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픽} 짧다면 짧은 이야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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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구정 xxx에 도착하니 서둘러 나온 보람이 있는지 태연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일단 한숨을 한번 쉬고 한쪽 구석 쬐끔 음침한 자리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데뷔한지 1년이 넘어가고 인기도 제법 있는편이라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을테니,
이 오라버니가 이정도는 배려해줘야지...
별의별 잡생각에 젖어 한참을 히죽 거리고 있을때,약간 컬을 넣은 긴머리에 굵은 뿔테 안경을 쓴,
기럭지가 좀 짧은 아가씨가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다가왔다.
나름대로 변장을 한다고 한것 같기도 한데 기럭지를 보니 한눈에 태연인걸 알아볼수 있었다.
"어이~ 오랫만..."
태연이는 내가 한눈에 알아보고 손을들어 인사를 하자, 순간적으로 당황한 듯 하더니 내 옆에 앉으면서 나즈막히 속삭였다.
"어떻게 알았어요? 이정도 변장이면 알아보기 힘들텐데?"
어이~어이~ 올만에 만난 오라버니에게 그게 제일 먼저 궁금하단 말이더냐~
크흑!! 내가 너를 잘못 키웠구나... 아! 이게 아니지 당연히 알아본 이유를 말해주...려니...
등골이 싸아~늘 해지는게 식은 땀이 흘렀다. 아차! 내무덤을 내가 팔뻔 했구나. 휴~
"그야! 당연히 알아봐야지 너랑 나 사인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하는게 뭔가 이상했는지, 미심쩍은듯 고개를 갸웃 하더니 봐준다는 듯이 말을 했다.
"군에서 고생 많이 했을테니 한번 봐줄게요. 근데 오빠하고 나하고 무슨사이?"
"당근! 사랑하는... 오라버니와 동생 사이지~~~"
아! 말 조심해야지 잘못하면 엮일라. 말꼬리 잡혀 한두번 당한게 아닌데.
더구나 외상값도 아직 남았는데... 잘하면 한대로 때울수 있으려나...
오랫만에 보는 태연은 많이 변한듯 했다. 아~ 변장땜에 그렇게 보이나? 변장을 감안하니 변한게
없는것 같기도 하고... 이 나이때의 여자애들은 분장전과 분장후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니...
옅은 화장에 립그로스를 바른듯 촉촉한 입술, 굵은 뿔테안경 아! 이건 빼고 봐야지.
"사랑하는... 오라버니와 동생사이?"
"응? 아니였어?"
뭔가 마음에 안드는지 툴툴거리는 태연을 보며 "오늘도 무사히"를 외쳐댔다. 마음속으로...
"그건 그렇고 오라방!"
"응? 왜?"
"제대하고 연락안한 이유는 뭔데요?"
"그건 좀...설명하자면 긴데..."
"길어도 다 들어줄테니 날 납득 시켜봐요."
니 전화번호를 까먹어서 전화 못했다고는 죽어도 말 못한다. 왜냐고? 여기서 죽고싶지 않으니까.
"널 납득시킬 필요가..."
헉! 째려보네!! 애가 안본사이 엄청 무서워졌어. 크흑~ 조용하고 예쁘고 착하고 얌전했던
내 태연이를 돌려줘!!! (누가 댁의 태연인데???)
"...있지, 당연히 납득시켜야지~~암!!"
"그치? 빨리 말해봐요"
바로 꼬리를 마는 날 보며, 웃으며 다그치는 저 기술은 누구에게 배웠을까? 혹시 얼음뗑이?
"그...게... 학교 복학도 해야하고 공부도 해야하고 토익도 해야하고 오랫만에 친구들도 ..."
"잠깐~~~"
"..."
"그러니까 친구들은 만날 시간이 있고, 나하고는 "간단한"통화도 할 시간이 없었다는 그런 뜻?"
엄청난 다크포스 오라를 풀풀 날리는 태연을 보며, "다크포스오라를 날리는 기술은 분명 얼음뗑이가
전수했을거다 분명할거야 암만" 그 동안 살아온 내 짧은 생애를 반성할 기회를 얻을수 있었다.
차라리 자수해서 광명을 찾자. 그게 고통을 덜 받고 죽는길이다.
"사실은..."
"사실은?"
"전화번호를 까먹었어."
열심히 사는 아이에게 가끔 격려 전화라도 하고 싶었지만, 군대에서 하는 전화는 다 수신자부담..
받는 아이에게도 부담이 될수있고, 거는 나에게도 부담이 되는 그런 거라, 우리는 거의 편지로
대화를 했었다.
"에효~~~"
"..."
까먹었다는 나에게 뭐라 할말이 없었는지, 한숨을 내 쉬는 태연이에게 나는,
나 죽었습니다 하고 고개를 조아리고 있을수밖에...
"푸훗! 오빠~"
고개를 푹 숙이고 "죽여주세요"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나에게, 태연은 웃으며 말했다.
난 이제 살은거야? 그런거야?~~ 마마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네"
"전화번호 저장해놓았지요?"
"네~~~"
"에효~ 나좀 보고 말해요."
태연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고개를 들고 태연이를 봤...더니, 내 얼굴에 그 예쁜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 있었다. 어머! 놀라라!!
"크흠! 좀 ... 떨어지지..."
"헤헤"
"쳐 웃긴..."
"이~씨~ 좀 풀어 주니까..."
성깔을 부려도, 짜증을 내도 예쁜 태연아, 이 오빠는 언제나, 늘, 항상 태연이를 지켜 보고 있었단다.
비록 옆에 있어주지는 못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응원을 보냈단다. 언제나 노력하며 열심히 사는 너를...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기특하다는 듯이 쳐다보자, 태연이는 얼굴을 붉히며 내 품에 머리를 파 묻었다.
태연이와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벌써 오후 7시를 지나는 중이었다.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열심히 떠들었는데 저녁때가 된것을 알게되니 배가 출출해졌다.
"꼬맹아! 배 안고파?"
둘만 있거나 편지를 쓸때는 탱구아니면 이름을 불렀는데 탱구란 별명이 너무 유명해져서
아는 사람은 다 아니 조심할수 밖에...
"아직 괜찮아요"
"난 출출하다! 뭐라도 좀 시켜 먹을까?"
"여기서 먹지말고 나가서 먹어요"
"응? 뭐 먹고 싶은거 있어?"
"일단 나가요!"
나가자는 태연에게 끌려 밖으로 나왔다. 시원한데 있다 나오니 더운기운이 확 밀려왔다.
"찐다 쪄!"
"더우면 아무데나 들어가요!"
"그럼 시원한 호프나 한잔할까?"
"콜"
콜을 외치는 태연이를 끌고 조용하고 사람이 별로 없는 분위기 좋은 호프집을 찾아 다녔다.
더운 여름날 저녁 뒷구정에서 조용하고 사람이 없고 분위기 좋은 호프집 찾을 확률이 몇 %나 될까?
다 때려치고 분위기 엄청 후지고 사람은 별로 없는 그런 동네 통닭집을 찾아 들어갔다.
"뭐 먹을래?"
"오빠 출출하시다니까 치킨 먹어요."
"맥주는?"
"두말하면 잔소리삼"
"오키! 여기 치킨 한마리하고 오백하나 천하나 주세요!"
호프가 나오자 더위에 지치고 목이 말랐던 나는 원샷을 해버렸고 그런 나를 보며 태연이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뭘 그렇게 쳐다보는데? 입 다물어라 파리 들어간다."
"술 엄청 잘 먹는다"
"덥고 목이 말라서 그래"
주거니 받거니 술을 얼마나 먹었을까? 앞에 앉은 태연이 둘로 보이더니 갑자기 내주위를 빙빙 돌기 시작했다.
아니? 얘는 사람 어지럽게 왜 돌구 난리람... 쿵~~~~~~
머리가 지끈지끈 깨지는 것 같고 목은 엄청 말랐다.
아! 이놈의 숙취~ 맥주먹구 취하면 하루종일 고생하는데... 엥? 그러고 보니 태연이랑 먹은거까지는 기억 나는데 그뒤는???
일어날라구 바닥을 짚었는데 손에 물컹한게 잡혔다. 어? 베게가 라텍스인가?
다시 만져보니 기분이 묘한게, 꼭 어렸을때 엄마 찌찌 만지던 기분이... 어머나!!!
깜짝놀라 일어나 불을 켜고 보니 태연이가 옆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일단 물부터 마시고 정신차리자... 물을 마시고 방을 살펴보니 구조가 모텔 같았다.
침대에는 태연이가 팬티만 입고 자고 있고... 정신이 확 들었다.
일단 이불을 덮어주고 어제 저녁일을 곰곰히 생각해 봤...자... 생각날리가 있나.
도수 약한술 먹고 취하면 친구도 몰라본다는데...
지난일은 지난일이고 일단 옷부터 줏어 입고 태연이를 깨웠다.
태연이도 술을 많이 먹어서 인지 한참을 깨워서야 정신차리기 시작했다.
좀 정신을 차리는 듯 하더니 나를 한번 힐끗 보고는 태연히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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