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마구출대 시아 #53 테일러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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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덴하르크 도착한 시아는 디에고와 헤어졌다.
오랜만에 가르덴하르크에 돌아오게 된 디에고는 무척이나 기뻐하는 듯 했다.
"혹시라도 필요한 일이 있으시다면 언제라도 절 찾아와 주십시오. 연금술이나 마법에 관련된 것이라면 저도 꽤 조예가 깊으니까요."
"아! 잠깐만."
시아는 디에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의 짐에서 망가진 오토보우건을 꺼내주며 부탁을 했다.
"디에고, 혹시 이 오토보우건을 고쳐줄 수 있어? 현과 시위대가 나갔는데 말야."
"네, 가능합니다. 가르덴하르크에 있는 제 공방에 가면 이런 것 쯤은 간단하죠."
"그래? 그럼 가는 김에 이것도 좀 알아봐 줬으면 좋겠어. 여행 중에 우연히 얻게 된 물건인데, 뭔가 마법적인 힘이 담긴 것 같아."
시아는 검붉은 색 루비를 꺼내 건네주며 말했다.
"호오, 이것은...?!"
너무나 붉어서 검은 색을 띄는 루비를 본 디에고는 감탄사를 토했다.
"아는 물건이야?"
"아! 아뇨. 그냥 척보기에도 대단한 물건처럼 보여서요."
"그래?"
"네, 이건 시아님의 말처럼 뭔가 마법적인 힘이 든 것이 확실해 보이는군요. 제가 한번 알아볼테니 걱정마십시오. 실망시켜드리진 않을 것입니다."
"...알았어."
시아는 디에고가 뭔가 알아차린 것 같단 느낌이 들었지만, 굳이 캐묻지는 않았다.
마법사나 연금술사라는 족속들은 비밀주의에 가득찬 존재들이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기분이 우울해서 굳이 캐묻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후우...빨리 테스에 대해 잊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
시아는 디에고와 헤어지자, 로제타를 요마구출대 길드 근처에 있는 숙소로 향했다.
그곳은 로엔그린이란 이름의 시아가 자주 찾는 고급 여관이었다.
상하수도 시설이 잘 되어있어서 목욕도 쉽게 할 수 있는 곳.
그곳에 방을 잡은 둘은 번갈아 샤워를 하고는 앞으로의 일을 정했다.
"로제타, 넌 여기 머물도록 해. 내일부터는 길드에서 일을 찾아올테니 말야."
"네, 시아님."
" 나는 테일러의 옷가게에 가서 옷을 좀 사오도록 할께."
시아는 기분전환 겸 변종 크로울러의 공격에 녹아버린 옷을 사기로 하였다.
가르덴하르크에 오게되면 언제나 그녀가 하는 습관같은 것이었다.
딱히 돈을 막 쓰는 곳이 없는 시아에겐 새 옷을 사 입는 것이 하나의 취미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로제타는 여유분의 옷이 충분히 있어 더이상 사질 않는다며 잠에 빠져들었기 때문에, 시아는 홀로 테일러의 부티끄를 찾았다.
저녁이 깊어지는 때임에도 거리에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역시 브린힐트와 더불어 인간들이 가장 많기로 유명한 도시다웠다.
활기가 가득찬 그곳에 시아는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우울한 얼굴로 길거리를 걸었다.
"어서 오십시오."
테일러는 오랜만에 찾아온 시아를 보며 무척 반가워했다.
"정말 오랜만에 찾아오셨군요. 시아님. 당신에 대한 소문은 이곳 가르덴하르크에서도 잘 들었답니다."
여성스런 말투를 쓰는 테일러는 실실거리는 웃음을 띄며 지껄였다.
"정말 대단한 활약을 하셨더군요. 가르덴하르크에서 이제 당신의 이름을 모르는 이들이 없을정도로 당신은 유명해졌답니다."
"...."
시아는 테일러의 말에도 대꾸를 안 하고, 옷만 들쳐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테일러는 계속 혼잣말을 지껄였다.
"후후, 당신이 이곳에 있다는 걸 알면 사람들이 엄청 몰려들걸요?"
테일러의 부티끄는 조금 외진 곳에 있어서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에 위치했다.
게다가 워낙 개성이 강한 옷들만을 취급하고 있어서 그리 인기가 없었다.
그나마 시아는 뭘 입어도 아름답기 때문에 모든 옷을 소화시키는 것 뿐.
노출도가 많고 화려한 옷은 일반인들이 소화하기엔 부담스러웠다.
"...추천해주고 싶은 옷은 없어?"
시아는 테일러에게 추천해달라고 하였다.
테일러는 그런 그녀를 이상한 듯 쳐다보았으나, 귀찮은 듯 공허한 그녀의 표정을 잃고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흠, 추천해줄 옷이라. 당연히 있죠."
그는 옷걸이에 걸린 옷들 중 두세개를 골라서 시아의 몸에 갖다대며 어떠냐고 물었다.
"이것입니다."
테일러가 추천한 옷은 매우 야했다.
노출도가 너무 높아 거의 다 벗고 다니는 듯한 옷이었다.
팬티가 들여다보일정도로 올라온 짧은 치마에, 탱크탑처럼 생긴 얇고 흰 겉옷.
마치 길거리의 창녀를 연상케 하는 음란한 모습의 세트였다.
"...."
시아는 말없이 그 옷들을 바라보았다.
지금 약올리냐고 화를 내고 싶었으나 그것마저도 귀찮아졌다.
"한번 입어보시겠습니까?"
"..."
시아는 거절을 하려했지만, 이런 옷을 입어보는 것도 기분전환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오히려 이런 창녀와 같은 모습이 지금의 내겐 잘 어울릴지도...)
시아는 창녀처럼 몸을 허락해서 테스와 깨졌다고 자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그 옷을 받아들였다.
"후후~"
테일러는 그런 시아의 행동에 자신의 예감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지금 시아님은 정상이 아니야. 그렇다면 평소보다 더 심한 요구를 해도 다 들어줄지도 몰라.)
그는 대담하게 옷을 갈아입는 시아에게 다가와 그녀의 옷을 벗기고는 손수 자신이 옷을 입혀주었다.
"...."
시아는 그런 테일러의 대담한 행동에 놀랐으나, 쉽게 어떤 판단도 내리질 못하고 그저 그의 손길에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
자포자기한 심정에 혼란스러운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번민했다.
1)그의 손길에 그냥 몸을 맡긴다.
2)테일러의 손을 뿌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