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노마키아 - 1부(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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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씨... 좃됐네.. 』
『쓰벌..어쩌긴 뭘 어째?? 기어들어가는 수밖에... 』
토요일 저녁 학교의 운동장 어두운 한 구석에서 몇 명의 남자들이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사복을 입고 담배를 피워대고는 있었지만 그들은 모처럼만의 연휴에 학교에는 집에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집에는 학교에 있겠다며 양쪽에 거짓말을 하고 5일간의 연휴를 만끽해보려했던 이 학교의 학생들이었다.
소위말하는 발랑 까진 아이들 축에도 끼지 못하고 그런 흉내만 내던 아이들이였기에 이번 연휴는 그들에게 황금같은 기회였다. 평소에 안면이 있고 잘 논다는 여자아이들을 꼬셔서 게임도 하고 술도 마시면서 밤을 지새고 잘되면 언제나 자위로만 얼룩져있던 그들의 고추에 허물을 벗겨낼 수도 있는 찬스라 그들은 생각했었으나 결과는 이렇게 어두운 운동장 그늘에 초라하게 쪼그려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아.. 나도 계집애들 한번 따먹어보나 했더니만.. 제기랄.. 』
그들 중 하나가 아쉬운듯 말을 내뱉고 있었다. 그들의 주요 관심사는 언제나 여자였고 섹스였다. 그렇기에 이번 기회가 너무도 아쉬웠지만 정말 막나가는 아이들처럼 강간이나 겁탈같은 시도를 해볼만한 용기는 없었다. 학교에서도 불량학생인양 발랑 까진 학생들인양 행세를 하고 있었지만 소위 이지매라 불리는 힘없고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는게 고작인 그들에게는 그럴 용기도 없었고 설사 계획했던대로 여자아이들과 연휴내내 함께 한다고 해도 여자아이들을 어떻게 해 볼 계획이나 이런 것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단지 몇 날밤을 같이 보내면.. 술도 먹고 취하기도 하고 이러다보면 그런 기회도 생기지 않을까 싶은 막연한 기대정도였다. 그런데 계획이 이렇게 허무하게 시도도 해보지 못하고 무산되어버리자 마치 계획대로만 되었다면 여자아이들과 뜨거운 밤을 보낼 수 있었을것만 같은 생각이 그들을 더욱 발걸음을 떼기에 아쉽게 만들고 있었다.
『기회를 줄까? 』
투덜거리고 있던 그들에게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들은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나는쪽을 바라보았다. 목소리의 주인은 생각보다 훨씬 그들과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어둠으로 위장한듯 어둠에 묻혀있다가 그들의 시선이 모아지자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들보다 얼굴하나정도는 더 커보이는 키에 커다란 덩치를 가진 사내가 그들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거대한 체구에 그리고 돌을 집어던져도 튕겨나올것만같이 단단해 보이는 근육의 모습에 그들은 쭈볏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바라보았다.
『누..누구... 세요..? 』
『그런데... 누구...세요...? 』
남자는 아무런 망설임없이 학생들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쭈뼛거리고 서있는 아이들 두명을 어깨동무하듯 양팔로 아이들의 목을 잡고 끌어당겼다. 남자에게 목을 잡힌 두 아이는 금방이라도 목을 부러트려버릴 것같은 강한 압력을 목에서 느꼈다.
『켁..케엑..왜..왜이러세요... 』
쿠웅.....!!
두 아이를 양팔로 끌어안고 있는 남자가 갑자기 발을 들어 땅바닥을 강하게 내딛자 아이들은 순간적으로 지진이라도 일어난듯이 땅이 울리는듯한 느낌을 받으며 지금 자신을 잡고 있는 남자가 보통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그들에게 두려움이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니들이 원하는걸 하게 해준다고.. 니들은 내 말대로만 하면 돼... 』
남자는 그제서야 잡고있던 그들을 풀어주었다.
남자의 팔에서 풀려난 아이들은 쪼그리고 앉아 목을 부여잡고 있었고 그런 그들을 향해 남자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내 말대로만 하면 돼.. 그러면 너희도 살 수 있고.. 너희가 원하는 것도 할 수 있지.. 단, 내 말을 어기거나 도망치려한다면 그때는 너희들은 죽어.. 』
쿠웅...!!
남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건장한 남자의 허벅지만한 두께의 돌로 만들어져있는 간이벤취의 두꺼운 돌이 힘없이 두동강으로 토막나 양쪽지지대의 중앙쪽으로 함몰되어버렸다. 어둠속에서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갔다. 어디서 이런 괴물같은 남자가 나타났는지 자신들에게 뭘 원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한가지 그들이 확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은 이 남자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저 두꺼운 돌벤취와 같은 신세가 되어버릴 것이라는 점이었다.
『니들 교복있지? 』
『말했지? 내 말만 그대로 따른다면 살려준다고.. 몇번씩 말하게 하지마..!! 귀찮으면 다 죽여버릴수도 있으니까... 』
남자의 말에 학생들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 남자가 누구인지 교복을 가지고 무엇을 하려고하는지 따위가 아닌 이 남자의 손에 죽지 않아야하는 것.. 오로지 이것 하나만이 중요한 사항이었고 그러기위해서는 이 남자의 말에 따라야만 했다. 그렇게 그들은 기숙사쪽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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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식이 교실에서 나가버린 이후 김유식의 부하들은 몇 번이나 미나의 얼굴에 물을 뿌리고 깨우고서는 잠시도 쉬지않고 미나를 희롱하고 괴롭혀댔었다. 눈을 뜨고 그들과 입을 맞추고 그들의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었던 미나였지만 미나의 몸은 그저 끓어오르는 감정에만 반응하고있는 빈 껍데기일뿐 아무런 의식도 없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른후에 미나가 정신을 차렸을때 미나는 구교사의 3층 화장실에 있는 것을 깨달았다. 수도꼭지에 연결된 길다란 호스에서 뿜어져나오는 물줄기를 맞으며 미나는 양손으로 가슴을 감싸고 엎드려서는 몸을 떨고만 있었다. 그 자리에 김유식은 물론 가면을 쓴 그 남자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고 미나가 아닌 지희로서도 제압할 수 있을지 모르는 2명의 부하들만 있었지만 미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의 무려감 그리고 절망감....
연인에대한 죄책감....
그런 것이 더해갈수록 짙어지는 두려움...
이런 것들은 강한 물줄기를 맞고 있는 미나를 능력자도 아니고 지희도 아닌 그냥 한명의 연약한 여자로 만들어버리고 있었다.
그렇게 오락게임을 즐기듯이 미나에게 물줄기를 쏘아대던 남자들은 미나의 몸에 물기를 닦아내고는 다시 옷을 입혔다. 그렇게 차가운 물로 몸을 씻어내었음에도 아직 미나의 몸안에는 그 미묘하고 야릇한 감정들이 살아 숨쉬고 있는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런 느낌과 함께 또다시 정찬의 모습이 미나의 머리속에 떠오르고 있었지만 미나는 더이상 머리속에서의 정찬의 모습을 바라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
마치 몸의 감각기관이 부셔져버리기라도 한듯이 김유식에게서 고통인지 쾌락인지 흥분감인지도 구분하기 어려운 엄청난 감정의 폭풍을 느끼면서 미나는 정신을 잃었다. 그 이후 정신을 차린것은 화장실에서 물줄기를 맞을때였지만 미나는 김유식의 부하들에게 철저하게 농락되어질때 가끔씩 잠시나마 깨었던듯 자신의 모습을 흐릿하게나마 기억할 수 있었다. 선생님을 강한했던 남자들의 성기를 몸안에 삽입하고 허리를 흔들고 그들의 품에 안겨있던 자신의 모습을 미나는 기억할 수 있었다. 미나가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던 그 끈을 미나는 차마 다시 붙잡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힘없이 팔을 늘어트린채 바닥을 바라보고 주저앉아있는 미나를 두고 김유식의 부하들은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김유식이 들어왔다.
능글맞게 웃으며 들어오고 있는 김유식의 모습에 미나는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모든게 이 남자 그리고 그 가면을 쓴 남자때문이라는 생각에 아무생각없이 김유식의 얼굴에 주먹을 날려주고 싶은 마음이 치밀어 오르고 있었지만 그런 생각과는 달리 몸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금요일 저녁부터 조금전까지 근 24시간 가까이 극한의 긴장감과 흥분감속에서 미나는 지칠대로 지쳐있었고 일어서면 아직까지 몸에 남아있는듯한 그것들이 또다시 폭발할듯 일어서 버릴것만 같았다.
『솔직히.. 예상밖이야.. 이 정도까지 버틸줄은 정말 몰랐다구 』
『역시.. 히로인은 뭐가 달라도 다른가봐? 』
미나는 아무말 없이 김유식을 노려보고만 있었다.
『그래서... 기회를 줘볼까 하구 말이야.. 』
김유식이 미나의 턱을 한 손으로 잡고 자신의 얼굴을 바짝 들이대자 미나는 잠시라도 김유식을 보고싶은 마음이 없다는듯 고개를 한쪽으로 돌려버렸다.
『친구들.. 니네학교 아이들.. 구하고 싶지? 』
뜻밖의 말에 미나는 다시 김유식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때 문이 열리면서 한 남자가 떠밀려지듯 교실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미나는 볼 수 있었다. 학교의 교복을 입고 무엇인가에 떠밀려지듯 교실안으로 들어온 남자아이는 잔뜩 겁을 먹은듯한 표정으로 문쪽을 바라보고 있다가 김유식과 미나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 교복을 입은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미나의 눈이 크게 확장되어갔다.
무엇인가에 겁을 먹고 있는듯 보이는 교복을 입고 있는 남자...
미나의 학교 학생이었다. 미나와 같은 학년 그리고 그다지 친분이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분명히 얼굴을 알고 있는 아이였다. 몇 명씩 어울려다니며 힘없는 아이들을 괴롭히고 다니는 그들 중 한명이었고 정찬도 그들의 타겟중에 한 명이었기에 그들과 몇번 마주친적이 있는 아이였다. 갑작스런 그의 등장에 미나가 놀라고 있을때 김유식의 입에서 들릴듯말듯한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저 아이.. 죽을거야.. 오늘.. 이 자리에서.. 』
미나는 김유식의 말에 또다시 놀라고 있었다. 남학생이 교실에 들어왔을때 그리고 김유식이 그 학생을 죽여버릴거라고 이야기했을때 미나는 학생들의 목숨을 미끼로 자신을 굴복시키려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김유식의 말은 미나의 예상과 너무나도 달랐다.
『넌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도와줬지? 사람들은 널 어떻게 생각할거같아? 모든 사람들이 널 동경하고 좋아하는 것 같지? 과연 그럴까? 사람들이 동경하고 좋아하는 것은 네가 가진 힘이지 네가 아냐.. 난 그걸 보여주고 싶을 뿐이야... 』
『크크크 순진하군.. 좋아.. 난 아닐거라는데 베팅하겠지만.. 저 녀석이 그런걸 원치 않는다면 저 녀석과 섹스를 하지 않는다해도 저 녀석을 살려주지.. 그대신 내 생각이 맞다면 그땐 반항하지 말라구.. 그럼 그 순간 저 녀석의 얼굴은 등쪽으로 돌아가 버릴테니까 말이야 』
말을 마친 김유식이 미나에게 속삭이듯 말하던것과는 달리 남학생에게 하는 말인듯 큰 소리로 말을 했다.
『지금부터 1시간.. 1시간의 시간을 주겠다. 그 시간동안은 니가 무슨짓을 한다해도 네게 아무짓도 하지 않을것이다. 이 여자를 여기서 데리고 도망치든.. 여자에게 무슨 짓을 하든.. 아무것도 하지않든 모든 것은 네 자유다.. 』
남학생에게 돌아보지도 않고 미나를 바라보며 남학생이 들으라는듯 큰 소리로 말을하던 김유식은 들릴듯말듯하게 작은 목소리로 미나에게 말했다.
『넌 저 애들을 살리기위해 이런꼴을 당하고 있지? 그럼 니가 도와준 저 아이들은 널 어떻게 도와주는지 한번 보자구 크크크 』
말을마친 김유식이 몸을 일으키고는 교실문쪽을 향해 걸어갔다.
『1시간이야.. 어떻게 해야 좋을지 잘 생각해보라구 』
그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고 김유식은 교실밖으로 나가버렸다.
교실한쪽에서 잠이들어있듯이 쓰러져있는 경희를 제외하고는 남학생과 미나 단 둘만이 남아있었다.
미나가 고개를 들어 교복을 입고있는 남학생을 바라보았다. 미나의 기억속에 있는 아이였다. 종종 정찬에게서 돈을 빼앗던 아이들이었고 이 학교학생으로서의 기억으로는 다소 불량기가 다분한 아이였지만 그렇다고 본질자체가 나쁜 아이들은 아니었다. 아이는 미나와 교실의 출입문 사이에 어정쩡하게 서서는 나가지도 그렇다고 미나에게 다가오지도 못하고 잔뜩 겁을 먹은 얼굴을 하고 어정쩡하게 서있는 아이를 보니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미나가 자리에서 일어서 그 학생에게 다가갔다. 미나가 다가가자 아이가 겁이나는지 주춤거리며 물러서기 시작했다.
『너무 걱정하지마.. 괜찮을거야.. 』
자신때문에 잡혀온 아이였고 이렇게나 잔뜩 겁을 먹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능력자와 그것도 좋지않은 상황으로 조우한 일반사람들은 능력자의 생각이나 마음여부와는 달리 능력자자체를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었고 미나는 그걸 잘 알고 있었다. 다른 능력자에 의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미나가 도와주었을때 미나는 그들에게서 그들을 도와준 사람이 미나임에도 불구하고 미나 역시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이 아이는 김유식의 상식을 뛰어넘는 힘에 직접 위협을 당해 이곳으로 데려와졌을 것이고 그 자리에 있는 자신에게 겁을 먹는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었다. 미나는 아이가 겁을 먹지 않게 진정시키고 싶은 마음에 살포시 아이를 안아주며 말했다.
『널 도와주긴 어렵지만.. 아무일 없을거야.. 너무 걱정하지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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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 우리 도망가야하는거 아냐?? 』
구교사의 한 교실에서 세명의 남학생이 끙끙대며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그들에게 지금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야 조금 전 운동장에서 이상한 남자를 만나기전과 다를바 없었지만 그때와 지금의 고민의 깊이는 차원이 달랐다.
운동장에서 기숙사로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비린 것을 아쉬워하던 아이들은 이상한 옷차림의 거한의 힘에 압도당해 이곳까지 끌려왔다. 왜그런지 기숙사에 들려 각자의 교복을 가져와서 입게 했고 지금은 이렇게 아무도 없는 구교사의 교실에 몰아넣고 있었고 난생 처음으로 그저 엄살이 아닌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들은 아무도 없는 이때에 이곳을 빠져나가야할지 아니면 자신의 말만 들으면 무사히 돌려보내주겠다는 남자의 말을 믿고 그의 말에 따라야하는지 판단이 잘 서지 않고 있었다. 그 때 교실의 문이 열리고 자신들을 데려온 남자가 교실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등장에 아이들은 긴장하며 뒤쪽으로 주춤거리며 물러서고 있었고 남자는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내가 시키는 것만 하면 아무일도 없을테니까.. 』
아이들은 남자의 말에 경악했다. 물론, 가끔씩 상상속에서나마 그런 생각을 안해본건 아니었지만 진짜로 그런 일을 벌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들에겐 그런 일을 저지를만한 용기도 없었고 자칫하면 자신들의 인생을 망쳐버릴 수도 있는 일이었다. 아이들은 이 남자가 사람들눈에 띄는것을 우려해 자신들에게 여자를 납치하게 하려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그 여자를 강간하게함으로서 공범을 만들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생판 얼굴도 모르는 자신들에게 이런 일을 시키지는 않을테니까..
『저..저희들은 그럴만한 능력이 없어요... 한번도 누굴 납치하거나.. 』
『마..말도 안돼...!! 』
아이들은 남자의 말에 또다시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남자의 말대로라면 자신들이 강간해야할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닌 능력자였다. 더구나 지금까지 많은 능력자들을 제압해온 꽤나 강한 능력자였다.
물론, 미나와 섹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은 해보았고 인터넷등에서 묘한 각도에서 찍힌 그녀의 사진같은 것들을 보며 자위를 해본적도 있었지만 사실상 그런일은 불가능했다. 더구나 강간이라니... 보통 사람에 불과한 아이들이 능력자를 강간하려 한다면 어떻게 될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아이들앞에 서 있는 이 남자 지금 아이들에게 기름을 들고 불속으로 뛰어들어가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우리 같은 애들이 어떻게 능력자를... 』
『크크 한때 활발하게 활동했던 미나가 왜 갑자기 잠적했을것 같아?? 』
진퇴양난의 제안을 받고 거의 울상이되어버린 아이들에게 김유식이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분명 남자의 말대로 미나는 어느순간부터 그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시집을 가서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거라는 사람도 있었고 어느 능력자와의 싸움에서 패해 죽었을거라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추측일뿐 확실한 사실은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들의 앞에 있는 이 남자가 그 해답을 알고 있다는 듯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
『나한테 졌으니까... 그리고 내가 미나를 사로잡았으니까 크크킄 』
『크크크 그래 맞아.. 』
조금 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능력자일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아이들이었다. 능력자들을 보는 것이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었고 더군다나 이렇게 바로 눈앞에서 보면서 이야기를 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었기에 그들은 쉽에 믿어지지가 않았지만 분명 조금 전 이 남자가 운동장에서 보여준 힘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힘이긴 했다. 그리고 지금 그 남자가 미나와의 싸움에서 미나를 사로잡았기 때문에 미나가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내가 그 년을 길들이고 있거든.. 뭐 이제는 남자의 손길만 닿아도 질질 싸는 그런 년이 되어버렸지만 크크크 아무래도 조금 강한 자극이 필요할것 같아서 말이야.. 』
이런 상황도 쉽게 믿어지지가 않았지만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 남자의 말에 아이들은 남자에게 되묻고 있었다. 아이들의 물음에 남자가 다시 이야기를 이었다.
『그거야 직접 보면 아는 일이고.. 이제 너희들이 결정할 차례야.. 규칙은 간단해 너희들에게 각자 한시간의 시간을 주지.. 그 한시간동안은 너희들이 무슨짓을해도 너희에게 아무짓도 하지 않는다고 약속하지.. 』
『약속하지.. 그럼 내 제안을 받아들이는건가? 』
아이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잔뜩 겁을 먹은 얼굴이었지만 남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보이고 있었다. 이 상황이나 이 남자의 말이 좀처럼 믿어지지가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들이 살 방법이 이것뿐이라면 그리고 미나가 힘없는 보통 여자라면 남자의 말을 받아들이는게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일것 같았다.
그렇게 그 남자가 나가고 잠시후 그의 부하들로 보이는 남자들이 교실로 들어와 그들중 한명을 다른 교실쪽으로 데려갔고 그렇게 교실로 들어선 아이는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온 남자와 두 명의 여자를 볼 수 있었다. 중앙에 앉아있는 여자는 김유식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고 교실한쪽 구석에도 한 명의 여자가 양손이 뒤로 묶인채 정신을 잃은듯 쓰러져 있었지만 긴 머리카락이 얼굴전체를 덮고 있어서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잠시후 남자가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1시간이야.. 어떻게 해야 좋을지 잘 생각해보라구 』
남자는 교실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을하듯이 이야기하고 나갔지만 남학생은 그 말이 자신에게 한 말이라 생각했다. 한시간.. 한시간안에 미나를 강간해야했다. 가끔씩 상상해본 일이긴하지만 아무리 위협받고있다고 하더라도 막상 하려니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남자가 나가버린 교실문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던 남학생이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조금전에는 김유식에 가려 그리고 이런 상황에 눈에 잘 들어오지않고 있던 여자의 모습이 남학생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미..미나다..!! 진짜 미나다..!!"
남학생의 눈에 들어온 여자의 모습은 분명한 미나의 모습이었다. 직접 대면하거나 먼발치에서라도 본적은 없지만 인터넷이나 잡지등에서 묘사하고 본 모습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미나의 모습을 보자 조금전까지 도무지 믿어지지않고 머리속에 붕떠있는듯하던 남자의 말들이 남학생의 머리속에서 침착물이 가라앉듯 가라앉으며 믿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교실의 중앙에 있던 미나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듯하더니 자신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하자 남학생은 겁이나기 시작해 뒤쪽으로 조금씩 물러섰다. 남자는 지금의 미나는 아무런 힘도 없다고 말했고 그런 미나를 강간하지않으면 자신을 죽여버리겠다고 말했지만 막상 미나가 자신쪽으로 다가오자 무엇을 어찌해야할지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만에하나 미나가 능력자로서의 힘이 있다면 어쩌면 자신은 남자가 아닌 미나에게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남학생에게 다가온 미나가 마치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는듯이 말하며 자신을 안아주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해야할지 도무지 상황판단이 서질않는 이런 상황에 잔뜩 경직되어있던 자신의 몸을 미나가 감싸안자 그 부드러움에 조금은 긴장감이 풀어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긴장감이 조금 풀어지자 남학생도 손을 들어 미나를 같이 안아주었다.
물컹하게 자신의 가슴에 와닿는 미나의 가슴이 느껴지고 미나의 부드러운 살결에 자신의 몸이 감싸지자 조금전까지 느껴지던 두려움과는 달리 기분이 좋은 묘한 흥분감이 느껴지며 미나의 몸을 만져보고 싶은 생각이 조금 더 강하게 들어오고 있었지만 미나가 능력자라는 사실에 남학생은 머뭇거리고 있었다.
기분좋은 흥분감과 함께 조금 더 미나를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들자 남학생의 머리속에서 자신과 친구들을 데리고 온 남자의 말이 떠올랐다. 미나가 이미 어느정도 그 남자에게 길들여진 상태고 남자의 손길만 닿아도 쉽게 흥분해버리는 색녀라는 말이 학생의 머리속에서 떠오르자 미나의 등을 감싸고 있는 손을 조금 더 내려보고 싶은 욕구가 마음속에서 조금씩 더 강해져오고 있었다.
"그래.. 어차피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마찬가지라면..."
남학생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러나 저러나 죽는건 매한가지라면 자신의 목숨을 미나쪽에 걸어보고 싶었다. 그래도 그동안 사람들을 위해 싸워온 여자이니까 건달같은 남자를 부하로 데리고 있는 그 남자와는 조금은 다를것 같았다.
그리고...
어차피 미나는 사람들을 구해주는 히로인이니까...
자신들이 살기위해서는 미나의 목숨을 버려야하는 것도 아니니까....
강간당하는게 목숨을 잃는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아니니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히로인인 미나가 받아들여야 하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남학생은 생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