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에리시아 전기 13장 <신의 이름을 잇는 자>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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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에리시아 전기 13장 <신의 이름을 잇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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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44 회 작성일 24-01-12 00: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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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기도 친위대 천지야.”


마차안에서 대로를 바라본다. 앳된 얼굴이 어둡게 변한다.


일찌기 번영의 상징이라 일컸던 ‘3월의 언덕길’에는 왕래하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갖은 상품들을 가게 앞에 진열해 두던 상점가도 모두 문을 닫아, 거리전체가 한산하다.

게다가 녹색 갑옷을 걸친 친위대가 곳곳에 배치되어, 무거운 공기를 자아내고 있다.


루크 크레만의 누이 미림은 마차를 타고 궁전을 향한다.


미망인이 된 그녀는 신의 저택 관리인이 되어 신이 집을 떠나 있을 때는 갖은 집안일을 도맡아했다.
 
하지만 계엄령이 내려진 세리아에서 신의 저택은 예전에 요인암살을 했던 다크엘프를 숨겨주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 강제조사가 들어간 상태다.

미림은 라그나를 직접 만나 항의코자한다.


지인이기도 한 까닭에 미림은 동궁을 드나듣수 있었다. 황제수석 서기관인 라그나에게로 안내를 받았다.


“실례합니다.”


“어서와.”


라그나는 친구의 누이를 웃으며 반기지만, 막상 미림의 표정은 굳어있다.


“어째서, 저택을 부당하게 조사하시는건가요. 할발즈후작가는 정식으로 항의합니다.”


“부당한게 아닙니다. 할발즈후작은 다크엘프를 숨겨줄 용의가 있습니다. 요인암살을 한 용의자 말입니다.”


“그런 사람 본 적도 없어요. 게다가 어째서 할발즈후작이라 부르시는거죠?”


“공과 사를 구분한 것 뿐이예요. 미림”


라그나는 왠지 피곤한듯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라그나가 이렇게 여유없어 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미림은 라그나 책상 주변을 가득 메운 서류더미를 발견한다.
 

황제친정 선언이 있은 후, 미림은 곧바로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라그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천명규모의 친위대를 만들었다.
 
친위대는 라그나를 따르는 이들을 모아 만든 집단인데 거의 에다의 검사에 미림의 지인들도 꽤나 있었다.
 
친위대는 바람속성을 지닌 엘프의 무기들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 성능은 정규군대를 뛰어넘는다고들 한다.
 
거기에 금군,제1 군이 가세하면, 그란딘가의 아성도 무너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미림은 생각했다.


허나, 예상외로 그란딘가는 문을 굳게 닫고서는 노이에 베르사이유안에서 틀어박혀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레알3세를 대를 이을만한 능력이 없다. 부친정도의 정치적인 능력은 가지지 못했다.’
 
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지만, 레알3세를 이미 꾀를 부려둔 상태다.
 

재상관직에 있는 레알3세는 병을 이유로 출사를 거부했다.
 
라그나는 관청에서 오는 모든 서류를 모아 거의 혼자서 결재를 진행했다.
 
빠른 결단력과 정확성은 보이는 이를 경악케 했지만, 아무래도 혼자서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잠을 줄여도 미결재 서류는 쌓여만간다.
 

거기에 황제파를 궁지에 몬 것은 수 많은 귀족과 지방영주가 세리아를 떠나 지방으로 돌아가버린 일이다.
 
시장은 귀족과 가신의 힘으로 형성되었다. 거리에서 사람이 사라지면 세리아의 경제는 완전히 마비되어 비린다.
 
우선은 물가가 올랐고, 시장에서 물자가 점점 사라졌다.
 

세리아는 뒤숭숭해졌고, 폭동이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 라그나는 법과 규칙 강화를 통해 규제한다.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사력으로 강제했다. 그 때문에 거리는 군인들로 넘쳐났다.
 
허나 그것도 군내부의 사보타주때문에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실제 황제파는 점점 궁지로 몰리고 있었다.

“잠은 충분히 자는거예요?”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미림은 ‘라그나는 하나부터 열까지 자기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완변주의자니까 힘들겠구나’라고
 
라그나의 건강을 걱정한다.

한달 정도만 견뎌내면 어느정도는 일하기 쉬워질것 같아. 그때까지는 힘내야지.”


라그나는 살짝 웃어보인다. 안색은 좋지않다.


나도 좀 열은 낸것 같아. 저택 일은 부하가 멋대로 시행한걸거야. 이 상태로는 여기도 정신이 없거든. 수사는 중지할께.”


“좋아요.”


미림은 웃었다. 예전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마스코트 같은 존재로 귀여움을받았는데, 그 때와 변한게 없다.


옛날에도 그녀는 검술대회장을 돌아녔다. 오빠 루크의 시합뿐 아니라 유명한 선수가 나온 시합에서는
 
반드시 큰 소리로 응원을 보냈다. 루크와 쟝이 시합을 할때는 직접 싸우는 사람마냥 흥분해버려서는
 
몇번이고 기합을 질러댔다. 쟝은 장신의 왼손잡이여서 루크도 쉬 손을 쓰지 못했었다.

-나와 신의 시합은 멋졌다고 말했었지


신은 상대가 누구든간에 불타오르는데 집중했다. 두개의 검을 생각도 없이 휘둘러댔다.
 
승부는 한순간. 완승아니면 참패였다. 신중한 라그나에 있어서는 힘든 상대였다.

저녁무렵이 되어 레스피나가 들어온다. 미림은 이미 돌아간 후다.


“증거는 찾았나?”


그녀는 머리를 저었다.


저택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어요. 절대마술의 파동이 너무 강해서 암흑의 힘은 느낄수가 없었어.”


레스피나는 졌다는듯이 양손을 들고는 한숨을 뱉는다. 창가 소파에 몸을 맡긴다.


그 애가 뭔가 알고 있을 것 같은데”


미림에게는 손을 대지말아주면 좋겠군. 그애는 관계없어.”


“그럴까요?”


이건 나와 신의 문제니까”


라그나는 산더니처럼 쌓인 서류를 넘어서 창가 소파로 향한다. 지친몸을 소파에 눕히고는 레스피나의 무릎을 벤다.


좀 쉬는 게 좋을 거예요. 어제도 3시간 밖에 자질 못했으니”


“괜찮아. 조금이라도 사태를 진전시키고싶어. 금방 끝낼수 있을거야.”


“...그래요.”


잠시만 이러고 있을께.”


라그나는 눈을 감았다.



 
2.
 


라그나와 동료들은 황제 틸로즈2세를 알현했다.


허나 죄상을 밝히진 못했겠지?”


틸로즈의 물음에 다들 고개를 떨군채 라그나에게 눈길을 모았다.


본령 아우엘슈테트주에 뭔가 숨겨둔 것이 분명합니다. 사츠키,유리안,알렉산드라6세.
 
이 세명에게 강제조사권을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이미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입니다.”

가딘가와 노르딘가의 뜻이기도 하겠지.”


“그렇습니다.”


“알겠다. 딘의 장으로써 허가한다.”


“감사드립니다.”


다들 깊이 고개를 숙인다.


알현을 마치고 동궁으로 가는 길목에서 죠 마크개번장군이 라그나를 불러세운다.


저 세 사람은 제국개벽보다는 신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다. 일이 끝난후엔 배반하고 레알3세에게 붙을지도 몰라.”


그 일이라면 걱정없어. 그들 몰래 엘프의 저주를 걸어두었지. 배신자는 죽게될거요.”


마크개번은 놀란다. 라그나는 이번 방법을 쓸 남자가 아니고 생각했었다.


순수하게 흰색은 어디에도 없어. 나 또한 이번 개혁에 목숨을 걸고 있으니.”


라그나는 마크 개번의 기분을 한번 살피고는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장군께서는 신쪽보다는 군을 좀 더 빨리 장악해주셨으면 합니다.
 
레알3세의 노이에 베르사이유를 저대로 놔둘수가 없으니, 게다가 미드가드에서 침묵을 지키는 미드딘가도 요주의요.”

“알고 있오.”


라그나의 한마디에 마크개번장군 분한 표정을 짓는다. 그는 진군장군의 지위에 올라 황제와 군대를 총괄하는 입장이다.
 
황제파의 승리를 위해선 세리아를 단단히 굳혀 지방세력의 개입을 저지해야한다.
 
금군을 포함해서 세리아에는 제1 ,제4, 제6군이 남이있다.
 

1 군사령관 몽 샤르망 양무장군은 황제친정에 지지를 표했다. 4 군사령관 오브라이언 진무장군은 비협조적이지만,
 
표면상으로는 이해를 표했다. 6 군사령관 코인브라 건위장군은 구 아카스 출신으로 그란딘가와 친하기때문에
 
구속해서 지금은 부사령관 도슨 명문장군이 지휘권을 가지고 있다.
 

몽 샤르망은 성실하고 온후한 성격에 고풍스러운 노장이다. 틸로즈를 향한 충성심과 세리아의 치안유지를 위해
 
황제파에 가담했을뿐이다. 오브라이언, 도슨은 자기 밥그릇만 찾는 소인배로 레알3세가 어찌나올지 지켜보고 있는 자들이라
 
신뢰할 수가 없다. 거기에 영관이나 위관급같은 중간관리직은 어쩔줄을 몰라 조직적으로도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신 강제조사칙령이 내려지자, 북에서 노르딘가의 군대가, 남에서는 가딘가의 군대가 주경계선을 넘는다.
 
사츠키는 유리안과 함께 주의 수도로 향해 진격한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할발즈 후작가는 패닉에 빠진다. 생각치도 못한 협공에 제대로 저항하지도 못하고 전력이 나눠져 버렸다.
 
할발즈가를 맡고 있던 중신 백대시는 수도의 문을 닫고 농성키로한다.

후작께서 돌아올 때까지 버텨내라.”


백대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말하는 것뿐이었다. 신이 돌아오면 미드딘가나 다른 딘가에 중재를 부탁할 수도 있을것이다.


환편 황제파는 수도를 포위하고 성을 열려한다.


신의 목숨도 풍전등화군.”


유리안은 입꼬리를 세워웃는다. 그에게는 일발역전의 승리라고 할 수 있었다.


“신에게는 제5 군 전력도 있어. 여기로 돌아온다면 이쪽 병력도 동요할테지.”


“그건 그렇지만...”


사츠키의 한 마디에 유리안은 급히 불안해진다. 유리안도 자신이 가딘가를 장악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유리우스의 뜻을 따라 신에게 투항할 병사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 신이 돌아오기전에 주도를 함락시켜
 
어떻게든 죄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 안된다.

“시간이 아깝군. 당장에라도 공격해버리자.”


유리안이 알렉산드라 6세와 연락해서 다음날 총공격을 하기로 했다.


-자, 신 이제 너도 끝이야. 어쩔거지? 넌 이런데서 끝나버릴 인간이야? 나에게 기적을 보여줘. 니가 특별한 인간이란걸 증명해줘.

사츠키는 신이 오고 있을 것같은 바다쪽을 바라본다. 바다는 지금부터의 운명을 예견이라도 하는듯이 넘실거린다.


그리고 다음날 공격이 시작되려고 하는 때, 누구도 예상치 못한 보고가 들어온다. 신이 탔던 배가 폭풍을 만나 난파되었다는 것.


유리안도 알렉산드라6세도 되려 의심이 들었지만, 신이 탄 배 잔해가 파도에 실려왔을때 서로 어깨를 두들이며 기뻐했다.
 
사람의 죽음을 이렇게나 순순하게 기뻐할 일은 또 없을 것이다.


사츠키는 현기증을 일으키며 쓰러진다.


그 시작 수도는 절망에 휩쌓인다.


모든 것이 끝났다.”


최후의 희망마저 잃은 백대시는 항복을 결심하고, 황제파 군대는 수도에 입성한다.



3.



몸상태가 좋지 않던 신은 테림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본령 아우엘슈테트주를 향해 출항했다.
 
도중에 폭풍우를 만나 배가 부서진다. 신은 격한 파도가 치는 드넬만의 바다로 튕겨져 나갔다. 하지만 신에게 삶에 집착은 없었다.

이대로 죽는 것도 좋을지도...”


그렇게 포기하던 순간.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신에게 고통은 없었다.
 
의식은 넓은 바다로 뻗어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눈앞에서 상관없는 일인냥 배가 침몰해가고 있었다.



“이봐, 젊은이.”


신은 머리에 지팡이를 맞고는 의식을 차린다.


“여기는??”


눈을 뜨자 구름 한 점 없는 푸른하늘이 펼쳐진다. 쑤신 머리를 들자, 그렇게 사납던 바다도 믿을 수 없을만큼 온화하다.
 
그곳은 하늘과 바다의 푸르름만 펼쳐진 조용한 세상이다.

“이봐, 살려줬는데 답례도 없는가? 음?”


신은 작은 배위에 타고 있다. 눈을 가릴 정도로 모자를 푸욱 눌러쓴 노인과 뱃머리엔 까마귀 두마리가 앉아있다.
 
이상한 분위기의 노인.

모자밑으로 긴 회색수염과 한쪽 눈이 보인다. 그 눈은 깊고 고요해서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하다.


그 노인은 지팡이로 신의 머리를 툭툭 두들기며 말한다.


자살이라도 할 생각인가?”


신은 말이 없다.


자기 마음도 잘 모르나보구만.”


알 수 없는 건 여자마음이다.”


여자란 남자에게 있어서 영원한 신비. 알 수 있을 턱이 있나. 그러니까 더 귀여운거고.”


노인은 턱수염을 쓸어내리면 웃는다.


“하~”


신은 한숨을 크게 내뱉는다. 노인을 쳐다보다 왠지 그리운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순수한 기분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 귀여운 여자가 날 죽이려 해.”


“그거 좋구만. 남자로 태어난 행복이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꼴을 보고픈겐가?”


“아니, 난 그녀가 늘 행복하기만을 빌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자기가 한 말에 자기가 놀랐다.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둔 본심이 풀어져나온다.


그럼 너의 진짜 마음을 전해라. 어중간하게 끝낼일도 아니지.”


신은 입을 다문다. 이전 신은 그렇게 하질 못했다. 둘의 앞날에는 불안뿐이었다.
 
세상을 적으로 돌리는게 가치가 있는가. 사랑은 영원한가. 결국 신은 도망간 것이다.

걱정만 잔뜩해서는 행동에 옮기지 못한 그런 바보짓을 한 적이 있는가?”


“...”


“옛날 일이지만, 나도 그게 안되더구만. 그녀가 남겨놓은 것만 바라볼 뿐이었지.
 
사랑하는 이가 없으면 그 꿈의 파편뿐인 세계는 허황된 것일뿐. 넌 그런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있는게야?”

“...”


신의 마음속으로 그 말이 비수같이 박혀온다. 사츠키를 잃은 뒤부터는 무언가가 허전했다.
 
늘 가슴속 어딘가 공허함이 남아있었다.


여기서 죽는 것도 좋지만 진실은 확인해봐야지 그럴 용기가 남아있다면 말이지.”


흔해 빠진 도발을...”


신은 웃었다. 노인도 따라 웃었다.


차인 남자가 여자를 만나러 가는 게 죽을만큼 비참할테니 너에게 힘을 주지.”


노인은 등뒤에서 칼을 꺼내고는 신에게 던진다. 신은 오른속으로 그걸 받는다.


그걸로 불행했던 과거를 잘라버려라.”


노인이 호탕하게 웃는다.



신은 눈을 뜬다. 배의 잔해에 걸려 바다에 떠있었다.


“꿈...이었나.”


눈앞에는 실론스크 해안이 들어온다.


허나 살아남은 건 꿈이 아닌것같군.”


그 때 신은 오른손에 뭔가를 쥐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 것은 검?”


오른손을 들고는 눈을 크게 뜬다. 손에는 천사의 날개와 그 긴 머리칼을 본든 날. 청백으로 빛나는 검이 있었다.


절대신검 ‘엔젤릭 블레이드’”


신은 처음으로 기적이란것을 믿었다.



4.



황제파 군대는 아우엘슈테트주 전체를 정복하고 유리안과 알렉산드라6세는 신 반역의 증거를 만들어내려고 혈안이 되었다.


그 무렵 사츠키는 시론스크에 있었다. 사츠키는 신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잠복한다면 육지의 외딴섬 시론스크라는 생각이 들어 이곳으로 왔다.

사츠키는 교회에서 홀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도 사츠키에겐 무미건조하게만 느껴진다.


우리들은 적으로조차 만나질 못하는구나.”


그 때 교회의 문이 열린다.


어스레한 교회 안쪽으로 밝은 빛이 새어들어온다. 후광을 한껏 받은 남자가 다가온다.


“누구지?”


물어보면서도 사츠키의 눈은 젖어오기 시작한다.


이 검이 너에게 이끌어주더군. 기적이 일어났어. 우리는 다시 시작하는거야.”


신은 가볍게 웃는다. 에다에서 지낼때랑 변함없이.


무슨 헛소리를 해대는 거야. 게다가 왜 아직 멀쩡히 살아있는거야. 죽어버려. 죽어버리라고.”


미소에 이끌리듯이 사츠키도 예전 말투로 대답한다.


“마음에 들어. 사츠키의 그 말투가 날 편안하게 해. 사츠키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건 나뿐! 이란 말이지”


“건방지게. 지금 네 처지를 알기는 하는거야? 어서 목숨을 구걸해봐.”


신은 의자사이로 한발한발 공백을 메우듯이 사츠키에게 다가간다.


이제 이딴 목숨은 필요없어. 사츠키와 함께 하지 못한다면 ,살아도 살아있는게 아니야.”


... 지금 와서 무슨 말을...”


사츠키는 눈물때문에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한다.


“새로 시작하자. 그대로 돌아가서. 그때 할 수 없없지만. 둘이서 어디론가 멀리 떠나자. 이제 이 세계에는 우리를 막을 건 없어.”


신은 사츠키 앞에 선다.


“이제 울지마.”


그리고는 손을 뻗어 사츠키의 얼굴을 만진다. 사츠키의 눈물의 손가락을 적신다.


여전히 얼빠진 얼굴이야.”


“그래...”


신은 기쁜 듯 웃는다.


“가까이 오지마! 날 건들지마!”


“드디어 나왔구만.”


둘의 몸이 들러붙는다.


“음...”


둘은 부둥켜안은채로 입술을 마주한다. 신의 혀가 사츠키의 부드러운 입술사이로 파고들자,
 
사츠키가 안에서 맞이한다. 혀가 서로 얽히면서 달콤한 감정이 흘러넘친다.

“아...”


사츠키에게선 그리운 맛과 향기가 난다. ‘다시는 잃고싶지 않아.’하는 마음만이 가슴을 채워간다.
 
그건 신도 마찬가지였다. 뜨거운 감정이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리고 입술이 떨어질때 신이 사랑의 단어를 속삭인다.

“사랑해.”


사츠키는 신의 가슴속에서 녹아내린다. 온몸의 힘이 빠지자 신에게 몸을 맡긴다. 거추장스러운 생각따위는 잊혀져간다.
 
아무생각도 들지않아. 그냥 이 사람과 함께이고파.” 그런 생각들이 쌓여져간다. 미쳐버릴듯한 욕정이 두 사람의 가슴을 채운다.

“나도 사랑해.”


다시한번 키스를 나눈다. 사츠키는 옷을 벗고 에리스 여신상앞에 눕자,신은 그 위에 타고 ㅤㄴㅜㅍ는다.


“어서...”


사츠키가 신의 오른손을 잡아서 두근거리는 자신의 가슴에 가져가 댄다.


“하아...”


부드러운 가슴을 감싸쥐자, 손바닥으로 따스함이 번져간다. 사츠키는 무심코 작은 소리를 내뱉는다.
 
부드러운 손길을 달리할때마다 가슴도 모양새를 바꿔가고 거기에 맞춰 온 몸이 반응한다.

-너무 좋아.


벌써부터, 사츠키의 관능이 불타 오른다. 가벼운 신음을 내며, 사츠키의 얼굴이 달아올라 붉게 물들어간다.


“아...하...앙”


신은 오른쪽 가슴을 문지르며 왼쪽 가슴에 입을 가져간다. 사츠키는 왼편으로 신의 오른손을 잡고는 오르편으로 신의 머리를 안는다.


솟아올는 젖꼭지를 물고, 혀로 치고 감고 핥는다.


“하아...아”


몸속 깊은 곳에서 쾌락이 끌어오르자, 허리를 꼬며 늘씬하게 빠진 다리를 비빈다


-가슴만으로도 이렇게...


유두를 애무한 것 만으로 이렇게나 느껴버리다니, 이런 게 사랑이라고 사츠키는 확신한다.
 
신이 내 가슴을 어루만져주고 있어’라고 생각하니, 달콤한 떨림이 소용돌이쳐 허리를 꿈틀거린다.
 

신이 혀를 떼자, 사츠키가 무릎을 당겨세운다. 신은 몸을 아래로 움직여 사츠키의 허벅지사이로 내려왔다.
 
꽃은 입을 벌려, 음란난 향기를 자아내고 있다, 걸쭉한 꿀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신이 거길 보고있어.


사츠키는 말아구부린 검지를 문다.


-이렇게나 젖어있다니


그렇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꿀물이 넘쳐나온다. 사츠키의 몸은 수치심에 몸을 떤다.


-아... 기뻐.


행복과 기대에 부풀어올라. 빨리 어떻게 해줬으면 한다.


신의 혀가 계곡을 가르고는 클리스토스를 자극한다.


“아...안돼...아아아...”


사츠키가 첫 절정을 맞이한다. 정신을 차리니, 신의 얼굴이 코앞에 와 있다.


“간다.”


신은 가볍게 속삭이고, 사츠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좆이 입구에 더듬기만 했는데, 질퍽하게 젖어버린다.


“안달나게... 하지마.”


거친 숨을 끊어쉬어가며, 녹아버릴듯한 눈동자를 하며 말한다.


“그래.”


신이 사츠키를 꿰뚫는다.


“하악...으윽...!!”


사츠키는 몸을 젖힌다.


“아...앙......좋아...!!”


자궁의 충격이 머리속까지 울려서 퍼진다.


“으응아아아!!”


-달라! 너무 달라! 지금까지의 해봤던거랑은


신과 사츠키는 강렬한 느낌에 이성을 잃는다. 서로의 체온이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간다.


신은 절정의 행복을 찾아가듯이, 역동적으로 허리를 움직인다.


“너..너무 좋아. 아 안돼. 나 아아아”


벌려진 계곡사이로 음란한 액체들이 세어나온다.


“으으! 온몸이...부서질...것만...아아...”


황홀함에 심취한 신은 좀 더 깊이 쑤셔넣는다. 사츠키도 조금씩 허리를 들어올린다.


“응... 사랑해!”


“나도... 사랑해!”


입술을 맞대서 농후한 키스를 나눈다. 두 사람의 타액이 섞이면서, 다시 그것을 나눠마신다.
 
그러면서도 허벅지 사이에서는 두 사람의 사랑이 꿈틀거리고 있다.

두 사람은 절정에 이르러간다.


“읏!!”


“-!!”


마치 영혼마저도 섟여버린듯하다. 둘은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꿈속으로 빠져든다.


신은 옅은 잠에서 깨어난다. 방금 전의 온기를 한 번 더 느끼고자, 사츠키에게 손을 뻗는다.
 
사츠키의 몸이 너무나도 뜨겁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것은!?”


사츠키의 몸에 무수한 가시가 나 있고, 신은 손을 치웠다.



“이것은... ...엘프의 마력이 느껴진다.”


이 가시는 사츠키의 생명력을 빨아서 성장하고 있다.


“...나도 꽤나 멍청한가보네.”


열에 시달리면서도, 사츠키가 소근거린다.


아무 말도 하지마. 곧 고쳐줄께. 다크엘프 크리슈나를 부르면...”


“안돼. 그런 여자랑 만나고 싶을리 없잖아.”


사츠키는 녹초가 된 얼굴로 웃어보인다. 가시는 점점 사츠키의 생명력을 빨아들인다. 신은 사츠키를 끌어안는다.
 
그때, 신에 몸에 깃든 암흑마력에 반응하며, 사츠키의 몸에 새로운 싹이 튼다. 신은 황급히 손을 놓는다.

“내 마력에 반응하는 함정인가? … 엘프의 마술.”


“...레스피나가 한 짓을 테지...”


“라이트엘프가... 이런 짓을 한단 말이야?”


“이건 전쟁이야. 장난감병정놀이가 아니야. 나도 그를 이용했었어.”


“라그나가...”


신은 눈물을 흘린다.


“울지마... 기적이 있잖아. 나도 기다릴께... 먼 훗날...기다릴테니까...다시 만나서...”


삽시간에 사츠키의 얼굴에서 생기가 사라져간다. 신은 어린애처럼 흐느껴운다. 사츠키는 신을 가슴아프게 바라본다.


“약속해줘... 절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겠다고...”


... 그래...”


신은 눈물을 멈출수가 없었다. 이 시대에는 자해를 한 인간은 에리스의 가호를 받지 못한채로 환생도 할 수 없다고 여겨졌다.


“착한 아이...”


사츠키 힘 없이 신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신이... 이런 불행을...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해줘...”


“...그래....”


신은 사츠키의 손을 잡는다.


“...한번 더 약속... 해줘...”


그리고 사츠키는 눈을 감는다. 눈앞이 컴컴해진다. 사츠키, 사츠키, 사츠키, 몇번이나 이름을 불러본다.


저녁무렵이 되어, 교회의 문이 열린다. 주위를 저녁놀을 받아 붉게 물들어 있다. 그 사이를 신이 사츠키를 안은채 걸어가고 있다.


신을 보고서는 에리나와 유이리가 달려온다.


“후작님, 무슨 일입니까?”


에리나를 무서운 눈초리로 노려본다.


“에리나, 병사를 모아라.”


“알,알겠습니다. 이제 싸우는 거군요.”


“당연하다.”


신은 도넬만으로 가라앉는 저녁해를 향한다. 신의 얼굴을 붉게 물들어간다.


“저 지는 해를 바라봐라. 라그나, 저게 바로 네놈이다.”


신은 절제된 목소리로 말한다. 하지만 곁에 있는 두 사람은 무서워서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네 놈은 내가 죽인다. 반드시. 이 손으로!!”


5.



신 할발즈가 시론스크에서 봉기했다.


“직접 본 것이냐?”


알렉산드라 6세가 말한다. 그는 사츠키가 배신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두 사람을 잡기 위해서 시론스크로 향했다.


노르딘 왕가의 병사 약 500명이 시론스크를 포위한다. 그 때 광장앞에 보이는 교회에서 한 남자가 나타난다.


“검사인듯 합니다. 할발즈후작일까요?”


“당연한거 아니냐. 이런 곳에서 나에게 반기를 들만한 자가 더 있는가! 붙잡으면 확실해질테지. 가!”


초조해진 그는 부하에게 거칠게 명령한다. 명에 따라 병사들이 신에게 달려든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신은 쭈욱 걸어가는 것뿐인데
 
달려드는 병사는 차례차례 쓰러져 간다.

-보인다... 모든 적이 보인다. 아니, 느껴져!


신은 등 뒤의 적에서 공격해오는 적을 돌아보지도 않은채, 찰나의 검으로 베어버린다.
 
전방에서 달려드는 적 둘은 한 번의 공격으로 동시에 베어버렸다.
 
좌우 동시에 달려든 적병을 미세한 차이를 두고 베어버린다.“대체 무슨 일이! 내 병사들은 멍청이들뿐인가!”

알렉산드라6세는 격노했다.


그 때, 그의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검사가 앞으로 나온다. 듬직해보이는 몸을 보고 알렉산드라6세는 안도한 듯이, 말을 꺼냈다.


“오! 쟝, 자네가 있었구만.”


“네.”


“저 자가 신 할발즈인가?”


“틀림없습니다.”


“그럼 목을 베어 공을 세우라.”


“넷.”


에다의 4검사중에 한명, 남능백봉류 쟝 트레튼이 신의 앞을 막아선다.


“군주의 명령이다. 신.”


순간, 둘의 살기가 넘쳐흐른다. 서로에게 감정은 없었다. 하지만, 서로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


“...간다.”


쟝은 결심하고, 굳은 표정을 짓고는 검을 뽑았다.


신도 허리에 찬 검에 손을 가져간다.


쟝이 눈을 크게 뜨고는 검끝으로 노려보던 자세를 고쳐 베어들어간다.
 
하지만, 검은 신의 잔상을 벨뿐이었다. 그리고, 쟝의 눈 앞에 창백한 섬광이 일었다.

“옛정을 생각해서, 지금 검을 거두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쟝은 천천히 자신의 얼굴을 만진다. 손가락에 끈적하니 피가 묻어나왔다.


“지껄이지마라! 백봉검오의 ‘천지’”


쟝은 페인트로 좌우연타를 날리면서 아래서 위로 베어간다.


“안 통해. 나에게 모두 다 보인다.”


신의 검이 쟝을 도중에서 막아버린다.


“뭐냐, 그 검은?”


싸움을 지켜보던 병사들이 웅성거린다. 창백하게 빛나는 검을 보고는 숨을 멎는다. 압도적인 위암감을 가진 검.


자존심에 상쳐를 입은 쟝은 자세를 바로잡으려 뒤로 물러선다. 그 순간, 쟝의 검이 산산조각이 나서 먼지가 되어 날린다.


“이런 일이...”


쟝은 부서진 검을 보고 경악을 한다.


앞을 막아서는 모두 멸하겠다. 나의 이름은 오규스트2세. 신위제의 뜻을 이은 자.
 
이검 절대신검 “엔젤릭블레이드”가 그 증거다. 의심스러운 자는 내 앞에 서도 좋다.
 
오규스트 딘의 신의 힘을 몸소 깨우치게 될 것이다.”

신은 검을 치켜든다. 볕이 모이션서 검은 거룩하게 빛난다.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가 주눅이 들었다.


“자기처지도 모르는 주제에, 어딜 감히, 신위제의 이름을 사칭하는가! 상관없다. 죽여라”


알렉산드라 6세는 잠시 어안이 벙벙했지만, 금새 얼굴을 붉히며 성을 냈다.
 
그리고는 쟝에게 자신의 검을 던져주고는 다시 한번 싸우게끔 했다.

“백봉검오의 ‘일섬’”


쟝은 방어는 버렸다. 목숨을 버려서라도 신을 쓰러트리리라는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허나, 검은 베어내려가는 순간, 창백한 검이 다가왔다.

“크억”


검이 쳐올려지며, 그대로 몸통이 베여서는 죽어버린다. 신은 시체에는 눈길한번 주지않고 바로 알렉산드라6세에게 다가간다.


“알렉스, 오랜만이구나.”


신은 가벼운 목소리로 말을 꺼낸다.


“할발즈...”


알렉산드라 6세는 공포에 떨었다. 도움을 청하려고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누구도 앞으로 나서질 못했다.


“어어어어...”


다리를 후덜후덜 떨다가 꼬여서는 엉덩방아를 찧고만다.


“약한 자가 딘의 이름을 더럽혀서는 안돼지. 죽어라.”


냉정한 한마디가 끝나자마자, 알렉산드라6세의 목이 날아간다.


공포에 떨던 노르딘가의 병사들을 노려보며 신은 검을 번쩍들며 말한다.


“나 여기서 맹세한다. 딘의 힘으로 교활한 라그나일당을 친다. 뜻을 함께 할자는 내 뒤를 따라 세리아로 진격한다!!”


노르딘가의 병사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는 우와! 하고 외쳤다.



6.



라그나에게 알렉산드라6세와 쟝이 신에게 살해당했다는 보고가 들어온다.


“그런가, 신이...”


라그나는 혼자말을 한다.


“이대로 괜찮은거야?”


레스피나는 걱정스럽게 묻는다.


“무기력한 신은 무찔러봤자. 의미가 없지. 상대가 최강일때 이기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딘을 뛰어넘을수 있는거지. 딘의 주박에서 풀려나지 못하면, 진정의 승리를 얻지못하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보다, 마방진의 작업을 서둘러주면 해. 노이에 베르사이유의 부유성을 땅으로
 
끌어내리지 못하면 레알3세를 붙잡을수가 없으니까.”

레스피나는 끌려가듯이 문으로 향했다.


그때, 문이 확하고 열리더니 위병 두 명이 쓰러넘어지고, 그 뒤로 침입자가 모습을 들어낸다.


“왠 놈이냐!”


레스피나는 레이피어를 들었다.


“그만둬.”


라그나가 멈춰세운다.


“여유만만이군. 제대로 된 경비도 세워두지 않다니”


침입자는 불손한 태도로, 라그나에게 검을 들었다.


“슬슬 오리라 생각했어. 일찌기 검성이라고 칭송받았던 안드레스 케이센이 상대라면 병사들이 불쌍하지. 내가 상대해주마.”


안드레스는 에다의 4검사가 검술계에서 은퇴한 뒤 휙하니 나타난 천재검사다.
 
메이져5대회(세리아,미드가드,사이아, 알테부르크,상크트아카스)를 제패할 정도의 실력을 자랑한다.
 
솔로몬의 지시로 천람검술대회(제23부)에 출현해서 신에게 패해했다.
 
그후, 타락한 생활을 하다가 시론스크(제83부)에서 다시 신과 대결해서, 농락당한다.
 
그때부터, 다시 단련을 거듭하여, 기술을 닦아 재기하려했다. 때마침, 동란이 일어난다.
 
안드레스는 라그나를 암살하고, 다시 레알3세를 받들고자 결심했다.

허나, 너무나 유명한 나머지 금새 라그나에게 발각되었다. 라그나는 그를 자기에게로 유인했다.


“네 놈들 4검사는 나를 바보로 아는군. 하지만 네놈을 죽이고 나서 나도 본래 인생으로 돌아갈테다.”


쓸데없는 소리는 충분해. 오늘은 피가 끓어오르는 구만.”


“하아아!!”


안드레스는 눈에 핏발을 세우고는 달려든다. 뛰어올라서 라그라의 머리위로 검을 내리친다. 라그나는 옆으로 피한다.
 
안드레스가 떨어질 때 충격으로 하얀 서류들이 날아오른다. 그 와중에도 안드레스의 눈은 라그나를 쫓고 있었다.

비연류오의 ‘횡일문자참’”


날카롭게 옆으로 검이 날아간다.


라그나는 가볍게 뛰어올라 비켜낸다. 그리고는 라그나는 안드레스 검위에 올라섰다.


“백봉류오의’천무’”


어느샌가, 양손에 검을 쥐고 있다. 그리고 팔을 교차해서는 빠르게 베어버린다.


“백봉류비오의’봉황십문자검’”


다음 순간, 안드레스의 가슴이 십자로 찢어지고, 등도 갈라진다. 엄청난 양의 피가 앞뒤로 솟구치면서
 
안드레스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죽는다.

라그나는 피에 물든 서류더미를 넘어서 창가로 간다. 거기서 에다의 숲이 어렴풋이 보인다.


“신. 이걸로 우리들은 똑같은 업을 짊어지게 되었군.”


라그나는 숲쪽으로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대는 준비됐다. 천하를 걸고 결판을 내보자.”


라그나의 눈은 불세출의 천재검사로 돌아가서 빛을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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