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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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장 위임식은 대군장의 뜻대로 일단 보류되었고 그 일로인해 긴급히 씨족장들이 소집되어 씨족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추방하기 전까지 지아 그 아이를 제가 맡았으면 합니다.. 』
대군장의 말에 회의장내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잦아들고 사람들의 시선이 제사장쪽으로 몰려들었고 대족장 역시 대답을 기다리는듯 제사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하지요... 』
뜸을 들이듯 잠자코 있던 제사장의 입에서 대군장의 뜻에 동의하는 대답이 나오자 조용하던 회의장내가 또다시 술렁이며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군장의 제안을 너무도 쉽게 제사장이 받아들였다.
신녀들에 관계된 일은 제사장에게 가장 큰 권한이 있음에도 대군장은 지아의 신병을 자신에게 맡길것을 요청했고 제사장은 너무도 쉽게 그에 동의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제사장이 자신의 혈통인 세아를 제외시키고 추천한 지아가 지금껏 규율을 어기고 차기 제사장의 자격이 없음을 시인했을때도 제사장은 침묵만을 지키고 있을뿐이었다. 대군장 역시 평소라면 어떻게든 이를 문제삼아 제사장까지 걸고 넘어지려했을법한데도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제사장.. 지금 그 말... 진심이오? 비록 지아 그 아이가 스스로 시인했다고는 하나 지아의 신병에 관한 일은 전적으로 그대에게.. 』
『알고 있습니다.. 』
제사장은 다시 고려해보길 권유하는 대족장의 말을 끊고 짧게 대답했다. 하지만 제사장은 그 이상 어떤 이야기도 설명도 하지 않았다. 제사장의 부가설명을 기다리기라도 하는듯 잠시동안 제사장을 바라보던 대족장의 입에서 낮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지아가 제사장의 오른팔 역활을 해왔다는 것은 부족내의 권력게층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그런 지아가 스스로 자신은 제사장의 자격이 없음을 시인하고 부족에서 추방당하는 길을 선택했다. 분명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음에도 제사장은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대군장의 뜻대로 일이 진행되는 것을 방관하고만 있을뿐 지아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고 있었다.
『그럼.. 결론을 내리겠소.. 』
석연치 않은 구석은 많았지만 제사장이 저렇게 나온다면 대족장으로서도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제사장의 위임식의 시기는 차후 다시 제사장과 논의후에 결정할 것이며 차기 제사장은 제사장의 의견에 따라 세아로 결정하겠습니다.. 또한, 지아에 대한 처분은 부족내에서 추방하는 것으로 결정하되 그때까지 그 아이의 신병은 대군장에게 전적으로 위임하도록 하겠습니다.. 』
대군장도 제사장도 대족장의 말에 동의하는듯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었고 회의장내에서는 여기저기 작게 웅성이는 소리가 들려오고있었지만 그 누구도 나서는 이는 없었다.
『그럼.. 이걸로 오늘 회의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대족장의 폐회선언과 함께 제사장은 그대로 발길을 돌려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다행스럽게도 지아가 많은 사람들앞에서 수치스러운 일을 당해야하는 일은 모면했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대군장은 지아에게 했던 말과는 달리 지아가 차기 제사장으로 부적합을 대족장에게 보고했고 위임식은 무산되었다. 사람들 특히 제사장쪽 사람들은 의아해했지만 제사장이 대군장의 주장에 동의한만큼 지아는 부족에서 추방할것을 결정 차기제사장의 후임으로는 세아가 결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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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꾸며진 실내에 3명의 남자가 탁자에 앉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간단하게 술과함께 안주거리가 될만한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지만 그들 사이에서는 특별한 이야기없이 정적만 흐르고 있었다. 그들 중 한명이 정적을 깨고 입을 열었다.
『혹시.. 뭔가 알고 계신게 있으십니까? 』
제사장쪽의 사람들이었다. 씨족회의가 끝나고 마련된 각자의 숙소에 있던 사람들이 오늘 회의장에서 석연치 않은 분위기에 이렇게 모여들었으나 딱히 그 원인을 몰라 답답해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지아.. 그 아이가 설마 그런 아이일 줄은... 』
똑똑...
누군가 방문밖에서 기척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들은 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방문쪽을 바라보았다.
『누구냐? 』
『대군장...?? 』
제사장도 아니고 대군장이 제사장측의 사람들인 자신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는 이야기에 탁자에 앉아있던 이들은 서로를 마주보며 의아한 시선을 교환했다. 잠시 서로를 바라보던 남자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한 남자가 문을 향해 말했다.
『들어오너라 』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방안으로 들어와 세 명의 남자중 지금까지 나머지 두 남자에게 존대를 받던 우두머리격의 남자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대군장이...?? 나를...?? 』
대군장의 말을 전하러 온 사람이 방문을 닫고 밖으로 나가자 기다렸다는듯이 이야기를 듣지 못한 다른 남자들이 묻기 시작했다.
『무슨 말이었습니까? 』
『대군장이... 나를 보자고 하네... 』
『어쩌면.. 지금은 내가 제사장에게 힘을 실어줘야할 때인지도 모르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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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을 가로막고 있는 벽만이 존재하는 작고 허름한 밀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작은 문 앞에는 음식이 담겨진 그릇과 물이 담겨져있었던듯 보이는 작은 물병이 하나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밀실의 중앙에 지아가 웅크리고 있는 자세로 누워있었다.
『흐으윽... 』
지아의 입밖으로 괴로운듯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대군장에게 처녀를 빼앗기고 의식을 잃은뒤 다시 정신을 차렸을때 지아는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오래지않아 허기를 면할정도의 음식과 물이 지아가 갖혀있는 밀실안으로 들어왔고 지아는 음식에는 손대지않은채 물만 마셨지만 갈증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심해져만 갔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대군장이 지아에게 발랐던 약이라는 것.. 그것때문인지 다리사이도 간질거리는듯한 느낌이 들어오고 있었다. 마치 다리사이의 그곳에서도 갈증을 느끼고 있는것처럼 간질거리며 애타는듯한 느낌이었다.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거야.... 아..안되겠어.. 이대로는... 도저히.. "
지독한 갈증과 싸우며 몸을 비틀어대고 있던 지아의 손이 조금씩 복부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지아.. 너 지금 무슨...? 』
지아의 행동에 이상을 느낀 치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치우의 목소리에 잠시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치..치우야.. 』
나쁜짓을 하다 들킨 어린아이마냥 갑자기 들려온 치우의 목소리에 지아는 놀란듯 당황스런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잠시 밈칫하던 지아의 손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지아의 말과는 달리 그대로 하복부아래 다리사이로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처음 연인의 집을 찿아간 사람이 문앞에서 주저하고 있는듯이 그렇게 지아의 손가락은 다리사이의 비소근처에서 머뭇거리며 방황하고 있는듯하더니 이내 하나의 손가락이 살짝 벌어진 연붉은 비소안으로 비집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으응.. 』
그 손가락의 자극을 느꼈는지 지아는 몸을 최대한 웅크린채로 낮은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설마... 하는 생각에 지아에게 말을 걸어본 치우는 지아의 행동에 놀라고 있었다. 치우의 설마하는 그 생각을 지아가 어김없이 실행에 옮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위라니.....?
지아가....? 그것도 이런 상황에서....?
지아는 분명 이런 아이가 아니었다. 어제 이전에는 남자와의 성교합은 물론이려니와 지금과같은 자위따위를 해본 적도 최소한 치우가 알기에는 그런 생각조차 해본 적도 없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대군장에게 강간을 당한 이후에 보이는 행동이 자위라니...? 앞뒤사정 전부 제쳐놓고 아무것도 모르는 제 3자가 지금 상황만 놓고 본다면 마치 어제 대군장에게 당했던 것을 상상하며 자위를 한다고봐도 무리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런 감정... 뭐라고 해야할까..?
서운함...? 배신감...?
마치 연인앞에서 바람을 피웠던 남자와 보냈던 밤을 상상하며 자위를 하고 있는 연인을 보고있는듯한 착찹하고도 묘한 감정이 치우에게 들어오고 있었다.
"그 자식이 사용한 약.. 때문일거야..."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아의 지금 행동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아니... 그것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서운함에.. 배신감같은 느낌에 지아가 미워질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왔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해도 안좋은 생각은 계속해서 치우의 머리속에 꼬리를 물고 되살아나고 있었다. 지아가 추방되는 그 순간까지 괴롭혀댈줄 알았던 대군장은 그 이후 특별히 지아에게 손을 쓰지 않고 있었고 대군장이 지아에게 약을 사용한지 벌써 꽤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진않았다 하더라도 약효는 떨어져야하는게 아닌가?
치우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 지아의 손가락은 질내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안쪽을 휘저어대고 있었고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그 느껴지는 자극이 몸으로 보여지지않도록 애를 쓰고 있는듯한 모습이었지만 치우는 지아가 자극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응... 흐윽... 흑흑... 』
한 손을 자신의 비소에 넣고 휘저으며 자위를 하고 있는동안에도 지아는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그리고 손에 가려진 지아의 입에서 교성과 울음이 섞인듯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보지마..... 』
『제발... 흐윽.. 』
자위로인한 흥분감때문인지 발갛게 상기된 지아의 얼굴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한 손으로는 자위를 하고 있지만 마치 그 손은 자신의 손이 아닌것처럼... 자신의 의지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지아는 그렇게 다른 손으로는 입을 막고 눈에서는 커다란 눈물방울을 흘려내고 있었다.
『미안해... 제발.. 보지마... 미안해... 』
넋을 잃기라도한듯 간간히 섞여나오는 교성과 울음소리 사이에서 지아는 계속해서 보지말아달라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해서 하고 있었다.
"아니야...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분명 뭔가 잘못되었어.."
치우는 야금야금 머리속을 채워오는 기분나쁜 생각들을 떨쳐버렸다. 그럴리가 없다.. 최소한 치우가 아는 지아라면 그럴리가 없다.. 뭔가 잘못된 것이다.. 지아가 흘려내고 있는 눈물은 분명 거짓은 아닐것이다... 그럼.. 도대체 무엇때문에.....
지아의 몸이 한차례 크게 부르르 떨리는듯 보였다. 절정에 달한듯 지아는 잠시 그 상태로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않고있다가 천천히 다리사이에서 손을 빼내고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얼굴을 가리고 있는 손... 그 손가락에는 애액이 잔뜩 묻어 격렬했던 자위의 흔적이 역력히 남아있었지만 그런것에는 아무런 신경도 쓰이지않는지 지아는 그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흐느끼기만 할 뿐이었다.
『이제... 좀.... 괜찮은거야? 』
흐느끼고 있는 지아를 향해 치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조금 전 흘리던 눈물과 흐느끼고 있는 지아의 모습을 보니 안스러운 마음과 조금 전 들었던 생각에 미안함이 들어오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 미안하다는건지.. 지아는 미안하다는 말만 되뇌이며 울고 있었고 치우는 그런 지아에게 뭐라 말을 해야할지 할 말을 찿기 어려웠다.
그렇게 한참을 흐느끼던 지아가 조용히 말을 꺼냈다.
『사실..이면 어떻게하지..? 정말.. 그런거면 어떻게하지..? 』
『....??!!! 너 설마..!! 』
치우는 대군장이 했던 말들중에 한가지를 떠올렸다.
『크크킄 내가 말했지? 여자는 그런 존재라고.. 남자에게 쾌락을 구걸하는 그런 존재일 뿐이라고... 너 역시 다르지는 않아... 』
아무래도 대군장이라는 녀석이 무슨짓을 한것같지만 확실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분명한건 지금 지아의 상태가 정상적인 상태는 아닐것이라는 것이다. 그때문인지 지아는 지금 불안감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 말도 안되는!! 』
"갈증..?"
치우는 지아의 말에 문쪽에 놓여있는 음식과 물병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보니.. 이미 물병에 있는 물은 지아가 모두 마셔버렸었다. 음식이야 허기를 겨우 면할정도로 변변치 못했지만 탈수를 의식해서인지 물의 양은 부족한 편은 아니었다. 몇 일은 충분히 먹을수도 있을만한 양의 물을 그렇게 마셔놓고도 지아는 지금 갈증이 난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렇게... 잠잠하다가도 문득... 갈증이 나면.. 미칠것 같이.. 몸이 다 타버릴것 같이... 흐윽... 나.. 어떻게 되는거야... 』
치우는 이미 깔끔하게 비워져있는 물병과 지아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이미 물은 충분할 만큼 마셔버린 상태였고 지아의 다리사이의 비소에서도 갈증을 탐했던듯이 흥건히 넘쳐 흐를정도의 애액이 지아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찿아야해.. 분명 뭔가 잘못되었어.. 그걸 찿아야해.. 안그러면..."
분명.. 무엇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 지아는 그걸 자신이 여자이기때문이라고 생각해가는듯하지만 여자이기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민감하고 쉽게 성의 쾌락에 빠져드는 여자가 없는건 아니지만 이런 정도는 아니다. 빨리 원인을 찿지 않으면 흔들리고 있는 지아는 스스로를 자책하며 대군장의 뜻대로 휘둘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끼이익..."
치우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조그만 밀실의 문이 열리고 대군장의 수하로 보이는 남자들 몇 명이 들어왔다.
『널 데려오라는 대군장의 명이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