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드의 모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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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황후의 방은 별궁의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녀는 원형의 계단을 한참이나 내려가더니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어느 방에 도달했다.
"시르. 너는 돌아가렴."
"에에?"
불안한 기색으로 그들의 뒤를 따라온 시렌느가 말도안된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엄마는 펜드레건 오라버니랑 긴히 할 말이 있단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돌아가라구요?!"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구나. 엄마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어쩔수 없어. 돌아가렴."
"쿠우.."
시렌느는 아름다운 금색 눈을 가늘게 뜨고 펜드와 어머니를 불만스럽게 번갈아 노려봤다. 하지만 이내
"흥 맘대로 해요! 나도 맘대로 할거니까."
이 말을 남기고 훽 돌아가 버렸다. 셋째황비는 잠시 시렌느가 가버린 방향을 바라보다가
"자 들어가자꾸나."
먼저 문을 열고 들어섰다. 펜드는 불안한 기색으로 그녀의 뒤를 따랐다.
우우우웅
방 안은 무척 어두웠다. 어디선가 묘한 바람소리도 들려오고.. 이 기분나쁜 장소는 뭐지?
탁
황비가 불을 켜자 방안의 음침한 풍경이 그대로 드러났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시험관과 이상한 마법문자가 써있는 양피지. 벽면에는 이상한 용액속에 보존된 눈이나 내장 따위가..
"여 여긴.."
펜드는 잠시 얼이 빠져 멍하니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 기괴한 장소는 뭐란 말인가?
"내 실험실이다."
"그렇..군요."
역시 황제의 셋째부인은 마녀란 것인가? 펜드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을 억누를 수 없었다.
"후우 많이 놀란 모양이구나. 너도 내 소문 들었잖니. 네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그 소문은 일정부분 사실이다. 나는 흑마법을 익혔다. 마녀라 불리우는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
"...."
문득 펜드는 그녀의 딸 시렌느가 생각났다. 시렌느의 어머니가 사악한 흑마법사라니.. 시렌느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건 셋째황비가 자신을 이곳에 데려온 목적이다. 펜드는 정신을 가다듬고 황비를 똑바로 바라봤다.
"글쎄요.. 충격이 크군요. 하지만 제가 뭐라고 말할수는 없는 사안입니다. 제국 내에서 흑마법이 금기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법으로 금지해 놓은것은 아니니까요."
"음.."
"그것보다, 무엇때문에 저를 여기로 데려왔는지요. 무언가 할 말이 있어서인것 같은데."
황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직설적이라 좋구나. 너에게 용건이 있다."
이쯤되자 펜드는 황비의 목적이 궁금해졌다. 자신같은 밀려난 황자에게 그녀가 무슨 볼일이 있는 것인가?
"말씀해 보십시오."
다음순간 황비의 입에서 나온 말은 펜드를 경악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황제가 되고 싶지 않니?"
.
.
.
그 말의 의미를 알아차리기에는 잠시 시간이 필요했다. 펜드는 반쯤 넋나간 표정으로 황비를 응시하다 곧 격분한 어조로 크게 소리쳤다.
"저를 놀리시는 겁니까?"
"좋아. 질문을 바꾸도록 하지. 너는 살고싶니?"
"..."
펜드는 잠시 침묵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했기 때문이다.
"황제가 되지 않으면 너는 죽을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잘 알고 있잖느냐. 네 처지는 바람앞의 등불과도 같지. 새로 황제가 된 자는 너를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다."
"큭..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나는 너를 황제로 만들어 줄 수 있다."
"...미쳤군."
펜드는 더 이상 이자리에 있을 필요성을 못느꼈다. 이 마녀는 흑마법에 오염되어 머리가 이상해 진것이 틀림없다.
그가 실험실을 나가려 하자 마녀가 급히 그를 제지했다.
"기다려라. 모르겠느냐? 이 방을 나서면 너에게 이제 기히는 없어!"
"제길. 당신같은 사악한 마녀와 더 할말은 없소! 황제가 되고 싶냐고? 내 바램은 그냥 조용히 사는 것이요. 그런 미친 꿈을 쫓으며 위험을 자초할 이유는 없어."
"알고 있다. 내 말은 너에겐 허황된 꿈과같은 소리겠지. 하지만 조금만 더 이야기를 들어다오. 손해보는 일은 아니잖니. 나는 너를 자식과 같이 생각한다. 결코 너에게 해가 되는 말은 하지 않아."
"...."
"일단 앉거라. 앉아서 이야기 하자."
펜드는 고민끝에 황비의 말에 따랐다. 그녀 말대로 들어서 손해볼 일은 없다. 거기다 어쩌면.. 만에하나 그녀가 솔깃한 제안을 해올수도 있는게 아닌가. 뭐 불가능에 가깝다고는 생각하지만.
"네 아버지. 그러니까 황제폐하가 병들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소."
"그는 얼마 가지 못할것이다. 잘해야 한달. 그안에 그는 틀림없이 죽는다."
"그걸 어떻게 알지."
펜드의 물음에 황비의 눈매가 날카롭게 가라앉았다.
"당연히 알 수밖에. 후훗"
"..무슨 말을 하는 거죠?"
약간의 시간을 두고 황비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섬득한 사실을 털어놨다.
"그를 죽게한건 바로 나다."
.
.
.
"아우우.. 엄마는 오빠랑 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는거야?"
자신의 방에 돌아온 후에도 시렌느는 초조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어머니가 그녀에게 무언가를 숨기는 일은 그리 드문일이 아니었지만 이번엔 자신의 오라버니랑 같이 비밀을 만들고 있다는게 문제다.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아. 혹시 오빠랑 엄마가 이상한 짓 하고 있는건 아니겠지?]
자꾸 이상한 쪽으로 상상이 된다. 자신이 봐도 어머니는 무척 아름다운 여성이다. 솔직히 여자로서 어머니와 시렌느 자신을 비교해 봤을때는.. 인정하긴 싫지만 아직은 어린 이쪽의 매력이 딸리는 듯 하다. 만에 하나라도 그럴일은 없겠지만 만약에, 아주 만약에 그 어두컴컴한 실험실에서 펜드가 아름다운 어머니의 미모에 취해 이성이라도 잃는다면..
[그 그럴리가. 펜드오빠가 아무리 여자를 밝힌다지만 엄마를 덥칠리가 없잖아. 아우.. 난 왜 이런 말도안되는 상상만 하는거지?]
시렌느는 머리를 흔들어 자신의 머리속에 떠오른 황당한 가정을 지우려 했지만 일단 떠오른 불안은 좀처럼 사라지려 하지 않았다. 그 뿐 아니라 구체적인 형태로 영상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펜드가 거친 신음소리를 흘리며 어머니를 바닥에 찍어내린다. 어머니는 비명을 지르며 저항하지만 성욕에 사로잡힌 펜드의 힘에는 도저히 당할수가 없다. 애원해도 화를 내도, 이미 이성을 잃은 펜드는 요지부동으로 어머니의 드레스를 찢고 그 속옷을..
"아.. 으."
자기만의 상상에 빠져든 시렌느가 상기된 표정으로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반쯤 몸을 기대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그녀의 모습은 열 여섯 소녀라고는 믿을수 없을 정도로 야하고 뜨거웠다.
"아응.. 오 오빠. 안되.."
시렌느의 손가락이 갈곳을 모르고 방황하다가 차츰 그녀의 새하얀 허벅지 사이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여기를 쓰다듬으면 정말 기분이 이상해진다. 무언가 간질간질하면서도 상쾌한, 그런 묘한 감정이 어우러져 시렌느를 견딜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이런짓을 하면 눈물이 쏙 나올정도로 혼을 냈지..
"너 그런 이상힌 짓 어디서 배웠니?! 당장 그만두지 못해!!"
"앗!"
몇달전 딸의 흐트러진 모습을 목격한 어머니의 분노. 그것을 기억해낸 시렌느는 간신히 이성의 끈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내가 뭘하는 거지. 아웅.. 난 나쁜 아이인가봐.]
부끄럽다. 아마 이런 시렌느의 모습을 알게되면 펜드오빠는 틀림없이 경멸하겠지. 그건 정말 싫은 일이었다. 그에게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다.
"칫 하지만 궁금하단 말야. 으으 나도 이제 몰라! 들켜서 혼나도 상관없다구!"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한 시렌느는 신경질적으로 수인을 맺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끝에 푸르스름한 빛무리가 모이더니 곧 형태를 갖춘 희미한 잔영으로 퍼져간다.
"나와라 시피드!"
휘오오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엘프들은 선천적으로 정령에 대한 친화력을 타고난다. 흑마법의 길을 택해 정령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그녀의 어머니와는 달리 하프엘프 시렌느는 정령에 대한 친화력을 온건히 가지고 있었다. 그 뿐아니라 그녀의 자질도 거의 천재적인 수준이었기에 누가 가르쳐 준 적도 없는데 스스로 정령을 부르는 법을 깨우친 것이다. 이것은 어머니도 모르는 시렌느만의 비밀이었다.
"지금 당장 엄마랑 오라버니가 뭐하는지 살펴보고 와. 단 들키지 않게 조심해야해!"
"알겠습니다."
바람의 중급정령 시피드는 주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곧장 그녀의 방에서 사라졌다. 이제 됬다. 조금만 기다리면 그녀의 충직한 정령이 엄마와 펜드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자세한 보고를 올릴 것이다.
.
.
.
펜드는 너무 놀라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황제폐하를 죽게 만든게 바로 눈 앞의 셋째황후라고? 시렌느의 어머니가? 이 무슨..
철컹
펜드가 다음순간 취한 행동은 허리춤의 검을 빼어들어 황비를 겨누는 것이었다. 그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초리로 눈 앞의 반역자를 노려봤다.
"그 말. 법정에서도 똑같이 증언할 수 있겠습니까?"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제가 증인으로 나서야 겠군요. 조사해보면 당신의 그 불측한 발언에 대한 진위 여부를 가릴 수 있을겁니다."
"부탁이다. 그러지 말거라."
"그렇다면 대체 왜 저에게 그런 말을 털어놓은 겁니까!!"
펜드는 얼굴이 파랗게 될 정도로 분노하여 황비를 다그쳤다. 이건 또 무슨 경우인가? 정말로 황비가 황제를 죽게 했다면 그건 혼자만 알고있을 것이지 왜 하필 자신에게 이 사실을 털어놔 폐를 끼치는 것인가?
"너라면.. 이해할 것이라 믿었다."
"하하 반역행위를 이해하라구요?"
펜드의 추궁에 황비는 웬지 쓸쓸해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늘어뜨렸다.
"내 마을, 그러니까 우리 엘프들이 살고있던 조용한 숲은 황제의 명령으로 잿더미가 되었다. 나의 부모님도 동생도 친구들도 모두 그때 병사들의 손에 살해되었지. 나와 극소수의 마을사람만이 간신히 그 참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
"황제가 숲을 불태운 이유는 근처의 미스릴 광산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그에 앞서 방해가 되는 우리 엘프들을 정리한 것이지. 단지 그 이유때문에.. 그것때문에 수없이 많은 죄없는 엘프들이 죽어나갔다."
"딱한 일이군. 그래서.. 그것때문에 복수를 하겠다는 겁니까?"
황비는 처연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사실 황제 입장에서 우리 숲을 불태운 행위는 당연한 것이었어. 우리 엘프들은 인간 이하의 존재로 취급받으며 마구 납치되고, 노예로 부려지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내 입장에선.. 엘프이자 황제의 손에 사랑하는 이를 모두 잃어야 했던 나로선 그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다."
"큭.."
"너도 내 입장이라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나는 복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했어. 흑마법에 손을 대고, 매춘굴을 찾아가 남자를 사로잡는 기술을 익혔지. 그래.. 난 세간에서 말하는대로 더러운 창녀이고 사악한 마녀다. 그리고 여러해에 걸친 치밀한 계획끝에. 황제의 비로 들어가는데 성공했단다."
"그 말을 믿으라고?"
"믿어다오. 엘프의 신 루메의 이름을 걸고 내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다."
황비를 날카롭게 겨누고 있던 펜드의 검 끝이 힘없이 내려갔다. 만약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솔직히 펜드로서는 그녀의 행위를 비난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모든것을 빼앗아간 원수를 증오하고 복수를 행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 사실이라고 치지. 이제 아바마마는 오늘내일 하는 신세고 고칠 방법도 없어 이미 일은 돌이킬 수 없게 되었으니.. 하지만 그 이야기를 내게 하는 이유가 뭐요."
"너라면 나를 이해해 주리라 믿었기.."
"그딴 헛소리 집어치고 본론만 말하란 말입니다. 당신같은 반역자와는 한시라도 함께 있고 싶지 않소."
황비는 한숨과 함께 자신의 진정한 목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복수를 위해 난 내 목숨조차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와서 딱 하나 걸리는게 있다."
"그게 뭐요."
"내 딸.. 시렌느. 그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다. 내가 죽고나면 그 불쌍한 아이는 더욱 불행한 처지에 처할것이다."
펜드는 경멸하듯 황비를 노려봤다.
"흥. 당신같은 비정한 이가 자신의 혈육을 챙기다니 웃기지도 않는군. 시렌느도 당신이 증오하는 황제의 핏줄이 아닌가?"
"그렇다고는 해도 내 아이다. 내 아이만큼은 아무리 해도 미워할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부탁한다. 부디 네가 황제가 되서 그 아이를 지켜다오."
"말도안되는 소리 집어쳐. 애당초 내가 어떻게 황제가 된단 말이오. 차라리 큰형님이나 삼촌에게 부탁하는게 나을 것이오."
"..."
"그들은 황제자리에 눈이 멀었으니 당신이 도와준다고 하면 얼씨구나하고 달려들 것이오. 황제폐하를 죽게 만든게 당신이라는 끔찍한 사실따위는 그들에게 있어 중요하지 않지. 아니 오히려 기쁜일일테니 나 말고 그들과 협상하시오."
펜드의 말에 황비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들은 네 아버지 만큼이나 잔혹하고 악랄한 녀석들이니 도움을 주고 싶지 않다. 뭐 복수를 위해 헤아릴 수 없을정도로 많은 죄를 저지른 내가 할 말은 아니다만.."
"흥."
"얘야. 우리 허심탄회하게 말을 털어 놓자구나. 황제가 되고 싶지 않느냐?"
"또 그 헛소리."
"난 너를 황제로 만들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
"내 말이 사실이라면 어떻겠느냐?"
황비의 말은 역겹고 더러운 미혹에 불과했다. 아무리 황제자리가 좋아도 반역자의 도움을 얻어 황제가 된다면 자신도 반역자나 다를게 없지 않는가? 하지만 직접 생명의 위협을 받고있는 펜드에게는 견디기 힘든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왔다. 정말 셋째황비의 말대로 황제가 될 수 있다면, 다가올 숙명과도 같은 죽음을 피하고 정말 모든걸 거머질 수만 있다면..
"..."
당장이라도 이 방을 나가야 하는데, 그럴수가 없다. 그동안 갖은 생명의 위협을 겪어온 펜드에게 있어 황비의 제안은 사실 가장 갈구해온, 그러나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을 아프게 건드린 것이었다. 일단.. 일단 이야기라도 들어보자. 단지 듣기만 하는건 나쁘지 않다.
"어떻게, 나를 황제로 만들어 준다는 거지?"
"드디어 할 마음이 생긴 모양이구나."
황비의 얼굴에 요염한 미소가 떠오른다. 펜드는 애써 그녀의 얼굴을 외면하며 재차 그녀를 재촉했다.
"듣기만 할 뿐입니다. 받아들인다는 말은 하지 않았소."
황비의 대답은 간단했다.
"힘을 주마."
"힘?"
"난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흑마법을 무리하게 남용한 덕분이지. 그러니 내 지식. 내 마력. 내 도구. 내 부하.. 모든걸 너에게 물려주마. 거기에 네 노력이 더해지면 아마 황제가 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게다."
"그 그런.."
"아니 내 것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지. 내가 단시간에 제국을 무너뜨릴 정도로 강력한 흑마법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암흑룡 아카시아의 유산을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너에게 그걸 주마. 어차피 내게는 쓸모 없게 되었으니."
[아카시아!!]
수백년전 제국을 공포에 몰아넣은 강력한 드래곤이 있었다. 아름다운 외모와 신관이라는 직책에 자신을 감추고 뒤에서 제국의 실세로 여러 악행을 저지른 암흑룡 아카시아! 그녀의 강대함은 아르셀 침략전쟁에서 일격에 무려 8만에 이르는 병사들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대서 잘 드러난다. 그런 무시무시한 흑룡의 유산을 셋째황비가 손에 넣었다는 건가?
믿을 수 없다. 이 마녀는 자신을 미혹해 결국 파멸로 이끌 것이다. 펜드는 불신이 가득한 시선으로 황비를 노려봤다.
"후우.. 믿지 못하는 모양이구나. 그럼 증거를 보여주마."
"증거?"
황비는 펜드의 볼을 살짝 쓰다듬으며 자신의 육감적인 몸을 접근해왔다.
"아카시아의 유산에 앞서 내 마력.. 내 강대한 마력을 모두 너에게 주마. 네가 마법사는 아니지만 그걸 얻는다면 너는 단숨에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
펜드는 깜짝 놀랐다. 소드마스터라.. 꿈에나 그리던 경지가 아닌가. 그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검에 대한 심도깊은 이해는 물론 수십년에 걸쳐 축적한 막대한 마나가 있어야 한다 아니 그러고도 결국 소드마스터에 이르는 이가 극소순데 그걸 단숨에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물론 엄밀히 말해 완전한 소드마스터는 아니지. 하지만 오러블레이드를 사용할 수 있다면 대충은 그 경지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느냐? 내 마력이 있다면 가능하다."
"어 어떻게. 어떻게 그런 거짓말 같은 일이 가능하다는 거요."
황비는 이제 달착지근한 숨결이 지척에서 느껴질 정도로 펜드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섰다. 그녀의 탄력있는 유방이 펜드의 가슴에 밀착되어 펜드를 무척 당황스럽게 하고 있었다.
"나를 안으렴. 나는 성교를 통해 내 마력을 너에게 전해줄 수 있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니? 후후.."
"아.."
"네 아버지를 사로잡은 내 마성과도 같은 육체를 경험해 보고 싶지 않니? 어려워 할 것 없다. 내 육신과 내 마력을 모두 손에 넣는거다. 자.. 이리 가까이 오렴. 귀여운 내 아이야."
펜드는 이제 식은땀마저 흘리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황비는 그런 펜드를 더욱 뜨겁게 밀어붙이며 무릎으로 그의 다리사이를 자극하고 있었다. 그녀의 유혹은 무척 치명적이고, 거부하기 어려웠다.
선택지
1. 제길 참을 수 없어. 나는 그녀를 안는다!
황비 세피아 호감도 +1 시렌느 호감도 -1 혼돈성향 +1
2. 안돼. 이년은 아버지를 죽음에 몰아넣은 대역 죄인이다! 나보고 말도안되는 패륜을 저지르란 것이냐?
황녀 시렌느 호감도 +1 질서 성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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