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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일/번/MC] 검은 욕망 - 타츠미재판 (3) -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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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127 회 작성일 24-01-14 21:3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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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점심시간 종료 10분전의 예령이 학원내에 울렸다.
  하지만 부지내에 있는 시설은 이미 한곳을 제외하고 한산했다.
 그 분주한 한 곳은 바로 학생 총회의 회장이 되는 체육관이었다.
  오늘의 총회의 내용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나타내듯이, 아직 예령이 울리지도 않았는데도
  이미 그 입구는 모여든 학생들로 복잡했다.


 체육관의 현관앞에는 긴 테이블이 놓여져 거기에 생도회와 「신교칙에 반대하는 회」가
  작성한 각각의 배포 자료가 쌓여 있다. 학생들의 상당수는 앞으로의 토론의 요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배포자료를 한장씩 손에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체육관 가운데는 점심시간 중에 미리 에어컨을 돌려 두었기 때문에 밖에 비해
  대단히 쾌적하다.
 무대 위에는 연단과 마이크가 세트 되어 있지만
  체육관내에 학생들의 의자 등은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성련에서는 전통적으로 토론회에서 청강자용의 의자는
  준비되지 않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의가 아니라 토론이니까
  그것을 듣는 사람도 수동적인 자세가 되지 않도록 토론과 일체가 되어 참여하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이다.


  물론 서서 듣는 것을 통해 토론자와 심리적으로 좀 더 가까운 거리가 되어 반응을
  끌어 내기 쉽게 하기 위함 것도 있따.


 학생이 자신들을 위해서 자신의 의지로 결정내리는 이상
  결코 남의 일처럼 좌시 하지 않는다.


  그것이 성련의 기본방침인 것이다.


 


 


 좌우의 무대 끝 부분이 각각 진영의 대기 장소로 지정되어 있었다.
  예령과 동시에 뒤쪽으로 돌아 오른쪽의 무대 옆으로 숨어 들어 갔는데
  다른 사람은 벌써 모두 모여 있었다.


「늦었어∼, 이쿠짱. 어디 갔었어?」
「아, 아. 미안, 조금 화장실에」


 하루에게 늦은 것이 들켜 불평을 들었기 때문에 솔직하게 사과해 둔다.
  하지만, 방금전의 전화 내용은 도저히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


 안에 있는 모두가 뭔가의 준비를 위해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결코 넓다고는 말할 수 없는 여기는 이미 북적 북적하고 있다.
  에어컨도 그다지 듣지 않는 것인지
  여자 아이들의 냄새가 가득차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분위기다.


 그 중에 우리쪽 토론자중 첫번째로 나서는 후쿠자와는 토도가 자신의 리본을 고쳐
  매 주는 것을 보면서 「아― 아―」하고 발성 연습 비슷한 것을 하고 있었다.


 토론의 차례에 대해 몇번이나 서로 이야기 했지만 결국 여러가지 생각한 결과
  당초 예정했었던 미구리는 그만 두기로 하고 그 대신 후쿠자와에게
  첫번째를 맡기는 게 되었다.


 후쿠자와는 꽤 애교가 있는 얼굴과 사랑스러운 미소 덕분에 하급생으로부터
 「말을 건네기 쉬운 3 학년」이라고 인정될 만큼 인기가 있고
  얘기를 해 보면 재치도 듣고 말이 많으면서도 유머가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담력이 좋아 토론의 첫번째 타자로서 적임이었던 것이다.
 지금도 「침착해」라고 걱정 하는 듯한 시마츠에 대해
 「응, 괜찮아」라고 태평한 미소를 보여 주고 있따.
  불안은 전혀 없는 듯하다.


 그런 모습을 구석에서 바라보고 있자, 무대에서 「실례합니다」라며
  2 학년의 클래스 위원 1명이 들어 왔다.


  진행 체크표의 같은 것을 확인하면서 하루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간다.


「개시 5분전입니다만 토론원의 변경은 없습니까?」
「아, 문제 없습니다. 오늘 낸 명부 그대로에요.」
「네. 그럼 정시에 시작할테니깐 이름을 불리면 단상으로 나와 주세요.」
「알겠습니다」


 확인이 끝나자 그 아가씨는 다시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생도회 집행부 관계자가 토론원이으로 나섰기 때문에
  그 역할을 대신 해줘야 하는 걸까?


 살그머니 무대 옆 공간에서 얼굴을 내밀어 보면
  각 클래스 학생들은 거의 정렬 완료한 것 같고 다만 클래스 위원으로 보이는 학생들만
  여기 저기로 뛰어 다니며 무언가를 확인하고 있었다.


  드디어 개막이다.
 사회역의 2 학년이 마이크의 앞으로 다가가자 체육관내의 웅성거림은
  썰물이 빠지듯 사라져 갔다. 전원이 주목하는 가운데 사회는 조심스러우면서도
  맑은 소리로 선언한다.



「지금부터 금년도 7월 학생 총회를 개최합니다」


 개최 선언에 이어 몇개의 연락 사항과 활동 보고를 한다.
  특별히 눈에 띈 것으로는 양호 선생님이 이번달에 정년퇴직하기 때문에
  2 학기부터는 새로운 선생님이 온다고 하는 것과 농구부의 전국 대회 진출
  미술부의 학생의 회화 콩쿨 입선의 건등이 있었다.


 계속해서 연단에는 생도회 서기인 이사리비 마나가 서서 이번달 및 여름 방학중의
  행사 예정을 통지 한다. 그것에 따르면 성련에서는 여름 방학중에도
  위원회는 계속해 정기적으로 회합을 여는 것 같아
  클래스 위원이 출석할 수 없는 경우는 미리 대리를 참여시키도록 지시 받고 있었다..


 게다가 여름 방학전의 마지막 학생 총회 였기 때문에 몇명의 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연락 사항을 전한다.
  풍기 위원회 등이 지난달의 개선 사항이나 이번달의 풍기 목표등을 여기서 발표했다.


 이상의 내용이 차례로 진행되고 다시 사회자가 마이크의 앞에 섰다.
  체육관 안의 긴장감이 확 높아진다.


「이상으로 각 위원회로부터의 연락 사항을 마칩니다.
  계속해서 지난달 제출된 의제에 대해 대표자 토론회를 실시합니다」


 그 선언의 뒤 우선은 사회자에 의해 배경 설명이 행해졌다.


 6월 24일 수요일에 통지된 성련학원 교칙 제 4칙 12항에의 추가안의 내용과 그 요지.
  그에 대해, 같은 날에 결성된 「신교칙에 반대하는 회」로부터 폐안 청구와
  총원 투표의 신청이 있었다는 것.


  오늘의 토론회에서는 이 학생 총회 후에 실시되는 투표를 위한 논의를하고
  신교칙에 반대하는 회와 생도회 쌍방으로부터의 대표자가 토론을 한다는 것.
  그리고 토론은 생도회 통지에 따라 제한시간 10분씩 교대로 한다는 것의 확인.


 이상의 설명을 끝내고 사회자는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연다.


「그러면 「신교칙에 반대하는 회」 제1회의 토론을 개시합니다」


 계속되어 이름을 불린 후쿠자와가 무대 옆에서 나타나자 사회자는 그것을 확인하고
  뒤로 물러 났다.


  드디어, 제1 라운드의 징이 울렸던 것이다.


 



 제1회의 토론은 쌍방 모두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다.
  후쿠자와도 생도회측의 토론자도 서로의 주장의 요지 설명부터 시작해
  몇몇 포인트의 어필에 노력했다.


 후쿠자와의 주장은 이러하다. 이번 신교칙안은 취지는 알겠지만 너무나도 지나치다.
  같은 클래스메이트로서 함께 학원 생활을 보내 가는데 장해가 되어 버린다.


 그에 대해 생도회측은 이번 신교칙을 요구한 것은 오히려 학생이나 그 보호자이며
  학원으로서는 학생의 건전한 생활을 위해 그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라고 반론했다.


 어느쪽이나 사전에 학생들에게 통지하고 있었던 일을 정리한 것 같은 내용으로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다. 실전이 이 다음이라고 알고 있는지
  사회자도 5 분의 휴게시간만 주고 곧바로 다음의 토론자를 불렀다.


 신교칙에 반대하는 회의 제2회 토론자는 시즈카이다.
  2 학년인데도 대발탁인 것 같지만
  사실 그녀야말로 이 쪽편의 에이스라고 부르기에 어울리는 실력자다.


 제1회와는 분위기가 확 바뀌어 이번에는 서로의 약점을 찌르는 것 같은 난타전이 되었지만
  시즈카는 생도회측의 3 학년에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는 훌륭한 주장을 전개했다.


  몸집도 작은 그녀의 어디에 그런 정열이 있었는지, 하고 놀라울 정도로 탁월한 연설에
  학생들도 점차 몰입되어 가고 있는 것이 분명히 보엿다.


 생도회측의 토론자도 노력하고는 있었지만, 이미 시즈카의 토론을 들은 다음에는
  어떻게 해도 트집을 잡고 있는 것 뿐이라는 인상을 지우지 못했기 때문에
  제2회 토론의 종료 시점에서 흐름은 크게 우리쪽으로 기울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
  분위기로서 느껴졌다.


 이 시점에서 시작으로부터 1시간이 경과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회는 다음의 토론의 개시를 15 분후라고 선언하고
  학생 총회는 일단 휴식을 하게 되었다.


 



4.



「수고했어, 시즈카. 좋은 느낌이었다」
「감사합니다」


 하루가 수통으로부터 컵에 차를 따라 시즈카에 건네주고 있다.
  큰일을 끝낸 소녀는 그것을 맛있게 꿀꺽 꿀꺽 마셨다.


「지금 쭉 둘러 봤습니다만 이쪽이 우세한 것 같네요.」


 뒤로부터 돌아온 토도들이 정찰의 보고를 했다.
  확실히, 조금 전의 제2회 이후 시즈카의 활약에 의해 이쪽으로 분위기가 많이 기울었다.
 그 보고에 모두의 얼굴에서 미소가 흘러 나오지만 나나미만은 아직 눈썹을 찌푸리고 있다.


「그렇지만, 방심은 할 수 없어요. 다음의 제3회 야말로 진정한 결전입니다.」
「알고 있다. 다음은 아마 회장일 것이야. 이쪽도 전력으로 주장할 수 밖에 없어」


 하루는 긴장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다음의 토론은 우리측 대표자로 하루가 나오게 되어 있었다.
  생도회측의 토론원은 아직 공난인 채였지만
  대부분의 예상으로는 아키시마 회장 자신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예상대로라면 다음은 대장끼리의 정면 대결이 된다.


 하지만 그것은 아마 잘못 된 예상 일 것이라는 것을 이 곳에서는 나만이 알고 있다.
  어제의 시즈루의 말을 나는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괜찮아, 이쿠짱. 맡겨 줘!」
「.., 응」


 밝지 않은 표정의 나를 알아차렸는지 하루가 웃으면서 가슴을 탁탁 두드렸다.
  하지만 어쩐지 잘못 때렸는지 콜록 콜록 기침을 하기 시작해 이번에는 시즈카가
  하루의 등을 문질러 준다. 자신도 긴장하고 있으면서 나를 위로해 준다.


 무심코 웃음을 터뜨릴뻔 했을때 막을 걷고 누군가 뛰어든다.


「큰 일났어요! 큰 일이에요!」


 그것은 예의 총알탄 카메라 란코였다. 무엇인가 손에 든 종이 같은 것을 휘두르며
  우리쪽으로 뛰어 온다. 장난이 아닌 표정에 모두의 얼굴에 긴장이 서렸다.


「지금, 밖에 이런 물건이 나돌고 있습니다!」


 나의 옆에 있던 책상 위에 조금 전의 종이를 펼쳐 보였다.
  너무 세게 내리친 탓에 도로 확하고 접히려 했다가 다시 펼쳐지며
  내용이 모든 이의 눈에 들어 온다.


「어……?」
「이것은……!」
「무엇입니까, 이것……?」
「그림……사진의 합성 인까?」


 모두가 그 종이에 대해서 각각의 반응을 보인다.
  그 중에서 나와 카나가타 자매만은 거기에 인쇄된
  흑백의 사진에 경악 하고 있었다.


 A4사이즈의 종이의 중앙에 어둠속에서 이쪽을 뒤돌아 보고 있는 자세의
  인물 사진이 인쇄되어 있다. 그다지 좋지 않은 인쇄기를 사용했는지
  세부의 명암이 무너져 내리고 있지만 형태만 보면 그 인물의 옷은
  성련의 남자 제복과 아주 비슷했다.
  질이 나쁜 인쇄기라 얼굴은 제대로 구분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사진 아래에는 워드프로세서 문자로 「엿보기범」이라고만 쓰여져 있었다.
  그외에는 자세한 문구가 전혀 없다. 어디의 누가 만든 것인지 사진속의 사람이 누구인지
  에 관한 말도 전혀 없다.
  나는 고개를 들어 나나미의 쪽을 보았다.


(뭐야 이게!!)
(모릅니다!! 확실히 2장 모두 처리했는데……! )
(설마, 또 하나 카메라가 있었던가?! )
(그럴리가……! )


 내가 자신을 쳐다 본 것으로 착각했던지 란코는 손을 절레 절레 흔들며 말했다.


「우왓 내가 아니에요! 2번째의 토론이 끝나서 밖에 잠시 나갔다 왓는데
  배포 자료가 놓여 있던 테이블에 잔뜩 뿌려져 있었어요!」
「테이블에……?」


 그것은 이상하다. 나는 토론에서 학생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가끔 밖을 내다 보고 있었지만
  출입문은 꼭 닫혀 있어서 아무도 나가지 않았을 건데.....
  뒷문도 무대 이쪽 밖에 없는데 토론중에 거기를 출입한 인간은 없다.


 즉, 이 체육관에 모인 300명의 학생들에게는 이 인쇄물을 두기 위해
  체육관의 밖으로 나오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나는 토론의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서 쭉 안에 있었고
  그것을 증명해 줄 사람도 있습니다. 최소한 내가 이런 기사도 쓰여있지 않은
  치졸한 배포물을 만들 리가 없습니다!」
「그것은 알고 있어. 이것은 지금도 거기에 놓여져 있는 거야?」
「아니요 클래스 위원의 몇사람이 깨닫고 당황해 정리하고 있었으니까 이제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말은 그녀들도 모르는 물건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그냥 한장 가져 왔을 뿐이니깐.....」
「자, 그럼 이게 퍼지지는 않은거야??」
「아니, 이미 조금 소란스러워 지고 있었으니 퍼졌을 겁니다.
  이 한장도 소란을 틈타 가져 온것이기 때문에....」
「그런가……」


 이것은 곤란하다……. 누구의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타이밍인가.
  우리의 승리가 보여 온 바로 이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나로부터의 추궁이 멈추자 비로소 여유를 찾았는지 란코는 턱에 손을 괸채 그 종이를
  빤히 응시 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증거 능력은 전무하네요」
「네?」
「보세요. 얼굴은 거의 뭉게져 있고 일자를 나타내는 증거도 없어요.
  이것이 만약 지난 주 토요일의 엿보기범의 사진이라고 해도
  범인이 누군지 단저조차 잡을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건 확실히 그렇다. 나는 그것이 실제로 찍힌 것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질 낮은 사진으로는
  의혹은 받을 수 있어도 확신까지 가지기는 힘들다.


  이미 여기에 있는 사람들의 사이에서는 나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조작으로 결론이 지어지는 분위기 였다.


 그 때 문득 나는 조금 전부터 입을 다물고 있는
  하루가 신경이 쓰여 눈을 돌렸다가 오싹 했다. 하루의 모습이 이상했던 것이다.
 모두 사진에 주목하고 있었던 탓으로 깨닫지 못했지만, 안색이 시퍼랬다.


  시선이 흐리고 이마에는 땀이 맺혀 있다.
  불안한 발걸음으로 흔들흔들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하루, 어떻게 된거야?」
「!」


 나에게 어깨를 잡히자 하루는 깜짝 놀랄만큼 신체를 진동시키며 나를 보았다.
  눈동자에서 평소의 밝은 빛이 사라지고 울 것만 같은 자신감 없는 눈동자가
  나를 바라 본다.


「아, 이, 이쿠짱……」
「괜찮아, 안색이 나빠. 조금 앉아라」
「에, 괜찮……」
「괜찮아 보이지가 않아.」


 조금씩 신체가 떨리고 있다. 분명히 병이나 발작과 같은 상태였다.
  나는 억지로 하루를 의자로 데려갔지만 고집이 있어 앉으려고 하지 않는다.


「괜찮다고……」
「아니, 너 이상해. 땀도 흥건하고.. 쉬어야해.」
「괜찮다니까 ……!」


 앉게 하려고 어깨에 손을 올리자 하루는 히스테릭하게 손을 떨쳐 버렸다.
  타악 하고 큰소리가 나서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무슨 일일까하고 이쪽을 바라봤다.


「미나가와씨……?」
「선배……안색이 나쁩니다……!」


 걱정한 나나미나 시즈카가 옆으로 달려 온다. 그러나 하루는 그것을 보려고도 하지 않고
  귀를 틀어 먹은채 고개를 숙인채 좌우로 세차게 젖고 만 있따.


「하루……?」


 내가 놀래 중얼거리자 갑자기 눈을 퍼뜩 열며 튕기듯 하루는 고개를 들었다.


「아……아,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이봐……」
「괜찮아……괜찮으니깐」
「……」
「괜찮아. 걱정하지마, 이쿠짱……우리들은 잘못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모두 믿어 줄거야. 나쁜 일 같은 것을 하지 않았으니깐.
  모두, 모두 알아 줄거야. 왜냐하면, 우리들은 바른일을 하고 있으니깐……!」


 그렇게 말하면서 하루의 눈은 당장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만 같았다.
 그 때 당황한 나의 뇌리에 플래시백과 같이 어제의 시즈루의 대사가 되살아 났다.
  7월 사건의 결과를 표현하던 그 때의 말.


(아……!)


 그렇다, 이 상황!
 지금의 우리 상황은, 1년전의 7월 사건때에 완전히 같지 않은가!


 하루들의 승리가 보인 그 순간 생각도 못했던 공격에 의해 찬물이 끼얹어져
  의견조차 말하지 못하게 된 채 책임의 추궁을 피할수 없게 된 그 때의 토론회.
  확실히 그 때와 지금의 상황은 아주 비슷한다.


 아마 하루는 방금 전 란코가 가져온 종이로 부터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어
  그 때의 고독감과 공포를 생각해 내 버렸던 것이다. 혼자서 10분의 토론 시간동안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부정에 대한 변명을 할 것인가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신제도에 대한 주장을 할 것인가 선택해야만 했다.
  그 때로 되돌아와 버렸다!


 그리고 다시 나는 그 사진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과연 증거는 되지 않지만 의혹을 심는데 이 망가진 인쇄물은 효과적이다.
 학생들은 여기에 찍힌 것이 나일까 정말 나라면 이것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쪽에 흥미가 가 버려 지금부터 하루가 신교칙에 대해 정당하게 이의를 주장해도
  그 마음에는 닿지 않을 것이다.


  하루는 또다시 아무도 들어지 않는 주장을 하게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이 사진의 변명을 하게 되는 것인가?


  그 선택을 강요받게 되었다! 젠장


 시계를 보면 이제 시간이 없다. 당장 학생이 토론자의 최종 확인을하러 올 것 같다.
  이대로 하루를 단상에 올릴 수는 없다.
  시즈카가 열심히 위로 하고 있지만 하루는 그것이 전혀 들리지 않는 듯
  완전히 마음을 닫아 버리고 있다. 어떻게 해야....!


<부탁해, 이쿠짱……머리르 쓰다듬어줘……>


(엣! )


<그러면 그러면 안정이 되기 때문에……>



 언젠가 들었던 하루의 말. 뇌리에 감자기 떠오른 하루의 말에
  나는 내게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알아 차렸다.
  허둥지둥하는 모두를 비키게 하고 나는 혼자서 하루의 앞에 선다.


「……하루. 괜찮아,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괜찮아. 분명리, 분명리 모두에게 설명을 하면……」


 하루는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억지로 입꼬리만 끌어 올린 그 표정은
  어떻게 봐도 한계까지 당겨진 실과 같다. 더이상 잡아당기면 이제 하루는
  영원히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다.


 어쩔 수 없이, 조금 난폭하지만 쇼크 요법을 써야한다.


「하루!」


 가볍게 정말 가볍게 나는 하루의 뺨을 때렸다.
  그런데도 긴장하고 있던 주위사람 모두에게 들릴 만한 정도의 큰소리가 났다.
  시즈카가 놀라 숨을 들이키는 것 같았지만 그런것은 상관 없다.


  나는 너무 놀라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하는 듯 깜짝 놀란 눈의 하루를
  양손으로 끌어 당겨 꼭 껴안았다.



「!」
「진정해 하루.」
「……아……에……?」
「그 때와는 달라. 지금은 모두가 함께 있지? 너 혼자가 아니야. 나는 "하루의 편"이니까」
「……」


 어깨 너머로 하루의 귀에 속삭이듯 천천히 말을 건다.
  제복의 냄새인지, 머리카락의 냄새인지, 코끝을 하루의 비누 같은... 햇살 같은..
  향기가 간질인다.


 시야의 구석에 「!」라고 하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들려고 하는 란코와
  그것을 못하게 붙잡는 미구리가 보였다. 나이스, 미구리!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보다도 하루의 신체는 훨씬 가녀렸다.
  가슴은 그렇게 큰 주제에 어째서 이렇게 약한걸까.
  여자 아이 특유의 날씬함과 부드러움이 마치 당장이라도 부서질것만 같이 느껴진다.
  잘도 이런 몸으로 1주일간 힘을 내 왔다.


  꼭 껴안는 힘을 느슨하게 하며 한 손을 머리로 가져가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


 팔 안에서 하루의 떨림이 서서히 잦아든다.
  열병에 걸린 것처럼 불규칙했던 호흡도 점점 침착해 진다.
「……모두들……이쿠짱도 같이 있어 줄거지?」
「당연하지」
「……응」


 아래로 힘없이 떨어져 있던 하루의 손이 흠칫 흠칫 조금씩 나의 등을 감쌋다.
  ……에엣! 이런 것까지 당해줘야돼나?!
 당황하는 나이지만 이제 와서 하루를 밀쳐 낼 수도 없는일.
  결국은 하루를-와락 껴안을 수 밖에 없게 되어 버렸다.
  이것은 곤란해.
 그리고 하루는 나의 낭패를 본채 만채 더욱 터무니 없는 것을 말해버렸다.


「……이쿠짱은, 역시 나의 오빠야……」
「에엣!」


 무슨 소릴 하는겁니까 이 녀석은!
 하루의 등뒤로 넘겨다 보이는 시야 안에서
 「뭐라고?! 미나가와씨에게 새로운 속성 발각!」이라며 란코가 수첩에
  굉장한 스피드로 무언가를 써대고 있다. 그 옆에서에서는 나나미가 왜인지 지긋한
  눈으로 이쪽을 보고 있고 그 외의 사람들은 흥미 진진한 눈 빛이로 구경하고 있다.


  누군가, 나를 도와 줄 사람은 없는 거야? 곤혹스런 기색의 시선을 보내 보았지만
  호감도가 충분하지 않은 것일까? 전원으로 부터 「잘 먹었씁니다」라는
  이유를 모를 시선이 돌아온다...
  이 무슨 몰인정한……. 크윽―.
 하지만 도움은 주변의 인간들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부터 날아 왔따.


「바쁜 와중에, 죄송합니다만」
「「우앗!」」


 갑자기 나타난 뜻밖의 인물이 말을 걸자 나와 하루는 기묘한 소리를 내면서
  용수철과 같이 서로 뛰어 떨어졌다.


「아, 네! 회장!」


 시즈카가 놀란듯 소리를 높인다. 다시 보자, 확실히 방금전 말을 걸며 무대와 구분을 해둔
  막을 걷고 나타 난것은 미야코였다


「어째서……?! 토론자는 토론 종료까지 서로의 대기실 출입은 금지 되어 있는데?」
「나는 토론자가 아니라서요...」


 시즈카의 의문에 그렇게 말하면서 미야코는 나와 하루쪽으로 다시 향했다.


「벌써 아시겠지만 이번 토론과는 무관한 사람의 소행이라고 생각되는 배포물이 무허가로
  회장의 입구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 건에 관해서 현재 담당자 들이 거의 모두 대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손이 부족해져서 제가 토론자 확인을 위해 대신 왔습니다.」
「네? 네? 그럼 다음번에 회장이 나오지 않습니까?」


 물음표를 띄우는 하루에게 「예」라고 미야코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수긍했다.


「아직 대기실에는 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만
  생도회의 마지막 토론자는 시즈루님께 부탁 드렸습니다.」


 그 대답에 「네엣~?!」라고 나와 미야코를 제외한 전원이 놀라 소리 높였다.


(역시 그렇게 되는 건가……)


 어제 이미 듣고 있었기 때문에 놀라지는 않았지만 미야코의 입으로부터 직접 전해듣는
  것은 상당히 기분이 이상했다.
  시즈루가 역시 나의 손이 미치지 않는 장소에 있는 것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시즈루님이……」


 쇼크를 받은 것은 하루도 같았다. 모처럼 회복되고 있었는데
  다시 그 표정이 흐려지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미야코는 그런 하루를
  걱정하는 기색도 없이 재차 우리들에게 물었다.


「이대로라면, 미나가와씨가 다음 토론자가 됩니다만, 괜찮습니까?」


 히끅 하고 하루의 말문이 막힌다. 입술을 꽉 깨문채 떨리는 손을 다른쪽 손으로
  애써 숨기듯 하면서도 결연한 눈빛으로 미야코를 바라보며 한발 앞으로
  나가려 한다.


「물론 제가……어라?」


 그것을 나는 감싸듯이 어깨를 잡아 당기며 대신 앞으로 나갔다.


「아니 최종 토론에는 내가 나간다.」


 다시 방금전보다는 작지만 모두로부터 놀라움의 소리가 퍼졌다.
  제일 당황한 것은 바로 그 하루다. 「이쿠짱!」이라며 나의 손을 뒤로 당기는 것을 고개만 돌려 쳐다보며


「하루, 여기까지 고마웠어. 그렇지만 이 사진이 나온 이상 내가 나가지 않으면
 모두들 납득하지 못할꺼야. 그러니 내가 나갈 수 밖에 없어.」
「아냐, 그러면, 그러면……」
「괜찮아, 하루. 나를 믿어라……라고는 할 수 없을까나...?
  하지만 보고 있어줘.」


 나의 모습이 작년의 자신과 겹쳤는지 하루의 눈에 끝내 눈물이 떠오른다.
  그것을 보고 나는 무심코 손을 뻗어「괜찮아」라고 다시 머리를 쓰다듬고 말았다.
  란코가 이번에야말로 미구리의 손을 뿌리치고 옆으로 크게 점프하며
  사진 촬영을하고 있다.


 직후 콰당하고 벽에 부딪히는 누군가의 소음을 무시하며 다시 한번 나는 미야코에게
  다가가 눈을 바로 보며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선수 교대.」
「이해 했습니다. 이제 이 이후의 변경은 할 수 없습니다만 정말로 괜찮은가요?」
「어」


 내가 강력하게 수긍하자, 미야코는 아주 조금 나만 알 정도로 살짝 미소 지은 후  엄숙하게 선언한다.


「알겠습니다. 신교칙에 반대하는 회의 최종 토론자를, 타츠미 이쿠타군으로
  하는 것을 인정합니다. 토론의 개시는 사회자가 돌아오는 대로 시작될꺼니깐
  준비를 부탁합니다」
「알았다」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두번째 선전포고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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