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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드의 모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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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1 회 작성일 24-01-11 11: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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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티어의 사망소식은 쉐밀의 진영에도 전해졌다. 혼자서 적들의 핵심 전력을 상대하던 괴물같은 아군의 갑작스런 사망은 전군의 사기를 침체시키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후우.."


깊은 밤 쉐밀은 홀로 막사 뒤켠을 거닐고 있었다. 사방이 쥐죽은듯 고요한 가운데 모닥불 소리만 작게 타닥거리고 있다.


[이럴거면 왜..]


쉐밀은 스승 카스티어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과거 그가 알고있던 선각자 카스티어와 최근 그가 보여준 모습은 너무나도 달랐다. 그가 달라진 이유를 묻기도 전에, 그는 허무하게 죽어버리고 말았다. 마치 꿈이라도 꾼 기분이다. 이 모든게 꿈이 아니었을까?


"쉐 쉐밀.."


"?"


문득 그의 귓가에 고통에 찬 남성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 음성은 쉐밀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여기다. 여기야. 빌어먹을.."


"아니 스승님?!"


다음순간 쉐밀의 앞에 나타난 사내는 카스티어였다. 그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전신을 덜덜 떨고 있었다. 그에게 겉으로 나타난 상처는 없었지만, 틀림없이 정상은 아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틀림없이 전사하신 줄 알았는데.."


"제길 내가 죽을줄 아나? 크윽 그 빌어먹을 계집년 같으니."


"스승님. 일단 치료가 시급합니다. 부상을 입은 듯 보이는데.."


쉐밀의 말에 카스티어는 사납게 손을 내저었다.


"치료? 큭 웃기지 마라. 하찮은 인간들 중 영체를 복원시킬 수 있는 녀석이 있단 말이냐?"


[하찮은 인간? 영체?]


쉐밀은 머리가 좋은 편이었지만 지금 카스티어가 하는말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잘 들어라 쉐밀. 내가 이 엉망이 된 몸을 이끌고 여기까지 온 이유는 단 하나다. 너에게 명령이 있어서다."


"명령.. 이라뇨?"


원칙대로라면 카스티어는 쉐밀에게 명령을 내릴 수 없는 입장이다. 비록 쉐밀이 카스티어를 스승으로 대우하고 있기는 하지만 엄밀히 말해 쉐밀은 최고 지도자였기 때문이다. 형식상 황제가 될 시렌느를 제외하면 그에 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이는 없다. 그것이 카스티어라 할 지라도..


"토달지 마라. 쓰레기 같은놈."


"!!"


쉐밀이 카스티어의 말에 놀라 말을 잊은 사이 카스티어는 자신의 용건을 꺼내놨다.


"잘 들어. 지금 당장 펜드인가 하는 놈에게 병력을 일으켜라."


"네?"


"당장 그자식을 죽여버리란 말이다!"


"...."


쉐밀은 왜 카스티어가 이렇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저런 말은 들어줄 수 없다.


"확실히 우리에게 가장 큰 적은 펜드가 맞습니다만.. 전쟁은 그리 쉬운게 아닙니다. 차근차근 전략을 세워 확실한 승리를 거머쥐어야 합니다."


"쉐밀 네놈이.."


"당장 병력을 일으키면 인명 피해가 엄청날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전쟁을 끝낼 수 없습니다. 스승님. 왜 이런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지.."


쉐밀의 말은 타당한 논거를 대고 있었다. 하지만 카스티어에게 있어서는 벌레가 위잉대는 소리와 별 다를바가 없다.


"하라면 하란대로 할 것이지 뭔 말이 그렇게 많아!!"


"아.."


"벌레주제에. 감히 내 말에 토를 다는 거냐? 당장 군사를 일으켜라. 아렌티아 그 년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는 꼴을 봐야 한단 말이다!"


"법왕성하께 왜 원한을 가지셨느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이 벌레같은놈!!"


쉐밀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자 카스티어의 창백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인간주제에, 고작 인간주제에 감히 자신을 거스르다니! 생각같아서는 드래곤 피어를 사용해 저 미천한 놈을 굴복시키고 싶었지만, 지금 카스티어는 자신의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그래서 굳이 쉐밀의 병력을 움직여 펜드를 치려는 것이고.

 

"...."


쉐밀은 예의 그 냉정한 눈으로 자신의 스승을 지그시 응시했다. 그는 카스티어에게서 무엇을 보려 하는 것일까? 그리고 잠시 후,


"한가지 묻겠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제국의 황제가 될 시렌느 황녀저하의 의사에 반해 불측한 행위를 하신 적이 있습니까?"


"하하 무슨 헛소리냐. 그 조그만 계집년의 의사따위 아무래도 상관 없지 않느냐. 난 카스티어다. 나는 내 마음 내키는 대로 뭐든 하고 너희들은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다."


"... 그럼 다른 질문을 하죠. 과거 스승님께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말씀을 하셨죠. 그렇다면 그 범주에 스승님은 들어가지 않는 것입니까? 즉 시렌느와 스승님이 동등한 입장이 아니다.."


"뭐? 동등 크 크하하하하!!"


쉐밀의 물음에 카스티어는 허리를 젖히고 크게 웃어댔다.


"이 미천한 벌레야. 인간들이 평등한건 사실이다. 제국에 군림한답시고 거들먹거리는 황제나, 빌어먹고 사는 천민이나, 어차피 내 눈에는 비슷한 벌레들이지. 그러니 그들끼리는 평등한 게 맞다. 하지만 그 추잡한 틈바구니에 나를 끼워 맞추느냐? 어리석은 놈."


"네. 죄송합니다. 제가 불민하여 그동안 스승님을 몰라 뵈었군요."


쉐밀은 의외로 담담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는 카스티어를 경멸하듯 내려보며 입을 열었다.


"떠나시죠. 카스티어님. 이 곳에는 당신이 있을 자리가 없습니다."


"뭐? 감히 네놈이?!"


벌레의 무례한 발언에 카스티어는 분노했다. 그는 자신의 허리춤에서 검을 빼어들었다.


"다시 말해 보거라."


"못할것도 없습니다. 여기서 꺼져라 카스티어."


쉐밀의 말은 카스티어의 자존심을 지독하게 깎아내리는 말이었다. 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쉐밀을 향해 검을 휘둘러 갔다.


"네놈!!"


"..."


챙강


다음 순간, 카스티어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쉐밀의 검에 자신의 명검이 두동강 나는 모습을..


"커 커헉.."


쉐밀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검을 들어올려 무방비 상태의 카스티어의 목을 겨누었다. 그리고 카스티어는..

[마 말도안돼!!]

아무리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고 해도 벌레같은 인간의 검에 패했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가?


"마지막 경고입니다. 떠나십시오."


"크 크흑.."


이길 수 없다. 자신의 옛 제자이자 고작 인간따위인 쉐밀에게 카스티어는 패배를 납득해야 했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말은 변명이 안된다. 이미 카스티어는 쉐밀에게 마음 깊숙한 곳 부터 지고 있었으므로.. 하지만 카스티어는 그 사실을 몰랐다.


"네노옴!! 언젠가 네 놈의 뼈를 통째로 갈아 마실 것이다. 기다리거라."


"...."


카스티어는 한참동안 증오어린 눈으로 쉐밀을 쏘아보다 훽 몸을 돌렸다. 잠시후 그의 흐릿한 실루엣이 완전히 시야 밖으로 사라져 간다.


.

.

.


[쉐밀 그 자식이!!]


카스티어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자신이 도망치는 것인가? 그간 벌레만도 못하게 보던 인간이란 놈에게 겁을 먹었다는 것인가?


분명 자신은 아렌티아의 공격에 돌이키기 힘든 치명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 따위에게 패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었다. 그것도 자신이 장난삼아 가르친 제자에게!


[크윽 이게 모두 아렌티아 그년 때문이다!!]


성룡이 된 이래 처음으로 겪은 패배와 그에 이은 또한번의 패배.. 견딜수 없는 모멸감과 치욕 속에 카스티어는 이 모든 책임을 아렌티아에게 돌렸다. 자신의 알을 품어야 할 여자가 감히 지아비를 공격하다니.. 그냥 공격한 것도 아니다. 그녀가 꺼낸 이상한 검은 빛은 자신의 영혼을 직접 공격해 영체의 8할 이상을 소멸시켰다. 자연적으로 이 피해가 회복되려면 무려 80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야 한다.


[용서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그년.. 내 레어에 감금해 두고 정신이 망가질 정도로 범하고 범해주지. 수백년에 걸친 내 조교의 정수를 남김없이 선보여 주마.]


카스티어가 품은 증오의 칼날은 머지않아 아렌티아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었다. 하지만 아렌티아는 카스티어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도, 그가 어떤 결의를 다졌는지도 알지 못했다.


.
.
.


암흑룡 아카시아의 직계이자 마계군주의 사위 아렌티아와 검의 천재라 불리우는 1600년 묵은 실버드래곤 카스티어. 두 젊은 드래곤의 문제는 이쯤에서 끝마치고, 다시 쉐밀의 시점으로 돌아가자. 그는 카스티어를 패퇴시킨 후, 깊은 실의에 빠져 두문불출하고 칩거해 있었다.


[내가 쫓아온 그분의 이상은 결국..]


이쯤 되면 쉐밀도 카스티어의 정체를 어렴풋이 눈치챌 수 있었다. 그는 인간이 아닌것이다. 드래곤이나 악마, 혹은 천신의 일종이겠지.. 그렇게 따져보면 모두 설명이 된다. 인간을 벌레만도 못하게 취급하기에 오히려 그들이 평등하다는 사상, 단신으로 적들의 핵심 병력을 붕괴시킨 무지막지한 무력. 고귀한 신분의 시렌느를 아무렇지도 않게 범하려 하는 대담성.. 결국 자신은 놀아난 것이다. 인간이 아닌 존재가 하는 헛소리에 취해 이상제국을 건설하는데 평생을 바쳐왔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이제와서 그만둘 수는 없었다. 여기까지 와서 모든걸 무위로 돌리기에는 그가 걸어온 세월의 무게가 너무 크다. 하지만, 쉐밀은 어떻게 해도 마음 한켠에 자리잡은 공허함을 지울수가 없었다. 아마 그의 가슴에 예전과 같은 불꽃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
.
.


펜드 테어카나. 제국의 황태자. 그는 현재 심한 자괴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억지로 만들어온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결국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 그는 방 안에 틀어박혀 그 누구와도 대면하려 하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그가 아무 일도 하지 않자 전황이 더 좋아져갔다. 노련한 무관출신 귀족들이 군사력의 우위를 충분히 살려 반격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번 카스티어에게 당한 피해 때문인지 좀처럼 승기를 잡을수는 없었다.



똑똑


"난 지금 누구를 만날 기분이 아니다."


자신의 방 문에 인기척이 들리자 펜드는 무거운 어조로 방문객을 거절했다. 하지만 다음순간 문 밖에서 뜻밖에도 나지막한 소녀의 음성이 들려왔다.

 
"저에요 파르세스."


"..."


펜드가 아무 말이 없자 파르세스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곧 펜드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요즘 오빠 기색이 안좋아 보여요. 근 한달가까이 절 안으러 오시지 않았잖아요."


"잘된 일 아닌가? 넌 나에게 범해지는걸 싫어했지 않느냐."


"네. 처음에는 몸이 편해서 좋았어요. 하지만 곧 불안해 지더라구요. 당신의 마음이 저를 떠났을까 싶어서요.."


"큭큭. 나같은 놈의 귀여움을 받아서 뭐하려고 그러느냐. 내 첫째부인 카나도 그동안 얼굴한번 비춘적 없는데 잘 살고 있지 않느냐."


"그렇긴 해요. 카나 그 사람은 오빠가 눈 앞에 안보이니 오히려 기분이 좋아 보였어요."

하긴.. 카나는 처음부터 자신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비열한 방법으로 속여 인생을 망친 남자에게 호감을 가질리가 없지.



한동안 둘 사이에 정적이 돌았다. 잠시 후 침묵을 깨고 파르세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부탁이 있어요."


"뭐지?"


"절 황비로 맞아 주세요."


펜드는 웃었다.


"큭큭 웃기는군."


그의 비웃음에도 파르세스는 조금도 물러섬이 없었다.


"아름다움이 시들면 버려질 노리개 따위는 더이상 싫어요. 절 정식으로 비로 인정해 주세요 오빠."


"...."


"전 한 나라의 황비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해요. 신분도 지성도 미모도.. 최소한 카나라는 그 여자보다는 낫잖아요."


사실 파르세스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비록 사생아라고는 하지만 파르세스는 나름 공주의 신분이었고 기억력과 눈치가 좋으니 머리도 보통이상은 되어 보인다. 그리고 미모는..


[뭐 뭐야?]


펜드는 새삼 파르세스의 아름다움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시력을 회복하기 전  예전의 파르세스는 여자로서 매력적이라기 보다는 귀엽고 잘생겼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의 그녀는.. 이제 막 꽃을 피워가는 화사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었다. 짧은 머리를 여자답게 다듬고 옅게 화장을 한 것 만으로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단 말인가? 과거 자신이 그녀를 남자아이라고 생각했던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후후후 어리석구나."


하지만, 이런 저런 문제는 다 제쳐두고 파르세스의 부탁은 멍청하기 짝이없는 말이었다. 황비고 뭐고간에 일단 펜드 자신이 죽게 생겼는데 무슨 헛소리란 말인가? 자신은 쉐밀을 이길 수 없다.


"제가 당신의 아내가 되려는게 이상한가요? 저에겐 자격이 없나요?"


"자격문제는 둘째치고.. 난 황제가 될 수 없다. 네 아버지 쉐밀이 내 목을 치고 시렌느를 황제로 올릴 것이다. 그런 내 비로 들어와서 뭐하려고.."


"오빠.."


"네 애비에게 돌아가라. 이제 넌 쓸모가 없어졌다. 더 이상 잡아둘 이유도 없으니 보내주마."


펜드의 말에 파르세스는 담담히 고개를 저었다.


"전 돌아갈 수 없어요. 왜냐면 이미 선택했는걸요."


"선택?"


"전 오빠를 선택했어요. 어차피 저에게 있어선 아버지나 펜드 오빠나 비슷해요. 아버지는 저를 단지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한 물건으로 대했고 오빠는 절 욕망을 충족시킬 육인형 정도로 대했죠. 다른점이 있다면, 오빠와는 몸을 섞었다는 것 정도?"


"...."


"하지만 그 차이가 제 결심을 굳혔어요. 전 이제 아버지에게 돌아갈 수 없어요. 좋던 싫던 당신과 끝까지 함께 해야 하죠."


"무슨말인지 모르겠군. 헛소리 할꺼면 어서 눈앞에서 꺼지거라."


파르세스는 웬지모르게 슬퍼보였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다시 부탁했다.


"제가 원하는건 당신이 저를 인정해 주는 거에요. 제가 제국의 황비로 정식으로 족보에 오를 수 있게 해주세요. 제 자식이 저 같은 사생아가 아니라 황자 혹은 황녀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 어려운 부탁이 아니잖아요. 첫째 황비가 아니라도 좋으니, 그저 절 정실로만 맞아주시면 되요."


"큭큭 그래. 널 황비로 맞아주면 어쩔건데?"


파르세스는 서늘한 시선으로 펜드를 마주봤다.


"당신을 황제로 만들어 드리지요."


"미쳤군."


"아니, 전 진심이에요. 제 아버지를 죽이고 이 전쟁에서 당신을 이기게 해드리겠어요. 손해볼거 없지 않나요?"


"후후"


정말 이 파르세스라는 소녀는 재미있는 여자다. 자신을 무참히 강간한 남자에게 기대려고 하지를 않나, 이젠 그런 남자의 편을 들어 아버지를 죽이는 패륜을 저지르겠다고 나선다. 대체 무엇이 그 순진했던 장님 소녀를 이렇게 만든 걸까?

그런한편 펜드는 파르세스의 말에 흥미를 느꼈다. 패륜이라는 말에서 그녀와의 묘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펜드도 훌륭한 패륜아라고 할 수 있었다. 권력에 눈이 멀어 그의 아버지를 죽인 마녀와 손을 잡고, 심지어 힘을 얻기 위해 그녀와 몸을 섞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좋아. 널 둘째 황비로 맞아들이마. 어디 열심히 해서 네 애비를 죽여봐라."


"고마워요 오빠."


펜드의 허락이 떨어지자 파르세스는 고개를 꾸벅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을 나서기 전, 그녀가 멈칫 하더니 몇마디 덧붙였다.


"전 지금껏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어요. 당신과는 다르죠.. 믿어도 괜찮아요."


"그래. 알았다."




파르세스가 나가고 펜드는 만사가 귀찮은 듯 길게 의자에 몸을 뉘었다. 그는 조금이라도 파르세스의 말에 . 자신이 황제가 될 그릇이 아니라면 이대로 죽는 거다. 그게 옳다.

 

이제 거의 완결이 가까워 왔습니다 여러분. 제가 생각해도 저는 잉여인간이 확실하군요! 벌써 야설로만 1,500kb가까운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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