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MC] 검은 욕망 - 가나가타 자매 -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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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당신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소녀가 투명한 소리가 콘크리트의 벽에 반향하고 있다.
조용한 가운데 작게 울려 퍼지는 메아리가 한층 더 이 건물의 적막함을 강조해 주고 있다.
나와 그 소녀의 존재 만이 어두운 곳에서 비춰지는 스포트 라이트 처럼 강조된다.
계단 1단 만큼의 높이와 고작 수미터의 거리를 사이로 한채 서로 쏘아보고 있다.
……좋지 않다.
호리호리해서 덩치도 작고, 손에 무기를 들고 있는 것도 아니다.
갑자기 덤빈다고 해도 오히려 내가 그녀를 제압할 수 있을 것 같다.
소리칠려고 한다면 목을 졸라도 된다.
도망치려 한다면 저 긴머리를 움켜잡아당기면 된다.
좋지 않은 것은......
이 소녀에게 검은 욕망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좋지 않다.
방금전에 있었던 스노하라와의 시간이 보여진 것은 상관 없다.
요전날 탐연부에서 있었던 일이 틀킨것도 아무 상관 없다.
그 사실로 소란을 피운다고 해도 스노하라와 하루들의
머릿속에 그런 기억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
단서는 전혀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이 여학생은 나의 전학을 분명하게 "이상" 이라고 표현 했다.
아무도 이상하게 깨닫지 않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겨우 1명의 학생. 확실히 1명뿐이다.
깨달은 사실을 어딘가 써두거나 녹음해 두었을까
이렇게 나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하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 이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놓았다는 것과 같다.
사람이 또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쪽에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상대가 가진 정보도, 능력도, 규모도, 아무것도 모른다.
이것은 위기 상황이다.
생각해라!
생각해라!
잘 생각해라!
관찰해, 귀를 기울여, 상상해, 상대의 수를 읽어라!
계기가 있었던가?
아니면 그저 내가 혼자만 남길 기다린 건가?
그렇지 않으면 이 장소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걸까?
혹은 이 시간대에?
이 책은 나의 기반이다.
검은 욕망의 힘은 물리학자가 발견한 원리 법칙따위 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나의 욕구를 채워 준다.
이 장소에 내가 존재하는 근거는 질서의 세계에서는 미약하다.
소녀의 길게 째진 눈동자를 마주 쏘아 본다. 소녀의 시선은 움직이지 않는다.
소녀의 속내를 파악하기 위해 온힘을 다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숨조차 쉬기 어렵다. 그런데도 나의 귀에는 내가 숨쉬는 소리가 시끄러울 정도로 크게 들린다.
그것은 상대도 같은가. 그렇지 않으면 나만의 착각인가.
조용하게 한 걸음 내디딘다. 남은 1단을 내려와 나와 같은 높이에 선다.
겨우 한 걸음이 나와 소녀의 사이의 긴장의 벽을 깨었다.
스스로도 무엇을 할지 알 수 없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아라.
눈앞의 그것은 내가 가는 길을 방해 하는 사람.
무어라 말하든 그것은 분명한……「적」.
나의 양손이 조금씩 앞으로 들려지려 한다.
천천히 확실히 그리고 잔혹하게 똑바로 소녀의 새하얀 목덜미를 목표로 해.
「──뭐 해?」
등뒤에서 울려퍼진 소녀의 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 발을 멈추었다.
지금 뻗으려 하고 있던 양손을 몸쪽으로 움츠린다.
또 한사람 있었는가! 젠장, 역시 대비를 하고 있었다는 의미인가! 이것이 그 대비인가!
하지만 배후의 소녀는 나의 옆을 빠져나가 정면의 소녀에게 쪼르르 달려간다.
등 중간로 내려오는 가지런히 자른 머리카락이 하늘하늘 흔들린다.
「뭐해?」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닌게 아닌데?」
나중에 온 소녀가 고개를 돌려 이쪽을 돌아 본다. 머리카락이 확 퍼진다.
! 에엣……!
「전학생군이 새끼 고양이같이 경계를 하고 무서워 하고 있잖아. 뭐했어?」
눈초리가 길게 째진 눈, 작은 입, 가늘게 갖추어진 눈썹, 가지런히 자른 앞머리.
어딘지 모르게 일본인형을 생각하게 하는 외모.
다른 것은, 그 소녀가 조금 더 눈 안의 빛이 강하다고 하는 것.
마치 고양이와 같은 호기심을 가진 눈.
그에 비해 아무것에도 흥미를 가지지 않는 것같은 무표정한 표정의 또 한사람의 소녀가 손을 들어
나의 후방을 가리킨다.
「……그가 출입 금지의 구획에 들어가려 하고 있었으므로 주의를 주고 있었습니다」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살그머니 뒤를 돌아 본다.
확실히 「통로 보수중. 학생 출입 금지」라고 쓰여진 종이가 붙여 있는 팻말이 놓여져 있었다.
「그것 뿐?」
「……네」
「정말로?」
「……네」
「흐응……」
고양이와 같은 소녀는 휙 뒤로 돌아, 일부러 허리를 구부려 나의 얼굴을 아래로부터 들여다 본다.
「라고 하는 것으로. 미안해요. 전학생군.
이 아이는 눈초리가 사납기 때문에 처음보는 사람은 무서워 해요.」
「……」
또 한사람의 소녀가 그 무서운 눈으로 항의의 시선을 보낸다.
등을 돌리고 있으면서도 마치 보고 있는 것처럼「아하하. 화가 났다」라고 고양이 같은 소녀는
혀를 쏙 내밀었다.
「그래도 전학생군도 규칙은 지키지 않으면 안돼요~」
「……에?」
「이 학교에는 무서운 것들이 잔뜩 있으니까요. 으음 이제 알아 들었으면……밥 먹으러 가요!
소녀는 말하는 도중에 갑자기 양손을 뻗어 나에게 다가 왔다.
방금전 긴장의 탓으로 나는 소녀의 손이 내몸에 닿자 흠칫 놀라며 몸을 긴장시켰다.
「꺄하하하하하하! 놀랐어? 놀랐다!」
소녀는 계단을 뛰듯이 달려 내려간다.
마치 등에 날개가 있는것 같이 스텝을 밟아 눈 깜짝할 사이에
층계참의 저 편으로 사려져 보이지 않게 된다.
엇갈리는 순간 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으나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침묵한 채 지나간다.
나는 그 2명을 주먹을 꽉 말아 쥔채 전송했다.
낮에 들었던 하루의 말이 생각난다.
──두 사람 모두 꼭 닮아. 인형들 같아. 매우 예쁘고고……
입다물고 있으면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모를 정도 쏙 빼닮았다.
그러나 성격은 반대.
한쪽은 과묵하고 경계심이 강하고, 다른 한쪽은 소란스럽고 호기심이 강하다.
나는 2명의 이름을 알고 있다. 저런 눈에 띄는 존재들이 두쌍이나 있을 리가 없다.
「……저것이 쌍둥이의 카나가타자매……인가」
BLACK DESIRE
#4 두명의 카나가타 (フタカナ)
1.
다음날 나는 긴장하면서 등교했다.
하룻밤 생각해 보았지만 결국 그 자매에 대한 대책은 생각해내지 못했다.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나는 그 소녀가 어떻게 해서
검은 욕망의 영향력으로부터 피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만약을 위해 트바리에게도 따졌지만 역시 그 대답은 별다를 것이 없었다.
「──소수입니다만, 검은 욕망의 정신 간섭을 막는 수단은 존재합니다.
과거 아직 진짜 마술사가 존재했던 시대에도 고위의 정신 능력을 지닌 사람에게는
컨트롤을 시도할 수 없었던 사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직접 인세션 키를 시도하면 어떻겠는가? 물론 그것은 결국 일시적이다.
내가 눈길을 돌리면 그 효과는 소멸하니까.
하지만 상대의 정보를 꺼낼 수 있다.
그것은 흥미라고 바꾸어 말해도 괜찮을 것이다.
이름만 알면 책에 기재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어제와 같이 단둘이서 만날 수만 있으면…….
행동이 감시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눈에 띄는 움직임은 이쪽이 경계하고 있는 것을 상대에게 알려 버리게 된다.
예상하고는 있겠지만 일부러 이쪽에서 나서서 알릴 필요도 없다.
(──응? )
교사에 도착해 신발장을 열어보자, 접혀진 종이조각이 실내화 위에 놓여져 있었다.
어제 하교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도 없다. 각각 자신의 시발장에서 실내화를 꺼내 바뀌신고 있을 뿐이다.
나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실내화를 취하듯이 신발장안에 손을 넣어 그안에서 종이를 펼쳐 내용을 읽는다.
──방과후 4시 30분에 다다미방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 한문장이 전부다. 이름은 기재되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종이를 접어 실내화안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그대로 신발과 바꿔 신었다.
다음에 화장실에라도 갔을 때에 벗어 꺼내면 좋을 것이다.
(……선제 공격이라는 것인가)
상대는 자신이 주도권을 잡고 싶어 이 편지를 놓아 둔 것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된 이상 나는 계속해서 방과후의 일을 의식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 어떻게 해야 할까? )
「……무슨 고민있습니까?」
「에?」
「뭔가 깊이 생각하고 있는거 같네요」
옆자리에 앉은 여학생의 목소리를 듣고 서야
나는 비로소 3교시 수업이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과후의 일을 생각하느라 수업은 전혀 듣지 못했다.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들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방과 후의 일을 생각하게 된다.
「아, 아니 별로. 아무일 없습니다.」
내가 횡설수설하며 대답하자. 그 소녀는 조금 눈썹찡그리며 나에게 얼굴을 접근했다.
희미하게 좋은 냄새가 나의 코를 살짝 쓰다듬고 간다.
「괜찮습니까? 수업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읏 쭉 보여지고 있었는가! 무심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봐 버린다.
깨끗한 머릿결과 깔끔한 눈썹이 좋은 환경에서 자랐음을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눈동자의 색이 보통 사람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신비한 빛남이 나를 매료한다.
부드러움을 증명하듯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꾸며 말을 만들어 낸다.
「그……괜찮으면 상담을 좀 해드릴까요?」
왜? 어째서 그렇게 말을 걸 수 있는 것일까?
나 같은 것은 소녀의 이름조차 모르는데.
좋은 환경에서 성장한 것 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소녀 개인의 상냥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소녀가 단순한 빈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본심으로부터 나를 걱정하고 있는 것을 깨달아 버렸다.
이렇게 까지 말해주고 있는데 아무것도 아니라고 일축해 버리는 것은 실례일 것이다.
「네에.. 그러면 조금 이야기를 들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예. 물론입니다」
소녀는 희미하게 미소를 띄운다. 그 말에는 흐림이 없다.
「우선……눈앞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네」
「몹시 중요한 일입니다. 게다가 그것은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 복잡해서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손을 댄다고 해도 정말로 끝낼 수 있을지 도저히 짐작이 안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소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턱의 근처에 손을 댄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문득 깨달았다.
(아! 어쩐지 지금 하기 싫은 일을 앞두고 투정부리는 어린아이 같지 않았던가?! )
혹시나 소녀도 그렇게 생각하고 고작 이런일로
수업을 듣지 않고 있었다는 것에 실망하는 것 아닐까?
그렇지만 이건 주위를 둘러싼 모든 환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수가 없어서..
그러나 내가 그렇게 당황하고 있는 것은 기우였다. 소녀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네? 아, 네. 부탁합니다」
「나라면.... 우선은 앞으로 나아가 봅니다.」
「?」
「역시 멈추어 있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하다 보면
반드시 무엇인가 얻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
에 ……보기보다 적극적이네.
「그렇지만 일단 저질러 놓고 생각한다는 것은 조금 곤란하지 않을까요?」
「네. 그러니까, 뒤로 물러서는 것도 필요합니다.」
「물러서는 것이요?」
「한걸음 물러나서 자신이 속해있는 상황에 대해 보다 큰 시점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봅니다.
문제를 어렵게 만드는 이유는 어쩌면 사소한 일일지도 모르지요.
그런것들이 모여 언뜻 보기에 사건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매우 모범적인 답변이었다.
그리고 확고 부동하고 자신감에 차있는 어조가 소녀의 말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방금전의 직감은 확신으로 바뀌어 있다.
겉으로 보이는 정도의 아가씨같은 모습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이다.
「앞으로 나아간다. 때론 뒤로 물러서……자기 자신을 되돌아 본다.
그래서 문제의 본질에 대처한다. 그런것이군요」
「그래요. 아, 하지만……」
처음으로 소녀가 말문이 막혔다.
살짝 미소를 띄우면서 눈썹을 찡그린다.
그 표정에 나는 허둥지둥한다.
「그렇지만, 역시 아무래도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을지도 모르지요」
「네, 예. 확실히」
「……가끔씩은 도망쳐 버리는 것도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도망……입니까?」
「그런 일이 있을때의 이야기이지만」그렇게 말하며 소녀는 웃었다.
그순간 수업준비 종이 울린다. 이제 다음 수업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아무렇게나 펼쳐져있던 노트를 챙기고 필통과 함께 옆구리에 꼈다.
「감사합니다, 상담에 응해 줘서」
「아뇨. 그다지 도움이 될 수 없어서 죄송합니다」
「그렇지 않아요. 고마워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인다.
소녀의 미소와 인사를 받은 후에 나는 빠른 걸음으로 그 교실로부터 걸어 나갔다.
4교시가 끝나 점심시간이 되자 나는 생각하고 있던일을 행동으로 급히 옮겼다.
하루에게 쌍둥이의 교실을 물어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던 것이다..
(우선은 앞으로 나아가 본다.
방과후까지 팔짱끼고 앉아 있으면 내가 취할 수 있는 수는 더 줄어든다.
궁지에 몰리기 전에 내 나름의 방식으로 치고 나간다)
쌍둥이 2명은 놀랍게도 같은 반이었다.
보통 헷갈리기 때문에 그런식으로는 잘 하지 않는데.
무엇인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일까?
여기까지 온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앞으로 나아가야 비로소 의의를 가진다. 나는 드르르 문을 개방했다.
열린 문의 저편은 이상한 분위기의 별세계였다.
「네에~ 나나짱. 아-~♪」
「언니, 혼자서 먹을 수 있으니깐……」
「안돼 안돼. 자 아-~♪」
단념한 것처럼 소녀가 입을 열자, 흰 요구르트의 덩어리를 실은 스푼이 그 안에 들어간다.
만족스럽게 미소를 띄우는 1명의 소녀. 스푼은 그 소녀가 들고 있다.
그순간 교실의 입구에서 문을 연채 서있는 나와 눈이 마주친다. 동작이 굳는다.
「? 어째서?」
「……」
「?」
스푼을 가지고 있던 소녀가 그것을 다른 소녀의 입에서 뽑아 내자 그녀는 겨우 입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에게 보내는 시선은 미동도 하지 않는채 천천히 입안에 있는 것을 삼킨후, 자리에서 일어 섰다.
다른 한명의 소녀에게는 기다리고 있으라는 눈짓을 한후 천천히 걸어 이쪽으로 다가온다.
흥미 진진한 한쌍의 눈동자가 그 뒤를 쫓는다.
「……무엇인가?」
「에 그러니까……」
어떻게 하지. 다양한 패턴에 대해 예상했지만 이것은 예상 밖이다.
우선, 이것부터 말하지 않으면…….
「무슨용무입니까? 아직 시간이 되지 않았을 텐데요.」
「……그런데 말이야 여기……요구르트 묻어 있어」
내가 입술을 가리키면서 그렇게 말하자 소녀는 흠칫했다.
왼손을 스커트의 포켓에 쑥 집어넣어 손수건을 꺼내 입술을 닦는다.
「……그 밖에 무엇인지?」
표정은 변함없지만 조금 얼굴이 붉어져 있다.
화나게 했을까?
「방과후에 라고 전했습니다만」
「아, 역시 이거 네가 보낸 것인가?」
나는 품으로부터 접은 종이를 꺼내 보인다.
조금 구겨져 있지만 내용을 알아보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럼 누구라고 생각했습니까」
「내 팬으로부터의 러브 레터라든지, 고백의 호출이라든지」
「……자만심이 강한 것 같네요」
소녀의 입가에 처음으로 미소가 떠오른다.
그러나 그것은 보고있는 것만으로 기분좋아 지는 것이 아닌
아주 도전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었다.
「조금만 생각을 할 줄알면 이 학원내에서 쪽지로 당신을 불러낼 사람은 정해져 있다는걸 알텐데요」
「그렇긴 하지만 나는 누가 보냈는지 이름도 적혀 있지 않은 이런
의심스러운 편지에 어슬렁어슬렁 꼬셔지는 그런 경박한 사람이 아니야」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그것은 내가 보낸 것입니다.……이것으로 만족합니까?」
「아직이야. 편지를 보낸이의 이름을 듣지 못했다.」
「……이미 알고 있는 것 아닌가요?」
알고 있고 말고, 조사했기 때문에.
그렇지만, 자기 소개는 상대가 이름을 알고 있다고해서 생략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예의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아니, 모른다. 자기 소개해」
「……나는 3학년 유자반의 학생으로 이름은 哉潟七魅(카나가타 나나미)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나는 봄반의 타츠미 이쿠타입니다……
그리고, 뒤쪽에 고양이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것은 언니인 三繰(미구리)씨죠?」
다시 소녀가 흠칫한다. 아니, 이번은 눈썹도 분명하게 움직였다.
하하하, 화내고 있다. 확연히 티가 나.
나는 그 분노가 소녀에게 남아 있는 동안 사라지기로 했다.
「그러면, 방과후에∼」라고 그야말로 경박 그자체의 인사를 남기며 사라졌다.
뒤쪽에서 대단한 기세의 질문소리가 들린다.
나는 낄낄 웃으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 소리를 뒤로 한다.
……이것으로 어제의 빚은 돌려주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