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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팬픽] 짧다면 짧은 이야기 1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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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533 회 작성일 24-01-13 09: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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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일단 질렀다. 안 받아주면? 글쎄...





-야!!!!!

태연이 고함을 질렀다. 누가 가수 아니라고 할까 봐! 성량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 귀 먹먹해.

-장난해?

"아니"

장난하느냐고 소리지르는 태연의 말에 태연하게 아니라고 대답했다. 점점 수렁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잘못했다고 하고 전화를 끊어야 하나?"
전화기에서 여러 사람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태연이 소리를 지르자 애들이 궁금해서 옆에 와서 한 마디씩 떠드는 것 같았다.

-조용히 해!!!

"응, 듣고만 있어."

-오빠에게 한 말 아니야. 잠시만~

방에 들어갔는지 갑자기 조용해졌다. 태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어디야?

"숙소 앞 xxx pc방"

-알았어! 기다려.

전화를 끊은 지 10분도 안 돼서 태연이 pc 방에 나타났다. 태연이 들어오는 걸 보고 카운터로 나갔다.
태연은 나를 보고는 따라오라는 듯 손짓을 하고 pc방을 나갔다. 계산을 하고 pc방을 나서자 태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나가자 다짜고짜 주먹을 휘둘렀다.
"맞으면 아플까?" 조그만 주먹에 맞아봤자 얼마나 아프겠냐 싶어 한 대 맞아 줬다.
장난이 아니었다. 명치에 정확히 꽂힌 주먹에 장이 꼬이는 것 같았다.

"조...좋은 보디블로다. 자... 자네 권투 해볼 생각 없나?"

"장난칠 기분 아니거든?"

농담을 했는데 안 받아주니 기분이 더러웠다. 내 기분이야 더럽건 말건 태연이 내 손을 잡더니,
카페로 나를 끌고 갔다.

"내가 물어보는 거 솔직히 말해. 장난치지 말고"

"응"

"어제 미영이랑 잤지?"

저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다니, 하지만 빠져나갈 구멍은 어디에나 존재했다.

"응~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여관에서 잤어."

"장난치지 말라고 했지. 내가 물어보는 게 그게 아닌 거 잘 알잖아."

작은 고추가 맵다더니 꼬꼬마리더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거짓을 말하면 죽을 줄 알라는 듯
인상을 박박 쓰고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태연아 너는 아무리 인상 써도 귀엽기만 하단다."
그렇지만, 귀엽단 사실을 밝힐 수도 없어서, 무서운 척하고 사실을 털어놨다.

"니가 생각하는 그대로... 잤어."

내 말을 들은 태연이 의자에 힘없이 축 늘어졌다. 한참을 그러고 있던 태연이 힘이 다 빠진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뭐를?"

"윤아는 어쩔 거냐고. 그리고 나는 어떻게 할 거냐고?"

장난처럼 대답할 이야기가 아니었다. 여기서 말 한번 삐끗했다가는 여러 목숨 날아가는 수가 있었다. 한참을 생각하며 얘기를 못 하자, 태연이 단정 짓듯 나를 보며 말했다.

"일단! 윤아는 모르니까, 당분간 윤아에게는 비밀로 하고, 파니 이 년을 어찌할까나~"

"미영이를 뭘 어째? 그냥 생긴 대로 살라고 냅둬~ 그렇지 않아도 마음고생 많이 한 앤데..."
이렇게 말하면 오늘 살아남기 힘들겠지? 모른 척 있는 게 장땡이지! 암~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그동안 살아온 정이 있는데~~~
눈을 감고 한참을 생각하던 태연이 갑자기 나를 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오빠~ 일단 숙소 가서 얘기할까? 여기는 사람도 많아서 길게 얘기하기 힘드네."

불여우가 사람을 꼬셔서 간 빼먹기 전에 하는 행동하고 비슷한 게, 홀려서 끌려가면 간이고 내장이고 다 빼먹 힐 것 같아 "싫다"고 했다.

"싫어? 난 그래도 공인인데, 적나라한 얘기를 여기서 하라고?"

눈을 치켜뜨며 말하는 폼이 얌전하게 따라가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래 반항하다 맞으면 내 손해지, 죽을 때 죽더라도 안 맞고 죽는 게 그만큼 남는 거잖아"라고 생각하고 씩씩하게 말하며 일어났다.

"가자, 남자가 한번 죽지 두 번 죽 겠냐."

"놀고 있네, 앉아봐. 애들 스케쥴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면, 파니만 있을 거야 그 때 들어가자."

"진작 얘기하지."

일어서려다 태연의 말을 듣고 웃으며 자리에 앉았더니, 태연이 기가 막힌다는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기가 막혀서, 저런 걸 내가..."

"저런 걸이라니, 그래도 내가 오빤데."

"조용히 못 해! 뭘 잘했다고.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라! 잉~"

태연의 호통에 조용히 찌그러져 커피나 마시고 앉아 있었다. 아침도 속이 안 좋아 대충 먹은데다,
시간이 꽤 흘러 배가 무척 고파 왔다. 태연의 눈치를 살살 보며 조그맣게 물었다.

"배고픈데 밥이나 먹고 기다리면 안 돼?"

"조금만 기다리면 돼, 파니에게 오빠 데리고 들어간다고 했으니까, 숙소에 가서 같이 밥 먹자."

기다리는 동안 태연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을 감고 있었고, 나는 그런 태연을 꼼꼼하게 훑어 봤다. "키는 그대로고 가슴은 좀 커졌나? 옷을 헐렁한 걸 입어서 잘 모르겠네?"
일년도 안돼 가슴이 커지거나 그럴 리는 없겠지만, 동생이 아니라 여자로 보게 됐으니 기회가 닿을 때 꼼꼼히 보고 싶었다.
뽀얀 얼굴을 보다, 작고 귀여운 손을 보고, 옷 위로는 잘 안 보이는 가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고개를 들었을 때 태연이와 눈이 마주쳤다. 태연이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며 내게 말했다.

"그러고 싶냐? 지금, 너 때문에 몇 명이 죽니 사니 하는데 가슴을 보고 싶어?"

"......"

"인간아!! 왜 사니? 지금 여기서 벗을까? 한 번 볼래?"

태연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옷을 벗으려는 시늉을 했다. "저게 나를 완전 호구로 보네"
생각이야 그렇지만, 말리는 시늉이라도 하지 않으면 잔소리 한번 들을 거 열 번은 더 들을 테니
말리는 척이라도 해야 했다. 내가 말리자 태연이 한숨을 내 쉬며 나를 훑어봤다.

"저런 걸 뭐가 좋다고, 에휴~"

달리 뭐라고 할 말도 없어서 그냥 태연을 보고 "씨~익" 웃어줬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리쌍의 노래 가사가 생각났다. 어쩌면 그렇게, 지금의 내 처지를 가사로 썼을까.
태연이 나를 한심하다는 듯 치보고 내리 보고 하더니 휴대폰을 확인하고는 일어섰다.

"가자, 애들 다 나갔대."

소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심정으로 태연의 뒤를 터덜거리고 쫓아갔다.
숙소에 들어가자 미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방에서 도우미 아줌마가 인사를 했다.

"아줌마 있으니까 방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태연이 나와 미영이를 보고 조용히 말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미영이 나를 보다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얼굴을 붉혔다. "예쁘긴 예쁘 네"

"들어가자."

"네"

방에 들어가자 태연이 침대 하나에 앉아 다른 침대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내가 앉고 미영이 앉자 태연이, 미영이를 보며 얘기를 시작했다.

"파니야!"

"응"

"너 어떡할 거야? 어제 오빠랑 잤다며?"

"......"

둘이 이야기를 하는데 난 완전히 핫바지 저고리였다. "그럼 나는 여기 왜 데리고 온 건데?"
분위기를 보니 이야기에 낄 처지는 안 되고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는지, 태연이 나를 보고 말했다.

"앞으로 이럴 거니까 오빠는 처신 잘해."

"헉! 새 됐다." 다른 생각 하느라 이야기를 못 들었는데. 나중에 미영이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니, 태연이 큰 소리로 날 몹시 다그쳤다.

"정신 안 차리고, 멍하니 있었지?"

"저게 전생에 내 뱃속의 회충이었나?"라고 생각하니, 태연이 나를 보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에휴~ 오빠는 생각이 얼굴에 다 드러나. 하여간 자세한 이야기는 파니에게 듣고, 중요한 건
윤아에게 잘해줘. 윤아는 사람들이 보는 거와는 다르게, 무척이나 여린 애야, 여린 감정 다치지 않게 조심해."

태연이 말을 끝내고 방을 나가자, 미영의 옆에 앉으며 물었다.

"어떻게 하기로 했어?"

"우리 만나지 말래요."

미영이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미영의 말을 들은 내가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자, 미영이 말을
이었다.

"아! 그게 아니고, 윤아가 감정을 자연스럽게 정리할 때까지 만나는 걸 자제하래요."

말뜻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윤아가 나에게서 자연스럽게 멀어질 때까지, 미영이와의 만남을 자제하라는 뜻 같았다. 역시 리더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생일 순서로 정했다고는 하지만, 몇 년간 리더로 지내 왔으니 없던 리더쉽도 생겼겠지...

"그럼 우리는 헤어지는 거네?"

내가 말을 하자 미영이 고개를 저으며 다급하게 말했다.

"그게 아니고..."

"알아들었어. 당분간 만나는 걸 조심하라는 거잖아."

내가 알맞게 정리를 하자, 미영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맞아요."

"그거야... 근데 당분간 나 못 봐도 괜찮아?"

"할 수 없죠. 윤아가 아파하는 건, 저도 보기 싫거든요."

착한 놈은 역시 마음쓰는 것도 착하게 썼다. 착한 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일부러 밝게 말했다.

"그러면 당분간 그러기로 하고, 일단 밥부터 먹자. 나 배고파."

미영과 거실로 나오자 주방에 밥 차렸다고 주방으로 오라고 태연이 말했다.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말하려 하자, 태연이 도우미 아줌마를 눈짓으로 가리켰다.
아줌마가 있어 얘기하기 어렵겠다 싶어, 알았다는 눈짓을 하고는 밥을 먹었다.

밥을 다 먹었어도, 아줌마가 계시니 얘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멍하니 있자니 그것도 답답하고 해서, 집에 가려고 숙소를 나왔다.

미영은 얘기한 것도 있고, 또 오늘 녹화가 있어 방송국을 가야 해서, 태연과 둘이 밖으로 나왔다.

"나오지 마!"

"오빠랑 할 말도 있고, 집에 혼자 있기도 심심하고 해서 나온 거야."

얼굴 알려진 애랑 돌아다녀 봐야 갈 데도 없고 불편하기만 할 것 같아, 아까 그 카페에 들어갔다.
무거운 표정으로 심각하게 앉아 있으려니, 태연이 조심스레 물었다.

"오빠, 파니에게 얘기 들었지?"

"응"

"당분간 우리 뜻에 맞춰 줘."

"응"

"오빠는 하고 싶은 말 없어?"

"없어."

태연의 말에 단답식으로 말하니 태연이 슬슬 열이 받는 게 얼굴에 나타났다.
열 받거나 말거나, 짜증 내거나 말거나, 말은 안 했지만 나도 슬슬 짜증이 나던 중이라, 모른 척하고 차만 마시고 앉아 있었다. 태연은 그런 내 얼굴을 보더니, 하려던 말을 삼키고 찻잔만 잡고 들었다 놨다 하고 있었다.
차도 다 마셨고 들을 말도 다 들었고 해서 일어섰더니, 태연이 울상을 지으며 나를 붙잡았다.

"오빠, 왜 그래~ 나도 속상하단 말야."

태연이 붙잡으니 도루 앉을 수밖에, 울먹이며 말하는 태연을 보니, 잘한 건 하나도 없는 내가
너무 심했단 생각이 들어, 태연을 달랬다.

"내가 생각이 복잡해서 그래. 화난 거 아니니까 기분 풀어."

내가 기분 풀라고 달랬지, 더 울라고 달랬냐고...
내 말을 듣던 태연이 찻잔을 두 손으로 꼭 잡고, 내 눈을 보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어떻게든 달래고 보자 싶어 태연의 옆 자리로, 옮겨 앉으며 어깨를 잡아 가볍게 토닥였다.

"울지마. 나 화난 거 아니야. 그냥 답답해서 그래."

눈물을 닦아주고 태연의 손을 꼭 잡았다. 그래 네 마음은 오죽하겠어.

"미안해. 아무리 생각해도, 상황을 이렇게 만든 내가 정말 바보 같고, 나에게 화가 나서 그런 거야."

"흑흑흑~~~~"

아무리 달래도 눈물을 그치지 않더니, 이제는 소리까지 내서 울었다.
주위를 돌아보니 카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나를 쳐다보는 것만 같았다. "여자를 울리는 저런 놈은 공공의 적이야"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왕 버린 몸 차라리 실컷 울게 놔두는 게 좋을 듯해서 어깨를 보듬고 눈물만 닦아줬다.

한참을 울고 난 태연이 마음이 좀 진정됐는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더니, 화장실에 갔다.
화장실에 다녀온 태연이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눈은 새빨갛고 눈두덩은 퉁퉁 부은 채로"""

"당분간, 우리 앨범작업 들어가서 시간을 낼 수 없을 거야. 그러니 그동안 오빠도 마음의 정리를 해"

"......"

"알아들었을 걸로 믿을게. 이제 그만 갈게."


*대화나 문자, 독백은 문맥상 문법이 맞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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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96 비추천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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