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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MC물] 여왕의 뜰 - 9장 미궁의 속의 작은새 (10-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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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392 회 작성일 24-01-15 00: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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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리호는 직원 휴게실에 들어가 몸을 말렸다.
 손님이 물속에 떨어지는걸 대비해, 온풍기가 준비되어 있었다.
젖어버린 셔츠를 벗어던지고, 커다란 목욕타올로 상반신을 감쌌다.

물통이 되어 버린 부츠는, 마루에 벗어놨다.
목의 스카프는 풀고, 옆에 던져놨다.
모자는 어딘가에 떨어뜨렸는지 보지 못했다.
 모처럼 신경쓴 멋이, 형편없게 되버렸다. 


 비참한 기분으로, 온풍기 앞에 앉아 있으면, 나를 물로 밀던 3명이 들어왔다.
 오다의 명령으로 선생님이 거짓말, 선생님의 명령으로 리호가 거짓말, 아무런 명령이 없어도 맞장구치는 슈우가 거짓말, 입을모아 자신이 혼자 까불면서 나대다가 맘대로 물에 빠져버렸다는게 되었다.
리호는 장시간 관계자로부터 설교를 들었다.
 혼자서 차가운 물에 멍하니 서있는 것도 비참했지만, 혼자 바보가 되어 설교를 듣는 것도 비참했다.

 오노데라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리호의 몸을 닦아준다.
 리호는, 젖은 눈으로 선생님를 노려본다.
 자기가 밀어놓고는, 잘도 이렇게 착한척 위하는척 하는군요.


 


「리호, 미안해..」


   


 이제 싫증날 정도로 들었어 그 말은.
변명도 아니고 미안하다 미안하다 도대체 몇 번째지? 실컷 저질러 놓고 나중에 잘못한 것처럼 그런 얼굴로 사과할거면, 처음부터 하지 않으면 되잖아.
선생님, 진짜 바보에요?


 


 


 내가 선생님의 손을 난폭하게 내치면, 선생님은 내게서 멀어졌다.
선생님은 오다와 작은 소리로 소근소근 이야기하고 있다.
 어차피 또, 날 괴롭힐 계획을 짜고 있는거겠지.
 선생님은 다가와, 리호의 쓰리사이즈를 물었다.
가까운 쇼핑몰에 가서, 갈아입을 만한 옷을 사오겠다고 한다.


   만사를 포기한듯 말했지만 내심 또 어떤 끔찍한 짓을 할까, 긴장하고 있던 리호는 조금 안심했다.


   하지만, 다음 말을 듣고, 리호는 헛된 기대였다는걸 알았다.


 


 


「리호.. 미안해」


 


 


 또 악행을 예고하는 거네.
이번엔, 어떤 짓을 할려는거야?


 


 


「리호, 츠토무씨가 몸을 닦아줄꺼니까. 반항하거나 날뛰면 안돼. 여기 관계자분들이 의심하니까」


 


 !? 왜 그 남자가 내 몸을 닦는다는거야? 혼자서도 할 수 있다고!
 리호는 한숨을 쉰다.


 


 아, 알겠어. 미안한게 이거? 좋아, 이제 이런짓을 당하는 것도 적응 될 것 같네.
 의심하니까, 라 선생님, 정말 표정 하나 안바꾸고 간단하게 말하는구나.
 선생님은 벌어질 일을 모두 알고 있지.
내가 또 그런 짓을 당하게 되리란걸 알고 있는데도, 오다가 하라는 대로 하고 있지.
 이제 괜찮아, 이제 선생님한테 기대는건 포기했어.


 


 


「염려마시고 다녀오세요. 오노데라 선·생·님」


 


 


 


  비꼬는 어조에 선생님은, 수치스러운듯 얼굴을 붉힌다.
 선생님은「미안해」라고, 오늘 하루 질리도록 들은 대사를 내뱉고 나서, 빠른 걸음으로 나간다.


 그 즉시 오다가 앉아있는 리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리호의 얼굴을 들여다 보며 웃는다.


 


 


「킥킥킥. 리호. 내가 물에 젖었을 때는 실컷 바보 취급하더만, 네가 젖은 모습은 아주 어울리는데.


    조그만 리호가, 흠뻑 젖어있는 모습은 뭐랄까, 그래 조그만 햄스터같애」


 


 


 나는 오다를 노려본다.
 슈우군까지,「네가 오다씨한테 모욕적인 말을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잖아」라고, 마치 모든게 내 탓인듯 꾸짖는다.


 


 이 녀석들은 진짜, 개선의 여지가 없다.


 


 


「쯧쯧. 내가 닦아줄테니까」


 


 


「만지지마!」


 


 


 오다가 리호의 신체를 감싸고 있던 목욕타올을 잡는다.
타올을 잡고 매달리지만, 남자 힘에는 당할 수 없고, 강탈당해 버린다.
 양팔로 가슴을 가린다.


 


 


「이 변태가! 사람 부를거야!」


 


 


 휴게실엔 조금 전까지 여성 관계자가 같이 있었지만, 일행들이 오고 나서 모두 나가 버렸다.
 슈우가 당황해서,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살펴본다.
 하지만 오다는 태연하게 말한다.


 


 


「리호가 그런 일 할 리 없지. 세이나 선생님이 의심받지 않게 하라는 말을 들었잖아? 
   성실한 학생인 네가, 세이나 선생님의 명령을 거역할리가 없지?」

 


 


 리호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다.


 오다가 타올을 들고있는 손을 뻗는다.
 리호의 몸에 닿는다.


 


 


「아앗!」


 


 


「내가 몸을 닦게하라고, 세이나가 말했지?」


 


 


 맞아.
 선생님의 명령은 거역하면 안된다.
이건, 그냥 조금 싫은척 한거뿐…….
 마음 속으로 방금 보인 반항에 대한 변명을 한다.
어째서 자신이 변명을 해야하는지, 어째서 선생님의 지시에 거역하면 안되는건지, 그 의문점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리호는 몸을 돌처럼 굳인채, 타올 너머로 오다의 손에 몸을 맡겼다.


 


 


「이봐, 그런 식으로 가슴을 숨기고 있으면, 젖은 젖가슴을 닦을 수 없어」


 


 


「여기는, 괜찮아! 전혀 물기가 없다고. 이미 다 말랐으니까. 닦을 필요없어!」


 


 


「거짓말 하면 선생님한테 이른다. 나한테 닦으라고 말했잖아?」


 


 


 리호는, 천천히 가슴을 숨기고 있던 손을 내린다.
 부끄러워.. 이런 녀석에게 내 알몸을 보여줘야 하는거야? 이렇게 마음대로 만지게 놔둬야 하는거야?


 


 오다가 집요하게 유방만 타올로 비빈다.
몇번이나 반복해서 쓸듯이 타올로 닦는다.
하지만, 유두만은 자극을 주는걸 피하고 있다.
 타올의 부드러운 섬유감촉이, 부드럽게 피부를 간지른다.
 타올을 경계로 만지고 있는데도, 오다의 숨막힐 듯이 뜨거운 체온이 전해져 오는것 같아 몸이 더워진다.


 아직도 리호는 자신의 관능에 미흡하다.
 몸의 과민한 반응이 모두, 오다에게 느끼는 불쾌감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이제 그만해. 아직도 물기가 남아있어? 이미 다 말랐거든. 그러니까 그렇게 문지르지마. 기분 나쁘니까」


 


 


「그럴까. 아니다. 세이나 선생님의 소중한 제자 리호가, 감기라도 걸려 버리면 안되니까.
   좀더 꼼꼼히 닦아주지 않으면 안돼지.

   자, 아래쪽도」

 


 


 타올의 구석을 잡고 리호의 허벅지 사이로 손을 뻗어 넣는다.
 불쾌한 감촉이, 소중한 곳을 문지른다.
당황해서 양 다리를 닫는다.
하지만「츠토무씨에게 몸을 닦으라」고 한 선생님의 명령이 그런 리호의 저항을 약하게 한다.
살그머니 모았던 무릎이 열리자, 오다가 좋아라 하면서, 리호의 음부를 부드럽게 타올로 비빈다.


 


 


「아……흑」


 


 


 낯간지러워서……아니, 불쾌한 기분탓인지, 소리가 새어 버린다.


 


 


「히히, 이제 다 닦였나?」


 


 


 오다는 일부러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으로 직접 리호의 음부를 만진다.


 


 


「흐음, 아직 젖어있는거 같은데?」


 


 


 갈라진 균열 주위를 쓰다듬는다.


 


 


「아.. 당신은 그런데만……닦을거야? 다른데를……그런 이상한 곳만 닦지마」


 


 


 오다에게 비난을 하자 문 밖을 살피고 있던 슈우군이 즉시 나를 나무란다.


 


 


「리호.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돼지. 오다씨는, 지금 널 위해서, 그런 더러운 곳까지 닦아라고 주고 있는데」


 


 


「필요없어. 이런곳까지 닦아 주지 않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더럽다니, 너보단 깨끗하거든?」


 


 


 새빨갛게 물들인채 얼굴을 좌우로 흔든다.


 이번엔 오다가 말한다.


 


 


「그런 이기적인 말을 하면 안돼지. 이렇게 물기가 남긴채 돌아다니면, 감기 걸린다고. 그러면 세이나가 걱정하잖아」


 


 


「너랑 이러고 있는 편이, 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을걸?」


 


 


「내가 만지지 않는 편이 좋으면, 이런 방법도 있지」


 


 


 오다는 리호의 가슴을 문지르고 있던 타올을 뗀다.
기름진 얼굴을 가까이 하고, 작은 유두의 봉우리를 향하여, 하아 입김을 토했다.


 오다의 손에 주물럭 만져지고 있던 리호의 몸은, 이미 완전히 민감해져 있다.
그저 입김을 내뱉었을 뿐인데, 그만큼의 자극에, 크게 몸을 떨며 반응한다.
직접적인 애무 후 미풍으로 간지럽히는, 큰 완급에 반응한다.


 


 


「!.. 이.. 그만둬. 응……. 기분 나빠」


 


 


 몸을 관통하는 감각에 작은 어깨를 흔든다.
 슈우는 몹시 놀라, 리호를 본다.
한번도 본적없는 그런 행동에 놀라고 있다.


 


 


「뭐야. 싫다고 해서 다른방법으로 말려줬더니 이것도 싫다라. 역시 타올로 닦는편이 잘마르지」


 


 


「아응. 이, 이제 됐어.. 그만, 충분히 닦였..」


 


 


 오다는 타올의 마른 부분을 사용하여, 점점 부상하기 시작한 유두를 부드럽게 켠다.


 


 


「후욱」


 


 


 리호는 말을 잇지 못하고 가녀린 등을 기댄채, 그 섬세한 손길을 받아 들인다.


 


 


「싫어. 기분 나쁘다고. 그만. 그만둬」


 


 


 애무하는 시간이 흘러도 리호는, 이 감각이 혐오감이라 고집하고 있다.


 리호의 야릇한 반응에 본궤도에 오른 오다는 균열을 위아래로 문지르던 손가락을 찔렀다.


 


 


「아! 거기, 거기는! 물에 젖은거랑은 상관없잖아!」


 


 


「엥? 여기가 제일 젖어 있는데」


 


 


「거짓말! 으응.. 그, 거기는..달라」


 


 


「이거 보라고」


 


 


 오다가 음부를 헤집던 집게 손가락을 빼 리호의 눈앞에 내민다.
엄지와 집게 손가락을 붙이고 떼자, 끈끈한 끈적한 액체가 긴 줄기를 만든다.


 


 


「아, 아니야.. 이건 다르다고..이건 달라」


 


 


 리호는 오다의 손가락을 외면한다.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다.
자신의 내면을 외면하며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안보이는 체 고집을 부린다.


「히히. 리호. 이거보라고 이렇게 닦아내고 있는데~
   응. 닦아도 닦아도 계속해서 젖어있는데. 왜이럴까? 짐작가는 거라도 있어?」

 


 


「안젖었어! 아, 이.. 이제 마르고 있으니까, 그러니까……으응, 이,이제 그만둬. 이만하면 됐잖아?」


 


 


 문을 파수하고 있던 슈우군이, 오다에 경고한다.
시시한 시정잡배를 위해서 충실히 일하고 있는 바보같다.


 


 


「유원지 사람이 오고 있어요!」


 


 


 오다는 재빠르게 알몸인 리호의 가슴부터  전신을 목욕타올로 감쌌다.
다른 타올을 꺼내 리호의 머리에 씌우고, 물을 말리고 있는 것 같이 누른다.


 여성 직원이, 몸이 차가워진 리호를 염려해서, 종이컵에 뜨거운 코코아를 가지고 들어왔다.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거친 호흡을 하고 있는 리호와 리호에게 밀착해 앉아있는 오다의 얼굴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본다.
 리호는「의심받지 않는다」라는 선생님의 명령이 제대로 마음에 새겨져 있다.
 친밀한 표정을 지으며, 오다를 웃는 얼굴로 올려본다.


 


 


「……오빠」


 


 


이 아저씨를, 이런 식으로 부르다니! 입이 썩는거 같다.


 


 


「내 이마에 손 좀 대봐. 열 있는거 같지? 감기 걸린걸까?」


 


 


 그렇게 말하며 오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설마 내가 이런 연기까지 하는 처지가 되다니.


 오다가 어색하게 대답한다.


 


 


「아, 그래, 리호. 에- 그렇게, 그러니까……
   리호가, 물에 뛰어들거나 했기 때문이잖아. 바보같이 넌 더 이상 애가 아니니까. 스스로 좀 조심하라고」

 


 


 오다의 연기는 한눈에도 어색하고 말투도 단조로운 국어책 읽는 어조인데, 유원지 직원은 전혀 수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리호의 말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감기약을 가져다 주었다.
이런 친절한 직원을 속이고 있는 것이 괴롭다.
이 친절한 사람이라면, 도움을 요청해도 좋을텐데.


 약을 건네준 직원이 방을 나가자, 오다가 리호를 보며 히죽 웃는다.


 


 


「오빠라. 명연기였어. 리호」


 


 


「자 그럼 오빠가 리호를 더 기분좋게 해줄께~」


 


 


「이제 그만해줘..으응.. 아 정말 몸이 뜨겁다고! 진짜 감기같..흐윽」


 


 


 오노데라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 리호는 오다의 장난감이 되었다.
 오다가 소중한 장소를 만지면, 소름이 쫙 끼쳤다.
속이 메스꺼워지고, 숨이 거칠어졌다.
체내에서 타오르는 뜨거운 열기로 미칠 것 같았다.
 끝까지 리호는, 자신의 몸에 일어난 변화는 오다에 대한 나쁜감정 탓이라고, 믿고 있었다.
고간의 습기는, 아직 물에 들어갔던 물이 남아있는 것 뿐이라고 자위하고 있다.


 


 


「흐응, 아앙」하고 터져나오는 소리는, 감기 기운으로 숨쉬는게 괴로운데 오다가 자신을 괴롭혀서 나오는 힘겹다는 뜻이라고 고집하고 있다.


 


 


 쇼핑을 끝마친 선생님이 돌아왔을 때, 리호는 이미 흐물흐물 녹아 있었다.
자신의 몸을 마음대로 침입하던 손이 멈추고, 리호는 눈치채지 못한다.
 오다의 애무가 없어진 안타까운, 초조한 감정을,  그 초조함에 어찌할바 모르던 리호는, 멍하니 서있는 선생님을 보곤 자신을 홀로 놔두고 떠난 것에 대한 분노를 생각하며 세이나를 힐책한다.


 


 


「..선생님, 그냥 옷 좀 사오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요?」


 


 


리호는 쾌락에 빠져든 얼굴로 따진다.


 


 


「믿을 수 없네. 저는, 아, 그만두죠. 아, 선생님이 지금 걸고 있는 그 목걸이, 지금 사 온거죠?
 내가 감기에 걸려서 힘들어 하고 있는데, 이렇게 벌거벗은 채로 방치하고, 자기는 목걸이를 사온겁니까?

   그렇게 이 바보같은 남자들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어요?」

 


 


 목걸이는, 물론 트집이다.
오노데라 선생님이 아침부터 똑같은 목걸이를 걸고 있던 것은, 리호도 기억하고 있다.


사실 세이나는, 리호의 괴로움을 조금이라도 짧게 하려고, 몹시 서둘러 돌아다니며, 오다가 지시한 옷을 사왔지만.
그 사실을 알리없는 리호는, 텅 빈 허전함을 감추기 위해서 트집을 잡아 화풀이를 했다.


 


 


 오노데라 선생님이 사 온 옷은, 오노데라 선생님이 입고있는 옷 정도로, 노출이 심했다.
 팔랑팔랑 얇은 천의 흑색 미니스커트는, 컷의 길이가 비스듬하게 되어 있다.
컷이 짧아지는 사이드 쪽은 팬츠가 보일정도의 짧은 길이다.
상의는, 흰색 레이스 천으로 만들어진 볼레로뿐이다.
볼레로 아래에 입어야 할 셔츠는, 사오지 않았다.
그 유일한 상의인 볼레로는, 가슴아래의 길이고 옷깃도 여밀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열려 있다.
 평범한 것은, 짙은 감색의 샌들 뿐이었다.


사 온 옷 중에는, 위나 아래나 속옷은 없었다.
하지만 리호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오늘 리호는, 옷을 입을 때 속옷에 대해서 잊어버리도록 되어있다.
 오노데라 세이나는, 오다에게 지시받은 조건내에서, 최대한 눈에띄지 않는 색깔을 선택했지만, 리호가 눈치챌 리 없다.


 멍하니 사온 옷을 보던 리호는 선생님을 보며 비꼰다.


 


 


「오노데라 선생님. 갑자기 옷을 고르는 센스가 어주 좋아졌네요」


 


 


「미안해, 리호」


 


 


 미안해라고 말하는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을 힘들게 한다는걸 알고 있다는 뜻.


 리호는 목욕타올을 감싼 채, 오노데라 선생님과 함께 여자 화장실로 걸어간다.
거기서 「오노데라 세이나가 선택한 옷」(사실은 오다가 선택한 옷)을 입는다.
 맨살 위에 볼레로를 입는다.
볼레로, 본래 단추을 닫지 않고 다른 옷위에 걸쳐 입는 것을 기본으로 한 디자인으로, 단추는 장식을 목적으로 달아논 거다.
그 1개 밖에 없는 장식 목적의 단추를, 오노데라 선생님이 억지로 끌어당겨 채웠다.
가슴이 꽉 조여 답답하지만, 실제 가슴을 보이는 것보다는 낫다.
 리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말 한심하다.
정말 부끄럽다.


 


색깔이 그나마 눈에 띄지않는 모노톤인 것이 구제지만, 노출도는 오늘 보고 깜짝놀랐던 오노데라 선생님 이상이다.


 충격적인 자신을 보고, 절망에 빠진 리호의 얼굴을 보기 힘들어서, 오노데라 선생님가 리호의 얼굴에 희미하게 화장을 해준다.
리호는 무표정한 얼굴로, 될대로 되라는듯 눈을 감는다.
 세심한 손길을 느끼며 리호는 추억을 떠올린다.
예전에도 한 번, 오노데라 선생님에게 메이크업을 받은 적이 있었다.


 


 리호가「나도 오노데라 선생님같이 예쁘게 되고 싶어요~」라고 칭얼대자, 과외가 끝난 후에 장난으로 해 주었었다.
 오노데라 선생님의 화장은 얇으므로, 얼굴에 극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오노데라 선생님에 얼굴을 쓰다듬고 주고 있던 시간은, 어릴 적 엄마의 다리에 누워 귀를 파주던 시간과 같이, 더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오늘은 그런 기분과는 거리가 멀다.
오늘 선생님의 심한 처사를, 이런 화장 정도로 용서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저 반년 정도 전인데, 그 행복했던 무렵이 굉장히 먼 옛날로 느껴진다.
 그것이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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