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 두려운 소년의 나날 -프롤로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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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성장과정2
거실에는 이미 출근 준비를 마친 아버지가 신문을 보며 아침을 들고 있었다.
어머니는 콧노래를 부르며 식기를 씻고 있었다.
난 일단 아버지 옆에 앉으며 될수 있는대로 눈을 마주치지 않도록 노력하며, 슬금슬금 아버지의 얼굴을 훔쳐 보았다.
"... ... ... ..."
신문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주욱 기사를 읽고계신다.
"...아...아버지"
하지만, 아버지는 내 말이 들리지 않는듯 신문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설마..하는 기대감에 이번에는 어깨를 두들겨 보았다.
"... ... ... ..."
그렇게 해보아도 아버지는 날 무시한채 신문을 읽고 계셨다.
더욱더 기대감이 증폭되었다.
난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내 안에 있는 몇가지의 능력중에 하나를 시험해 보기로 했다.
어깨가 떨려오는걸 참으며, 어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마에 열이 나기 시작했다.
"시간변칙....개시"
그 순간, 시간이 멈췄다.
아버지가 신문을 넘기는 소리도, 밖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도, 수도 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도 공중에서 멈췄다.
나를 제외하고 모든 시간이, 세계가 멈췄다.
하지만, 완벽하진 않았다.
어머니의 손끝, 수도 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보니 한방울 한방울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싱크대로 향했다.
가볍게 손으로 물을 훑어보지만 차가운 물의 감촉은 나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어머니의 옆모습을 보자, 천천히 눈꺼풀을 감으려 하고 있었다.
가슴을 손으로 콕콕 찔러보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더이상 흥분을 주체할수 없었다.
서둘러 아버지가 읽고계신 신문을 들어 거꾸로 쥐어주지만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원래 자리로 돌아가 능력을 해제하자, 어머니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설거지를 계속 하였고, 아버지는 놀란듯이 신문을 원래대로 돌렸다.
난 그 모습을 보며, 태어나 처음으로 환희를 느꼈다.
이제 더이상 두려워할 필요는 없었다.
난 평온을 손에 넣었어!
난 소리치듯이 바닥을 발로 차올랐다.
이렇게 상쾌한 기분은 유치원생 이후일까.
그 뒤로 일주일간, 난 좋아서 어쩔줄 몰라했다.
아침, 능력을 사용해 등교를 하며 새삼스레 힘을 실감했다.
학교에 도착하고 교실로 향하자 누구나가 날 없는 사람 취급했다.
출석이라던가 정말 어쩔수 없는 일에 한해 자동적으로 날 인식했고 그 외에는 날 인식하지 못하는걸 알았을땐 너무 기뻤다.
수업중 내 이름이 불릴 일도 없었으며, 반친구들도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일은 없어졌다.
그래도 타인이 있는게 약간 불안했지만, 나에게 간섭해오지 않는다는걸 알았기에 꽤나 편해졌다.
더이상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 단어를 가슴에 난 잠에 빠졌다.
그 뒤로 고교 2학년 봄까지, 난 평화롭게 지내왔다.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여 얻어낸, 육체강화 능력과, 회복능력은 중히 써왔다.
예를들면, 필요에 의해 상점가나 번화가를 가야할 일이 있을 경우
육체강화 능력을 사용해 벽을 차올라 지면을 밟지 않으며 빌딩 사이를 이동.
만화 같은 능력이었다.
어느때는 지하철보다 빨리 달려, 20키로 정도의 거리를 2분만에 주파한 적도 있었다.
덕분에 소풍 같은 때는 유익하게 보낼수 있었다.
착지에 실패해, 수십 미터에서 낙하해도 골절 정도로 끝났다.
덤으로 회복능력으로 몇일만에 치료도 할수 있었다.
단, 회복능력의 결점은 상처나 피로는 고칠수 있지만, 병이나 약에 의한 영향은 막을수 없다는 점.
어느샌가 스파이더맨 처럼 아크로바틱한 움직임도 할수 있었지만 모두 도망가기 위해 응용했다.
초능력을 얻은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금방 허기를 느끼게 되었다.
먹어도 먹어도 체형은 변하지도 않고, 키는 150cm 에서 멈추고, 얼굴은 여자 처럼 변하고...아 이건 원래 그랬지.
고교에 입학할 당초, 고감도 변칙을 더욱 강하게 사용해 보면 어떨까 하고 실행 했지만, 이 일로 후회하게 되었다.
애초에, 무관심과 같은 상태에서 더욱 힘을 사용한 결과, 주위 사람은 날 있어도 없어도 상관없는 사람에서 재수없는 인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무지하게 괴롭힘을 당했으며 어느때는 살해당할 뻔한 적도 있었지만, 아이러니 하게 이 힘으로 단련한 육체 덕분에 살아났다.
하지만, 사실을 얘기하자면 난 이런일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재수없는 인간이면 일수록 전과같이 더욱 무시를 받기 때문이라 예전과 그리 다를바 없었다.
이때쯤해서, 내가 손에 넣은 힘은 왠만한건 사용할수 있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굉장히 도움이 되는 능력이 있어, 높아진 엥겔 지수를 충당할수 있게 된건 기뻤다.
그 능력은 절대소실.
남에게 내 모습을 들키지 않게되었고, 만질수도 없게 되었으며 카메라같은 전자기기에도 걸리지 않는다는것에서 착안하여, 범죄조직에 잠입해, 적당한 금액을 훔치는 루팡 뺨치는 일을 하기도했다.
고등학생이 되자, 급우들은 여성에 대해 흥미가 높아져, 야한책을 가져오거나 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난 그런것에 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엇다.
그것도 그런게 여자는 커녕, 동성의 얼굴을 보는것도 두러운 내가 성욕을 느끼는건 힘든 일이기 때문이었다.
단언하건데 엄청난 미인에다, 스타일도 좋고 성격도 최고인 여성이 고백한다고 해도 거절할게 분명했다.
그때쯤, 부모님의 권유로 혼자 살기 시작해서, 야한 비디오 같은건 맘대로 볼수 있었지만, 혼자 살게 된게 너무 기쁜 나머지 다른건 생각도 할수 없게 되었다.
용돈 같은건 범죄조직에서 대량으로 훔쳐왔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어서, 자신이 점점 나쁜길로 빠지는 느낌이었다.
얘기가 빗나갔는데, 나에게 있어서 성욕은 잘 모르는 감정이었다.
자위라는걸 해보긴 했지만, 내가 하고선 그닥 기분이 좋지도 않았었다.
정기적으로 배출은 하고 있지만, 어떤 의미로는 귀찮은 일이었고, 사무적으로 배출해야 하는 느낌이 특히 맘에 들지 않았다.
보건체육 시간에 배워 대강의 매커니즘은 알았지만 아마 나에게 일생 인연이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손에 넣은 능력은, 참 이상했다.
보통 이런 능력은 악마에게 속아서 여차저차...라는 식으로 손에 넣는다고 생각하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이 사실을 빨리 눈치챘더라면, 좀 더 다른 미래를 선택할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에-, 오늘도 우리가, 에-, 학생들의, 에-, 건강과, 에-, 성장을, 에-,"
교장의 에-에- 거림에 학생들의 스트레스는 끝없이 상승중이었다.
나에게 있어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같이 있는건 괴로웠기에, 저런 쓸데없는 얘기를 듣는게 힘들었다.
난 살짝 자리를 나와, 단숨에 점프해 줄속에서 벗어났다.
탕,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착지에 성공했다.
나에게 주목하진 않지만, 내가 내는 소리에는 주목할수 있기 때문에 소리에는 주의를 기울였다.
그대로 나와 체육관 구석지에 엉덩이를 내렸다.
아아, 안심된다, 여기라면 아무도 눈치채지 않겠지.
"에-, 자네들도, 에-, 새학기를, 에-, 맞이해서, 에-, 마음을 다잡고, 에-"
그냥 땡땡이 칠까?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치지만, 어설프게 문소리를 냈다간 주목을 받기 때문에 그냥 있기로 했다.
아아, 누가 문좀 열어주지 않을려나....열어주기만 하면 틈으로 빠져나갈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시선을 문쪽으로 돌리자 갑작스레 입구의 문이 폭발음을 내며 날라갔다.
....폭발?
학생들을 살펴보던 교사들도, 체육관에 모여있던 학생들도 갑작스러운 일에 모두 뒤를 돌아봤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입구로 눈을 돌리자 세명의 남자... ... 전원이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A, B, C라 지칭하겠다.
마스크 ABC가 검고 긴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
보기만해도 알았다, 남자들은 엽총을 손에 쥐고 있었다.
이보라고들, 내가 뒤에 있잖아, 소동을 일으키려면, 교장있는 쪽에서 해달라고.
난 경망스럽게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이곳은 우리가 점거한다! 허튼 수작 부리면 쏴 죽인다!"
한명의 남자가 체육관에 울릴정도로 호통치고, 다른 한명이 천장을 향해 발포했다.
시간이 멈춘듯, 체육관에 침묵이 내려앉고, 불이나듯 비명소리가 울렸다.
그걸 잠재우듯이, 남자는 천장을 향해 다시 한번 발포했다.
내가 일어서서 숨으려던 순간, 딸칵, 하는 소리로 비유하자면 그런 소리가 들리며 내 눈앞이 컴컴해졌다.
"에, 에, 뭐야, 무슨 일이야?!"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지만, 아무도 없었다.
안절부절, 어쩔까 고민하고 있을때,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리십니가....신들의 시련을 뛰어넘은 자여"
"누, 누구야! 숨어있지 말고 나와!"
돌연 내 눈앞에 빛의 구슬이 출현했다.
"당신을 쭈욱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보기좋게 살아남아 시련을 이겨내셨군요."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아도, 아무도없었다.
난 슬금슬금 빛으로 다가갔다.
"설마하니, 당신이 절 여기로 부른건가요?"
"예, 그렇습니다 제가 당신을 여기로 소환했습니다.
세계의 악의를 받아주신 당신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지요"
무슨 말이지, 세계의 악의라니?
"당신이 3년 가까이 악의를 받아주신 결과, 저희들 일족은 상당한 부흥을 이룩했습니다.
죄송한데, 제 얘기 듣고 계신가요?
"당신이 지금 쓰고있는 능력, 그건 전부 세계의 악의를 자신에게 향하게 하는 힘입니다.
본래 저희들이 밸런스를 유지하지만, 수백년에 한번 일어나는 악의의 초증대와, 저희들의 수면기가 겹쳐져 버려서..."
난 그냥 잠자코 얘기를 들었다.
아마 무슨 얘기를 해도 무시 당하겠지.
"당신이 악의를 대신 받아준 덕분에, 세계는 구원을 받았습니다.
답례로 당신이 쓰던 능력을 일부 봉인하고, 그걸 모두 반전 시키겠습니다.
지금 부터 쓰는 능력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사용하십시오."
허어..그래요, 라며 얼빠진 대답을 해줬다.
"거기에, 이성에 대해 무조건적인 쾌감을 줄수 있는 능력을 추가했으며,
수명은 그대로둔채, 노화되기 어려운 몸으로 바꿨습니다.
물론 당신과 관계를 가신 여성도 해당되는 일입니다."
응? 분위기가 수상쩍어지기 시작했는데.
"거기에 보태서, 미녀 미소녀가 당신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했으며.
당신이 미소를 보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느낌마저 들것입니다."
어이 잠깐, 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거기에 더욱더 보태서, 당신에게는 불행이 오지 않고,
한번 당신에게 반한 여성은 당신의 포로가 될것이며.
또 당신 주위에 몰리는건 미녀 미소녀 뿐입니다.
아, 슬슬 가아할 시간이 된거 같네요."
대체 이게 무슨 소리람
"체육관의 모두가 공포에 떨고 있지만.
지금의 당신이라면, 그 남자들 정도는 한순간에 쓸어트릴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그 멋진 당신의 모습에 헤롱헤롱 거리겠죠"
그딴거 필요 없어요. 이자까지 쳐서 반품할테니까 원래 능력을 쓸수 있게 해주세요!
하지만, 부탁하기 허무하게 빛의 구슬은 조금씩 작아지며 사라졌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땐, 난 체육관에 돌아와있었다.
틀렸어, 약간 틀렸어, 이번엔 정확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남자들과 학생들의 시선을 받는데다, 엽총이 노리고 있었지만, 그걸 우는 눈으로 피하며 명치에 한방.
그걸 세번 반복했다.
물론, 총구 앞에 선다는건 무서웠지만, 친구들을 내버리고 도망갈수는 없었다.
아니 그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날 주목하니 다리가 후들거려 도망가지 못했다는게 맞을꺼다.
인간 극한 상황이 닥치면, 이상하게도 시선이 신경쓰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총구가 눈앞에 있으니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남자들을 전원 쓰러트리는데 성공했다.
정말 아이러니 하지 않을수가 없다.
사용한 엽총의 탄환이 산탄이 아닌게 불행중의 다행이라 할수 있었지만, 무서웠다.
무진장 무서웠다.
슬로 모션으로 다가오는 탄환은, 그렇게 보이기만 하고 실제로 맞으면 용서없이 살을 뚫고 들어가는 흉악한 녀석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 그 이상의 공포가 날 덮쳐왔다.
그건 총에 맞아 피가 줄줄 흐르는 복부와 미칠듯한 고통보다 더한
끈적하고, 태양보다 뜨거운 여자들의 시선.
그것도 귀엽거나 미인인 여자들 뿐.
평범한 남자라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할만한 상황이지만, 나에게 있어선 민폐를 넘어서 공포감에 가까웠다.
하지만 기절할정도는 아니었다, 어쩌면 내 대인 공포증이 조금 나아졌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얼굴을 직시하는건 힘들지만, 얼굴만 보지 않는다면 얘기를 나눌수 있을지도...그런 느낌이 들었다.
여하튼 근처에 있던 선생한테, 조퇴한다는 소리를 하고 학교를 뒤로 했다.
옆구리를 잡고 흘러 나오는 피를 막으며 집으로 향했다.
물론 나중에 회복 능력으로 치료했다.
다음날 아침
밥 세그릇과, 알토바이에른 소세지를 세봉지나 먹어치우고, 편의점에서 군것질 까지 한 뒤 학교로 향했다.
도중에 몇번이고 고감도 변칙을 사용하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아무래도 앞으로는 또 남을 신경 쓰지 않으면 안될거 같았다.
유일한 구원은, 공포증이 완화됬다는 점이었다.
심경이 복잡했지만 이걸 계기로 고쳐나간다면, 영 나쁜일만은 아닌거 같았다.
이것저것 생각하며 학교에 도착해, 실내화로 갈아신고 교실로 향했다.
교실 문을 여는 순간, 난 아까의 결심이 꺾일것만 같았다.
헤어밴드를한 상냥해 보이는 여자아이가
"아, 사와무라군, 좋은 아침이야. 어제 다친거 보고 걱정 많이 했어.
이렇게 귀여우면서, 그렇게 강하고 멋지다니.."
살짝 탄 피부에 건강해 보이는 스포츠 특기생 여자아이가
"사와무라, 다친덴 좀 어때? 어디 아프면 얘기해, 언제든 힘이 되줄 테니까..
그것 말고도 여러가지로 상담 상대가 되줄수도 있고"
얌전해 보이는, 에베레스트 급의 가슴을 장비하고 안경을 낀 여자아이가.
"다친덴 좀 어떠신가요? 너무 무리하지는 말아주세요..졸리면 얘기해주세요 제가 무릎 배게를 해드릴께요"
냉정침착 하기로 유명한, 나이스 바디의 여자아이가.
"상처는 좀 어때? 걱정되서 밤에 잠도 못잤어.
그건 그렇고 어제는 굉장했어, 꿈에서 몇번이고 네가 나왔는걸"
그 외에도 다수의 여자 아이들이 몰려왔다.
그것도 남자들 사이에서 인기 많은 여자들.
아마 부러워 보이겠지만.....지금 부터가 진짜 지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