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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펜드의 모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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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05 회 작성일 24-01-10 21: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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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가의 일원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은 분명 일반적인 기준에서 봤을땐 대단히 복받은 일이긴 하다. 안락한 황궁의 생활과 사치스러운 식단, 마음내키는 대로 골라먹을 수 있는 아름다운 시녀들, 비록 공부해야할게 많다는게 좀 흠이기는 하지만 하루 세끼 제대로 먹는 제국의 국민이 그닥 많지 않다는걸 생각하면 이 나라에서 황제의 아들이라는 직위는 분명 상위 0.001프로에 들어야 하는 그런 종류의 행운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타르칸 제국의 셋째 황자로 태어난 펜드 메이비 테어카나는 전생에 어마어마한 덕업을 쌓은게 틀림 없다. 그는 제국에서 가장 끗발나는 뒷배경을 가지고 태어났을 뿐 아니라 피트를 방불케 하는 잘생긴 외모, 잘돌아가는 현명한 잔머리를 타고난 것이다. 덧붙여 여자를 천국으로 보내는 어마어마한 정력마저 갖고 있으니 세상이 이보다 행복한 사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펜드 황자는 상당히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전생에 덕을 쌓은게 아니라 죄를 지어서 황자로 태어난게 확실하다.

펜드는 일단 황위계승권이 무려 4위로 밀려있기에 황제에 오를 확률이 희박하고 황위계승권 1위인 큰형과 2위인 삼촌이 모두 잔악한 성격을 갖고있어 그들이 황위에 오르면 숙청될게 뻔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다. 그에게 당면한 문제는 권력도 여자도 아닌 바로 생존이었다. 그가 스무살이 되어 큰형이나 삼촌이 자신을 황제가 되는데 방해자로 인식하기 시작하자 펜드는 하루종일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으으.."


오늘도 펜드는 앞으로의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중이었다. 차라리 지방으로 내려가 외할아버지에게 몸을 의탁해 볼까? 아니면 삼촌이나 큰형한테 붙어서 일찌감치 자신이 경쟁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시킬까.. 어떻게 하면 앞으로 닥칠 피비릿내나는 황위계승권 다툼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비엔트리스라는 대단히 훌륭한 가문의 후손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서자출신이라 별 힘을 못쓴다. 하긴 그래서 외척이라는 대단한 지위를 가지고도 자신의 후원자가 될 수 없는 것이겠지.. 황위 계승권에 밀려난 손자를 받아줄 여력이 없는 것이다. 다른 경쟁자 밑으로 들어가는것도 그다지 신통한 방법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황제가 되기까지 철저히 펜드를 이용해 먹고 일이 끝나면 그를 숙청할 것이다. 결국 펜드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아앙 아읏 앗"


 섹스를 하면서도 펜드는 별로 즐겁지가 않았다. 펜드는 침대에 멍하니 누워 그의 위에서 열심히 엉덩이를 들썩이는 메이드 아가씨를 올려보았다.


"하앗 저하. 너무 격렬해요. 아아 꿈만같아요. 천한 제가 동경하는 저하와 섹스를 할 수 있다니."


"내가 뭐 별로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이 여자랑은 오늘 만난 사이다. 이름은 리카라고 했던가? 뒷뜰을 거닐다가 우연히 낙엽을 쓸고있는 이 메이드를 만나 하룻밤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다.


"그럴리가요. 흑 저하. 좀더 찔러주세요. 저를 녹여주세요!"


"..."


펜드는 리카의 말대로 몇번 그녀를 쳐올리다가 다시 움직임을 멈췄다. 펜드가 가만히 있어도 이 음란한 메이드는 스스로 허리를 놀려온다. 그런데 애써 기력을 뺄 필요가 없지.


"하악 가요. 저 가버려요. 저하. 부디 저와 함께.."


"으 응."


리카의 움직임이 격렬해지자 펜드도 점차 사정감이 오르는걸 느꼈다. 절정의 순간 펜드는 리카의 안에서 급히 자지를 꺼내 그녀의 몸에 정액을 뿌렸다.


"아 뜨거워요~"


"허억 허억."


"저하.. 안에다 해주셔도 괜찮은데.."


전신에 잔뜩 백탁을 묻힌채로 리카가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만약 황자의 아이를 배기만 한다면 그날로 리카의 인생은 피는 것이다. 하지만 펜드는 리카에게 그런 영광울 주지 않았다.


"아니 안괜찮아. 이제 그만 가보도록."


펜드는 리카의 입에 살짝 키스하며 그녀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리카는 아쉬운듯 몸을 비비 꼬다가 곧 몸을 정리하고 펜드의 방을 나갔다.


"휴우.. 내 아이를 가지고나 하면 너는 죽은 목숨이야. 이 어리석은 여자야."


이제 곧 차기 황제에게 숙청될 자신에게 뭘 기대하는지..

 요즘 펜드는 여자를 안아도 웬지 즐겁지가 않았다. 순간의 쾌락 이후에는 곧 지독한 허무감이 든다. 이 짓도 곧 끝이라는..

여자가 떠나고 펜드는 침대에 멍하니 누워있었다. 문득 창밖을 보니 어느덧 어스름이 길게 깔리고 있다. 참 오늘 밤에는 시렌느의 궁에 가봐야지. 오늘도 안가면 분명 화낼테니.



얼마간 침대에 누워있던 펜드는 대충 몸을 씻고 별궁으로 향했다. 그 건방진 계집애랑 피곤한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짜증이 밀려온다.


 


"그래서 말이지~ 옷이 너무 예쁜거야. 근데 엄마가 저런 옷은 너무 천박해 보인다면서 안사준데. 칫 엄마는 너무 격식을 차린다니까."


"...."


시렌느의 궁을 방문한 펜드는 그녀의 방에서 정말로 따분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시렌느는 여자애나 관심을 가질법한 하찮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질질 끌었고 펜드는 대충 건성으로 대답하며 앞으로 자신의 운명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다.


"그래서 그것보다 덜 예쁜 옷을 고를수밖에 없었어.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 외모가 워낙 뛰어나니, 에헤헷. 오빠는 어떻게 생각해? 무도회에 그걸 입고가며 다들 홀린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겠지?"


"응.."


"아우. 이번 무도회는 꼭 참석하고 말꺼야. 레나언니가 무슨 권리로 날 막는건데? 나나 언니나 다를게 뭐야! 몇년 일찍 태어났다고 매번 손해만 보고.. 오빠도 말좀 해줘."


"어.."


"..근데 무슨 생각 해? 듣고는 있는거야?"


그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골몰하고 있자 그의 앞에 앉아있던 금발의 미소녀가 짜증스럽게 불평을 늘어놨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펜드는 그녀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손을 내젓는다. 펜드는 웬만해서는 이 여자에게는 거스를 수가 없었다. 그녀가 무서운게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가 무섭다. 시렌느의 어머니는 황제를 사악한 마법으로 홀려서 감히 엘프주제에 첩도 아닌 황비가 되었다는 설득력 있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무서운 마녀다.


"아 정말. 오빠는 왜 그 모양이야? 애써 시간내서 오빠랑 어울려 주고 있더니 한눈이나 팔고있고,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


"그럴리가.."


펜드는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늘 심심하다며 별궁으로 자신을 불러내는 이는 바로 시렌느 테어카나, 자신의 배다른 여동생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걸 왜 자신의 탓으로..


"미리 말해두지만, 나는 정말 바쁜 사람이야. 내 미모에 반한 남자들이 지금도 내 명령 한마디면 일개 사단을 꾸린다고."


"흐음.."


그 말을 듣고 펜드는 자신의 여동생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봤다. 확실히 예쁘긴 예쁘다. 몸매도 나이답지 않게 잘익은 편이고. 하긴 엘프랑 혼혈이니 안예쁘면 그게 이상하지. 이제 막 열 여섯살이 된 이 건방진 황녀님은 자신의 외모에 대단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런데 오빠는 이 미녀를 앞에두고 감히 한눈이나 팔고 있는거야? 미리 말하지만 나는 아주 바쁜 사람이야. 자꾸 이러면 오빠랑 안놀아 주는 수가 있으니 알아서 잘해! 이번 무도회에서 나랑 첫번째로 춤추는 영광을 박탈당하고 싶어?"


"네네.."


시렌느가 하는 말이 전부 허세라는것은 펜드 스스로가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황위계승다툼에서 한참 밀려난 자신같은 불행한 황자와 어울려야 하는 이유는 서로가 비슷한 처지이기 때문이다.


 시렌느는 하프엘프라는 이유 때문에 엘프인 그녀의 어머니와 같이 이 황궁에서 대단히 박해받는 처지였다. 제국의 황녀신분인 그녀가 이번에야 간신히 무도회 참여를 허락받은걸 봐도 알수 있지 않은가? 또한 그녀가 허세부리는 대로 하프엘프 시렌느에게 대놓고 관심을 표하는 귀족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고 따라서 그녀와 놀아줄 사람은 밀려난 힘없는 황자인 펜드가 유일하다고 보는게 옳다.


"휴우 너나 나나 참 불쌍한 처지구나."


시렌느는 아마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될 것이다. 뭐 황가의 여식들이 대부분 그런 생을 사니 그 사실만 놓고보면 대단할 것도 없지만 엘프의 피가 섞인 시렌느는 그 격이 다른 자매들에 비해 한참이나 떨어진다. 정략결혼을 가더라도 다른나라 왕의 정비가 아닌 후궁으로 보내지거나, 최악의 경우 변방 이민족에 조공이나 다름없는 형태로 보내질 수도 있다.


그녀의 처지를 동정하며 펜드는 무심코 앞에 있는 과자를 입으로 가져갔다. 순간.


"욱 이게 뭐야."


맛이 끔찍하다. 어떻게 이런 질나쁜 과자가 황녀의 궁에 들어올 수가 있는거지? 이런 음식은 제국의 평민들도 잘 입에 대지 않는다.


"시렌느. 이 과자는.."


펜드는 진지한 시선으로 자신의 여동생을 바라봤다. 이건 황가에 대한 중대한 모독이다. 자신이 비록 힘없는 황자라고는 하지만 황녀의 궁에 질나쁜 과자가 올라온 것에 대한 책임은 물을 수 있다. 대체 담당자가 누구지?


"흐 흥. 딱히 오빠 줄려고 구운건 아니니까.. 칫 그냥 심심풀이로 만들었는데 그냥 남아서 주는거야. 고맙게 먹어."


"뭐라고?"


시렌느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 알수없는 말을 웅얼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뾰족한 귀가 빨갛게 물들어 있다.


"황녀저하가 손수 만든 쿠키라고! 다음부턴 구워달라고 애원해도 안줄거니까 아껴서 먹어."


"크윽.."


 시렌느가 직접 과자를 만들었다는 것도 충격이지만 그 맛은 정말 핵지뢰 급이다. 이게 정말 사람이 만든 음식인가? 아무리 솜씨가 없어도 그렇지. 자신이 만들어도 이보다 열배는 맛있겠다. 거기다 그런 형편없는 쿠키를 먹으라고 일부러 내놓다니.. 먹고 죽으란 건가?


"왜 니가 다과를 만든거야? 시녀를 시키면 되잖아.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맛이 좀.."


펜드의 퉁명스런 반응에 시렌느의 수줍은 듯한 얼굴에 점차 분노의 기색이 퍼져갔다.


"오 오빠가 상관할게 아니잖아! 먹지마! 내놔!"


시렌느가 화를 내며 펜드 앞에서 다과를 치웠다. 그녀가 화를 내자 펜드는 약간 찔끔했지만 시렌느의 화를 견뎌내는게 이 끔찍한 과자를 먹는것보단 나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미안. 하지만 정말 맛이 없는걸?"


"그 얘기 우리 엄마한테도 똑같이 전해주는게 좋아. 아니 오빠가 말 안해도 내가 말할거니까!"


"이런.."


정말로 시렌느가 셋째황비에게 이 일을 이른다면 펜드는 꽤나 난처한 처지에 빠질 것이다. 그는 애써 태연한 척 하며 그녀의 자존심을 건들었다.


"이봐. 어린애처럼 굴지 말라구. 지금 고자질이나 하겠다는 거야?"


"뭐 고자질?"


"사실이잖아. 네가 처음 쿠키를 구운거라면 그것은 맛이 없을수도 있어. 솔직히 내가 먹어본 음식중에 최악이였어. 하지만 내가 그 쿠키에 정당한 평가를 내렸다고 해서 그걸 엄마한테 이른다면 그건 비겁한 행위다. 네 엄마도 너를 탓할걸?"


펜드의 말에 시렌느의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발딱 일어나 별궁이 떠나가라 악을 써댔다.


"비 비겁하다구?! 그 쿠키는 엄마랑 같이 만든거야!! 오빠는 나만 모욕한게 아니라 우리 엄마도 싸잡아 욕한 거라구!!"


"컥.."


펜드는 당황했다. 설마 이런 맛없는 쿠키가 황녀와 황비의 합작품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거기다 시렌느가 이렇게 큰 소리로 고함을 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그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시렌느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나 가볼게. 안녕."


"가긴 어딜가? 기다려!"


여기선 대충 몸을 피하는게 상책이다. 펜드는 시렌느가 자신을 붙잡기 전에 재빨리 문을 열었다.


"그래. 시렌느 말데로 조금만 기다리렴. 뭐가 그리 급하니."


"!!!"


문을 여는 순간 펜드는 기절할정도로 놀랐다. 그의 눈 앞에  시렌느의 어머니이자 셋째황후인 무서운 엘프마녀가 팔짱을 끼고 서있었기 때문이다.


"아 아 안녕하세요 황비마마.. 언제 돌아오셨어요?"


보통 청순미녀가 많은 엘프답지않게 요염한 색기를 자랑하는 이 셋째황후는 펜드의 어깨를 가만히 부여잡고 그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다.


"방금 돌아왔단다 얘야. 너에게 할 말이 있으니 따라오렴."


말을 마친 셋째황후는 펜드의 손을 이끌어 내실로 앞장섰다. 펜드의 여동생 시렌느가 의기 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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