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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팬픽] 짧다면 짧은 이야기 2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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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02 회 작성일 24-01-13 11:5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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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다면 짧은 이야기 part 3

욕실에서 처음으로 벌인 행위에 태연은 무척 지친 것 같았다.
물기를 닦고 가볍게 안아 침대에 뉘었다. 힘이 빠진 듯 축 처져 있는 태연의 나신을 보며, 옆에 누워 팔베개를 해주고 가볍게 끌어안았다.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서서히 깨어났다. 눈을 떠 보니 태연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응, 그래"

"알았어, 조금 있다 들어갈 거야."

침대에 걸터 앉아 통화를 하는 태연의 배를 손으로 감쌌다. 그런 내 손을 태연이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장난기가 동해 태연의 배를 슬슬 쓰다듬다 젖가슴을 만졌다.

"킥!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끊는다."

태연이 전화를 끊더니 내 손을 꼬집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런 태연을 확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매끄러우면서도 탄력이 넘치는 몸이 내 품으로 힘없이 딸려왔다.

"어머~"

놀라는 태연의 눈을 보며 부드럽고 다정한 어조로 아침인사를 했다.

"잘 잤어?"

태연도 수줍은 듯 부드럽게 인사를 받았다.

"응, 오빠도 잘 잤어."

태연을 품에 안고 있으려니, 아침이면 늘 씩씩하게 서 있는 놈이 태연을 쿡쿡 찔렀다.
태연이 손으로 놈을 부드럽게 잡아왔다.

"어머~ 무척 커졌다. 오빠! 하고 싶어 커진 거야?"

"그게 아니라, 이놈이 아침마다 자기가 살아있다는 걸 증명하는 거야."

"킥킥"

한참을 가지고 놀던 태연이 깜빡 잊었다며 나를 밀어냈다.

"아! 숙소에 빨리 들어가 봐야 하는데..."

"벌써? 스케쥴 있어?”

"그건 아니고, 애들이 나 안 보이니까 찾았나 봐."

태연이 대답을 하며 서둘러 욕실에 들어갔다.




태연을 데려다 주고 집에 오는 길에 C에게 일어났으면 전화해달라는 문자를 넣었다.
일어나 있었는지 바로 휴대폰 벨이 울렸다.

-무슨 일이야? 전화를 다 하라고 하고?

"일 몇 시에 끝났는지 궁금해서."

-큰 거만 챙겨서 감독님하고 먼저 오는 바람에 빨리 왔어.

"그래? 오늘은 알바 없냐?"

-요번 촬영 끝났으니 일주일은 쉬지 않겠냐?

C는 영화감독이 꿈이라 알바를 해도 그쪽 계통만 골라서 따라다니고는 했다. 부모님의 강압으로 가고 싶어하던 예술계열 학교에 못 가고, 우리 학교에 입학했다.

"알바인지 직원인지, 너 하는 걸 보면 좀 묘해"

-킥킥! 그런 말 하는 애들이 몇 명 있지. 난 어차피 이쪽이 꿈이었으니 경험 삼아 하는 거잖아.
열심히 하다 보니 감독님들이 예쁘게 봐주는 거지.

"오늘 A가 뭉치자던 데 연락 받았냐?"

-일찍 모이자고는 하드만, 낮부터 술 먹자는 소리는 아닌 거 같고, 할 말이라도 있나 보지.

"그래 A하고 통화하고, 약속시간하고 장소 문자로 보내라."

-알았다.

C와 통화를 끊고 생각을 하니 대단한 놈이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벌써 정하고, 매진하는 놈이 부러워졌다.
"4학년 되면 취업준비도 해야 할 텐데. 글쓰기는 애초에 소질이 모자란다는 판정을 받았고, 일반 기업에라도 들어가야 하나."

학점이야 그럭저럭 상위권에는 속하지만, 특출난 재주도 없고, 자격증도 없고...
아! 자격증이 있기는 있었다. 운전면허랑 교직과정 이수한 거. 4학년 올라가서 교생실습은 해야겠군, 기왕이면 임용고시도 봐볼까?

생각을 하니 길이 하나가 나오기는 나왔다. 다만, 그 길이 아직 까지는 내가 택할 길이 아닌 것 같다는 게 문제지.

집에 도착해 차를 대고 방에 들어갔다. 여독이 남아있던 데다 어제 추운 데서 떨어서인지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았다.
일단 집에 있는 약을 먹고, 잠이나 한숨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

푹 잔 것 같은데 시계를 보니 두 시간 남짓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잠깐이라도 자서인지 아까 보다는 몸 상태가 조금은 나아졌다. 친구들과 약속을 했으니 몸이 좀 안 좋아도 나가야지,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카페에 도착하니 아직 시간이 일러서인지 A혼자 기다리고 있었다.

"정훈아 오랜만이야, 얼굴이 좀 안 좋아 보인다?"

"응, 여독이 좀 남아있는 모양이야. 너는 어떻게 지냈니?"

"나야 늘~ 지내던 그대로지. 하하하"

웃는 소리가 어색한 게 덕후질로 시간을 때우고 있는 거 같았다.

"너 디씨에서 날리는 거 정은이가 아냐?"

내 말에 흠칫 놀라던 A가 씩씩하게 말했다.

"정은이를 �빠로 만든 게 나 아니냐. 정은이도 열심히 활동 중이시다."

A의 말을 듣자니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자기는 둘째치고 애인까지 덕후를 만들다니.

"에라이~ X물에 튀길 놈아!!!"

"야! 그래도 소덕을 만든 게 다행이지, 오후반 놈들 좋아했으면 매일 다퉜을 거다."

"장하다! 장해~"

둘이 싸우다 보니 약속시간이 다 되어가는지 A가 툴툴거렸다.

"이놈들 시간개념 없기는."

"오늘 누구누구 나온다고 하던?"

"B는 연수 갔고 E는 집에 갔으니 못 올 거고, C하고 D랑 정은이."

"정은이는 왜?"

"한동안 아버지일 도와 드리느라 정은이를 못 봤어, 겸사겸사 오늘 좀 보려고."

A의 얘기가 떨어지자마자 정은이 카페에 들어오는 게 보였다.
언제봐도 단정하고 야무져 보였다. 정은이 우리 쪽으로 걸어오자, A의 얼굴이 환해지는 게 좋아 죽으려고 하는 게 보였다.

"야~ 너무, 좋아하는 티 내지 마라, 다루기 힘들어진다."

조용히 A에게 충고 비슷하게 말하자, A의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 "에휴~ 그게 그거네 푼수 같은 놈"

"어서 와라."

"정은아 춥지?"

이 푼수 놈은 정은이 앉으라고 의자를 빼주고, 코트를 받아 옆에 개어 놓고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에라이 푼수 놈아"

"안녕하셨어요, 영국 가셨다는 말은 들었는데, 언제 들어오셨어요?"

"어! 그제 들어왔어."

"피곤하시겠다. 오빠는 왜 연락도 안 받고 그래."

나와 인사를 하던 정은이 인사가 끝나자 A를 몰아세웠다. A는 변명하느라 땀을 뻘뻘 흘렸고,
변명이 어느 정도 먹혀들었는지, 정은이 화를 푸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넌 잡혀 사는 게 좋은 거 같다. 그냥 그대로 살다 죽어라."

"티파니씨는 잘 계시나요? 보고 싶은데."

"어제 잠깐 봤는데 괜찮아 보이더라."

"요즘 방송 나오는 거 보면 힘이 하나도 없어 보이던데? 살도 좀 빠진 거 같고."

예리한 놈 같으니, 한동안 마음고생 하느라 살이 좀 빠진 거 같던데, 티브이 화면으로 그런걸 캣치하다니. 그래 너 짱 먹어라, 내가 인증 하마 팊덕인걸...

"정은아, 남자 아이돌도 많은데 하필 티파니를 좋아하니?"

"다른 건 몰라도 티파니씨는 착하고 순수해 보이잖아요. 그리고 저는 머리가 빈 것 같은 근육질 남자들 안 좋아해요."

음~ 정은이가 A와 사귀는 이유를 하나는 알아낸 것 같은데?

"티파니 착하고 순수한 거 방송 컨셉일 수도 있는 건데?"

내가 말하자 정은이 놀라며 반문했다.

"그럼 착하지 않아요?"

"아니, 꼭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고."

"원래 좋아했었는데, 같이 놀러 가서 얘기를 나눠보니 방송에서 보던 그 모습 그대로더라고요.
그래서 더 좋아하게 됐어요."

미영이 착하고 순수한 거 빼면 아무것도 안 남는 게 맞기는 한데, 정은이 그렇게 말하자 뭔가 잘 매치가 되지 않았다. 여자가 덕후라니...
정은과 내가 얘기를 나누는 동안 C와 D가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오랜만에 본다."

"그래, 시험 끝나고 처음 보는데, 넌 요즘 어떠냐?"

"매일 공부하지 뭐!! 공부도 잘 안 되고 답답한데 잘 불렀다."

C와 D가 인사를 하고 신변잡기를 읊을 때쯤 미영이에게 전화가 왔다.

"잠깐만, 전화 왔다. 전화받고 올게."

애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조용한 곳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미영이니?"

-네, 전화 왜 안 해요?

어제 만났었는데 무슨 전화를 벌써 하라는 말일까나? 이거 혹시 바가지 모드? 에휴~그래도 전화는 상냥하게 받아야지!!

"피곤이 안 풀려서 그랬나 보다. 니가 전화했으니 됐잖아."

최대한 웃음소리를 섞어가며 밝게 말했다.

-저 오늘 스케쥴 다 끝났는데.

그러니 어떡하라고? 흠! 이건 너무 튕기는 건가?

"그래? 오빠 친구들 하고 있는데 이리 올 수 있어?"

-어딘데요? 지금 갈게요.

로드를 바꿔 주길 레 위치를 설명해주고, 애들에게 돌아왔다. 분위기가 화기애"매"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화기애애가 아니고, 왜 애"매"냐고?
그건 A를 셋이서 집중공략하고 있으니 그렇지. 불쌍한 A야 이 엉아가 도와주마!

"아니 불쌍한 A는 왜 잡고 그래? 그동안 고생도 많이 한 애를."

내가 편을 들어주자 A가 하소연을 하는데, 말을 듣다 보니 주먹이 우는 걸 간신히 참았다.

"너 손들고 반성하고 있어. 니편을 들어주려고 생각했던 내가 한심하니까."

A에게 면박을 주자 정은이 A의 편을 들고 나섰다. 어쭈! 이것들이 눈에 보이는 게 없나?

"정은아"

"네?"

"너도 손들고 있고 싶냐?"

말 한마디로 정은을 조용히 시키고, 미영이 지금 오기로 했다고 여럿에게 말했다.
미영이 온다고 말하자 정은이 가장 좋아했고, C와 B도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조금 기다리니 미영이 카페로 들어왔다. 미영을 자리에 앉히고 애들에게 인사를 시켰다.

"A와 정은이는 알지? C는 전에 한번 봤고, D만 처음 보는 거네."

미영은 친구들을 소개하자, 초면인 D나 전에 한번 봤던 C에게 간단한 인사를 하고, 정은과 붙어앉아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쟤네들은 둘이 놀라고 놔두고 우리끼리 얘기나 하자."

사람이 여럿이니 좌중은 무척 시끄러웠고, 여자 둘이서만 따로 얘기하라고 했다가, 친구들과 미영에게 엄청난 눈총을 받아야 했다.
해도 떨어진 지 오래됐고, 여기서 술을 먹자니 술값이 장난이 아니게 나올 터라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역시 아무리 먹어도 부담 없고 편한 아지트로 자리를 옮겼다.
가게에 들어가자 이모가 반겨 맞아줬다. 자리에 앉아 술과 안주를 시키고 미영에게 살짝 물어봤다.

"몇 시까지 들어가야 해?"

"내일 3시쯤 단체 스케쥴 하나 있어요."

"그럼 좀 늦게 들어가도 되겠네?"

"네, 로드 들어가라고 보냈어요."

미영의 대답에 미영과 화해한 기념도 할 겸, 기분 좋게 놀기로 했다.
미영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으로 어제는 수척해 보였는데, 지금은 다 털어 버렸는지 밝게 웃으며 정은과 수다를 떨었다. 얼마를 웃고 떠들었을까?
시간이 꽤 됐는지 D가 말을 꺼냈다.

"술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 이제 노래방이나 가자."

D의 말에 전부 찬성을 하자, 미영이 다른 제안을 했다.

"지난번에 얻어먹은 것도 있고, 그때 제가 술 한번 산다고 했으니 오늘 살게요."

미영의 제안에 친구들과 정은까지 환호성을 토했다. 그래 오늘 먹고 죽어보자.
택시를 두 대로 나눠 타고 압구정으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전에 태연과 뜨거운 사랑을 나눴던 그 바였다.
흠흠! 조금은 찔리지만 한 번 본 사람을 어떻게 알아채겠느냐고 생각을 하고 씩씩하게 들어갔다.
바에 들어가자 미영이 종업원에게 뭔가를 말했고 우리는 룸으로 안내됐다.
룸에 들어가니 미영이 전화로 예약해서 셋팅을 다 해놓고 있었다.

노래를 부르며 기분 좋게 술을 먹고 있는데, 종업원이 서빙하러 들어올 때마다 내 얼굴을 힐끗거리며 보는 게,
아무래도 태연과 왔던 사실을 기억하는 듯했다. 거참 꽤 오래됐는데 기억력도 좋네.

미영이 노래를 부르자 전부 자리에 앉아, 다른 사람들은 잘 나가는 가수의 라이브를 감상하는 영광을 가졌고,
나는 옆댄서로 흥을 돋우는 임무를 맡아 광란의 춤을 선보였다. 미영의 노래가 끝나고 C가 불렀는데,
끈적끈적한 노래를 부르자 정은이 A와 엉겨 붙었고, 나는 D에게 미영이를 품에 안고 춤을 출 수 있는 영광을 부여했다. "소심한 놈!! 아주 사교춤을 추고 있네"
노래가 끝나자 전부 자리로 돌아왔고, 열창을 한 C에게 술을 한잔 따라줬다. C는 술을 받자마자 단숨에 들이키더니,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툴툴거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D더러 노래를 부르라고 하고 내가 파니씨랑 춤추는 건데."

"오!! 정말? 내가 부를 테니 춤출래?"

C가 장난처럼 툴툴거리는 말에 내가 댓 거리를 하자, 미영이를 제외한 우리는 전부 웃었고, 영문을 모르는 미영만 나에게 살며시 물어봤다.

"재미있는 얘기였어요? 나도 웃었어야 해요?"

"아니야, C가 보는 것과는 다르게 순정파거든, 근데 너랑 춤 못 췄다고 툴툴거리는 게 재미있어서 웃은 거야."

"순정파가 뭐에요?"

갑자기 그걸 물어보면 어떻게 설명하란 말이야.

"그러니까... 에... 한 여자만 사랑하는 남자? pure heart 이건 아닌가? pure love a man.대충 이런 뜻이야."

다행스럽게도 어느 정도는 알아들은 듯했다. 그나저나 c하고 나하고는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이네.
설명을 하면서도 찝찝했고, 하고 나서도 찝찝했다.

"Never mind, I"ll always love you."

다정하고 맑은 목소리가 내 귓가에 맴돌았다. 신경 쓰지 말라고? 괜찮다고? 언제까지나 사랑할 거라고?
미영아! 난 나쁜 놈이야!! 니가 아무리 아파해도 나는 욕심이 많아서 너를 놔줄 수 없어.

다들 술이 많이 취해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미영이 주인을 만나러 간다며 먼저 나가라고 했다.
미영이가 나와서 잘 가라고 인사를 하고, 같이 갈 사람은 같이 가고 혼자 갈 사람은 혼자 가고, 난 미영이랑 같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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