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 아내를 사랑한 여자. # scene.16
페이지 정보
본문
"뚜우..... 뚜우...... 뚜우.........."
달칵
"소하씨. 전화 기다렸어요... 나, 너무.. 당신 손길이 그리워..."
아까, 왜 좀더 안아주지 않은거야... 당신, 나 솔직히 이렇게 될 줄은...."
"...마음의 준비는. 된 거야?"
"아아....
우리, 꼭 그래야 해? 그냥. 우리 둘이 어디, 해외라도 나가자 나 돈 있어
남편.. 아니 그... 개 개새끼.. 몰래 꼽쳐논 돈.. 나 있어."
"........"
"아무도.. 불륜이라고 생각 안할거야. 할 수 없지 .암
소하씨. 이제, 여자잖아. 아무도 남자라곤 생각하지 않아.
그냥, 친구하고 여행 한 한두달 간다고...."
"미안해."
"왜? 왜? 안되는데... 여자끼리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한건.. 다 당신이잖아...
나.. 나만 보고 있으면 행복하다고. 다.. 당신이 그랬잖아."
"......."
"나. 남자인 소하씨도. 여자인 소하씨도... 예전부터 쭉 좋아해 왔어.
이제, 이 기회. 안 놓칠거야.."
"니가, 진짜 날 위한다면.
그 일 해줘..."
"그 일이라면..."
"전에 이야기한..."
"..........."
".........."
"설마. 이거, 수연언니를 위한 거야?"
"그럴지도... 하지만
그전에
날 위한 거기도 해. 그게 있어서는, 난 자유로울 수 없어."
"무,,, 무서워 그냥 도망가면..."
"보여줘."
"뭐... 뭐를?"
"니 사랑. 이라는 거.니가. "사랑"이라고 말하는 거"
잠깐의 침묵.
"아.. 아무리 그래도... 우리 꼭 이래야 할까..?"
달깍.
저쪽 너머에서, 일방적으로 끊기는. 전화소리가 들린다.
소통의 단절.
그리고.
그 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손이,, 천천히...그것을 힘없이 떨어트린다.
"아아......."
우우우우우우웅 우우우우우우우웅
얄궃게도. 전화가 다시 울린다. 그 사람이려니 하고, 액정화면을 바라본다.
발신번호 : 남편
"여보세요."
"뭐야 동창회 간다더니. 내가 알아봤더니, 벌써 두 시간 전에 끝났다는데? 지금 어디서 뭐 하고 있는 거얏!!!!!"
따발총같은. 거친 목소리
"친구들하고 얘기가 길어져서..."
"친구??? 여자가 말이야. 당장 안 기어들어와!!!! 어떻게 자기 남편보다 늦게 들어올 수 있어 앙????"
"죄송해요."
이젠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뭐 좋아. 한 번은 봐주지.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까..
문자 하나 보냈어. 김 팀장한테 중요한 서류 맡겨놓은거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나가기 귀찮네
당신이 받아와. 집 앞에서 만나면 되지."
"알았어요."
"끊어."
기계적으로 문자를 확인한다. 이미, 이런 잔심부름에도 익숙해졌다. 고마워해주지는 않는다만.
오지 않았다. 전화번호부에서 찾을 수 밖에......
전화번호부
그룹
DNS FINANCE
김재호 팀장. 016- 3X35-652X
통화 버튼을 누른다, 신호가 가는 시간이. 더럽게 길게 느껴진다.
달칵
"여보세요." 굵은 남성의 목소리.
"저에요. 홍 부사장님 안사람 되는.."
"누구라고요??"
목소리에. 짜증이 믹스되어 있다.
짜증이. 갑자기 몰려왔다. 갑자기, 그 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인생, 짜증이 올라온다. 일탈, 해 버릴수만 있다면....
"이명지. 에요."
#아내를 사랑한 여자
scene.16
나는. 어느새 호텔을 나와
서울의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시계를 보니, 어언 새벽 한시가 되어있다.
몇 시간 전의, 상황이 어렴풋이, 불타버린 사진처럼 나타났다. 없어진다.
내가 도대체, 무얼 한 걸까?
난. 그때, 정말로 소하를.. 범하려 한 걸까? 비록, 자신도 나도 부정하고 있지만.
우리는. 분명 한때를 함께한. 친구였다. 초등학교때부터.. 언제부턴가 멀어졌지만.
그 멀어짐이, 어떤 것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단순히, 외모와. 성별이 바뀌었다고 해서. 그 사람 자체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그 아이는. 날 정말, 증오하고 있는 걸까?
덧없는 의문만이. 머릿속을 맴돈다. 지금까지 겪어온 어떤 사건보다도, 이해하기 힘들다...
그토록 수많은 의문을 해결하는 것이 직업인.. 나였지만.
그리고. 정말, 해결할 수 없는 의문.
왜.. 갑자기 수연이에게????
나 때문일까? 아니면 수연이 때문일까? 아니면 단순히 자기 자신의....
"으윽!!!!!!!!!"
갑자기 뒷골이 송곳을 쑤신듯이 아프다. 젠장, 항상 생각이 많으면.. 이런다니까.
"아 아아아..."
아까의 숙취도, 고민도, 질문도. 그 한번의 고통이 앗아가는 듯하다.
사고가 정지해 버린다.
앞서 가던 젊은 커플이, "웬 미친 놈"이라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아이코 이 새벽에 소주 한병만 먹어서 되겠오나~ 어디서 한잔 더 하고 온거 같은디
우리집이 꼼장어가 아주 기가 막히는..."
알코올이 입 안에 들어가자, 그나마 고통이 사라지면서. 마취가 되는 듯 하다.
소하
소하라.
갑자기.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 듯 하다.. 푸른 평원 위의 서양식 저택... 그리고 그 안에 있던 소녀...
"아.."
그 소녀는.... 분명.......
"안주 나왔심더. 이 꼼장어가 우리 가게으 도옥특~ 한 양념이 가미된~~~"
그 소리에,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아..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술을 한 잔 더 들이키고, 안주가 하나 들어가고, 술이 한 잔 더 들어가고, 다시 안주가... 들어간다.
슬프다.
그 시절, 그 옛날. 우리 셋 모두. 아니, 명지도 두한이도.. 다들, 즐겁게. 아무 고민 없이
단지,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만을 제외하면. 나름 순수하고 재미있던 시절이었다.
특히. 우리 세 사람의 우정은, 영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 내 결혼식에서도....
"소하. 아직 안왔어? 이제 곧, 식이 시작할텐데..."
"그러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건가??? 전화도 안 받고말야..."
결국. 녀석은 결혼식에 오지 않았다. 나중에, 지인으로부터 일 때문에 못 왔을 거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솔직히
녀석은. 자신의 첫사랑... 의 결혼식. 그리고, 신랑이 나라는 사실이
아마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래. 먼저 고백한 건. 어쨌든 그 녀석....이었지.
그래, 분명. 난. 수연이를 차지했다. 최후의 승자라고나 할까?
그런데
어떻게? 시발점이란 게... 있었던가???
살다 보니. 그렇게 됐다.. 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다.
인생은 모르는 거니까.
머리가. 서서히 뱅글뱅글 돈다. 약간, 헛구역질이 나올 것 같다...
어느 덧 초록병이
쌓여간다.
"아저씨.. 영업 끝이여, 어서 결재 해야지? 카드는 안되브려?"
언제부턴가. 이런 말이 들려온다,
**********************
끼리릭.
"나 왔~~ 다 이 .. 거사~ 아이고~~ 흐 흐흐~~~"
혀가 꼬인걸 보니
취했나 보다.
"여~~ 자야 여`~~~ 자야~~ 우리 ~ 수우~~ 연~~ 마나~~님 어디 계시~~~ 나"
비틀거리는 육체를 안고, 나는 신방으로 들어간다.
그 일이 생기고, 오랫동안 들어가지 않았지만.
갑자기
수연이가 보고싶다.
"마나`~~ 니임~~~~"
약간, 낯설어진 듯한, 방의 풍경 사이로. 수연이. 컴퓨터에 엎어져 자고 있다.
방 안의 불이 켜져 있던 걸로 보아... 자다 일어난 것 같지는 않은데...
"컴퓨터라.. 수연이도.. 이런 걸 했던가...?"
그 옛날에, 전자오락도 제대로 못 하던 아이가. 신기하네...
"야.... 수연~~ 수염?~~~ 수~~~ 연~~~" 이 일어나~~~ 서`~~ 서방이 오셨다~~~야~~~"
나는 수연을 흔들어 깨운다.
뒤척.뒤처억 뒤처억.
일어날 생각을 안 하는건가.
"야아~~~ 야아~~~~"
뒤척 뒤처억..
"메르메르... 메르테르.. 님... 흐흑..."
수연이의 목소리가. 모기소리만하게, 어떤 이름을 뱉는다.
잠이 덜 깬 목소리지만... 확실히
이름이다.
그와 동시에, 나의 시선이
모니터에 고정된다.
"채팅?????????"
------------------- #.scene16.END --------------
그것이 돌출된 사진을 올리면... 아무래도, 충격 받으실 분들이 많을듯 해서...
아줌마 필이네요.