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of Mar-tu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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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쩝...."
"...........................츄릅..........쩌업............"
귓가에 느껴지는 간지러운 감각. 몸 전체가 감싸여져 있고 따스하고 축축한 무언가가 귓바퀴를 애무하는 감각에 서서히 마이어의 눈이 떠진다.
"....아"
깜빡 졸았던 듯 싶다. 앉은채로 한참을 고개숙이고 졸아서 그런지 목이 뻐근하다. 이건 거의 잤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태지만... 눈 앞의 거의 다 꺼져가는 모닥불이 보이고 여전히 새근거리며 무릎을 베고 그대로 자고 있는 드로우 카에르아가 보인다.
"헤헷..."
"으..음?"
귓가에 느껴지는 뜨거운 숨결을 그제서야 느끼고 눈을 게슴츠레 뜨며 옆을 돌아보자 장난스러운 표정의 프리드라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
"음.... 몇시나 된거야?"
"....응?"
의외의 물음에 그녀는 멍청히 되묻는다.
"아.... 아냐. 시계가 있는 동네가 아니지 여긴.."
"마을도 아닌데.. 있을 리가 없지. 갑자기 당황스럽게; 그걸 어떻게 알아."
대뜸 시간을 묻는 마이어의 질문에 황당해하는 프리드라는 다시금 킥킥거리면서 그의 다리사이를 가리킨다.
"아침은 한참 지났는데.. 그건 뭐야?"
"...윽"
어느새인가 발기해있는 자신의 다리사이를 깨달은 그가 당황해하지만 다리를 베고 누운 카에르아 덕에 가릴 수도 없기에 어쩔 줄을 모른다.
"하긴... 어짜피 프리드라도..."
그러나 타리켈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하면 그다지 부끄러울 일도 아닌듯 느껴진다. 기껏 바지위로 보여주는 것 따위야 뭐...
"미안 카에르아..."
마이어는 옆에서 재미있다는 듯 쪼그리고 앉아 계속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프리드라를 애써 무시한다. 다만 가만히 카에르아의 머리를 잡고는 슬쩍 다리를 빼내며 그녀가 깨지 않도록 조심하며 일어선다.
"으..음..."
슬쩍 몸을 뒤척이는 그녀지만 마이어 일행과 만나기 전부터 극심하게 시달려서 그런지 금방 깨어나지 않고 그대로 계속 잠들어있다.
"휴우..."
하늘을 바라보니 언뜻언뜻 햇살이 나뭇잎을 뚫고 들어와 어두운 숲 속에 몇 가닥의 빛줄기를 쏟아내고 있다. 이미 한낮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빽빽이 자라있는 나무들 덕택에 숲속은 그늘진 정도를 넘어서 거의 어둑어둑해 보일정도이다.
"그래도 한 정오쯤은 된 거 같네.."
"흐흥... 자지 세우고 딴청 피우는거봐."
어느새 손을 뻗어 바지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자랑하던 그의 물건을 붙잡는 프리드라. 다시금 마이어의 귓가에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습기를 머금은 숨결이 다시금 귓가를 괴롭히며 하복부에 부드럽게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진다.
"이런 식으로 깨웠으니 발기해있지..."
잠결에 느껴지던 간지럽고 부드러운 느낌이 단순한 착각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뭐, 거칠게 깨워져 일어나는 것 보다야 기분좋았음은 틀림없지만...
팔을 마이어의 목에 두르고 가까이 밀착한 프리드라는 일부러 애교스러운 목소리를 내며 배시시 웃음짓는다.
"왜 그래~ 우리사이에.. 킥킥..."
"기분좋게 깨워준 건 고맙지만.. 너무 놀리지 말라구.."
"흐음... 역시나 처음 만났을 때처럼 참 퍼슨 CharmPerson이라도 쓰지 않으면 난 별로 매력이 없어보이나봐?"
"...아니 충분히 미인이야."
자신의 발기한 물건을 바지위로 붙잡아 애무하면서도 은근한 태도로 자신을 놀리는 듯한 그녀의 태도에 싫지만은 않은 마이어가 솔직히 대답한다.
"확실히.. 뭐.."
객관적으로도 티비나 인터넷 등에서 "엘프녀"로 불릴만한 외모라고 생각한다.
"뭐, 반은 사실이지만..."
"이쪽" 세계로 넘어와서 눈앞에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기에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할 뿐.. 오히려 이런 외모의 여성이 눈 앞에 있다는게 현실성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대학이나 직장같은데서 만났다면..."
분명히 수많은 남자에 둘러쌓였을 그녀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붙여보기나 했을까.. 소심하고 볼품없었던 자신이..
"웅... 뭐야 입으론 미인이라면서 그 쓸쓸한 표정은."
자신을 놀리는 듯한 분위기에 약간 심술이 난 프리드라는 볼을 부풀리며 일부러 더 귀여운척을한다.
"풋... 그러지마 바보같아."
"미인이라더니 바보로 격하됐네?"
마치 여자친구라도 된 양 옆에서 애교를 떠는 모습에 그는 저절로 실소가 터져 나온다. 아마 이런 애인이 있었다면 원래의 세계가 그리워 어떻게든 돌아가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뭐... 앉아서 꾸벅꾸벅 졸지말구 누워서 자, 불침번은 내 차례니까.."
"....프리드라."
"....응?"
"원래"의 마이어라면 하지 못할 행동이다. 하지만 마이어는 먼저 달라붙어 친근하게 구는, 자신의 물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애무해주는 그녀에게 편안함을 느껴 조금 대담하게 굴기로 했다.
"!?"
그대로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쥐고 말똥말똥 자신을 쳐다보는 프리드라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간다.
"....."
아무런 제지없이 마이어의 입술을 받아들이는 프리드라는 단 한순간, 부드럽게 입술만을 마주친 후에 고개를 돌린다.
"꽤 대범한걸? 여자 꼬시는 건 할 줄 모르는 얼간이인줄 알았는데... 헤헷."
"....먼저 이렇게 주물려지면 어느 남자라도 할 맘이 든다구.."
"미안."
씨익 웃으며 그에게서 떨어져 프리드라는 시선을 피하고 다 꺼져가는 불속에 나뭇가지를 던져넣으며 그녀가 말을 잇는다.
"창녀들도 다리는 벌려줄지언정, 키스는 안하는 애들이 많아. 내 입술도 함부로 하지 말라구~"
"... 스스로를 격하시키는거야?"
"......"
대답대신 프리드라, 그녀답지 않게 쓸쓸히 웃음지으며 모닥불을 바라본다.
"....프리드라?"
"드로우는 내가 여기 있으니까, 텐트 들어가서 자. 클라나 젖이라도 빨면서 좋은 꿈 꾸라구 킥킥..."
"아, 그러네.. 수고해줘."
새삼 그녀가 밖으로 나와서 자리가 비는구나.. 같은 뒤늦은 생각을 하며 마이어는 그녀를 등지고 텐트로 기어들어간다. 자고있는 카에르아를 깨워 텐트로 들여보낼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 그건 클라나가 용납하지 않을 것 같다고 여겨진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프리드라나 클라나나 그녀를 죽이려고 했으니까.. 편한곳에서 재워주는 것 까진 좀 과한 느낌이 든다.
"....."
프리드라는 말 없이 무릎을 감싸안고 그런 마이어를 바라본다. 이윽고 시야에서 완전히 그가 사라지자 그녀는 고개를 푹 수그린다.
"차라리 창녀가 낫겠어.."
들릴듯 말듯한 말투로 낮게 중얼거리는 그녀는 괜스레 불쏘시개를 집어들어 모닥불을 휘젓는다.
"꺼져가네.."
공중을 어지럽게 날다가 다시금 바닥에 내려앉는 잿더미들이 그녀의 발치까지 더럽힌다. 그녀는 그에 아랑곳없이 정면을 응시하다가 카에르아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자신의 발치에서 여전히 죽은듯이 자고 있는 드로우는 마이어가 자신을 베고 있는 머리를 내려놓은 그자세 그대로다. 다소 날카로운 인상이긴 하지만 피부색만 달랐다면 굉장한 미인소리를 들을만한 외모에 은발의 머리칼이 마치 엘라드린 Eladrin 을 모조리 뒤집어 버리면 이렇게 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드로우 엘프를 살려주다니... 이상한 동방인.."
무언가 어눌하고 바보같은 인상을 주지만 마이어는 이해가 되지 않는 강경한 행동으로 자신을 놀라게 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공격을 피한다던가, 사악한 드로우를 적극적으로 변호해 준다던가...
"...."
아직도 느낌이 남아있는 마이어의 입술의 감촉을 생각하며 그녀는 살며시 자신의 입술을 문지른다. 또다시 잠시동안 그대로 굳어져 넋을 잃고 모닥불을 바라보던 프리드라.
단지 허술한 얇은 천 조각만으로 바깥과의 경계가 나뉘어 있을 뿐인데 텐트 내부는 무척이나 아늑한 느낌이 든다. 이것은 예전 군대에서 쓰던 조잡한 품질의 텐트보다도 나을것이 없는 텐트였지만 두께만은 이상하게도 굉장히 얇아 프리드라의 작은 백팩안에도 충분히 들어갈만한 휴대성을 자랑한다. 그러나 지금 마이어는 갑작스런 피곤함과 엄습하는 수면욕에 이기지 못하고 그런 쓸데없는 부분에 신경 쓸 수가 없다. 한껏 졸다가 깨었으니 옆에서 수작을 부리는 프리드라가 사라지자 다시 본능적 욕구만이 느껴질 뿐이다. 그는 이미 누워있는 클라나를 피해서 한쪽에 간신히 눕는데 성공한다.
"으음....."
슬쩍 뒤척이는 클라나의 로브자락이 말려올라가 거의 속옷이 보일만한 지경이었지만 마이어는 그것을 애써 무시하고는 잠을 청하려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서서히 정신이 멀쩡해지는 듯한 기분..
"여동생과 섹스.. 인가."
형제가 아무도 없던 그에게 별안간 생긴 여동생에 대해 현실감이 그다지 없다.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진 할아버지, 달라티룬 역시도 와 닿지 않는 상황인데, 그런 그에게 혈육이랍시고 등장한 클라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저 여자로 밖에 느껴지질 않는다. 게다가 이미 한 번 자의든 타의든 관계를 맺게 되자 가족같은 그런 감정은 더 이상 자라나지 않는 것만 같아 스스로도 불안하게 생각이 된다.
"손만 뻗으면..."
얼마 전까지 처녀였던, 그리고 실컷 섹스해댔던 그 몸이 옆에서 무방비 자세로 자고 있다. 허리까지 트여진 로브자락은 이제 완전 말려올라간 상태로 클라나의 하얀 속옷을 그대로 드러낸다.
"꿀꺽"
앉아서까지 졸면서 피곤을 호소했던 몸이었음에도 지금은 또다시 왠지 모르게 정신이 또렷하게 되어 도리어 그것이 더 불쾌하게 느껴진다. 팬티 한가운데의 살짝 튀어나온 볼륨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 마이어는 계속해서 갈등하며 그곳으로 손을 뻗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
저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손길을 거둘 이유들에 대해 반박을 한다. 계속해서 핑계를 대고 다시 대답을 반복하며 머리가 더욱 복잡해진다.
“우웅....”
“..?!”
그 순간 클라나가 자신에게 안겨온다. 그는 움찔하며 몸을 굳힌 채로 그녀를 주시하지만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다. 팔다리를 이용해 온 몸으로 마이어를 끌어안은 클라나의 젖가슴이 한쪽 팔에 눌려서 부드러운 감촉이 그대로 전해지고 심장의 고동이 느껴진다. 말을 차갑게 하는 클라나이긴 해도 그녀역시 인간이기에 느껴지는 뜨거운 체온이 마치 데일 것 처럼 그에게 전해진다.
“.....대체 뭐하는 짓거리냐.”
하지만 그 체온이 오히려 마이어의 마음을 차갑게 식혀간다. 마치 누군가를 통해 자기자신을 책망하듯 낮게 중얼거리는 마이어. 다리사이에 우뚝 솟아 껄떡임이 느껴지는 자신의 물건을 애써 외면하며 그는 고개를 돌려 천장을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네..’
가느다란 지지대에 의지해 조잡하게 꾸며진 텐트 내부가 새삼 눈에 들어오며 마치 그것이 스스로의 마음같이 느껴진다.
‘여기나.. 저기나.. 쓰레기는 어쩔 수 없나..’
스스로도 변덕스럽다 여길 정도로 성욕보다 더욱 강한 잡념들이 머리를 꽉 메우기 시작한다.
"........"
항상 충동에 의해 모든걸 되는데로 살아왔던 "저쪽"의 삶이 새삼스레 기억난다. 되는데로 공부하고 귀찮아지면 놀고.. 그 결과 변변치 못한 학벌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못 차리고 살아 취업조차 제대로 못 하던 예전의 자신. 아마 달라티룬이 와서 자신의 현실을 바꿔주지 않았다면 얼마 가지않아 자살 할 작정이었다. 단지 무능력한 자신과 세상을 원망하면서..
현재도 변한 것은 없는 것 같다. 단지 ‘세상’이 바뀌었을 뿐이지 무엇하나 자신의 의지도, 노력도 전혀 없는 것은 종전과 마찬가지다. 마이어는 자신의 한심함을 느끼며 서서히 성욕마저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클라나의 허벅다리의 뜨거운 체온도, 유방의 따스함도 발기가 유지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여전히 쓰레기야 난...”
"틀림없다. 놈들이다."
숲의 공터에 무릎을 꿇고 바닥의 타다남은 나뭇가지를 살피며 에듀에스가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한다. 옆에서는 헐떡이며 숨을 몰아쉬는 토르덱이 허리를 숙이고 있다가 그에게 말한다.
"확실한가? 얼마나 된 것 같나?"
"다른 놈들일 리가 없어. 세명의 발자국인데다가 둘은 깊이가 얕아. 틀림없다. 어젯밤이야."
수통의 물을 들이키며 발라사르는 말없이 주위를 둘러본다.
"조금만 빨리가면 따라잡을 수 있겠군."
"헌데, 아까의 그 군대라도 지나간 듯한 흔적은..."
몸을 일으키며 발라사르의 수통을 받아들어 에듀에스가 물을 마신다.
"푸후..... 뭔지 모르겠군. 마치 오크들의 대 이동이라도 있었던 건가.. 여하튼 그것 때문에 여기서 황급히 도망친 것 같다. 텐트의 흔적이 너무 얕아."
입가의 물을 손등으로 슥슥 닦아내며 에듀에스가 중얼거린다. 옆에서 란달이 리싸에게 받은 대거로 나무를 푹푹 찌르며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킥킥... 글리오든 중남부인 이 지역에 오크들이라고? 에듀에스 말이니 거짓말도아닐테고.. 웃기는 일이네."
발라사르는 납작히 눌린 풀밭을 손으로 쓸며 감탄스러운 어조로 말한다.
"그냥 보기엔 풀이 눌린 것 뿐인데.. 역시 레인저야."
"불 피웠던 자리도 타버린 나무들이 너무 적어. 옆의 땔감으로 쓰던 마른 나뭇가지도 그대로 있고. 당연하잖나."
"흠."
퀴젤텟슬의 디바인마크에 손을 대고 무언가 나지막히 중얼거린 토르덱이 일행을 둘러보며 말한다.
"아직 멀리 못 갔겠군."
"아아, 만약 저 집단을 피해 밤에 쉬지 못해 낮에 쉬고 있다면.. 생각보다 더 가까이 있겠지."
씨익웃으며 다시 발을 옮기는 에듀에스.
"계속해서 속보로 이동한다. 남서쪽으로 이동경로가 살짝 치우치긴 했어도 방향으로 봐선 샤이닝 헬름 쪽으로 향하는 듯 하군. 도착하기전에 따라잡자고."
나는듯한 발걸음으로 일행을 돌아보지도 않고 전진하는 에듀에스를 나머지가 따르기 시작한다. 잰걸음으로 뛰다시피 걷는 란달이 불만스럽게 중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