 대단한 실례였고, 요새같은 세상에서 성추행으로 몬다 해도 딱히 반박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나는 융통성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잘잘못을 떠나 내 스스로 생각해봐도 너무 쪽팔렸다.

 

술이 나를 어떻게 해버린 것인가. 갑자기 이 나쁜 술기운이 나를 더욱 확 하고 끌어올리는 기분이다...

 

난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라 그녀를 마주 못바라보곤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곤 뭐라해야하지 어떻게 사과하지 이러고 있는데 갑자기 "푸-훗!!" 하고 키득이는 소리가 들려 대번에 퍼뜩 놀라 떨궜던 고개의 속도에 못잖게 다시 들어올렸다.

 

거기엔 지극히도 명랑해 보이는 여자가 여전히 벤치에 몸을 비스듬히 뉘인채(더불어 다리는 여전히 M자 개각 비스무리하게 벌려둔채...) 나에게 그 얼굴다운 옥음으로 내게 이리 말해 왔다...

 

"남자 눈을 하고 있군요?!!"

 

<저 남자 맞는데요....>

 

난 멍한 시선으로 그녀를 그리 보며 속으로만 대답했다.

 

그녀는 대답 못하는 나를 잠시 놔두곤 피식 웃더니, 옆에 있는 맥주캔을 하나 집어들곤 그걸...그것의 상단면을....오른손의 수도로 그었다...

 

 

그 다음은 잘 모르겠다. 난 이해 못하겠지만, 그건 이해가 안갈정도로 간단히 사라졌다(이런거 만화에선 많이 봤지만...)

 

나는 더더욱 멍해졌지만 그녀는 신경 조차 안쓰는 듯했다. 어쨌든

 

윗부분이 휑~ 해져 버리자, 그녀는 그걸 단숨에 원샷 하더니 " 음냥~! 좋다아~!!" 하고 말한 뒤 정말로 고혹적인 시선으로,

 

내게 두번째로 말을 걸어 왔다.

 

" 여기서 하고 싶은거예요? 아니면 나 따라 올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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