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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마문 사조색마전(射 色魔傳) 2 (영웅문 사조영웅전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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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2 회 작성일 24-01-12 19: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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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시오. 잠깐만!]




양철심이 큰 소리로 부르자, 여인은 재빨리 이쪽으로 몸을 돌리고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날씨가 몹시 추운데 술이나 드시며 몸을 녹여 가시지 않으시려오?]




여인은 나는 듯 다가왔다. 두 사람은 그의 걸음걸이에 또 한 번 놀랐다.

여인은
냉랭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당신들은 꽤 친구 사귀기를 좋아하는 모양이군.]




양철심은 나이가 젊고 혈기가 왕성한 사람이라 이쪽은 호의로 청해 술을
 

대접하려고 하는데 어째 이리도 도도한가 생각되어 거들떠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곽소천이 그래도 여인이라고 해서 공손히 청했다.




[저희 형제가 방금 불을 쬐면서 술을 마시다 눈이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여인홀로 길을


가시는 것을 외람되게도 이렇게 모셨사오니 무례하다 생각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인은 얼굴을 위로 치켜들며 흥! 하고 콧소리를 내며




[좋아요! 술을 마시자면 마시지요.]




큰 걸음으로 집안에 들어섰다.
 



곽소천은 여인이 만면에 적의를 품은 채 앉아 있는 것을 보자 남자둘이 수작을 부릴려고

술에 무슨 미약이라도 탔나 의심하는 것 같아 여인앞에 놓여 있는 술잔을 자기가 먼저 마셔 버리고,




[술이 쉬 식습니다. 소저께 따뜻한 술을 새로 따라 올리겠습니다.]




하고 다시 한 잔을 따라 놓자 여인은 비로소 잔을 비웠다.




곽소천은 소저가 술을 마실 때 살짝 들어난 입술에 음심이 불끈 치밀어 올랐다.

 



여인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술주전자를 들어다가 자기 잔에
 

따라 석 잔을 거듭 마시더니 갑자기 면사를 벗어 버렸다.

나이는 30세 안팎, 백옥같은 피부에 커다란지만 끝이 살짝 올라가 차가워보이는 인상을 한

쉬이 볼수 없는 미녀였다. 등에 지고 있던 가죽 배낭을 끌러

책상 위에 쏟아
놓는 쿵하는 소리와 함께 굴러 나온 것은

피와 살이 엉겨 붙은 사람의 머리가
아닌가?

 

여인은 땅바닥에 부서져 뒹구는 사람의 머리를 가리켰다.




[이 사람 성은 왕(王)이요, 이름은 도건(道乾)이라 하는데 아주 거물급 간신이오.


작년에 황제가 금나라 황제의 생신에 특사로 파견했는데 그래 금나라 사람과


결탁해 가지고 강남(江南)을 침범하려고 했소. 내가 십여 일이나 쫓아다니다가


조금 전에 죽일 수 있었지요. 그리고는 또 집안 일과 나라의 고통에 생각이 미치자


슬퍼진 나머지 이렇게 실례를 하게 된 것이었소. ]




 

여인의 몸으로 그러한 일을 했다는것이 믿기지 않았지만

땅바닥에 부서져 뒹구는 머리의 절단면이 너무도 매끄러웠기에

곽소천과 양철심은 이여인이 대단한 고수라는것을 알수 있었다.




곽소천은 음심을 품었던것이 어느새 사라져 버렸고,

이 여인에겐 허틋짓을 해서 안된다는걸
깨닳았다.



[저의 성은 양이요, 이름은 철심이라 합니다.]

[양재홍 장군은 선생의 조상이 되십니까?]

[그렇습니다.] 




그이야기에 여인은 경계심을 풀고 말했다.

[저는 방금 두 분이 좋지 않은 분들이라고 오해했습니다.
원래 충신의 후손이신데 실례했습니다. 이분의 존함은 어떻게 되십니까?]

 

[저의 성은 곽이요, 이름은 소천이라 합니다.]

색마귀 곽성이 자식을 두었다는것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에 본명을 댔다.




[소저, 다시 술을 드십시다.] 할말이 없어 곽소천이 말했다.

[좋습니다. 두 분을 모시고 통쾌하게 한잔하고 싶습니다.]




세 사람이 자리에 앉아, 양,곽 두 사람은 여인의 이름을 물었다.




[제 성은 백이요, 이름은 처린이라 하는데....]


곽소천은 깜짝 놀랐다.




[그러면 백봉여협이 아니십니까?]




[네. 그것은 무림에서 지어 준 별명이죠.]

[여보 아우님, 이분이 바로 무공으로 당대에 유명한 여렵이오. 오늘 이렇게

뵙게 되는 정말 큰 영광이오.]

[오늘 제가 간신 한 명을 죽였는데 관가에서 계속 추적을 당하고있는 중이었습니다.]

[우리 형제가 소저를 뵙게 된 것은 평생의 행운입니다. 소저께서는 누추한


집이나마 며칠 더 머물러 주실 수 있겠습니까?]


 


여인의 경계심이 풀리자. 혹시나 기회를 봐서 맛볼수 있을까 하며


곽소천이 좀더 머물것을 요청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배봉여협의 표정이 급변하더니



[누가 나를 찾으러 오는 것 같아요.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밖에 나오지 마십시오. 아시겠습니까?]




양,곽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봉여협은 몸을 숙여 사람의 머리를 주워 들고
 

문을 열고 나서더니 돌연 한 마리의 새처럼 나무 위로 올라가 숨어 버렸다.




말발굽소리가 점점 더 가까이 들려오더니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모자를 쓴 사람들 10여명이 문 앞에 말을 멈추고 소리쳤다.

[발자국이 여기까지 와서 없어졌다. 집안에 들어가 뒤져봐!]




명령을 내리자 다시 두 사람이 말에서 내려 양씨 집 대문을 두드리는데 돌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나무 위에서  물건이 날아와 문을  두드리던 사람의 머리를
 

때렸다. 뇌골이 터져 나오며 그는 그 자리에서 죽어 버렸다. 몇 사람이 우르르
 

나무를 둘러쌌고, 한 사람이 날아온 물건을 주워 보고는 기절할 듯 놀랐다.




[왕대인(王大人)의 머리다.]




그 순간 백봉여협이 숨어있는 나무위에서 하얀 그림자가 튀어나오며


비도들이 허공을 수놓았다.




비도가 번쩍하는 순간 전부 사혈에 비도가 박혀 나무를 바라보는 채로 모두 죽었다.




세 사람은 10여 구의 시체를 묻기 위해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

포(包)씨는 비를 들고 눈 위에 흘린 핏자국을 쓸다가 갑자기 피비린내를 맡고
 

어지러워 소리를 지르면 쓰러졌다. 양철심이 급히 달려가 부축해 일으키며 왜
 

그러느냐고 물었지만 포씨는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양철심은
아내의 얼굴이 백짓장 같고 손발이 차디찬 것을 보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백봉여협이 다가와서 포씨의 오른 손목을 잡고 진맥을 보더니 웃으며,


[축하합니다. 경사가 났군요!]




양철심이 영문을 몰라 무슨 일이냐고 묻는데 포씨의 배를 가리키며


[제가 평생 배운 것 가운데 세 가지 일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첫째는 의술이요,


둘째는 시(詩)요, 셋째가 서투른 대로 무예입니다.]


[백봉여협과 같은 절세의 무공을 가지고서도 서투른 무예라 하시면 저희들 재주는


무예라고 할 수도 없겠군요.]




곽소천이 되받자 세 사람이 함께 웃으며 시체를 묻었다.




곽소천은 백봉여협이 한바탕 싸움을 치르고도 옷에 피한 방울 묻지 않고
 

이마에도 땀 한 방울 맺히지 않은 것을 보고 겁을내 음심을 내리 누르며 참았다.




 

양철심은 아내가 애를 가졌다는 말을 듣고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곽형댁 아주머니도 아기를 잉태했으니 백봉여협께서는 번거로우시겠지만 두 아이를


위해 이름을 지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음, 그러면  곽형의 아기는  장래 곽정(郭靖)이라고  하고  양형의 아기는


양강(楊康)이라고 하되 남녀를 불문하고 이 이름을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좋습니다. 백봉여협의 뜻은 그들로 하여금 정강의 치욕(靖康之恥)을 잊지 말고 늘


두 성인(聖人)이 포로가 되었던 일을 기억하라는 말씀이시군요.]




곽소천이 말하자  백봉여협은 그렇다고  말하면서 손을 품안에 넣어 두 자루의
 

단검(短劍)을 꺼내 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 한 쌍의 단검은 길이나 모양이 완전히
 

같은 것으로 파란  가죽의 칼집과  금으로 테를  두른 칼날받침,  칼자루는
 

오목(烏木)으로 만든 것이었다. 백봉여협은 양철심의 비수를 들어 한 자루의 칼자루
 

위에  <곽정(郭靖)>이라는  두  글자를  새겨  넣고,  다른  한  자루에는
 

<양강(楊康)>이란 글자를 새겨 넣었다.

양,곽 두 사람은 그가 비수를 놀리는 것이 나는 듯하여 보통 사람이 글씨를 쓰는
 

것보다 몇 배나 빠른 것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백봉여협은 네 개의 글자를 새겨


놓고 웃었다.




[길손이라 뭐 가진 것이 없어 이 칼을 두고 가니 아기들에게 나누어주시오.]

양,곽 두 사람은 멋도 모르고 우선 고맙게 받았다.

두 사람이 단검을 뽑아 보니 한 줄기 차디찬 바람이 쌩 뻗치며 냉기가 오싹 돈다.
 

양철심은 날카롭기 그지없는 보검이라고 생각했다. 칼날은 마치 종잇장처럼 얇고
 

칼날 주위에선 파르스름한 빛이 번쩍번쩍하여 마치 안개가 서린 듯했다.

백봉여협이 비수를 들어 단검에 대니 비수는 소리도 없이 두 동강이 나버렸다.

마치
쇠를 흙처럼 썰고 금과 옥을 자를 수 있는 신기한 보검임에 틀림없었다.



[백봉여협님의 고마운 뜻은 정말 백골 난망이올시다만 너무나 귀중한 물건인 것 같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사양 마십시오, 이 한 쌍의 단검은 나도 우연히 얻은 것인데 장차 아이들이 자라


나라를 위해 크게 쓸 데가 있을 것입니다.]

두 사람은 더 사양할 수 없어 절을 하고 단검을 받아 들었다.




[10년 뒤  만일 내가 살아 있다면 반드시  이곳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무예를


가르쳤으면 하는데 어떻겠소?]




양,곽 두 사람은 크게 기뻐 연방 허리를 굽혔다.

백봉여협은 앞에 놓인 술잔을 들어 단숨에 꾸욱 들이키더니 문득 일어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라 양,곽 두 사람이 잡으려 했지만 이미

 
백봉여협은 내리는 눈 속으로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형님, 만약 우리 둘의 아이가 둘 다 남자라면 결의 형제를 하고 또 둘 다 여자면 역시


자매 결연을 하게 하고....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두 사람은 서로 손을 맞잡고 큰 소리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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