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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恐皇) 3부 외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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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018 회 작성일 24-01-14 10: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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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플로라의 위엄(?)


플로라 비리디스는 데일랜드 서남쪽 끝단에 위치한 아치우드(archwood)의 드루이드 서클 중 한명이었다. 그녀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 [서클]중에서 가장 영향력있고 자연에 대한 이해가 깊은 한명이었다. 그녀는 원래 코르만도르의 대 드루이드의 제자였고 아직도 그 숲의 서클들과도 깊은 친교를 맺고 있었는데, 사실 아치우드는 코르만도르의 거대한 숲과는 약간 떨어져 있지만 원래 그 숲의 일부였고 지금도 그 숲에 펼쳐진 엘프 고위 마법들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지역이기도 했다. 때문에 두 숲의 드루이드간의 교류와 [전근]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DR1371년에 페아림들이 코르만도르 깊숙히 위치한 고대 엘프와 인간 왕국의 유적인 미쓰 드레노어를 탈출한 후에, 한동안 그 숲은 그 페아림들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이 작은 날개달린 흉악한 마법의 존재들은 드루이드들이 제어하기 힘들 정도의 강력한 마법을 구사해 숲의 미쌀을 뒤틀려 했고, 코르만도르의 레인저와 드루이드들은 그들의 시도를 간신히 저지할 수 있었다. 특히 에버라스카와 코르미르로 간 페아림들이 패배하고 나서, 더이상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그 잔당들은 숲에서 쫒겨 나갔다. 하지만 적지않은 서클의 구성원들이 그로인해 죽거나 다쳐서, 명망높은 코르만도르의 숲의 수호자들의 세력은 많이 약해졌다.


DR1372년 새해가 되자, 이번엔 드로우들이 코르만도르 숲 전체를 헤집어 들어왔다. 숲의 드루이드들과 레인저들은 물론이고, 그 숲에 남아 있던 엘프 부족들과 숲 인근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있던 인간들까지 이 지상 드로우들의 공격 목표가 되었다. 사실상의 전면전이었다. 그 숲의 수호자를 자처하던 검의 대수도원이 가장 먼저 공격을 받았고, 고위 성직자가 악마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어서 그녀의 스승이던 대드루이드가 악마와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그녀는 크게 상심했고, 그 외에도 1년 동안 어디서 누가 죽었니 하는 소식이 끊이지 않아 아치우드 서클의 구성원들을 슬프게 했다.


DR1372년 말이 되자, 드로우들의 위협은 아치우드의 [서클]에도 현실이 되었다. 서클에 속해 있던 레인저 몆몆이 숲으로 침입해 들어오는 드로우 선봉대를 발견한 후, 숲의 전역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대부분의 경우 강력한 악마를 앞세우고 들어온 드로우들이 우세하게 싸움을 이끌어갔다.


숲의 남쪽 경계에서 큰 싸움이 벌어졌다는 전언을 받은 플로라가 동료들을 돕기 위해 달려갔을때, 그녀가 본 것은 숲에 생긴 공터에서 벌어진 참혹한 학살의 현장이었다. 두마리의 글라브레주와 여섯의마리의 브록 그리고 십수마리의 드로우 일당이 막 싸움의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동아리 의식이 각별한 플로라다. 그녀의 눈에 불꽂이 튀었다.


드로우 공격대의 대장인 잘라스 제일러(드로우 파1/ 위9)는 막 자신이 쓰러뜨린 드루이드의 시체에서 마법적인 물품으로 보이는 목걸이를 강탈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화창하던 날씨가 어두워졌다. 무슨일인가 싶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어느틈엔가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했던데다 마치 멧돌 가는 것 같은 천둥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오기 시작했다.


우르르르.... 콰콰쾅!!...


" 끄아아악!.... "


비가 쏟아지나 싶더니, 삽시간에 낙뢰가 떨어져 드로우 중의 하나를 튀겨버렸다. 거기에 갑자기 공지 주변의 아름드리 나무 몆그루가 슬쩍 흔들거리더니 그 거대한 가지로 악마들을 후려쳐 왔다.


" 무,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


드로우들과 악마들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집채만한 다이어 곰들과 다이어 늑대들이 나타나 공격을 해 오기 시작했다. 잘라스는 뒤늦게 혼란에 빠진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려 반격을 해 보려 했지만, 자신의 발목이 땅에서 자라는 풀이 엉켜 있음을 깨달았다. 발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당황하는 그의 눈앞이 하얀 섬광이 터졌다.


" 끄아아아악!... "


잘라스 제일러가 들은 마지막 소리는 스스로가 지르는 비명소리였다.


플로라의 주문에 숲 그 자체의 분노가 악마들과 드로우들을 차례로 덮쳤다. 주문이 연속으로 날아간 후, 그녀 자신도 거대한 곰으로 변해 그 악당들 사이로 달려들어 이빨과 발톱으로 사정없이 찢어발겼다. 글라브레주 하나가 나무를 변화시킨 트린트에 의해 밟혀서 쓰러지고, 브록 다섯마리와 드로우 공격대 전원이 쓰러졌다. 그중 몆몆은 그녀의 손에 작살난 것이고, 나머지는 나무나 다른 동물들, 그리고 벼락 폭풍우가 해결해 주었다. 실로 그녀 혼자 일군을 공격해 이만한 전과를 올린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상대하기엔 악마들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물들과 트린트들도 악마들과 드로우들의 반격을 받아 하나둘씩 쓰러져 갔다. 그리고 그녀가 불러낸 벼락 폭풍우가 멎었을 무렵엔, 그녀는 홀로 살아남은 글라브레주와 맞대결을 하고 있었다. 이미 곰으로 변화되어 있는 플로라의 털가죽은 드로우들과 악마들이 흘린 피로 진하게 물들어 있었고,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고 악마를 향해 돌격했다.


" 크오오옹!... "


퍼엉!...


악마는 플로라의 공격을 피해 뒷편으로 훌쩍 뛰어오르며 주문을 날렸다. 불기둥이 그녀가 서 있던 땅바닥에 꽂혔고, 그녀는 곰 형태에서 인간 형태로 강제로 되돌려졌다. 거기에 강렬한 타격을 맞은 것 처럼 십수미터를 날아가 나무에 부딛친 후 땅바닥을 뒹굴어야 했다.


커억!...


내장이 뒤집힌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플로라는 한모금의 피를 토했다. 악마들이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돌아보니 손에 든 거라곤 부러져 버린 쿼터스테프 한자루가 다였다. 그 안에 들어 있던 마력은 방금의 장렬한 공세로 다 써 버렸다.


거의 치명상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지만 그녀는 비틀거리면서도 일어났다. 뼈가 부러졌거나 뒤틀린 부분에서 퍼져나온 고통이 아찔하게 느껴졌다.


여기서 죽는가...


하지만 플로라는 끝까지 싸울 생각이었다. 악마가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그녀는 마지막 피 한방울이라도 짜낼 생각으로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
.
.


" 뭘 그리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냐? "


" 핫! "


슈발츠가 어께에 손을 올리자, 플로라는 화들짝 놀라며 깨어났다. 그녀는 슈발츠가 새로 만든 차원에서 자신의 거처로 삼을 공간을 꾸미는 중이었는데, 아치우드에서 가져온 묘목을 심다가 문듯 옛 생각을 했던 것이다. 슈발츠를 알기 전의 자신을. 그리고 다시 이어진 슈발츠의 첫 등장 장면을 떠올리고 얼굴을 붉혔다.


" 저기, 주인님. "


" 응? "


그녀는 어께에 올려진 슈발츠의 손에 얼굴을 부볐다.


" 사랑해요... 정말정말 사랑합니다. "


" 사랑이라... 흠. 나쁘진 않군. 하지만 난 사랑보다는 무조건 복종하는 노예가 더 필요한데...  "


슈발츠는 손을 뻗어 플로라의 허리를 붙잡고 끌어당겼다. 올려다보는 플로라의 시선이 그의 시선과 마주치자, 슈발츠는 짐짓 으름장을 놓듯이 노려보았지만 그 눈동자에 살기는 없었다. 그저 노예인 그녀를 얼르고 싶어하는 정도였다. 플로라도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얌전히 시선을 내리 깔고 다소곳하게 그의 품에 안겼다.


" 물론 전 완전히 주인님 거에요. 원하시면 뭐든지... 아! 또 이렇게... "


발기한 슈발츠의 자지가 옷 위로 느껴지자, 플로라의 얼굴에 떠오른 홍조가 진해졌다.


노예들을 개인적으로 상대할 때 슈발츠는 별로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노예들에게 자기가 원하는 바를 지시하고, 옷을 벗기고, 갑자기 엉덩이를 주무르거나 보지를 찔러오거나 했다. 하지만 당황스러운 정도이지 결코 그녀들을 험하게 다루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가 애정표현에 서투를(?) 뿐.


실제로 그것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어느 여자도 슈발츠에게 복종한 후로 그에게 이유 없이 상처를 입거나 (몸 상태가 안좋은데도)강제로 범해지지 않았다. 노예들은 주기적으로 그의 침실 수발 당번을 수행해야 했지만, 플로라가 아플 때 다른 노예가 그의 침실 수발 당번을 대신해도 슈발츠는 뭐라지 않았다. 외려 그런 날에는 침실 수발 같은 문제는 내버려 두고 그녀에게 문병을 올 정도였다. 다른 노예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태이나, 다른 노예가 합법적인 지역에서의 노예들 처럼 소모품 쯤으로 취급되는 일은 더더군다나 없었다.


물론 노예의 입장이다. 슈발츠가 원하면, 여자들은 따라야 했다. 하지만 그 관계는 돌봄과 합리성을 동반한 것이었다. 그녀들이 사회적인 문제로 어려워 지면, 슈발츠가 변호하고 감싸 주었다. 그녀들이 다치면, 그가 나서서 충분한 정도 이상의 복수를 해 주었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그는 그녀들의 편이었고, 모든 의미에서 슈발츠는 그의 노예들의 강력하고 변함없는 보호자였다. 그의 품 안에서 모든 노예들은 공포가 아니라 안전함과 편안함을 느꼈고, 또한 자신들이 소중히 다뤄지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서 더욱 더 그에게 깊은 은혜를 느끼고 애정을 품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훌륭한 섹스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주종관계가 오직 폭력과 섹스만으로 따르기를 강요당하는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녀들의 슈발츠에 대한 애정과 충성은 변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 가장 훌륭한 표본이 두르나였다. 그녀는 서슴없이 슈발츠에게 안기고, 애교를 부리고, 사시사철 그의 옆에서 떠나려 하지 않는 등 스스로의 애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심지어 어느 정도까지는 건방져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노예인 것이다. 자유민으로 자라고 살다 죽는 것이 당연한 세계에서부터 슈발츠의 노예가 된 다른 여자들은 그렇게까지는 하지 못했다.


그래도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이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플로라는 돌아서서 머리를 풀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녀는 슈발츠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옷을 벗는 와중에도 최대한 우아하면서도 유혹적인 몸짓을 해 보였다.


" 오늘은 적극적이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


" 그냥... 옛날 생각이 났어요. "


플로라는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슈발츠의 바지를 벗긴 후 그의 자지에 키스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녀의 눈이 빠르게 정욕으로 흐려져 가기 시작했다.


%


-후기-


D&D 3.5에서의 14레벨 드루이드의 [준비된 전투]가 어떤 정도의 위력을 가지는지 보여드리기 위한 단편입니다. 이로써도 표현하기 부족하긴 하지만, 슈발츠의 일행 중 가장 나약해보이는 플로라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는 존재인지 수박 겉핥기로라도 알아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 외전을 쓰게 되었습니다.


슈발츠가 워낙 괴물이라 그렇지, 두르나도 플로라도 알루시아도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숲에서라면 플로라는 작은 군대와 맞상대를 할 수 있고, 알루시아는 단기 필마로 수천명 규모의 군대 사이를 제집 드나들듯이 드나들며 살상할 수 있으며, 칼라드네이는 단지 길목을 막고 서 있는 것 만으로 일군의 진로를 막을 수 있습니다. 두르나는 가장 지옥에 가까운 언더다크의 심처도 제집 드나들듯이 출입하며 슈발츠가 지목한 자를 체포해 올 능력이 있지요. 젤로나 역시도 전설 속에서나 회자될만한 물품들을 만들어서 스스로 사용하고, 슈발츠와 동료 노예들에게 장비시켜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므로 결코 약한 것이 아닙니다.


3부가 상당히 급한 마음에 진도를 나가 버렸기 때문에, 4부가 나오기 전에 이렇게 가끔 외전을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종종 들러서 보아 주시고, 댓글 남겨 주신다면 저도 쓰는 재미가 나서 더 열심히 쓰겠지요.


이 짧은 외전을 보신 분들 모두가 즐거우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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