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德厚の野望 - 番外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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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7 회 작성일 24-01-10 11: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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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길이 3장 너비 5장 높이 1장 정도의 통나무로 지어진 집이었다. 사방에 창문이 있고 기둥은 4 개로 정 가운데에 화덕이 있고 바로 위에 환기를 위한 연통이 있었다. 거실 겸 조리대로 쓸 수 있는 곳이었다. 단독 방은 없었고 정교하게 상감한 칸막이로 구역을 나누는 정도였다. 바닥은 곱게 마감 질 한 나무였는데, 벌레가 꼬이지 않는 독특한 향나무를 재료로 쓰고 있었다.


입구는 정문과 후문이 있는데, 정문은 해변으로 향하는 길이고 후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아담한 노천과 이어져 있었다. 밤하늘의 별이 총총해지는 가운데 덕후 일행은 화덕 주위에 모여서 사람 수만큼 준비된 포단(골풀로 만든 원형 방석)에 앉아 저녁을 들고 있었다.


“여기 상공이 직접 만든 건가요?”


막 죽을 한 숟가락 떠먹던 금보옥이 물었다. 덕후가 목수를 공수해왔다면, 그녀들이 모를 리가 없었다. 또한 전문가가 지었다고 하기에는 조잡한 티가 났다. 아니, 공정 과정에서 수많은 오류와 실패를 순식간에 갱신할 수 있는 전지전능의 스킬만 아니었더라면 부실공사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 되었으리라.


“맞소, 소감은 어떻소?”
“좀 비좁기는 하지만 만족스럽네요.”
“하하하, 혼자 관리할 때 번거롭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오. 여긴 남국南國이니 기후를 염려할 필요는 없겠지.”
“상공께서 우리들을 깜짝 놀라게 하려고 혼자 다 하셨지만, 앞으론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잖아요. 매번 치우고 하는 것은 번거로우실테니까 사람을 보내 관리하도록 하세요.”


우희선이 조용히 권했다. 덕후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웃었다.


“잊었소? 여긴 우리들만의 공간이오. 황제라 해도 환관과 궁녀 때문에 완벽한 사생활을 가지지 못하오. 허나 여긴 그런 게 없소. 잠깐의 편리를 위해 자유를 버리겠다면 만든 취지에 어긋나지.”


하기사 그녀들이 맨발로 있는 것도, 살이 드러나는 야한 차림을 감수한 것도 세간이라는 억제력을 차폐했기 때문이 아닌가. 그 덕분에 더욱 밀착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이고. 덕후의 손이 옆에 앉은 염미홍의 발을 주물러댔다. 발마사지를 하겠다는 거였다. 햇빛 작전(?)은 잘 맞아 떨어져 점점 수위를 올려간다. 금보옥이 그것을 보더니 웅크리고 앉은 자세로 손으로 발을 가렸다.


-언니는 부끄럽지 않는 걸까?


금보옥은 웃는 낯의 우희선을 힐끔 보고 그런 의문이 살짝 들었다. 족벌의 깊이나 교육의 정도라면 자신보다 더욱 엄격한 태생이 아닌가? 하지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우희선은 덕후의 동정을 가져갔고 인연을 맺은 기간으로 따지면 가장 길었다. 부부간에 성 관계를 밖에다 화제 삼는 일이 없기 때문이지, 덕후의 성욕과 변태적 취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편이다. 염미홍의 발을 꼼꼼히 눌러준 덕후는 손을 씻고는 우희선을 재촉했다. 금보옥의 눈에는 우희선의 작고 하얀 발이 덕후의 손에 농락당하는 듯 했다.


덕후는 발바닥뿐만 아니라 발등과 발목 그리고 종아리 아래까지 지그시 눌러갔다. 자극에 우희선의 입에서 아, 하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것이 어쩐지 선정적으로 들려 금보옥은 시선을 제대로 두지 못했다.


“이 부위에 반사구가 많이 집중되어 있는데 신경이 집결 된 곳이라오. 그래서 인체의 오장육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이곳을 자극하면 혈액을 순환에 도움이 된다오.”
“헤에,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


덕후가 가르쳐준 부위를 자체적으로 누르고 있던 염미홍이 신기하다는 듯 한 반응이다.


“황제내경의 소녀편에 관지법이라 해서 전해지고 있지.”


황제내경은 상고 시대에 전해지는 의서이다. 덕후는 그 안의 내용을 믿지는 않았지만, 권위를 부여하기 위해 써 먹는 데는 주저함 없었다. 우희선이 끝나고 금보옥 차례가 왔다. 손가락이 꼼지락 거리는 게 금보옥의 눈에는 무슨 괄태충처럼 비쳤다. 발등을 감싼 손에 힘을 꼭 쥐면서 거절의 뜻을 나타냈다.


“아, 저기, 전 괜찮아요. 튼튼하니까요.”
“하아? 튼튼하다?”
“그, 그래요. 상공도 제가 어떻게 무공을 배웠는지 잘 아시잖아요.”
“으음....하지만 무쇠로 만든 사람도 아니고 믿기 어렵소.”
“무쇠는 아니지만 그...무, 무쇠보다는 소녀가 강할지도 몰라요.”
“호오, 그렇다면,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 목숨이 아깝다면 모두 비켜라~ 이 정도 되는 튼튼함이오?”


가락을 붙여가면서 본격적으로 농을 던진다. 금보옥은 울상이 되었다. 주제가의 원형이 되는 마X가Z라는 것을 알 리가 없지만 덕후의 묘사로 어렵지 않게 상상이 갔다. 그런 괴물 같은 것과 자신을 동일시해야한다니. 부들부들 떨며 참고 있으려니 덕후가 응? 응? 하고 옆에서 찌르듯 부채질하자 발작적으로 소리 내고 말았다.


“그래요. 소녀는 그런 괴물이에요!”


금보옥은 튕기듯 일어나며 정문 밖으로 달려 나갔다. 휭 하니 사라지는 모습은 싸늘한 바람을 숙소 안에 남겼다. 난감한 듯 머리를 긁적이는 덕후에게 우희선이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가만히 나무랐다.


“놀리시는 게 너무 과하셨네요, 가서 위로해주세요.”
“하하, 그럼 잠시 다녀오리다.”
“너무 진하게 하면 안 돼~?”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염미홍이 혀를 날름 내민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둘만 남은 진행될 내막을 짐작한 것이다. 덕후는 은은한 화광 속에 비친 두 여인은 한 눈에 쓸어 담고는 문을 나섰다. 월광 아래 별빛이 진주처럼 박힌 길을 따라갔다. 여러 여자를 안았고, 앞으로도 더 늘릴 예정에 있지만 이런 미묘한 분위기는 영원히 적응 하지 못할 것 같았다. 지상의 연리지, 하늘의 비익조와 같은 지고지순한 사랑 같은 것은 현생에서는 꿈꾸지 못하리라.


모든 것이 끝날 때까지 그녀들과는 항상 부족한 듯 갈망하는 시간을 보내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파탄이 나지 않는 것은 까닭이 있었다. 가부장적인 삼종지도 예법을 강화하여 다스린 것이 아니라, 마누라들에게 각자 중시조中始祖가 되도록 안배를 하였기 때문이다.


왕야의 후사를 포기하는 대신, 자식들에게 모계 성을 잇고 모친이 지닌 기반을 그대로 승계 하도록 조처한 것이다. 그래서 마누라들의 재촉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일찍 볼 수 없었다. 현재 마누라들은, 앞으로 얻을 여인들까지 포함해서, 현역으로 짧게는 10년 멀리는 20년 넘게 천하를 최전선에서 뛰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얻은 자산을 지킬 뿐만 아니라 키우고 다스리는 법을 체득하리라.


그럴 때 중간에 자식을 본다면 아이의 성장을 소홀히 하기 쉽다. 훗날, 사회적으로 명예와 지위가 절정기에 이른 마누라들과 한창 혈기 넘치고 패기만만한 자식들끼리 소원하거나 충돌할 가능성이 높았다. 최악의 경우에는 자식들이 부모에게 친밀감을 느끼지 못하고, 유모라든가 다른 놈팡이에게 물드는 수도 있다. 덕후 자신이 마누라들 역할을 대신해서 자식들을 보살피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도 있지만, 혈육에 정을 더하는 것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그래서 기한을 최대한 늦게 잡으려는 것이다. 마누라들이 일선에 물러나서 여유가 생기고, 자식들이 아직은 어려서 도움이 필요할 시기를 가늠하는 중이었다. 이 시대의 열약한 의료보건 환경 때문에 다산이 미덕처럼 변해 있지만, 덕후의 프로젝트 중에서는 의료 체계의 재정립도 있으므로 거기에 살짝 묻어 전지전능의 스킬로 무병장수하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물론 그 영향력은 자손 1대에만 한 할 것이다. 덕후가 공을 들이고 친밀하게 여기는 범위는 마누라들까지 만이지, 자손대대로는 아니었다. 이계환생 + 복마전(황궁) 이라는 장독에서 숙성한 덕분에 현생의 가족관은 심하게 비틀려 있었다. 전생의 가족이 아쉬움과 미련으로 점철된 성역이라면, 현생의 가족은 단순한 혈연 조직적인 감각에 불과했다. 친모인 만 귀비와 동복 여동생에게 괜히 냉담한 것이 아니었다.


만약 마누라와 자식 둘 사이에 하나만 선택하라면, 덕후는 십 중 십 마누라들을 선택할 것이다. 부득불 필요하다면 금보옥의 의자매 심주혜를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한 것처럼 “처분”할 수 있는 무정한 구석이 있었다. 이런 자신의 이상증세를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것으로 인해 죄책감이라든가 실현 욕구는 느끼진 않았다. 그저 “그 때가 온다면 하나의 패로 써먹을 수 있겠구나.” 하는 감흥 정도였다.


다만 우선순위, 가장 이상적인 관계로써 자신의 보람과 마누라들의 행복을 위해 입 다물고 있는 것이다. 마누라들에게 어지간한 건 다 설명해주는 덕후라도, 가족계획의 본심을 하나 둘 까발리다가 만에 하나 이런 음험한 부분을 암시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부부간에 주도권을 쥐려는 듯한, 오해를 사도 명확한 해명 없이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다.


“남자는 변태라는 이름의 신사, 그러므로 나는 섹스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덕후는 스멀스멀 뇌리를 확대하려는 음념陰念을 정욕으로 바꾸기 위해 어딘가 들은 구절을 입 밖으로 흥얼거렸다. 금보옥은 백사장 쪽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 위에 앉아 지평선을 보는 듯 했다. 오감이 뛰어난 고수인 그녀가 덕후가 접근하는 것을 모를 리가 없지만 등을 보인 채 모른 척하고 있었다.


-단단히 삐졌군.


덕후가 금보옥의 등 뒤로 슬금슬금 엉덩이를 걸치려하니, 금보옥은 스륵 일어나 바위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등을 바위에 붙인 채 있었다. 오지 말라는 신호였다. 덕후는 엉금엉금 바위를 밟아 금보옥의 정면에 내려섰다.


“미안하오. 내가 좀 지나쳤소.”
“사과는 쉽게 하네요.”


흥, 하고 토라진 어조다.


“입으로만 씻을 생각은 아니오.”


덕후는 품에서 금빛 고리를 꺼냈다. 팔에 차기에는 좀 커보였고 방울 같은 것이 달려 있어 조금 흔들어도 짤랑하는 맑은 음을 토했다. 덕후는 가볍게 흔들어보였다.


“선물이라오, 발찌라는 거지.”
“당신 정말!”


끝까지 놀릴 셈인가? 금보옥은 발딱 일어났다. 새빨간 얼굴로 씩씩 거리고 있자 덕후는 갑자기 일어나더니 상의를 벗었다. 달빛에 탄탄한 어깨 근육과 가슴이 보였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님에도 금보옥은 가슴이 두근거려 살짝 시선을 흐렸다.


“수치를 주려는 것도, 그걸로 우월감을 즐기려는 것도 아니야. 과도하게 의식하는 것 같아서 좀 허물려고 한 거지.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걸?”


느끼한 소리를 하며 한 발 다가가 허리를 안자 금보옥은 덕후의 가슴을 때렸다. 일말의 진심이라도 있으면 워 해머에 맞은 것처럼 함몰 됐겠지만 토닥토닥 거림에 가까웠다. 본인은 진심이라고 여기고 있지만 힘이 묘하게 빠져 있다.


“그, 그래도 심했어요...”


금보옥은 부끄러운 듯 이마를 덕후의 가슴에 대고 꿍얼거렸다. 덕후는 귓가 바로 위에 입술을 옮겨 속삭였다. 머리카락의 향기가 콧속을 간질였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잘 모르겠어...”
“여기 주지육림을 위해서 온 건 아니야. 음란하다거나 타락한다거나 생각하지는 마. 순수하게 자연인이 되자는 거니까.”
“자연인?”
“그래, 아무런 구속도 없는 거. 남자가 여자를 탐하고 여자가 남자를 원하는 그 자연스러움. 둘 만의 시간에 성현의 지긋한 잔소리는 왜 끌어들여야 하는데?”


잔뜩 열이 오른 머리로 생각해보니 덕후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걸로 남들한테 피해를 주는 건 아니잖아? 내가 이 걸 밖에서 하자고 강요했나? 남들한테 보이는 것도 더욱 아니고.”
“푸, 풍속이라는 게 있으니까...”
“내가 왜 이런 무인도로 멀리까지 초청한 이유를 모르겠어?”
“나, 나를 욕보이려는 건 아니지?”
“욕보이다니 그럴 리가? 속세의 때를 털어내고, 우리끼리 평안한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서잖아?”
“여, 여기가 무슨 무릉도원이야?”


금보옥은 흐늘흐늘 몸을 기대어 오면서도 반박했다. 덕후는 금보옥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매끄러운 목덜미 아래를 손가락으로 훑었다. 금보옥의 몸이 전기가 오는 듯 흠칫 떨었다.


“천계의 비밀을 알려줄까?”


올려다보는 금보옥의 표정은 화난 듯 부끄러운 듯 했다.


“천계에는 남녀 밖에 없어.”
“응?”
“신선, 부처님이라든가 옥황상제고 염라대왕이고 그런 거 없는 걸? 보통 남자랑 여자 밖에 없어. 최소한의 자연법을 제외하고 신분이라든가, 규범이라든가는 없더라구.”


금보옥은 기분이 멍해졌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그러나 자신의 몸을 더듬어오는 덕후의 손길에 집중을 하기 어려웠다.


“그곳에는 남녀 밖에 없어.”


주문처럼 귓가에 파고든다. 음파가 혈액 속에 스며들어 전신을 타고 도는 듯했다. 안 그러면 정신이 어질어질하고 몸이 달아오르는 듯한 현상을 설명하지 못할 테니까. 그래도 최후의 저항을 한다.


“나, 남자와 여자 밖에 없다면 다, 다른 여자를 찾으면 되잖아.”
“이럴 때 보옥은 바보네. 이렇게 상냥하고 예쁜 소녀를 두고 다른 데 갈 리가 없잖아?”


그리고 덕후는 금보옥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포갰다. 혀가 진입하여 단단한 치아를 열고 그 안에 혀를 농락해간다. 금보옥의 혀는 피하는 듯하다가 덕후의 혀와 엉켰다. 부드러운 살덩이들이 타액을 토하며 적셔갔다.


“하으...”


새침한 표정을 짓던 보옥의 표정이 완전히 풀렸다. 입술을 타액으로 범벅이 된 채 무방비하게 기대는 것에 덕후는 견딜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편하게 앉아 봐.”
“이, 이렇게?”


금보옥은 덕후의 지시에 따랐다. 막 일어나려는 자세로 팔꿈치를 지면에 지탱하고 다리를 “ㅅ”자로 세운 모양이다. 그 앞에 앉은 덕후는 금보옥의 발목에 발찌를 찼다. 금보옥이 차가운 이물의 감촉에 떨자 짤랑~ 하는 방울 소리가 울렸다. 흠칫하는 금보옥에게 덕후가 음흉하게 웃었다.


“듣기 좋지?”
“모, 몰라. 그런 거.”


몸이 묘하게 나른해서 눈물을 글썽이며 노려보는 게 전부였다. 실실 쪼개며 덕후는 금보옥의 허리에 있는 팬티를 벗겼다. 양쪽 끈을 잡아 내리면서 둥그런 엉덩이가 손등에 닿자 금보옥의 몸이 살짝 떨렸다. 현재 금보옥의 차림은 련주 때 입는 복잡한 옷이 아니라 현대 피서지처럼, 위는 간이 저고리로 알몸 와이셔츠에 가까운 차림을 연상하면 되겠다. 덕후는 저고리의 매듭을 풀고 브래지어는 제거했다. 그러나 저고리는 그냥 입힌 상태였다. 그 편이 훨씬 선정적이었으므로.


덕후는 불두덩이와 그 아래 질구를 탐색했다. 으응, 하고 금보옥이 몸을 살짝 틀었다. 양 손은 안타까운 듯 저고리의 윗 부분을 잡아쥐며 올린 상태다. 그 덕분에 융기한 가슴, 그리고 매혹적인 유두가 선명하게 요사하게 빛을 발하는 듯 했다. 덕후는 그 유혹에 이기지 못하고 상체를 숙여 금보옥의 오른쪽 유두을 삼켰다. 삼킨 부위는 유두 뿐만 아니라 유륜까지 넓게 포함하여 희롱하기 시작했다.


“하으으응!”


금보옥의 상체가 활처럼 휘어졌다. 유륜과 유두를 부드럽게 핥으며 빨았다가 때론 이 끝으로 살짝살짝 긁었다. 욕심 같아서는 강하게 빨고 싶었지만 너무 자극이 강할 것 같고 섹스 후에 통증이 남을 것 같아 자제했다. 입술을 떼고 침으로 반들거리는 버찌를 두고, 반대편으로 옮겨갔다. 다시 금보옥의 상체가 활처럼 당겨졌다.
 
“젖었네. 애가 타는 거야?”
“당신이 이렇게 만들었잖아...”


금보옥은 응석을 부리듯 불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대음순이 꿈틀거리는 듯 하자 덕후는 손을 내려 헤집었다. 뜨겁고 끈적거리는 애액이 분출된 것이다. 그것을 손가락에 흠뻑 묻혀  금보옥이 보는 앞에 코로 흡기하고 입에 넣어 빤다.


“그런 거 보여주지 마....하지 마!”


금보옥이 수치로 몸부림을 치자 사지가 약간 이완된 틈을 타 덕후의 중심이 가만히 파고들었다. 대음순이 감싸고, 소음순이 환희에 떨며 통과시켰다. 그리고 질구로 고기 기둥이 통과한다. 정상위에서 덕후의 불두덩이 금보옥의 불두덩을 둘렀다. 그 사이에 낀 음핵은 밑으로는 자지의 진입에 말리고 위로는 사내의 육중한 체중에 짓눌려 이중의 쾌감을 전신에 펌프하고 있었다.


“하아아아아앙!”


상체를 약간 지탱하던 두 팔은 좌우로 크게 벌린 채 허우적거리고 있고, 다리도 흔들려 짤랑짤랑하는 방울 소리가 자극적인 교성과 함께 합주를 하는 듯 했다.


“크읏!”


금보옥을 자신만만하게 농락해가던 덕후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자지를 받아들인 보지의 신축력은 굉장했다. 안의 주름진 질이 육봉이 닿는 부위를 최대한 빨아들였다. 그것은 푸쉬-업을 할 때마다 더욱 강하게 탐했다. 이러다 자지가 떨어져나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극한의 사정감을 조금은 죽이기 위해 상체를 그대로 금보옥의 상체에 포갰다. 좌우 땅을 움켜쥐고 있던 금보옥의 팔이 덕후의 목을 꼬옥 안았다. 뺨과 뺨, 가슴과 가슴, 그리고 사타구니와 다리가 엉켰다. 금보옥은 목이 심하게 마를 정도로 애가 탔다. 육침 안에 있는 것이 한바탕 터뜨려주길 원했다. 그것을 받아들이면 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불 붙는 듯한 쾌감이 열반에 이르게 되리라.


금보옥이 찰싹 달라붙자 채액이 덕후의 오감을 무자비하게 희롱했다. 땀에 젖은 암컷의 체취와 피부로 뿜어지는 요염한 열기는 덕후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젊음과 기교를 총동원해 허리를 움직였다. 감로수를 찾는 것처럼 목덜미 입, 코, 눈가, 이마에도 아낌없이 키스를 퍼붓는다.


-짤랑짤랑


남자의 강철 같은 몰아붙이기에 금보옥은 구름에 잠긴 듯한 기분에 사로잡혀 다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허리의 율동에 맞춰 방울 소리는 더욱 요란해졌다.


-푸슈우우우우웃! 푹! 푸숫!


마침내 질 안에 격렬하게 쏘아지는 수컷의 탁액에 맞물려 금보옥의 질은 탐욕스럽게 받아들인다. 환희를 맞이한 금보옥의 몸은 경련하고 있었다. 한동안 사정을 한 수컷의 육침이 조금 줄어들었다. 금보옥은 자신도 모르게 하체에 힘을 주었다. 한 방울을 더 쥐어짜내고 싶을 뿐만 아니라 허전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육체로 보내는 언어를 이해한 듯 덕후도 몸을 빼지 않고 몸의 중심을 앞으로 밀듯이 하며 금보옥의 상체에 엎어졌다.


잠시 후, 둘은 결합부위를 연결한 채 옆으로 누우며 안은 상태였다. 절정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하강하는 안락감에 젖은 금보옥은 문득 생각이 난 듯 결합부위를 떼며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덕후가 일어나려하자 탄탄한 가슴을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웃음을 띄었다.


“소녀가 해줄게 있어요.”


자신의 매력을 자신하고 성에 적극적인 여인만이 띌 수 있는 고혹적인 미소를 함뿍 머금으며 금보옥은 덕후의 하체에 얼굴을 가져간다. 팰라치오다. 덕후가 전희나 뒤처리로 쿠닐링구스를 해줄 때마다 언젠가는 해주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대륙에 있을 때는 막상 해주려 해도 일말의 망설임이 있지만 여기서는 모든 제한이 풀린 상태였다.


머리카락을 귀밑으로 쓸어 넘기며 애액과 정액으로 범벅이 된 육봉에 입술을 오므려 사탕을 빨듯이 흡입해갔다. 이빨들이 육봉의 양 옆 기둥을 살짝 긁어가는 쾌감에 진저리치고 딱딱한 입천장과 대조적으로 부드러운 혀가 기둥을 삼켰다. 문득 귀두 끝에 무언가 좁은 통로가 막는 듯 하더니 금보옥이 육봉을 뱉으며 캑캑 거렸다. 뿌리까지 삼키려다가 입 안까지 닿은 부분이다. 보통 손가락이나 이물질을 넣으면 거부감으로 토기가 치미는데 그 경우였다.


“무리할 건 없어.”
“으응, 무리하는 건 아니에요. 내가 좋아서 하는 걸.”


금보옥은 다시 시도했고, 이번에는 고여 있던 정액을 찌꺼기까지 남김없이 흡수할 수 있었다. 다 빨고 난 뒤 백탁 액으로 번들거리는 금보옥의 입술은 어쩐지 요염했다. 덕후는 심리적으로 약간 저항감은 있지만 내색하지 않고 금보옥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금보옥도 사르르 눈을 감고 덕후의 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월야의 이벤트를 끝내고 난 후에 금보옥은, 최소한 이곳에 머물러 있는 동안은 맨발을 의식하지 않았다. 염미홍 만큼은 아니더라도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요구했다. 덕후는 꿈결 같은 일주일 동안 금보옥과 염미홍 사이를 번갈아가며 향연을 즐겼다. 우희선에게 간간히 신호를 보냈지만, 그녀는 맏언니의 입장을 고수하려는지 번번이 둘에게 기회를 양보할 뿐이었다.


수박깨기, 모래찜질, 카레 만들기 등등의 이벤트로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마지막 날은 간단한 안주거리를 곁들인 조촐한 술자리를 갖췄다. 한 순배 돈 다음 덕후가 제안했다.


“각자 자기가 아는 기이하거나 무서운 이야기를 해봅시다.”
“괴력난신을 논함은 옳지 못합니다.”


우희선이 정색을 하며 제동을 걸었다. 어려서부터 유가의 정수를 깊이 체득한 그녀에게 그 따위 패관잡기는 입에 한 마디라도 담지 말아야할 것이었다. 덕후가 우희선을 달래었다.


“상상력도 적당히 하면 약주藥酒와 같소. 마음에 쌓인 심화心火를 허무맹랑한 일소一笑로 날려버릴 수 있다면 나름 유익한 것이 아니오? 그리고 그런 이야기 속에도 민중의 갈망도 반영되는 경우도 있다오.”
“그런 일이 있습니까?”


우희선이 반문한다. 덕후는 동쪽을 가리켰다.


“저기 동방의 반도국을 알고 있소?”
“본조本朝가 들어설 무렵에 개국한 작은 나라 말씀인가요? 분명 조선국이었던가요.”
“조선? 고려인이랑 무슨 사이야?”
“고려인이 세운 새로운 나라에요.”


우희선이 발언하자 염미홍이 끼어들고 금보옥이 보충해준다. 덕후는 내심 쓴 웃음을 지었다. 광활한 대륙에서 살아가는 그녀들로서는 변방의 나라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 일 터이다.


그렇다고 이 자리에 고려-조선이 초 그레이트하다고 열변한 마음은 없었다. 감정만 앞세우며 토로 해봐야, 자국에서는 시위 집회 하나도 못하는 짱깨들이 남의 나라에서 중화주의를 침 튀기는 저열한 수준과 마찬가지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록 전생의 조국과 역사는 사랑했지만, 그것이 “클린턴이 나더러 형님이라는군!” , “실은 우리민족은 옛날에는 졸라 투명하고 짱이라 수메르까지 지배했다능!” 이 따위 허풍을 믿쑵니다!, 해서가 아니었다. 덕후가 그 땅에서 살아갔던 시대를 성장하고 번민하며 그 과정에서 애착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거창 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태어나면서부터 또 하나의 목숨처럼 누렸던 자유와 평등에 대한 관심과 사색이었다. 그리고 궁핍한 현실 앞에 한 없이 초라하게 무너져갔던 자화상도 함께.


전생에서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등하게 누렸던 그 사소한 권리, 별로 의식하지 않았던 것들이 현생에서는 때때로 편집증세 수준으로 의식하게 된다.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안부낙도를 추구하는 마음과 별개로 도미노 게임 같은 계획을 암암리에 꾸미게 된 것은.


-전생은 디오게네소스, 현생에는 알렉산더....딜레마일까?


무의식중에 술잔을 빙글 돌리고 있는데 주변이 조용해서 문득 고개를 들었다. 마누라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덕후는 빙긋 웃었다.


“아, 하도 오래전에 들은 이야기라 정리 좀 하느라 말이오. 중원이 원말명초의 시기처럼 격변기를 겪었을 때, 비슷한 시기에 그곳도 여말선초의 혼란기였소.”


덕후가 꺼낸 것은 불가사리의 전설이었다. 전승이 오로지 한국에만 존재하는 괴물이었다. 곰처럼 집채 만한 크기에 코뿔소의 눈, 코끼리의 코, 황소의 꼬리, 호랑이의 발톱가지며 온 몸은 고슴도치처럼 털이 나있다고 한다.


“쇠를 먹는 다고요?”
“그렇소. 금속으로 된 거라면 닥치는 대로 먹고 입에서 불을 토하지.”
“우와아...”


염미홍이 신기한 듯 상체를 앞으로 내밀며 감탄한다. 금보옥과 우희선도 귀담아 듣는 눈치였다. 


“불가사리는 문자 그대로 不可殺伊. 절대로 죽일 수 없는 괴물이었소. 왜 그런 괴물이 등장했을까?”


우희선은 문득 착 가라앉은 표정을 지었다.


“보아하니 눈치 챈 것 같군? 알려주겠소?”
“....위정자에 대한 미움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쇠를 먹는다함 병기와 재물을 소유한 자의 것들을 가리키는 것 일 테지요. 죽지 않는다는 것은 꺾이지 않음을 기원하는 것 같네요.”
“어떻게 퇴치했어?”


염미홍이 질문했다. 이야기 외적에는 별로 흥미는 없는 듯 했다. 어떻게 보면 셋 중에 가장 집중력이 높다고 볼 수 있었다. 괜히 교훈적이고 숨은 속뜻을 찾기보다는, 이야기 그 자체를 즐기는 염미홍의 태도에 덕후는 한결 가벼운 기분이 들었다.


“불로 죽였다고 해. 그쪽의 언어유희로 불가살, 불로 죽일 수 있다는 소리고 하더래.”
“헤에, 그렇구나.”
“내 이야기는 이걸로 끝. 다음은?”


이번에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금보옥이었다.


“이건 서호의 한 탑에 얽힌 전설이에요.”


금보옥이 어렸을 때, 사부 모용황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다. 탑의 이름은 뇌봉탑으로 한 처녀가 영원히 잠든 이야기였다. 남송 소흥 연간에 허선이라는 악제상 청년이 있었다. 제사를 지내고 왔다가 서호 근처에서 비를 만나 피하던 중에, 우연히 백소정白素貞과 시녀 소청小靑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 정을 통해 이윽고 혼인을 하게 된다. 결혼한 허선은 그녀를 사랑하면서도 알 수 없는 요술을 부리는 백소정에게 은근히 두려움을 품는다. 사실 그녀는 인간이 아니라 아미산에서 도를 닦던 뱀의 정령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허선은 금산사(金山寺)의 승려 법해(法海)를 만나게 된다. 허선이 직접 찾아갔다는 이야기도 있고, 아니면 법해 측에서 접근했다는 설이 분분하지만, 어쨌든 백소정의 정체를 꿰뚫은 법해는 허선에게 진실을 밝힐 기회를 준다. 백소정의 본신인 흰 뱀의 정체가 허선의 눈 앞에 탄로나고 허선은 놀라 죽고 만다.

“거 참, 어지간히 싱거운 남자로군?”

덕후가 입맛을 다셨다. 백사전은 명말 풍몽룡이 경세통언에 기록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법해가 백사의 정체를 밝히고 뇌봉탑에 가두고 허선을 출가시킨다는  간단한 줄거리였지만 후대에 와서는 가락이 덧붙여지고 백사의 편을 드는 쪽으로 전이되었다. 지고지순 사랑을 통해 완전한 인간이 되고자하는 백사의 순정에 편을 든 것이었다.


금보옥은 저승에 간 허선을 살리기 위해, 백소정이 선산으로 쳐들어가 신선과 대판 싸운 일, 싸움 끝에 신선이 사정을 알고 감동하여 회생의 영지초를 건네 준 대목에 이르러서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어렸을 때 어지간히 감수성을 자극 받았던 듯싶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법해는 허선을 금산사에 가둬 백소정으로부터 떼어놓았다. 백소정은 시녀 소청과 함께 법해에게 도전했지만 패한다. 사미의 도움으로 탈출한 허선은 백소정의 정체를 알고 놀라지만 끝에 가서는 그녀를 받아들인다. 다시 사랑을 찾은 백소정은 아들을 낳지만 백일째 되는 날 법해가 찾아와, 그녀를 서호 뇌봉탑雷峰塔 아래에 봉인하고 소청을 물고기로 바꾼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남겨진 허선은 아들과 함께 백소정을 하염없이 그리워했다는 것으로 끝맺음한다.


완성된 이야기에는 소청이 물고기로 변하지 않고 아미산으로 가 도를 마저 닦아 법해를 꺾은 뒤 백소정을 구출한다는 해피엔딩이었지만, 금보옥이 들은 당시에는 거기까지 발전하지 않은 듯 했다.


“안 됐다. 법해라는 중은 정말 수단방법을 안 가리 네. 해치는 것도 아니고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으니 그냥 눈감아 줘도 되잖아. 혹시 뇌봉탑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요?”


눈물을 글썽이던 염미홍이 슬며시 묻는다. 덕후는 바로 딴죽을 걸었다. 해피 엔딩으로 바뀐 설 의하면 이 슬픈 결말에 서호 근방의 사람들이 뇌봉탑을 무너뜨리고 시도했기 때문이라나.


“가서 무너뜨릴 생각이냐?”


염미홍이 움찔하더니 헤헤 웃는다.


“저도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뇌봉탑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매일같이 간절히 빌었죠. 그래서 사부한테 빌었어요. 사부님은 저를 데리고 가서 무공으로 뇌봉탑을 부셨죠.”
“엑? 뭐야 그게?”
“후후, 실은 다 연극이었어요. 제게 무공의 관심을 붙여주려고 꾸민 거죠. 그 뇌봉탑은 할아버님이 하인들을 시켜서 적당히 쌓도록 한 거였어요. 뇌봉탑이 무너졌을 때 땅이 울려서 하늘로 올라가는 소리라고 했지만, 사부님이 진각을 밟아서 내공으로 흔든 거였고요. 그 진상을 알게 된 건 훨씬 훗날이었지만, 그 지옥 같은 수련 과정을 무사히 통과할 계기는 되었죠.”


아련한 듯이 밝히는 금보옥의 감상이다.


“혹시 마음에 드는 이성관이 없던 건 그 때문이오?”


유년 시절에 들었던 남자 타입이 허선 같이 찌찔 하거나 법해처럼 막장이라면 무의식중에 선입견에 사로잡혔을 수도 있다. 금보옥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그랬을 지도 모르겠네요, 라고 짧게 답했다.


“이런, 눈앞에 백 낭자를 두고 몰라 뵈었구려. 비록 허선처럼 부족한 몸이지만 마음은 진심이니 부디 잘 봐주시구려.”


덕후가 호들갑을 떨며 포권을 하였다. 금보옥은 입가를 살짝 가리며 웃었다. 술김에 고혹적인 자태가 배어 나오는 듯 했다.


“저의 백 낭자는 상공이랍니다. 요술처럼 알 수 없는 면이 있으니까요.”


몇 가지 의심이 있더라도 당신을 사랑 하겠어요, 라는 듯한 뉘앙스다. 덕후는 기뻐하는 한편, 마음 한 편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을 느꼈다. 노출하지 않도록 염미홍에게 이야기를 하도록 부탁했다. 염미홍은 잠시 뜸을 들였다가 우스개 소재를 선택했다. 힘이 세고 사납지만 어리숙한 요괴가 지혜로운 인간에게 넘어가 한바탕 골탕을 먹는다는 전형적인 이야기였다. 그러나 화자가 염미홍이라 생동감 있고 비속어도 간간히 섞어 셋은 웃음보를 터뜨리곤 했다. 염미홍의 이야기가 끝나는 사이 술이 여러 순배 돌았고, 다들 불콰해진 기분에 잠겼다.

“자아~ 이제 큰 마님 이야기를 듣고 자리를 접읍시다.”


덕후가 우희선을 지목하자 우희선은 예상한 듯 손을 내밀며 사양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염미홍이 빈 술잔을 바닥에 탁탁 치며 해라~ 해라~ 성화였고, 금보옥도 몸을 이리저리 틀며 애원조로 청했다. 난처해진 우희선은 딱히 세간의 풍문은 아니어도 상관없겠죠? 라고 조건을 걸었다.


“좋소, 그러나 공맹의 소리가 들어가면 안 되오. 귀신은 반드시 들어 가야하고.”
“그러면 두 성현 이전으로 잡아야겠네요.”


심유한 눈빛과 달리 조금은 장난스럽게 대꾸한다.


“귀신이 왜 있다고 생각하세요?”
“영혼이 존재하고 있으니까?”
“상공은 영혼이 있고나서 육신이 있다고 믿으시나요?”


덕후는 그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이런 문제는 그다지 가까이 할게 못 되지요. 심력만 허비하고 실익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근원적 문제이니 많이 다루어졌을 거라 봐요.”


우희선은 정나라 재상, 자산의 일화를 꺼냈다. 자산이 삼진三晉에 방문했을 때, 그 나라 사람이 귀신이 출몰했던 풍문을 꺼내고 실존 여부를 물었다. 자산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육신이 태어나면 백魄이 생기고, 이어 그 백을 조절하는 혼魂(정신)이 생긴다고 보았어요. 이 혼백은 생전에 좋은 환경에 있으면 강성해지겠죠? 이것이 고조되면 신神이라고 불러요. 이 신이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급사하면 그 혼은 갈 곳을 잃어 다른 백을 지닌 이들에게 자철마냥 붙게 되요. 이것을 귀신鬼神이라고 부르는 거죠.”
“으.....우리 주변에 귀신이 있단 말이죠.”


듣고 있던 염미홍이 두려운 듯 허공을 응시했다. 술이 확 깨는 듯한 기분인 듯 했다. 이계전생을 해버린 덕후로서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라 태연히 다음을 재촉했다.


“천수를 누린 사람의 경우에는 육신, 백은 흩어져 땅으로 돌아간답니다. 대신 혼은 계속 남지요. 혼은 생전의 지각이 남아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사람과도 계속 통하죠. 특히 후손이  선조의 영향을 깊게 받지요. 피와 살을 나눈 몸이니까요. 그래서 선조의 유체를 무덤에 잘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것도 그 까닭이죠.”
“죽고 난 다음에는 윤회하는 것이 아닌가요?”


염미홍이 미진한 듯 물었다. 삼교三敎를 연구한 우희선의 입장에서는 윤회사상 같은 것은, 불가 이전에 천축에 전해지는 우주론의 일환(힌두교와 카스트 제도)이 불가에 영향을 받았거나, 혹은 대중에게 설파하기 위한 한 방편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불가의 가장 큰 추구는 세속의 번뇌를 벗어나는 지혜를 추구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우희선은 어떻게 설명할까 하려다가 피하기로 했다. 덕후가 어거지 부려서 자신도 편법에 가깝게 끼워 맞춘 것이지만, 그 문제까지 다루면 명색만 귀신 이야기가 아니라, 본격 강론이 되 버린다. 


“그건 저도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빙긋 웃는데, 염미홍은 우희선한테 드물게 항복 선언을 받고도 승리감보다는 묘한 패배감을 느꼈다.


“어쨌든, 고래古來의 왕후장상王侯將相과 성현 그리고 사대부들이 불멸의 업적을 추구했던 것도 위와 같은 맥락이죠. 비록 육신은 티끌로 돌아가도 추구했던 정신은 기억을 통해 영원히 재현되니까요. 업적을 이룰 여건이 안 되면 심혈을 기울이는 저서라도 남기는 것이지요.”


마지막 말을 할 때는 덕후를 향해 있었다. 덕후는 공연히 술을 홀짝였다. 히키코모리 모드는 그만하라는 애원이었다. 하기는 입신양명과 더불어 이상실현에 초점을 두는 우희선의 사고관에서 덕후의 니트 질은 속 썩이는 일이었다.


“아아, 나는 죽으면 화장을 청할 것이오. 현실의 대인 관계도 골치인데 죽어서도 후손이랑 엮이는 것은 그다지 내키지 않소. 화장하면 피차 무해무득無害無得할테니 아름답지 않겠소?”
“상공....!”


술이 들어가서인지 평소는 자제력이 강해 티도 안낼 우희선이지만, 아미가 살짝 떨리고 입술을 살짝 깨문 상태였다. 원망스레 쳐다보자 덕후는 가슴이 다 뜨끔하였다. 우희선은 가만히 시선을 내리깔며 술을 입가에 대었다. 한 잔이 아니라 연거푸 석 잔을 비운다.


“좀 자고 싶네요. 먼저 씻으실 분 있나요?”
“뭐....내일 해도 될 것 같아요.”
“찬 물도 위아래가 있는 법이잖아요?”


취중에서 아이콘택트를 하는 염미홍과 금보옥이다. 우희선은 자리에 일어나 후문으로 향했다. 약간 시간 간격을 두고 덕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상대로 금보옥과 염미홍은 덕후를 공기 취급했다. 덕후는 우희선이 먼저 들어간 후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미지근한 바람과 함께 촉촉한 대기가 덕후의 전신을 맞이한다.


탈의를 한 우희선은 등을 보인 채 무릎 위를 온수에 담그고 있었다. 교교한 달빛 아래 부셔질 듯한 몸에 덕후는 옷을 천천히 벗고 온수에 몸을 담근다. 인기척을 눈치 챘을 텐데 우희선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배후에서 양 손을 뻗어 가녀린 어깨를 잡았다.


“놓으세요.”


말과 달리 허망하게 등으로 기대어오는 육체는 뜨겁게 젖어 있었다.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턱을 부드럽게 잡아 돌려 혀를 내민다. 그 와중에 덕후의 한쪽 손은 우희선의 엉덩이 한쪽을 강하게 쥐기 시작했고 다른 한 손은 허벅지에서 사타구니 쪽으로 쓸듯이 애무했다.


“아아....”


정랑과 오랜 세월 동안 학습된 성감대가 마음과 달리 환희에 깨어나고 있었다. 남자를 충분히 아는 여체는 지속되는 애무에 자극을 받아 성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사랑해, 누나.”
“거짓말쟁이.”
“화난 거야?”
“가족을 만들자고 했잖니.”
“미안....”
“....그렇게 용서 빌면서 빠져나가지 마.”
“누나랑 내가 생각하는 가족관에 차이는 있을지 몰라. 하지만 마음은 진심이야.”
“끝까지 달콤한 소리만 하네....그렇게 거짓으로 채색해가면....난 싫어.”


우희선은 그 다정한 태도에 왈칵 치미는 서러움을 견디기 힘들었다. 이렇게 뒤에, 맨살끼리 맞대고 있음에도 반려와는 항상 알 수 없는 거리를 느껴졌다. 함께 종착지에 이르고 싶은데, 그는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발 물러선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술에 너무 취했어.”
“네게 취한 거겠지. 요새는 이런 생각이 들어, 어째서 널 만났을까....”
“후회 하는 거야?”


덕후의 어조는 고저가 없었다. 그러나 어딘가 슬픈 듯 한 기분이 전해져왔다. 순간 육감을 통해서 전해져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말로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일생에 따라붙는 운명마저 초월한 그 무언가를.


“나의 천명天命은.....너니까.”


대답은 없다. 대신 우희선을 안은 덕후의 몸에 힘이 들어갔다. 우희선은 본능적으로 무릎을 꿇어 허리를 세웠다. 온천 중앙이 아니라 외곽의 얕은 곳이라 온수는 사타구니 바로 밑에 닿을락 말락하는 수준이었다. 우희선의 동작에 호흡을 맞추듯이 덕후도 무릎을 꿇어 바로 밀착했다. 우희선의 귓불과 목덜미에 진한 키스를 하며 양 손은 둔덕과 가슴을 애타게 문질렀다.


“아핫...”


우희선이 희열에 찬 신음을 내며 몸이 활처럼 펴졌다. 그리고 솟은 둔부로 덕후의 발기한 자지가 입구를 찾기 위해 헐떡대고 있었다. 우희선의 보지도 뻐끔히 열린 채 애타게 자신의 짝을 찾고 있었다.


이윽고, 덕후의 자지가 우희선의 보지에 박히기 시작했다. 우희선의 구멍, 입과 아래가 동시에 떨리기 시작했다. 엉덩이가 마약을 맞은 것처럼 들썩거린다. 수동적인 덕후를 자극하듯 우희선이 적극적으로 리드를 하는 것이다. 생각해서가 아니라 농밀한 여인의 육체가 먼저 반응하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꼿꼿하게 서 있던 우희선의 상체가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앞으로 무너졌다. 우희선의 상체가 앞으로 기운 것과 동시에 덕후의 하체도 내려앉았다가 서서히 올라갔다. 우희선은 양 팔꿈치로 미끌한 바닥을 대며 얼굴을 파묻었다. 황홀한 표정으로 내지르는 암컷의 신음을 가능한 들키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표정은 보지 못해도 덕후는 자지를 탐하는 은밀한 구멍의 수축과 진동을 통해 우희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응…흐아아악! 아흐으으으응!“


높이 들려진 엉덩이에 대해 낭패스러운 수치감을 느끼면서, 그 상상력은 오히려 성적 흥분을 자극시켰다. 모든 성감대가 강하게 압박을 받는 엉덩이 안에서 개화하는 것 같았다.


덕후는 콧등을 찡그리고 이를 물며 최선을 다해 리드했다. 귀두가 질구를 통과해 자궁 입구까지 들이칠 듯한 기세로 압박했고, 광란하기 시작하는 여체에 파묻히지 않도록 아슬아슬한 줄타기 끝에 문득 입을 크게 벌리고 허억! 하는 신음을 토했다. 우희선의 보지 조임이 처음과는 달라져 남근을 희롱하기 시작했다. 수컷을 조종하는 암컷의 마성이 깨어나는 것이다.


“흐읍, 간다아아아아....!”
“응, 어서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몸부림을 치던 남녀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곧장 방출하기 시작했다. 호스에서는 용암이 분출하는 것마냥 정액이 다량으로 쏟아지는 듯 했고, 반대로 여자의 은밀한 단지에서는 뜨거운 샘물이 분수처럼 터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덕후는 우희선의 몸을 바로 엎드린 자세로 만든 다음 자지를 천천히 떼어놓았다.


엉덩이 바로 밑의 다리는 온수 안에, 상체는 바닥에 늘어뜨린 우희선은 녹아내린 표정으로 덕후를 멍하니 응시했다. 덕후는 같이 누워 우희선의 콧등에 키스를 하였다.


“최고였어.”
“음란해진 게 아니고?”
“아주 음란했어. 그러니까 정숙한 거랑 같아.”


극과 극은 통하는 법이니까, 하는 시답잖은 덕후의 주장. 우희선은 손등으로 입가를 가리며 킥킥 웃어버렸다. 한바탕 진을 빼고 빠져나간 자리에 기분 좋은 나른함을 채운 한 쌍은 나란히 욕조 벽에 등을 기댄다. 덕후는 팔을 뻗어 우희선의 어깨를 끌어안았고 우희선은 정랑의 가슴에 옆으로 머리를 뉘인 채 눈을 감았다.


밤 공기가 휴식을 취하는 남녀를 감미롭게 다독여주는 듯 했다. 그 대가인지는 몰라도 다음 날, 덕후에게 가벼운 몸살이 찾아와 더 출발을 하루 더 연장한 것은 사소한 일이었다.(....)


 


 


 


DOA....말로만 들었지 직접 해보지는 해보지 못했습니다.(크흑!) 정품으로 살 테니까 PC 한글판으로 내놓으란 말이야! 어쨌든 이 편으로 바캉스 편 종료. 9월중에 2부 [천하포무]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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