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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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 토
오전 10시 무렵 침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에 눈을 떠, 소리가 난 쪽을 보니 아내였습니다. 아내는 저를 보자마자 정좌해 머리를 바닥에 붙이고,
“여보, 미안해요. 밤새 생각했지만, 역시 제가 잘못했어요. 솔직히, 과장님의 이야기와 당신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신을 믿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영문을 알 수가 없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저는 당신을 믿어야만 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부탁할게요. 용서해 주세요.”
“왜 그러는거야? 겨우 하룻밤 정도로 정말 알게 된 건가? 어젯밤은 노다랑 만난건가? 만나긴 했어도 위자료가 무서워서 안기진 못하고, 또 나에게 잠자리가 돌아온거야? 그렇지 않으면 귀여움 받았지만, 노다가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나?”
아내가 와준 것이 기쁘지만, 또 심술궂은 말을 내뱉어 버렸습니다. 아내는 눈물을 흘리면서 내 눈을 보며,
“과장님과는 만나지 않았어요. 정말입니다. 어제 당신한테 오고 싶었지만, 눈물이 멈추질 않아서 밖에 나올 수가 없었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제가 지금까지 당신의 눈을 볼 수 없었던 것은, 당신의 눈을 보고 있으면, 당신에게 미안하고, 괴로운 마음에 울어버릴 것 같아서에요. 저는 당신을 배신했어요. 당신에게 되돌릴 수 없을 정도의 상처를 입혔습니다. 그런 것을 잊어버리고 싶다는 뻔뻔한 말은 할 수 없어요. 하지만, 하지만, 지금은 배신하고 있지 않아요. 믿어줘요. 지금은 당신에 대한 것밖에 생각하질 않아요. 이제 와서 늦었다는 걸 알고 있어요. 당신에게 이혼 당할 것처럼 된 뒤에 깨달아도 늦은 것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정말로 소중한 것을 잃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상황이 되어서 깨달아도 늦었다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내가 이야기를 마치고 울고 있는 동안, 나는 말없이 계속 자문자답하고 있었습니다. 이것과 똑같은 일을 친구에게 상담 받는다면, 틀림없이 저는 헤어지라고 조언했을 겁니다. 챙길건 챙기고, 그런 여자는 내쫓아라고 조언했을 겁니다. 그런데 나는 어째서 그렇게 못할까? 아내를 아직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사실은 20년이 넘은 이 생활을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닌가? 여러가지로 생각을 해봤습니다만, 대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하나 알게 된 것은, 핑계가 아닌, 역시 아내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 것. 무슨 말을 들어도, 어떻게 생각되어 진다해도, 이 여자를 잃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 알수 없는 것은, 나를 사랑하고 있으면서,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는 것입니다. 나를 배반하고, 거짓말을 해온 아내를, 이렇게 말하는 것도 이상합니다만, 아내는 성실한 여자입니다. 성실한 만큼 노다와의 관계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는 것을 저는 알고있습니다. 아내의 성격으로 볼 때, 노다를 사랑하게 되버려서, 나에게 마음이 없어지면 헤어지자는 말을 하려한 것 같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나를 사랑하고 있지만 노다를 좋아하게 됐다고 하는, 아내의 마음은 진심이겠지만,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저는 기회가 없었을 뿐, 부하인 여자사원에게 상담을 받는, 아내와 같은 상황이 되었을 때, 같은 실수를 저지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상대를 좋아하게 됐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생활을 부수고 싶지 않아서 이혼을 생각하지 않을수도 있겠습니다만, 역시 두 사람 모두를 좋아하게 된다는 감정은 이해가 안됩니다.
오늘 밤 저는 아내를 안으려고 생각했습니다. 안아서 아내의 사랑을 확인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오기를 부리고 있어서, 이전처럼 키스를 하는 것 같은, 다정한 행위는 할 수 없습니다.
“미스즈는 날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게 진짜인지 확인하고 싶다.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확인하고 싶어. 말로는 뭐든지 할 수 있잖아. 살을 맞대면 알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입고 있는 것을 전부 벗고 침대에 누워.”
아내는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나한테 안기는 것이 싫어?”
그 말을 듣고 허둥지둥 알몸이 되어, 내가 시킨대로 침대에 누워,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아내의 다리를 벌립니다. 열린 다리 사이에 들어 앉아 자세히 보니, 아내의 거기는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이전과 다른 형태로 보였습니다. 몸 전체를 보면, 반년 이상 지났으니 다소 살이 찌거나 야위거나 하니까, 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만, 노다에 의해 변한 듯한 느낌이 들어, 기력이 빠져갑니다. 양손의 손가락으로 집어서, 아내의 그곳을 벌려 속을 보니 노다의 얼굴이 떠오르며, 여기에 노다의 물건이 들어갔다는 생각을 하자, 분함과 쓸쓸함에 휩싸여 아내를 안을 마음이 들지 않고, 아내의 옆에 드러누웠습니다. 그것을 알아차린 아내가 몸을 일으켜, 나의 물건을 입에 넣고 필사적으로 혀를 사용해 왔지만, 노다에게도 같은 걸 했다라는 생각이 들자, 나의 물건은 반응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달라붙는 아내를 밀어내었습니다. 아내는 저에게 등을 돌리고 소리를 죽여 울고 있습니다. 저는 모든게 싫어져서, 천정을 바라보고 있는 사이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7월 13일 일
어떤 소리에 눈이 떠져 시계를 보니, 2시간 정도 졸았던 모양입니다. 오전 1시를 넘기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화장실에 간 것 같고, 돌아오자마자 내가 깬 것을 알아채고,
“미안해요. 미안해요. 부탁이니까, 다시 한번, 다시 한번만, 해보게 해주세요. 열심히 할게요. 당신이 바라는 것은, 뭐든지 열심히 할 테니까 부탁할게요. 다시 한번만 부탁할게요.”
“안되겠어. 니가 열심히 하면 할수록, 그 남자에도 똑같은 것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참을 수가 없게 돼. 그 새끼한테도 똑같은 것을, 아니, 그 이상의 것을 했다고 상상해버려서, 더더욱 안되겠어. 반대로 너는 어때? 느낄 수가 있어? 여자의 몸은 모르겠지만, 나이든 노다이든, 아무나 손대어도 똑같이 느껴서, 젖어오는거야? 나한테 애무 받으면서 그 남자를 떠올리는 건 아니야?”
아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단지 울고만 있습니다.
“봐봐, 나는 전부터 신경이 쓰여 참을 수 없는 것이 있어. 물어보면 더욱더 너와의 관계가 망가질지도 모르고, 나를 사내답지 못한 인간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하지만 물어보지 않으면 평생 질질 끌려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가 묻지 말고 잊어버리자고 생각했었지만, 난 그렇게 못할 것 같다. 내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해주지 않겠어?”
“네. 뭐든지 대답할게요. 당신이 알고 싶은 것은 뭐든지 솔직하게 대답할게요. 당신이 조금이나마 편해진다면, 뭐든지 대답할 테니 물어봐 주세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그럼 물어볼게. 녀석의 상담에 응해주던 네가, 처음 관계를 가졌을 때, 어떤 심경으로 그랬어?”
“네,,,,,,, 술 탓으로 돌리는 건 비겁하지만, 상담에 응해주던 몇번째에, 오늘은 술이 마시고 싶은 심정이니까, 어울려 줬음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술을 못마시니까 조금밖에 마시질 않았지만, 그런데도 취해버려서,,,,,,, 아뇨. 죄송해요. 핑계일 뿐이에요. 술에 취해 기분이 좋아지긴 했지만, 자기 분간도 못할정도로 취하진 않았습니다. 가게를 나와 곧바로 키스를 당하고, 그대로 호텔로,,,,,,, 당신에게는 미안해 하면서도, 당신 밖에 몰랐던 저는, 흥미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게다가 상대가 모두들 동경하는 과장님이기도 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호텔을 나왔을 때, 저는 터무니 없는 짓을 저질렀다는, 죄책감으로 가득했어요.”
“그렇게 죄책감을 느낀 네가, 어째서 그 후로도 관계를 가졌어? 정말 죄책감이 있긴 있었어? 지금 내가 물어보니까, 말만 그렇게 하는 것 아니야?”
“솔직하게 말할게요. 믿어주세요. 저는 두 번 다시 관계는 가지지 않을 작정이었지만, 과장님한테, ‘미스즈씨를 안고 있을 때는, 안좋은 일을 전부 잊어 버릴 수 있었어. 전부터 생각은 했지만, 이런 관계가 되고서야, 내가 미스즈씨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라는 그런 말을 듣고, 전 싫은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거절 했더니 이번에는. ‘미스즈씨에게도, 물론 남편분에게도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미스즈씨와 함께라면 지옥에 떨어져도 좋다. 이제 죽고 싶었던 기분인 내가, 여기서 이렇게 견딜 수 있는 것도 미스즈씨가 있기 때문이다. 한 번 배신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해도 이제 없어지지 않는다. 한 번이든 두 번이든 마찬가지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이제 되돌아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날 도와 줬음 좋겠다.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미스즈씨 밖에 없다. 사랑한다.” 그런 말을 듣고, 말뿐이 아닌, 이전의 행위로 과장님은 저를, 좋아하게 된 것 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전, 죄책감에 쌓이면서도, 말하는 대로 몇 번이나 과장님과 관계를 가져버렸어요. 그러던 중 저도, 과장님을 좋아한다고 착각을 해, 연애 놀이 같은 짓을 계속하게 되었어요.”
“,,,,,,,,, 나는 좀더 자세히 듣고 싶어. 네가 과장님한테서,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행위라는 게 뭐야? 무엇을 한거야?”
“그것은,,,,,,,,,”
“이제 막, 뭐든지 말하겠다고 했었지? 그 새끼와 둘만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어서, 나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거야? 말하지 않겠다면 이제 됐어.”
“아뇨. 말할게요,,,,,, 애무가,,,,, 전희가 매우 정중해서, 제 몸을 소중하게 빨아주고,,,,,, 앞도 뒤도 온 몸을,,,,,,, 시간을 들여,,,,,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로, 시간 감각이 없어질 정도로,,,,,,,,”
“그것 만으로 몇 번이나 가버린거야? 커다란 소리를 질렀어?”
아내는 대답하지 않고 머리만 끄덕였습니다.
그 후,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하라고 위협하면서 캐물어도 용서해 달라고, 울기만 하며 얘기하지 않습니다. 아직, 어째서 묶이는 것 따위의 행위에 응하게 되었는지, SM 방에서의 일, 가장 신경 쓰이는 여관의 일 등, 묻고 싶은 것은 산더미 입니다만, 무리라고 생각해 저는 아내를 침실에 남겨두고, 소파에서 잠을 잤습니다.
7월 15일 화
일요일은 아내와 지금까지 이상으로 기분 나쁘게 헤어졌기 때문에,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만, 제 쪽에서 전화하는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을 먹으면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습니다. 아내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받았습니다만, 들려 온 것은 노다의 목소리 였습니다. 바로 끊어버릴까라고 생각했지만, 화가 날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내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있어 끊지 않았습니다.
“이제 부부관계는 잘 할수 있게 된건가? 그 목소리로 볼 땐 아직 인 것 같네. 그렇다면 미스즈씨가 좋아하는 방법을 하나 알려줄게. 당신은 지금까지 바이브를 사용한 일이 없던 것 같던데. 왜 사용하지 않은거야? 여자는 미스즈씨 나이대가 가장 한창때야. 하지만 남자는 그렇질 못하지. 충분히 만족시켜 주고 싶어도 체력이 딸려. 이것저것 이용해보는 편이 좋을거야. 미스즈씨는 그거 사용해 주는 것을 정말 좋아라 하는데 왜 안 써?”
“그래서 어쨌다고? 그런 것 때문에 일부러 전화질 해댄거냐? 뭔가 니 조바심이, 눈에 훤히 보이는데?,,,,,,,,, 수고했어.”
그 때 아내의 모습이 떠올라 동요하고 있으면서도, 여유가 있는 것 처럼 말을 했습니다. 더욱더 노다는,
“그렇군. 쓸데없는 참견이었던 것 같네. 전화 한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야. 남편분한테 양해를 구하고 싶어서 말이지. 벌써 미스즈씨한테서 들었을거라 생각하지만, 이번 토요일에 구입처의 장례식이 있어. 나와 미스즈씨가 참석하게 됐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일이라고. 본 장례식은 벌써 끝났고, 까다로운 의식은 없는 사장(社葬:회사가 주재하는 장례식)이지만, 그래도 1시간 이상은 걸릴거야. 장례식은 빼고, 차로 왔다갔다, 점심식사까지 합치면 2시간 이상은 둘이서만 있게 될걸. 도중에 휴식으로 찻집이라도 들리면 좀 더 걸릴테고. 나중에 불만이라도 말하면 곤란하니까, 확실히 해둘려고 생각해서 전화했다. 지난 주말에 부장님이 말하셨을 테니까, 아직도 거절하지 않았다는 것은, 남편도 허락한 것이 겠지만, 일단 내쪽에서도 전화해두지 않으면, 난처해질거라고 생각해서 말이지. 미스즈씨한테 들어서 알고 있는거지?”
“,,,,,,,,,,,,,,,,,,,,,,,,”
“이봐, 듣지 않았어? 미스즈씨는 남편한테 말도 않하고,,,,,,,, 이거 괜히 전화해서 난처하게 되버렸네. 미안, 미안. 미스즈씨가 말할 때까지, 나한테 들었다는 것은 입다물어줘. 부탁해. 그건 그렇고 미스즈씨는 무슨 생각으로,,,,,,,, 불필요한 것 때문에 전화해버렸군. 그럼, 난 이만 실례하지.”
최초의 이야기는, 또 나와 아내의 사이를 험악하게 만들기 위해, 장난질 쳤다고 생각했습니다만, 확실히 장례식의 이야기는 쇼크였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전화를 했더니,
“엣, 전 듣지 못했어요. 정말이에요. 들었다면 당신에게 말했겠죠. 그런 장소에 제가 갈 일도 없겠지만, 그 일이 정말이라면 거절할거에요. 제가 다시 전화 할게요.”
10분 정도 뒤, 아내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 저는 장례식에 안가도 되는 것 같아요,,,,,,,,,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요. 과장님님과 둘이서 가는 일은 없어요.”
“그 남자한테 전화해서 확인한 거지? 그 새끼가 뭐라고 말했어?”
“아니요,,,,,, 별로,,,,,,, 자기의 착각이었다고,,,,,,,,,”
“나에게 숨기는 것은 없다고 말했던건 거짓말이었나? 뭘 숨기고 있어? 그 새끼는 무슨 말을 했어?”
“저는 당신을 믿고 있어요. 당신을 믿어요. 당신을 믿고 있으니까,,,,,, 과장님은 당신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고 말했어요. 당신이 최근 또 그 일이 떠올라서 참을 수가 없으니까, 이번 토요일 오후에 이 쪽으로 와서 사과하라고,,,,,,, 이번 토요일은 거래처 장례식 때문에, 부하와 나가지 않으면 안되니까, 일요일로 해줬음 좋겠다고, 기분이 풀릴때까지 때려도 좋다고 말했더니, 갑자기 화를 내면서, 그 부하라는 것이 아내야? 아내와 갈 생각이지? 진짜 장례식에 가는거야? 다른 곳으로 단둘이 가는 것 아니야? 라고 알 수 없는 말들을 하길래, 무서워서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어요. 당신을 그렇게 만든 것도 전부 자기 책임이라고.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고.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까, 괜찮은 의사한테 보여봤음 좋겠다고 말했어요. 그런 것은 믿지 않으니까. 당신이 어떻게 되든 믿고 있으니까. 당신만을 믿으니까. 당신이 어떻게 되어도, 당신을 사랑하니까.”
“내가 어떻게 됐다는 것은, 내가 미쳤다는 의미야? 내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하고 있는거야? 전화는 그 새끼가 걸어왔어. 통화 기록을 끊어보면 알거야. 너는 내가 의사한테 가보는 게 좋을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아무것도 신용하고 있질 않잖아. 그만두자. 마음대로 해라.”
저의 지금까지 말이나 행동을 보면, 아내가 의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다를 신용하는 것만은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 여기서 화를 내면 노다의 작전에 말려드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분노는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발각 당초에는 노다를 죽여버리겠다고,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만, 노다와 달리 지켜야 할 사람이 있는 저에게는 그럴 수 없습니다. 아내가 노다만을 좋아하고 저와 헤어지고 싶다고 말한다면 다르지만, 날 좋아하고, 노다와는 착각한 것 일뿐 이제 끝났다고 말한다면, 진심은 둘째치고, 범죄가 되는 복수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군이라고 말하며, 반대로 노다한테 공격받고 있는 지금의 상태로는, 아내와의 일을 생각할 여유도 없어져, 이대로는 제가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아뇨, 벌써 조금 미쳐버렸는지도 모릅니다.
노다의 목적은, 저와 아내가 원래의 부부로 돌아가는 것이 싫어, 주물러서 이혼을 시키고, 아내를 자기 것으로 하려는 것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만, 그것만이 아닌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 이외에도, 뭔가 엄청난 꿍꿍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짐작이 갈만한 것은, 헤어진 부인에 대한 것입니다. 노다가 저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저의 심경을 알고 있다고 본다면, 반대로 저는 아내와 헤어져도 미련이 남으니, 헤어져서 완전히 정리됐다고 말은 하지만, 노다도 아직 헤어진 부인에게, 미련이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번 휴일은 집으로 돌아가, 노다의 헤어진 부인을 만나 보려고 생각합니다.
7월 17일 금
일이 늦게 끝나, 집에 도착한 것은 꽤 늦은 시간었습니다만, 아내는 언제나처럼 자지않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도착한 후 한마디 말도 않지 않고, 목욕을 하러 가려 했을 때, 아내가,
“여보,,,,,,,,, 미안해요. 내일,,,,,,, 갑자기,,,,,, 네가 장례식에 가는 것으로,,,,”
“역시 그런거구만. 사실은 전부터 들었던 것 아닌가? 누구랑 가는데? 그 새끼인가?”
“네,,,, 과장님이랑,,,,,, 하지만 정말 오늘 들은거에요. 같이 가게 된 다른 한 명이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거래처 쪽이랑 안면이 있는 제가 같이 가줬으면 좋겠다고 부장님이 말하셨어요.”
“변명하지마. 이번에 내가 집으로 왔지만, 원래 니가 나 있는 곳으로 오게 되어있었다. 그러니까 나에게는 다른 이유를 둘러대고, 내가 있는 곳에는 오지 않을 작정이었지? 애초부터 그 새끼랑 둘이서 갈 생각이었잖아? 또 날 속였다는 건가.”
“정말이에요. 요전번에는 몰랐고, 과장님에게 전화를 했더니 저랑 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어요. 정말입니다. 믿어주세요.”
저는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믿어달라고 말을 해도, 어떻게 그런 우연이 있을 수 있는 거야? 반대로 니 이야기가 사실이라고치자, 어째서 거절하지 않았어? 그 새끼랑 단 둘이 가고 싶었던 거야? 내가 싫어 할거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잖아?”
“부장님께서 먼저, 내일은 무슨 중요한 예정이라도 있나? 라고 물어서, 특별히 없다고 말해버렸어요. 그 후에 장례식에 가달라고 부탁을 하셔서, 거절할 수가 없었어요.”
“그렇군. 넌 내가 집에 돌아와, 함께 있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는구나. 옛날이라면 상관없지만, 니가 나를 배반하고, 아직도 날 괴롭히고 있는 지금, 함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아? 사실은 나랑 있으면 숨이 막히는 거야? 헤어지고 싶다면 헤어져 달라고 말해라. 아이들에게 알리고 싶지도 않고, 지금 생활을 버리고 싶지도 않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노다라고 말하란 말이야. 내일은 둘이서 재밌게 즐기고 와라. 내일 간다면 우리들은 끝이다. 그럴 각오를 하고 다녀와.”
“미안해요. 안갈게요. 저는 지금하고 있는 일이 좋아요. 당신과의 관계가 어떻게 하면 좋아질지 모르겠고, 어떻게 보상해야, 조금이라도 당신이 편해지게 될까 몰라서,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런 것들에서 도망치는 것은 일을 하고 있을 때 뿐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제가 하는 일에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잘못을 저질렀는데 제멋대로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저보다 더 고민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어요. 미안해요.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내일은 따로따로 갈 작정이었어요. 과장님은 차로 마중 나오겠다고 말했지만 거절했어요. 정말이에요.”
“그래서? 따로 간다고 해도 어디서 합류하면 되는거잖아. 진짜 장례식이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럽구만. 무슨 말을 해도 안되겠어. 첫째 나는 널 전혀 신용하고 있지 않아. 신용 할 수 없는 짓을 했으니까 말이야. 내일 가도 좋지만, 돌아 올 때 이혼신고를 받아서 와줘. 목욕은 관두지. 그냥 자겠어.”
아내를 괴롭힐려고 심하게 말을 했습니다만, 신용이 안 간다는 말은 본심이었습니다. 서로 이 정도로 신용할 수 없다면, 이제 부부로서는 끝난 것 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