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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팬픽] 짧다면 짧은 이야기 2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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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469 회 작성일 24-01-13 12: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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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다면 짧은 이야기 part 3


미영이와 같이 갔다.

어디를?

숙소에.

왜?

바래다주러.

미영이는 숙소에 바래다준다고 하니 꽁한 표정이었지만, 나라고 늘 애들만 만나면 xx하고 yy해서 zz까지 가는 건 아니라고...



물론!! 헛소리다. 오랜만에 미영이와 독자들이 원하는 작품을 한편 만들까 했는데, 몸이 안 받쳐줬다.

술을 마시고 바에서 나와 찬바람을 쐬자마자, 몸이 사시나무 떨리 듯 떨리고 몸에 열이 나기 시작했다. 아까 감기 기운이 좀 있었는데, 술 마시고 무리를 하니 심해진 듯했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미영이와 몇 발자국 안 걸었는데도, 다리가 풀려서 도저히 못 걷겠다 싶었다.
미영이에게 택시를 잡으라고 시키고는 가로수에 간신히 기대어 섰다.

미영이 택시를 잡자 먼저 숙소로 갔다.
"
"
"
"
"
"
눈을 뜨니 눈앞이 환하고 온몸이 욱신욱신 쑤셨다. 삥 둘러 커텐이 쳐졌는데 꼭 병원 같았..., 응?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
곰곰이 생각하니 미영이와 택시를 타고 숙소에 가던 생각이 떠올랐다.
술 먹고 필름이 끊긴 건 아닌 거 같고, 몸이 엄청나게 아프고 떨리던 게 떠올랐다. 그럼? 여기는 병원이 맞다는 얘긴데?
입원실은 아닌 거 같고 응급실인가? 미영이는 어디 갔지? 아무래도 여기 있기는 곤란하니 집에 간 모양이군.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하자 간호사가 커텐을 젖히고 들어왔다.
체온을 재고, 혈압을 재고, 링거를 바꾸고, 나가려고 했다.

"간호사님 잠깐만요."

"네?"

"제 보호자는 어디에 있습니까?"

"계속 옆에 계셨었는데, 잠깐 나가신 모양이네요.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매정한 간호사는 환자의 처지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말만 하더니 획~ 나가버렸다.
소변도 마렵고, 온몸은 부서지는 것처럼 아프고,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하니 몸에 힘은 안 들어가고, 미치겠네 정말~~

엄마에게 전화해서 와달라고 해야 하나? 간병인이라도 구해달라고 할까? 별생각을 다 하고 있는데,
태연이가 들어왔다.

"어! 넌 여기 웬일이야?"

아! 이게 중요한 게 아닌데.

"간호사에게 가서 휠체어 좀 달라고 해서 갖고 와라."

내 말을 듣고도 태연은 멍하고 서 있었다. 1분 1초가 급한데..."

"아니! 나 부축 좀 해서 일으켜봐."

그제야 나를 부축해서 일으켰다.

"화장실 가야 하니까 신발 찾아봐."

급하니 말도 잘 안 나왔다. 태연이 나를 부축하는데도 걸음을 걷기 힘들었다. 자기에게 더 기대라고
말은 하지만 지금도 땀을 뻘뻘 흘리는데, 더 기댔다가는 오늘 병원에 둘 다 입원하는 꼴이 나는 거라, 최대한 자력으로 걸으려고 다리에 힘을 줬다.

간신히 응급실 입구까지 나오니, 빈 휠체어가 하나 있었다.

"태연아 저기 휠체어 쪽으로."

휠체어를 타고 총알같이 화장실에 들어갔다. 휠체어 미는 게 부축하는 거보다 덜 힘들지?
화장실에 들어가서 태연이 나를 부축해서 소변기 앞에 세웠다.
양쪽에 있는 손잡이를 두 팔로 잡고 간신히 섰는데 바지는...

"바지 좀 벗겨 줘."

당연히 보호자가 벗겨야지, 아무튼 간신히 소변을 보고 응급실로 돌아오니, 윤아와 미영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환자가 어딜 갔다 오는 거야?"

"화장실"

말할 기운도 없어 침대로 올라가려니, 윤아가 부축해서 쉽게 올라갈 수 있었다. 윤아는 역시 힘이 좋아~~
침대에 눕자 애들이 내 옆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지금 몇 시나 됐어?"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은 미영이가 대표로 시간을 말해줬다.

"오전 6시 30분이에요."

"나 여기온지 얼마나 됐어?"

이번엔 윤아가 대답했다.

"파니 언니에게서 전화 온 게 11시 좀 넘었으니까 7시간 정도 됐네."

"음! 너희는 언제 왔어?"

"전화받고 바로 왔어."

"의사가 나 어디가 아프데?"

"일단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과로에 감기몸살이 겹친 걸로 보인데."

여독이 쌓여 몸이 좀 안 좋은 상태에서 무리했으니, 그럴 거 같기는 했다.

"니들 낮에 스케쥴 있다며, 나 깨어났으니 들어가 쉬어라."

"오빠만 놔두고 어떻게 들어가?"

"그러면 한 사람만 있고 다른 사람은 들어가 쉬어."

자연히 남을 사람은 윤아로 당첨됐다. 동생이라 언니들이 양보를 많이 하는데다, 윤아가 우기면 대책이 없으니...

윤아에게 집에 전화하라고 시키고, 검사 몇 가지를 받았다.
결과는 과로에 감기몸살에 술병까지, 역시 술을 먹은 게 결정적인 대미지를 입었다.


엄마가 놀라서 뛰어오더니, 의사와 얘기를 나누고 안심하는 듯했다.
의사의 말로는 며칠 입원해야 한다니 입원하기로 하고 병실로 올라갔다.
병실에 들어가 엄마가 윤아 손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치하를 했다.

"윤아야! 수고 많았어. 고생했지?"

"제가 한 게 뭐 있다고요. 오빠는 이번 기회에 술 끊어야 할 것 같아요."

윤아가 배시시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저게!!! 말이 더 길어져야 좋은 소리는 안 나올 것 같아, 윤아를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윤아야! 너 오늘 스케쥴 있잖아. 한숨도 못 잤는데 어떡하려고 그래."

내 말에 엄마는 호들갑을 떨었다.

"그래, 이제는 내가 있을 테니 윤아는 들어가서 한숨이라도 자고 일해야지."

"저 지금 안자도..."

"안돼, 얼른 들어가, 몸이 재산인데 건강 해치면 내가 미안해서 안돼."

"그럼 일단 들어갔다가 일 끝나고 올게요."

가기 싫어하는 걸 억지로 보내자니 내 마음도 안 좋았지만, 그보다는 윤아를 생각해 들여보내는 게
좋았다. 엄마도 내 말을 듣고는 억지로라도 보내려고 하니, 윤아가 버티기는 어려울 수밖에.
윤아가 가고 엄마와 얘기를 나눴다.

"여행 다녀와서 피곤을 풀라고 했더니, 오히려 더 짤짤거리고 싸 돌아다니니까 드러눕지."

"엄마는 아픈 사람에게 할 말이 그것밖에 없어?"

"니가 사서 한 고생이잖아."

아무튼 나이 드신 분들과 얘기해서 남는 게 하나도 없었다.

"어제 윤아랑 있었니?"

"어? 아~ 응."

"잘해줘라. 너 영국 가면서도 전화 한 통 안 해주고 간 모양인데, 남자가 헤퍼도 못 쓰지만, 너처럼 매정한 것도 안 좋은 거야."

"아 그때는 윤아랑 사이가 별로였다니까."

내 말을 들은 엄마가 갑자기 정색을 하더니, 나에게 심문하듯 묻기 시작했다.

"너 윤아말고 여자친구 또 있지?"

미치겠네!! 쓸데없는 데서 예리한 우리 엄마는 이런 데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여자친구야 많지."

엄마는 내가 말하자 등을 솥뚜껑만 한 손으로 힘차게 후려쳤다.

"내가 말하는 게 그런 친구를 말하는 게 아니잖아. 똑바로 말 못해?"

대답하기 난처해서 우물쭈물 하고 있으려니, 엄마가 내 등을 또 후려칠 기세였다.

"나, 환자라고, 환자를 때리는 엄마가 어딨어."

"너 같은 환자는 맞아도 돼! 빨리 대답해~"

"아마, 저녁 늦게 들릴지도 몰라. 그때 봐."

말을 하고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엄마에게 시달림을 당하니, 좋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눕자 엄마는 아무말도 않고 옆에서 있었고 난 잠에 빠져 들어갔다.


엄마가 회진 돈다고 날 깨웠고, 달게 자고 일어나니 몸은 조금 나아진 것 같았다.
과장이 회진을 돌고 나서 엄마는 물건을 가지러 집에 다녀온다고 하셨고, 이제는 혼자서도 충분히 움직일 수 있었기에 노트북이나 가지고 오라고 시켰다.

저녁밥을 먹고 티브이를 보는데, 엄마가 노트북과 병원에서 쓸 물건들을 가지고 왔다.

"뭘 그렇게 많이 가지고 왔어?"

"일주일 입원하라는데 이 정도는 돼야지."

지나가는 말로 물어보고는 노트북을 켰다. 지루한 병실에서 꼼짝 못하고 있다가 노트북이라도 보니 사람이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좀 살 것 같으니까, 엄마는 들어가."

"안돼, 아빠도 당분간 병원에 있으라고 하셨어."

"아빠도 혼자 있으면 불편하잖아. 푹 쉬면 되는데 엄마까지 고생할 필요가 어딨어?"

"그럼 오늘은 일단 있어보고, 내일 결과 나오는 거 보고 들어가든지 할게."

엄마가 저렇게까지 말하면 더는 우겨봐야 소용없는 걸 알기에, 포기하고 인터넷에 접속했다.
컴퓨터를 한지 한 시간이나 되었을까? 누군가가 병실문을 노크했다.

"네! 들어오세요."

엄마가 들어오라고 말하자, 애들이 우루루 들이닥쳤다.
여자애들이 7명이나 들어오자 엄마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애들을 보고 있었다.

"어! 니들이 웬일이야?"

들어오는 애들을 보고 말을 하자, 태연이 대답을 했다.

"오빠 입원했다니까 애들이 문병 가자고 해서..."

"잘 왔다, 그러지 않아도 심심했는데, 우리 엄마야! 인사드려라."

애들보고 엄마에게 인사드리라고 하자, 한꺼번에 인사를 하는데 병실이 소란스러워졌다.

"아! 어서 와요. 바쁠 텐데 와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너희 이런데 와도 되니?"

"환자 병문안 온 건데 뭐 어때?"

과일을 깎는다, 음료수를 따라준다, 나름대로 대접을 한다고 엄마는 바쁘게 움직였고, 애들이 한마디씩만 물어도 대답하는 나는 7번을 말해야 해서 서서히 지쳐갔다.

"윤아하고 유리가 안 보인다?"

"히히, 잘 나가는 애들은 스케쥴 있어서 못 왔어."

태연이는 엄마와 얘기하고 있어서, 수연이가 낄낄대며 대답을 했다.


애들이 가고 난 후 병실은 전쟁을 치른 것 같았다. 엄마는 애들이 어지럽힌 걸 치우면서도 싱글벙글했다.

"정훈아, 엄마가 보기에 태연이는 확실한데, 다른 한 사람은 누구니?"

미영이는 엄마가 있어서인지 말도 별로 안 하고 조용히 있었기에, 눈치가 빠른 엄마도 누군지 감이 안 잡혀 궁금해했다.

"오늘 왔던 아이 중 하나야."

"잘 모르겠던데, 애들이 너를 다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던데?"

"그건 친한 오빠인 거고."

"엄마는 누가 돼도 며느릿감으로 찬성이야. 아빠도 좋아하실 거고."

"내가 나이가 몇 살인데 며느리야!!"

내가 짜증을 내도 엄마는 웃고만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엄마나 아빠는 딸을 갖고 싶어했지.
애들을 보니 딸 같은 기분이 든 건가?

"엄마. 태연이는 어땠어."

"예쁘더라, 말도 조리 있게 잘하고. 티브이에서 볼 때랑 똑같아."

윤아가 집에 들랑거리는 바람에 애들에게 급격히 관심이 생긴 엄마와 아빠는 애들의 이름을 다 알뿐만이 아니라 애들이 나온다면 만사 제치고 본방을 사수하는 열성팬이 됐다.

"티파니야!"

"응?"

"다른 한 사람이 티파니라고."

내가 말을 해주자 엄마는 무척이나 좋아했다. 미영이가 엄마가 안 계신 것을 알게 된 그날부터,
애가 착해 보인다며 미영이를 편애하기 시작했다. 엄마 안 계신 거하고 착해 보이는 거하고,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거냐고요~ 어무이!!


시간이 꽤 늦었는데 윤아가 다녀갔다.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데 밤새고 일하러 갔으니,
몸에 무리가 온 거는 아닌지 걱정됐다. 숙소에서 푹 쉬라고 하고 보내는데, 표정이 밝지가 못해 내 마음이 안 좋았다.
다음날 윤아에게 문자를 했더니 답장이 없었다. 태연에게도 전화를 걸어봤는데 받지를 않았다.
다른 애들에게 문자를 넣어 봤는데, 전부 답장이 없었다.


앨범작업하고 연말이라 스케쥴이 풀로 찼다더니 그래서 전화받을 시간도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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