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장/TS(Time stop] 멈춰버린 세계 (최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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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천사로 밖에 표현이 안되는 것이 보인다.
마치 미의 여신을 그린 명화와 같이 현실과 동떨어진 자태.
그녀는 금빛의 로브를 몸에 휘감고 옷의 색과 같은 윤기있는 머리카락을 지녔다.
단하나 신경이 쓰인 것은 그 오른손에 지닌 부조화스러울 정도로 공포를 느끼게 하는 창.
천사는 미소를 짓는다.
그와 동시에 하늘을 향해 펄럭이던 날개는 그 움직임을 멈추고,
일순간의 시간차를 두고 오른손의 창을 이쪽으로 향해 힘껏 내던져 왔다.
그때까지는 터무니 없는 꿈이라고 생각했다.
그 뒤 이 세계의 정적은 깨지고 마루를 파괴하며 창은 꽂혔다.
깨진 바닥의 파편이 타닥타닥 나의 얼굴이나 신체에 흩날리고 그 작은 아픔으로 이것이 현실인 것을 깨달았다.
「이런… 미끄러졌군요.」
천사가 자애의 미소를 띄운 채로 이쪽을 향해 천천히 가까워져 온다.
이곳은 방금까지 있었던 스튜디오.
기분 좋은 사정으로 조금 의식이 날아간 것 같다.
그렇다 치더라도 눈앞의 천사는 뭐야.
나는 획 뒤로 돌아 스튜디오를 가로질러 도망쳤다.
전력 질주로 미로와 같은 방송국의 통로를 달린다.
이렇게 필사적으로 달린 것은 오래간만이다.
피로는 전혀 느끼지 않는다. 세계가 멈추고나서 부터는 정력도 체력도 극한까지 높아져있기 때문이다.
심장이 뜨거워지는 약동감에 지배되면서 나는 통로를 달린다.
달리면서 생각한다.
뭐야 이 전개, 왜 천사가….
거기까지 생각하고 잠깐 뒤를 되돌아 보면.
「!」
방금 전의 창을 들고 날개로 활공 하면서 뒤쫓아 오고 있다.
역시 하늘을 나는건가.
그런가, 알았어!
인간과 조금 다른 그 분위기…, 사우사를 닮아 있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저쪽에 얽힌 트러블인가.
나는 아마 인간으로서의 체력의 한계까지 강화되고 있을텐데.
그 이상의 속도인가.
통로는 직선이기때문에 장애물을 방패로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해서 지그재그로 달리기로 했다.
아마 창을 던졌겠지.
창을 주울 시간은 벌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건물 밖에 뛰쳐나와 정원과 같은 곳에 나와 버렸다.
이건 위험한데…, 장애물이 없다면 날 수 있는 쪽이 유리하다.
「이런 곳에서, 이유도 알지 못하고 죽어버리는건가」
그렇게 외친 순간 신체가 살짝 떠올랐다.
무언가에 잡혀 떠오른 것이다.
천사에 잡혀 더·엔드일까하고 생각했지만 이 작은 손은 본 기억이….
뒤돌아 보면 푸른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사우사가 나를 잡고 하늘을 활공 하고 있었다.
잠깐 뒤돌아 봤을뿐인데 그사이에 나는 방송국을 벗어나 바다위를 날아 간다.
굉장한 스피드다.
「덕분에 살았어, 사우사」
「괜찮아, 저건 이쪽에 얽힌 트러블이니까」
그렇게 말하고 앞을 향해 침묵을 지키며 비행한다.
여유는 없는 것 같다.
이런 진심의 표정의 사우사는 처음 볼지도 모른다.
뒤를 되돌아 보면 조금 전의 천사가 비슷한 속도로 뒤쫓아 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도 나는 뭐라고 할까 아직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사우사의 가슴을 만져보기로 했다.
흐음-, 좀 작지만 좋은 감촉.
신체에 딱 맞는 슈트라고는 해도 직접 맞질 수 없는게 아까울 정도.
아직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같다.
「너…, 각오해둬.」
사우사가 화가 난 목소리로 외치면서 더욱 더 속도를 높혔다.
노려보는 것만으로 죽을 것같이 차가운 시선이다.
아무래도 조금 전까지의 속도는 이쪽에 맞추어 조절해 주고 있던 것 같다.
뭐라고 해야할까…
한층 더해 회전까지 한다.
구토를 넘어서 영혼이 빠져나가는듯한 저혈압을 느꼈다.
잠깐이라면 몰라도 계속해서 폭풍을 맞고 있으면 몸은 자꾸자꾸 피폐해져간다.
몹시― 신체가 추워졌다.
희미해져 가는온 의식을 쥐어짜서 눈앞을 보면 무엇인가 큰 것이 가까워져 왔다.
배다, 저것은.
그렇게 사고한지 얼마되지 않아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갑판을 향해 떨어지듯이 착륙했다.
「으아!」
무심코 외쳐 버렸지만 착륙의 충격은 적었다.
「와라.」
나를 마루에 내던지고는 사우사는 양손을 펼쳐 요격의 태세를 취했다.
다음 순간 천사가 창을 들어 돌진해 오는 것이 보인다.
부딪쳤다고 생각한 순간 아주 커다란 폭음과 함께 배의 갑판이 부서져 산산조각났다.
「크으읏, 놔라!」
창을 휘두르면서 날뛰는 천사의 신체를 촉수가 제한한다.
천사가 이건 뭐냐고 외치는 동안 부서진 배의 갑판으로부터 수많은 촉수가 튀어나와 붙잡히고 마루에 내팽겨치는 천사.
「함정에 걸렸군」
움직일수 없게 된 천사의 머리를 발로 차버리는 사우사.
「이거… 본 적 있겠지.」
「위임장……이라고?」
「그래, 나는 재정 회의 전권위임을 받고 있어. 지금이라면 모든 물리 법칙을 조종할 수 있다고?」
「크윽!」
천사는 신체를 촉수로 강하게 조여지자 비명을 질렀다.
어딘가의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방심했군, 동급 악마라고 생각했었는데…」
천사는 그 눈을 내 쪽에 향했다.
「거기, 인간……도와라. 나는 천사다, 너를 천국에 이끌어 주마」
도우라고 말해봐야… 조금 불쌍하다고 생각하지만 무리지.
「속지 마. 저녀석은 천사가 아냐」
그렇게 웃으면서 사우사는 뼈가 부러졌을 등을 한층 더 강하게 짓밟았다.
아름다운 날개가 부러져 버렸다.
잔혹한걸.
「신의 세계를 뒤흔드는 악마가 무슨 말을 하는 거냐!」
그런데도 저항할 체력이 아직 천사에게는 있던 것 같았다.
아마 인간과는 체력의 기준이 다르겠지.
그런데도 괴로운 것은 변함없었다.
「저녀석들은 말이지… 원래 인간이었던 악마야」
「인간?」
조금 흥미가 생기는 화제였으므로 되물었다.
나도 살해당할빤 했으니까 알 권리는 있을 것이다.
「너희처럼 복잡한 심리 구조를 가지는 인간이 태어난 이 별이 관할에 들어갔을 때,
악마의 수가 부족해서 인간을 베이스로 태어난 악마가 저녀석들.
천사를 자칭 하고 있는 악마야」
그렇게 말하고 밉살스러운 듯이 사우사는 그 작은 다리에 힘을 집중한다.
그때마다 뼈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천사는 비명을 지른다.
비참한 광경이다.
「원래 인간이었던 저녀석들은 우리들 순수한 악마와 동등한 힘을 얻고 반역했어.
게다가 일신교를 퍼트려 힘을 사용하는 걸로 인간을 속여 무상으로 영혼을 손에 넣고 있어」
「우리를 따르면 인간에게는 구제가……」
「뭐가 구제야! 속지 마.
저녀석들의 명령에 따라도 인간 목장에서 영원히 노예로서 혹사 당할 뿐이야」
「악마주제에……」
한층 더 힘을 가하는 사우사.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고 축 엎어져버린 천사는 입을 다물었다.
「이렇게 혼내줘도 저녀석들은 나처럼 죽지 않아.분한겅….
그러면 어떻게 해볼까…, 영원히 땅에 파묻어 봉인이라도 해 줄까」
잠깐 생각하는 것 같았던 사우사.
그러나 그 몸을 촉수가 로프처럼 칭칭 감고 있어서 움직일 수는 없었다.
「그래! 재미있는 것을 생각해냈어.」
사우사는 그렇게 말하고 나를보고 웃었다.
「이녀석 범하지 않을래?」
「응―?」
설마 그렇게 말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천사라고 해야하나 옛 악마라고 해야하나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좋은건가?
「이 녀석은 원래 인간이었니까 분명히 임신할만한 구조는 갖추고 있을꺼야」
그렇게 말해지자 죽은 것처럼 엎드려있던 천사는 강하게 날뛰기 시작했다.
2-3 개의 촉수를 물어 뜯고 어떻게든 하늘로 도망치려 한다.
그렇지만 한층 더 많은 수의 촉수가 그 몸을 제압하고, 공중에서 각각의 촉수가 양손 양다리를 속박해버렸다
「크-앗!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
믿을 수 없다는듯한 새파래진 얼굴로 내려다보는 천사.
이렇게 보면 그저 범해지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예쁜 백인 아가씨로 밖에 안보인다.
범하겠다고 사우사에게 말하자 사우사는 악마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표정을 띄웠다.
사우사는 천사가 가지고 있던 창을 줍더니 그것을 휘둘렀다.
그러자 천사가 입고 있던 로브나 속옷 등이 모두 찢어지고 그 나체를 우리의 눈앞에 드러냈다.
「싫어―, 그만둬!」
상당히 흥분해 버렸다.
사우사는 폭소를 참고 있는듯한 느낌이다.
「전권 위임장은 모든 물리 법칙을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사용법도 할 수 있다고?」
그 말과 동시에 천사의 노출된 가랑이로부터 선혈이 흘렀다.
「아아아아--」
천사는 그 광경에 얼굴의 핏기가 사라질 정도로 새파래졌다.
「크크큿……월경은 제대로 찾아와서 다행이네.
천년만 정도의 생리라고 해야하나? 다행인걸- 여자의 기능이 제대로 남아 있어서.」
그렇게 말하고 사우사는 심술궂게 웃는다.
「사과할테니까……용서해…주세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 육체를 촉수에 얽매이고, 가슴과 가랑이 등의 소중한 부분이 드러난채 작은 움직임조차 할 수 없는 상태.
이이상 선정적인 자세도 없을테지.
사우사가 조작한 것인지 내 허리 부근까지 내려 온다.
「천사에게 손을 대면 벌을 받아요!」
그러자 사우사가 몸을 비틀면서 폭소한다.
「하하하핫! 벌도 내리는 사람이 있어야 받겠지!」
시키는 대로 범하는 내가 말해도 되는 것은 아닐테지만 저녀석… 성격 나쁜데.
「싫어…, 부탁해요, 멈춰주세요.」
방울방울 눈물을 흘리면서 간절히 부탁하는 천사.
이렇게 되면 평범한 여자와 다르지 않다는 기분이 들었다.
조금 불쌍할지도 모르지만.
이미 흥분해버렸으니… 그렇게 생각하면서 조금 손을 뻗어 본다.
「싫어어엇-멈춰요.」
잠깐 가슴에 손을 대었을 뿐인데 이런 과잉 반응이냐.
사우사도 그렇게 떠들지 않았답니다―.
언제나 범하고 있을 때는 도망치듯 사라져버리더니…,
상당히 천사라는 녀석들하고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천사의 허리에 손을 대고 입맞춤을 해 보기로 했다.
입을 맞추려는 순간 이빨로 깨물려고 한다.
짐승이냐.
「키스는 위험하니까 하지 않는게 좋아」
그러자 사우사가 작은 촉수를 조종해 천사의 입에 재갈을 건다.
「…………크우」
이렇게 되어 버리면 더이상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그 나름대로 박력 있는 형상으로 외치고 있다.
그러고보면 나는 조금 전 이녀석에게 살해당할 뻔 했었다.
그렇다면 범하는 정도는 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서 보지를 손으로 만지작거리기로 했다.
조금 피부에 닿는 것만으로 긴장하는 것은 변함없다.
정말 깨끗한 음모.
순금을 녹여 가늘게 한뒤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해져도 믿어 버릴 것 같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핑크빛 음순.
살짝 그곳을 만지면 천사의 몸이 강하게 몸을 흔들었다.
하지만 나는 천천히 그 입구를 벌려간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해도 보지라고 하는 것은 해산물같은 그로테스크한 모습이다.
그에 비교해서 천사의 구멍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로 아름다운 것이었다.
신이라고 하는 직공이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정중하게 만든 것 같다.
그런 아름다운 미술품이라고 해도 손가락을 넣어서 자극하면 애액을 흘린다.
살그머니 손으로 좌우로 벌리고 혀로 할아보면 희미하게 단 맛이 느껴졌다.
사람이 살면서 어쩔수 없이 생기는 더러움이 섞이지않은 여성이 분비하는 애액,
그런 순수한 애액 그 자체를 나는 맛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허리가 뜨거워져 아플 정도 발기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곧바로 옷을 벗고 동물처럼 삽입했다.
천사는 몸을 비틀면서 절규를 올린다.
그것을 불쌍하다던가 기분이 좋다든가 느낄 여유조차 없이
나는 그저 허리의 뜨거운 덩어리를 이 육벽의 깊은 곳에 뿌리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작은 배려조차 없는 섹스.
의식이 날아가서 그저 피스톤을 하기 위해 숨을 내쉬고 숨을 들이마시고 움직인다.
천사는 다부지게도 범해지는 상황에서도 나를 노려볼 만한 체력은 있었다.
목에 감긴 촉수를 풀려고 하면서 이쪽을 죽일듯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노려봐온다.
정말 괜찮을까?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을 더럽히는 것은 견딜 수 없지만,
인세 밖의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것은 솔직히 등골이 오싹하다.
문득 뒤에 서있는 사우사를 바라보면 능글능글로 한 눈초리로 좀 더 하라고 바라본다.
각오할 수 밖에 없는데.
어중간한 것이 제일 좋지 않으니 말이다.
눈앞의 작은 유방을 강하게 비비면서 허리를 마음 가는 대로 흔들고 귀두에 힘을 집중했다.
천사의 강하게 껴안으면 허리로부터 뜨겁고 뜨거운 덩어리가 나오려는 것을 느낀다.
재갈에 피가 배일 정도로 악물고 있는 것 같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몸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를 배출했다.
울컥울컥울컥울컥울컥울컥!
영원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여운.
허리는 쾌락에 춤추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쏟기위해 계속 움직이고 있다.
마치 나의 욕망, 그 모든 것이 토해내져 버린 것 같은 편안함이었다.
「끝났거야?」
조용하게 뒤에서 사우사가 말해 왔다.
「아……」
사우사는 천사의 입의 재갈만 풀어 주었다.
입이 자유롭게 된 천사는 사우사를 노려보고 사우사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천사님이라고 해봐야 품위 없는데. 결국 인간이니까 어쩔수 없나.」
「죽여버리겠어! 너희들 전부 죽여 버릴거야!」
상처입은 맹수가 포효하는 듯한 그 외침에 비틀거린 나를 향해 사우사는 작게 걱정은 필요 없다고 얘기해 준다.
한층 더 심한 욕을 하는 천사의 절규를 무시하고 천사의 배에 손을 가져간 사우사는 조용하게 선고한다.
「배란, 착상, 수정……」
천사가 수태고지 된다는 것은 짓궂은 일이다.
천사는 절규하며 신체를 비틀면서 사우사의 힘에 저항한다.
그런데도 사우사는 단지 상쾌하게 웃을 뿐이었으므로 나도 안심하고 보고 있었다.
이윽고, 천사의 배가 서서히 부풀어 온다.
천사는 울었다.
운 것은 아니지만 울었다.
천사를 무시하고 사우사는 나에게 되돌아 보았다.
「어떻게 할거야?」
뭐가 어떻게 하는걸까해서 되물어 본다.
「이대로라면 이 천사는 아이가 태어나도 아이를 죽일거야」
「당연하다, 이런 아이 인정할까 보냐!」
천사가 외쳤다.
「닥쳐, 너의 의견은 묻지 않았어.
악마와 인간의 사이에 태어난 아이라는 드문 케이스니까.
상층부도 흥미를 나타낼지도 몰라.
부친으로서의 의견을 듣고 싶은데?」
부친으로서의, 라고 하는 부분을 강조하고 사우사는 말했다.
아마 천사를 비꼬고자 말한 것일 것이다.
나는 아이가 생긴다는 사실에 횡설수설했다.
성욕이 사라진뒤 냉정하게 바라보면 인세밖의 힘을 가진 존재에게 원망받는 것은 등골이 오싹해진다.
「그러면…, 이대로 낳게 해버릴까」
아무렇지도 않게 사우사는 말하자 천사가 또 절규했다.
배는 천천히 부풀어 올라 파수를 하고 출산을 시작했다.
태어난 아이의 머리카락은 모친과 같은 부드러운 금발이었다.
출산이 끝난 천사는 영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축 쓰러졌다.
그저 갓난아이의 울음 소리만이 울려펴졌다.
「이 아이는 아빠가 맡는게 좋을까나?」
「아……아」
「정신차려요, 아빠씨?」
그렇게 말하고 사우사는 지금까지 보인 적도 없는 듯한 상쾌한 웃음을 보였다.
영혼이 빠진 것 같은 천사와 낳아진 갓난아이는 사우사의 조작으로 어딘가로 보내져 사라졌다.
「집으로 돌아갈꺼야?」
사우사의 말을 듣고 조금 놀라 되돌아 본다.
「네가 태어난 마을은 저쪽의 육지였으니까 묻는거야」
음…그렇게 말하면 저 마을의 형태는 본 기억이 있다는 느낌도 든다.
이런 곳까지 날아 온건가.
몇백 킬로의 거리를 빙빙 일주해서 돌아왔다고 생각하자 나름대로 감개 깊었다.
「이번 일은 불온 분자에게 좋은 훈계가 되었어.
이쪽도 너의 생명을 미끼로 한 빚이 있으니까 지금이라면 특별히 계약을 무효로해도 괜찮아.
네 영혼은 내게 주지 않아도 되고 전부 원래대로 되돌리는 거야.
너는 지금부터 마을에 돌아가 새롭게 인생을 다시 하면 돼.
어떻게 할래?」
그것은 고민할 필요도 없는 제안이었다.
「이제 질렸잖아? 악마에게 영혼을 바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야.
한정된 시간을 사는 인간에게 영원은 너무 기니까….
지금이라면 이 전권위임장이 있으니까 전부 무효로 할 수 있어.」
그렇게 말하고 사우사는 나에게 처음으로 진짜 상냥한 표정을 보였다.
대답에 따라서는 이것이 마지막에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내가 살아왔던 마을 쪽이 아니라 반대쪽을 보았다.
이 작은 섬나라의 저쪽 편에는 몇백배나 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다.
「이 여객선이라면 식료도 그 사이에 놀 인간도 충분할거야.」
「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이대로 태평양을 건너 저너머의 나라로 갈꺼야. 어차피 배의 조작은 가능하겠지」
사우사는 갑자기 단념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후우―, 너가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최초부터 알고 있었어.
모처럼 기분 좋았으니까, 도와 주려고 생각했는데……어쩔 수 없는 놈」
사우사는 빙글하고 뒤로 돌아 배의 선두를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계속 어울려줄거지?」
그렇게말하며 사우사의 등을 응시하고 있자 갑자기 바닷바람이 불어 오는 것을 느꼈다.
바람이 분 것이 아니라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 멈춘 세계에서 푸른 하늘은 어디까지 계속 되는 것일까.
조용하게 수면을 달리기 시작한 배의 갑판에 엎드려 누우면서
나는 기분 좋은 피로에 눈을 감고 바다의 저쪽 편이 간 적도 없는 세계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