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드의 모험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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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밖에 싼다.
"나온다!"
최후의 순간, 펜드의 이성이 간신히 그의 몸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카나의 질내에서 자신의 자지를 급히 꺼내 그녀의 엉덩이에 대량의 정액을 사출했다.
"뜨거워~"
자신의 엉덩이에 끼얹어진 펜드의 정액에 카나는 부들부들 몸을 떨며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허억 허억"
펜드는 완전히 넋나간 얼굴로 엎어져 있는 카나의 옆에 같이 누워 그녀의 엉덩이에 뿌려진 정액을 마치 크림이라도 바르듯 넓은 부위에 퍼발랐다.
"아응.."
"흐흐 어때? 좋았니?"
"하아 모르겠어요. 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카나는 정신 못차리고 꿈꾸듯 헛소리를 할 뿐이었다. 펜드는 그런 카나의 얼굴을 붙잡고 살짝 키스를 해 주었다.
쪼옥
"에.."
"열심히 치료를 해 줘서 고맙다는 의미다. 다른 뜻은 없어."
"아하."
"그럼 가보도록 하마. 너도 오늘은 좀 지칠테니 푹 쉬도록 하거라. 다음에 또 하도록 하지."
펜드의 말에 카나가 약간 놀란듯한 기색을 보였다.
"다음에 또요? 아직 치료 안끝났나요?"
펜드는 애액과 처녀혈로 범벅이 된 카나의 보지를 슬그머니 꼬집으며 짖궃게 말한다.
"흐흐 이런 맛있는 보지를 한번만 먹는다니 말도 안되지. 나중에 많이 귀여워 해 줄테니 너도 기대하고 있으라구."
"아흥.."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있는 카나를 뒤로하고 펜드는 혼자 그녀의 방을 나섰다.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런 섹스였다. 그녀의 질내에 자신의 정액을 채워주지 못한게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러다 덜컥 임신이라도 되면 뒷감당이 어마어마 할테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
.
"에휴 누나 운명도 참 기구하긴 하구나."
파르세스는 시렌느의 손을 놓으며 한숨을 폭 내쉬었다.
"결과가 나왔니?"
"응 대충은. 사실 나도 정확한건 모르고 대략적인 방향 몇개만 읽는 거라서. 더 봐도 뭐 달라질 건 없을거야."
"그렇구나. 후후"
시렌느는 사실 파르세스의 운명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이 아이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그의 장단에 맞춰주는 것이다.
"그동안은 행복한 생활을 했는데 요 며칠을 기점으로 갑작스럽게 운이 전환됬어. 이렇게 갑자기 운이 바뀌면 몸과 마음이 정말 피곤해질텐데.. 누나는 괜찮아?"
"아.."
파르세스의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했다. 시렌느는 엘프의 피가 섞였다는 이유 하나로 황가에서 크게 배척당하며 지내왔기 때문에 과거에 행복했다는 말은 맞지 않다. 하지만 며칠전 무도회장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 때문에 그녀의 생이 크게 변화한 것은 사실이었다.
"좀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겨 내야지. 후후 운명을 본다는 말은 정말이었구나?"
"그럼~ 나를 뭘로 보는거야?"
파르세스는 가슴을 쫙 펴고 에헴 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남자애 치고 가슴이 꽤 있네..]
겉보기에는 가냘픈 미소년인 파르세스가 실은 저 헐렁한 잠옷 밑에 상당한 근육질 몸을 감추고 있는게 아닐까? 시렌느 자신보다도 가는 저 손목을 보면 그건 아닌거 같은데..
"누나의 미래는, 음.. 너무 길이 많아서 종잡기가 힘들어. 하지만 대부분은 그리 밟지 않은 길이야. 나처럼 평생 갇혀서 살아야 하는 미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될 수도 있고.. 어쩌면 나랑 같이 살 수도 있겠네?"
"엑? 너 너랑?"
"응. 어째서 같이 사는지는 모르지만, 혹시 우리가 결혼이라도 한 걸까? 헤헷. 누나가 나랑 부부가 되어 준다면 난 아주 기쁠 것 같아. 그렇지만 좋아하기는 아직 일러. 나랑 같이 살고 있는 누나 표정은 그리 밝지가 않았거든. 그리 행복한 생활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
"...."
시렌느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물론 그녀는 파르세스의 운명이니 어쩌니 하는 말을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의 의도는 웬지 알 것 같았다.
"너 혹시 나랑 결혼하고 싶니?"
"에? 우웅.. 잘 모르겠어. 우린 만난지 한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자나. 누나는 좋은 사람 같기는 하지만 좀 더 두고봐야해. 나는 앞이 보이지 않으니까, 날 많이 도와주면서도 싫증내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내 남편이 됬으면 좋겠어."
이 순수한 아이가 불순한 의도를 품고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시렌느가 의심한건 바로 파르세스와 만나게 한 숙부 쉐밀의 의도다. 그는 혹시 자신을 눈 먼 사생아 파르세스와 결혼시키려는 게 아닐까?
"흠 흠 남편이 아니라 아내지. 아까도 나보고 형이라고 그러더니.."
"에에 아내? 음. 나는 내가 아내가 되는게 좋은데.. 하지만 누나가 그렇게 말하니 어쩔 수 없지."
파르세스는 고개를 끄덕여 시렌느의 말을 받아들였다. 시렌느는 대체 이 아이가 무슨 교육을 받고 자랐는지 진지하게 고민되기 시작했다.
"참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중요한 말을 빼먹고 있었잖아. 휴우.."
"중요한 말?"
"누나 운명에 대한 이야기야. 누나의 운명은 대부분이 어둡고 침침한 배경이지만, 찬란하게 빛나는 멋진 미래도 있어. 그걸 알려줄게."
과연 자신에게 그런 미래가 있을까? 시렌느는 의아한 표정으로 파르세스를 바라봤다.
"바로 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거야. 제왕의 운명이라고나 할까~ 이런 명을 타고 나는 사람은 극히 드문데.. 예전에 아빠가 가져온 누군가의 머리카락에서 희미하게 한번 느껴봤을 뿐 심지어 우리 아빠도 제왕의 운명은 없었어. 하지만 누나는 그걸 갖고 있는거야."
"하아?"
시렌느가 기도 안찬다는 듯 입을 쩍 벌렸다. 눈이 안보이는 파르세스는 시렌느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모르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뭐 안좋은 미래가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왕의 운명이 있다는게 어디야? 그러니까 힘내 누나! 열심히 하면 좋은 일이 있을수도 있잖아."
"그 그래? 아하하 그렇구나."
시렌느는 뭐 이런 미친놈이 하는 속마음을 애썩 감추고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쳐 주었다.
"에 누나 내 말 못믿는거야? 난 누나가 아주 기뻐할 줄 알았는데.. 제왕의 운명이라는건 정말 희귀한 거라구. 내가 운명을 본 사람이 열사람 정도밖에는 안되지만 수백만명의 운명을 본다 하더라도 그 중에 제왕의 운명이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어!"
"응. 그래 그래."
"아우 정말이라니까! 누나는 왜 내 말을 믿지 못하는 거야?"
파르세스의 언성이 높아지자 시렌느는 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달래주었다.
"에 누나?"
"파르세스야. 누나는 여자잖아. 거기다 하프엘프이기도 하고. 그런 내가 큰오빠나 네 아버지를 제치고 어떻게 황제가 될 수 있겠어? 설령 될 수 있다 하더라도 이쪽에서 거절이야. 내가 그런 엄청난 자리를 감당할 수 있을리가 없잖니."
"엘프? 누나가 하프엘프였어?"
순간 시렌느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어린다. 이 아이는 자신이 엘프 혼혈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으 응.."
"와아 부럽다! 그럼 누나 귀도 엘프들 처럼 뾰족한거야?"
"어.."
그 말은 들은 갑자기 파르세스가 활짝 웃으며 시렌느의 귀 부근에 손을 가져갔다. 깜짝 놀란 시렌느가 몸을 뒤로 빼자,
"에? 만져보면 안돼?"
"헐.."
"만지게 해줘 응? 난 어렸을적부터 엘프의 긴 귀가 부러웠단 말이야."
"넌 내가 엘프 혼혈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렇지도 않니?"
시렌느의 말에 파르세스는 영문을 모르겠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에엣? 무슨 말이야? 누나가 하프엘프면 안되는 거야?"
"...."
시렌느는 한참동안 말이 없다가 파르세스의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누 누나?"
"아니 그럴리가 없지. 후후 귀여운 녀석 같으니. 그래 딱 한번만 허락해 줄게."
시렌느의 허락이 떨어지자 파르세스는 기뻐하며 그녀의 뾰족한 귀를 어루만졌다. 시렌느는 눈을 감고 파르세스의 부드러운 손길을 가만히 받아들였다.
.
.
.
"그럼 가볼게 파르세스야."
"가지마 누나. 나 정말 외롭단 말야. 응? 조금만 더 놀아줘."
시렌느의 작별인사를 들은 파르세스가 잔뜩 울상이 되어 시렌느에게 매달렸다.
포옥
시렌느는 파르세스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
"아.."
그녀의 품에 안긴 파르세스의 양 볼이 붉게 달아올랐다. 시렌느의 품 안은 따뜻하고 단 향기가 감돌아 그의 정신을 약간 혼미하게 했던 것이다.
"또 올테니 걱정마렴.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
"으 응."
"그럼 그때보자 파르세스."
시렌느는 파르세스를 품에서 풀어주고 미소와 함께 그와 작별했다. 그녀가 방에서 나간 후에도 파르세스는 한동안 정신을 못차리고 멍하니 침대 위에 앉아있었다.
덜컥
문 밖에는 시렌느의 숙부 쉐밀이 기다리고 있었다.
"음 꽤 오래 있었구나. 그 애가 너의 운명에 대해 뭐라고 하더냐."
"여러 말을 하더군요. 죽을수도 있다고 하고 평생 갇혀지낼수도 있다고 하고, 난데없이 제가 황제가 될 수도 있다고 하질 않나 심지어는.. 그것보다 숙부님. 묻고 싶은 말이 있어요."
그녀의 대답을 들은 쉐밀은 잠시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가 곧 평상시와 다름없는 얼굴로 시렌느를 대했다.
"왜 그러느냐."
"저와 파르세스를 만나게 한 의도가 뭐죠?"
시렌느의 물음에 쉐밀은 가만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때가 되면 알 것이다."
"제가 맞춰볼까요? 숙부님게서는 제가 파르세스의 뒷바라지를 해 주시길 바라는 거죠?"
"뭐?"
쉐밀이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짓자 시렌느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그녀는 한동안 숨을 고르더니 냉정한 어투로 자신이 추측한 바를 털어놓았다.
"장애가 있는 사생아에게 격에 맞는 신부는 저같은 버려진 하프엘프 황녀죠. 숙부님께서 제 보호를 자청한 것도, 저를 파르세스와 만나게 한 것도 모두 이걸 위해서가 아닌가요. 후후 숙부님은 생각외로 아들에 대한 정이 많은 분이셨군요."
"..."
쉐밀의 당황한 듯한 표정이 이상하게 일그러지더니 곧 엄청난 분노로 붉게 달아올랐다.
찰싹
"앗?"
시렌느는 부어오른 자신의 오른 뺨을 감싸고 충격받은 듯 한쪽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맞다니.. 어머니에게도 맞아본 적 없는데.
"내가 화난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 너는 내 자식 파르세스를 모욕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 아이가 다른 사람보다 떨어질게 뭐지?"
"...."
"둘째로 너는 너 자신을 모욕했다. 네가 하프엘프라고 해서 인간으로서의 격이 낮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너나 나나, 파르세스나 모두 인격을 가진 동등한 생명체다. 누구 맘대로 그들 사이에 격을 나누는거지?"
"우 우.."
"대답해 봐라! 눈이 멀었다고, 엘프의 피가 섞였다고 해서 격이 낮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 보란 말이다! 왜 우리가 평등하지 않은것이냐!"
시렌느는 폭풍처럼 몰아치는 쉐밀의 호통에 대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의 말은 혼란스런 가운데서도 시렌느의 가슴에 강하게 호소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사람이 평등하다고? 엘프의 피가 섞인 자신도, 눈이 보이지 않는 파르세스도. 다른 황궁의 사람들도 모두 평등한 존재란 말인가?
"무례를 용서해 주세요 숙부님.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결코 숙부님과 아드님을 모욕할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시렌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제서야 쉐밀은 조금 누그러진 표정으로 그녀를 대했다.
"후 미안하구나. 너무 화가 나서 너에게 해서는 안될 짓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누군가 너의 뺨을 때려 주지 않으면 너의 그 잘못된 고정관념을 깰 수 없다고 생각했다."
"고정관념이요?"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제국의 황제도, 거리에 빌어먹는 노숙자도 엘프도 드워프도. 결국은 다 하늘이 내린 인간인 것이다.. 네가 당장 이 말을 이해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언젠가 내 말이 옳다는 것을 깨우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시렌느는 쉐밀이 이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다. 제국의 유력한 황위 계승자이자 권력에 미친 야심가로 악명높은 자신의 숙부가 골방의 이상주의자나 품고 있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니.. 하지만 시렌느는 웬지 그의 생각이 허황되게 느껴지지 만은 않았다.
"흠 흠. 그리고 여담이지만 네가 내 "딸"을 그렇게 봤다는것도 아버지로서 조금 분한 일이었다."
"네에엣?!"
쉐밀의 이 말은, 좀 전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주장한 그 말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파르세스가 딸이라니.. 그럼 남자가 아니란 말인가?
"그 애가 밖에 나갈일이 없어 아무렇게나 하고 지내긴 하지만, 조금만 꾸미면 절세의 미소녀인 것이다. 아비된 입장으로 솔직히 말해 내 눈에는 너보다 파르세스가 더 예쁘게 보인다."
"...."
시렌느는 좀처럼 충격을 거두지 못하고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파르세스가 여자였다니.. 그럼 지금껏 자신이 생각한건 뭐야? 아주 만약이기는 하지만, 귀여운 그 애와 사귀어 볼 마음까지 갖고 있었는데..
[아우 역시 나한테는 오빠밖에 없어!]
잠시 딴 생각을 한 자신을 저주하며 시렌느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래도 오빠인 것이다. 그가 비록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하기는 했지만 무릎꿇고 빌면 뭐 한번쯤은 봐 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지금 펜드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자신의 거처로 돌아가는 내내 시렌느는 펜드를 생각했다. 사랑하는 나의 오빠..
.
.
.
교단에서 나온 펜드는 세피아에게 법왕으로부터 아무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보고를 올렸다
"그거면 되었다. 만약 교단이 다른 후계자의 편을 든다면 네가 황제가 될 가능성은 없어지지.. 교단을 중립으로 묶어놓는 것만 해도 잘 한거다."
"교단은 원래 중립을 지킨다고 하지 않았나요?"
펜드의 말에 세피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변수는 줄이는 것이 좋다. 이걸로 잘 한것이다."
3황비가 이렇게 까지 말하는데 더 토를 달 수는 없는 일이다. 그녀도 무언가 생각이 있어서 하는 일이겠지.
"그건 그렇고.. 루카는 어떤가요?"
"아주 순조롭게 과거 1황자의 약혼녀를 연기하는걸 배우고 있다. 내 생각에 암살이 성공할 확률은 90% 이상이다."
"암살을 끝마치고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겠습니까?"
"루카는 정말 강하다. 예속인형이 된 그녀를 이길 수 있는 이는 전 대륙을 통틀어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암살을 끝마치고 빠져나오는건 수월할 것이다."
"호오.."
과거 급조된 소드마스터인 자신에게도 패했던 그 여자가 그렇게나 강해졌단 말인가? 그녀의 말대로라면 루카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1황자는 현재 너에게 있어 그리 큰 적이 아니다. 황제가 곧 죽고나면, 그와 거의 동시에 숙청될 인물이기 때문이지. 머리를 잃은 세력은 큰 위협이 될 수 없다. 문제는.."
"쉐밀 숙부님인가요?"
세피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마 다행이군요. 칼미츠 형님보다는 숙부님의 세력이 더 작은 편이니.."
"아니 그렇지 않다."
"네?"
펜드의 물음에 세피아는 단호한 어조로 설명을 시작했다.
"그 남자는 내가 유일하게 속을 알 수 없는 남자다. 나와 대등한 지략을 가졌다는 말이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딸 시렌느를 그자가 데리고 있다."
"아.."
알 것 같다. 세피아 황비에게 있어 가장 큰 약점은 그녀의 딸 시렌느인 것이다. 만약 쉐밀이 시렌느를 인질로 잡고 나오면 이쪽의 행동은 크게 제약된다. 무엇보다도 세피아 황비는 시렌느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여길 것이기 때문이다.
"후우.. 불공평하지 않니?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인질을 저쪽에서만 확보하고 있다니.."
"그렇긴 하죠."
"그래서 말인데, 너에게 중요한 부탁이 있다. "
펜드는 세피아의 부탁을 알 것 같았다. 설마 시렌느를 구해 오라는 것인가?
"그게 무엇입니까?
세피아는 잠시 시간을 두고 설명을 시작했다.
"나는 그동안 네 라이벌이 될 두 후보를 치밀하게 조사해 왔다. 약점이 될 만한 부분을 찾기 위해서지. 1황자의 약점, 아니 약점이라기 보다 맹점은 약혼녀 루카. 그리고 쉐밀의 약점은.."
"약점은?"
"바로 그의 숨겨진 자식 파르세스다."
"파르세스?"
전혀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다. 쉐밀에게 숨겨진 자식이 있었다니..
"그 아이를 납치해 오거라."
"마 말도 안됩니다. 어떻게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장남이 전쟁터에서 전사한 후 쉐밀은 자신의 하나남은 자식에게 큰 정을 쏟고 있어. 물론 파르세스 하나 때문에 황제가 되는 일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인질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황비마마."
"네 힘이 필요해. 내일 황제는 죽는다. 황제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쉐밀은 자신의 궁을 비울테니, 그때 네가 가서 파르세스를 납치해 오렴."
펜드는 고민에 잠겼다. 직접 몸을 움직이는건 자신을 위험에 노출 시키는 행위다. 과연 이 일에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걸까?
그가 고민하는 사이 황비는 망설이고 망설이다 힘들게 몇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여력이 된다면.. 내 딸 시렌느를 함께 구해왔으면 좋겠구나."
"아.."
이것이 황비의 진짜 목적이었던 듯 하다. 차마 직접 자신의 딸을 구해오라고 하지 못하고, 쉐밀의 자식을 납치하는 김에 여력이 되면 구해오라고 하는 그녀의 말에서 깊은 고뇌가 느껴진다.
"네가 아니면 안되. 너는 황가의 핏줄이니 의심없이 쉐밀의 궁에 잠입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유능한 부하를 붙여주마. 어떻게든 시렌느를 구해서 나오거라."
세피아는 슬픈 듯한 표정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
"내가 그동안 몇번이나 쉐밀의 궁을 방문했지만 시렌느를 만나볼 수는 없었다. 그 애가 무슨 꼴을 당하고 있을지 대충 짐작이 간다. 흑 .. 난 그 아이를 한시바삐 악독한 쉐밀의 손아귀에서 구해주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을거야."
"....."
어떻게 할 것인가? 펜드는 심각한 고민에 잠겼다. 쉐밀의 궁에 가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다. 거기다 파르세스와 시렌느를 같이 확보해 오라니..
1. 황비의 말대로 어려운 임무를 떠맡는다. 황제가 되기 위해서는 내 몸을 아껴서는 안된다.
시렌느 호감도 -2 세피아 호감도 +1 파르세스 호감도 +2 혼돈성향 +1
2. 그럴 순 없다. 남의 귀한 자식을 납치해 오는것도 마음에 걸리지만, 아직 시렌느가 무엇때문에 쉐밀에게 몸을 의탁했는지도 모르지 않는가? 여기서는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다.
시렌느 호감도 +1 세피아 호감도 -2 질서성향 +1
두 선택지중 하나를 골라주시면 그에 따라 내용을 전개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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