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마구출대 시아 #25 연금술사 디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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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로 보이는 사내와 싸워 사로잡는다.
-1-
"..."
시아는 잠시 생각을 해보다 역시 젖소 농장에 안전하게 잠입하기 위해선 안내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린 이대로 저 사내와 싸워 사로잡기로 한다."
조금 위험한 일일 수도 있었지만, 농장 안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도 그 편이 훨씬 나았다.
"잘 알겠어요."
"리더는 시아님이니까요."
일행은 불만은 없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 편이 합리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 페이와 로렌은 나와 함께 기습을 펼친다. 테스와 파이는 원거리에서 지원을 해줘."
시아의 명령에 테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장비 중에서 돌팔매를 꺼내든 테스는 활을 꺼내든 파이와 함께 전투 준비에 들어갔다.
마법사와 싸울 때 가장 중요한, 상대가 주문을 외우지 못하도록 견제를 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좋아. 그럼 가자."
시아는 사내가 그녀들 주변까지 다가오자 일행에게 신속히 산개하도록 신호를 보냈다.
작전대로 남자의 주변에 넓게 포위망을 구성한 그녀들은, 그가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은 채 포위망 한 가운데 들어오자 일제히 숨어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덮쳐갔다.
"엇?!"
깜짝 놀란 듯 사내는 방어자세를 취하였다.
하지만 이미 완벽하게 기습에 성공한 시아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사방에서 쇄도해 들어오는 그녀들을 보며 사내는 속수무책으로 사로잡히고 말았다.
"움직이지 마라. 죽고 싶지 않으면."
시아는 가장 먼저 사내의 뒤를 공격해 그의 뒤를 검으로 위협하며 말했다.
싸늘한 그녀의 목소리에 마법사로 보이는 사내는 겁에 질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뭐야, 너무 간단하잖아."
어이가 없다는 듯 로렌이 허탈해하며 말했다.
아닌 게 아니라 사내는 변변찮은 저항도 하지 못 했다.
힘겨운 싸움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사내는 너무 쉽게 그냥 붙들리고 말았다.
"마법사가 아닌가?"
시아는 의아해 했다.
사내는 완전히 비전투원 같은 모습이었다.
싸움이라는 것은 아예 해보지도 않은 듯 미숙한 몸놀림.
그것을 보며 시아는 자신들이 속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 누구십니까...?"
겁에 질린 듯 사내는 그녀들을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질문은 우리가 한다."
시아는 상대가 실속없는 속 빈 강정이란 것을 깨달았지만, 그래도 기대를 걸고 물어보았다.
"네 이름은 무엇이지?"
"딜...아니, 디에고입니다. 딜이란 애칭으로 불리고 있죠..."
사내는 잠시 우물거렸지만 자신의 이름을 밝혀왔다.
"그렇군요, 디에고. 그럼 당신은 뭐하는 사람이죠? 왜 저 곳에서 나오는거예요?"
디에고가 입을 순순히 열자 참지 못한 페이가 황급히 끼어들었다.
그런 그녀가 못 마땅하긴 했지만 시아는 순순히 지켜보았다.
"저는...저 젖소 농장의 관리인입니다. 하지만 말만 관리인일 뿐 사실은 마오 장군에게 약점이 잡혀 이용당하는 불쌍한 연금술사일 뿐이죠..."
디에고는 슬픈 듯이 말했다.
"저 젖소 농장때문에 오신겁니까? 그럼 저를 좀 도와주십시오. 저는 더이상 저런 곳에 있고 싶지 않습니다."
"저 곳이 어떤 곳인데 그래요?"
테스가 그의 반응이 이상한 듯 물어보았다.
"저..저 곳은, 지옥입니다...여러분은 마오장군에 대해 들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그가 동물을 극도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계실겁니다."
마오 장군의 애완동물 사랑은 브린힐트에 대해 조금이라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는 흔히 생각하는 정도를 넘은 완전 변태예요...그는 저 젖소 농장에서 여성들을 젖소로서 사육하고 있습니다..."
"...뭐라고요?"
순간 시아 일행은 자신들이 잘못 들은 줄 알고 되묻고 말았다.
"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마오 장군은 카우맨들을 키우면서 젖소들과 인간을 교배시켜 인간 여성들을 젖소화 시키고 있습니다. 그걸 위한 장소가 바로 저 곳인 거죠."
너무나 놀라운 사실을 디에고는 담담하게 알려주었다.
"그런...미친..."
중성적인 매력의 여전사 로렌이 어이가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위정자의 미친 짓거리에 같은 여성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데 그녀는 분노하고 말았다.
"맞습니다. 미친 짓이죠. 저는 그런 미친 짓에 가담하고 싶진 않았지만 약점이 잡힌 상태라 그에게 협력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죄책감을 느끼는 듯 얼굴을 흐리며 디에고는 얼굴을 감쌌다.
"그럼 혹시 저 안에 멜리사 장군이 계시나요?"
그런 경악스런 사실을 알게 된 페이가 다급히 물어왔다.
"브린힐트의 3대 장군이신 멜리사 장군 말씀이십니까?"
그녀의 질문에 디에고가 되물었다.
"혹시 여러분은 그 분을 구하러 오신 겁니까? 이런. 그렇다면 여러분은 잘못 찾아오셨군요. 그 분은 지금 여기가 아닌, 브린힐트의 또다른 사육시설에 붙들려 계시는데요..."
디에고는 안타깝다는 듯 대답해주었다.
"이런..."
시아는 헛탕을 친 것 같아서 입맛이 썼다.
"그럼 이제 우리 어떻게 하지요? 이대로 도시로 그냥 돌아가야 하나요?"
테스가 궁금한 듯이 시아를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그 전에, 난 궁금한 것이 하나 있는데? 이 봐, 디에고란 친구. 아까 인간들을 젖소로서 사육한다고 한 것 같은데. 그럼 저 농장에서 나오는 우유들은....전부 그녀들이 생산하는거야?"
"...."
테스의 말을 끊으며 물어오는 로렌의 질문에 디에고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대답을 해주었다.
"맞습니다. 그건 전부 인간 여성들이 생산하는 모유인거죠. 카우맨들은 자신들의 새끼를 배게 하거나, 일반 젖소들을 교배시켜, 젖소들이 해야 할 우유 생산을 대신시키고 있습니다."
"!!"
"...!"
너무나 잔혹한 진실을 알게 된 일행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런...잔인한..."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될 짓을 자행하는 마오장군에게 일행은 치를 떨었다.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리고 서둘러 그녀들을 구해야겠다는 결론으로 급속도로 의견이 좁혀졌다.
물론 페이는 사로잡힌 여성들보단 멜리사 장군을 구하고 싶어했지만 말이다.
"이대로 여성들을 내버려 둘 수는 없어."
"맞아요. 그리고 마오 장군의 농장이 그런 끔찍한 우유를 생산하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된 이상,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어요."
로렌과 테스의 강력한 주장에 중립을 지키고 있던 파이와 시아의 마음도 움직였다.
"혹시라도 그녀들을 구하려고 생각하신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있지도 모릅니다."
그런 시아들의 대화를 들으며 디에고가 의견을 꺼내었다.
"그 동안 도망을 치려고 기회를 엿보면서 틈틈히 만들어둔 것이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이 절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면 저 역시 여러분을 도와드리도록 하지요."
그는 자신의 품에서 하얀 병을 꺼내보이며 말했다.
시아들은 디에고가 악의가 없어보이는 걸 깨닫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그의 포위망도 풀어주었다.
"좋아. 당신이 우리를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면 우리도 당신에게 협력하도록 하지."
시아는 디에고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좋습니다. 계약은 성립된 걸로 하지요."
시아 일행은 새로운 동료로 디에고를 받아들인 후, 다시 젖소 농장을 향해 움직였다.
"저 안에는 무시무시한 몬스터인 카우맨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디에고는 길을 안내하며 말했다.
그는 젖소 농장 안에 적어도 2백 마리는 되는 카우맨들이 지키고 있다며 주의를 요구하였다.
"이, 이백마리라고? 그런 숫자를 상대론 제 아무리 우리라 할지라도 싸워서 이길 수는 없잖아?"
로렌은 그 엄청난 숫자에 질려서 말했다.
"물론 그냥 싸우면 그렇겠지요."
디에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럼 혹시 소들이 들깨 냄새를 싫어한다는 걸 아십니까?"
"들깨 냄새를?"
로렌이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는 듯 되물었다.
"네, 들깨에는 페릴라케톤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것은 소로 하여금 소급성폐기종이란 병을 앓게 해서 죽게 만들지요."
"와아~! 그래서요?"
호기심이 생겼는지 테스가 눈을 반짝이며 다음 이야기를 재촉했다.
디에고는 그런 테스에게 자신의 품 안에 있는 병을 내보이며 말을 이었다.
"이 병에 들어있는 약은 제 연금술로 인해 몇배나 농축을 시키고 빠르게 퍼지도록 만든 특수한 들깨향입니다. 이것을 뿌리면 안개처럼 빠르게 주위로 퍼져나가 그 주변 일대를 페릴라케톤의 오염지로 만들어버리지요."
디에고는 원래 혼자 도망을 치려고 했을 때 만들어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것이 있다면 카우맨들도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겁니다. 아니 놈들을 그 즉시 즉사하게 만들 수도 있겠지요."
"즉, 당신 말은 그것을 카우맨들에게 뿌린 다음에 무력화된 놈들을 다 죽여버리자는 뜻이로군?"
로렌은 이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디에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 알았어요. 그런 것이 있다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겁니다. 고마워요."
페이는 그런 엄청난 물건을 얻게 되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만약 아무 것도 모른 채 농장 안에 침입했다면 큰 낭패를 보았을지도 몰랐다.
"역시 이 남자를 사로잡는 것이 정답이었어."
페이는 그렇게 생각하며 일행에게 서두르자고 말했다.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일행은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xxx
"무우우우~!!"
일행이 카우맨들에게 발각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 유인책.
시아들은 카우맨들을 한번에 일망타진하기 위해서 놈들은 농장 한가운데의 공터로 끌고 왔던 것이다.
"움머어어~~!"
"무우우~~~~!!"
성난 소의 울음소리가 농장 전체에 울러퍼졌다.
"제길, 정말 많기도 하군!"
"이거 정말 2백마리 맞아요? 제가 보기엔 더 되어보이는데요?!"
로렌과 테스가 그 압도적인 모습에 질려서 소리쳤다.
"2백마리 맞아요. 정확하게는 194마리. 아직 안 나온 녀석들이 있는지 2백마리가 조금 안되는군요."
페이가 순식간에 놈들의 숫자를 세었는지 숫자를 정정해주었다.
"그,그걸 다 셌단 말이에요?"
테스는 이제 적들의 숫자보다 그게 더 놀랍다는 듯 경악한 표정으로 물었다.
"제가 센 것이 아니예요. 실은 파이는 그런 걸 잘 하거든요."
페이는 자랑스럽다는 듯 자신의 천재적인 동생 파이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파이는 그런 언니의 기대에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시아는 그런 일행을 바라보다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디에고의 약이 제대로 작동을 안 하면 우리들은 끝장이야."
작전대로 적들을 전부 유인해왔기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디에고가 만든 약의 효과였다.
만약 그의 약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다면 젖소 농장에서 사육당하고 있는 여성들과 같은 신세가 될 것이 분명했다.
"후후~"
하지만 불안해하는 시아와는 달리, 디에고는 여유로워 보였다.
그의 표정은 너무나 느긋하고 평화로워보여서 마치 혼자 소풍을 나온 듯한 분위기였다.
"이 남자...정말 비전투원 맞아?"
시아는 디에고의 새로운 일면을 보게 되어 놀라워했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검을 들이대자 겁에 질린 표정이었는데, 이런 압도적인 기세로 몰려오는 카우맨들보고도 여유로운 표정을 짓다니 이해가 되질 않았다.
"디에고, 정말 이 작은 병 하나에 이렇게 넓은 지역이 다 커버가 된단 말이야?"
"네, 걱정마십시오. 이미 이것의 효과는 확실히 확인을 해둔 상태니까요."
디에고는 연금술사답게 자신의 연구물에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의 호언장담에 시아는 다소 불안이 풀리는 걸 느꼈다.
"무우우~!!!"
성난 소울음을 터뜨리며 카우맨들이 달려들어왔다.
"지금입니다. 시아님!"
그에 발맞춰 디에고가 병을 뿌리라고 소리쳤다.
"에잇!"
그 말에 시아는 디에고에게 넘겨받은 병의 내용물을 사방으로 뿌려댔다.
-화악!
그러자 갈색의 연기같은 것이 순식간에 농장의 초원에 넓게 퍼져나갔다.
"무우?"
"음머어어~!"
그 안개를 들이마신 카우맨들이 순간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놈들이 그 이상한 안개에 불안감을 가진 듯 했다.
"무우?!"
"무우우우~!!"
그리고 그런 불안감은 현실이 됐다.
수백마리의 카우맨들은 순간 숨이 막혀오며 폐가 짓눌리는 고통을 느꼈기 때문이다.
"무우우우~!!!"
지랄발광을 하며 날뛰는 카우맨들.
놈들은 땅바닥에 엎어진 채로 발광을 하며 고통스러워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 끔찍해 테스들은 경직이 되고 말았다.
"지금이야!"
그럴 때 유일하게 냉철히 움직이는 이가 있었다.
그것은 시아였다.
시아의 외침에 간직히 놀람에서 벗어난 일행들은 일제히 무기를 꺼내들고 무력화된 카우맨들을 처지했다.
-휘익!
화이트 세이버가 날며 카우맨의 머리가 날아갔다.
"에잇!"
로렌의 대검이 휘둘러지며 또한마리의 카우맨의 머리가 박살이 났다.
"하압!"
페이의 하단 발차기가 짧은 다리를 후려치며 놈들을 쓰러뜨린다.
"..."
그리고 조용히 내뻗은 파이의 주먹에 복부에 큰 충격이 퍼지며 내장을 파열되며 즉사한다.
"이얏! 이얏!"
테스는 멀리서 화살을 날리며 안전하게 카우맨들을 처리한다.
그랗게 저항도 못하는 소들을 죽이는 건 누워서 떡먹기였다.
떄문에 순식간에 농장은 소들의 도축장이 되어버렸다.
"무우우.."
"음머어..."
카우맨들은 저항도 못하고 시아들에게 학살을 당했다.
놈들의 순박해보이는 눈동자에 순간 마음이 흔들리고 했으나, 놈들이 인간 여성들에게 어떤 짓을 자행했는지 잘 알고 있는 시아일행들은 자비가 없었다.
"무우우우우~~~!!"
마지막 남은 카우맨을 살해한 것으로 초원의 적들을 소탕한 시아일행은, 곧 각각의 사육장을 돌며 남아있는 카우맨들을 처리했다.
"우으으..."
"하아아앙...!"
그때까지도 완전히 넋이 나간 얼굴로 쾌락에 빠져있던 사육녀들은 신음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젖소만큼이나 큰 가슴에 목에 카우벨을 달고, 소 마냥 모유를 축유당하던 여성들.
인간의 존엄성조차 잊은 채 카우맨들의 새끼나 낳아주던 여성들의 말로였다.
"너,너무해..."
그런 끔찍한 모습을 바라본 테스가 손을 입으로 막으며 오열했다.
"괜찮아, 테스."
로렌은 그런 테스를 안아주며 토닥여주었다.
"구조하려면 빨리 움직여. 아직 우리는 위험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야."
시아는 냉담하게 상황을 파악하며 말했다.
그렇게 젖소로서 사육당하던 여성들은 간신히 시아 일행에게 구조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