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드의 모험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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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쉐밀의 스승 카스티어에게 심한 꼴을 당한 시렌느는 고민끝에 결국 쉐밀을 찾아갔다. 그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을 생각이었던 것이다.
"...사실이냐?"
쉐밀은 시렌느의 말에 한참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시렌느는 그의 물음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미안하구나. 다시 한번 묻겠다. 네 말에 한치의 거짓도 없느냐?"
"네. 사실입니다."
"크으윽.."
믿을 수 없다. 쉐밀의 기억속의 스승 카스티어는 조금 괴팍하기는 했지만 깨어있는 사고를 가진 훌륭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여성의 의사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성적 만족을 얻다니.. 그가 그렇게나 비열한 사람이었나?
"네가 나로 인해 그런 일을 겪었다니 진심으로 유감이다. 일단 돌아가서 쉬거라."
"...."
"네 말을 믿지 못하는건 아니지만, 일단 스승님의 말도 들어 봐야 한다. 후우 잘 모르겠구나. 어떻게 이 일을 처리해야할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아니 그럴리가. 잘 말해주었다. 네가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면 나는 스승의 진면목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너에게 잘못은 없다. 단지 너는 피해자일 뿐이다."
"...."
쉐밀은 정신적으로 무척 피곤한 듯 보였다. 사실 그가 받은 충격은 직접 끔찍한 일을 겪은 시렌느 이상이었다. 그에게 있어 스승 카스티어는 자신의 이상이자, 사상적 근원이었던 것이다.
"돌아가 보겠습니다. 숙부님."
"그래."
시렌느가 돌아간 후 쉐밀은 혼자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시렌느가 설마 거짓을 말할리는 없고, 이제 상급정령도 다룰 수 있다는 그녀를 간단히 제압할 수 있는 사내는 오직 카스티어 밖에 없다. 그가 정말 그토록 파렴치한 사내였다면 자신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
.
.
"다크 플레어!"
아무리 마법을 퍼부어도 카스티어의 옷자락 하나 건들지 못하자, 아렌티아는 신경질 적으로 자신이 알고있는 최강의 특수염계 마법을 시전했다. 다크 플레어는 9서클에 달하는 그 엄청난 위력도 위력이지만 한번 발동되면 적을 지옥끝까지 따라가는 타겟유도형 마법으로 악명높다.
"놀래라.. 800살 먹은 어린 드래곤이 이런 무서운 마법을 쓰다니요."
썩둑
다음순간, 카스티어는 검은 불꽃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놀랍게도 불꽃이 반으로 갈라지며 허공에서 사그러 드는게 아닌가?
"하 무형검?"
아렌티아는 기도 안찬다는 듯 한마디 했다.
"호오 정말 놀랍군요. 이걸 알아보시다니."
[장난이 아냐. 저 미친 도마뱀은 정말로 강해.]
전력을 다한 마법이 무위로 돌아가자 아렌티아는 뼈속 깊이 위기감을 느꼈다. 8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아왔지만 무형검을 사용하는 이를 만난건 이번이 두번째다. 물론 첫번째는 자신의 아내고.. 카스티어의 무형검은 그녀의 무형검에 비해 그리 손색이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검을 극한까지 수련한 드래곤이라..
"무형검이 뭔지 안다면 이제 당신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저를 이길 수 없다는 것도 깨달으셨겠죠."
"개소리 집어 치시지."
몇차례 강력한 마법을 퍼부었지만 아직도 그녀의 마나통이 바닥을 드러내려면 한참이나 남았다. 그녀는 다시한번 마나를 일으켜 공격마법을 캐스팅 해간다.
[이번에도 피할 수 있나 보자.]
아렌티아의 주위에 대량의 마법진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카스티어는 그녀가 사용하려는 마법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그녀를 공격해 갔다.
"이익?!"
좀 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섬전같은 일격에 아렌티아는 급히 캐스팅을 중지하고 몸을 피했다.빠른 판단 덕에 다행히 치명상은 피할 수 있었지만 허리부분이 카스티어의 검에 깊은 자상을 입고 말았다.
"이거 참. 제 검을 상대로 이렇게나 버텨낸 이는 당신이 처음입니다. 3천살이 넘은 웜급 드래곤도 인간형태로는 절 이기지 못했는데.."
"미안하지만 너보다 훨씬 고강한 검술을 지닌 분이랑 오랫동안 같이 살아서, 네 검의 궤도쯤은 읽을 수 있어."
"나보다 강한 검사? 금시초문이군요. 전 검 하나만 천년을 수련했습니다. 대륙에 어떤 존재도 저보다 검을 깊이 이해한 이는 없을 겁니다."
오만이 하늘을 찌르는군. 아렌티아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고 다시 전투에 임하려 했다. 하지만 카스티어는 비겁하게도 그 틈을 노려왔다.
푸욱
"아아앗!"
아렌티아의 어깨죽지가 피로 붉게 물들어 간다. 카스티어는 그녀를 뒤에서 꼭 끌어안고 속삭이듯 말을 걸었다.
"많이 아프신 가요? 저는 더 아픕니다. 당신처럼 아름다운 분을 상처입히다니.. 제 가슴이 찢어질 것 같군요."
"미친새끼!"
아렌티아는 카스티어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일단 근력에서 카스티어에게 한참 밀리다 보니 뜻대로 몸을 뺄 수가 없다. 카스티어는 아렌티아의 윤기나는 흑발에 얼굴을 묻고 마치 변태처럼 킁킁대었다.
"오오 이것은?!"
아렌티아의 몸에서는 마치 물망초와 같은 향기가 났다. 하지만, 카스티어가 놀란 이유는 그 물망초 향에 섞인 여물지 않은 싱싱함을 느껴서 이다. 이건 틀림없다. 아렌티아는 놀랍게도 무려..
"당신 남자 경험이 없군요. 이거 감동입니다. 800살이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유희를 십수번은 다 할수 있는 나이인데, 그동안 전혀 관계를 갖지 않았다는 건가요?"
"큭 미친놈아!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카스티어가 혼자서 감동해서 뭐라고 하던간에 아렌티아는 지금 이 징그러운 자식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카스티어가 자신을 끌어안으며 마나를 봉쇄시켜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제가 당신의 첫 남자가 되는 건가요? 흑 절 위해 수백년이나 순결을 지켜 오신 건가요?"
"아.."
아렌티아는 이 미친 변태드래곤의 말에 무언가 끔찍한 위화감을 느꼈다. 뭐 첫 남자가 어쩌고 어째?
사실 아렌티아는 저주에 걸려 성별이 뒤바뀐 것 치고는 남자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절세의 미모를 갖고 있었으므로 그동안 그녀의 외모에 흑심을 품은 사내가 꽤 되었다. 하지만 일단 아렌티아라는 존재 자체가 세상의 규격에서 벗어난 드래곤이라는 종족이었으므로 그동안 사내들의 강압에 의해 위험한 처지에 놓인 적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나이 먹도록 청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고. 하지만 지금 상황은..
[뭐야 이 개 같은 놈은!]
아렌티아의 전신에 오한이 돋는다. 차라리 죽고말지 농담이라도 남자에게 당하는 것은 싫었다. 비록 지금 육신은 여자지만, 아렌티아는 원래 남자가 아니었던가!
"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후후 당연한거 아니겠습니까? 오늘 반드시 당신의 처음을 받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당신의 그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은 소중한 자궁에 사랑의 결정체를 탄생시키는 겁니다."
"우 욱.."
"어쩔 수 없어요. 이제 채 열마리도 남지않은 우리 종족 중에서 당신과 가까운 나이대의 드래곤은 저 밖에 없지 않습니까? 종족번식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맺어져야만 하는 거죠. 설마 당신, 3천살 넘은 중년 취향은 아니겠죠?"
"욱 우욱"
카스티어의 말을 상상해 보니 정말로 토할것만 같았다. 강간당하는 것도 모자라 임신까지 하게 된다고? 그것도 남자가!!
"우웨엑"
결국 아렌티아는 오늘 아침에 먹은 양상추 샐러드를 위장 밖으로 내보내고야 말았다. 카스티어의 끔직한 말과, 허리께에 느껴지는 익숙한 "몽둥이"의 감촉 때문에 도저히 견딜수가 없었던 것이다. 갑자기 아렌티아가 토악질을 하자 카스티어는 순간 당황하여 그녀에 대한 경계심을 조금 늦추었다.
"다 같이 죽자!"
그 틈을 노려 아렌티아는 강제로 자신의 마나를 폭주시켰다. 잠시 후, 그녀의 몸을 중심으로 엄청난 마나의 폭풍이 휘몰아 치기 시작했다.
콰르르르
"크윽!"
아렌티아를 안고 있던 카스티어는 그녀의 몸 주변에 휘몰아치는 마나 폭풍 때문에 전신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뒤로 물러서야 했다. 마나 폭풍에 휘말린 자신의 마나 배열이 엉망으로 엉켜버렸기 때문이다. 때로는 외상보다 내상이 훨씬 무서운 법이다.
울컥
하지만 억지로 자신의 마나를 충돌시켜 폭풍을 이끌어낸 아렌티아의 타격도 카스티어 못지 않았다. 그녀는 총 마력의 팔할 가까운 양을 이번 공격에 소진 시키고 말았다.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죠. 당신은 특히 까칠한 가시를 갖고 있군요. 하지만 남자는 그럴수록 더 정복하고 싶은 법입니다."
카스티어는 차츰 피해를 회복하고 있었다. 그의 회복속도는 아렌티아의 그것보다 훨씬 빨랐다.
"...."
아렌티아는 말없이 경멸과 증오에 찬 시선으로 카스티어를 노려봤다.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강제로 시전한 마나폭주의 부작용은 생각보다 컸던 것이다. 이대로라면..
"그런 눈으로 절 보시면 슬프답니다. 후후 다 되었군요. 이제 사소한 다툼은 집어치고 사랑을 나눌 시간이군요."
피해를 어느정도 회복한 카스티어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아렌티아에게 느긋히 걸어오고 있다. 저자식의 얼굴은 왜 저리 재수가 없을까?
[날 원망 말거라. 다 네 죄업이다.]
이제 어쩔 수 없다. 아렌티아는 저런 재수없는 놈에게 능욕당하는건 죽기보다 싫었기 때문에, 결국 이 방법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즉 카스티어를 "죽이"기로.
"두려워 하지 마세요. 아렌티아 양. 전 자상한 남자니까요."
[창조신 디엘이시여. 부디 빛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는 이 죄많은 종을 용서하소서.]
카스티어가 자신의 코 앞까지 다가오자 아렌티아의 가냘픈 손에서 불길한 검은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호오 무슨 수작을 부리시는 건가요? 귀여운 아가씨~"
"...."
그는 지금 자신의 생에있어 가장 중대한 위기가 찾아왔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듯 했다. 하긴 그럴만도 하다. 카스
티어가 오래 살았다고는 하지만 마계의 극히 이질적인 힘을 견식한 적은 없었을 테니..
티어가 오래 살았다고는 하지만 마계의 극히 이질적인 힘을 견식한 적은 없었을 테니..
[마검 아스모데우스.]
한번 소환하면 반드시 누군가의 피를 봐야 한다는 저주받은 마검. 그 피의 양은 대상의 격에 의해 달라진다. 아마 카스티어 정도면 딱 한번의 살생으로도 마검을 만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어?"
웬일인지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카스티어가 당황하여 잠시 멍하니 있는 사이, 아렌티아의 손에서 무시무시한 검은색 빛무리가 허공을 가른다.
우우우웅
[억 뭐 뭐지? 뭐어어어 지? ??]
철푸덕
"...."
의식조차 하지 못한 사이, 카스티어는 차디찬 땅 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의 의식이 점점 희미해 지더니, 종래에는 완전히 그 빛을 잃었다.
"후 우..."
아렌티아는 마검의 영향으로 붉은 눈동자를 한 채 바닥에 쓰러진 카스티어를 힐긋 했다. 죽었군.. 이제 그는 다시는 죄 없는 여자들을 농락할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이 재수없는 자식을 죽인데에 일말의 후회도 없었다. 다만 죽음을 내린 수단에 대한 유감이 있을 뿐.
위이이잉
카스티어의 죽음을 확인한 아렌티아는 마검을 다시 돌려보냈다. 설마 이걸 사용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빛의 의지를 거스르는 아스모데의 권능. 장인어른인 그가 결혼선물로 사위(혹은 며느리) 아렌티아에게 하사한 물건이다.
[이제 법왕노릇도 끝이군.]
사악한 어둠의 힘을 끌어쓴 자신이 더이상 빛의 창조신 디엘을 섬길 자격은 없다. 그녀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한쪽에서 떨고 있는 펜드에게 다가갔다.
"다 봤겠지?"
"으 으으.."
"나는 너를 위해 너무 큰 희생을 해야 했다. 금지된 권능을 사용해 사제로서의 자격을 잃었을 분 아니라, 동족살해라는 꺼림직한 일도 저질렀지. 난 이제 더 이상 인간세에 있을 수 없다."
펜드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는 아렌티아가 하는 말을 반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계속 정신못차리고 떨고만 있자 아렌티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철썩
"끄억?"
펜드의 눈에서 불이 번쩍 났다. 화끈한 통증이 볼에서 얼얼하게 느껴져 온다. 그리고 자신에게 손을 댄 장본인 아렌티아는..
"정신 차리지 못해?!"
"어 으으.."
"정신 차리란 말이다 이 쓰레기 같은놈아! 일국의 군주가 이렇게 그릇이 작아서야 되겠느냐?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거라. 그 겁먹은 눈은 집어 치고 한 나라를 책임지는 왕으로서의 위엄을 보이란 말이다!!"
아렌티아는 펜드의 멱살을 쥐어 일으켰다. 그녀는 분노에 찬 눈으로 펜드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이제 난 더 이상 널 도와줄 수 없다. 도와줄 맘도 없고.. 이정도면 세피아와의 약속은 지킨 셈이니. 그 말인 즉 앞으로는 너 혼자서 제위에 오르기 위한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
"지금껏 네 힘으로 무엇 하나 해온게 있느냐? 다 죽어가는 세피아가 내게 와 부탁하더군. 제발 불쌍한 펜드라는 형편없는 자식을 황제로 보위해 달라고. 큭큭.. 왜냐고? 너 같은 멍청한 자식이 황제가 되야 이 나라가 망하니까. 넌 그걸 알고 있느냐?"
"아.."
펜드는 아렌티아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녀가 자신을 황제로 밀어준 이유가 이 나라를 망치기 위해서였다고?
"잘 들어라. 더 이상 너와 얼굴 마주칠 일도 없을테니 이것이 마지막 충고다. 너 자신을 알거라. 네 주제를 파악하고 겸허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란 말이다! 지금 네 상태로는, 설령 네가 황제가 된다 하더라도 세피아가 생각하는, 나라를 망칠 멍청한 황제가 될 수 밖에 없어. 넌 그걸 원하느냐? 마지막까지 그 세피아라는 마녀의 허수아비로 남기를 원하느냐?"
"!!"
아렌티아의 말을 듣고 펜드의 안색이 점차 심각하게 굳어갔다. 그녀의 말이 맞다. 자신은 세피아의 허수아비가 아니다. 죽은 그녀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네 본바탕은 그리 나쁘지 않아. 충분히 자질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러니 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신중하게 스스로를 담금질 하거라. 진정한 군주로서 거듭나란 말이다! 알겠느냐?!!"
"그 그.."
"알겠냐고 물었잖아?!"
"네!!"
아렌티아의 다그침에 펜드는 얼떨결에 큰 소리로 대답했다. 그의 대답을 듣고 아렌티아는 조금 누그러진 표정으로 펜드의 멱살을 내려 놓았다.
"이제 정말 이별이군.. 난 이제 교단을 떠날 테니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다."
아렌티아는 잠시 펜드를 지그시 바라보다 훽 몸을 돌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검은 인영은 펜드의 시야 밖으로 희미하게 사라져 버렸다.
[나 자신을 알라고?]
남겨진 펜드는 멍하니 주저앉아 아렌티아의 마지막 충고를 되뇌어 보고 있었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잘 하는거 하나 없고, 운이 좋아 황태자가 되었고, 별 노력도 들이지 않고 세피아의 마력을 넘겨받아 소드마스터가 되었고.. 쉽게 말해 억세게 운 좋은 놈이군.
"..."
그렇지만 그 뿐이었다. 자신은 운좋은 사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아렌티아의 말대로 심지어 자신은.. 쓰레기 이기도 하다.
펜드는 우울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한켠에 쓰러져 있는 루카를 조심스레 들쳐업고 말없이 전장을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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