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血神劫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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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댓글과 성원 감사합니다.
기존 스타일의 무협야설과 좀 달라서 다른 분들껜 재미없을지도 모른다 싶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네요. ^^
현재로선 양세현이 주인공입니다. 당연히 제일 많이 당할 겁니다. 야설 여주인공의 어쩔 수 없는 운명입니다. ^^
사도운과 양세현의 모자상간 장면은 사도운이 워낙 어려서 나올지 안 나올지 아직 계획이 없습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난 뒤까지 계속 쓴다면 나올지도 모르죠. ^^;
기대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만 떡치는 장면은 별로 나오지 않을 겁니다. 저는 어떤 야설스러운 상황 자체가 재미있지 떡치는 장면에서는 그다지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데 자기가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쓰기가 좀 어렵거든요.
수간이나 모자상간 같은 장면은 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덧 : 문맥을 새로 좀 가다듬고 등장인물의 이름과 소소한 몇 군데를 조금 수정했습니다.
바뀐 이름
방예선 -> 구양선
진월련 -> 유월련
연상희 -> 한교운
이름을 바꾼 이유는 3편 잡설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헷갈리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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血神劫
第 一 章 神州第一莊
-2-
유월련은 곤륜파 당금 장문인의 아내다. 과거 십이혈마의 난리에서 워낙 많은 강호의 고수들이 생명을 잃었기 때문에 유월련의 남편은 상당히 젊은 나이에 곤륜파의 장문인이 될 수 있었다. 유월련은 강호에서 곤륜파의 장문 부인이라는 신분보다도 오히려 자신의 미모와 무공으로 더 유명했다.
과거 신주제일협 사도천이 중원의 군웅들과 함께 십이혈마를 무찌를 때 그녀 또한 참가하여 뛰어난 무공을 발휘하여 수많은 공을 세웠고 그녀의 남편이 곤륜파 장문인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런 그녀의 공이 절대적인 힘을 발휘했었고 실제 무공에서도 남편보다 오히려 더 강하다는 것이 강호의 중평이었다.
남해검문은 다르게는 신검문 또는 남해 신검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미파, 항산파, 무산 신녀문 등과 함께 강호상에서 여인들만의 문파로 유명했다. 아미파와 항산파가 출가한 여승들이 중심이 된 문파라면 무산 신녀문과 남해검문은 출가하지 않은 속세의 여인들로 이루어진 문파였다. 검문이라는 이름이 알려주듯이 검술로 특히 유명한데 남해검문의 검술은 대단히 날카롭고 빨라 강호의 일절로 꼽힐 뿐만 아니라 특히 쾌검의 위력에 있어서는 화산파나 남궁세가를 능가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한교운은 그런 남해검문의 문주였다. 어릴 때부터 남해검문의 기재로 소문났었고 십이혈마의 난리 때 남해검문의 고수들이 무수히 쓰러져가는 와중에서 빼어난 무공과 지혜를 발휘하여 수많은 문도들을 죽음으로부터 구해내었다. 십이혈마의 난리가 끝났을 때는 무공과 공로 어느 쪽에서든 그녀에게 필적할만한 이가 없었고 그녀는 자연스럽게 남해검문의 문주가 되었다.
어릴 때부터 워낙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서 수많은 청년 영웅들이 그녀와의 혼인을 꿈꾸며 그녀 뒤를 쫓아다녔지만 남해검문은 원래 결혼을 조금 꺼리는 곳인데다 한교운 자신이 결혼에 마음이 없어 끝내 혼인은 하지 않았다.
그런 대단한 여인들이 지금 완전히 발가벗고 음부마저 중인들의 눈앞에 훤히 드러낸 채 강호의 수많은 군웅들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양세현은 급히 유월련과 한교운 두 여인의 눈을 살펴보았다. 혹시 어떤 사파의 약물이나 이교의 대법에 의해 이성을 잃고 있지는 않은지 자세히 보았다. 강호에는 기이한 수법이 많아 상식적으로 믿을 수 없는 일도 많이 벌어지며 양세현 자신도 과거 십이혈마와 싸울 때 그런 장면을 몇 번이나 보았다.
두 여인 모두 가늘고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고 맑은 눈동자는 어디에도 초점을 맞추지 않기 위해서 좌우로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지독한 수치심을 억지로 참고 있을 때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이지를 잃었다면 수치심을 느낄 리 없다 두 여인 모두 이지는 상실하지 않았다.
이지를 상실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했다. 한 명은 구파일방의 하나인 곤륜파 장문인의 아내로 무공이 남편을 능가한다고 알려진 여인이고 또 하나는 빠른 검법으로 구파일방을 앞지른다는 남해검문의 문주다. 남녀를 불문하고 강호 전체를 통틀어 그녀를 이길 수 있을까 싶은 사람은 한 손으로 꼽기도 어려울 정도이니 남의 손에 잡힌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인데다 두 여인 모두 차라리 자결을 하면 했지 결코 이런 모욕을 당할 여인들이 아니었다.
양세현이 미처 생각을 가다듬기도 전에 곤륜파의 장문인을 대신해 신주제일장을 방문해 왔던 두 검객이 검을 뽑아 들고 구양선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 망할 년! 감히 이게 무슨 짓이냐!”
“감히 본문의 장문 부인을!”
남해신검문의 늙은 여장로 두 사람도 장검을 뽑아들고 구양선을 향해 날아갔다.
“문주 정신을 차리시오!”
“네 이년, 본문의 문주에게 무슨 해괴한 짓을 한 것이냐!”
구양선은 오른 손을 들어 올리더니 자신을 향해 덤벼오는 네 사람을 향해 가볍게 손을 움직였다. 마치 거문고를 타는 듯한 나긋나긋한 손짓이었다. 구양선이 허공을 향해 손짓을 하자마자 네 사람은 동시에 벼락이라도 맞은 듯 동시에 바닥으로 뚝 떨어져서 움직이지 못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급히 달려가 바닥에 쓰러진 네 사람을 부축해 의자로 데려가 앉혔다. 네 사람 모두 구양선을 향해 원독이 가득 담긴 눈길을 보내고 있으니 죽지 않은 것은 분명했지만 네 사람 모두 혈도라도 집힌 듯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했다.
구양선의 손가락질 한 번에 네 명의 강호 명숙이 쓰러지자 삽시간에 주위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저렇게 손가락질 한 번으로 네 명의 강호 명숙을 쓰러뜨리는 무공은 자신들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고 천하제일고수였던 신주제일협 사도천이 살아서 돌아와도 가능할지 의문이었다.
양세현의 또한 새파랗게 질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네 사람이 혈도를 집혀 쓰러진 줄 알고 있었지만 다른 군웅들과 달리 그녀는 구양선의 손가락에서 뻗어 나온 기운이 네 사람의 검을 때리는 장면을 분명하게 보았다. 그러나 그것이 더 두려웠다. 혈도를 짚지도 않고 단지 검을 때렸을 뿐인데 저 대단한 고수들이 혈도를 짚힌 듯 꼼짝도 못하다니, 과거 그렇게 대단하던 십이혈마도 저런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고 천하제일고수로 자타가 공인하던 남편 사도천도 저런 수법은 알지 못했다. 양세현의 무릎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쓰러진 네 사람 또한 자신들이 혈도를 집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들이 구양선을 향해 날아갈 때 구양선의 손가락에서 한줄기 기운이 뻗어 나와 자신들의 검을 맞추었고 순식간에 온몸의 공력이 빠져나가고 손가락 하나 움직이거나 입을 열어 말을 할 기운도 사라졌다. 네 사람은 자신들이 당했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보다 무슨 수법에 당했는지가 더 궁금할 지경이었다.
양세현은 오른 손에 검을 뽑아 쥐고는 왼손으로 아들 사도운을 자기 옆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노, 놀라운 무, 무공이군요. 우, 우리에게 원하는 게 뭐 길래 이런 일을 벌이는 거죠?”
양세현 자신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지만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구양선이손가락을 좌우로 까닥여 부정의 뜻을 보이더니 웃으며 말했다.
“호호호. 그렇게 긴장하지 말아요. 우리에겐 나쁜 뜻이 없답니다. 조금 전에도 말했듯이 어린 새 장주님께 선물을 가져왔을 뿐이랍니다.”
“그, 그런 선물은 필요 없어요.”
“호호호 부인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아요. 선물을 받을 사람은 부인이 아니고 우리 어린 장주님이잖아요. 먼저 장주님께 물어보죠. 장주님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세요.”
사도운은 아직 어려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사도운이 알기로 다 큰 어른은 사람들 앞에서 발가벗고 알몸을 보이면 안 되었다. 특히 여자들은 더 그래서 엄마나 유모, 시녀들 모두 사람들 앞에서는 맨살은 조금도 보이지 않으려 했고 특히 남자들 앞에서는 조금만 맨살을 보여도 엄청나게 호들갑을 떨고는 했다.
그런데 저 이상한 여자가 자신에게 줄 예물이라고 데려온 여자들은 주위에 남자들이 저렇게 많은데도 발가벗고 있었다. 아직 어린 자신도 사람들 앞에서 발가벗고 있으면 부끄러울 건데 저 여자들은 부끄럽지도 않은 걸까?
사도운은 목욕을 할 때 빼고는 여자가 저렇게 발가벗고 있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무척 우습고 재미있었기 때문에 저 구양선이라는 여자가 주는 선물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사도운은 엄마인 양세현이 이 선물을 꺼린다고 생각했다. 사도운는 자신에 대한 예물이라는 발가벗은 두 여인과 구양선을 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 엄마 양세현의 얼굴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저, 저는 그런 선물…….”
구양선이 사도운의 말을 잘랐다.
“어머나 조금 더 생각해 보고 말씀하세요. 이 아이들은 제법 재주가 많답니다. 재미있는 재주를 하나 보여드릴게요.”
구양선은 혈신문의 소녀 한 명에게 말했다.
“장주님께 그걸 보여드리려무나.”
소녀가 웃으며 긴 대나무 통 하나를 꺼내더니 땅에 대고는 뚜껑을 열었다. 대나무 통에서 생쥐 한 마리가 나오더니 쪼르르 마당을 가로질러 달아났다. 한 소녀가 손바닥으로 남해검문의 문주 한교운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명령했다.
“잡아!”
소녀의 명령이 떨어지자 한교운은 마치 고양이라도 된 듯 네 발로 땅에 엎드리더니 생쥐를 쫓아갔다. 한교운은 폴짝 뛰어서 생쥐가 달아는 길을 가로막고는 머리를 땅에다 들이박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입으로 생쥐를 물려고 했다. 손을 사용한다면 그녀의 무공으로 생쥐 한 마리를 잡는 건 손바닥을 뒤집는 것보다 쉽겠지만 입만을 사용해 잡으라는 명령을 미리 받은 듯 계속 입으로 물려고만 했다. 생쥐가 방향을 바꿀 때마다 그녀는 폴짝 뛰어올라 온 몸으로 생쥐의 달아는 방향을 가로막고는 머리를 땅에 처박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커다란 젖무덤이 앞뒤로 좌우로 마구 흔들렸다. 뛰어난 무공을 지닌 그녀지만 처음 해보는 일이라 익숙하지 않은 듯 몇 번이나 실패하더니 다섯 번째 만에야 겨우 생쥐를 입에 무는 데 성공했다. 생쥐는 그녀의 입에 물려서도 여전히 살아서 찍찍 소리를 지르며 사지를 마구 버둥거렸다.
한교운, 과거 뛰어난 무공과 빼어난 미모로 수많은 청년 영웅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던 남해검문의 문주가 이제 무수한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발가벗은 채 고양이 흉내를 내며 쥐를 잡다니 사람들은 눈앞의 광경이 너무나 현실 같지가 않아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조차 제대로 생각할 수 없었다.
한교운은 버둥거리는 생쥐를 산 채로 입에 물고 고양이처럼 네 발로 기어서 소녀 앞으로 다가가더니 쥐를 물고 있는 머리를 내밀었다. 소녀가 생쥐를 대나무 통에 도로 집어넣더니 잘했다는 듯 한교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제 겨우 열대여섯 살밖에 안 된 어린 계집애가 자기 나이의 두 배가 넘는 여인의 머리를 마치 고양이나 개를 다루듯 쓰다듬더니 말했다.
“아이 귀여워라, 정말 착한 아이네. 이제 네 자리로 돌아가렴.”
한교운은 발딱 일어나서는 유월련의 옆자리로 돌아갔다.
구양선이 사도운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보셨죠. 재주 많고 귀여운 아이들이랍니다. 그래도 받지 않으시겠어요.”
사도운은 방금 사람이 고양이처럼 입으로 쥐를 잡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어서 손뼉이라도 치고 싶었지만 주위 사람들의 분위기를 보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느낄 정도의 눈치는 있었다.
양세현이 그런 사도운을 품 쪽으로 더 끌어당기며 말했다.
“이 아이는 내 아들이에요. 내 아들은 아직 어려서 선물을 받고, 받지 않고는 엄마가 결정해야 해요. 전 분명히…….”
구양선이 거절하려는 양세현의 말을 잘랐다.
“어머나 좀 더 생각해 보고 말씀하세요. 장주님이 선물을 받지 않으시면 이 선물을 제가 어떻게 할 거 같아요. 아무 쓸모도 없어진 아이들이니 제가 죽여 버릴 수도 있지 않겠어요.”
구양선의 입에서 두 여인을 죽이겠다는 말이 나오자 두 여인은 동시에 몸을 부르르 떨더니 울음을 터뜨리고는 애원하기 시작했다.
“제, 제발 저희를 죽이지 마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죽는 건 싫어요. 앞으로도 무슨 명령이든 시키는 대로 할 테니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흑흑흑.”
“문주님, 제발 살려주세요. 앞으로도 뭐든 시키는 대로 다하는 착한 암캐가 될게요. 전 죽기 싫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구양선이 그녀들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
“내게 부탁할게 아니라 장주님께 부탁해 보려무나.”
두 여인은 몸을 돌려 사도운과 양세현을 향해 애원했다.
“장주님 제발 저희를 받아주세요. 장주님이 시키는 건 뭐든지 할게요. 제발 저희를 받아주세요. 흑흑흑.”
“부인 제발 저희를 받아주세요. 부인과 장주님이 시키는 건 뭐든지 하겠어요. 저희는 항상 알몸으로 있을 테니 옷도 입지 않아요. 먹는 것도 다른 분이 드시고 남은 음식 찌꺼기만 주시면 돼요. 제발 저희를 받아주세요. 제발 저희를 좀 살려주세요. 흑흑흑”
두 여인은 두 손을 모아 빌면서 계속 애처롭게 애원했다.
양세현과 군웅들은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들이 구양선에게 잡혀 무슨 꼴을 당했는지 모르지만 곤륜파 장문인의 아내와 남해검문의 문주라는 지고한 신분을 지닌 여인들이다. 무림에서 그녀들의 위치를 생각하고 자기 문파의 자존심을 생각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저렇게 행동할 수는 없었다. 각기 수백 명씩의 제자와 문도를 거느린 몸으로 저런 모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자결을 해야만 한다. 뼈가 가루가 되고 사지가 조금씩 잘려나가는 고통을 당하더라도 저런 비굴하고 굴욕적인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녀들을 지켜보던 군웅들은 그녀들에 대해 경멸하는 마음이 드는 것을 감추기 어려웠다. 심지어 조금 전 분노에 가득 차 구양선을 협공했던 네 명의 고수조차 힘이 없어 입을 열지는 못했지만 두 여인에 대한 심한 경멸감을 느꼈다.
군웅들 중의 누군가가 차갑게 말했다.
“부인, 문주 정신 차리시오. 그렇게까지 목숨을 구걸해야겠소?”
그의 힐난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계속 애원했다.
“저희는 이제 부인도 아니고 문주도 아니에요. 저희는 그저 암캐일 뿐이에요. 사람이 아닌 개의 암컷이에요. 장주님, 부인 저희를 제발 신주제일장의 암캐로 받아주세요. 제발 이렇게 빌게요. 제발 자비를 베푸셔서 저희를 받아주세요. 문 앞에서 집을 지키고 곳간에서 쥐를 잡을게요. 제발 저희를 받아주세요. 흑흑흑.”
무슨 일이 있어도 신주제일장이 곤륜파의 장문 부인과 남해검문의 문주를 예물로 받을 수는 없었다. 그것은 곧 곤륜파와 남해검문에 대한 심한 모욕이 된다. 그렇다고 그녀들을 죽게 하거나 구양선이 도로 데려가도록 내버려 둘 수도 없었다. 수많은 강호의 군웅들 앞에서 저런 모습을 보였으니 두 여인 모두 이제 다시는 강호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겠지만 뒤에 어떻게 할 것인가는 뒤에 생각할 일이고 일단은 두 여인을 혈신문의 손에서 구해내야만 했다.
남편 사도천이 죽은 이후 양세현은 신주제일장의 안주인으로서 정파 무림의 좌장과 같은 위치에 있었다. 양세현은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혈신문의 행위에 맞서 계책을 생각해 내고 적절하게 대처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 양세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 때문에 정신을 가누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오른 손에 쥔 장검을 피가 날 정도로 움켜쥐고 내공을 끌어올렸지만 두려움은 점점 심하게 솟구쳐 올랐다. 과거 그 무서웠던 십이혈마와 싸울 때도 생사의 위험을 숫하게 겪었지만 지금처럼 두렵지는 않았다. 십이혈마 중 하나의 검극이 목젖에 와 닿았을 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두렵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