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 두려운 소년의 나날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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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나날2
"이런, 아침밥이나 먹고 올껄"
인적드문 공원 정문, 난 혼자서 후회하고 있었다.
이빨을 닦고, 헝클어진 머리모양을 정리만하고 세수도 안했다.
거기다 어제는 피곤해서 목욕까지 안해 신경이 쓰였다.
꼬르륵, 하고 배에서 김빠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난 내 배를 내려다 보았다.
옅은 하늘색의 잠옷이 눈부셨다.
아침밥도 안 먹고 잠옷 차림으로 바로 나온터라 배에서 합창 소리가 들려오는 것일터.
일단 지갑은 들고 나왔지만, 상대방이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에 섣불리 자리를 뜰수는 없었다.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로 준비성이 없는 자신을 자책하며, 내가 왜 여기까지 나왔는지 생각하고 있어다.
진짜 왜 나온건지.
내가 변태라는 사실을 알리는 쇼크요법 작전은 불발로 끝났다.
아니, 기쁘게 해줬을 뿐이었다.
"언제쯤 도착하려나...밥이나 먼저 먹었으면 좋겠는데."
주위를 둘러봐도, 사진속에 여성은 보이지 않았다.
오지 않는다면, 그 사이에 다른 작전을 생각해 내지 않으면..
아니, 잠깐 기다려봐
곰곰히 생각해보면 남에 속옷을 훔치는 사람이면, 변태적인 행동을 해도 기쁘게 해줄 뿐이 아닌가..
어쩌면 좋지, 대체 어떻게 하면 온건히 일을 끝낼수 있단 말인가.
될수있는한 빠르게 일을 끝내기 위해서, 뭘 하면 좋단 말인가.
주위를 슬렁슬렁 둘러보다...이크, 저쪽에서 검은 차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운전을 왜 저리 못해, 면허증은 있는거야?
난 차에 치이지 않도록 공원 안쪽으로 조금 들어갔다.
"하여간 요즘 기사들은 매너가 꽝이라니까, 제한속도도 안지키고 말야
사고라도 나면 어쩔려고."
헛소리를 중얼거리고 있는 나를 향해 차가 점점 다가왔다.
그 거리가 30미터, 20미터, 10미터, 5미터, 그리고 제로.
그 순간 검은 차는 내 옆을 맹렬한 스피드로 지나쳐갔다.
일순 뒷자석에 있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다.
틀림없이 혈통서까지 붙어있는 불량배입니다.
라고 공언하는듯한 모습의 남자 두명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이듯한 여성은 창너머로도 알수있는 풍만한 가슴을 지닌 미녀였다.
보면서 불쌍해 보일 정도로 몸을 부들거리며, 내 얼굴을 쳐다보는 여성은 지금 만나기로 한 상대
카미야 사쿠라였다.
자동차는 그대로 날 두고 쌩하니 지나쳐갔다.
난 반사적으로 전방을 달리는 자동차를 따라잡기 위해 힘껏 달려나갔다.
"잠깐 기다려, 잠깐만 기다려봐, 대체 무슨 일이야,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거냔 말야
누가 좀 알려달라고!"
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난, 건물과 건물 사이를 스파이더맨 처럼 뛰어다니며, 카미야 사쿠라를 태운 자동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바람이 굉음을 내며 날 스쳐지나갔다.
설마하니 유괴? 이런 대낮부터.
거기다 지금 잡혀 있는걸 보면 내가 원인이잖아.
그래, 분명 내탓이다.
난 소리를 내지 않고 사쿠라상이 타고 있는 차 위에 올라탔고, 떨어지지 않도록 천천히 귀를 대봤다. 청각능력 최대강화 이걸로 차안에 모든 소리를 들을수 있겠지.
"..헤에 괜찮은 계집인데..이정도면 비싸게 팔리겠지"
"그치 그치, 그것도 이 년 은행에서 돈좀 빼더구만, 분명 부잣집 아가씨야"
"우햐햐, 부잣집 년이란 말이지 쩌는구만~ 재미좀 보겠는데"
"어이, 쫄지마 쫄지마 괜찮다고, 금방 기분 좋아질꺼야, 으햐햐햐햐"
옙, 유괴확정.
그것도 몸값만이 아니라 사쿠라상의 정조까지 위험하잖아.
그렇담 봐줄거 없지!
지금이면 대인 공포증도 괜찮을거 같아!
...자신은 전혀 없지만.
"고감도변칙...개시! 일부를 제외하고 모든 생물은 날 눈치채지 못한다!"
머릿속에 있던 열이 원을 그리며 퍼져갔다.
단 하루 쓰지 않은 힘이지만 굉장히 오랜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얍~!, 내 손이 뚫지 못하는 것은 없다!"
지르기 한방에 내 오른손은 차 위를 관통했고,
손가락을 구부려 있는 힘껏 벗겨내기 시작했다.
"으, 으와아아아아, 뭐, 뭐, 뭐뭐뭐뭐, 뭐야 이건!"
안에 있던 남자들은 날 보며 비명을 질렀다.
정확하게는 내 쪽을 보며겠지만.
날 인식할수 없는 그들은, 돌연 차천장에 구멍이 뚫리고, 벗겨지는 것처럼 보이겠지.
그 얼굴은 공포로 물들어 있었다.
물론 나도 무서웠다.
아무리 내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내 쪽을 보고 있는건 변함이 없었기에...
"?! 켄이치상!"
멍하니 날 바라보고 있던 그녀, 카미야 사쿠라가 정신을 차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인데도 의외로 냉정하게 대처 하는듯이 보였다.
"나한테 안겨!"
한쪽 손을 차 안으로 내렸다.
"예, 옛!"
사쿠라상이 미소를 띄우며 내 몸에 안겨왔고,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내 가슴팍을 압박해왔다.
거기다, 그녀는 검은색의 얇은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그 체온이 다이렉트로 전해져왔다.
부, 부드러워..여자의 몸은 이렇게도 부드럽구나.
근데 얼굴이 너무 가까워요, 좀 봐주세요.
사쿠라상의 등에 오른손을 얹고, 왼손으로는 무릎 뒤를 받쳐 안았다.
흔히들 얘기하는 공주님 안기였다.
사쿠라상도 내 목에 손을 둘러 안겨왔다.
난 사쿠라상을 힘껏 안은뒤 힘차게 본네트로 점프하여 확실하게 발자국을 남겼다.
그 반동을 이용해서, 도로변에 있는 인도까지 뛰어 내렸다.
자동차는 좌우로 흔들리다가, 결국에는 전봇대에 충돌해 버렸다.
계속해서, 차는 기세 좋게 불이 붙었다. 아무래도 가솔린이 인화해 버린듯 했다.
"이대로라면 폭발 할거 같은"
마지막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위로 폭음이 울리며 차가 대폭발을 일으켰다.
불이 차체를 휘감으며 태우기 시작했다.
이렇게되면 안에 있던 남자들이 보복해 올일은 없겠지.
주위를 둘러보니, 상당한 인파가 몰려왔고, 멀리서는 사이렌 소리도 들려왔다.
아무래도 누가 신고를 한거 같았다.
아직까지 부들부들 떨며 나에게 안겨있는 사쿠라상을 내리기 위해 왼손의 힘을 빼 양다리를 지면에 내려 놓으려 했지만..
"!? 안되요, 안되! 절 놓지 말아주세요!"
사쿠라상은 내 목을 조르듯이 강하게 안겨왔다.
그와 동시에 짜부라드는 사쿠라상의 풍만한 가슴.
찹살떡 같다고 해야할까, 머쉬맬로우 같다고 해야할까..
좋은 표현이 떠오르진 않았지만
어쩐지 안심감이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부탁이에요...잠시만 이대로 있어주세요"
그말을 끝으로 사쿠라상은 내 가슴에 얼굴을 묻어버렸고,
그녀의 어깨가 조금씩 떨려오는게 느껴졌다.
....너무 밀착하면 그녀의 부드러운 허벅지라던가 가슴이....라는 말은 하지 않도록 하겠다.
난 그녀를 안은채로 다시 옥상으로 뛰어 올라 닌자처럼 옥상과 옥상 사이를 넘어다녔다.
경찰한테 맡길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 즉시 단념했다.
왜냐고? 경찰하고 1대1로 질문을 받는건 고문과도 같았고
지금도 긴장으로 위가 여러가지로 올라올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도중에, 사쿠라상이 안정된걸 보고 내려놓으려 했지만, 사쿠라상의 예상외의 말로 포기했다.
"허리에 힘이 빠져 서있질 못하겠어요, 괜찮으시다면 집까지 대려다 주실수 없을까요?"
눈동자에 눈물을 가득담고 말하는 사쿠라상을 할수없이 집까지 배달하게 되었다.
물론 옥상을 뿅뿅 뛰어 다니면서 말이다.
이상하게도 사쿠라상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얼굴을 붉힌채 하아하아 거리기만 했다.
참고로 이때 사쿠라상이 속옷을 훔친 사실이 판명됬다.
얼굴을 붉히고 하아하아 거리고 있는 사쿠라상에게
내 속옷을 훔쳐간게 너니? 라고 물어보자, 아, 예 제가 가져갔어요.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대체 왜 가져간거야? 라고 물어보자 여러가지로 즐기기 위해서랍니다.
라고 대답해줬다.
대체 뭘 즐기겠다는 건지...사랑에 빠진 소녀는 도통 알수가 없었다.
사쿠라상의 집에 도착했을 무렵의 시간은 점심대를 훌쩍 지나 있었다.
"켄이치상 여기에요"
"... ... ..."
그야말로 호화 저택이었다.
전체적으로 하얀색으로 통일된 모습은
거지들은 발도 들여놓을 자격도 없도다, 라는 무언의 압박감까지 느껴졌다.
입구는 내키의 세배는 될듯한 울타리가 쳐져있고 옆으로는 길~~~~다란 벽이 펼쳐져 있었다.
울타리 저편에는 광대한 정원이 보였고, 그 안쪽은 커다란 호화저택이 들어서 있었다.
".....사쿠라상, 정원 안쪽에 보이는 차들은 대체..."
"저거말인가요? 저건 어머니가 소유하신 차랍니다.
어머니가 차를 좋아하셔서, 자주 해외에서 차를 구입해 오신답니다.
한대 있으면 필요 없잖아요? 근데 갈때마다 사오시니 정말...
아 켄이치님, 들어가기 전에, 거기다 손을 대지 않으면 안된답니다."
사쿠라상이 가리킨곳을 보자, 손모양이 새겨진 기계가 벽에 설치되어 있었다.
과연, 아무래도 이걸로 문을 여는거겠지....그런데 지금 님 자를 붙여서 부르지 않았나?
"저기, 사쿠라사「사쿠라라고 불러주세요」....사쿠라, 지금 나한테 켄이치님 이라고 하지 않았어?"
"죄송해요, 저건 제 지문이 아니면 열리지 않아서, 잠깐 이대로 저기까지 가주시면 안될까요?"
우아하게 무시당했다.
이 사람 무시하기 달인이라도 되는거야 뭐야.
사쿠라상...아니 사쿠라를 안은채로 기계로 다가가고, 그녀가 마크위에 손을 얹자 옆에 화면에 몇자리의 번호가 새겨지기 시작했다.
기계가 조용히 사쿠라의 지문을 읽어들이기 시작했고, 잠시 뒤에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자 들어가도록 해요"
사쿠라가 날 보며 말했고, 난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문으로 향했다.
날 대신해 문을 연 사쿠라와 안으로 들어서자 자동으로 문이 잠겼다.
"그런데....힘들어서 그런데 슬슬 내려주면 안될까?"
원래는 전혀 괜찮았지만, 일부러 그렇게 얘기했다.
그녀가 안긴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인다면 귀찮아질게 뻔했고, 그 이상으로 내 정신이 한계 직전이라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사쿠라, 부탁이니까 가슴좀 어떻게 해달라고.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았지만 나 대인 공포증이라고
여자는 어떻게든 괜찮았지만, 무서운건 무섭단 말이야.
사실을 얘기하면 반경 2미터 이내로는 접근하지 말았으면 했지만 입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최악인 나라도 이런 소리를 하면 상대편이 상처 받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을 채찍질 하며, 후들거리는 다리를 필사적으로 감췄다.
"예...저도, 슬슬 걸을수 있을거 같으니 여기서 내려주세요"
사쿠라의 말도 있고 해서 사양않고 바로 바닥에 내려놨다.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사쿠라는 아무렇지도 않게 두발로 서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옆모습을 올려다 보게 되었는데..음 키 한번 큰 처자구만..이건 아무리봐도 165cm는 될거같다.
....뭐 그렇다고 뭐라는게 아니라....내 키가 150cm......몇번을 재봐도 150cm....
부, 부럽다거나 그런게 아니란 말이야!
키 차이로 인해, 내 얼굴은 자연스레 사쿠라의 가슴 언저리 위치하기 때문에,
어쩔수없이 난 그녀의 가슴을 노려봤다.
...눈은 너무 무서워서 쳐다볼수가 없다고!
근데, 무슨 생각을 한건지 사쿠라는 자신의 가슴을 들어올리듯 팔짱을 끼며 가슴을 내밀었고
그녀의 가슴이 점점 앞으로 다가왔다
...크다, 진짜 크다...조그만 메론정도는 될거같...어, 얼래, 뭐가 저리 뽈록 튀어나와 있지.
사쿠라의 가슴 정점에는 옷 안에서부터 뽈록 튀어나와있는 작은 돌기가 보였다.
설마하니 저게 젖꼭지? 혹시나, 지금 노브라?
난 빨려들어 가듯이, 사쿠라의 젖꼭지로 얼굴을 들이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거리는 점점 줄어들어 갔고, 급기야....
"잡았다~!"
"으왓!"
사쿠라에게 있는 힘껏 안기며 그녀의 달콤하면서도, 욕망을 자극하는 냄새로 폐가 가득차 올랐다.
내 얼굴이 사쿠라의 유방에 푹 파묻히는 바람에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엄청난 힘에 눌려 움직일수도 없었다.
"정말, 켄이치님도 차암, 심술궂기는, 그렇게 뚫어지게 가슴을 쳐다보시면 저도 모르게 자궁이 저려온답니다. 이대로라면 뒤가 아주 기대되는걸요."
그렇게 말한 사쿠라는 날 풀어줬지만 당황한 나는 그녀의 말을 귓등으로 흘리며 입을 뻐끔거리며
필사적으로 숨을 쉬어댔다.
"그렇게 얼굴을 붉히셔선...전, 그 모습 만으로도 세번은 할수 있을거 같답니다."
뭘 한다는건지...묻고 싶었지만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아..정말 집에 가고 싶다. 아마 그녀도 60만엔에 관한 일은 잊었을테니, 어쩌면 유야무야 하게 넘어 갈수 있을지도 모른...
"60만엔, 준비되어 있으니 저희 집에서 찍기로 하죠."
꺄울, 기억하고 있었다니. 어물쩍 넘겨볼가.
"저기말이지 사쿠라, 역시 그 일 없었던 걸로"
"이걸 위해 초고성능 비디오 카메라를 준비해 두었답니다."
내 간절한 부탁도 소용없이 그녀의 팔에 이끌려가길 10분, 드디어 집 현관에 도착했다.
어떻게든 그녀를 속여 도망갈 궁리를하던 찰나에, 사쿠라의 어머니가 현관문을 열고 나와 사태는 더욱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어머 사쿠라, 이분은 누구시니?"
내가 대답하기 전에 사쿠라가 먼저 답했다.
"이쪽은 제 생명의 은인이신 켄이치님, 제가 비열한 유괴범한테 붙잡혀 갈뻔한걸 용감하게 구해주신 분이예요."
그건 그렇고 내용이 엄청 생략되있었다. 이보쇼 이야기의 전후 설명이 하나도 되있질 않잖아.
딸이 유괴됬다는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부모가 어디있다고..
역시나 그녀의 어머니는 눈을 크게 뜨고 양손으로 입을 가리고 망연하게 서있었다.
이때가 되어서야 난 그녀의 어머니를 자세히 관찰했는데, 틀어올린 황갈색 머리에 눈밑에는 조그마한 눈물점이 있는게 묘한 색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얼굴을 자주 관찰할 기회가 없던 내 기준으로 봐도 미인이라 생각되었다.
"켄이치님 덕분에 다친곳 없이 무사히 풀려났답니다, 엄마 전 그이에게 몸도 마음도 바치고 싶어요!"
그런 어머니를 무시한채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사쿠라쒸. 이 여자 초등학교때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들어주자꾸나 라고 통지표에 써있었겠지.
아니 그전에 그런 폭탄발언좀 그만해주면 안되겠니? 수치고문도 아니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망연히 서있던 사쿠라의 어머니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어머나아~~~! 그러면 파티 준비를 서둘러야 겠네요!. 자자자, 켄이치군 누추한 집이지만 사양말고 들어오세요. 사쿠라도 어서 목욕부터 하고 나오렴 땀냄새 나서 미움받는 여자가 되고 싶지는 않지?"
"저도 참 깜빡했네요. 켄이치님의 땀이라면 대환영이지만 역시 땀냄새는 불쾌하게 느껴지겠죠."
"일단은 내가 대접하고 있을테니, 우선 샤워라도 하고 나오렴. 그리고 소개가 늦어 실례했네요.
전 사쿠라의 어미되는 시즈카라고 해요."
난 무시된채 일이 점점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런 얘기는 당사자가 없는곳에서 좀 해달라고요.
"자, 켄이치군 차부터 내올테니 일단 안으로, 배고프죠? 점심 준비도 되있답니다."
사쿠라의 어머니는 온화하게 웃으며 날 집으로 들였다.
손을 붙잡혀 끌려 들어가는 바람에 거부권 따위는 없었다.
현관을지나, 넓다란 거실을 건너, 내 방이 열개는 들어갈듯한 식당으로 안내되었다.
도중에 몇번이나 메이드!! 라고 주장하는듯한 차림의 사람과 만났지만, 못본척했다.
이제와 메이드 한, 두명따위로 놀랄거 없잖아?
그건그렇고 어떤 의미로는 운이 좋다고 볼수도 있었다.
혹시 남자라도 만났으면 그자리에서 도망쳤으리라.
하지만 여자라도 이리 숫자가 많으면 좀 두렵지.....사쿠라, 가슴이 닿고있어 얼굴도 가까워 좀 떨어져 달라고.
그렇게 들어온 식당은 저택의 외견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호화로웠다.
호화로운 샹들리에, 호화로운 플라즈마티비, 호화로운 양탄자, 호화로운 테이블에, 호화로운 요리가 즐비하게 놓여있었다.
어이 잠깐, 현관에서 여기까지 5분밖에 안걸렸다고, 무슨수를 썻기에 이정도로 요리를 준비한거야.
"먼저 드세요, 곧있으면 사쿠라도 준비하고 나올테니."
사쿠라의 어머니가 상냥하게 말하며 의자를빼 앉도록 재촉했다.
어쩐지 엄청 피곤해진 나는 그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니 좀 혼자있게 해주세요 이대로 그로기 상태에 빠져서 위안에서 대량방출 할지도 모른다고요
시즈카씨가 방긋방긋 웃으며 쳐다보고 있으니 도망갈수도 없었다.
할수없으니 먹을만큼 먹고 빨리집에 가야지. 60만엔은 나중에 받기로 하고. 응 그러자고
눈앞에 펼쳐져 있는 요리는 접시마다 굉장히 비싸보였다....아 그래!
난 뇌리에 떠오른 한가지 생각에 저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를뻔했다.
될수있는한 음식을 더럽게 먹으면 질린 시즈카씨가 사쿠라의 행동을 막는다...그래 이거야
난 눈앞에 있는 스테이크를 칼로 썰지도 않고 포크로 찍어 단숨에 물어 뜯었다.
입안에서 퍼지는 스테이크는, 힘을 안줘도 쉽게 씹을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게 고급스러운 맛이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100g에 천엔 수준의 고기가 아닌 적어도 만엔 이상은 나갈 고기였다.
이 부르쥬아 놈들!
거기다 근처에 있는 접시에 쌓여있던 소세지를 손으로 잡고 육즙을 흘리며 와구와구 씹었다.
자 보아라! 경멸스럽지?!
집에 가야지, 집에 가서 방구석에 쳐박혀야지
그런생각을 하며 이상하게 조용히있는 시즈카씨를 쳐다보니.
".....귀여운 얼굴을 해선 이렇게 와일드 하게 식사를 하다니...."
얼굴을 붉히고 허벅지를 비벼대는 시즈카씨의 모습이..
어떻게보면 이걸 그렇게 긍적적으로 볼수 있는거야.
보통은 아 더럽게도 먹네, 드러운인간. 이게 정상적인거 아냐.
제길 질수없지.
미묘한 패배감을 느낀 나는 폭식을 하듯이 손에 잡히는대로 입안에 쑤셔넣었다.
".....잘먹었슴다..."
채내의 소화기관을 한계이상으로 강화해도 85그릇 까지가 한계였다.
"어머, 아직 요리가 많이 남았는데 벌써 다먹었나요?"
시즈카씨가 놀란 얼굴로 손짓 하는곳에는 대량의 요리가 차려진 쟁반이 늘어져있었다.
더이상 못먹는다구요 시즈카씨. 먹자마자 새 요리를 내오면 줄어들것도 안 줄어들잖아요.
이러는 사이에도 식지 않은 스테이크 세장을 메이드가 내오고 있었다.
"혹시 어디 몸이 아픈가요? 그러면 의사를 부를께요"
"아뇨..괜찮아요 아마 아무것도 안먹어도 살아갈수 있을겁니다."
보기엔 변화가 없어보이지만 한달 정도는 먹지 않고 살아갈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그 순간, 휘청하고 세상이 흔들렸다. 당황해서 눈을 비벼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 얼래..뭐지..왜 이래"
내 말조차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왔다. 휘청, 휘청 사쿠라의 얼굴이, 시즈카씨의 얼굴이, 메이드의 얼굴이 일그러져 보였다. 그것만이 아니라 내가 서있는지, 앉아있는지, 누워있는지 조차 구별이 가지 않았고 모든것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리고, 내 의식은 완전하게 꺼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