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노마키아 - 1부(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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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미 졌어.. 나에게서 벗어날순 없단 말이야..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지.. 』
아까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정찬을 바라보며 말을하고 있는 미나였지만 달아오르고 있는 몸을 어쩌지는 못하고 얼굴까지 붉게 상기된채로 숨을 몰아쉬며 끓어오르는 욕구를 참아내고 있었다. 미나는 몸을 일으켜보려고 했지만 미나의 몸은 말을 듣지않고 있었다. 미나의 몸을 하고있을때는 지희일때보다 상처등의 회복이 훨씬 빠른편이었지만 김유식에게 받은 데미지는 상당히 컸고 회복에 필요한 힘이 모두 몸 전체를 감싸고 도는 흥분감을 억누르고 있는데 집중하고 있는듯 미나의 몸은 미나의 뜻대로 움직여주지를 않고 있었다.
『별 수 없군.. 오늘이 인간으로서 널 대하는 마지막이 될거야.. 』
"지지않아.. 절대로.."
미나는 마음속에서나마 자신의 손을 꼭 잡아주고 있는 정찬의 모습을 보며 절대 지지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남자의 말처럼 자신이 단지 편안한 휴식터를 얻기위해서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정찬은 이렇게 마음속에서나마 미나가 흔들리지않도록 미나의 손을 잡아주고 있었다. 강간을 당하는거야 피할 수 없을지 몰라도 정찬이 미나의 곁에 있는 한 마음까지 빼앗기지는 않을 자신이 있었다. 혹시라도 아주 우연히라도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정찬을 알고 싶다고 조금 더 잘해주고 싶다고 미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지희가 지애의 일로 처음 정찬의 집을 찿아간 날 정찬은 지희에게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해 최면을 걸면서 지희가 차후에 성적인 흥분감을 느낄때면 정찬을 떠올릴 수 있도록 지희의 마음을 이끌었다. 그로인해 자신을 잃고 녹아내리듯 정찬에게 빠져들어가고 있던 미나에게 강렬한 자극은 무의식속에 잠자고있던 정찬의 최면을 끌어내버림과 동시에 미나의 머리속으로 정찬을 불러냈다. 남자의 말에 동화되어가던 미나는 자신을 등지고 떠나버리려던 정찬이 다시 떠오르자 언제나처럼 자신에게 힘이 되주기위해서 마음속에서나마 정찬이 나타났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미나의 혼란스러운 정신을 바로잡아주며 미나에게 힘을 주고 있었다. 지희의 연인으로 다가가기위해 정찬이 한 행동이 지희를 조금 더 가까워지게 만들 수는 있었지만 지금은 미나를 정찬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주고 있는 셈이었다.
『마음대로 해.. 』
미나를 내려다보던 정찬이 화가난듯 거칠게 문을 닫으며 교실밖으로 나가버리자 한쪽에서 그 둘의 모습을 아무말없이 지켜보던 김유식이 미나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크크크.. 그래야지.. 꽤나 마음졸이고 있었다고 니 년이 그냥 그대로 보스한테 굴복해버리는줄 알고 말이야 왠지 보스가 널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았거든.. 』
『뭐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보스의 뜻을 어기는건 아니니까.. 재수없으면 니 년이 시키는걸 들어야하는건 아닌지 잠시 걱정했더니만 크크크.. 넌 내 소중한 아이를 잘라버린 대가로 평생 내 아이를 위해 봉사하며 살아가야할 거야 크크크 』
『그럼 버텨보라고 흐흐흐... 인간이 줄 수 있는 쾌락 그 이상을 네게 주지.. 미쳐버리기전에는 절대 헤어나오지 못할 그런 기분을 맛보게 해줄테니까 말이야 크크킄 』
미나의 앞에 서서 미나를 내려다보던 김유식이 음흉하게 웃고 있는동안 김유식의 사타구니사이에서 또다시 뱀과같은 그것이 머리를 치켜들듯 솟아올라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미나가 마음속에서 잡고있는 정찬의 손을 무슨일이 있어도 놓지 않겠다는듯이 꼭 쥐고 있었다.
뱀처럼 길게 솟아오른 김유식의 잘려진 성기의 끝부분에서 수십가닥의 붉은 실들이 하나하나 생명을 가지고 있는듯이 커다란 파라솔처럼 펼쳐져나오면서 미나를 향해 덮쳐가기 시작했다. 미나는 그런 모습에 본능적으로 두손으로 가슴을 가리려했지만 아주 길게 늘어진 지렁이와 같이 붉게 꿈틀거리는 그것들은 미나의 손목을 휘감으며 미나의 두손을 등뒤쪽으로 속박하고는 미나의 허리와 허벅지등을 감싸고 돌기 시작했다.
『하아악..!! 』
불과 하루도 채 지나기전에 느껴본적이 있는 불쾌하고 끈적한 느낌이 온 몸을 휘감고 있었지만 처음느꼈을때의 그 끈적이는 불쾌함보다는 실지렁이와같은 촉수들이 휘감으면서 전신을 동시에 애무하는듯한 흥분감이 훨씬 더 미나의 감각을 자극하고 있었다. 미나는 몸부림치며 그 촉수들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밧줄처럼 몸을 묶고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나의 몸을 휘감고나서도 살아있는 뱀처럼 미끌거리며 움직여대고 있는 바람에 흥분감들이 순식간에 쾌락적인 자극으로 바뀌어 쉬지않고 미나의 머리속으로 짓쳐들어오고 있는 바람에 도저히 몸에 힘을 실어넣을수 없었다.
『어때? 죽이지?? 크크크 제대로 즐겨보라고.. 이런건 사람이 해줄수 없는거니까.. 』
미나에게 전해져오는 자극적인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 있기라도 한듯이 김유식은 미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피처럼 붉은색을 띠고있는 그것들이 미나의 양쪽 무릎에서부터 허벅지쪽으로 감싸올라오며 미나의 음부쪽으로 접근해가고 있었고 미나의 몸을 고정시키듯이 허리쪽에도 몇가닥의 굵은 실들이 휘어감겨져갔다.
『크킄 얼마나 버틸수 있을지 기대되는걸? 』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또다른 붉은 촉수들이 미나의 가슴쪽으로 다가와 볼록하게 솟아올라있는 미나의 두 가슴을 잠시 노려보는듯하더니 미나의 양쪽 유방 각각의 밑부분을 휘어감았다.
『흐으윽.. 』
마치 온 몸이 성감대인것처럼 몸의 모든 부위에서 제각각 흥분감이 뒤섞이며 밀려들고 있었지만 가슴에서부터 느껴지는 느낌은 확연히 느껴질수 있을만큼 다른 부분보다는 그 자극이 강했다. 미나의 솟아오른 봉우리의 밑부분을 휘감은 촉수들이 미나의 가슴을 조여들기 시작하자 밑부분에서부터 압박을 받은 미나의 가슴이 위쪽으로 밀려올라가기 시작했다. 물이 담긴 풍선을 실로 조이듯이 촉수들은 미나의 유방밑부분을 조여댔다가 다시 풀어주기를 반복하기 시작하자 미나의 가슴도 그에따라 한쪽으로 몰렸다가 풀어졌다하면서 마치 미나의 가슴이 혼자 숨을 쉬기라도 하듯이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었다.
미나의 새하얗게 솟아있는 가슴이 일렁일때마다 미나의 심장이 더 빠르게 뛰어가기 시작했다. 동맥을 타고 미나의 심장밖으로 나간 피는 정맥을타고 다시 미나의 심장으로 돌아올때마다 엄청난 양의 흥분감을 실어나르고 있었고 그 흥분감으로인해 심장은 고통스럽게 느껴질정도로 터질듯이 날뛰고 있었음에도 흥분감은 쉴새없이 미나의 심장을 향해 몰려오고 있었다.
『하아..하아..하악..하아... 』
미나의 숨소리가 거칠고 빨라지기 시작했다. 미나가 숨을 내뱉을때마다 미나의 입에서는 태양이라도 집어삼킨듯이 뜨거운 그리고 끈적한 열기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미나의 입안에는 충분한 양의 침이 있었음에도 태양의 열기를 이기지 못하는듯 계속해서 침샘에서는 침을 쏟아내고 있었고 아무리 삼키고 삼켜내도 그 이상의 침들이 미나의 입을 가득 채워가기 시작했다.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 이러면 어떻게 해? 』
미나의 모습을 보고있던 김유식이 실망했다는듯한 말투로 말하고 있었지만 지금의 미나에게 김유식의 말소리는 머리로 전달되지 못하고 한쪽귀로 들어와 다른귀를 통해 빠져나가버리고 말았다.
『어때? 하고싶지? 섹스하고싶어 미치겠지? 크크크 』
김유식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하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정도로 미친듯이 쌓여가는 흥분감에 반해 쾌락으로 풀려 해소되는 흥분감은 너무도 적었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미나는 욕구불만과 같이 그 답답함에 질식할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말해봐.. 한번만 해달라고 사정해봐.. 』
김유식의 말대로 두손을 가진 사람이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흥분감이 밀려오고 있었다. 김유식의 성기에서 펼쳐져나온 촉수들은 미나의 발가락끝에서부터 얼굴까지 모든 부분을 간지럽히고 자극해대고 있었고 계속해서 몰려와 쌓여만가는 그 답답함에 미나는 정말 사정이라도 하고 싶었다. 미나는 눈을 감고 머리속에서 정찬의 손을 꼭 잡으며 입을 열었다.
『싫....어... 』
김유식의 말이 끝나자 미나의 몸의 한 구석을 공략하고있던 두 개의 촉수가 미나의 가슴부분으로 솟아올라오더니 단단하게 솟아오른 미나의 유두를 톡톡 건드리기 시작했다.
『하으으으응..!! 』
촉수가 미나의 유두에 부딪칠때마다 미나는 전류가 흐르고 있는 전선에 가슴이 닿은듯이 찌르르한 전류가 가슴을타고 뇌속으로 파고들어오는 느낌에 미나는 큰 소리로 비명을 질러내듯 교성을 흘려내버리고 말았다.
『크크크 많이 좋은가봐? 응?? 소리에 색이 잔뜩 붙어있는데 그래? 』
김유식이 그런 소리를 흘려내고 있는 미나를 놀리듯 말하고 있음에도 미나는 계속해서 교성을 흘려낼수 밖에 없을만큼 자극은 강렬하게 미나의 머리속으로 파고들어왔다. 마치 탐색이라도 하듯이 몇 번이나 계속해서 미나의 유두를 툭툭 건드려대던 촉수들이 잠시 물러나는듯 싶더니 촉수의 끝부분이 입처럼 벌어지면서 잔뜩 흥분한상태로 성이나듯 단단하게 돌기해있는 미나의 유두를 깨물어버렸다.
『흐아아아.. 』
울어버릴것같은 신음소리가 미나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더이상 소리는 내지 못하고 있음에도 가슴에서 전해지는 더욱 강렬해진 자극에 벌어진 미나의 입은 다물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미나의 가슴 첨단에 달라붙은 두 가닥의 촉수들은 오물거리듯 각자의 입안에 미나의 유두를 집어넣고 씹어대고 있었고 밑부분이 조였다 풀었다하는 촉수에의해 미나의 가슴은 출렁이듯 조여드는 압력에의해 위로 밀려올라갔다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마치 전선으로 전원을 공급해 미나의 양 가슴을 펌프질하고 있는듯이 미나의 유두쪽에서는 전류가 흐르는것같은 느낌이 가슴을 타고 내려오고 있었고 그 전류를 이용해 흥분감을 쾌락으로 바꾸어주는듯이 미나의 두 가슴은 위아래로 펌프질해대고 있는듯한 모습이었다.
미나의 몸이 그 반응을 이기지못하고 허리를 움직여 가슴에서 반복되고 있는 펌프질을 도와주듯이 꿈틀거리며 반응하고 있었고 미나의 벌어진 입에서는 열기를 식혀주기위해 가득 모여있던 침들이 미나의 몸의 출렁임에 한 줄기를 이루며 바닥으로 떨어져내려가고 있었다.
미나는 이대로 정신이 날아가버릴것만 같았지만 다행스럽게도 미나의 머리속을 하얗게 지워버릴것만같은 그런 강한 흥분감과 쾌감속에서도 정찬의 모습은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런 느낌이 강해질수록 더욱 또렷해지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정찬의 손을 잡고있는 미나의 손도 떨리는듯 느껴질만큼 몸을 타오르는 감각은 참기 어려웠다.
미나의 머리속에 자신의 손을 잡아주고있는 정찬을 제외한 모든것이 지워져가고 있었다. 새까맣고 복잡한 글자들로 가득 메워진 화이트보드가 지워져나가듯 미나의 머리속은 하얗게 지워져가고 있었고 그렇게 하얗게 지워진 화이트보드위로 간단하고 명확하면서도 낯뜨겁고 자극적인 몇개의 단어들이 새겨지고 있었다.
"섹스.. 자위.. 성기.. 보지.. 자지.. "
이런 직설적이고도 외설적이기까지한 단어들이 아무런 정화과정을 거치지못하고 새하얗게 지워진 미나의 머리속에서 새롭게 쓰여져가고 있었고 그런 단어들이 떠오르면서 더욱 흥분되는 감정이 밀려오들어오고 있었다.
"하..하고싶어.... 하고싶어.."
김유식의 정액에 섞여있는 미약의 작용은 정상적인 사고를 정지시켜버릴만큼 강렬했고 머리속에 떠올라있는 정찬을 의지하며 미나가 최대한 참아내려고해도 이런 생각이 드는것까지 억제할 수는 없었다. 이미 모든 기억과 정보가 새하얗게 지워져버린 미나의 머리속에서는 평소에 떠오르기조차 민망한 단어들만이 가득차있었고 그런 까닭에 미나의 생각에 떠오르는 말들도 정화되지 못하고 그대로 표현되고 있었다. 미나는 그렇게 쾌락과 이성사이의 갈등에서 미쳐버릴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유두를 잘근잘근 씹어대는 촉수들의 강도가 심해지고 미나의 두 가슴이 펌프질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 속도감에 미나의 숨소리도 더욱 거칠어져갔으며 몸의 움직임도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 화산이 폭발하기전 모든것이 폭발할 곳으로 몰려들듯이 모든 흥분감이 한곳으로 강하게 응축되어가는 듯한 느낌과 함께 미나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흐읏.. 흐앗.. 흐아앙.. 』
미나의 가슴이 출렁이며 움직일때마다 미나의 입에서도 짧은 간격으로 교성이 쉬지않고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빠르게 움직여가던 미나의 몸이 어느순간 퍼득이는듯한 느낌이 드는듯한 순간 미나는 몸을 길게 뻗으며 경직되어버렸다. 그렇게 미나의 움직임이 멈춘 순간 미나의 입에서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흘러나왔다.
『흐아아아~악!! 』
절정에 달한듯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러내던 미나의 다리사이에서 투명한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미 촉수들에게 가슴을 점령당했을때부터 질속에서부터 흘러나온 액체가 바닥으로 몇방울씩 떨어져나오고는 있었지만 몇방울씩 떨어져내리던 애액과는 달리 이번에는 다소 많은 양이 잠시동안 미나의 몸을 타고 흐르다가 바닥으로 떨어져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오줌을 싸듯 하나의 물줄기가 미나의 다리사이에서 발사되고 있었다.
후드드득...
드르륵...
미나가 사정으로 인해 내뿜는 물줄기가 바닥으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쏟아져내리고 있을때 닫혀있던 교실의 문이 열리고 몇 명의 남자가 들어왔다. 김유식이 데리고 다니던 동생들 바로 그들이 교실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미나는 교실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들어오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한때 죽여버릴듯 창밖으로 사무실로 집어던졌던 남자들이 기대가 가득한 얼굴을 하고 교실로 들어오고 있음에도 미나는 오줌을 싸듯 다리사이에서 쏟아져내리는 액체를 제어할 수가 없었다.
오줌을 쌀때처럼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한바탕 강렬한 물줄기를 바닥에 쏟아내고는 조금씩 작은 물줄기를 나누어서 몇 번 발사하고 있는 모습을 다리를 벌린채 그대로 그 남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바닥에 떨어지면서 요란하게 교실내를 울리고 있는 소리에 미나는 수치스러운 생각이 들어왔다.
『흐윽... 』
미나는 그 수치감을 참지못하고 끝내 울먹이며 눈물을 흘려내기 시작했다. 아직도 그 액체는 엉덩이 골을타고 몇방울씩 바닥으로 떨어져내리고 있었지만 미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크크크 가슴 좀 주물러댄것만가지고 이렇게 거창하게 사정을 해버리면 어쩌나?? 』
"미안..해.. 나.. 이것밖에 안되는 년인가봐..."
미나는 이런 자세로 남자들에게 자신의 비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마치 섹스에 미친 음란한 여자를 이야기하듯하는 남자들의 저속한 말에 수치심을 느끼면서 마음속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정찬에게 말했다. 남자에게 그리고 쾌락에 굴복해 남자들에게 섹스를 구걸하며 사정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자신의 몸은 그들의 이런 행위를 느끼고 말았다는 자책감에 미나는 직접 자신을 보고 있는듯한 머리속의 정찬에게 미안하다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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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사 3층 복도에 서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정찬이 담배를 입에물고 불을 붙이고 있었다. 정찬은 평소에 거의 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지만 오늘만은 담배라도 피지 않으면 안될것처럼 마음이 답답해져오고 있었다.
『후우... 』
길게 뿜어져 나오는 담배연기를 바라보며 정찬은 주머니속에 있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왜그런지 미나를 보면 자꾸만 지희생각이 떠올랐다. 지희와 가까워지기전에도 지희가 마음속에 있었음에도 정찬은 한번도 다른 여자를 자신의 능력을 써서 안을때 지희를 떠올린 경우가 없었고 당연히 죄책감이나 미안한마음따위도 없었다. 하지만 미나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 지희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답답해지는 것이었다.
지희가 정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서일까? 그래서 지희가 아닌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갖는것이 미안한 마음에서 이렇게 마음이 답답해져 오는걸까? 그것도 아니면 설마 지희 이외에 미나라는 여자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에도 교실안쪽에서부터 고뇌에 찬 미나의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정찬은 지희가 보고 싶었다. 지희의 목소리라도 듣고 싶었다. 그러기에 정찬이 지금 주머니속의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요 몇일사이 지희는 지애의 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정찬의 앞에서는 항상 웃는 얼굴로 내색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잠을 거의 자지 못하는듯 많이 수척해보이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그런지 멍하니 넋놓고 있는듯하다가 누군가 부르면 깜짝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이던 지희였다. 어쩌면 지금쯤 연휴를 맞아 그간 잘 이루지 못한 잠에 곤히 빠져있을지도 모르는 지희를 깨우고 싶지는 않았다.
지희가 옆에 있다면.... 아니 지희의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다면 지금 정찬의 마음속에 쌓여만 가는 이 답답함이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지쳐있는 지희가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도록 정찬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도 꺼내들지는 못하고 있었다.
"사랑해 지희야..."
"무슨 일이 있어도 넌.. 내가 지켜줄게... "
정찬에게 세상을 지배한다거나 하는 그런 망상따위는 없었다. 단지 힘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고통을 주었던 세상에게 조금은 복수를 해주고 싶은 마음정도만 있을 뿐이었다. 힘이 없어 자신이 느껴야만 했던 그 고통들... 그 고통을 세상에게 다시 전해주고 싶을 뿐이었다. 정찬의 머리속에 오래전.. 힘이 없었을때의 일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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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때의 정찬은 공부도 잘하고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활달한 성격의 아이였다. 비록 고아였지만 가끔씩 아이들을 데리러 오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이 부럽기는 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그런 아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반의 한 아이가 교실에서 큰 돈을 잃어버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교실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고 결국 선생님에게까지 그 사실이 알려지자 그 반의 아이들은 그 날 수업시간내내 책상위에 무릎꿇고 올라가 범인이 자수할때까지 벌을 받아야했다. 소지품검사부터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범인을 잡아내려했지만 마지막까지 누구의 짓인지 알아내지 못하자 선생님은 정찬을 교무실로 불렀다.
『네가 그랬지? 』
그렇게 정찬은 몇 번을 교무실에 불려가야만 했다. 단지 고아라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불려다니는 정찬의 모습에 다른 아이들도 그 사건의 범인은 정찬이라고 믿기 시작하면서 정찬을 도둑놈이라고 놀리는 아이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고아라고 놀리는 것까지는 어떻게든 참아내고 있던 정찬이었지만 도둑놈 소리까지 참을 수는 없었다. 결국, 정찬은 자신을 놀리던 아이들과 싸우고 말았고 그 아이들의 부모들이 학교로 찿아왔다.
몇 명의 아이들과 싸우다보니 다른 아이들보다 정찬이 훨씬 상처가 심했지만 정찬도 아이들도 병원신세를 질만큼 큰 일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부모는 학교를 찿아와 선생님을 닥달해대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말만 듣고 학교로 쫓아온 그들의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부모도 없는 도둑놈과 같은 교실에서 교육을 받을 수 없다며 학교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그 덕분에 정찬은 모든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도둑놈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렸고 그 이후 누구도 정찬이와 어울리려는 아이는 없었다.
그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나면 언제나 정찬은 주목을 받아야만했고 누구도 정찬의 말은 믿어주지 않았다. 유리창이 깨져도 무엇이 없어져도 누군가가 다쳐도 언제나 가장 먼저 정찬이 의심을 받았다. 그리고 그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찬은 점점 사람들을 대하는게 무섭고 싫게만 느껴져갔다. 그렇게 길고 도 긴 일년이 지나고 새학년이 되어 반 아이들도 선생님도 바뀌었지만 정찬에게 바뀐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만 같았다.
『정찬이 네가 그런거니? 』
『아니요... 』
새학년이 시작되고 몇 일이 지난 어느 날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정찬이와 한 아이를 불렀다. 정찬의 옆에 서있는 아이 그 아이가 정찬에게 돈을 빼앗겼다고 선생님에게 말했고 지금 선생님이 정찬에게 그것이 사실인지를 묻고 있었다. 분명 정찬이 한 일은 아니었지만 어차피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이번 일도 정찬의 짓으로 둔갑할것은 뻔한 일이었기에 정찬은 힘없이 아니라고 대답하고 있었다.
『정찬이는 아니라는데? 』
『정찬이가 거짓말하는거에요!!! 』
정찬이 옆에 있던 아이를 노려보았다.
『정찬이 너는 그런적이 없다는거 정말이지? 』
정찬은 선생님의 말에 얼떨떨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자신을 의심하고 혼낼거라 생각했던 선생님이 아무런 의심없이 정찬의 말을 믿는다는듯이 보내주고 있는 것이었다. 얼떨떨한 마음에 정찬은 교실문을 향해 걸어나갔다. 그리고 정찬이 교실문을 나설 때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정찬!! 네가 거짓말한거라면 각오하는게 좋을거야.. 』
정찬은 마음속으로 역시 그러면 그렇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 정찬을 보내주는 것은 정찬의 말을 믿어서가 아니라 그냥 오늘은 일단 보내준다는 의미였을 것이었다. 그렇게 힘없이 선생님을 등지고 나가는 정찬의 귀에 또다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니가 한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당당하게 어깨 펴고 다녀!! 사내자식이 힘하나 없이 꾸부정하게 그게 뭐야??!! 』
정찬이 선생님의 말에 놀라 뒤를 돌아보자 선생님은 정찬을 향해 웃어주고 있었다. 아직 어려서그런지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정찬은 이번 선생님은 자신을 믿어주는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생각때문인지 그날 하교하는 정찬의 발걸음은 다른때보다는 훨씬 가벼웠다.
그날 정찬에게 돈을 빼앗겼다고 선생님에게 말을 한 아이는 다리가 퉁퉁 부을만큼 종아리를 맞고서야 집에 갈 수 있었다. 쓰지말아야할 돈을 전부 멋대로 써버린 아이가 엄마에게 혼이 날 것이 무서워 고아인데다 도둑놈이라는 소문이 나있는 정찬에게 빼앗겼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었고 선생님은 정찬을 의심하기보다 이 아이의 말이 사실인지를 확인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정찬을 돌려보낸 후에 몇가지 유도심문을 했고 거짓말을 하고있던 아이는 계속해서 자신의 말을 번복하다 결국에는 사실을 실토하고야 말았다.
다음날 오전 선생님은 정찬을 불러 그 아이의 일은 선생님과 정찬 둘만의 비밀로 하기로 약속하고 사실을 이야기해주었다. 그리고 마음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쓰지 말고 언제나 당당하게 행동하라고 정찬을 격려해주었다.
그리고 몇일이 지난 오후 수업시간에 한 아줌마가 난데없이 교실로 들어와 선생님의 뺨을 때리고 머리카락을 잡고 쥐어뜯으며 선생님에게 욕을 해댔다. 정찬에게 돈을 빼앗겼다고 거짓말을 한 아이의 부모가 학교를 찿아온 것이었다. 다리가 부을정도로 학교에서 맞고 온 아이를 본 아이의 엄마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맞았는지 아이를 추궁했고 그 아이는 서슬이 퍼런 엄마가 무서워 또다시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학교에서 도둑놈으로 소문난 아이가 자신에게서 돈을 빼앗아 갔다고.. 그리고 선생님은 자기말은 들어주지도 않고 무조건 그 아이의 말만 믿고 자신을 때렸다고 그렇게 거짓말을 했고 부모는 아무런 의심없이 아이의 말을 믿고는 학교로 달려왔다. 고아에 불과한.. 그리고 도둑놈에 불과한 정찬에게 돈을 빼앗긴것도 화가 나는데 거기에 한낱 초등학교 선생따위에 불과한 여자에게 자신의 아이가 무시까지당했다는게 이유였다.
그 이후 그 아이의 부모는 선생님의 사과와 정찬의 전학을 요구했지만 마음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당당하게 어깨를 펴라는 선생님의 말대로 정찬은 자신이 한 일이 아니었기에 마음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에 그들에게 사과할 수 없다고 버텼고 선생님은 그런 정찬을 끝까지 감싸며 보호해주려했다. 수업시간에 난입해 여선생을 폭행한 일이 있는지라 그들 부모도 그 일에대해 더 이상 강경하게 대처하지는 못했고 그렇게 흐지부지 일이 마무리 되어진것 같았다.
하지만 그 아이의 부모가 가진 힘은 생각보다 훨씬 컸고 얼마지나지않아 선생님은 더이상 교단에 설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렇게 선생님이 학교를 떠나고 다른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모두 정찬때문에 선생님이 그렇게 되었다고 말했다. 정찬이 고집부리지만 않았어도 선생님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거라고 그렇게들 말했다.
정찬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거짓말을 한 것도 그 아이였고 수업시간에 교실로 들어와 선생님을 때린것도 그들 부모였다. 그런데도 왜 모든게 자신의 탓이어야 하는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해할 수도 없었고 아무도 그에게 그 이유를 말해주지도 않았다.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한거에요? 』
선생님이 학교를 떠나기전날 정찬을 안아주며 했던 말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학교를 떠나기 전날에도 정찬을 걱정하며 정찬을 안아주었다. 하지만 정찬을 안아주고 있는 선생님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는것을 정찬은 느낄 수 있었고 선생님의 그런 모습에 정찬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선생님이 자신에게 사과를 해야만 하는 이유... 시간이 흐르고 정찬은 그 이유를 알았다. 힘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정찬은 남들이 흔하게 가지고 있는 부모라는 존재를 가지고 있지 못했고 선생님은 권력이라는 것을 가지지 못했다. 정찬에게 부모만 있었어도 애초에 정찬은 그런 의심따위 받지 않았을 것이었고 정찬에게 돈을 빼앗겼다고 거짓말을 한 녀석도 애초에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정찬에게는 돈도 권력도 부모도 없었다. 가진것이 없었기에 정찬은 그렇게 당해야만 했다고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세상은 누구에게도 평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거짓말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인생이라는 길을 달리지만 정찬은 다른 사람들과 출발선 자체가 달랐다. 정찬이 그들의 출발선까지 달려나가면 이미 그 출발선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더 앞으로 달려나갈것이었고 결국 그것이 반복될 뿐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정찬이 힘을 얻으려 노력하는 시간동안 다른 이들은 더 큰 힘을 가질것이었으니까... 결국 그들이 스스로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이상 정찬이 그들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미나라는 존재가 정찬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일 가능성을 본 순간 정찬은 세상에 대한 복수를 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 기회와 함께 정찬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것이 같이 생겨버렸다. 정찬에게 생긴 그 소중한 사람.. 지희를 보며 정찬은 세상에 복수를 하겠다는 생각은 접었다.
지희와 가까워지면서 정찬은 신이 지희를 자신에게 주기위해 아무것도 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찬이 다른 이들과 같이 많은 걸 가지고 있었으면 어쩌면 지희를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르니까... 지희라는 존재가 정찬의 마음속 깊은곳으로 파고들어오는 순간 정찬은 신을 용서했다. 지희를 주기위해서 그런 시련을 준것이라면.. 그런것이 아니라도 지희만 있다면 복수같은건 안해도 그만이었다. 다만 자신의 능력으로 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지희가 원하는 것은 다 해주고 싶었다. 무엇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세상전부라고 하더라도 정찬은 지희가 원하는 것은 모두 들어주고 싶었다. 그러기위해서라도 힘은 필요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정찬에게 더 큰 힘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는 지희를 지켜주고 싶다는 이유때문이었다. 이미 정찬은 힘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을 믿어주는 선생님을 떠나보내야했고 자신을 지켜주고싶어했던 선생님도 힘이 없었기에 떠나야만 했다. 힘이 없으면 자신은 물론 자신에게 소중한 그 무엇도 지킬수 없다는걸 이미 뼈저리게 느껴본 정찬이었기에 지희를 지켜주기위해서도 힘이 필요했고 그러기위해서도 정찬에게 찿아온 미나라는 기회는 절대 놓칠수는 없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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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교실안에서 번뇌로 가득 차있는 끈적한 미나의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분명 지희를 지켜주기위해 더 큰 힘을 가질 수 있는 기회였고 어렵게 그 기회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미나를 볼수록 지희가 떠오르면서 마음이 답답해져오는 정찬이었다. 정찬은 필터까지 타들어간 담배에 입을 가져가며 생각했다.
"어차피.. 신은 내 편이야.."
오래전 정찬은 신따위는 없다고 생각했다. 있다고 할지라도 분명 자신을 싫어하는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희와 가까워지면서 정찬은 신이 자신의 편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정찬이 어릴때 신은 정찬에게 시련을 주면서 누군가를 지키기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그 시련을 견뎌낸 대가로 지희라는 큰 선물을 주었다. 그리고 지희를 지킬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미나라는 선물과 함께 그 선물을 잡을 수 있는 김유식이라는 열쇠를 주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모든것이 정찬에게 유리하도록 정찬을 이끌어주고 있었다.
이 모든게 신의 뜻이라면.. 분명 미나도 자신에게 넘어올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